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두산밥캣 “주주환원율 40%, 2030년 매출 16조 달성”

두산밥캣이 주주환원을 강조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두산밥캣은 16일 주주환원율 강화 정책 및 최소배당금 설정, 자사주 매각 등의 내용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두산밥캣은 지난 10월 주주환원 정책을 올해 안에 발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먼저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율을 국내 동종 업체 및 제조업 평균을 상회하는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지난해 연간 배당금 수준인 주당 1600원을 '최소배당금'으로 설정하고, 투자 안정성 제고를 위해 현재 연 2회 지급하는 배당을 매분기마다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25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는 각 분기말일을 기준일로 주당 배당금을 400원씩 지급한다. 4분기 결산배당금은 주당 최소 400원이며, 주주환원율과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 중 선택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특별 주주환원을 통해 이달부터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도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한 2030년 매출 목표를 연평균 12% 성장한 120억 달러(한화 약 16조 원)로 제시하며, 주주환원과 동시에 사업 성장을 통한 진정한 기업가치 향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글로벌 대표기업 수준의 수익성 달성과 주주환원 시행을 위해서는 M&A와 기술 혁신 등을 통한 매출 성장이 전제되어야 한다"며 “성장을 위한 투자를 자본배치의 우선 순위로 삼고, 이를 통한 결실을 적극적인 주주환원으로 주주 여러분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산밥캣은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의 일환으로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피인수되는 절차를 진행해 왔으나 최근 주가 급락으로 이를 중단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MBK 미공개정보 이용 의심”…금감원에 진정 제출

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가 비밀유지계약을 어기고 과거 자사를 대상으로 한 신규 투자 검토 목적으로 제공받았던 자료를 거꾸로 자사 경영권 접수 시도에 활용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을 냈다. 고려아연은 MBK의 비밀유지계약(NDA) 위반 의혹에 대해 조사 및 검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금감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고려아연 측은 과거 MBK가 고려아연으로부터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 및 고려아연 기업가치를 전망하는 112페이지 분량의 미공개 컨설팅 자료를 넘겨받고 이 정보를 적대적 M&A(인수합병)에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MBK는 2년 전 고려아연 신규 투자를 검토하던 당시 고려아연 측으로부터 '트로이카 드라이브' 관련 자료를 제공받았지만 최종적으로 투자는 진행하지 않았다. MBK와 고려아연이 이와 관련해 체결한 NDA는 지난 5월 종료됐다. 고려아연은 최근 공개적으로 MBK가 당시 투자 검토용으로 제공받은 자사 내부 자료를 활용해 자사 대상 공격적 인수합병을 시도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해왔다. MBK는 이에 대해 당시 고려아연 투자를 검토했던 '스페셜 시튜에이션스' 부문과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는 '바이아웃' 부문이 상호 정보교류가 차단된 채 운영되고 있다면서 고려아연의 의혹 제기를 부인한 바 있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의혹에 대해 “NDA 기한은 올해 5월에 끝났고 (공개매수 선언은) 그 이후의 일"이라며 “관련성이 없는데 왜 자꾸 문제를 삼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고려아연 측은 “(금융감독원에) MBK의 업무와 재산상황 등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검사에 나서 줄 것을 함께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융시장의 안정 또는 건전한 거래질서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의 업무와 재산상황에 관해 검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세아베스틸지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한파’ 속 성장 모색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 및 공급과잉 지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가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세아베스틸지주는 국내·외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실적 반등을 모색한다. 15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지주는 올해 매출 3조1798억원·영업이익 1434억원 등 전년 대비 하락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축소되고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진 탓이다. 중국 경기 침체에 따른 국내 저가 철강재 유입도 불어나는 중으로, 니켈 등 주요 원부재료값 하락도 판가에 악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내년에는 매출 4조원·영업이익 1600억원 수준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아베스틸지주도 지난해 6.7%였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2027년 8%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북미·중동·동남아를 포함한 주요 대륙별 거점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아람코와 손잡고 내년에 현지 최초의 스테인리스 무계목강관 공장을 준공한 뒤 연간 2만t 규모의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무계목강관은 이음새가 없고 높은 내압성 및 내식성에 힘입어 에너지·정유·석유화학 등의 분야에서 쓰인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스테인리스 무계목강관의 판가가 t당 1000만원 이상으로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사우디 공장에서 연간 2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항공 수요 회복에 힘입어 세아항공방산소재 수익성도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9.9%였던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12.0%, 3분기 19.2%까지 확대됐다. 방산용 제품 판매량이 커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세아항공방산소재는 록히드마틴·보잉·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비롯한 기업의 위탁생산(OEM) 인증도 보유하고 있다. 현대위아 등에 고성능 자동차부품용 합금 소재도 공급하고 있다. 북미 특수합금 시장 공략을 위한 미국 생산법인(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도 가동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미국 공장의 생산력은 연간 6000t 규모로, 2026년 준공 및 상업 생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항공·우주를 비롯한 영역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특수합금 시장은 2021년 68억달러(약 9조5000억원)에서 2031년 150억달러(약 21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북미 지역의 시장점유율은 40% 안팎이다. 탄소중립과 전력 수요 대응을 이유로 원전 시장이 커지는 것도 수혜로 작용할 전망이다. 세아베스틸지주는 국내 최초로 미국향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용기(CASK)를 수주했고,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을 통해 국내에서도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업계는 국내에서만 2042년까지 2300개에 달하는 CASK가 설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빛·한울·고리본부 등이 포화상태로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3분기 기준 국내 원전 및 건식저장시설(맥스터)을 비롯한 곳의 저장량은 53만7661다발로 전체 용량의 80%를 넘어섰다. 고준위 방사성방폐물 관리 특별법 제정이 미뤄지는 등 영구저장시설 건립이 늦어지는 만큼 CASK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질 공산이 크다. 사용후핵연료 저장공간을 찾지 못하면 가동 중인 원전을 멈춰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철강 수요가 올해 17억5000만t에서 내년 17억7000만t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는 등 전체 업황은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며 “성장 잠재력이 크고 후발주자의 추격도 어려운 분야를 중심으로 반등을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계엄으로 주가 급락할 줄 알았나…아주스틸 인수 서두른 동국씨엠 ‘씁쓸’

최근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대다수 상장사들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한 발 앞서 인수합병(M&A)을 단행한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지난달 서둘러 인수를 마무리했던 동국씨엠의 아주스틸 M&A가 아쉬운 사례로 거론된다. 최근 한 달 만에 아주스틸의 주가가 23% 이상 줄어든 탓에 좀 더 기다렸다면 투자 비용을 절감했을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다. 1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M&A가 마무리된 아주스틸의 주가는 최근 한 달 만에 크게 떨어졌다. 아주스틸은 지난달 8일 동국씨엠에 피인수되는 본계약이 체결됐다. 지난달 동국씨엠이 인수한 아주스틸 지분은 이학연 전 대표 및 배우자 윤미숙 씨가 보유한 1123만2350주와 신주 1136만주다. 동국씨엠은 인수 대가로 총 1194억원을 지급했다. 옛 대주주가 보유한 구주에 624억원을 새로 발행하는 신주에 570억원을 지급하기로 책정했다. 구주와 신주의 1주당 단가는 각각 5555원과 5019원으로 결정된 것으로 추산된다. 계약 전일 아주스틸의 주가가 5040원이었음을 감안하면 구주는 약간의 프리미엄이, 신주는 시세보다 낮게 책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 결과 구주와 신주를 모두 포함한 1주당 단가는 5286원으로 결정됐다. 아쉬운 점은 인수 계약 이후 최근 한 달 동안 아주스틸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아주스틸 주가는 지난 8일 3715원으로 전저점을 기록했고 지난 13일 4060원으로 다소 반등했으나 여전히 계엄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3일 종가인 4060원은 계약 당시 1주당 단가인 5286원 보다 23.57% 떨어진 수준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동국씨엠이 자체적으로 인수 합병을 서둘러 마무리했다는 점이다. 동국씨엠은 지난 8월부터 아주스틸 기존 대주주와 지분인수관련 기본계약을 체결하고 자세한 인수 합병 방안을 논의해왔다. 기존 방안에 따르면 본계약은 지난달이 아니라 이달 27일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양 측이 절차를 서두르기로 합의하면서 지난달 8일 본계약을 마무리했다. 만약 본계약이 예정대로 이달 진행됐다면 동국씨엠의 아주스틸 인수 비용은 20% 가량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익의 극대화보다 M&A의 성사에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저점에서 인수하기 위해 더 기다렸다면 기존 대주주의 이익이 너무 줄어 매각이 무산될 수 있었다는 관측이다. 또 기왕 인수하기로 결정했다면 하루 빨리 인수해서 시너지를 내는 편이 낫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동국홀딩스 출범 이후 M&A 첫 대상으로 아주스틸이 낙점된 만큼 이익 극대화보다 M&A 성사 쪽에 방점을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을 판매하고 있는 동국씨엠 입장에서 컬러강판 시장에서 상당한 입지가 있는 아주스틸은 절대 놓칠 수 없는 기업이라는 시각이다. 실제 컬러강판 시장에서 동국씨엠은 29.7% 가량의 점유율로 포스코스틸리온, KG스틸 등과 경쟁하고 있었는데 아주스틸의 5% 점유율이 합쳐지면 34% 수준으로 확고한 시장 1위로 발돋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M&A에서는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동국제강 구매실장(전무)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하면 역시 이익 극대화보다 성사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동국씨엠 입장에서는 피인수 직후 아주스틸 주가가 크게 떨어져 다소 손해본 기분이 들 수 있지만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을 것"이라며 “홀딩스 체제 출범 이후 첫 시도에다 장 전무가 주도한 M&A가 실패하지 않고 성공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룹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성과"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한국자원경제학회 ‘에너지 대상’ 수상

두산에너빌리티는 박지원 회장이 '2024 한국자원경제학회 학술상' 시상식에서 에너지 대상을 수상했다고 15일 밝혔다. 박 회장은 국내 대표 발전소 주기기 제작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를 24년째 경영해 오며 대형 원전 주요 기기 제작 국산화와 대한민국 가스 터빈, 해상 풍력 발전기 독자 모델 확보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수상자로 선정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3년부터 340여 개의 국내 산∙학∙연과 함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 착수했으며, 1조원 이상의 자체 투자와 기술 개발로 2019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김포 열병합 발전소에 첫 공급한 가스터빈이 지난해 상업 운전에 성공하며 수주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5년간 국내에서 가스터빈 관련 7조원 이상 수주를 목표로 사업을 가속화할 계획이며, 2027년을 목표로 100% 수소를 연료로 하는 초대형 발전용 수소 터빈도 개발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980년대부터 쌓아온 원전 주기기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표준형 대형원전인 APR 1400 주기기 국산화에 성공했다. 또 국내를 비롯, 미국·캐나다·UAE·중국·대만 등 전세계 원자력 발전소에 원자로 34기·증기 발생기 124기를 제작해 공급했다. 아울러 전세계 다수의 소형 모듈 원자로(SMR) 개발사들과 협력하며 SMR 핵심 기자재 수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최초 해상 풍력 단지인 제주 탐라해상풍력을 준공한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풍력 전문 기업들과 손잡고 해상풍력 사업 경쟁력 제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한국형 초대형 풍력 발전 시스템 공급망 원가 절감 기술 개발 국책 과제' 주관 기업으로 선정됐으며, 이에 따른 연구·개발(R&D)과 공장 증설에 500억원 이상 자체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박 회장은 “오늘 수상은 발전소 주요 기자재를 국산화해 제작하고 공급하는 등 국내 발전 산업에 기여한 산∙학∙연이 함께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국내 무탄소 에너지 산업 생태계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영풍정밀, 영풍 경영진에 주주대표 소송 제기…“회사에 9300억원 규모 손해” 주장

영풍의 주주인 영풍정밀이 영풍의 장형진 고문과 박영민, 배상윤 대표이사 등 등기이사 5인을 상대로 9300억원 규모의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영풍의 전현직 경영진 등에 대해 배임 혐의로 고소한 데 이어 이번엔 배임적 행위로 인해회사에 끼친 손해액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영풍정밀은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장형진 영풍 고문과 박영민·배상윤 대표이사, 박병욱·박정옥·최창원 사외이사 등 등기이사 5명을 상대로 주주대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13일 밝혔다. 영풍이 고려아연 적대적 M&A를 위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각종 배임적 행위로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끼치고 결과적으로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이로 인한 손해액이 최소 930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영풍정밀의 평가다. 특히 소장에는 영풍이 MBK와 맺은 '경영협력계약' 문제점과 이로 인해 회사가 입은 손해 정도에 구체적인 내용도 담겼다. 먼저 영풍은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 주식과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할 고려아연 주식의 독자적 의결권 행사를 포기했다. 구체적으로 영풍은 이사 선임을 위한 의결권을 MBK와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했고,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의결권 역시 상호 협조하기로 했다. 그 결과 MBK는 공개매수 종료 시점 기준으로 영풍과 공동으로 확보한 합계 지분 38.47% 가운데 5.32%만 확보하고도 사실상 고려아연의 최대주주 지위와 권한을 행사하는 특혜를 받았다. 영풍은 이 밖에도 MBK에 아무 대가 없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콜옵션을 부여했다. MBK가 영풍보다 1주 더 많은 주식을 보유할 수 있도록 콜옵션 행사 권리를 부여했는데, 영풍정밀은 이를 배임적 행위로 판단했다. 아울러 영풍정밀은 영풍 주주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내용의 경영협력계약을 체결하면서 정작 주주들의 의사는 전혀 묻지 않아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합리적 이유나 동기 없이 제대로 된 검토도 이뤄지지 않은 채 절차가 진행돼 상법상 선관주의 의무와 충실 의무에도 위배된다는 시각이다. 한편 영풍정밀은 앞서 지난 9월 장 고문과 사외이사 3인 그리고 이들과 손잡은 MBK와 김광일 MBK 부회장 등을 검찰에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계엄발 주가 급락에 승계 작업?… 재벌 3세 등 오너가 자사주 매입 활발

최근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재벌 3세들의 승계 작업이 가속화되고 있다. 재벌 3세 등 오너가 인물이 주가가 급락한 틈을 포착해 23억원에 가까운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향후 정국 불안으로 주가 하락기가 이어진다면 이 같은 승계 작업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저녁 계엄 사태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재벌 3세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르고 있다. 계엄 사태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된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 정도의 기간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너가 인물이 자사주 매입 규모는 22억8484만원에 달한다. 오너가 인물 중 대다수는 최대주주 본인이 아니라 그들의 자녀나 손녀 등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으로 박안식 대창단조 회장의 장남인 박권일 대표는 1억원 이상 자금을 투자해 자사주 2만5000주를 장내 매입해 지분율을 기존 2.19%에서 2.68%로 0.49%포인트(p) 늘렸다. 태원물산의 오너 3세인 남윤현 상무보도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합계 2만444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 기간 지분율을 기존 0.96%에서 1.28%로 0.32%p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DSR제강의 오너 3세이자 걸그룹 에이핑크 멤버로 활동했던 홍유경 본부장과 그 형제인 홍승현 본부장도 4~6일 동안 자사주를 각각 5923주와 1만1817주 매입했다. 이를 통해 홍승현 본부장은 4.08%에서 4.16%로 0.08%p, 홍유경 본부장은 2.16%에서 2.2%로 0.04%p 지분율을 늘렸다. 동성케미컬 오너 3세인 백진우 대표도 자사주를 매입했다. 동성케미컬 최대주주인 백정호 회장의 장남인 백 대표는 이 기간 2582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다소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이들 재벌 3세는 언젠가 기업을 승계해야하는 상황에서 최근 정국 혼란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보유 현금을 활용해 바로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코스피지수는 지난 3일 2500.10포인트로 마감한 이후 계엄 사태가 발생하면서 4일부터 9일까지 나흘 연속 하락해 9일에는 2360.58포인트로 저점을 기록했다. 이후 10~11일 반등하면서 2442.51포인트까지 상승했으나 아직 계엄 사태 이전까지 회복하지는 못한 모습이다. 재벌 3~4세는 한정된 자금으로 최대한 많은 자사주를 확보해야 안정적으로 승계를 할 수 있기에 회사의 주가 하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상속·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회사의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는 식으로 승계 절차를 준비해나가는 사례가 다수 보인다. 재계에서는 정국 불안으로 주가 하락이 지속된다면 재벌 3~4세의 승계 작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당장 활용할 수 있는 현금을 활용해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지만 한동안 주가 하락이 이어진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면 추가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자사주를 매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들 중 상당수는 최근 회사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는 등 승계를 준비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며 “정국 불안으로 주가 하락이 지속된다면 이들 뿐 아니라 대기업그룹에서도 승계 절차를 서두를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합리화…“계획 대비 영업익 2배”

고려아연이 온산제련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한 '합리화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연초 사업계획 대비 2배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조업 프로세스 개선 △에너지효율 향상 △원가경쟁력 강화로 8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예상한다고 11일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전기요금을 비롯한 에너지 비용 및 제련수수료(TC) 하락에 따른 주원료비 상승으로 올해 매출 6조8282억원·영업이익 4078억원 수준의 사업계획을 설정한 바 있다. 직전 5개년 평균 영업이익률의 절반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정태웅 제련사업부문 사장 등 최고경영진과 현장직원을 아우르는 구성원들이 합심해 위기 극복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울산에 거처를 마련하고 매주 2~3일은 온산제련소, 나머지는 서울 본사에서 현장과 본사의 소통을 이끌었다. 이제중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비롯한 인원은 서울-온산제련소간 공정기술 회의를 통해 수익성 증대 및 기술력 고도화를 통한 조업 개선에 일조했다. 주요 생산품인 연(납) 생산량을 기존 연간 계획인 42만t 보다 3만t 높였고, 물류시스템 개선으로 관련 비용도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억제했다. 테마별 제조원가 관리활동 등도 추진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중국 덤핑 공세로 국내 철강업계가 흔들리고, 비철금속 시장도 여러가지 요인들로 인해 내년 금속시장의 업황 전망이 밝지 못하다"며 “전 세계적인 공급망 내재화 및 급변하는 대외환경 변화에 맞춰 경쟁력 있는 제련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타사 대비 높은 수준의 경영성과를 계속 이어 나가는 것은 단기간의 이익을 내려는 투기자본은 절대 해낼 수 없는 현 경영진의 탁월한 경영능력과 전사 임직원 모두가 상호 간에 쌓여온 오래된 신뢰와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두산, 사업재편 없어도 에너빌리티·로보틱스 성장 모색

두산그룹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사업구조 재편이 급격한 외부환경 변화 등으로 무산된 가운데, 두산 측은 성장을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11일 두산에너빌리티에 따르면 현재 대형 원전의 경우 아랍에미리트(UAE)와 폴란드 등에서 10기 이상의 수주를 추진 중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체코 원전의 경우 계엄 사태로 안개가 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지만,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이 맞선다. 체코 정부가 프랑스 전력공사(EDF) 보다 두산에너빌리티·한국수력원자력 등 '팀 코리아'의 원전이 더 우수하다고 평가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는 두코바니 지역에 1000MW급 원전 2기를 짓는 것으로, 총 사업비는 24조원에 달한다.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논의가 진행 중이었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당시 한국을 찾은 현지 정부 관계자는 정해진 예산과 기간으로 발전소 건설이 가능한지가 중요 포인트라고 밝힌 바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으로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워졌지만, 2035년 5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공략을 위한 설비투자 등은 지속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3분기말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은 2조2876억원 규모다. 이를 모두 경쟁력 강화에 쏟지 못한다 해도 기존 수주목표(5년간 모듈 62기)에 맞는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두산밥캣으로부터 연간 약 750억원에 달하는 배당수익도 들어온다. 가스터빈의 경우 2038년까지 발전용 제품 누적 수주 100기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38년 서비스 부문에서만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북미 자회사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도 높이고 있다. 충북 영동군을 필두로 국내 양수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양수발전은 심야·잉여전력으로 하부댐에 있는 물을 상부로 끌어올렸다가 필요시 내려보내면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화재 위험성이 낮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에 따르면 2038년까지 장주기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에 필요한 양수발전 용량은 5.7GW에 달한다. 양수발전소 9기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발주되는 계약은 조단위로 예상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울산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에 핵심기자재를 공급하고, 발전공기업·중소기업과 10MW급 발전기 국산화에 나서는 등 해상풍력 포트폴리오도 다진다는 전략이다. 한편 두산로보틱스는 밥캣의 자금력을 활용해 성장성을 높이는 구상이 무위로 돌아간 아쉬운 점이 크다. 그러나 올 3분기까지 협동로봇 암을 만드는 수원공장에서 1229대를 생산하는 등 지난해 1352대 뿐 아니라 2022년 1580대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71.82%에서 지난해 61.45%로 낮아졌던 가동률이 올해는 74.48%로 회복된 덕분이다. 수원에서는 제2공장 신설과 자동화 설비 도입으로 2026년까지 연간 생산력을 1만1000대로 늘린다는 목표다. 내년 3억6000만달러(약 5157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국내 협동로봇 시장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함이다. 한국은 전세계 협동로봇 판매량 4위 시장이다. 두산로보틱스는 3년 안에 고객 편의성을 높인 2세대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등과 손잡고 협동로봇을 활용한 전기차 자동 충전 솔루션도 개발 중으로, 메가MGC커피에 협동로봇 바리스타 솔루션도 공급한 바 있다. 해외에서도 북미·유럽·아시아 지역에서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자동화율을 높이는 등 생산성 향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3분기말 현금성 자산도 2846억원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에서 언급하던 시너지 창출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면서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노동력 부족 및 인건비 상승으로 촉진되는 로봇 수요를 공략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노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철강업계, 연말 실적 반등 난항…제품값 약보합세

국내 철강사들의 겨울이 날씨 만큼이나 추울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중국 내 철강재 재고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제품값 반등이 이뤄지지 않을 만큼 수요가 부진한 탓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연구원(KIET)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업종별 12월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철강은 78로 제조업 평균(96)을 크게 하회했다. 11월에 100을 넘었다가 다시 하락 전환한 것도 특징이다. 이 지수는 기준치(100)를 중심으로 200에 가까워질수록 전월 대비 업황이 좋을 것으로 본 전문가가 많고, 반대로 0에 수렴할수록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강했다는 의미다. 이같은 흐름은 제품값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철근 유통가격 하락을 비롯한 요소가 작용한 셈이다. 박성봉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내 열연 유통가가 t당 82만원으로 전주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열연 수입유통가(75만원, -1.3%) △철근 유통가(71만5000원, -0.7%) △후판 유통가(91만원, -1.1%) 등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저가 철강재의 국내 유입이 지속되는 것도 문제다. 한국철강협회는 올 1~10월 중국산 후판 수입량이 104만t에 달했다고 밝혔다. 선재 수입량도 62만t 규모로 이미 2020년 연간 물량과 맞먹는다. 중국 철강사들의 감산 가능성이 낮은 것도 제품값 약보합세를 점치게 만드는 이유다. 김윤상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서베이 가동률이 11월8일 82.3%에서 지난 6일 81.5%로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지 유통 재고는 906만t 규모로 2020년 이후 최저치다. 건설사들의 잇따른 부도 신고를 비롯한 전방산업 부진이 지속되는 것도 업황 침체를 가속화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공장 셧다운을 단행하는 등 생산량 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이조차 수용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KIET의 설문조사에서도 철강 내수 전망치가 기준치 이상이었던 적은 여러차례지만, 내수 현황 지수가 최근 19개월간 기준치를 넘은 것은 지난해 9월(108) 한 번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도 89에 머물렀다. 12월 전망치는 67로 매우 좋지 않다. 업계는 지난달 중국 철강 구매자관리지수(PMI)가 50.6포인트까지 낮아졌으나, 겨울철 비수기를 지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으나, 상하이를 비롯한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지난달 주택 시장이 회복되는 등 수요가 촉진될 수 있는 요소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을 비롯해 성장이 기대되는 지역 내 생산 확대로 어려움을 돌파하려는 행보도 가속화되고 있다. 내년 수출액이 올해 대비 5.0%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연합(EU)·일본 수요 개선과 원자재값 반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10.0%p 높아진다는 것이다. 다만 내수는 건설경기 부진, 조선·자동차용 판재류 수요 둔화 등에 발목이 잡히며 전년 대비 2% 가량 줄어든 4650만t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분기 국내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수주잔고는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2기에서 대미 수출쿼터(할당량) 축소가 이뤄지면 상황이 더욱 어려워진다"며 “신흥국 생산량 확대 등으로 글로벌 공급과잉도 지속되는 만큼 고부가 제품 연구개발(R&D) 지원을 비롯한 솔루션에 더욱 힘을 실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