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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e+ 삶의 질] 겨울철 허리통증 관리, 체온조절·스트레칭이 ‘기본’

겨울철이면 허리 통증이 심해지고, 만성 통증이 악화되는 환자들이 많다. 이유는, 척추를 둘러싼 근육과 인대가 뻣뻣해져 뼈와 신경조직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추운 날씨에 몸을 충분히 풀지 않은 상태에서 허리에 무리한 힘을 가하면 통증이 악화되는데, 이럴 때 주로 발생하는 허리 질환이 바로 급성요통이다. 평소 건강하던 사람도 추운 날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순간이나 빙판길과 같이 미끄러운 곳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허리에 힘을 주었을 때 허리를 삐끗하는 '급성요추염좌'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경우 보통은 단순한 근육통일 수도 있지만 평소 척추가 약해진 상태라면 허리 디스크로 진행될 수도 있다. 낮은 기온은 관절의 유연성도 떨어뜨리고 혈액순환에도 지장을 주기 때문에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 만성 척추질환 환자들 역시 다른 계절에 비해 통증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민성훈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충분한 휴식에도 증상에 호전이 없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함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급성요통을 예방하고 허리 통증을 줄이기 위해선 체온 조절이 중요하다. 외출할 때뿐만 아니라 실내에서도 허리와 배를 따뜻하게 감싸거나 온찜질을 하는 등 보온에 신경써야 한다. 추워진 날씨에 몸을 움츠리면 근육의 긴장이 지속되므로 자주 허리를 쭉 펴주고 돌려주는 등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이완시켜주면 혈액순환도 잘돼 건강에 이롭다. 적절한 운동으로 허리 근력을 단련하고 급작스러운 동작은 피해야 한다. 민 원장은 “뼈가 약하고 균형 감각이 떨어지는 노년층이라면 가벼운 낙상에도 고관절 골절이나 척추압박골절 등의 골절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눈이 많이 내리거나 길이 얼어 미끄러운 날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한다면 미끄럼 방지 신발을 착용하고 보폭을 평소보다 줄이고 천천히 걸어야 한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장갑을 착용하면 넘어졌을 때 고관절이나 척추 등의 큰 부상을 줄일 수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찬 공기·대기질 악화에 흡연까지…호흡기 ‘비명’

영하의 기온으로 떨어지는 한겨울로 접어들면서 대기(공기)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 주택·빌딩의 난방이나 자동차 운행 증가로 대기 중 매연량이 늘어나고, 찬 공기에 따른 대기 정체현상으로 미세먼지 농도까지 '나쁨' 수준인 날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대기질 악화 현상은 노약자와 호흡기 질환자뿐 아니라 건강한 일반인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특히, 호흡기 질환자들은 겨울철 대기 공해로 증세 악화를 겪는 경우가 상당하다. 천식(기관지 천식)과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 등 두 가지가 크게 우려되는 대표질환이다. 두 질환은 증세가 비슷한 점이 많아 진료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알레르기 질환의 일종인 천식은 △기침(발작적 기침 포함) △천명음(목에서 쌕쌕 소리가 나는 증상) △숨참 △가슴 답답함 등의 특징적인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집먼지진드기, 각종 꽃가루, 애완동물의 털, 곰팡이, 찬 공기, 미세먼지 등의 알레르기 물질(항원)이 호흡기를 통해 흡입했을 때 증상이 유발된다. 때때로 감기·독감이나 폐렴 감염, 격렬한 운동,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를 보면, 지난해 천식질환 연간 진료인원은 103만 4840명이며, 남·여 비율은 비슷하다. 0∼9세 연령대 환자가 가장 많아(남 29%, 여 20%) 다른 연령대보다 1.5∼4배에 이른다.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은 알레르기 질환이 아니라 폐포(폐 꽈리) 세포 자체가 망가지는 병이다. 기관지나 폐에 염증이 생겨 만성적인 기침이나 가래로 인해 숨이 차는 등 호흡곤란 증상이 생기고 폐활량이 떨어진다. 차고 건조한 날씨에는 이러한 COPD 증상이 더 심해진다. 찬 공기를 마시면 기도가 좁아지는 기관지 수축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기온이 낮아지면 폐기능이 약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급성 호흡기 감염증의 발생위험이 높아진다. COPD의 주요 원인은 궐련이나 파이프 담배를 비롯한 각종 흡연이 '원흉'이다. 이어 화학물질, 대기 공해, 미세먼지, 연기가 심한 곳에서의 호흡, 유전적 성향 등이 영향을 미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COPD 연간 진료인원은 21만 7867명으로 남성 17만 4176명(약 80%), 여성 4만 3691명(약 20%)이었다. 남성이 월등히 많고, 이들 남성의 약 94%가 60세 이상인 점은 장기간 흡연과 무관치 않다는 게 의료계의 분석이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조사에서도 COPD 환자 중 연간 1회 이상 악화를 경험하는 경우가 10명 중 3∼4명에 이른다. 악화 경험자의 10명 중 약 4명은 입원이나 응급실 진료를 받는 수준으로까지 나빠진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겨울철에 악화 현상이 잘 나타난다. 악화란 '호흡기 증상이 매일매일의 일상적인 변화 정도를 벗어나서 약제(항생제 또는 스테로이드)를 변경하거나 추가해야 할 정도로 증상이 나빠진 상태'를 의미한다. COPD가 서서히 진행해 중증이 되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숨이 차고, 그래서 상당수 환자들은 산소 발생 장치의 신세까지 져야 한다. 따라서, 일찍 발견해 원인 요인을 개선하고 관리를 꾸준히 해야 질환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천식 환자들은 무엇보다 일상생활 환경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천식의 중요한 원인항원으로 꼽히는 집먼지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침대 매트리스와 베개·카펫·소파 등을 자주 점검하고 청결을 유지한다. 습도가 너무 높지 않게 하고(40% 이하 유지), 환자가 있으면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천식 또한 COPD 못지 않게 금연이 매우 중요하다. 갑자기 천식 발작에 의해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는 환자의 기도를 확보해 주고, 즉시 119로 신고한다. 잠시 약을 사용한 후에 천식 증상이 조절되는 것 같다고 약을 중단하거나 소홀히 하면 언제든지 나빠지고, 발작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정답이다.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쌕쌕거림, 기침 등이 반복해서 자주 나타날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하고 검사받는 것이 좋다. 천식이나 COPD 진단 후에는 기도의 염증 발생과 폐기능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 꾸준한 약물치료(흡입 치료 및 경구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동시에 일상생활에서 천식이나 COPD의 악화인자를 인지하고 회피해야 한다. 국제천식진료지침에 따르면, 증상 조절 및 악화 방지를 위해 흡입 스테로이드(증상 단계에 따라 저용량∼고용량)를 유지 치료제로 사용하고, 증상 악화 시 경구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모든 약물이 그렇듯이 장기간 사용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천식 치료를 위해 흡입·경구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골감소증, 골다공증 위험이 증가한다는 국제학술지 연구 논문이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박해심 교수(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전현섭 교수)와 의료정보학교실 박래웅 교수(장준혁 대학원생) 연구팀이 아주대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성인 천식 환자 1252명을 대상으로 흡입·경구 스테로이드의 장기간(10년) 사용에 따른 △골감소증 △골다공증 △골절 위험도 △골 대사 변화치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성인 천식, 특히 50세 이후 여성에서 경구 스테로이드의 복용량이 높을수록 골다공증과 골절 위험도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또한, 흡입 스테로이드의 경우 골다공증에 변화는 없지만 골감소증 위험률이 1.9배(특히 고용량 사용 시) 높았다. 천식이나 COPD환자들은 겨울철 단골인 미세먼지 경보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일급발암 물질(등급1)로 분류한다. 미세먼지 표면에는 인체의 산화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물질이 많이 흡착돼 있다. 고농도 미세먼지 기준인 50㎍/㎥를 초과하는 날이 많은 12∼3월에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빈도와 강도를 낮추기 위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시행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지난해보다 높을 확률이 50% 수준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미세먼지 '나쁨' 수준일 때는 실외 활동을 줄이고 코와 입을 모두 가릴 수 있는 보건용 마스크를 밀착해 착용을 권한다. 질병청은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도 환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미세먼지 막는다고 창문을 꼭꼭 닫은 상태에서 1∼2일 이상 환기를 하지 않는 경우 실내의 부유·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라돈 등의 오염물질이 축적돼 실내 공기질이 외부보다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환기 후에는 물걸레 청소로 실내에 들어온 미세먼지 농도를 잘 닦아내야 한다. 이러한 실내공기 환기는 WHO가 권고하는 폐렴 예방의 수칙이기도 하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전문의 칼럼] 초고령사회 진입 ‘뇌졸중 치료체계’ 서둘러야

다가오는 2025년에 한국은 65세 이상 연령층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그만큼 국민 4명 중 1명꼴로 일생에서 뇌경색·뇌출혈 등 뇌졸중을 한 번 이상 경험할 것으로 우려된다. 급성뇌졸중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지금의 의료체계로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뇌졸중 환자의 치료와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 확실하다. 뇌졸중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수분간 길게는 수시간에 걸쳐 반신마비, 언어장애, 시야장애 등이 발생한다. 경고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119를 누르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직접 가는 것이 빠르면 바로 병원으로 가도록 한다. 병원은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가야 하며, 뇌졸중 집중치료실이 있는 병원의 응급실로 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대한뇌졸중학회 홈페이지 등을 참조해 주변에 뇌졸중 집중치료실이 있는 병원이 어떤 병원인지 미리 알아 두는 것이 좋다. 뇌졸중 증상이 나타났다 없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일과성 허혈성 발작이라고 한다. 이는 여러 가지 이유로 뇌혈류가 일시 감소됐다가 시간이 지나 다시 좋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똑같은 증상이 반복되다가 뇌혈관이 완전히 막힐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에는 여전히 뇌졸중 취약지가 존재하며, 전체 뇌졸중 환자의 50%는 해당하는 진료권에서 정맥내혈전용해술, 동맥내혈전제거술 등과 같은 뇌졸중 최종 치료를 시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전국 상급종합병원(3차 의료기관)과 수련병원 뇌졸중 전문의는 올해 1월말 기준 200여 명에 불과하고 일부 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에서는 전문의 1명이 400∼500명의 뇌졸중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의료 소외지역은 응급의료체계가 미미한데다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응급센터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라 '병원 도착'과 '집중치료'라는 두 가지 '골든타임'을 모두 놓치는 사례가 많다. 뇌졸중 회복은 매우 천천히 이뤄지며 회복에 걸리는 시간과 회복 상태는 개인 차이가 있다. 뇌졸중 급성기 치료 뒤 △걷는 것 △식사하는 것 △화장실 이용 등 일상생활을 스스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가족들은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겪는다. 또한, 경제적 부담, 간병 부담 등으로 정상의 삶을 잃어버리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어떤 환자는 거의 완전하게 회복이 되기도 하지만, 다른 환자는 장기간 요양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니 환자도, 가족들도 인내와 끈기를 갖고 의료진과 머리를 맞대어 뇌졸중의 늪에서 헤어나기 위해 힘겨운 노력을 해야 한다. 뇌졸중 예방과 재발 방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과 고혈압 관리다. 그리고, 뇌졸중 발생 시 빠르게 응급실에 도착하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1인가구 거주자들이 혼자 집에 있는 상황에서 뇌졸중이 발생한 경우, 원격으로 발병을 확인하고 119구급대원을 현장에 파견할 수 있는 감지기술이 요청된다. 도착한 현장에서 뇌졸중의 진단·중증도·치료방침을 원격으로 결정하고,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보낼 수 있는 기술과 상응하는 치료체계도 시급하다. 뇌졸중은 먼 미래의 이야기도, 남의 이야기도 아닌 모든 국민이 언젠가 한 번은 겪게 될 문제다. 초고령 사회에서 뇌졸중 치료체계가 무너지지 않으려면 전문인력 확보, 보상체계 마련, 질병체계 분류 수정 등 근본문제의 해결이 필수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35년간 이른둥이·중증신생아 2만명 ‘생존 기적’ 만들다

엄매 뱃 속에서 24주 6일만에 체중 288g, 키 23.5㎝의 초극소 저체중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가 153일 간의 신생아 집중치료를 마치고 건강하게 퇴원했다. 1.03㎏으로 태어났지만 생후 5개월에 3.4㎏까지 성장해 '국내 최소 체중' 간이식에 성공한 아이도 있다. 그 누구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던 작은 생명들이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NICU)에서 기적을 만들어냈다. 전문 의료진의 헌신적인 협력 진료와 최신 진료 시스템이 만들어낸 한 편의 의학드라마 같은 이야기들이 수없이 많다.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은 7일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인 62병상의 신생아중환자실을 운영 중이며, 1989년 개원 이후 35년 간 이른둥이와 선천성 기형을 가진 신생아 약 2만 명을 치료했다"고 밝혔다. 매년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는 출생체중 2.0㎏ 미만이며 35주 이전에 태어난 조산아 또는 수술 등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 신생아 800명 이상이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엄마의 뱃속에서 37주 이전에 태어난 아이들은 '일찍 태어난 아이'라는 의미의 '조산아'로 불린다. 과거에는 '미숙아'라는 용어가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따뜻하고 긍정적인 표현인 '이른둥이'로 많이 부른다. 이른둥이 및 신생아 중환자는 작은 몸집과 미성숙한 생리적 상태 때문에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혈관이 작아 주사나 수술이나 투약 과정이 훨씬 까다롭고, 성인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상황도 치명적일 수 있어 더욱 세심한 모니터링과 관리가 요구된다.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은 이른둥이의 생존율을 최대로 끌어올리며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를 제공하고 있다. 연평균 1.5㎏ 미만 이른둥이 약 130명이 치료를 받으며, 이들의 생존율은 90%를 웃돈다. 이 중 1.0㎏ 미만 이른둥이도 연평균 약 60명으로, 생존율 85%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5년간 35명의 500g 미만 이른둥이 중 23명이 생존하여 약 66%의 생존율을 기록했다. 세계적인 성적이며 국내 평균 생존율 35%를 크게 상회한다. 이른둥이뿐 아니라 선천성 질환을 가진 신생아도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입원하는 신생아 중 약 48%는 선천성 심장병을 포함해 위장관 기형, 뇌 및 척수 이상 등 선천성 질환이나 희귀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아 고도의 전문적 치료가 요구된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선천성 기형을 가진 신생아들이 많이 태어나는 이유는, 산부인과 태아치료센터를 통해 고위험 산모와 산전 기형 진단을 받은 임신부들이 집중적으로 전원되어 오기 때문이다. 이 병원의 산부인과는 태아 단계에서부터 선천성 심장병, 선천성 횡격막 탈장 등 중증 기형을 조기에 진단하고, 분만 후 즉각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신생아과와 긴밀히 협력해 치료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다학제 협진 시스템을 운영하는 신생아중환자실은 신생아과 및 소아심장과 전문의 13명, 전문간호사 4명을 포함한 120여 명의 간호사들이 근무한다. 또한 신생아중환자실에 상주하는 전담 약사, 전담 영양사, 모유관리인력이 중증 및 희귀질환 신생아에 적합한 맞춤 진료를 제공한다. 2018년에는 신생아과, 소아심장과, 소아심장외과, 소아외과가 함께 국내 최초로 신생아 체외막산소화술(ECMO) 전문팀을 운영하며 난치성 호흡부전 신생아를 치료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다. 2023년에는 이른둥이, 발달 케어, 외과질환 등에 따라 1·2·3중환자실로 세분화하여 운영함으로써 맞춤형 신생아 치료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병섭 신생아과 교수는 “출생체중 500g 미만의 이른둥이 생존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은 경험이 풍부한 간호팀을 비롯한 의료진의 노력과 전임 교수님들께서 기초를 놓은 다학제 협진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고위험 신생아 치료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꾸준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태성 어린이병원장은 “신생아중환자실은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는 것을 넘어 이른둥이와 중증 신생아들이 건강히 성장할 수 있는 희망의 공간"이라며 “작고 연약한 생명들이 존중받고 건강한 미래를 맞을 수 있도록 세심하고 따뜻한 진료를 제공할 수 있게끔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박효순의 메디피셜] 보건복지부 ‘내시경 인증의’ 교육기관 확대 논란

지난 2011년 9월 1일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새 기준안 고시'를 통해 비급여로 실시하던 '내시경 점막하 절제술(ESD)'을 급여로 전환, 위선종 또는 궤양이 없는 2㎝ 이하 위암에 실시하는 것으로 규정한 뒤 21만 원의 수가를 책정했다. 당시 보건복지부는 “위암 크기를 2㎝ 이하로 제한한 것은 효과가 입증된 내시경 점막 절제술 기준에 따른 것"이라며 “유관학회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결정한 일"이라고 밝혔다. 수술용 칼의 숫자도 제한했다. 당초 수술용 칼을 1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나 의료계의 반발이 커지자 9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2개까지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다시 논의해 결정키로 했다. 수술용 칼 1개의 비용은 국산 개발품 수준에 맞춰 9만 원으로 책정했다. 보건복지부는 새 기준을 적용할 경우 시술비가 기존 250만원(의료수가 기준) 안팎에서 70만 원 정도가 되면서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전국 주요 대학병원은 조기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ESD를 전면 중단했다. 낮은 수술비용은 둘째치고 수술 칼을 제한하고 꼭 필요한 재료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3~4㎝ 이상도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 내시경으로 충분히 떼어낼 수 있는데, 복지부에서 이해할 수 없는 규정으로 시술 자체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술용 칼을 거의 독점 공급하던 일본의 기업은 처음엔 ESD용 칼 가격이 너무 낮다며 '납품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비난 여론 등 후폭풍이 커지자 복건복지부에 재료비 조정신청을 접수했다. 결국 보건복지부가 고시 개정을 약속하면서 보름여만에 조기위암 내시경 수술 중단 대란은 봉합됐다. 15일 동안 조기위암 환자들은 긴 악몽을 꾸어야 했다. 이 사건은 학계 및 임상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도외시하고 '탁상공론' 고시를 시행한 보건복지부의 '일방행정'이 빚은 해프닝으로 손꼽힌다. 약 13년 전의 빛바랜 사건을 다시 들추는 이유는 보건복지부가 최근 소화기내시경 교육 수행기관의 확대를 추진하자 대한내과학회를 비롯한 내과 연관 학회·의사회에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 초래되고, 자칫 13년 전의 ESD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3일 대한내과학회·대한소화기학회·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대한내과의사회는 공동성명을 내고 “내시경 검사에 필요로 하는 고도의 전문성을 배제하고 내시경 검사 교육기관을 확대하는 것은 정확하고 안전한 내시경 검사의 토대를 무너뜨릴 것"이라며 “여러 학회에 내시경 교육 평점 발급을 허용하려는 정책을 신중하게 고민해 달라"고 요구했다. 보건복지부가 논의 중인 '내시경 검사인증 교육기관 확대 방안'과 관련, “그동안 의료계와 당국이 협력해 쌓아 올린 내시경 질 관리 성과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며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현재 내시경 세부전문의(내시경 인증의) 자격을 부여하는 권한은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와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2곳이다. 보건복지부장관 소속의 국가암관리위원회 산하 암검진전문위원회는 내년 5주기 검진기관 평가를 앞두고 외과와 가정의학과 등에까지 내시경 연수교육과 인증의사 자격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내시경 검사 교육기관을 확대를 둘러싼 정책 추진의 불협화음이 13년 전의 ESD사태처럼 비화하지 않고, 10년·15년 이후에 한국 의료사의 부정적인 대표 사례로 언급되지 않는 길은 열려 있다. 보건복지부가 내과계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깊이 경청하고 나아가 외과계·가정의학계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해 어느 일방의 의도대로 결정이 나는 것을 방지하면 된다.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의 투명하고 전향적인 정책조율의 묘(妙)를 기대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태반 주사,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청신호’

사람의 태반 추출물이 난치병으로 꼽히는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심한 가려움증, 홍반 건조증, 습진 등의 여러 증상으로 환자에게 큰 고통을 주는 아토피 피부염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치료가 쉽지 않고 재발이 잦다. 중앙대학교병원(병원장 권정택) 피부과 김범준 교수 연구팀(중앙대 피부과학교실 이정옥 박사)은 최근 사람의 각질형성세포와 아토피 피부염 쥐 모델 실험에서 '인간 태반 추출물(HPH)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 효과'를 주제로 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인간 태반 추출물은 사람의 태반에서 혈액과 호르몬을 분리해 제거하고 남은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해 주사제 성분으로 사용하는 일명 '태반주사'로 불린다.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염증을 줄이고, 피로를 개선하며, 상처 치유에 도움을 준다. 김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인간 각질형성세포와 아토피 피부염 마우스 모델을 대상으로 '실험 쥐의 등 부위에 아토피피부염 유발물질을 도포해 아토피 피부염을 유도하면서, 동시에 인간 태반 추출물과 기존 피부염증 치료제로 사용되던 덱사메타손(DEX)을 각각 피하 및 복강 내 주사한 뒤 아토피 피부염 치료 효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인간 태반 추출물 주사가 인간 각질형성세포의 활성산소(ROS) 생성을 현저히 감소시켜 산화 스트레스가 억제된 것을 확인했다. 또한, 인간 태반 추출물을 주사한 아토피 피부염 쥐 모델에서도 아토피 피부염증의 주요 사이토카인인 IL-4와 IgE의 농도가 혈중에서 각각 60%, 27% 줄었으며, 대식세포 침윤과 표피의 두께가 감소해 아토피 피부병변이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인간 태반 추출물 주사가 아토피 피부염 진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며, 아토피 피부염 유사 피부질환에도 유용한 치료제로 활용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본격적인 임상연구를 통해 고가의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기 어렵거나 치료 대상이 안 되는 경우,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의 한 옵션으로서도 HPH 주사가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김 교수는 전망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미생물생명공학저널)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KMB) 우수논문으로 선정됐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클릭! 3분 건강] 흡연에 망가지는 잇몸…‘구강암 위험’ 급상승

흡연을 하면 담배연기에서 나오는 수십 가지의 발암물질과 유해물질이 인체 건강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친다. 흡연은 치아에도 악영향을 끼쳐 하루에 한 갑 이상 피우는 사람의 치아는 비흡연자의 치아보다 수명이 10년가량 짧다는 연구보고가 있을 정도다. 담배의 니코틴 성분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흡연자들은 잇몸에 염증이 생겨도 피가 나지 않는 현상을 겪게 된다. 이는 치과의사가 치주질환의 정도를 측정할 때 진단을 어렵게 한다. 뿐만 아니라 환자들 스스로도 출혈이 없다는 이유로 잇몸 건강에 무관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치주질환(잇몸병)이 진행하는 것을 방치하는 결과를 낳는다. 치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흡연자는 치주 치료를 받아도 회복률이 낮다. 치아 스케일링을 하더라도 시술 후 곧바로 니코틴이 치근면과 결합해 버려 '하나마나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담배를 오래 피우면 잇몸에 멜라닌 색소가 다량 침착되고, 그 결과 잇몸의 색깔이 본래의 핑크빛에서 검붉은 색으로 점차 바뀐다. 서울순치과 이호정 원장은 “다량의 흡연으로 혀의 표면에도 큰 변화가 생기고, 혀의 표면에 황백색 또는 갈색의 설태가 많이 생긴다"며 “혀에 낀 찌꺼기 때문에 입냄새가 심해지기도 하고, 혀의 표면이 타는 듯한 느낌이 생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치아의 표면에 달라붙는 타르가 발암물질이라는 점은 담배의 치아 건강 유해성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구강암의 원인은 여러가지 있지만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은 흡연이 구강암의 큰 원인 중 하나라고 인정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5년새 14%↑…국민건강에 ‘시한폭탄’

해마다 12월 첫 주에 걸친 1주일은 한국고혈압관리협회와 대한고혈압학회가 지정한 '고혈압 관리주간'으로, 올해는 12월 2∼8일에 해당한다. 사전에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고혈압에 대한 올바르고 적극적인 관리와 예방·치료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기 위한 국민인식 개선 캠페인 행사다. 두 기관의 연구 및 조사에 따르면, 매년 고혈압 환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를 받지 않거나 방치하는 사례가 상당해 고혈압 자체의 문제뿐 아니라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증가에도 구멍이 뚫렸다는 분석이다. 고혈압과 함께 심장부정맥 또한 증가하고 있어 심·뇌혈관질환 발병의 '이중주' 또한 박자가 빨라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를 보면 2019~2023년 최근 5년간 국내 고혈압 환자수가 14.1% 늘었다. 2019년 651만 2197명에서 지난해 746만 3891명으로 많아진 것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20~30대 '젊은 고혈압 환자'의 폭증이다. 2019∼2023년 5년 동안 20대 고혈압 환자는 27.9%, 30대는 19.1%나 껑충 뛰었다. 게다가 전체 고혈압 환자의 치료율은 74%이지만, 20대와 30대는 각각 24%와 40%로 낮은 편이다. 의료계는 고혈압 환자수가 정부 통계보다 훨씬 많다고 보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가 최근 발표한 '고혈압 팩트 시트 2024'에서 우리나라 20세 이상 인구 중 30%인 약 1300만명이 고혈압을 앓는 것으로 추정됐다. 직전 2023년 팩트시트에서 20세 이상 성인의 28%, 30세 이상 성인의 33%가 고혈압으로 추정되는 1230만명인 수치와 비교해 고혈압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혈압 연관 질환도 살펴보자. 심평원 통계에서 심근경색 환자는 2019년 11만 8872명에서 2023년 13만 9147명으로 매년 늘고 있고, 뇌졸중(뇌경색·뇌출혈 등) 환자는 2019년 61만 3824명에서 2023년 65만 3409명으로 매년 증가세이다. 부정맥 질환은 2019년 39만 8497명에서 역시 매년 상승해 2023년 48만 6956명이 진료를 받았다. 고혈압에서 출발한 심·뇌혈관질환 이벤트가 국민건강에 시한폭탄으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고혈압과 부정맥은 동맥경화로 인해 심·뇌혈관에 늘러 붙은 혈전(피떡)을 떨어지게 만들어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고혈압은 부정맥을 유발하거나 악화하는 원인이다. 이처럼 서로 물고 물리는 건강의 악순환의 출발선에 고혈압이 있다. 질병관리청과 고혈압학회에 따르면, 고혈압이란 위 팔에 혈압대를 감아 측정한 동맥의 압력을 기준으로 수축기혈압 140㎜Hg 이상, 또는 이완기혈압(확장기혈압) 90㎜Hg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 모두 120㎜Hg와 80㎜Hg 미만일 때가 정상 혈압이다. 고혈압과 정상 사이의 경계치에 있는 경우도 나이를 먹을수록 고혈압으로 진행하기 쉬우므로 '건강의 빨간불'이 켜졌다고 보면 된다. 고혈압은 그 원인에 따라 본태성 고혈압과 속발성(2차성) 고혈압으로 나눠진다. 전체 고혈압 환자 중 90~95%가 본태성인데, 이것은 뚜렷한 원인이 없고 현재까지는 유전(가족력), 나이, 비만, 염분섭취, 운동부족, 스트레스, 성격 등이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나머지 5~10%는 어떤 원인질환이 있어 이차적으로 고혈압이 생기는 속발성이다. 신장(콩팥) 질환이 가장 많고, 선천성 혈관이상, 당뇨병, 부신종양, 갑상선 질환, 임신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모든 고혈압에는 고령화, 가족력 등과 더불어 음주,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 나트륨과 당분 및 지방 등의 과다 섭취가 큰 영향을 미치므로 생활습관을 잘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생활의 서구화와 생활패턴의 도시화 등으로 인해 점차 속발성 고혈압 환자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콜레스테롤이 높거나 당뇨병 등 동맥경화의 위험인자를 동반할수록 고혈압 발생이 증가한다. 고혈압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 작은 환경인자의 작용에도 고혈압 발병 가능성이 높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고혈압 관리와 예방·치료에서 첫째로 꼽히는 것이 혈압을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것이다. 평상시에는 정상이지만 진료실에서만 혈압이 높은 경우를 '백의 고혈압'이라 하며, 반대로 진료실에서 측정한 혈압은 정상이지만 평소 활동 시에는 높은 경우를 '가면 고혈압'이라고 한다. 이렇듯 진료실에서만 혈압을 측정하면 정확한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24시간 활동 혈압이나 가정에서 측정하는 혈압 수치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진료실 밖 혈압이라고 하는데, 진료실 혈압보다 수축기 혈압은 5∼10mmHg, 이완기혈압은 0∼5mmHg 정도 낮은 것으로 인정한다. 고혈압 관리와 예방·치료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이 건강한 식생활이다. 음식은 골고루 싱겁게 먹는다. 짠 음식, 단 음식, 기름진 음식은 고혈압을 비롯한 다양한 만성질환을 유발한다. 국물은 적게, 가능한 밥을 국에 말지 않는다. 짜고 달고 기름진 성분이 국물에 많이 녹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나트륨(소금 성분의 40%) 줄이기 표어는 '적게 넣고 적게 먹자'이다. 특히 곰탕·설렁탕을 먹을 때 소금을 넣고 바로 먹지 말고 충분히 휘저어 소금을 충분히 녹이는 것이 중요하다. 가공식품에는 나트륨 성분이 대부분 많이 들어간다. 젓갈, 장아찌 같은 음식도 마찬가지다. 적게 먹어야 한다. 그런데 김치는 짜기는 하지만 유산균과 섬유질 공급 등 이로운 점이 여러 가지여서 고혈압이나 신장병(콩팥병)·심장병 등을 앓는 경우가 아니라면 지나치게 줄일 필요는 없다. 외식은 가능한 줄이고 '집밥' 또한 자연 재료로 음식을 조리해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은 고혈압관리협회와 고혈압학회가 권고하는 '고혈압을 예방하는 7가지 생활 수칙'이다. 하나,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는다. 둘, 살이 찌지 않도록 알맞은 체중을 유지한다. 셋,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한다. 넷, 담배는 끊고 술은 삼간다. 다섯, 지방질을 줄이고 채소를 많이 섭취한다. 여섯, 스트레스를 피하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한다. 일곱,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의사의 진찰을 받는다. 신체가 영하의 찬 기운에 노출되면 혈압이 급상승할 수 있으므로 외출할 때 뿐만 아니라 실내에서도 갑작스럽게 찬바람 유입이 안되게 신경을 써야 한다. 목도리나 모자를 이용해 목 부위, 머리(특히 정수리)에 대한 보호 조치는 겨울철 건강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세브란스에서 중증진료 못 받는 일 없을 것”

연세대학교 의료원(연세의료원)은 국내 최초로 중입자치료·로봇수술 등 신의료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중증난치질환 치료를 선도해 왔다.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중입자치료의 경우, 이달 초까지 전립선암 378명을 비롯해 △췌담도암 45명 △간암 6명 △폐암 8명이 치료과정을 모두 마쳤다. 내년 상반기 회전형 치료기를 추가로 가동하면 두경부암 등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치료환자 수도 늘어나게 된다. 세브란스병원과 연세암병원은 로봇수술 합계 4만례를 달성하면서 로봇수술 분야에서 '세계의 표준'으로 떠올랐다. 차세대 수술로봇, 디지털수술 플랫폼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금기창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61·방사선종양학과 교수)은 취임 이후 지난 19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중증환자 진료와 글로벌 임상연구를 주도하고 정밀의료·신의료기술 등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면서 “초고난도 중증질환자들이 세브란스에서 진료를 못 받는 상황이 없도록 시스템도 전면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병원의 모든 기능을 초고난도질환 치료 기반으로 전환하는 중"이라고 전하며 “이를 위해 의료원 산하 각 병원은 기존의 일반·단기 병상의 비중을 줄이는 등 중증질환 중심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부연설명했다. 연세의료원은 의정갈등의 여파로 올해 상반기만 1200억원이 넘는 손실이 예상된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에 참여하며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경영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3월 취임한 금 의료원장은 이러한 '혹한의 의료환경'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중장기 발전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의료환경의 변화로 당장 의료이익은 현재뿐 아니라 앞으로도 당분간 마이너스 상황이 될 것이다. 이제 진료수익만으로는 미래의료를 준비하기 힘들다. 그래서 혁신의료나 필수의료체계 도입 등을 위한 미래 발전동력으로 진료 외에도 다양한 수익구조를 만들어 성장할 것이다." 금 원장은 우선 연구기술 분야를 연세의료원의 블루오션으로 삼았다. 현재 의과대학이 163억원, 치과대학이 156억원, 간호대학은 7억 2000만원을 교수들에서 연구과제별로 최대 2년까지 지원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의료질 향상을 위해 매년 20억원씩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 연구개발지원 그룹을 신설하는 등 연구지원시스템도 강화했다. 금 원장은 “신진교수의 연구정착을 위한 지원금도 올해 상반기에만 16억원 넘게 투자했고, 맞춤형 전담특허사무소 제도를 운영, 특허나 기술이전 관련 전문인력 육성, 교수창업 컨설팅도 지원했다"면서 “이런 노력으로 올해 10월까지 305건 특허 출원, 기술이전 23건으로 계약액 117억원을 올렸다"고 말했다. 또한, 연세대 바이오헬스기술지주회사는 지난해 전·현직 동문들로 구성된 기부형 펀드 '세브란스 MD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하고 투자기관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민간투자사와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금까지 약 90억원의 투자금액을 운용하며 11개 기업에 투자했다. 현재 투자기업의 총가치는 2035억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연세대 교수창업 벤처들도 포함된다. 해외경영도 본 궤도에 올랐다. 연세의료원은 방글라데시에 영원무역과 함께 의료기관과 교육기관을 망라한 메디컬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올해 1월 기공식을 가진 메디컬센터는 2026년 개원이 목표다.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에는 지하 1층~ 8층의 300개 병상 규모 칭다오 세브란스 재활병원(가칭)이 내년 10월 개원한다. 기관별, 목적별 전략을 세워 향후 7년간 '거액모금캠페인' 전개도 주목할 대목이다. 올해 환자 지원을 위해 33억 700여만원이 모였고, 연구기부금은 17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익명의 한 기부자는 의과대학 교육과 연구활성화 목적으로 1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후원했다. 연세의료원은 의과대학을 연세대 알렌관 부지로 확장 이전한다. 신축 의대는 지하 6층, 지상 7층, 건물연면적은 7만 7815㎡다. 여기에는 토론식 수업을 위한 소형강의실과 임상실습을 대체할 트레이닝센터, 디지털정보센터 등이 들어선다. 융합연구와 글로벌 연구경쟁력 확보를 위한 융합연구공간도 조성된다. 금기창 의료원장은 공익의료기관의 소명 중 하나인 사회적 책임도 더 확충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애인 고용률 100% 실현을 위해 필요한 371명의 장애인 고용을 임기 중에 실현하겠다는 신념을 밝혔다. 연세의료원은 현재 장애인 211명을 고용 중으로 연말까지 279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금 원장은 “요즘 같이 어려운 의료환경에서 우수한 인력과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며 의료기관의 체질 개선을 위해 필수의료를 포함한 의료수가의 현실화는 물론, 필수의료 전문의 확보를 위해 의료사고특례법을 재고하는 등의 현실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아울러 “전기요금·진료비 카드수수료 같은 부분에서도 전향적인 지원책이 요청된다. 의료기관의 비용이 줄어들면 국가경쟁력이 크게 높아지고, 결국 그 혜택은 환자들에게 돌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클릭! 3분 건강] 겨울철 근감소증·골다공증 ‘빨간불’

인체의 근육은 크게 3가지다. 뼈와 연결돼 몸을 움직이는 골격근, 위장과 혈관을 둘러싸고 있는 평활근, 심장을 뛰게 하는 심근이 있다. 그중 우리가 흔히 근육이라고 말하는 것은 골격근이다. 근육은 나이가 들면서 차츰차츰 줄어 노화현상을 유발하고 관절이 나빠지는 이유가 된다. 근육의 양과 힘, 기능이 소실되는 것을 근감소증이라고 하는데, 근육 감소의 정도가 노화의 진행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요즘 같은 겨울철에 일조량 부족은 비타민D 합성을 저하해 골다공증에 아주 나쁜 영향을 준다. 사람의 뼈는 낡은 뼈의 소멸과 새로운 뼈의 생성이 균형을 이루면서 골밀도가 유지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새로운 뼈의 생성이 원활하지 않아 뼈가 부러지거나 부서질 위험이 커진다. 골밀도가 낮아져 뼈의 구조와 밀도가 엉성해지는 상태인 골다공증이 잘 생기게 된다. 근감소증이나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치료·개선하는 데는 운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맨손체조·걷기·조깅·가벼운 근력운동 등은 누구나 무리 없이 할 수 있다. 효과도 상당하다. 평지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같은 유산소운동은 관절기능 회복은 물론 심폐기능을 강화시키고 혈액순환에도 도움이 된다. 운동 강도는 가벼운 강도와 보통 강도 사이가 좋다. 운동 지속시간은 최소 20분 이상, 1주일에 3일 이상이 기본이다. 운동 도중에 갑작스러운 현기증, 두통, 구역질이 나거나 왼쪽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나 어깨 등으로 통증이 퍼져 나가는 증상이 있을 때는 뇌나 심장의 이상을 의심해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적절한 휴식을 취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주위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응급 진료를 받도록 한다. 정승기정형외과의원의 정승기 원장은 “운동이 뼈나 근육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운동을 중단하면 빠르게 사라진다"면서 “유산소운동과 더불어 근육이 줄어드는 것을 막고, 근육의 양을 늘리는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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