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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저하·中과잉공급…K-조선, 무탄소·자율운항 ‘초격차’가 해답

국내 조선업계의 미래 초격차 기술 확보 공론장에서 업계와 연구 기관, 정부 관계자들이 생존을 위한 기술 초격차 확보와 구조적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중국과의 격차 확대, 친환경 연료 전환, 자율 운항 기술 선점 등 조선업의 현안과 과제를 공유하고 민·관·학이 함께 해법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뜻을 함께했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안도걸·허성무 의원 공동주최 'K-조선 글로벌 미래 초격차 기술 확보 토론회'는 국가 전략 차원의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 해법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조선업계와 연구기관 전문가들은 “조선업의 국가전략산업 지정은 출발선일 뿐이고, 향후 기술 초격차 확보를 위한 실질적 지원과 구조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023년 한국 조선업은 1100만 CGT를 수주하며 선별적 수주 전략을 택했지만, 중국은 설비 확충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양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 우량 조선사는 고부가 선박 중심으로 오는 2028년 물량도 대량 확보했고, 중형 조선사들도 2027년까지 충분한 일감을 따냈다는 게 이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이와 달리,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는 오는 2027년까지만 도크가 차게 되고, 이후는 없다는 현실을 우려했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이 건조 물량을 기반으로 조선 생태계를 강화해나가는 구조적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공급과잉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조선 산업 밸류 체인 측면에서 2022년까지 줄곧 1위를 유지했던 한국 조선업계 종합 경쟁력은 2023년 2위로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자재·연구·개발(R&D)·설계·조달 등 기술 부문에선 중국을 앞서 있지만, 생산·수리·수요 부문에서는 이미 열세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국영 조선 기업 중국선박그룹(CSSC)은 설계부터 주요 기자재 생산까지 전 과정을 자체 수행할 수 있는 반면, 한국은 민간 주도로 개별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구조적 불균형이 발생한 데에 기인한다. 차제에 조선업은 신규 수요보다 노후 선박 대체 수요와 환경 규제 대응 중심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 따라 저탄소·무탄소 연료 투자, 에너지 절감 장치 장착 수요 등이 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서다. 이 연구위원은 “단순 기술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수요·금융·인력까지 아우르는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며 “조선을 안보 산업으로 격상해 정부 차원의 지원 조직과 제도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김형택 HD한국조선해양 상무는 조선업 현장의 기술적 도전과제와 전략 방향을 보다 실무적인 시각에서 설명했다. IMO의 친환경 규제 강화와 디지털·스마트 기술 확산으로 기존 노동 기반 전통 제조업이던 조선업계에서는 파괴적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오염 물질 배출 저감과 무탄소 추진선 기술 선점 필요성이 대두됐고, 해상 안전과 선원 부족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지능형 자율 운항 선박 기술 확보 역시 중요해졌다. 김 상무는 “이제는 친환경·자율운항 선박으로의 대전환, 디지털 운영모델 구축, 스마트 야드 구현 등이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라며 “연료 전환에 따른 안전 확보와 실증 불가능 환경, 막대한 R&D 비용 등은 민간 기업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조선업은 제품 하나 개발함에 있어 수천억원이 소요되고 실증 시범 선박조차 만들기 어려운 구조다. 이 같은 상황에서 조선업이 국가 전략 기술로 지정된 것은 기술 개발 투자 확대와 세제 혜택 확보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는 “HD현대를 비롯한 국내 조선 3사는 액화 천연 가스(LNG)·암모니아·수소 기반 선박 개발은 물론, 인공 지능(AI)·디지털 기반 자율 운항·안전 관리 시스템까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미 중국 조선소가 메탄올·LNG 추진선 수주에 성공하고 있고, 일본도 기자재 협력을 바탕으로 기술력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와 실증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상무는 끝으로 “K-조선은 수출과 고용, 안보까지 좌우하는 전략 자산"이라며 “한미 협력 확대와 통상 전략 연계 차원에서도 조선업 기술 경쟁력은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관리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후 이어진 토론회에서 좌장인 김명현 대한조선학회장은 “초격차 기술 확보는 지정 이후 액션 플랜이 중요한데, 현재는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냉정한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민·관·학 협력 강화가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김현수 인하공업전문대학 수송기계공학부 조선기계공학과 교수는 안보적 관점에서 조선업 중요성을 짚었다. 그는 “인력 양성과 기술 고도화는 함께 진행돼야 한다"며 전략 기술 지정 이후 대학의 R&D 참여 기회 확대 요청했다. 김승혁 삼성중공업 기장 설계팀장(상무)은 “국산 LNG 화물창 원천 기술 확보와 실증·상용화가 경쟁력 핵심인데 기술 개발에 실증 리스크가 높다"며 “정부가 리스크를 분담해줘야 기술 혁신 가속을 이뤄낼 수 있다"고 했다. 석욱희 경상남도 주력산업과장은 “자체 조사 결과 조선업의 핵심 과제는 무인·무탄소 기술 부족과 인력 감소, 재래식 공정 구조 등인 것으로 확인됐디"며 “미래 초격차 기술 선점과 스마트 생산 시스템 구축, 전문가 인력 양성이 핵심 전략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의중 산업통상자원부 조선해양플랜트과장은 “조선업은 현재 중국과의 경계선에 놓인 산업이고,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은 '늦은 필요 조건'일 뿐, 민관 합동 빠른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고 설파했다. 문경호 기획재정부 조세제도특례과장은 “조선업은 미래형 운송 수단 분야의 국가 전략 기술로 지정됐다"며 “조선업의 국가 안보·경제 견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표명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자의 눈] ‘동네북’ 대한항공을 위한 변명

“창업 이념인 '수송보국(輸送報國)'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자 과업이라고 생각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결정했습니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은 이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국가와 국민 여러분께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지난 2020년 11월 16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M&A를 전격 선언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지금까지 대한항공은 숱한 가시밭길을 헤쳐왔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3년 전 대한항공 관계자가 기자에게 “우리는 나름대로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자꾸 인심을 잃어가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듯 여론은 속칭 '땅콩 회항' 사태 이래로 악화일로를 걸어왔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불거진 보잉 777-300ER 기종 좌석 배열 변경 논란은 이의 정점을 보여준다. 기존 3-3-3 배열을 3-4-3으로 변경하면 승객 편의성이 저하될 것이라는 게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 이는 독과점의 폐해를 차단하고자 한 정부 조치에 대한 낮은 이해도에 기인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 승인을 내주며 특정 노선의 연간 공급 좌석 수를 2019년 대비 90% 미만으로 줄이지 못하도록 못 박았다. 요컨대 2019년 특정 노선에 양사가 공급하던 연간 좌석이 1만석이었다면 앞으로는 최소 9000석 이상을 의무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조건에서 정부의 '공급 좌석 수 유지'라는 지상 과제를 이행하기 위한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가 바로 '밀도의 경제(Economy of Density)' 원칙에 입각한 좌석 수 증대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이 공급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는데, 이제 와서 '닭장 좌석'을 운운하며 힐난하는 것은 경쟁 당국의 지침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았다는 선명한 자기 고백에 지나지 않는다. 수송력 확대에 따라 예상되는 '수익성 개선'은 공정위 조치에 따른 결과일 뿐이어서 인과 관계를 착각한 것이다. 또 3-4-3 배열은 이미 캐세이퍼시픽·에어프랑스·에미레이트항공 등 유수의 항공사들이 채택한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잡은 만큼 더 많은 노선에 안정적으로 취항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경영진이 정부 규제와 시장 논리의 가운데에서 찾아낸 최적점을 '독점의 횡포'로 매도하는 것은 과도하다. 이연 수익(마일리지) 개편안 역시 마찬가지다. 신용 카드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은 1500원, 아시아나항공은 1000원을 결제해야 1마일씩 적립해준다. 때문에 3대 2(1대 0.66) 수준에서 결정하되, 탑승 실적분은 1대 1로 교환해주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스카이패스팀은 약 6개월에 걸친 연구와 컨설팅을 진행해 지난 12일 오전 중 제출했다. 그럼에도 공정위는 “마일리지 사용처가 기존 아시아나항공이 제공하던 것에 비해 부족했고, 통합 비율 등 구체적 설명이 미흡했다"며 당일 오후 수정·보완을 요청해 사실상 반려 처분을 내렸는데 그 짧은 시간 안에 내용 제대로 들여다 봤을 리 만무하다. 대한항공은 공정위 요청에 따라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라며 “소비자 기대에 부합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경청하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지만 피감 기업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해야 한다"고 엄포를 놓은 경쟁 당국이 정권 교체에 맞춰 발 빠른 정무적 판단을 내린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또한 대한항공을 '독점'이라는 프레임에 가두고 비판을 위한 비판만 일삼는 일부 언론도 반성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자유로운 경영 활동을 위축시키고 근거 없는 비난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무지성 억까'는 지양해야 한다. 지금은 비난의 목소리를 낮추고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미래를 위해 곧 출범할 '통합 대한항공'이 순항할 수 있도록 응원해줘야 할 때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이스타항공 600억 유상증자 ‘자본잠식 탈출’ 승부수 될까

이스타항공이 신조기 도입 등 항공안전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규모 유상 증자를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선다. 최근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자본 잠식 등 불안정한 재무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7일 이스타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600억원 수준의 유상 증자를 추진한다. 목적은 △신조 여객기 도입 △통합 정비 센터 신설 △승무원 훈련 시스템 개선 등 항공안전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에 있다는 설명이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하반기까지 차세대 친환경기인 보잉 737-8 5대를 추가로 도입해 연료비·정비비 감소 효과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올 하반기 통합 대한항공·진에어 등 출범에 따라 이관이 예상되는 노선들을 확보해 수익성 강화도 노린다. 이처럼 회사가 자금의 용처를 밝혔음에도 구체적인 유상 증자 방식과 600억원을 어떤 항목에 얼마나 배분할 지 등 세부사항은 빠져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VIG 파트너스가 주체적으로 추진하는 사항이고, 별도로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600억원으로 안전 투자 외 재무구조 개선까지 마무리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항공기 도입과 시스템 개선 등에 활용하고자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았다. 이스타항공이 유상증자 계획과 동시에 재무구조 개선을 거론한 이유는 불안정한 재무 상태를 해소해서다. 앞서 조중석 대표이사 사장은 2024년 중에 적자에서 벗어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이뤄내지는 못한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의 2024년 실적은 매출 4611억8204만원·영업손실 373억8862만원·당기순손실 253억9222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된다. 2023년 대비 매출은 214.37% 늘었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35.18%, 52.73% 줄어들어 긍정적인 추이를 보였다. 같은 기간 '착한 부채'로 통하는 선수금 역시 364억6661만원에서 813억6323만원으로 123.12% 늘었다. 항공업계에서는 정상 운항을 전제로 고객과의 의무를 이행하기 전까지 부채 계정으로 잡히는 선수금은 매출을 선취한 것으로 인식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선수금이 늘었다는 것은 곧 영업 성과가 좋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처럼 조 대표는 분명 외적 성장은 이뤄냈지만 자본 측면에서는 부실을 막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023년 5885억901만원이던 누적 결손금은 6139억123만원으로 4.31% 증가했고, 98억1007만원이었던 자본 총계는 –149억1703만원으로 기록됐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자본 총계가 음수라는 점은 완전 자본 잠식 상태라는 뜻으로, 회사가 가진 자산에서 부채를 모두 갚고 나면 남는 자본이 아예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편 감사 보고서 작성이 완료된 시점부터 3개월에서 1년 새 도래하는 금융 부채는 18억4120만원, 1년 이상 만기가 남은 경우는 34억3980만원 등 총 93억4195만원으로 전년 대비 1.49배 늘었다. 이스타항공은 이달 내로 유상 증자를 마무리 한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자금 조달의 적시성 확보를 위해 금융 자산과 부채의 만기 구조를 대응시키면서 유동성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잉크도 안 말랐는데”…대한항공-아시아나 마일리지 통합안 퇴짜, 공정위 ‘졸속 심사’ 논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마일리지 통합안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제출했으나, 공정위가 제출 당일 곧바로 보완을 요구하며 사실상 퇴짜를 놨다. 이번 결정은 정권 교체 직후 내려진 것으로 '졸속 심사'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당초 예측된 합리적 통합 비율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대한항공의 이연 수익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여 시장 가치와 재무 건전성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3일 대한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오전 자사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통합에 관한 방안을 공정위에 제출했다. 이 방안을 도출하는 데까지 대한항공 스카이패스팀은 약 6개월에 걸친 연구와 컨설팅을 진행했고, 임원을 포함한 고위 관계자들도 내용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철통 보안을 기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같은 날 오후 출입 기자단에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해야 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통합안에 대해 즉각 수정함과 동시에 보완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마일리지 사용처가 기존 아시아나항공이 제공하던 것에 비해 부족했고, 통합 비율 등 구체적 설명이 미흡했다"며 '아시아나항공 소비자 불이익 방지와 양사 고객 권익의 균형'을 심사 원칙으로 내세웠다. 특히 “현 시점에서 대한항공이 제출한 통합안을 국민께 공개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지속적인 수정·보완을 거쳐 적절한 시점에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쟁 당국의 이 같은 갑작스러운 입장 표명에 대한항공 직원들은 “점심 식사하고 오니 날벼락을 맞았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마일리지 통합 비율은 대한항공의 재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항공사 마일리지는 단순한 포인트가 아니라 고객에게 반드시 돌려줘야 하는 항공사의 '미래 부채'로 인식된다. 때문에 회계상 '이연 수익'으로 잡히는 미사용 마일리지가 많을수록 재무제표상 부채가 늘어난다. 때문에 탑승 실적 마일리지는 1대 1, 신용카드 등 제휴 마일리지는 적립 기준 차이(대한항공 1500원당 1마일, 아시아나 1000원당 1마일)를 반영해 3대 2(1대 0.66) 수준에서 결정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공식 보고서를 통해 양사의 마일리지 통합 비율은 국제 선례와 가격·서비스 격차, 마일리지 활용 기회, 항공 동맹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대 0.9가 타당하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실제 글로벌 항공사 합병 사례에서도 탑승 마일리지는 1대 1로 통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제휴 마일리지는 차등 적용이 일반적이다. 그렇기에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이 비율이 예상보다 높게 책정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를 더 높은 가치로 인정해줘야 한다. 통합 비율이 시장 가치와 동떨어지는 수준으로 강제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보유자에게 과도한 이익을 제공하게 된다. 동시에 부채로 잡히는 이연 수익이 크게 늘어나 재무 건전성에 부담이 가중돼 이중고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사용 마일리지는 대한항공 2조7681억6839만원, 아시아나항공은 9613억2621만원으로 총 3조7294억9460만원으로 집계된다. 따라서 통합 비율에 따라 재무적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고객 신뢰 문제를 넘어 회사 전체의 재무 구조와 미래 투자 여력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쳐 당국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공정위 요청에 따라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라며 “소비자 기대에 부합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경청하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궁극적으로 모든 항공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앞으로 심사관의 검토 등을 거쳐 최종 상정할 심사 보고서를 작성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정권 교체와 맞물려 공정위가 지나치게 서둘러 통합안 심사 거부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8년 전에는 재벌 해체를 외쳤던 인물이 대통령으로 선출됐기 때문에 이 기조에 맞춘 공정위가 정무적 판단에 따라 발 빠르게 움직였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진에어 ‘안전 위협’ 내부 폭로에…사측 “국토부 기준 준수, 기내식도 이상 無”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현직 진에어 조종사임을 밝힌 작성자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적어도 7, 8월에는 우리 비행기를 타지 말라달라"는 경고가 나왔다. 운항 인력 부족과 무리한 스케줄 등을 이유로들었던 만큼 파장이 커지고 있어 사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실제 인력 현황과 기내식 사진까지 공개하며 적극 반박에 나섰다. 12일 블라인드에 따르면 작성자는 “2025년 7, 8월 성수기에는 진에어 비행기 운항이 중지될 수 있다"며, 조종사 부족으로 인해 안전 운항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영진의 비용 절감 목적의 무분별한 힘든 스케줄, 물가 상승률에 못 미치는 임금 인상률, 호텔 및 기내식 품질 저하 등으로 부기장이 많이 퇴사하고, 들어오는 조종사도 적다"고 지적했다. 만약 조종사 1명이 아파서 비행을 못 하게 되면 대체할 인력조차 없다고도 했다. 특히 “동남아에서 밤을 새고 온 조종사가 다음날 새벽에 일본 비행을 나간다", “새벽 4시에 일어나 김포~제주~김포~제주를 3일 연속 비행하고 하루 쉬고 또 반복한다"며, 인간의 생체 리듬을 무시한 과도한 스케줄이 안전을 위협한다고 강조했다. 기내식에 대해서도 “곰팡이 핀 빵, 냄새나는 베이컨 등 위생 상태가 심각하다"며, “저런 음식을 먹으면 식중독이 걱정돼 끼니를 거르는 승무원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진에어는 내부 폭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진에어는 “현재 31대의 항공기를 운용 중이며 운항 승무원은 훈련생 포함 543명, 기성 운항 승무원만 435명으로 항공기 1대당 14명(기장 7명, 부기장 7명)씩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국토교통부 권고 기준인 기장 6명, 부기장 6명 등 총 12명보다 많은 인원으로, 조종사 부족 주장과는 다르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또한 성수기 부기장 휴무일 감축이나 '기장 2인 체제' 운항 계획에 대해서도 “휴무일 하향 조정 계획이 없으며, 기장 2인 체제 역시 현재로선 도입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운항 승무원 보유 및 운영 등에서 국토부 권고 사항을 충족하고 있으며, 안전 운항에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내식 품질 논란에 대해서는 실제 승무원들이 지급받는 크루 밀 사진을 공개하며 반박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밥 △고기 △채소 △과일 △요거트 △빵 △잼 △버터 등 균형 잡힌 식단이 위생적으로 포장돼 제공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진에어 관계자는 “직원 피드백을 반영해 승무원 기내식을 정기적으로 개선하고 있으며, 곰팡이 등 위생 문제는 현재까지 내부 접수된 사례가 없다"고 전했다. 또 “일방적인 익명 게시글만으로 회사의 안전성과 시스템을 폄하하는 것은 사실 관계에 어긋난다"며 앞으로도 국토부와 정부의 안전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고, 승무원과 승객 모두의 안전과 복지 향상에 힘쓸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델타항공, 인천~솔트레이크 개설…“美·亞 수요, 대한항공 시너지 기대”

“솔트레이크 시티 국제공항은 당사의 8번째이자 가장 핵심 허브이고, 인천을 잇는 신규 노선 개설을 통해 대한항공과 조인트벤처(JV) 안에서의 완결성을 이룩할 수 있었다는 점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12일 서울 중구 코트야드 서울남대문호텔에서 열린 델타항공의 인천-솔트레이크 시티 노선취항 기념 간담회에 참석한 제프 무마우 델타항공 아시아·태평양 부사장은 노선 개설의 의미를 부각시켰다. 델타항공 관계자들과 라이언 맥 비지트 솔트레이크(Visit Saltlake) 부사장, 취재진 4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무마우 부사장은 “델타항공의 사명은 '누구보다 세계를 더 잘 연결하는 것'"이라며 “인천~솔트레이크 시티 노선에 신규 취항하는 오늘 한국과 미국을 잇는 여섯 번째 일일 운항편을 통해 우리의 연결성을 확대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은 델타항공의 이번 신규 노선은 미국 서부 내륙과 아시아를 잇는 유일한 직항편이다. 인천국제공항은 델타항공의 아시아 최대 허브로 부상했고, 연간 승객 약 18만명과 환승객 9만4000여명이 이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델타항공은 해당 노선에 여름시즌 주7회, 겨울시즌 주3회 운항한다. 인천 출발은 오후 7시 40분, 솔트레이크 시티 도착은 오후 4시, 귀국편은 오전 11시 40분 출발, 인천 도착은 오후 3시 20분이다. 또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미국 35개 도시, 인천에서 아시아 80여 개 도시로의 환승이 가능하다는 게 델타항공 측 전언이다. 또한, 최신예 기재 에어버스 A350-900 여객기를 투입하고, 좌석 등급은 델타 메인·델타 컴포트·델타 프리미엄 셀렉트, 최고 프리미엄 서비스 '델타 원 스위트' 등 4개로 나눠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과 한국 맞춤 현지화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델타 메인에는 1000시간 이상의 기내 엔터테인먼트와 대형 스크린, 프리미엄 스낵, 스타벅스 커피가 제공된다. 델타 넓은 좌석에 앉는 컴포트 승객은 빠른 탑승과 사전 기내식 주문이 가능하다. 프리미엄 셀렉트와 델타 원은 기내에 40석씩 배치되고, 40인치 와이드 좌석·대형 스크린·셰프 퓨처 초 개발 한식 메뉴·고급 샴페인·미소니 어메니티 키트·매트리스 패드·프라이버시 도어 등 최고급 서비스가 제공된다. 아울러 내년 1분기부터 아시아·태평양 노선에서는 무료 고속 와이파이, 8월부터 13개 K-드라마 등 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확대 외에도 한글 표지판·한국어 지원 직원 10명 상주 등 현지화 서비스도 강화했다. 델타항공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에 맞춰 대한항공과 함께 수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공식 발표된 노선 외에도 새로운 기회를 모색 중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델타항공은 최근 대한항공과 함께 캐나다 웨스트젯(WestJet)의 지주 회사 지분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3자 협력을 전개해나감으로써 북미 전체 항공 운송망을 확대하고 있다. 무마우 부사장은 “파트너 선택에 있어 고객 중심 철학을 공유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대한항공, 웨스트젯 모두 고객 만족을 중시하는 항공사이기에 함께 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이런 시너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최근 한진칼 지배 구조 이슈에 관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무마우 부사장은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14.90%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현 경영진을 신뢰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최근 호반건설의 지분 매입도 시장 내 투자 흐름의 일부로 보며, 현 경영진과의 파트너십은 변함없다"고 부연했다. 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JV 내에서 대한항공의 기여도가 커진 상황에서 델타항공이 이에 상응하는 추가 투자나 좌석 공급 확대 등 적극적 조치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양사 간 좌석 투입 비율과 수익 배분 구조의 변화를 묻는 구체적인 질문도 나왔다. 무마우 부사장은 “좌석 투입 비율이나 정산 메커니즘 등은 내부적으로 운영되는 사항이고, 고객 입장에서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델타항공과 대한항공이 각자 최적의 노선과 항공기 투입을 조율하고, 규제 당국의 검토와 내부 논의를 거쳐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언급했다. 창립 100주년을 맞은 델타항공은 이날 “우리가 어디서 왔는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디로 가는가에 있다"고 기업 헤리티지를 설명했다. 1925년 미국 조지아주 메이컨의 작은 도시에서 시작한 델타항공은 현재 임직원 10만명이 일하고 있으며, 전세계 290개 도시를 1300대에 이르는 항공기로 이어주며 연간 승객 2억명을 실어나르는 세계 최대 항공사로 성장했다. 솔트레이크 시티는 솔트레이크 국제공항에서 차로 10분 달리면 도달할 수 있는 미국 유타주의 주도(州都)이자 최대도시다. 도심에서 30분 거리에 스키 리조트 4곳이 있어 비즈니스 미팅과 스키·하이킹·자전거 등 다양한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이다. 특히, 리조트시설에서 저녁에 교향악단 공연이나 미프로농구(NBA) 유타재즈 팀의 경기를 관람할 수 있어 '도시와 자연, 문화와 스포츠'를 하루 안에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솔트레이크는 '미식의 도시' 면모도 돋보인다. 30여 개의 수제 맥주 브루어리와 '하이웨스트' 브랜드로 잘 알려진 위스키 양조장이 있으며, 지역 특산인 버팔로 버거와 함께 제임스 비어드상 후보에 오른 레스토랑들이 포진해 있다. 이밖에 NBA 유타 재즈를 비롯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유타 매머스', 마이너리그 야구팀 '유타 비즈' 등 다양한 프로 스포츠팀이 솔트레이크시티를 연고지로 삼아 연중 다양한 경기를 즐길 수 있다. 라이언 맥 비지트솔트레이크 부사장은 “이번 직항편 취항을 통해 더 많은 한국 방문객이 유타의 다채로운 매력을 직접 체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솔트레이크시티는 단순한 경유지가 아닌, 도착지로서의 매력을 충분히 갖춘 도시"라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글로벌 호텔·테마파크 개발사 케슬러 컬렉션, 인천 청라 K-콘랜드 프로젝트에 합류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 및 리조트 포트폴리오를 자랑하는 케슬러 컬렉션(Kessler Collection)이 인천시의 K-콘랜드(K-Con Land)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인천경제청은 케슬러 컬렉션(Kessler Collection)이 12일 인천시청에서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하며 투자 사업의 첫발을 뗐다고 밝혔다. 케슬러 컬렉션은 아시아 시장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K-콘랜드 프로젝트의 사업지인 청라투자6블록(구 지테크 씨티)에 투자를 결정했다. 이번 투자의향서 제출은 청라국제도시에 케슬러 컬렉션이 한국 최초의 럭셔리 부티크 호텔과 영상문화 복합문화시설을 개발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의미가 크다. 케슬러 컬렉션 측은 투자 결정의 배경으로 인천의 글로벌 관문 도시로서의 위상, 풍부한 관광 자원, 역동적인 성장 잠재력을 꼽았다. 특히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높은 접근성과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투자 환경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케슬러 컬렉션은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재해석하고 현대와 예술적 감각을 접목한 독창적인 시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천 프로젝트는 송도 개발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던 美 게일사 이후, 세계적인 투자개발사가 주 개발사(마스터 디벨로퍼)로 참여해 글로벌 콘텐츠와 한류 문화를 아우르는 복합 개발을 추진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 프로젝트에는 '태양의 서커스'를 설립한 캐나다 기업인 룬 루즈 그룹(Lune Rouge Group)이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하며 룬루즈 그룹은 몰입형 경험, 멀티미디어 쇼 등 기술과 문화가 접목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 프로젝트는 인천시가 세계적인 문화 콘텐츠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경제청은 K-콘랜드 사업에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의향과 후속 논의가 이어짐에 따라 이번 협약을 계기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케슬러 컬렉션의 인천 투자는 우리 시가 글로벌 럭셔리 관광 시장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케슬러 컬렉션의 독창적인 콘셉트와 서비스가 인천의 매력을 한층 더 높이고 K-콘랜드 조성에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리처드 회장은 “인천은 케슬러 컬렉션의 아시아 전략에 있어 매우 중요한 거점이 될 것"이라며 "인천의 풍부한 잠재력과 케슬러 컬렉션의 독창적인 콘셉트가 결합되어 인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이를 위해 지역 사회와 함께 발전해 나가는 모범적인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가 송도, 영종, 청라국제도시 등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K-콘랜드는 K-콘텐츠의 생산과 소비, 그리고 첨단 기술이 융합된 미래형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sih31@ekn.kr

대명소노그룹-티웨이항공 기업 결합 승인…경영권 확보 공식화

대명소노그룹은 전날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티웨이항공과의 기업결합 승인으로 티웨이항공에 대한 경영권 확보를 가시화 했다고 11일 밝혔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의 항공 안전성 강화와 재무 건전성 제고 등의 체질을 개선하고, 기존 호텔·리조트 산업과 항공 산업의 강점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대명소노그룹은 오는 24일 열리는 티웨이항공 임시주주총회에서 항공·경영·재무·고객 경험 등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9인의 신규 이사회의 후보자를 선임하고, 티웨이항공의 경영 방향성을 구체화하는 한편,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한 기반 마련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다. 대명소노그룹은 추후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국토교통부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항공 운송 사업 면허 변경 승인 등 주요 인허가 절차를 순차적으로 이행하고 티웨이항공에 대한 실질적 경영에 나서게 된다. 대명소노그룹 관계자는 “공정위의 기업 결합 승인으로 티웨이항공의 경영을 본격화하고,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에 항공을 더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레저와 항공 등 사업 부문의 강점을 결합하고 레저 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경남정보대 경찰경호행정과, 재학생 대상 항공 보안 이론·실습 교육 진행

경남정보대학교 경찰경호행정과는 지난 4일부터 양일 간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2025년 항공 보안 실무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개최했다고 11일 밝혔다. 강의는 △항공 보안의 개념과 필요성 △승객 검색 실습 △항공 보안 면접 특강 등 항공 보안 분야 전반에 걸친 이론·실습 교육으로 이뤄졌고, 한국공항공사 출신 김영천 대한민국 항공보안협회 교육이사가 진행했다. 김 이사는 “학생들이 보안 검색의 중요성을 배우고 이를 직접 체험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전했다. 항공보안협회는 항공 보안 전문가와 현장 종사자들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관련 제도와 기준,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또한 보안 수준 관리와 실무 운영 개선을 지원하며 관련 자료를 수집‧공유하는 등 항공 교통 안전과 보안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박웅신 학과장은 “현업 경험이 있는 전문 강사의 1박 2일 집중 교육으로 학생들이 항공 보안 분야 진출을 위한 역량을 강화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며 “앞으로도 현역 전문가들의 특강과 현장 중심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현대 vs. 한화오션, 한국형 차기 구축함 ‘자강두천’

대한민국 해군력의 미래를 좌우할 약 8조원 수준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Korea Destroyer neXt generation)' 사업자 선정이 2년 가까지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답보 상태에 놓여있다. 국내 조선업계 양강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자의 기술력과 사업 적합성을 내세우며 “우리가 적임자"라며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방위산업계는 물론 정치권, 해군 내부에서까지 'K-방산'의 미래와 국가 전략 산업의 명운이 걸린 대형 국책 사업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2031년 우리 영해 수호 최일선에 투입될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은 지연을 거듭해 본 궤도에도 오르지 못한 채 1년 반 가량 표류하고 있다. 이는 6000톤급 미니 이지스 구축함 6척을 순수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만 7조8000억원에 달한다. KDDX는 기존 노후함을 대체하고 스텔스·전기 추진·스마트 함교 등 첨단 기술을 집대성해 해군의 중추 전력으로 자리잡을 예정이다. 또한, KDDX 단순 함정 건조를 넘어 △전투 체계 △레이더 △각종 무장까지 모두 국산화하는 '진짜 한국형 구축함'이어서 향후 수십 년간 해군의 작전 환경과 방위 산업 경쟁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 세계 해군 함정 시장은 최근 전기·하이브리드 추진과 스텔스 설계, 무인화, 사이버 보안 등 첨단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다수의 군사 전문가들은 “시대의 변화에 맞도록 인구 감소에 대비한 스마트 함교나 전투 지휘실에 대한 검토는 KDDX의 전력화만큼이나 중요한 검토 대상"이라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차세대 대표 수상함에 걸맞은 최신 기술의 적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미국 줌왈트급(DDG-1000), 영국 타입-45 구축함은 전기 추진·통합 전력 시스템·첨단 센서·네트워크를 앞세워 해상 전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KDDX에 25메가와트(㎿)급 대용량·고출력 추진 전동기를 탑재할 계획이다. 이로써 함에 탑재되는 무기 체계와 추진 체계를 포함한 모든 장비의 동력을 전기로 대체해 운용성과 확장성을 향상시킬 전망이다. 이 같은 글로벌 트렌드에 본격적으로 합류해 미국·영국 등과 어깨를 견줄 기술적 도약을 노린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KDDX는 스텔스 기술·한국형 전투 체계(KCMS, Korean Combat Management System)·인공 지능(AI) 기반 의사 결정 시스템·함대공 미사일 등 최첨단 무장을 탑재할 예정으로, 한국 해군의 미래 전력의 핵심이자 K-방산 수출의 교두보로 평가된다. 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 분야 국내 최강자'임을 내세운다. 1976년 울산함을 시작으로 총 106척에 이르는 함정을 건조한 경험이 있는 HD현대중공업은 KDX-II(4400톤급)·KDX-III(7000톤급 이지스함)·정조대왕함급 등 대한민국 최신예 구축함의 기본 설계와 건조를 모두 주도했다. KDDX의 기본 설계 역시 2020년부터 36개월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29개 최신 함정 기술을 적용해 국내 함정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HD현대중공업 측은 기본 설계를 맡은 업체가 상세 설계·선도함 건조까지 연속적으로 수행해야 사업의 안정성과 효율성이 극대화된다며, 방위사업법령과 업계 관행에 따라 수의 계약이 원칙임을 강조한다. 실제 2006년 방위사업청 개청 이래 18건의 함정 사업 모두 기본 설계 업체가 상세 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수의 계약으로 수행해왔다. 이는 1990년대 KDX-II 사업에서 기본 설계와 상세 설계·선도함 건조를 서로 다른 조선소에 맡겼다가 수중 방사 소음과 같은 기술 결함이 발생했던 실패 사례에 기인한다. 이를 바탕으로 이후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기본 설계 업체가 상세 설계와 선도함 건조까지 책임지는 구조가 정착됐다. 방위사업법 시행령 제61조 3항과 방위 사업 관리 규정 89조 등에도 이같은 관례가 반영돼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KDDX 상세 설계·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은 원칙대로 방위사업법령의 규정과 절차에 따라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HD현대중공업은 KDDX에 적용되는 전기 추진 체계·스마트 브릿지·스텔스 설계·무인 전력 운용 등 미래 함정의 핵심 기술을 이미 확보했고, 실질적인 운용 인력을 100명 수준까지 낮추는 자동화·체계 통합 기술도 강점으로 내세운다. 한화오션 역시 KDDX 건조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모두 확보했다며 강한 자신감을 피력한다. 회사는 2012년 개념 설계부터 전 전기 함정(All Electric Ship, 全電氣艦艇) 시대를 이끌 독보적 전기 추진 기술·AI 기반 스마트 함교·전투 지휘실·통합 네트워크·사이버 보안 관제 체계 등 첨단 함정 기술 연구를 지속해와 미래 해전의 핵심 역량을 갖췄다고 강조한다. 스마트 함교 적용을 위해 한화오션은 강화도함에 통합형 콘솔과 전시기를 배치한 개념을 최초로 적용했다. 또한 군수 지원함(AOE-Ⅱ)·울산급 배치-Ⅳ에도 통합 전시기·조정석(칵핏)형 콘솔·첨단 기술 등이 포함된 스마트 함교 적용을 적극 검토 중이다. 아울러 장보고-III 잠수함과 울산급 배치-II 등에서 이미 전기 추진 체계 실적을 쌓았다는 점을 적극 내세운다. 특히 국내 최초로 장보고-Ⅲ 잠수함의 전기 추진 체계를 사전에 육상 시험 평가 시설(LBTS, Land Based Test Site)을 활용해 통합 성능을 검증한 경험이 있다. 따라서 KDDX에도 이를 적용해 함정 통합 과정에서의 제한 사항을 육상에서 검증·해소할 수 있는 운용 능력이 확보된 상태다. 이 외에도 레이더 반사 단면적(RCS, Radar Cross. Section) 감소와 승조원 편의성 강화, 자동화 등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하는 기술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공동 설계·분할 건조를 통해 기술 경쟁력과 시공 기간 단축, 해외 시장 진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화오션 측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최적의 사업자를 선정해야 하고, HD현대중공업에는 군사 기밀 유출 의혹에 따른 1.8점 보안 감점 등 도덕성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며 “일방적 수의 계약이 아닌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정보 공개법 위반 소지가 있었음에도 무리하게 수사 기록을 공개했으며, 이마저도 의도적인 짜깁기로 수석부장을 임원으로 둔갑시켜 사실 관계를 왜곡했다"며 “이 부분에 대한 해명이 우선돼야 한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또 “한화오션 측의 무리한 억지 주장은 2년 6개월 가까이 진행된 국군방첩사령부와 울산지방검찰청의 수사에서 이미 확인된 사실"이라고 전했다. 한편 방위사업청은 한화오션의 개념 설계 보고서 활용 문제에 대해 부정당업체 지정 등 행정 처분을 검토 중이지만, 군사 기밀 보호법상 공소 시효 만료로 실질적 제재는 어려운 상황이다. 방산업계에서는 수상함 분야에서 양사의 기술 경쟁력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평가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KDDX 사업이 전력화 시기를 단축하는 한편 해외 유수의 함정들에 앞서는 기술 경쟁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추진하기 위해 두 업체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담론도 제기된다. KDDX 사업은 업체 간 기술 경쟁을 넘어 정치권·해군·방사청의 이해 관계 역시 복잡하게 얽혀 있다. 방사청 등 정부 기관은 안정적 사업 추진을 위해 HD현대중공업 단독 수의 계약에 무게를 둠과 동시에 한화오션의 기술력과 해외 시장 진출 효과를 감안해 공동 설계·분할 건조 등 '원팀 전략'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양측의 자존심 강한 양측의 싸움과 정치권의 압박, 방산 게이트 논란 등으로 사업자 선정은 1년 6개월 가까이 늘어지는 형국이다. 해군 내부에서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주변국 해군력 증강 등 안보 환경 변화에 따라 KDDX의 조기 전력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그러나 업체 간 과열 경쟁과 정치적 변수로 인해 관련 일정이 1년 이상 늦어질 위기에 처해 전력 공백도 우려된다. 이처럼 KDDX 사업자 선정은 정치적 변수와 산업 논리, 해군의 요구,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최종 결정은 이재명 정부의 방산 정책과 해군 현대화 의지, 그리고 '공정한 경쟁'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KDDX 상세 설계·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은 방위사업기획·관리분과위원회에서 안건을 심의한 후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상신하면 최종 결정이 이뤄진다. KDDX 상세 설계·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은 우리 해군의 미래와 K-방산의 글로벌 위상, 그리고 조선 빅2의 운명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때문에 어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두 조선사 중 어느 회사가 경쟁에서 승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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