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이어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로 7∼8월 계약된 서울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역대 최고가 평균 90%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동산R114는 올해 7∼8월 계약된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를 2021년 이후 동일 단지, 동일 주택형 직전 최고가와 비교했다. 그 결과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평균 90%까지 매매가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과 2022년은 집값이 급상승했던 시기로, 이 시기에 아파트값이 역대 최고가를 찍은 단지가 대부분이다. 구별로 서초구와 용산구는 올해 3분기 거래가격이 직전 최고가 평균 99%까지 올라섰다. 거래된 아파트들 상당수가 사실상 역대 최고가를 넘어섰거나 육박했다는 의미다. 특히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같은 직주근접형 도심 아파트 가격 상승 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랐다. 강남구가 97%를 회복해 뒤를 이었고, 마포구와 종로구가 95%, 성동구와 중구가 93%를 회복했다. 또 목동 재건축 호재가 있는 양천구와 송파·광진·영등포구가 최고가 92%까지 실거래가를 회복했다. 동작구(91%)와 강동구(90%)도 최고가 대비 90% 수준으로 거래가가 올랐다. 특히 지난 6월에 이어 7월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상승 거래도 증가했다. 올해 3분기 상승 거래 비중은 67%로, 하락(27%) 또는 보합(6%) 거래를 압도했다. 3분기 서울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도 2분기 가격 102%에 달했다. 개별 단지별로는 이미 전고점을 넘어선 곳들이 속출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는 전용면적 84.95㎡가 지난달 46억 5000만원에 팔려 이 주택형 최고가를 기록했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5㎡는 지난 6월 말 50억원에 계약돼 국민주택형 아파트 중 최초로 '50억원' 시대를 열었다. 비강남권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전용 66.6㎡도 이달 6일 20억원, 16일에 19억 5500만원에 매매돼 2022년 9월 전고점 가격(19억 2500만원)을 경신했다. 이에 비해 강북지역은 상대적으로 가격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도봉구는 7∼8월 실거래 가격이 직전 최고가 대비 79%로 서울지역에서 가장 낮았다. 노원구(80%), 금천구(83%), 강북구(83%), 중랑구(85%)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곳은 회복률이 80%대에 그쳤다. 재건축 사업성 문제가 불거진 노원구 상계 주공5단지 전용 31.98㎡는 이달 초 거래가가 5억 2000만원으로 2021년 8월 최고가(8억원) 대비 65% 선이었다. 이렇게 매매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달 들어 거래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매매는 아직 거래 신고일이 일주일 남았는데 25일 현재까지 8534건이 신고됐다. 이는 6월(7496건) 거래량보다 1000건 이상 많은 것으로, 2020년 7월(1만 1170건) 이후 4년 만에 최다 거래량이다. 다만 8월은 현재까지 1849건이 신고돼 7월보다 거래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 가운데 정부가 다음 달부터 전방위적인 대출 축소에 나서기로 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축소와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다음 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을 시행하는 등 강도 높은 대출 억제에 나설 방침이다.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시행되면 가산금리가 높아져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종전보다 오르고, 대출 한도도 축소된다. 이미 일부 시중은행은 금융당국 눈치에 자체적으로 돈줄 죄기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높이고, 갭투자에 이용될 만한 일부 전세자금대출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정부는 연내 전세자금대출에도 DSR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라 매매뿐만 아니라 전세 거래 시장도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미 이달 들어 거래가 감소하면서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늘고 있다. 이달 말까지 대출 한도 축소가 우려되는 수요자들의 막바지 계약이 몰릴 수 있지만, 7월 거래량을 넘긴 어려울 전망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초 7만 6000여건으로 감소했던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현재 8만여건을 등락하고 있다. 부동산 규제 정책에 신중한 정부지만, 추가 수요 억제책이 나올지도 관심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앞서 서울지역 아파트값 상승과 관련해 “필요한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