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AI 개인 비서(PAA) 서비스 '에이닷(A.)'이 국내 이용자를 빠르게 확보하는 모양새다. 해외 시장 안착과 수익화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1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에이닷의 지난달 월간이용자수(MAU)는 277만1329명으로 전달(186만5590명)보다 약 49%(90만5739명) 급등하며 월간 급상승 모바일 앱 순위 1위를 차지했다. 같은 달 신규 설치 건수는 63만5147건으로 전달(21만3362건)의 3배에 달했다. 이는 지난 8월 대규모 서비스 개편을 통해 AI 비서 기능을 고도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SKT는 음악·미디어·증권·영화예매 등 영역별 특화 에이전트 지원을 추가했다. 할 일·일정·기록 등 개인의 일상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데일리' 기능도 선보였다. 비서에게 이야기하듯 알려주면 약속, 날씨, 교통 상황, 미팅 등 일정을 저장·관리하고 맞춤형 제안을 하는 기능이다. 멀티 LLM 에이전트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챗GPT, 퍼플렉시티, 클로드, A.X 등 최신 대화형 LLM 7종을 이용해본 후, 답변 품질 등을 비교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이용자의 중복 결제 부담은 줄이고, 편의성을 높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용료는 당분간 무료다. SKT는 퍼플렉시티의 AI 엔진을 탑재해 에이닷의 개인화 정보 탐색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까지 기술 협업을 토대로 국내 시장을 개척하고, 내년부턴 에이닷의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자회사 '글로벌 AI 플롯팸코퍼레이션(GAP Co.)'와 함께 연내 글로벌향 AI 비서 서비스(PAA) 베타 버전을 미국에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키워드 검색에서 사람과 소통하는 방식의 대화형 검색으로 차별화해 검색 기능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대화형 AI 시장의 전망은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대화형 AI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24.9%를 기록하며 올해 132억달러(한화 약 18조원)에서 2030년 499억달러(약 67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정석근 SKT 글로벌AI테크사업부장(CAGO)은 “에이닷을 단순히 지시 수행에 그치지 않고 사람을 대신해 약속을 잡고, 파티를 준비하는 등 '액션'을 할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퍼플렉시티를 비롯한 다양한 AI 스타트업과 함께 글로벌 PAA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효과적인 수익모델(BM) 확보와 수익화 성공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T는 고객들의 서비스 이용 패턴과 사용량·피드백 등을 분석해 만족도가 높은 기능·서비스에 대해선 유료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방식에 대해선 신중한 모습이다. 시장 영향력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료화에 나설 경우, 역으로 이용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현재 SKT가 고객들에게 퍼플렉시티 1년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용권 사용 기간 만료 이후 수익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비용 및 고객 가치 관점에서 유료화에 대한 확신이 온다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용훈 SKT AI서비스사업부장은 “한국 시장 저변이 확대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한 유료화는 위험하다“며 “당분간은 규모를 확대해 저변을 넓히고, 고객들의 이용 행태 및 지불 의사를 확인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