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는 이미 게임이 끝났다고 본다. 이젠 협업해서 한국형 AI 모델을 빠르게 구축해야 하는 단계다. KT가 잘 되는 것과 동시에 지원 기업들의 경쟁력도 높이며 함께 발전하고 싶다." 김영섭 KT 대표는 10일 서울 노보텔 앰베서더 동대문에서 열린 AICT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KT는 이날 마이크로소프트와(MS)와의 협력 방향과 AICT 사업전략을 구체화했다. 기존 생성형 AI 모델 중심에서 나아가 산업 영역별 특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토털 패키지' 제공이 목표다. 김 대표는 그는 국내 고객들이 잘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AI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양사는 이를 위해 5년 동안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해 AI 기간망을 깔고, 공동 GTM(Go-To-Market)을 개발한다. 연구개발(R&D)과 마케팅 투자도 강화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한국어 특화 AI 모델·서비스 출시와 AI전환(AX) 전문기업 설립 등에도 협력한다. 이를 통해 향후 5년 동안 누적 매출 최대 4조6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내년 2690억원, 2026년 6100억원, 2027년 1조1020억원, 2028년 1조2960억원, 2029년 1조3700억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서 통신(CT)역량에 AI와 정보통신기술(ICT)을 더한 AICT 기업을 경영 비전으로 제시하고, 전사 차원 AX에 나선 바 있다. 그는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MS와의 협력을 위해 물밑작업을 펼쳤고, 지난 6월 사티아 나델라 MS CEO 겸 이사회 의장과 만나 협약을 맺었다. 양사의 시장 진출 목표와 지향점이 맞아 파트너십으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김 대표는 “MS는 오랫동안 다양한 기업들과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협업해 기업의 니즈를 가장 잘 아는 기업"이라며 “KT의 실질적 성장을 위한 변화 방향을 많이 고민했고, 새 도약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전략적 협력을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형 AI는 GPT-포오(4o) 기반으로 구축되며, 데이터·법·규제·문화·언어 등 국내 상황에 맞게 최적화된다. 이를 위해 KT는 교과서·백과사전·신문 기사 등 데이터를 확보해 학습 절차에 착수했다. 해당 서비스에는 MS의 대화형 AI '코파일럿'이 도입된다. 내년 1분기 모델 개발에 착수해 2분기쯤 개발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소형언어모델 파이(Phi) 3.5 기반 공공·금융 등 산업별 특화 모델도 선보인다. 이를 위해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동개발, 내년 1분기 상용화한다. 데이터가 저장·전송되는 모든 구간과 장치의 인크립션(encryption·암호화)를 통달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해 보안 수준을 높이고, 안정된 환경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기업 맞춤형 소형언어모델(sLLM)은 KT가 계속 공급하며, 자사 AI 모델 'KT LLM(믿음)'도 계속 키워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 국내 AI 생태계를 형성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난 유럽 출장 당시 대기업 2~3곳이 동행했다는 전언이다. 이 과정에서 자체 클라우드제공사업자(CSP) KT클라우드의 역할이 축소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역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지웅 KT클라우드 대표는 “데이터센터의 애저(azure)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에 대한 부분들을 회사와 협업함으로써 클라우드 관련 애저 영역을 확장하게 된다"며 “데이터·CSP 역량을 강화해 고객들에게 프로페셔널 서비스까지 제공, 선택권을 넓힐 수 있는 환경으로 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I·클라우드 분야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AX 전문기업을 출범하고, 기술 연구기관 '이노베이션 센터'도 설립한다. 신설 기업은 KT 자회사로 운영되며, 전문가들이 기업고객의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모델이 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AX를 원하는 기업에 글로벌 수준 컨설팅·아키텍처·디자인 등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AX인력들을 영입해 3년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센터는 양사의 AI·클라우드 기술 연구와 스타트업 투자를 전담한다. 기존 통신사업을 위한 네트워크 현대화와 6세대 이동통신(6G), 그래픽처리장치(GPU)·신경망처리장치(NPU) 등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이밖에 국내 AX 생태계 확산을 위한 전략 펀드를 공동 조성하고, 기술·컨설팅·마케팅 등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정우진 KT 컨설팅그룹장(전무)은 “엔비디아의 H200이 MS에 처음 공급되는데, 한국에선 KT가 가장 먼저 공급하려고 준비 중이다. 향후 수요 및 공급 상황 등에 따라 발전된 파트너십을 논의 중“이라며 "시장 진입부터 신사업 발굴·성장까지 협력하는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