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의 올 3분기 실적 전망이 엇갈릴 전망이다. 네이버는 역대 최대 매출을 예고한 반면 카카오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분석된다. 양사의 희비는 인공지능(AI)이 가를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 3분기 매출 2조6638억원, 영업이익 4917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매출 2조4453억원·영업이익 3802억원) 대비 각각 8.9%, 29.3% 늘어난 수치다. 컨센서스대로라면 지난해에 이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셈이다. 네이버는 서치플랫폼(광고)과 커머스 부문 매출 성장세가 하반기 호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 AI 기술인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광고 상품을 비롯한 주요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는 점이 주효하다는 분석이다. 사우디를 중심으로 중동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다만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유의미한 매출을 기대하기엔 시기상조다. 이에 따라 향후 AI 경쟁력을 증명하는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입증에 성공한다면 라인야후 사태 여파로 하락한 기업 가치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광고 시장은 아직 침체돼 있지만 피드형 타겟팅·클립·플레이스 광고 등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도 광고 슬롯 증가와 AI 기반 타겟팅·개인화 고도화로 광고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말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의 매출은 2조405억원, 영업이익은 1289억원으로 각각 5.5%, 8.1%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실적은 매출 2조1609억원, 영업이익 1403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콘텐츠 부문의 역성장과 뚜렷하지 않은 AI 사업 방향이 꼽힌다. 콘텐츠 사업의 경우 뮤직 사업은 견조한 반면, 게임·웹툰 산업 성장이 둔화되면서 매출 하향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카오가 AI 사업 방향과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잖다. 카카오는 지난해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코(KO)GPT 2.0'를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완성도 미진 등을 이유로 무산됐다. 그 사이 경쟁사인 네이버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자체 LLM을 적용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격차가 벌어진 상황이다. 여기에 티메프 사태로 인한 손실 300억원, 모빌리티 과징금 700억원이 영업외비용으로 반영되면서 3분기 순이익은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해소되지 않은 대내외 리스크 역시 변수로 꼽힌다. 카카오는 김범수 창업자가 현재 구속 상태인 데다 각종 사법리스크가 산적한 상황이다. 지난달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임금및단체협상(임단협)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림에 따라 노조가 쟁의권을 획득한 만큼 향후 단체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는 오는 22일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카카오(ifKAKAO)'에서 새 AI 서비스 '카나나(Kanana)'와 함께 사업 전략을 밝힐 예정이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나올 AI 사업 방향성과 수익모델, 성과가 시장 신뢰 회복과 실적 개선을 판가름할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이달 공개할 AI 사업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기 모멘텀은 부족하지만, 카카오톡 기반 비즈니스와 AI 서비스 등으로 우려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보인다"고 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