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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그룹, 스페셜티 소재로 화학 사업 고도화…글로벌 시장 정조준

삼양그룹이 화학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글로벌 스페셜티 소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창립 100주년을 맞아 발표한 새로운 기업 슬로건 '생활의 잠재력을 깨웁니다. 인류의 미래를 바꿉니다'를 실현하기 위한 체질 개선의 일환이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삼양그룹은 지난해 화학 그룹을 두 개로 재편하고 스페셜티 소재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이에 따라 삼양에코테크·삼양사·삼양이노켐·삼양케이씨아이 등 주요 화학 계열사들이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삼양그룹의 페트병 재활용 전문 계열사인 삼양에코테크는 생산-유통-재활용으로 이어지는 페트 순환 체계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2022년 설립된 삼양에코테크는 폐 페트병을 물리적으로 재활용해 페트 플레이크와 페트칩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자사 제품이 식품 용기용 재생 원료로 환경부와 식약처 인증을 모두 획득하며 식품용 재생소재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이는 투명·유색 병이 혼합된 원료를 활용한 재생 페트칩으로는 국내 최초 사례다. 관련 법 개정에 따라 재생 원료 사용 의무가 강화될 예정인 만큼, 삼양에코테크의 사업 확장도 기대된다. 국내 이온 교환 수지 시장을 선도해온 삼양사는 바이오 의약품 정제용 고기능성 수지 국산화에 착수했다. 최근 아가로스 수지 전문기업 퓨리오젠과 업무 협약을 맺고 항체·펩타이드 정제에 필수적인 아가로스 수지 개발에 나선 것이다. 국내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약 4조7000억원 규모이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삼양사는 그동안 축적된 이온 교환 수지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재 자립화를 이끌고 고순도 바이오 수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삼양이노켐은 친환경 바이오매스 기반 소재 '이소소르비드'를 통해 전기차 접착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옥수수 유래 전분에서 추출한 이소소르비드는 내열성과 내화학성이 뛰어나며, BPA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친환경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2022년 전북 군산에 세계 두 번째, 국내 최초의 이소소르비드 생산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CWIEME 2024' 전시회에서는 이소소르비드 기반 전기차 모터코어 접착제를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국내 모터코어 제조사를 통해 양산화에 성공했으며, 올해 다양한 전기차 차종에 적용될 예정이다. 퍼스널 케어 소재 전문 계열사 삼양케이씨아이는 글로벌 250여개 기업에 화장품 원료를 공급하고 있으며, 차별화된 신소재 개발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대표 소재인 MPC는 피부 세포막을 모방한 생체친화적 물질로, 화장품뿐 아니라 콘택트렌즈, 의료기기 등에도 쓰이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오매스 기반 DMI, 천연 유래 계면활성제, 생분해성 컨디셔닝 폴리머 등을 개발해 친환경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신기술 '엔캡가드(Encapguard)'를 통해 유효 성분을 피부에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DDS 기반의 전달 시스템을 스킨 케어 제품에 적용, 퍼스널 케어 분야의 플랫폼 기술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효성 故조석래 명예회장 1주기…‘산업보국’ 철학 되새긴다

효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오는 29일 별세 1주기를 맞는다. 가족과 회사 임원들은 추모행사를 열고 고인의 '산업보국' 정신을 되새긴다는 예정이다. 28일 효성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효성과 삼남 조현상 부회장이 이끄는 HS효성은 조 명예회장 1주기 추모 행사를 함께 개최한다. 추모식은 29일 서울 마포구 효성 본사에서 양측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며, 이후 조현준 회장, 조현상 부회장 등은 경기도에 위치한 선영에서 별도의 추모 행사를 진행한다. 참석자들은 경영 혁신과 사업의 글로벌화를 추진해 효성을 세계적 섬유·화학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명예회장은 임종을 앞두고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사업을 번창시키라는 취지의 '산업보국' 메시지를 가족에게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은 1년 전인 지난해 3월 29일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35년 고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태어난 조 명예회장은 1966년부터 부친과 함께 기업인의 길을 걸었다. 1982년 효성중공업 회장으로 취임해 2017년 고령과 건강상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35년간 그룹 경영 전반을 챙겼다. 특히 기술과 품질을 최우선시하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주력 제품인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를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자리에 올려놓으며 효성을 대표 수출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대외적으로는 한미재계회의, 한일경제협회장 등을 이끌며 한국과 외국 기업 간 가교 역할을 하며 민간 외교에도 앞장섰다. 2007∼2011년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아 활동했다. 조 명예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2017년부터 효성의 경영은 창업 2세에서 3세로 넘어갔다. 이후 조 회장은 섬유 등 전통 사업 영역에서, 조 부회장은 산업용 소재 부문에서 독립적인 경영 활동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7월 조 부회장이 이끄는 신설 지주회사 HS효성이 효성에서 인적분할해 출범한 것도 그 일환이다. 조 명예회장은 '형제의 난'으로 가족과 의절한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에게도 최소 법정 상속분인 유류분을 웃도는 재산을 물려주겠다는 유언을 남긴 바 있다. 이에 따른 지분 상속도 마무리됐으며, 조 전 부사장은 상속 재산을 전액 공익재단 설립에 출연해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단빛재단'을 설립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올해 설비투자 1조 이상 축소”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1조 원 이상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4기 LG화학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올해 2조5000억~2조7000억원 규모의 사업 계획을 해놨지만, 현금흐름이 중요하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고려해 1조원 이상 투자 규모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금흐름 개선을 위한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매각, LG에너지솔루션 지분 활용 등에 대해선 “여러 옵션 중 하나로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정부가 상반기 중 발표할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강화 후속 대책에 대해 신 부회장은 “연구·개발(R&D) 세제 혜택 등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국책 과제 등을 통해 기술 개발에 협조하는 부분도 논의가 되고 있다"고 답했다. 신 부회장은 주총에서 “올해는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과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중동의 대규모 증설로 석유화학 공급과잉 상황이 지속되고, 전기차 배터리의 수요도 글로벌 정책 기조의 변동성 심화로 급격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올해 달성할 세 가지 목표로 △3대 신성장 동력의 질적인 성장을 통한 포트폴리오 고도화 △성과 중심 R&D로의 전환 가속화 △사업의 근본적 경쟁력 강화를 통한 현금흐름 개선 등을 제시했다. 3대 신성장 동력 중 전지재료는 경쟁우위를 강화하고, 지속가능성 소재는 차별화가 가능한 분야를 선별해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약은 기존 과제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후기 단계의 항암 자산 확보를 적극 추진한다. 신 부회장은 “기존 R&D 과제 재정비 및 신규 과제 발굴에 힘쓰며 내부 자원 최적화뿐만 아니라 외부 협력 및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DX) 활동을 가속하겠다"며 “R&D 성과가 실질적 사업 성과로 이어지도록 세부 조직의 미션을 체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모든 비용을 제로 베이스(Zero Base)에서 면밀히 분석 후 내부 효율성을 개선하고, 효율적인 투자를 위한 우선순위 조정과 최적의 자원 투입으로 재무 건전성을 지속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기 주총에서는 △제24기 재무제표 승인 △배당절차 개선과 지점 등 설치 관련 정관 변경 △사내이사 신학철 재선임 △기타비상무이사 권봉석 재선임 △감사위원 조화순·이현주 재선임 등의 안건이 모두 원안 가결됐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석화 7사, 작년 자산 3조 넘게 팔며 버텼다

업황 부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해상 운임이 폭등해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전반적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수급 전망을 감안하면 우호적이지 않은 영업 환경이 지속돼 신용 등급 하락에 따른 이자 비용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재무 압박 탈출을 기하고자 조단위 자산·사업부 매각이 이뤄지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SKC·효성화학 등 국내 7개 석유화학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4520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 스트림 회사들은 대체로 연간 영업 적자를 봤고, 각 사별로는 범용 올레핀 계열의 부진 영향이 큰 롯데케미칼의 영업손실이 8941억원으로 가장 컸다. 석화 부문은 2023년에 이어 작년에도 영업적자를 내는 등 부진한 실적이 지속되고 있다. 석화 영업 환경 회복은 점점 늦어지고 있고, 전지 부문도 비 우호적 정책 변화 등을 감안하면 단기 수익성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시장 평가다. 또한 원유에서 나온 중질 나프타를 정제해 만든 석화 제품인 'PX 스프레드'의 약세로 한화토탈에너지스와 SK지오센트릭의 수익성 저하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하반기 중 유가가 하락 안정화 경향을 보이며 가솔린 블렌딩 수요는 위축됐다. 올해 중에는 신규 증설 부담에 유가 하방 압력이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아로마틱 제품 스프레드는 과거보다 더욱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 과잉 영향이 극심한 프로필렌 계열 제품 중심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효성화학은 작년 영업손실액이 1705억원으로 대규모 적자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액화 석유 가스(LPG)와 같은 원자재값은 과거보다 낮아졌지만 여내 프로필렌 계열 증설 탓에 경쟁이 심해지고, 해상 운임의 급등은 수익성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40피트 컨테이너 기준 해상 운임은 올해 1월 2500달러 선으로, 과거보다 하락했지만 2023년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재무 구조를 개선할 목적으로 석화업계는 자산·사업부 매각에 나섰다. 낮은 수익성과 투자 자금 소요 탓에 차입 부담이 과거보다 대폭 늘어서다. 롯데케미칼·SK지오센트릭·한화솔루션·SKC·효성화학 5개사의 매각 규모는 3조2453억원에 이른다. 이와 같은 노력에도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 △유가 상승 △신규 투자 부담 확대 △중국 자급률 상승 등으로 향후 12개월 간 국내 석화업계의 수익성은 저조한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부진한 사업 실적과 운전자본과 확대된 이자 비용 등을 자체 현금 창출 능력으로 대응하지 못해 재무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LG화학의 차입금은 2022년 말 1조2818억원 수준이었지만 작년 말에는 2조4415억원으로 2배 가량 확대됐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석유화학 업계의 신용 위험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재무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차입 의존도가 높아지면 신용 등급 하락과 이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기업들은 추가적인 사업 구조 조정이나 자산 매각을 단행해야 하는 악순환에 직면할 우려가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승계 핵심’ 한화에너지 차입금 2배 증가…IPO로 재무 개선 노린다

한화그룹 오너 3세의 승계 핵심 계열사인 '한화에너지'가 기업상장(IPO)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과 추가 투자 자금 마련에 나선다. 지난 2021년 자회사인 한화종합화학(현 한화임팩트)의 IPO 철회 이후 2배 가까이 늘어난 한화에너지의 차입금을 줄이고 ㈜한화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주요 국내 증권사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 요청서(RFP)를 배포했다. 재계에서는 한화에너지가 신속히 상장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오너 3세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승계의 핵심으로 꼽혀왔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50%,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각각 25%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 오너 3세들이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부터 한화에너지의 그룹 내 위상이 달라지기도 했다. 2015년 삼성과 한화그룹의 빅딜 과정에서 한화에너지가 전면에 나서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30%를 확보하기도 했다. 빅딜 당시부터 예정됐던 한화종합화학의 향후 IPO 작업을 통해 한화그룹 계열사 한 곳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한화그룹이 전략적으로 한화에너지에 기회를 부여한 것이다. 하지만 계획했던 기업가치 제고 등의 효과는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한화종합화학은 지난 2021년 한국거레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면 IPO 절차에 본격 도입했다. 하지만 당시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한화그룹이 원하는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게 되면서 결국 IPO를 철회하게 됐다. 동시에 기존 주주인 한화에너지는 한화솔루션과 함꼐 삼성물산, 삼성SDI가 빅딜 이후에도 보유하고 있던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24.1%를 1조원에 인수하게 된다. 이후 한화종합화학은 사명을 현재의 한화임팩트로 변경해 국내외 미래 성장 산업에 투자를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을 늘렸다. 한화에너지도 자체적으로 태양광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 진행해왔다. 한화종합화학의 IPO의 철회로 승계 작업이 지연되면서 좀 더 투자를 확대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후 투자 과정에서 한화에너지의 차입금이 크게 늘었다. 한화종합화학의 IPO 철회 직전인 2020년 말 한화에너지의 총차입금은 2조7092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9월 말 5조3005억원으로 95.65% 늘었다. 이 기간 한화에너지의 자산총계는 4조8403억원에서 13조434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차입금을 늘려 자산을 순조롭게 늘려나갔다. 그러나 차입금이 너무 크게 늘어나면서 이자비용도 늘어나 한화에너지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IPO로 자금을 확보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승계를 위해서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추가적인 투자도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장기적으로 승계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한화와의 가치 격차를 좁힐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9월 말 한화의 자산총계는 222조2727억원으로 한화에너지의 16배가 넘는 수준이다. ㈜한화에 대한 지배력을 지속적으로 늘려가는 것도 관건이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에 대한 지분 22.16%를 보유한 2대 주주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22.65%)이 보유한 지분을 따라잡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승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너 3세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한화에너지 등의 자산가치를 높이기 위한 시도를 꾸준히 진행해왔으며, 이번 IPO도 그러한 과정의 일환"이라며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추가 투자를 진행해 향후 승계의 버팀목으로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U 항공유 탄소 규제 강화…정유사 ‘30조 SAF’ 공략 숙제

전세계적 탄소 중립 규제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항공 유관 단체들은 지속 가능한 항공유(SAF) 도입 확대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SAF에 대한 투자를 통해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국내 정유업계는 공급량 확대 외에도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10일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에 따르면 승객 한 명이 1km를 이동할 때마다 단거리 기준 여객기는 255g 수준의 탄소 발자국을 남기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버스 105g, 디젤 중형차 171g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항공기는 자동차와 달리 전기 또는 수소를 동력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기존 석유 기반 연료 대신 목질·콩기름·폐식용유 등 바이오 매스에서 추출한 SAF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SAF를 항공 부문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 조치로 제안했고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SAF 혼합 비율을 2%로 시작해 2030년 27%, 2050년 63%까지 확대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항공사들이 SAF를 사용하면 2050년까지 항공업계 탄소 배출 제로화 달성에 65% 가량 기여할 수 있고, 2022년 24만톤에 불과했던 수요량은 2030년 1834만톤으로 76.41배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SAF의 높은 가격은 항공사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IATA는 SAF 가격이 2022년 기준 톤당 2400달러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대한항공이 SAF 도입 실험을 진행한 결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기존 연료 대비 비용이 8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는 작년 8월 'SAF 확산 전략'을 공동 발표했다. 관계 당국들의 전략은 △SAF 급유 상용 운항 △ 민관 협력을 통한 자율적 SAF 사용 촉진 △SAF 혼합 의무화 제도 도입 △국내 SAF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 지원 △다양한 원료 기반 SAF 생산 기술 고도화 △바이오 연료 전반 공급망 경쟁력 강화 △SAF 법제화 및 품질 관리 △SAF 탄소 감축 관리 체계 마련 등을 골자로 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세계 항공유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1080만3000톤으로 압도적인 수출량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에서야 대한항공·티웨이항공·아시아나항공·이스타항공·제주항공·진에어가 SAF를 상용 운항에 사용해 전세계 20번째로 등재돼 후발 주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SAF를 대량 생산해 수출하기 위해서는 전용 생산 시설이 필요한데, 조단위의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돼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모더 인텔리전스는 SAF 시장 규모가 2021년 7억4550만달러(약 1조841억원)에서 오는 2027년 215억달러(약 31조2653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HD현대오일뱅크는 2021년 6월 대한항공과 바이오 항공유 제조 및 사용 기반 조성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고, 작년 6월에는 일본 전일본공수(ANA)에 첫 공급을 시작해 국내 첫 SAF 수출 기록을 세웠다. 에쓰오일은 작년 9월부터 SAF를 대한항공에 처음으로 납품해 국내 공항 출발 상용 운항 정기 노선 여객기 첫 공급 타이틀을 따냈다. GS칼텍스는 업계 최초로 국제항공 탄소 감축·상쇄 제도(CORSIA) 인증을 받은 SAF를 작년 9월 SAF를 일본에 수출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SK에너지는 유럽 첫 수출에 성공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최악의 화학업’ 연초 1조4000억 급전 당겼다… 회사채 2.2배 늘려

국내 대형 화학사들이 올해 업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중국 화학업체가 일반 제품 생산설비를 대규모로 증설한 탓에 기존의 사업 방식이 구조적 한계에 봉착한 것과 관계가 깊다. 국내 화학사들이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지 못한다면 생존을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부가가치 혹은 이차전지 관련 제품 생산을 위해 투자금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화학사의 올해 회사채를 대규모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올해 1~2월 기간 동안 국내 주요 6개 화학사(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 한화토탈에너지스 SK지오센트릭)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1조42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2월 동안 6500억원에 그쳤던 것에 비해서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동안은 SK지오센트릭과 한화솔루션만이 회사채를 발행한 반면 올해는 LG화학과 한화토탈에너지스가 포함돼 6개사 중에 4개사가 발행을 진행했다. 지난해 말 롯데케미칼이 실적 악화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해 회사채를 발행할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호석유화학을 제외하고 모두 회사채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다. 이들 대형 화학사는 대기업그룹 계열사로 안정성이 높다는 점이 부각돼 대규모 자금이 몰렸다. 특히 LG화학의 경우 당초 3000억원을 목표했지만 수요예측에서 1조6750억원이 몰리면서 최종적으로 6000억원을 발행했다. SK지오센트릭과 한화토탈에너지스도 각각 3000억원, 3200억원을 조달하는 등 대부분 목표치를 초과하는 자금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업황이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형 화학사들이 적극적으로 자금을 조달한 것은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국내 대형 화학사는 이차전지 및 첨단 산업 소재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등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국내 대형 화학사의 가장 큰 경쟁자인 중국 업체와의 경쟁을 의식한 조치로 분석된다. 최근 중국 업체는 일반 화학 제품 생산을 위해서 대규모로 생산 설비를 늘리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증설 규모를 살펴보면 국내 화학사의 생산능력의 2~3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증설의 결과로 지난해부터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공급 과잉 국면에 진입해 국내 화학사들이 대규모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향후 국내 화학사가 생산원가가 낮은 중국산 일반 화학 제품과의 경쟁을 이겨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효성화학의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롯데케미칼의 해외 자회사 지분 유동화, LG화학의 스티렌모노머(SM) 생산 중단 등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국내 대형 화학사들이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이나 이차전지·첨단 산업 소재 등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에 실패할 경우 재무 리스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1~2월 국내 기준금리가 3% 수준으로 전년 동월 3.5%보다는 하향조정됐으나 전체적으로는 고금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올해 중국 업체의 증설로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의 업황이 악화되면서 국내 대형 화학사들이 자금을 조달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이차전지나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보하지 못하면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특수가스 매각’에도 역부족… 효성화학, 올해도 정상화 작업 이어진다

효성화학이 특수가스 사업부를 계열사에 매각하면서 자본을 확충하는데 성공했다. 9200억원의 매각 대금을 확보해 당장의 자본잠식 문제는 해결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효성화학의 차입금이 2조원 넘게 남아있어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주력 사업으로 낙점한 폴리프로필렌(PP) 이외에 비주력 사업부 상당부분에 대한 매각 작업을 올해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6일 재계와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지난해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으로 전환됐으나, 올해 1월 말 기준 특수가스(NF3) 사업부 양도 차익을 인식하면서 자본잠심 상황을 해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특수가스 사업부를 계열사 효성티앤씨에 매각하는 양수도 계약이 1월 31일부로 효력이 발생해, 해당 시점에서 처분 이익을 인식하게 된 탓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월 말 기준 효성화학의 자기자본을 3597억원으로 추산했다. 당장의 자본잠식 문제는 넘겼으나 문제는 앞으로도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효성화학은 지난 2021년 말 자기자본 5014억원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3년 만에 이를 모두 소진하고 자본잠식으로 직행했다. 3597억원 규모의 자기자본을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9월 말 효성화학의 총차입금(연결 기준)은 2조660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9779.3%, 차입금의존도 82.8%로 재무 건전성이 매우 악화된 상황이다. 지난해 누적 3분기(1~9월)까지 효성화학이 지급한 이자비용은 1371억원으로, 지난 2022년과 2023년 연간 1011억원과 1731억원에 이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중국 업체의 증설 규모를 크게 늘려 국내 화학기업의 업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1~2년 안에 다시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효성화학은 최근 3년 동안 적자의 늪에서 회복하지 못했으며, 이 기간 누적 적자 규모가 6769억원까지 늘었다. 효성화학은 이 같은 재무구조와 적자에서 회복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특수가스 사업부를 효성티앤씨에 매각해 자금 9200억원을 긴급 수혈한 것도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효성화학은 매각 대금 대부분을 부채 상환에 활용해 재무 건전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최근 2조원 넘는 차입금이 쌓여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효성화학은 올해도 사업 포트폴리오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효성화학은 베트남 법인인 효성비나케미칼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3년 말 기준 베트남 법인에 대한 장부가치는 7527억원이나 손상차손이 발생해 회수가능액이 6593억원으로 추산된다. 매각을 마무리한다면 수천억원 규모의 현금을 유입해 재무 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주력 사업으로 낙점한 폴리프로필렌(PP) 이외에 비주력 사업부 대부분을 매각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필름(TAC) 제조, 친환경 신소재 폴리케톤 사업부 등이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다만 이 같은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올해 화학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짧은 기간 안에 원매자를 찾아 만족할만한 매각 대금을 받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역시 외부에서 원매자를 찾지 못한 끝에 계열사인 효성티앤씨가 나서야 했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자금은 대부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베트남 법인 지분 등을 매각해 재무 건전성을 지속해서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롯데, ESG 경영 통해서 선한 영향력 확대

롯데가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의 ESG 경영은 'Green Transformation 2040·함께하는 성장·국내 거버넌스 리더' 달성을 목표로 추진된다. 탄소중립 로드맵을 기반으로 계열사들과 협력해 친환경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환경 보호에 앞장서겠다는 의미다. 또한, 파트너사와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을 확대하는 중이다. 이러한 ESG 경영 실천을 통해 지난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2024 ARC 어워즈'에서 대한민국 부문 및 디자인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롯데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040년까지 식품·유통·호텔법인에 속한 그룹사의 탄소 중립을, 2050년까지는 화학군의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2년에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환경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탄소중립 로드맵 1.0'을 수립했으며, 2023년에는 '탄소중립 로드맵 2.0'으로 기존 로드맵을 업데이트했다. '탄소중립 로드맵 2.0'은 2018년 대비 국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2030년까지 22%, 2040년까지 61%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재생 에너지 확대·수소 에너지 개발·탄소 포집 기술 개발·무공해차 전환·에너지 효율 개선·친환경 원료 및 연료 전환 이라는 6대 감축수단을 선정하고, 그룹 친환경추진단을 구성해 탄소 중립 이행을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2023년에는 2022년에 이어 목표 대비 탄소 배출량을 9.3% 초과 감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환경 데이터 관련한 전반적인 업무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롯데환경에너지통합서비스(LETS)'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는 그룹 ESG 표준지표의 환경 지표와 탄소중립 로드맵 등을 시스템에 반영하는 'LETS 시스템 고도화'도 진행해 글로벌 수준의 지표 관리와 데이터 타당성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는 파트너사와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롯데는 파트너사와 함께 성장하기 위한 활동으로 파트너사 해외 판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8년 태국에서 처음 열린 '롯데-대한민국 엑스포'에는 지난해까지 총 130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약 9000건의 수출 상담을 통해 누적 상담 실적은 7억 달러(한화 9600억원 가량)에 달한다. 지난해 6월에는 처음으로 중남미 국가인 멕시코에서 '2024 롯데-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를 개최했다. 멕시코는 K-브랜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국가 중 하나며, 시장 성장 가능성도 높은 국가다. 한류 트렌드에 맞춰 멕시코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뷰티·패션·식품·생활용품 분야의 중소기업 100개사가 참가했다. 지난해 3월에는 파트너사 복리후생 지원에 나섰다. 잠실 롯데콘서트홀에 롯데그룹 협력사 임직원 1300여명을 초청해 '롯데 행복나눔 동행 콘서트'를 개최했다. 파트너사 임직원과 문화 공연을 통해 화합하자는 취지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콘서트를 기획했다. '더 높이, 더 멀리! 같이 성장하는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주제로 파트너사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을 마련해 상생 의지를 다졌다.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6일 서울 마포구 평화의공원 일대에서 '2024 슈퍼블루마라톤'을 개최했다. 2015년 시작해 9회째를 맞은 슈퍼블루마라톤은 자립·관심을 의미하는 파란색 운동화 끈을 묶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달리는 대회로, 장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자는 취지의 행사다. 롯데는 지난해 3월 건전한 기업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10개 상장사에 '선임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선임 사외이사 제도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을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 사외이사를 임명해 균형과 견제를 도모하는 제도다. 롯데지주는 2023년 9월 한국경영인증원으로부터 규범준수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 37301' 인증을 취득했다. 'ISO 37301'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컴플라이언스 관련 국제표준으로, 규범준수경영 계획 수립과 실행·유지관리 및 개선 등 체계적인 경영시스템 구축 여부를 평가한 후 부여하는 글로벌 인증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총 10개 계열사도 'ISO 37301' 국제표준 인증을 획득했다. 롯데지주는 더 많은 계열사들이 'ISO 37301' 인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연 1회 계열사 컴플라이언스 담당자들을 모아 그룹 컴플라이언스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준법 포럼'을 개최하고 있으며, 컴플라이언스에 관한 업무를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업무 가이드라인을 수립·배포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모든 부서의 컴플라이언스 리스크를 분석 및 관리할 수 있도록 통제 목표를 수립하는 등 ISO 국제표준에 부합하는 규범준수경영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룹 내 모든 임직원들에게 컴플라이언스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납품업체와의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거래행위 근절 활동 및 계열사 내부 활동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금호석유화학 ‘주주환원율 40% 매직’… ‘조카의 난’ 올해도 이상無

올해 금호석유화학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에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이 최근 4년간 어려운 환경에서도 주주환원 약속을 유지한 결과 박철완 전 상무가 일으킨 경영권 분쟁이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3월 정기 주총에 상정할 안건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이사회가 정한 안건만 정기 주총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까지 박 전 상무와 그의 우군인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의 움직임을 기다렸으나 이들이 주주제안 가능 시일까지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금호석유화학이 최근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부터 당기순이익(별도 기준)의 10~15%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소각에 나선다. 배당성향도 기존의 20~25%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향후 3년 동안 자기주식 매입·소각과 배당을 통해 당기순이익의 최대 4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금호석유화학이 최근 3년 동안 40% 이상의 주주환원율을 유지해오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목표치는 아니다. 실제 금호석유화학은 2021년 43.7%, 2022년 42.5%, 2023년 41.7%로 주주환원율 40% 이상을 유지해오고 있었다. 그렇지만 최근 국내 화학 산업이 불황에 접어들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주주환원 정책만큼은 이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금호석유화학의 이 같은 정책에 박 전 상무 측이 주주 제안을 추진할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액주주의 표심을 얻어야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는데, 회사 측의 주주환원 정책 유지 결정으로 표심 공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 전 상무는 지난 4년간 정기 주총마다 금호석유화학에 사내이사·사외이사 추천, 배당정책 확대, 자기주식 소각 등을 제안해왔다. 표면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면에는 승계 절차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해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박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다. 그는 2021년 1월 박찬구 회장과의 특수관계를 해소해 경영권 분쟁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후 주주제안을 통해 이후 본인을 사내이사로 추천하고 배당을 확대하는 안건을 제안했다. 박찬구 회장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놓고 다툰 '형제의 난'이 벌어진 지 약 10년 만에 조카의 난이 벌어진 셈이다. 재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의 발단을 2020년 5월 정기인사로 꼽고 있다. 당시 박찬구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사장은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지만 박 전 상무는 승진에서 제외됐다.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주주인 박 전 상무 입장으로서는 불편한 결과로 분석된다. 박 전 상무는 2002년 박정구 회장의 별세로 지분을 상속받았다. 이후 추가로 지분을 매입해 오너일가 중 지분(9.51%)이 가장 많다. 경영권 분쟁이 공식화된 이후 2021년 정기주총은 박찬구 회장의 압승으로 끝났다. 박찬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용퇴하고 자사주 소각과 배당성향 확대 등을 약속한 결과다. 이후 박 전 상무는 2022년 주총에서도 주주 제안을 통해 다시 표 대결을 진행했으나 역시 패배했다. 지난해에는 행동주의펀드인 차파트너스와 손잡고 자기주식 전량 소각과 사외이사 추천 등의 주주제안에 나섰다. 정부가 상장사의 '밸류업'을 강조하고 있는 점에 착안해 주주가치 제고를 앞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해당 안건들이 소액주주들로부터 큰 찬성을 얻지 못해 역시 표 대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이후 어려운 환경에서도 주주환원에 신경을 써온 점을 주주들이 이해해주시는 것 같다"며 “올해 주총에서는 박 전 상무의 주주제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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