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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톺아보기] 오비, 과일소주 가세…K-소주 ‘글로벌 3파전’

오비맥주가 최근 해외 과일소주 시장을 겨냥한 상표권을 출원하면서 주류업계의 '글로벌 K-소주' 경쟁이 기존 하이트진로·롯데칠성음료 2파전에서 3파전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최근 특허청에 'DOLDOL', 'ZZAN', 'JJAN' 등 영문자로 된 상표권 3개를 출원했다. 향후 선보일 소주 브랜드의 후보군으로, 상표 선점 차원에서 여러 개를 등록해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지정상품에 소주·과실주·리큐어 등이 포함된 점을 고려하면 일반소주뿐만 아니라 과일소주까지 출시를 염두에 둔 조치로 파악한다. 맥주 명가로 꼽히는 오비맥주가 소주 사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모회사 AB인베브가 신세계L&B로부터 '제주소주' 흡수합병을 마무리하고, 오비맥주가 제주소주의 수출 공장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오비가 소주사업을 내수보다 수출에 더 의지를 밝히고 있는 점이다. 과일소주 중심의 수출용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사업을 영위해 온 제주소주의 역량과 인프라를 해외시장 경쟁력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글로벌 유통망을 구축한 AB인베브의 네트워크 장점을 더하면 오비 소주의 빠른 판로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전망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소주 사업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수립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는 내부 조직 구축에 갓 돌입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오비맥주의 소주시장 참전이 가시화되자 과일소주를 필두로 K-소주 수출에 힘써온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과일소주 선점 기득권을 이어가기 위해 해외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해외시장은 새로운 기회"라고 피력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소주 세계화' 선포와 함께 제품 다변화에도 공들이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최근에 과일소주 신제품 '레몬에이슬'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과일소주 신제품을 내놓는 것은 2022년 '복숭아에이슬'을 선보인 후 3년 만이다. 현재 하이트진로의 과일소주 라인업은 △복숭아에이슬 △자몽에이슬 △청포도에이슬 △자두에이슬 △딸기에이슬 등 총 5종이며, 이 가운데 자몽·딸기·복숭아맛이 수출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과일소주는 하이트진로의 소주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주력품목이다. 롯데칠성음료도 현재 과일소주 시리즈 '처음처럼 순하리'의 수출용 새 제품으로 자두·리치맛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복숭아·블루베리 등 기존 9개 제품에 더해 총 11개로 라인업이 늘어나게 된다. 2016년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롯데칠성음료는 총 40여개국에 처음처럼 순하리를 수출하고 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간 과일소주 연평균 수출액이 23% 가량 늘어날 만큼 수요도 늘고 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자두·리치맛에 대한 제조 보고를 한 게 맞다"면서 “다만, 현재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검토하는 단계로 출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과일소주 수출액은 9159만 달러로 10년 전(194만 달러) 대비 폭발 성장을 거뒀다. 전체 주류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5%에서 28.1%까지 성장하며 수출효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신년사]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 “식품 넘어 헬스케어로 도약”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올해 헬스케어 회사로의 도약을 위한 전략 방향성으로 '핵심역량 강화', '웰니스&헬스케어', '시너지 기반의 사업다각화'를 제시했다. 6일 김 부회장은 2025년 신년사 영상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사업 비전을 밝혔다. 김 부 회장은 “헬스케어와 식품 간 경계와 고정관념을 허물고 통합적 사업 시너지를 창출하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변화하고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부회장은 “헬스케어 회사라는 새로운 가치를 개척해 나가는 여정은 쉽지 않은 도전이 되겠지만, 이 과정을 통해 더욱 강하고 유연한 조직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를 위해 현재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삼양라운드힐의 웰니스 센터 △디지털 헬스케어 기반의 정밀분석을 통한 개인별 맞춤 건강개선 서비스 사업 등을 중점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장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자세도 당부했다. 김 부회장은 “올해는 생산량 증대, 해외 공장 진출, 생산 현지화 실현으로 글로벌 네트워크와 제품생산 역량을 지금보다 강력히 내재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맵(MEP)·탱글·잭앤펄스 등 신규 브랜드 중심으로 시장 안착과 함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사업 역량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또 다른 과제인 시너지 기반의 사업 다각화과 관련해 김 부회장은 “연구개발(R&D), 제품 개발, 생산, 마케팅, 콘텐츠, 물류 등 전체 벨류체인에 걸쳐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통합적 확장을 시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부회장은 “라면 이외 소스, 스낵, 간편식, 음료 등 주력 포트폴리오 상품군을 확장하고, 헬스케어 관련 카테고리를 육성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연초부터 채소·과일값 급등…설 물가 ‘비상’

이달 말 설 연휴를 앞두고 채소·과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서민 장바구니 물가는 물론 명절 물가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같은 채소·과일 가격 급등에 정부도 이르면 이번 주 물가관리 대책을 서둘러 발표하고, 설 성수품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할인행사를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 평균 소매가격이 지난 3일 기준 상품(上品) 한 포기에 5027원으로 전년, 평년대비 각각 58.9%, 33.9% 올랐다. 무 평균 소매가격도 1개 3206원으로 전년대비 77.4%, 평년대비 52.7% 뛰었다. 평년 가격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이다. 설 성수품인 배와 사과 가격도 평년대비 올랐다. 배(신고, 10개 기준) 가격은 4만1955원으로 전년대비 24.6%, 평년대비 23.5% 비싸다. 사과(후지, 10개 기준)의 경우 2만6257원으로, 전년보다는 10.2%가량 저렴하지만 평년보다는 3.1% 비싸다. 설 성수품은 아니지만 겨울철 소비자가 자주 찾는 감귤과 딸기의 가격도 크게 올랐다. 감귤(노지, 10개 기준)은 4804원으로, 전년, 평년대비 각각 12.3%, 63.3% 올랐다. 딸기 가격은 100g 기준 전년대비 10.4%, 평년대비 25.4% 오른 2542원이다. 연초부터 심상찮은 물가 상승 움직임에 정부는 이번 주 중에 물가관리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설 연휴를 앞두고 있는 만큼 주요 성수품의 원활한 공급을 통해 수급 안정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대형마트의 할인행사에 맞춰 물량공급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전통시장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의 할인율도 한시적으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식품업계, 대내외 경영리스크 ‘글로벌·AI’로 돌파

2025년 을사년 주요 식품사 수장들의 신년사 키워드는 크게 '글로벌 시장 공략'과 'AI(인공지능) 확대'를 통한 위기 극복으로 요약된다. 국내 정국 혼란과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세 변화 등 여느 때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혁신과 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절호의 기회가 되거나, 시장에서 도태되는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다"면서 “철저한 대비 없이 기존 경영 방식을 답습하는 기업은 위기를 맞아 도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손 회장은 위기 타개 해법으로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주문했다. 이를 위해 “식품, 물류, 엔터, 뷰티 분야 모두 글로벌 확장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면서 “그룹의 글로벌 성장 비전을 대외에 적극 제시해 시장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해외 사업 강화를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전례 없는 위기 속 지속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한 고강도 쇄신을 피력했다. 신 회장은 고객 관점의 사업 혁신을 언급하며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롯데만이 제시할 수 있는 혁신과 차별화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그는 AI 시대를 맞아 “사업 모델 창출과 비용 절감 등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도록 AI 내재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 들어 풀무원 신임 수장으로 정식 취임한 이우봉 총괄CEO는 녹록치 않은 사업 환경에 어려움이 예상되나, 글로벌 넘버원 지속가능식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속가능식품 확장·해외 시장 확대·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푸드테크 등 4가지 사업 방향성도 제시했다. 또한, 미래 비전으로 이 총괄CEO(최고경영자)는 “빅데이터와 AI가 중심이 되는 지식 혁명시대에 풀무원 조직원들이 역량을 발휘하도록 조직문화를 쇄신하고, 디지털 전환(DX)과 프로세스 혁신(PI)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는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만들어가야 한다"며 전화위복의 태도를 요구하며 올해 실천 사항 3가지로 '질적 성장', '변화와 혁신', '글로벌 사업 확장'을 꼽았다. 특히, 임 대표는 성장 잠재력이 큰 해외로 시장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강조하며 “현지 시장 요구에 맞게 제품과 서비스, 마케팅전략을 조정하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올해 새 백년대계를 그리는 전환점에 선 하이트진로그룹의 박문덕 회장은 '뜻이 있어 마침내 그 목표를 이루게 된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유지경성(有志竟成)'을 신년 키워드로 언급했다. 신년사에서 박 회장은 미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한 사업 재검토·비용절감 외에도 해외 시장 개척을 주문했다. 박 회장은 “해외 시장은 새로운 기회“라며 “최초 해외 생산물류기지 건설을 통한 생산 효율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본업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디지털 역량 강화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업체도 있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은 “디지털 기술로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사회의 필요를 파악하는 혁신 기반으로 활용하자"며 “디지털 역량을 키우기 위해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도 “어려움 속에도 위기와 기회가 있는 만큼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이어가야 한다“며 “AI를 비롯한 디지털 혁명에 집중하자"고 밝혔다. 실제 올해 부서별로 AI 활용을 독려하기 위한 예산 확충·임직원 교육 등 지원도 늘리고 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파리바게뜨, 美에 ‘해외 최대 제빵공장’ 짓는다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이 미국 텍사스 주에 최대 규모 제빵공장을 세운다. 중국 톈진의 제빵공장보다 약 7배 큰 크기로 파리바게뜨 해외공장 중 최대 규모이다. SPC그룹은 2일 “미국 텍사스주 존슨카운티 내 벌리슨 시를 파리바게뜨 공장 설립 후보지로 정하고, 현재 지방 정부와 투자 계획·지원금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며 “이르면 이달 중 협의가 마무리된다"고 밝혔다. SPC그룹 관계자는 “텍사스는 투자기업에 지방정부의 유치 인센티브와 고용 환경 측면에서도 장점이 많은 지역"이라며 “존슨 카운티와 벌리슨시 지방정부는 이번 공장 투자 유치를 위해 파리바게뜨에 약 1000만 달러 규모의 지원금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곳에 세워질 제빵 공장은 물류 접근성을 바탕으로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향후 진출 예정인 중남미 지역까지 베이커리 제품을 공급하는 생산기지로 활용될 전망이다. 투자 금액은 약 1억6000만 달러로, 토지 넓이는 약 15만㎡(약 4만5000평) 규모다. 완공 시 SPC그룹의 최대 해외 생산시설이 된다. 현재 SPC그룹은 중국 톈진에서 2만800㎡(약 6292평) 규모의 제빵 공장을 운영 중이며,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지역에선 할랄 인증 제빵공장(1만6500㎡, 4991평) 완공도 앞두고 있다. SPC삼립 관계자는 “북미 지역 사업 성장에 따라 원활한 제품 공급과 품질 향상을 위해 미국 공장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현지 시설로 시장 대응과 현지화 전략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음료·커피 가격 인상…새해 벽두부터 물가 ‘들썩’

2025년 새해 벽두부터 음료·커피 등 기호식품 중심으로 먹거리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 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경기침체와 함께 정국 혼란 속에 요동치는 원·달러 환율로 원·부자재 비용 부담이 가중되면서 시장 전반으로 인상 흐름이 번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격 동결 기조를 유지했던 동아오츠카는 원가·물류비 등 제반 비용이 늘면서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주요 음료 브랜드 제품 가격을 평균 6.3% 인상했다. 이에 따라 대표 상품인 포카리스웨트(250㎖, 캔)는 편의점 기준 1600원에서 1700원으로, 나랑드사이다(250㎖, 캔)은 1400원에서 1500원으로 각각 6.3%, 2.6% 올랐다. 기상 악화·재배면적 감소 등으로 생산량이 급감한 원두를 사용하는 커피업계도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말 10일 기준 미국 뉴욕 국제상품거래소(ICE)에서 아라비카 커피 선물 가격은 0.45㎏당 4936원에서 거래되면서 연초 대비 80% 가량 급등했다. 이는 1977년 이후 47년 만에 최고치다.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인 네스프레소는 이달 1일부터 국내에서 판매하는 대표 브랜드 '버츄오' 커피제품 37종을 대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가장 인상 폭이 큰 제품은 '포르타도 디카페나토'로, 기존 869원에서 970원으로 최대 11.6% 올랐다. 글로벌 커피 브랜드 '일리카페'의 국내 사업 파트너사인 큐로홀딩스도 일찌감치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신정(1월 1일) 연휴 직전날인 지난해 12월 31일 캡슐커피를 비롯해 원두·머신 출고가를 평균 7%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원료의 값 상승에 따라 기호식품 외에도 대표 서민음식들까지 줄줄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향후 고환율 유지 가능성이 있으나, 식품업계는 환율 급등 전 최대 6개월치의 주요 원자재를 비축해 놓은 상태"라며 당장에 고환율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파동에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새해 초 식품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초 1300원였던 원·달러 환율은 현재 1470원대까지 뛰었고, 달러당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실정이다. 고환율 현상은 수입 비중이 큰 원료의 단가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업계는 설탕 원료인 원당과 밀가루 생산에 들어가는 원맥을 비롯해 팜유와 대두유를 사용하는 라면·과자·빵 등 가공식품사가 다음 가격 인상 타깃이 될 것으로 지목한다. 이미 초콜릿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제과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가격 인상을 불을 당겼다. 코코아 등 원재료값 폭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오리온은 지난해 말 초콜릿이 들어가는 13개 제품값을 평균 10.6% 올렸다. 같은 달 해태제과도 홈런볼·포키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6% 인상했다. 이처럼 수입원료 가격 상승과 고환율 등 여파로 주요 식품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새해 사업 방향성을 재검토해 왔지만, 대다수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기업 현실을 고려하면 전반적으로 비용 증가에 따른 경영 압박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결국, 식품사의 비용 증가에 따른 가격 조정(인상) 부담이 높아질수록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신년사] 손경식 CJ회장 “초격차 경쟁력으로 위기 극복”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올해 내수 부진,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 등 가중될 대내외 불확실성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일 CJ그룹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날 사내방송으로 발표한 신년사에서 “올 한 해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절호의 기회로 만들 수 있고,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다"면서 “위기 극복과 성장성 회복을 위해 가장 필수적인 것은 각 사업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불확실성 배경으로 손 회장은 인구 고령화, 경제 양극화, 기후 변화, 인공지능(AI)혁신 등이 가속화돼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복합적 구조 변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트럼프 정부 2기 출범과 함께 미국이 관세장벽을 통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자국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국제 역학관계의 변화를 추진하는 만큼 전 세계 경제와 안보지형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부연설명했다. 손 회장은 이같은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로 “글로벌 사업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며, 그룹의 글로벌 성장 비전을 대외에 제시해 시장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사업별로 잠재적 기회를 발굴해 성장을 이루고,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따라서, CJ그룹의 2025년 한 해는 글로벌 시장을 향한 도전을 가속화해 그룹의 성장성을 되찾는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손 회장은 “중기목표 달성을 넘어 글로벌 넘버원 생활문화 기업이 되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리이그나이트 코리아] 식품업계, K-푸드로 ‘내수 핸디캡’ 뚫는다

경기침체 파고에 부딪힌 식품 산업이 대전환기에 서 있다. 세계 각국의 무역 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전통 내수업계의 틀을 깨야하는 국내 식품산업의 눈앞에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펼쳐져 있다. 한류 열풍을 동력으로 식품업계 전반에 걸쳐 K-푸드 수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국제 통상환경 변화와 국내 정세 혼란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장애물을 넘어 글로벌 식품 산업으로 반등하는 기회의 원년으로 삼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새해 글로벌 농림축산식품 시장 규모는 전년(1경1583조원) 대비 7.2% 성장한 1경242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갈수록 커지는 시장 몸집만큼 빠르게 늘어나는 해외 소비 수요 대응을 위한 공급량 확충이 최대 현안이다. 종합 식품사들은 신성장 지역으로 낙점한 유럽 내 현지 첫 생산기지 설립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자동화 생산 라인을 갖춘 생산 공장를 짓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해 연간 30%씩 규모가 커지는 유럽 만두 시장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대상은 폴란드 크라쿠프에 6613㎡(2000평) 규모 김치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거점 공장인 만큼 유럽 전역에 공급하는 김치 물량을 생산하며, 오는 2030년까지 연간 3000톤(t) 이상의 물량을 만들 계획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라면 제조사 3사의 생산능력 확보전도 치열하다. 해외 매출 비중만 전체의 80%인 삼양식품은 올 하반기 가동 목표로 수출 전용 공장인 밀양2공장을 짓고 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 내 공급량 확대를 위해 오는 2027년까지 현지에 첫 해외 생산기지 설립도 예고했다. 40% 수준인 수출 비중을 올해 50%까지 끌어올린다고 발표한 농심도 상반기 중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연간 5억개 생산 능력을 갖춘 수출 전용 공장 착공에 돌입한다. 완공 예상 시점은 오는 2026년이다. 해외 매출 비중이 10%로 3사 중 가장 낮은 오뚜기도 2005년 미국 진출 이래 처음으로 캘리포니아 라미라다 지역에 생산기지 설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과업계에선 롯데웰푸드와 오리온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하반기부터 인도 법인 '롯데 인디아'의 하리아나 공장에 빼빼로 자동화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이를 통해 처음으로 빼빼로 해외 생산에 나선다. 오리온은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거두면서, 현지 트베리 신공장·노보 공장 가동률이 130%를 넘어서는 만큼 생산동 증축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 차원의 노력에도 미중 갈등과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공급망 재편 등 국제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안갯빛 전망도 점쳐진다. 수출 성장 견인력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내수 회복으로 일부 상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치 불안으로 성장 모멘텀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재선으로 주력 공략지인 미국 수출 시 최대 20% 수준의 보편관세 도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던 국내 식품업체의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 요동치는 원달러 환율도 부담이다.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면 해외 매출 비중이 낮은 업체는 물론, 수출형 식품업체들도 원부자재 수급과 공장 운영비, 판관비 등 현지 경영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러 위험 요인이 잔존함에 따라 새해 사업 방향성에 식품사들의 의사결정도 보다 신중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통상적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별화된 접근 방식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기원 서울대 푸드테크학과 교수는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단순한 식품 제조사의 역할을 넘어 유통, 콘텐츠, 농업 등 다른 분야 제조사와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메이드 인 코리아(Made-In-Korea) 그대로 공략하거나, 주어진 상황에 맞춰 현지화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이 교수는 조언했다. 이어 “삼양식품과 오리온 등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식품사는 라면과 제과 등 특정 분야에 제조 전문성이 특화돼 있다"면서 “반면에 내수 비중이 높은 업체는 기술 측면에서 전문성이 떨어지는데, 앞으로는 최신 기술을 접목해 보다 전문화된 기업으로 도약하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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