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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3사,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이사회 독립성·투명성↑”

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가 이사회 거버넌스 강화를 위해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고, 이사회 산하 위원회의 사외이사 비중도 대폭 확대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는 이달 정기 이사회에서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을 의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초대 선임사외이사로 각각 현대차 심달훈, 기아 조화순, 현대모비스 김화진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 회의 소집·주재나 경영진에 대한 자료 제출·현안 보고 요청 권한 등을 부여받아 사외이사들의 의견을 취합해 이사회와 경영진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를 통해 사외이사들의 독립성과 영향력을 강화하고, 경영 투명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현대차그룹 측 전언이다. 현대차그룹은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과 함께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안건을 독립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사외이사회'도 신설했다. 각 사별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해 이사회 전 사전 논의를 진행하는 구조다. 아울러 이사회 산하 보수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사외이사 비중도 확대했다. 보수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 체제로 전환했으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역시 사내이사 1인을 제외하고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이를 통해 이사회 내 위원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한층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모든 이해 관계자의 권익을 균형 있게 증진하고, 이사회가 보다 전문적이고 독립적으로 경영을 견제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그룹은 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주주 추천 사외이사 선임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선임된 사외이사는 주주 권익 보호 담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주주와 이사회 간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사회 산하 위원장은 전원 사외이사로 임명해 위원회 독립성과 의사결정 투명성도 확보하고 있다. 이사 선임 시에는 성별·인종·국적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며 글로벌 비즈니스·법무·미래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역량을 갖춘 인재를 발탁해 이사회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인 출신 사외이사를 대거 선임해 주목받았다. 신규 선임된 김수이 사외이사(전 CPPIB 글로벌 사모투자 대표), 벤자민 탄 사외이사(전 GIC 아시아 포트폴리오 매니저), 도진명 사외이사(전 퀄컴 아시아 부회장)는 각각 △재무·회계 △자본 시장 △첨단 기술 분야에서 폭넓은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양한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와 경영진의 의사 결정에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할 것"이라며 “그룹의 이사회 선진화를 한층 가속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1분기 현대차·기아 SUV 40%는 하이브리드…연내 50% 돌파 주목

올해 1분기 국내에서 팔린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10대 중 4대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수요 둔화(캐즘)와 친환경 흐름이 맞물리며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더욱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 1월부터 3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기아 SUV 판매량은 총 15만492대였고,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은 5만9386대로 집계됐다. 전체 판매량의 39.5%가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한 셈이다. 하이브리드 SUV 판매 비중은 이미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현대차·기아의 국내 하이브리드 SUV 판매량은 2022년 11만7499대에서 2023년 24만4776대로 2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고,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 구매 비율은 40.8%까지 상승했다. 특히 현대차 브랜드 내 하이브리드 SUV 수요 증가가 두드러졌다.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SUV 판매량은 2022년 2만6250대에서 지난해 9만2290대로 3.5배 급증했다. 하이브리드 모델 비중도 12.3%에서 24.5%, 37.6%로 해마다 빠르게 늘었다. 대표 모델인 싼타페는 하이브리드 선호가 더욱 뚜렷하다. 2022년 싼타페 하이브리드 비중은 47%였으나, 2023년 58%, 2024년 들어서는 72%로 상승했다. 올해 1분기에도 하이브리드 구매 비율은 77%에 달했다. 하이브리드 SUV 수요 증가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다. 디젤 모델 단종으로 인한 대체 수요와 고유가 상황, 친환경 정책 강화, 연비 효율성에 대한 소비자 관심 등이 하이브리드 선택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과 수요 정체로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를 '현실적 대안'으로 선택하는 흐름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1월 출시된 신형 팰리세이드(디 올 뉴 팰리세이드) 역시 하이브리드 선호 경향을 보여, 누적 계약 고객의 67%가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 SUV 판매 비중은 당분간 증가세를 이어져 올해 안에 현대차·기아 SUV 판매의 절반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아, 1분기 매출액 28조원 분기 최대치 기록…“2분기 관세 영향 당장은 없을 것”

기아가 올해 1분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관세 영향을 우려한 미국 시장의 선구매 수요에 인도와 신흥시장의 판매가 실적을 견인햇다. 기아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8조175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대비 6.9% 늘어난 수준이며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매출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3조8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2.2% 줄었다. 매출원가율은 인센티브 증가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포인트(p) 상승한 78.3%, 판매관리비율은 11.0%로 전년 대비 0.3%p 상승했다. 1분기 도매 기준 판매량은 77만2648대로 전년 대비 1.6% 늘었다. 국내 판매량은 전년 대비 2.4% 줄어든 13만4천564대, 해외에서는 2.5% 줄어든 63만8천84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쏘렌토, 카니발, 스포티지 등 고수익 RV 차종과 전기차 EV3 등의 인기도에도 불구하고, K3 및 모하비 단산의 영향으로 판매가 소폭 줄었다. 해외에서는 북미 시장의 견조한 수요, 인도 시장에서 시로스의 성공적인 출시, 중남미 및 아중동 지역에서의 판매 호조가 전반적인 증가세를 이끌었다. 다만 유럽에서는 EV3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스포티지 PE 대기 수요의 영향으로 판매가 감소했다. 1분기 친환경차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10.7% 증가한 17만4천대로, 전체 판매의 23.1%를 차지했다. 유형별로는 하이브리드가 10만4천대로 10.6% 증가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1만4천대로 26% 이상 줄었으나, 전기차 판매는 5만6천대로 27%가량 확대했다. 주요 시장별 친환경차 비중은 국내 42.7%, 서유럽 43.9%, 미국 18.4%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날 진행된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기아 고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가치 차종에 대한 고객 선호가 지속 확대되는 가운데 관세 적용을 앞둔 미국 시장의 선구매 수요 및 인도와 신흥시장의 판매 호조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글로벌 판매가 상승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2분기부터 본격 적용되는 미국의 25% 관세 영향에 대해서는 “EV6·EV9 등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며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차종, 기존에 없던 픽업트럭 타스만, 다양한 하이브리드 등이 2분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4~5월에는 관세 영향에 따른 소비자 우려로 선수요가 일어나고 있고 그것이 반영되면 2분기는 1분기보다 높은 성장을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컨콜] 현대차 “美 관세 대응, 내부 역량 집중”

현대자동차는 24일 진행한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관세 정책 대응 방안에 대해 “외부 변수에 의존하지 않고 비용과 공급 등을 효율화하는 등 내부 역량을 집중해 만회 방안을 추진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고, 체질 개선의 모멘텀으로 삼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구체적으로는 미국 관세 대응 전략 TF를 출범해 전사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며 “당사의 최대 강점인 수익성 기반의 거점별 차종별 생산 판매 최적화 전략과 전사 전 권역을 대상으로, 단순한 절감이 아닌 투자 우선 순위와 효율성에 입각해 생산능력(CAPEX)·운영비용(OPEX)을 최적화하는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해 적극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향후 시장 수요와 공급 변동에 따른 탄력적이고 효율적인 가격과 인센티브정책을 수립해 수익성 만회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대차, 美 관세 도입 혼란 속에서 1분기 매출 역대 최대치

현대자동차가 올해 1분기 44조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 1분기 최대 매출 신기록을 작성했다. 영업이익도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자동차 관세 여파로 혼란스러운 와중에 시장 기대치를 웃돌며 선방했다. 다만 미국의 자동차 관세가 2분기부터 적용된 만큼 앞으로의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현대차는 시장별 현지화 전략을 고도화해 위기를 뛰어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24일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1분기 매출액 44조4078억원과 영업이익 3조633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하면 역대 1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우호적인 환율과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 등으로 1년 전보다 2.1% 늘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판매 대수가 감소했지만, 역대 최대 수준의 하이브리드 판매와 우호적 환율로 호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1120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분기와 비교해 0.6% 줄어든 규모다. 국내 시장에서는 작년 신차 생산을 위한 아산공장 셧다운 기저효과로 작년 동기 대비 4% 늘어난 16만6360대를 판매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미국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한 24만2729대를 기록했으나 글로벌 전체로는 대외 환경 악화로 1.4% 줄어든 83만4760대가 팔렸다. 올해 1분기 현대차의 호실적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이끌었다. 친환경차 판매량은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 등에 따른 판매 견인 효과로 작년 동기 대비 38.4% 증가한 21만2426대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는 각각 13만7075대와 6만4091대가 글로벌 시장에서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올해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1450원 안팎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9.4% 가량 상승한 것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관세 등 통상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실물 경제 침체 가능성 등이 향후 경영 활동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국가 간 무역 갈등 심화 등 대외변수로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현대차의 최대 수출처인 미국은 4월 초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향후 몇 개월 동안 가격 인상 없이 현지 재고로 관세에 대응하고, 동시에 미국 현지 생산 대수를 최대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재고 소진과 현지 생산 증대 사이에는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 국내 생산 비중이 높은 일부 차종은 그 기간 관세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현대차는 디 올 뉴 팰리세이드, 디 올 뉴 넥쏘, 더 뉴 아이오닉 6 등 신차 판매를 적극 추진하는 동시에 시장별 현지화 전략 고도화를 통해 체계적으로 대응책을 적극 실행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복합적인 대내외 경영 리스크에 대한 정교한 분석과 근본적인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올해 1분기 보통주 배당금을 지난해 2000원 대비 25% 증가한 주당 2500원으로 책정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컨콜] 현대차 “완성차 3개월 북미 재고 확보…현지 부품 업체 발굴 중”

현대자동차는 24일 실시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완성차, 부품 재고 비축을 최대한 하기 위해서 3월 말까지 최대한 선적을 추진했다"며 “완성차 기준으로는 3.1개월의 재고를 북미에서 갖고 있고 부품은 그것보다 더 긴 재고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부품 공급 현지화를 위해 현지화 우선순위 리스트를 수립하고 현지 공급 업체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시승기] 기아 EV4, 공간·전비 효율성 극대화한 전기 세단

기아 EV4는 준중형과 중형, 세단과 SUV 사이에서 가장 효율적인 성능을 뽑아낸 새로운 세그먼트의 전기차였다. 세단답게 부드럽고 안락한 주행감과, SUV에 못지않은 실내 공간과 적재량을 갖춘 무결점 차량이었다. 전기차를 고민 중인데 EV3의 가벼운 주행감, 아이오닉6의 높은 가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에게 안성맞춤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기아는 경기 하남시 주렁주렁 하남에서 EV4 미디어 시승회를 개최했다. 시승 코스는 출발지부터 경기 광주시 카페까지 왕복 약 50km, 2시간 주행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EV4는 기아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기반으로 보다 세련된 외관을 갖췄다. 특히 측면 라인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루프라인이 길고 낮게 떨어지면서 차량의 앞과 뒤가 대칭에 가깝게 설계 됐다. 패스트백 스타일과 유사하지만 트렁크 부분이 더 길어서 동급 모델 최대 수준은 490L의 적재공간을 확보했다. 보통 세단의 경우 앞이 뒤보다 훨씬 긴데 EV4는 이 편견을 깼다. 앞의 길이와 뒤의길이를 거의 대칭에 맞게 디자인해 독보전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또 기존 세단에서 볼 수 없었던 루프 스포일러가 차체 양 끝에 배치돼 EV4의 스포티한 감성까지 더해줬다. 실내공간은 세단임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매우 여유로웠다. 은근히 높은 전고덕분에 넓은 헤드룸을 확보했고,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플랫폼 E-GMP에서 제작된 차량답게 휠베이스가 넓어서 운전석과 2열 모두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특히 1열은 2열보다도 헤드룸이 널널해서 마치 SUV에 탄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2열 역시 신장 180cm의 남성이 앉아도 충분히 넓은 레그룸과 헤드룸이 제공됐다. 디스플레이와 인포테인먼트, 어댑티브 크루즈 기능은 이 분야 최고 권위자답게 완벽했다. 운전자가 보기 좋게 탑재된 디스플레이 안에는 전기차 주행에 꼭 필요한 정보들이 편하게 담겨있었다. 더불어 시트도 매우 편안했다. 특히 헤드레스트 부분이 가죽이 아닌 천 재질로 돼 있었는데, 마치 베개나 쿠션을 베고 앉아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조금 과장을 보탠다면 어댑티브 크루즈 기능을 켜고 머리를 레스트에 대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잠이올 것 같았다. 주행감은 저속에선 묵직한 중형 세단이었고, 고속에선 날렵한 스포츠카 같았다. 저속 상황 시 방지턱이나 도로 크랙 등을 부드럽게 지나가면서 편안한 주행감을 선사했고, 고속에선 날렵한 차체 덕분에 바람을 가르는 시원한 주행이 가능했다. 특히 앞차가 길을 막아서 급하게 회피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부드러운 핸들의 성능까지 더해져서 유려하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전기차로서 EV4의 가장 큰 장점은 국내 최대 수준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다. EV4는 4세대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우수한 공력성능을 바탕으로 롱레인지 모델 기준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 가장 긴 533km의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다. EV4는 81.4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과 58.3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스탠다드 모델로 출시됐다. 2WD 17인치 휠 및 산업부 인증 완료 기준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롱레인지 모델 533km, 스탠다드 모델 382km다. 스탠다드 모델의 주행거리는 좀 아쉽지만 일상생활에 치명적인 수준은 아닌 것이다. 롱레인지 모델은 350kW급 충전기로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충전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약 31분이 소요되며, 스탠다드 모델은 약 29분이 소요된다. 가격은 3000만원대다. 전기차 세제혜택,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서울 기준)을 고려할 경우 실제 구매 가격은 스탠다드 모델 3400만원대, 롱레인지 모델 3800만원대가 될 전망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한·중·일서 마주치는 현대차vsBYD…‘현지화’ 전략이 승부처

올해 BYD와 현대차그룹이 한국, 중국, 일본 3국서 치열하게 맞붙는다. 올해 초 BYD가 한국 진출을 공식화한데 이어 현대차도 중국 복귀를 노리고 있다. 또 제3국인 일본에서도 두 브랜드가 비슷한 유형의 모델을 출시하면서 두 기업의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양사의 현지화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브랜드 일정 수준의 기술력을 충족시켰기 때문에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얼마나 디테일하게 사로잡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BYD와 현대차그룹의 동아시아 3국(한국, 일본, 중국)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양사는 각각 일본과 중국에 '현지 맞춤형' 모델 출시를 예고하면서 경쟁에 불을 붙였다. 우선 BYD는 일본 현지화 모델 출시에 집중한다. 지난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BYD가 2026년 말 일본 경차 시장에 맞춘 전용 전기차 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 전기차는 BYD가 최초로 일본 시장 '맞춤형'으로 제작한 모델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일본 신차 판매의 40%를 차지하는 경차 시장은 진입 문턱이 높기로 유명하다. 길이 3.4m, 폭 1.48m, 배기량 660cc 이하의 차량만 경차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BYD는 일본의 차량 성능, 규격, 가격 등에 최적화된 설계로 제작했고, 일본의 자체 고속 전기충전 방식인 차데모(CHAdeMO)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 차량의 경쟁모델로는 현대차그룹의 소형 전기 SUV 인스터(캐스퍼 일렉트릭)가 꼽힌다. 차급, 가격대 모두 비슷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일본 시장 성적으로 봤을 땐 BYD가 더 우세하다. BYD는 2024년 일본에서 2223대의 전기차를 판매한 반면, 현대차그룹은 약 400대 내외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인스터 모델 판매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반대로 현대차그룹은 중국 시장 복귀를 노린다. 지난 22일 현대차의 중국 합자법인 베이징현대 중국 자동차 매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신형 C-SUV(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 '일렉시오'(ELEXIO) 공개 행사를 열었다. 중국 시장만을 위해 개발된 전기차는 일렉시오가 처음이다. 현대차는 이 행사에서 2027년까지 중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신에너지차 6종을 선보일 계획을 발표했다. 한때 중국서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던 현대차는 정치적 이슈와 현지 브랜드의 급성장으로 인해 점유율이 1%대로 하락했다. 이에 현대차는 일렉시오를 비롯한 현지 맞춤형 모델을 통해 자존심을 회복할 전략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자리를 비운 사이 침투한 수많은 중국 브랜드들로 인해 예전같은 판매량을 기록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희망은 남아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로선 중국과 일본서 모두 BYD에 밀리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이 그간 쌓은 '현지화 전략'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법을 찾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일본, 중국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가득했던 인도, 동남아시아 시장서 현지화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 인도에선 현지인 취향에 맞춘 차량 디자인, 현지 R&D 센터와의 협업 등으로 '인도 국민차'라는 별칭까지 얻었고,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도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동시에 잡으며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가마다 조금씩 다른 시장의 특성을 반영해 현지 전략 모델을 적극적으로 개발 중“이라며 “자동차 구입에는 지형, 기후, 도로망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과 가족 구성원, 이동 형태, 구매력, 도로 상태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이달 車수출 급감…‘발등에 불’ 현대차, 합종연횡 돌파구

미국의 자동차 관세가 본격 시행된 이달 우리 기업의 수출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주요 품목인 자동차, 철강제품 등의 수출은 관세의 직격탄을 맞아 각각 6.5%, 8.7% 감소했다. 이처럼 전례 없는 관세 장벽에 가로막힌 현대차그룹은 다른 기업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철강, 배터리 등 자동차 제조에 꼭 필요한 업체들 뿐만 아니라 GM, 토요타, 웨이모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도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4월 1~20일 수출액은 339억달러로 전년 대비 5.2%(18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수출을 주요 10개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10.7%)를 제외한 승용차(-6.5%), 철강제품(-8.7%), 선박(-9.1%) 석유제품(-22.0%) 등 나머지 9개 품목은 모두 감소했다. 특히 대미 수출은 61억82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3%나 줄었다. 트럼프가 25% 관세를 유예하지 않은 자동차, 철강제품이 수출에 타격을 받으며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러한 감소세에 직격탄을 맞는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자동차와 철강 모두 현대자동차그룹의 주력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의 최대 수요처인 미국에서의 판매 부진은 시간이 지날수록 치명적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이에 현대차그룹이 선택한 방법은 다른 기업과의 '동맹'이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힘을 합쳐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가기 위한 움직임이다. 지난 21일 현대차그룹은 포스코그룹과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포스코그룹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 지분을 투자하고, 일부 생산 물량을 직접 판매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 총 58억 달러가 투자되는 현대차그룹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원료부터 제품까지 일관 공정을 갖춘 자동차 강판 특화 제철소로,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완공 후에는 연간 270만톤 규모의 열연 및 냉연 강판 등을 생산한다. 또 두 그룹은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손을 맞잡기로 했다. 두 회사는 리튬을 비롯해 배터리의 수명과 충전 성능을 결정하는 음극재 등 이차전지 핵심 소재의 안정적이고 다변화된 공급망 확보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현대차의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미국의 거대 완성차 기업 제네럴모터스(GM)와 협력을 발표했다. 양사는 향후 친환경 에너지, 전기, 수소 기술 개발에 상호 협력하며 생산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특히 정의선 회장과 메리 배라 GM 회장은 오는 9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 포럼의 기조연설자로 함께 참여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토요타와 수소 협력도 꾸준히 기대되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10월, 11월 두 번의 모터스포츠 대회서 만나 글로벌 수소생태계 구축 등 양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더불어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자율주행기업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웨이모의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를 현대차 아이오닉 5에 적용한 뒤, 해당 차량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웨이모 원'에 투입해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웨이모에 공급되는 아이오닉 5는 조지아에 위치한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될 예정이며, 현대차는 안정적인 공급 운영을 통해 '웨이모 원' 서비스의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양사는 2025년 말부터 웨이모 드라이버가 탑재된 아이오닉 5 차량의 초기 도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뒤, 수년 내에 '웨이모 원' 서비스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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