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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KT, 대규모 구조조정에 올해 영업이익 개선”

증권사들이 올해 KT의 실적 개선을 전망하고 나섰다. 메리츠증권과 대신증권은 KT에 대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인건비 감소로 실적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메리츠증권은 KT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2000원에서 5만6000원으로 7.7% 상향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0년 만에 추진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인건비 기저가 낮아졌다"며 “광진구 첨단업무복합단지 사업 관련 일회성 수익이 올 상반기에 반영되면서 연결 자회사 합산 실적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KT는 전체 임직원의 약 20%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280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고 1700명이 신설 자회사로 전출하게 됐다. 정 연구원은 구조조정을 통해 인건비가 낮아지면서 올해 KT의 실적 개선세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구조조정으로 지난해 4분기에도 일회성 비용은 발생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지난해보다 실적이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KT의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대비 0.5% 증가한 6조7236억원을 영업이익은 828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며 “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인건비가 1조원 이상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인건비를 제외하면 4분기 별도 영업이익은 2212억원으로 전년보다 12% 증가했고 연결 자회사 합산 영업이익은 713억원으로 추정된다"며 “KT에스테이트, KT클라우드 등 부동산과 클라우드 사업 성장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대신증권도 이날 보고서를 내고 KT에 대해 인건비 감소로 올해부터 연간 3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 개선을 전망했다. 이에 투자의견은 '매수'를, 목표주가는 5만3000원을 유지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력 재배치 이후 KT 별도 기준 임직원은 1만500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인건비는 연간 별도 기준 약 4000억원, 연결 기준 약 3000억원 감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KT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통해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KT는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소각할 계획"이라며 “자사주 취득·소각 금액은 올해 2000억원으로 시작해 매년 단계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올해 예상 주당배당금(DPS)은 2100원으로, 인건비 절감까지 감안하면 2500원까지 가능하다"며 “KT의 올해 총 주주환원은 7000억~8000억원으로 수익률은 6.3~7.1%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정 연구원 역시 “밸류업을 통해 공시한 1조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관련 계획이 구체화될 것"이라며 “1조원 규모의 퇴직금 반영으로 지배주주순이익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DPS도 최소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고려아연 운명의 10일..ISS ‘집중투표제 반대’ 파장 촉각

고려아연 임시주총이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MBK파트너스가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MBK가 재차 승기를 잡은 모양새다. 집중투표제란 묘수를 꺼낸 최 회장측이 ISS란 암초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ISS의 반대로 특별결의가 통과되지 못한다면 3월 정기주총 때 MBK파트너스의 경영권 장악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떠오를 전망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14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가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찬반 의견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문사는 ISS다. 지난 10일 ISS는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현 경영진이 제안한 이사 수 상한 설정안 등 다수 안건에는 찬성을 권고했다. ISS는 이사진 적정 인원으로 16명을 제시했다. 고려아연의 외국인 지분은 상당한 수준이다. 경영권 분쟁 이후 6개월간 리포트 발표가 전무해 구체적인 수치는 확인되지 않지만, 지난해 8월 기준 유통주식의 20.3% 중 18.5%가 외국인 소유였다. 현재는 8% 중 7%를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 경우, 국내 투자자들 지분은 기관·개인을 합쳐도 1%가 안 된다. 익명을 요구한 의결권 자문 대표는 “외인들과 국민연금이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면서 “ISS를 놓쳤기에 앞으로 최 회장 측이 다시 언더독이 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23일 예정된 고려아연 임시주총의 최대 쟁점은 집중투표제 관련 정관 변경이다. 이는 특별결의 사항으로, 3분의 1 이상 출석과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여기서 절대적인 영향력은 외국인이다. 외인이 반대표를 던질 경우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울러 여기에 4.5%를 쥐고 있다는 국민연금의 중립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특별결의 안건에서 중립은 사실상 반대와 같은 효과를 낸다. 이는 임시주총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임시주총에서 최 회장 측이 이사 3명의 자리를 잃을 경우, 3월 정기주총에서 경영권이 뒤집힐 수 있기 때문이다. 3월 정총에서 5명이 퇴임 예정인 가운데 MBK 측이 승기를 잡을 경우, 이사진 구도가 현재 12대 0에서 임시주총에서 12대 3, 그리고 정기주총에서 MBK 측 이사가 5명이 들어간다면 7대 8로 역전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집중투표제로 핀치에 몰린 MBK는 ISS란 변수 창출을 했다"면서 “집중투표제란 묘수를 최 회장이 꺼냈지만 재차 핀치에 몰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 회장이 갖고 있는 모든 수를 쓰지 않는다면 경영권을 잃어버리는 시나리오가 다시 유력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천당에서 지옥으로’ 한국첨단소재, 오버행 리스크 본격화

한국첨단소재 주가가 급락 조짐을 보인다. 연말~연초 양자컴퓨터 테마로 급등세를 보이다가 최근 보호예수가 없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물량 출회 우려가 부각된 것이다. 당장 14일부터 권리공매도가 예정돼 대규모 오버행 리스크(잠재적 매도물량 위험)가 가시화됐다. 재무건전성 문제와 신사업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투자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첨단소재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8.85% 하락한 6370원에 거래를 마쳤다. 회사의 주가는 지난 8일부터 4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2일부터 10일까지 7거래일 동안 국내 증시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는 종목은 한국첨단소재였다. 이 기간 한국첨단소재는 4270원에서 7850원까지 83.84% 폭등했다. 최근 한 달로 범위를 확대하면 300%가량 주가가 올랐으며, 지난 7일에는 9000원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같은 급등세가 꺾이며 주가 급락 조짐마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첨단소재의 주가 강세는 양자컴퓨팅 테마가 주된 이유였다. 최근 구글이 차세대 양자컴퓨터 칩 '윌로'를 공개하고, CES 2025에서도 양자컴퓨팅이 프로그램 분야 중 하나로 포함되자 관련 테마주들도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한국첨단소재도 양자컴퓨팅과 관련된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관련 테마 대장주로 등극했다. 얼핏 과도한 테마 상승에 따른 주가 조정처럼 보이나 실상은 유상증자에 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첨단소재는 지난 12월경 총액 약 12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 발행 신주가 986만8409주로 기존 발행주식의 100%에 해당하는 물량이었다. 이번 유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유상증자 형태였으며 최대주주 딥마인드플랫폼은 배정 수량의 100% 참여했다. 그런데 한국첨단소재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번 유상증자 물량은 보호예수 기간이 정해지지 않았다. 이 유상증자의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16일로, 한국첨단소재가 유증 당시보다 주가가 크게 뛰어오른 만큼 신주 추가 상장 시점에 딥마인드플랫폼를 비롯한 유증 참여자들의 차익실현 물량이 대규모로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 '권리공매도'도 문제다. 권리공매도란 신주 상장 이틀 전 상장예정 주식을 미리 매도하는 것으로, 신주를 받을 권리가 확정된 투자자가 상장 전 미리 주가 하락을 예상해 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당장 오는 14일이 권리공매도 예정일로 마찬가지로 대규모 오버행 위험이 있어 이를 먼저 인지한 투자자들이 한국첨단소재 주식을 매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버행 위험은 유증에 국한되지 않는다. CB에 관한 문제도 남았다. 한국첨단소재는 작년 9월 12일 제2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 40억원을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인 김호선 및 스페이셜인베스트먼트에 발행한 바 있다. 이 CB는 유상증자로 인해 발행가액이 1981억원에서 1204원으로 조정됐고, 전환가능 주식도 약 202만주에서 332만주로 증가했다. 현 주가 기준으로 보면 스페이셜인베스트먼트 등은 약 5배의 차익을 보고 있는 셈이다. 이 CB의 조기상환 청구기간은 오는 7월부터 시작되기에 이미 올해 중 오버행 위험은 예정돼 있었다. 재무건전성 문제도 있다. 한국첨단소재는 2020년~2023년 중 2022년을 빼고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해 왔다. 작년도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 44억원으로 적자 지속이 유력하다. 이미 한국거래소는 작년 2월 한국첨단소재에 대해 자기자본 50% 초과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 손실 발생을 이유로 관리종목지정 우려종목으로 분류했다. 재무안정성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부채비율도 598%에 이른다. 부채비율이 100%를 초과하면 부채가 자기자본보다 많다는 의미며, 통상 200% 이하여야 적정치로 보는 만큼 상당한 규모다. 한국첨단소재는 작년 3분기까지 이자비용으로만 5억원 가까이 지출했다. '양자컴퓨터'라는 신사업에 의한 수혜 여부도 불분명하다. 한국첨단소재는 작년 11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카이스트가 공동 개발한 양자 얽힘 광자 쌍을 이용한 양자 광원칩 기술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양자컴퓨터 테마 대장주로 꼽히게 된 주요 원인이다. 현재도 양자컴퓨터 관련 신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추가 기술이전 여부를 논의하는 중이다. 그러나 이것이 곧 수익성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최근 CES 2025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양자컴퓨터의 상용화까지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첨단소재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에 실제 사업성이 있는지도 판명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 최대주주인 딥마인드플랫폼이 작년 한국첨단소재(당시 사명 피피아이)를 인수했을 당시 추가한 신사업도 △이차전지 소재 △드론 개발 등으로 양자컴퓨터를 의식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딥마인드플랫폼 자체도 건강식품 판매 플랫폼 운영업체로, 한국첨단소재와의 사업적 연관성이 분명치 않아 인수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첨단소재 측 관계자는 “최대주주 측의 신주 매도 및 권리공매도는 가능하지만, 참여 여부는 알기 어렵다"며 “양자컴퓨터 사업에 필요한 추가적인 기술이전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건설경기 ‘안갯속’…실적 부진·자금 조달 난항에 건설株 ‘어둡다’

신동아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건설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일제히 건설 관련주 주가 수익률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건설사가 추가로 나올 경우 건설주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건설업황 부진을 우려하며 현대건설과 GS건설 등 건설사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현대건설 목표주가를 기존 4만1000원에서 3만6000원으로 낮췄다. 메리츠증권도 현대건설 목표가를 5만원에서 4만원으로 하향했다. 현대차증권은 증권사가 제시한 현대건설 목표가 가운데 가장 낮은 3만5000원을 제시했다. 신동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조390억원, 401억원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며 “주택 원가율이 충분히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익 수준은 일시적으로 크게 감소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GS건설에 대해서도 목표주가를 2만8000원에서 2만6000원으로 7% 하향 조정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대우건설에 대해 4100원에서 3500원으로 목표가를 낮춰 잡았다. 교보증권은 지난달 코오롱글로벌에 대해 투자 중립 의견 내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건설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한 점을 목표가 하향의 주요 이유로 꼽았다. iM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대우건설, 현대건설, GS건설의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30~50% 수준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사는 한 곳도 없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건설 경기 개선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적 개선도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불확실한 부동산 경기와 건설사 실적 부진으로 건설업 전반으로 주가 수익률이 부진한 가운데 1분기까지 주가 흐름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중소형 건설사 위주로 워크아웃 소식이 연이어 나오면서 건설주 투자심리 회복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설업황 둔화에 따라 추가 워크아웃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주의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최근 3년간 건설사 도급순위 200위권 내에 워크아웃을 신청한 건설사는 13곳에 달했다. 가장 최근에는 도급순위 58위의 중견 건설사인 신동아건설이 만기가 도래한 어음 60억원을 막지 못하면서 지난 6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바 있다. 신용평가사에서도 건설사 신용등급을 하향하고 나섰다. 분양경기 부진에 건설사들의 분양 실적이 저하되면서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특히 중소형사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리스크가 확대되면 추가 신용도 저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GS건설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했다. 이외에도 신세계건설(A/부정적→A-/안정적), KCC건설(A-/안정적→A-/부정적)으로 낮췄고 부동산신탁사인 한국토지신탁의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했다. 전지훈 한신평 연구위원은 “수도권과 지방 양극화 기조 하에서 전반적인 분양경기 회복에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지난 2022년 이후 주택 착공이 위축되면서 발생한 매출 감소가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올해도 LG화학 주가 하락...업황부진·차입부담 ‘가중’

LG화학 주가가 최근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증권가는 실적 악화를 우려하며 LG화학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신용평가사는 과다한 채무를 이유로 신용등급 하향 의견을 보였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0일 36만5000원으로 52주 최고점을 찍었던 LG화학 주가는 지난 3일 23만9000원으로 최저점을 기록했다. 약 3개월 만에 35% 급락한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황 부진에 대한 부정적인 시그널이 나오는 상황에서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며 LG화학 주가가 떨어졌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2039억원으로 전년 1조8523억원 대비 35%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영업이익도 2021년 2조9794억원에서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3년 연속 감소세인 것이다. IBK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LG화학의 배터리·소진 시차를 고려해야 한다며 목표가를 종전 46만원에서 37만원으로 19.56% 하향 조정했다. 또한 LG화학이 작년 4분기에 238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최근 낮아진 시장 기대치인 605억원 영업이익을 대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석유화학, 첨단소재, 배터리 등 전 사업 부문 실적 둔화가 결국 영업적자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주에 우호적인 환율 효과와 물류비 감소 등에도 불구하고, 비수기와 누적된 중국향 공급 과잉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며 “전지소재의 판가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메탈가 동반 하락으로 부정적인 래깅(원료투입 시차) 효과가 추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고객사 GM의 재고조정으로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가 감소했고, 배터리 판가 하락이 발생했다"며 “일부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 이연 효과가 나타났고, 메탈가 하락으로 인한 부정적인 래깅 효과와 재고자산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전망된다"고 부연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LG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등급전망 조정의 주요 이유로는 차입부담 확대와 업황 부진을 들었다. LG화학은 전지·전지소재 부문 투자가 집중되며 차입부담이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2023년 이후 연간 자본적지출(CAPEX) 규모는 10조원을 상회한다. 영업현금창출력을 초과하는 자금 소요로, 순차입금은 2020년 말 6조3000억원에서 2024년 9월말 19조3000억원으로 3배 이상 확대됐다. 하지만 예상 투자 계획과 낮아진 수익성을 감안하면 채무상환능력 개선에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2025~2026년 중 순투자자금 소요는 매년 약 10조원을 상회하는 규모로, 낮아진 이익전망치 대비 과도한 수준으로 판단한다"며 “이에 중·단기간 영업창출현금 누적에 기반한 잉여현금흐름과 차입부담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그간의 견조한 수익성은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에 기반해왔지만, 최근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며 전지 부문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전지 부문도 비우호적 산업환경으로 인해 예상 대비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은 2023년 2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6000억원(잠정치)으로 위축됐다. 중국을 제외한 유럽과 북미 등 주력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 성장률이 크게 둔화되면서다. 김 연구원은 “비우호적인 산업환경이 이어짐에 따라 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수익성은 과거 대비 저조한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지 부문은 시장 내 상위 지위 업체로 사업안정성이 우수하나, 산업환경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수익성 변동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또한 김 연구원은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스프레드 변동에 따른 영업수익성 변화, 전지 부문의 이익창출력 확대 여부, CAPEX에 따른 현금흐름과 차입금 추이 등이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LA 산불로 공기청정기 수요 폭증... 위닉스 주가 급상승

미국 LA 지역의 대규모 산불 발생으로 13일 오전 국내 증시에서 공기청정기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18분 기준 공기청정기 제조기업 위닉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19.19%(1240원) 상승한 7650원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관련 업종에서 케이웨더가 23.27%, 오텍이 4.81% 등도 상승세다. LA 지역의 산불로 인한 대기오염이 심각해지면서 현지 소비자들이 생수와 함께 공기청정기를 대거 구매하고 있으며, 대형마트에서는 공기청정기가 모두 판매되어 재고가 없는 상황이다. 공기청정기와 제습기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위닉스는 아마존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미국 시장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캐나다 동부 산불 사태 때도 뉴욕과 워싱턴 D.C. 등 미 동부 주요 도시의 공기질 악화로 인해 판매량이 급증한 바 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특징주] 옵트론텍, 파산 신청 소식에 주가 16% 급락

옵트론텍 주가가 오전 중 16% 이상 하락 중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13분경 옵트론텍 주가는 전일 대비 16.02% 하락한 1400원에 거래 중이다. 옵트론텍은 최근 수원회생법원에 파산 신청을 당했다고 10일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신청인 강성훈 씨는 약 20억원의 채권을 주장하며 파산을 요청했다. 단 회사 측은 해당 채권이 법원의 확정 판결 없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신청인의 주장은 전 대표이사와의 사적 문제로, 회사와는 무관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더불어 회사는 지난해 말 사옥 매각 등을 통해 재무 상태가 크게 개선됐으며, 현재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산 신청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옵트론텍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민형사상 대응에 나설 예정이며, 신청인의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특징주] 이마트, 정용진 회장 지분 매입 소식에 오름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이마트 지분 매입 소식이 전해지자 이마트가 장 초반 2%대 오름세를 그리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 기준 이마트는 전 거래일 대비 1500원(2.31%) 오른 6만6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0일 정 회장이 모친인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보통주 278만7582주(10%)를 전량 매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매입 가격은 주당 7만6800원으로 거래 대금은 총 2141억원 수준이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정 회장의 이마트 총 보유 지분율 28.56%가 된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분 매입은 정 회장의 책임 경영 의지를 확인해줬다"며 “단기 투자심리에는 긍정적이지만 본격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본업 경쟁력 회복, 자회사 실적 개선 추이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특징주] 티니코 인수 HLB생명과학 ‘강세’

HLB생명과학이 13일 장초반 강세다. 초탄성 니티놀(Nitinol) 소재 전문 제조기업 티니코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5분 현재 HLB생명과학은 전 거래일 대비 5.07% 오른 1만1190원에 거래중이다. HLB생명과학은 지난 10일 오후 티니코 지분 100%를 17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대금은 현금 50억원과 전환사채(CB)로 지급한다. HLB생명과학은 티니코 인수로 기존에 주사기·주사침·필터주사기 중심의 의료기기사업을 척추삽입 임플란트, 무침 약물전달기 등 정형외과 의료용 제품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고려아연發 ‘집중투표제’효과, 24년 KT&G·JB금융 넘는 주총 드라마 나오나

다가올 고려아연 주주총회는 한 종목의 주주총회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주총 안건으로 '집중투표제'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 제안 자체가 대한민국 경영권분쟁의 변곡점이자, 주주운동의 변곡점이 된다. 더 나아가 안건이 통과된다면 향후 대한민국 자본주의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23일 고려아연은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안건에 집중투표제 도입이 있다. 집중투표제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지배주주의 전횡과 방만한 경영이 경제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자생적 노력의 일환으로 도입됐다.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고 소액주주가 지배주주에 대한 견제 세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재계를 중심으로 대기업들이 이 제도를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자 실제로는 도입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를 낳았다. 상법에 도입됐으나, 기업들이 정관에 반영해야 한다는 단서가 달렸기 때문이다. 즉, 원치 않는 기업들은 적용하지 않아도 됐다. 재계가 집중투표제 도입을 강력히 반대한 배경에는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과 외부 인사의 이사회 진입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자리잡고 있었다. 10대 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SK텔레콤과 SK스퀘어, 포스코홀딩스, 한화오션 등 단 4곳만 도입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도입된 곳에서는 주총의 가장 큰 변수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정기주총에서 KT&G와 JB금융지주 이사진에 외부인사가 들어왔다. 집중투표제 덕분이다. 양사 모두 최대주주와 2대 주주 간에 팽팽한 지분 싸움이 진행됐다. 하지만 양사의 표 대결은 한미사이언스처럼 단순히 찬성표를 더 확보하는 과정이 아닌 전략적 선택이 더 주목받았다. 지난 주총에서 KT&G 주식은 1주당 2표의 의결권이 있었는데 사측과 최대주주 측이 지지하는 후보가 다르다 보니 어떤 전략을 취해 투표를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바뀔 수 있었다. 각 후보마다 1표씩 투표하다가 상대측에서 2표를 집중투표한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측은 방경만 대표에, 최대주주인 IBK기업은행과 행동주의펀드 FCP는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외이사 선임에 각각 집중했다. 사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는 탈락했다. JB금융지주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2대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가 지지한 이희승·김기석 사외이사가 주총 표 대결에서 김 이사와 이 이사는 각각 득표 1·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하지만 이사로 선임된 수는 사측이 더 많았다. JB금융이 추천한 사외이사 5명 중 김지섭, 김우진, 이명상, 이희승(얼라인파트너스도 추천) 등 4명이 선임됐다. 주총이 열리기 전 최대주주인 삼양사(지분율 14.61%)와 얼라인(14.04%)의 지분율 차이는 0.6% 포인트에 불과해 팽팽한 결과가 예상됐는데, 표 분산 효과까지 더해져 JB금융지주의 이사진은 여러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게 꾸려지게 됐다. 지난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정감사에 나와 집중투표제와 관련해 “여건 조성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에둘러 반대한 것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1월14일 의원총회를 열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포함한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며 정면으로 배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려아연 효과는 기존 사회적인 분위기를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우선 집중투표제가 도입된 이래 이 같이 주목받은 적은 없었다. 재계를 중심으로 집중투표제를 반대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고, 도입 조건도 까다로웠다. 사측이 원하더라도 도입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관 개정이 필요한 특별결의 사항이기에 사측도 일반 주주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울러 사회적 아젠다로 주목받은 적도 거의 없었다. 도입 당시를 제외하면 '그림의 떡'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지금은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아젠다가 형성된 모습이다. 이상목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 대표는 “경영권 분쟁이라는 기회를 잘 활용하여 집중투표제가 도입될 수 있다면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헤이홀더 측은 “명분과 실리를 잡는 최선의 카드"라면서 “최윤범 회장 측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소액주주의 권익 강화, 지배구조 개선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경영권 분쟁의 프레임을 완전히 바꿨다"고 평가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집중투표제가 오히려 현 경영진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한 계기"라면서 “집중투표제가 그간 경영진에 부정적이라는 고정관념을 이겨내고 다양한 카드로 쓰여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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