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HD현대에너지솔루션, ‘OLED 공정’ 응용해 차세대 태양 전지 세계 최고 효율 달성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과 손잡고 차세대 태양전지 상용화의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건식 진공 증착' 방식을 이용한 실리콘-페로브스카이트 탠덤(Tandem) 태양전지로 28.7%의 효율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알 밝혔다. 이는 건식 증착 공정 기반 탠덤 태양전지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이다. 탠덤 태양전지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층을 쌓아 올려, 더 넓은 대역의 태양광을 흡수해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 페로브스카이트 셀의 99%가량을 차지하는 '습식 용액 공정'은 용액을 도포하는 방식의 한계로 인해 대면적화가 어렵고 안정성이 낮아 상용화에 큰 걸림돌이 있었다. 공동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양산 공정에서 검증된 '건식 진공 증착' 기술을 태양 전지 제작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이 방식은 대 면적화에 유리하고 안정성이 높아 차세대 태양 전지 상용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혁신적인 공법으로 평가받는다. 연구팀은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고효율 헤테로정션(HJT) 실리콘 셀 위에 건식 증착 방식으로 균일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을 형성해 28.7%의 고효율을 달성했다. 양사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30% 이상의 공인 효율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상용화를 위한 대면적 셀과 모듈화 공정 기술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화학연과의 협력으로 차세대 탠덤 태양전지 분야에서 기술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며 “실리콘 태양광 기술 고도화와 더불어 차세대 탠덤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정유업계 ‘사업 다각화’ 윤활기유 사업에 꽂혔다

국내 정유사들이 윤활기유 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다. 아직 매출 비중의 10%도 안되는 비주력 사업이지만 전기차,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에서 쓰임새가 다양해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탄소 감축 문제에 부딪힌 정유 사업 비중을 자연스럽게 줄이면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윤활유는 자동차 뿐만 아니라 산업 현장 설비가 원활히 작동하게 하는 제품이다. 유막(油膜)을 형성해 소재 간 마찰을 줄이고 공기 중 산소와 만나 녹이 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방출되는 열을 식혀주는 기능도 있다. 윤활기유는 윤활유의 이러한 특성을 만들어주는 '베이스 오일'이다 윤활유 성분의 80%가량을 차지한다. 휘발유와 경유, 중유 같은 제품처럼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얻는다. 윤활기유는 제조 과정에서 끈끈하고 묽은 정도(점도)를 조절해 특정 물성을 강화시키는 기능이 있다. 미국석유협회가 세운 기준에 따라 높은 점도로 산업용 기계를 충격과 부하로부터 보호하는 데 쓰이는 '그룹 I'부터 수소 촉매 반응으로 산화안정성을 강화한 '그룹II', 이에 더해 맑은 색상을 가지며 고온에도 점도 변화가 적은 '그룹III' 등으로 분류된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4사는 윤활 사업부문에서 지난 1~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영업 흑자를 낸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상반기에도 전사 연결 기준 영업 적자를 기록했지만 윤활기유·윤활유로는 이익을 창출했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기유 자회사 SK엔무브는 지난 상반기 매출 2조2405억원과 영업이익 2566억원을 냈다. SK엔무브와 GS칼텍스는 윤활기유 기술을 이용해 AI 데이터센터 액침냉각·액체냉각용 유체를 선보였다. SK엔무브는 최근 인도 자동차 부품사와 합작 법인을 세우기로 하고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HD현대오일뱅크과 쉘은 점도 안정성이 우수한 '그룹3'로 윤활기유 제품군을 넓히기 위해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 윤활기유 공장에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에쓰오일은 그룹 I과 II, III에 걸친 윤활기유 생산 능력을 갖췄다. 탄소 감축을 위해 화석연료 쓰임새를 줄여 나가는 흐름도 정유4사에 영향을 미쳤다. 휘발유와 경유, 등유, 중유 등 운송과 산업에 쓰이는 연료용 정유제품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해온 사업 구조를 바꿔야 생존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쓰오일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는 정유사업 비중이 매출의 70%를 넘고, 배터리와 발전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SK이노베이션도 석유사업 매출 비중이 56%를 차지한다. 윤활기유 사업에 대한 정유4사의 의지는 주력인 정유 사업이 개선되는 시황 덕에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들어 정제 마진이 뛰면서 정유4사의 정유 사업이 실적 부진을 극복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제 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판매 수익에서 원유 구입비와 인력 ·운영비를 뺀 지표다. 원유를 사들여 휘발유와 경유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남기느냐를 나타낸다. 이달 13~17일 기준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13.7달러를 기록해 5달러대에 머물렀던 1월보다 두 배 넘게 뛰었다. 세계 원유 시장이 국제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가 감산을 완화해 공급 과잉 흐름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정유사들이 생산 설비 축소에 나서며 정유사들이 정유제품 가격을 더 받을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글로벌 원유 공급이 수요보다 일간 400만배럴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윤활기유 시장이 최근 산업 트렌드와 맞물려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 필수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는 장비를 유체에 통째로 담그거나 장비 표면으로 유체를 흘려보내는 냉각 솔루션으로 윤활기유를 사용한다. 전기자동차도 기존 엔진기계용 윤활유를 넘어 전동 모터와 배터리, 시스템 냉각용 윤활기유 제품이 필요하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18년째 이어진 에쓰-오일의 약속…수달·장수하늘소 지킴이로 나서

에쓰-오일(S-OIL)이 18년째 이어온 '천연기념물 지킴이' 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올해는 임직원들이 강원도에서 멸종위기종인 수달을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내고, 장수하늘소 보호 활동을 펼치며 ESG 경영을 실천했다. 에쓰-오일(대표 안와르 알 히즈아지)은 지난 18일부터 1박 2일간 강원도에서 임직원 가족 및 대학생 천연기념물지킴이단 등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천연기념물 보호 봉사활동을 전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활동의 핵심은 멸종위기종인 수달 암수 한 쌍을 자연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야생 적응 훈련을 마친 수달들은 위치 추적기가 부착된 상태로 방사돼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생태계 복원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또한 천연기념물인 장수하늘소 보호를 위한 생태 교육에도 참여했다. 에쓰-오일의 천연기념물 보호 활동은 지난 2008년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지킴이' 협약을 맺으면서 시작돼 올해로 18년째를 맞았다. 특히 과거 천연기념물 어름치 복원 사업에서는 임직원들이 매년 치어 방생에 직접 참여해 개체 수 복원에 성공했으며, 이후 황쏘가리를 새로운 보호종으로 지정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종 보호에 대한 기업의 책임감을 느끼며 꾸준히 활동을 지원해왔다"면서 “앞으로도 생태계 보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며 ESG 경영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SK엔무브, 인도에 윤활유 합작법인…세계 3위 車시장 공략 박차

SK엔무브가 인도의 대표 자동차 부품기업과 함께 인도 윤활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SK엔무브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인도 자동차 부품기업 아난드그룹의 계열사 가브리엘 인디아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새로 설립하는 합작법인 'SK엔무브 가브리엘 인디아'는 SK엔무브와 가브리엘 인디아가 각각 지분 51%, 49%를 보유한다. SK엔무브는 이번 합작을 통해 세계 3위 규모의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서 윤활유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합작법인은 세계 1위인 14억 2500만명 인구와 광활한 영토를 가진 인도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판매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마케팅과 브랜드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다. 오는 12월 신규법인 설립 완료 직후부터 엔진오일, 기어오일, 산업용 윤활유, 전기차 전용 윤활유 등 다양한 제품을 인도 시장에 선보인다. 아난드그룹은 현재 HL홀딩스, 헨켈 등 글로벌 기업과 13개 합작법인을 운영 중으로, 인도 전역에 유통망과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 경험을 갖고 있다. SK엔무브는 프리미엄 저점도 엔진오일 '지크(ZIC)' 등 고품질 제품과 신흥 시장에서 쌓은 영업 노하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서로의 경쟁력을 결합한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인도 윤활유 시장에 빠르게 진입해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안잘리 싱(Anjali Singh) 가브리엘 인디아 및 아난드그룹 대표는 “가브리엘 인디아의 전국 유통망과 인도 시장 경험, SK엔무브의 뛰어난 윤활유 기술력이 결합돼 인도 윤활유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혀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원기 SK엔무브 사장은 “이번 아난드그룹과의 전략적 협력을 바탕으로 인도 윤활유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고 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금호석화, 불황 속 ‘독주’ 기대감…주주가치·경영안정도 ‘탄력’

금호석유화학이 석유화학 빅4 가운데 3분기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석화 기초 소재 가격 하락과 공급 과잉의 여파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견조한 실적과 낮은 부채비율·차입금을 토대로 주주 환원 정책을 확대해 왔다. 이 같은 금호석유화학의 '독주'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같은 상법 개정 움직임 속에서 경영권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도 주고 있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1.2% 늘어난 85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매출은 1조7546억원으로 4% 줄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 석화부문과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의 석화 기초소재 사업이 전체 영업실적을 끌어내리는 흐름과 반대 모습이다. 금호석유화학의 독주는 석화 기초 소재 생산의 핵심인 나프타분해시설(NCC)을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에틸렌을 포함한 기초 소재는 중국과 중동 석화기업의 추격으로 최근 3년새 시장에서 가격 하락세로 수익성이 나빠졌다. 석화업계는 연말까지 에틸렌 생산능력을 최대 370만톤(t) 감축하는 것을 비롯한 구조조정 방안을 내놔야 하는데, 금호석유화학은 이 구조조정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합성고무를 주력으로 둔 사업 구조에서 비롯됐다. 금호석유화학은 니트릴 부타디엔(NB) 라텍스와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SBR)로 실적을 방어해 왔다. 의료와 산업, 요리용 라텍스 장갑을 만드는 데 필요한 NB 라텍스는 금호석유화학이 세계 시장 점유율 2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BR은 우수한 내열성과 내마모성을 보유해 타이어와 신발, 자동차부품 등에 쓰여 고부가가치 소재로 꼽힌다. 지난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의 38.9%를 차지했다. 차량 부품에 주로 쓰이는 에틸렌-프로필렌-디엔 합성고무(EPDM)와 열가소성 가황물(TPV)도 수익성을 높이는 고부가 소재다. EPDM은 내열성과 내오존성, 내약품성이 우수해 패킹 용도에 적합하다. TPV는 플라스틱과 고무의 특징을 결합한 소재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EPDM과 TPV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다. 이 같은 시장성을 염두에 두고 계열사 금호폴리켐은 지난 5월 전남 여수에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7만t 규모의 EPDM 생산 설비를 증설했다. 총 31만t을 한 해에 생산할 능력을 갖췄다. 재무구조도 안정적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35.4%로 우수하다. 1조5000억원 가까운 유동성을 확보했고, 단기차입금이 2994억원으로 석화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은 미래 성장을 준비하는 토대다. 금호석유화학은 고부가가치 소재 중심의 사업구조를 강화하는 것을 미래 전략으로 세웠다. 전기차 타이어 소재인 용액 스티이렌-부타디엔 고무(SSBR)와 고장력 NB 라텍스 같은 신제품을 상업화하고, 바이오·친환경 소재 연구개발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SSBR의 경우 생산 시설을 올해 말까지 증설해 합성 고무 분야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한 상법 개정 기조 속에서 주주 가치 제고 정책을 강화하는데도 힘을 싣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석화업계의 시황 부진 속에서도 자사주 소각과 주주 배당 확대를 내세우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내년까지 자사주 절반인 262만4417 주를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계획의 3분의2를 이행했다. 나머지는 내년에 소각할 예정이다. 현금배당은 올해 573억원 규모로 실시했다. 아울러 지난 2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일환으로 주주환원율 40%와 별도 당기순이익 대비 현금배당 20~25% 목표를 내놨다. 소액주주 의결권 확대에 더해 자사주 소각 의무화까지 포함한 상법 개정이 추진되는 가운데 경영권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측과 그의 조카인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경영권 분쟁을 겪었던 전례 때문이다. 현재 박 전 상무가 금호석유화학 지분 9.82%를 보유해 최대 주주 지위에 올랐다. 하지만 박 회장 측은 본인과 장남 박준경 사장, 장녀 박주형 부사장 지분까지 포함해 17.18%를 가졌다. 박 전 상무 측이 유리해지려면 우호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주주 가치 제고 정책이 탄력을 받아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박 전 상무는 지난달 30일 입장문을 통해 금호석유화학이 자사주를 담보로 교환사채(EB) 발행을 시도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 이사회가 자사주 절반가량 소각이 진행 중인 데다 주주 환원율 목표치를 40%로 제시해 시장 반응은 아직 시큰둥하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SKC, SK엔펄스 흡수합병…반도체 후공정 중심 사업재편

SKC가 반도체 소재 사업 투자사 SK엔펄스를 흡수합병한다. SKC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SK엔펄스 합병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합병으로 SKC는 SK엔펄스의 보유 현금과 사업매각 대금을 포함해 자금 약 3800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해당 자금은 글라스기판 상업화를 비롯한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과 첨단 소재 분야에 투자될 예정이다. 차입금 감축 등 재무건전성 제고에도 활용된다. SKC는 2023년부터 중장기 포트폴리오 변경 전략의 일환으로 반도체 소재 사업 리밸런싱(투자자산 비중 재조정)을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SK엔펄스의 파인세라믹스, 웨트케미칼·세정사업, 화학적 기계연마(CMP패드) 사업과 블랭크마스크 사업부문을 차례로 매각했다. 이어 후공정 장비사업 부문을 신설법인 아이세미로 분리해 자회사 ISC에 이관한 바 있다. SKC 반도체 소재 사업은 ISC의 테스트 소켓·장비와 미국 조지아주에서 상업화를 추진 중인 앱솔릭스의 유리기판 사업을 두 축으로 재편된다. 이를 기반으로 고부가가치를 지닌 후공정 중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반도체 첨단 소재 분야에서 입지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SKC 관계자는 “SK엔펄스의 비핵심 사업 매각과 합병은 반도체 부가가치가 높은 특성을 지닌 고부가 후공정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완성하는 계기이자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조치"라며 “확보된 자금을 활용해 후공정 분야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LG엔솔 호실적에 LG화학 ‘안도’…고부가 전환 속도낼까

LG화학이 3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호실적에 힘입어 석유화학 부문 부진을 털어내고 미래 먹거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활용한 자금 조달도 가시화하며 3조원 넘는 유동성 '실탄'을 확보하면서다. 고부가가치 소재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 석화산업 구조조정을 버티는 과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의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15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의 이차전지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4.1% 늘어난 6013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235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5조6999억원으로 17.1% 줄었다. 전기차의 일시적 수요 부진(캐즘) 현상이 길어졌지만 미국 중심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는 데 힘입었다. 이는 LG화학 영업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율은 81.4%다. 상반기 LG화학은 연결 기준으로 914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 가운데 8668억원이 LG에너지솔루션에서 나왔다. 매출도11조8243억원으로 전체의 50.2%를 차지했다. 주력 분야인 석유화학에서 매출 9조3043억원과 영업적자 1469억원을 낸 가운데 이차전지 사업으로 방어한 것이다. 석유화학 분야의 부진을 딛고 고부가가치와 첨단 산업용 소재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기 위한 실탄 확보에도 기여한다. LG화학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일환으로 내세운 친환경 소재와 전지 소재, 신약 등 3대 신성장 사업을 내세운 바 있다. 이 과정에서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이 도움을 줬다. LG화학은 다음 달 3일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약 2.5%를 주가수익스와프(PRS) 방식으로 처분하기로 했다.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3년 뒤 지분 가치가 낮아지면 차익만큼 매수자에게 정산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3년 동안 1조9981억원의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 LG화학은 이미 지난 6월 첨단소재 부문의 수처리 필터(워터 솔루션) 사업을 1조4000억원에 사모펀드기업 글렌우드 PE의 특수목적법인에 양도하기로 결정했고, 8월에는 에스테틱 사업을 2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 PRS 계약까지 포함해 약 3조5000억원만큼 미래 투자 여력이 생긴 셈이다. LG전자가 13일 인도 법인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 1조8567억원까지 더해 LG그룹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를 키울 체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도 있다. 당분간 ESS와 다양한 배터리 폼 팩터(형태)를 기반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세가 LG화학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의 버팀목 중 하나가 돼줄 전망이다. 지배력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활용해 자금을 추가로 확보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LG화학은 지난 8월 2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은 LG화학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전략적으로 사용 가능한 자원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동시에 정부가 국내 석화 사업 구조 재편에 드라이브를 걸어 석화 부문 실적 부진을 털어내는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에틸렌을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시설(NCC)을 국내 최대인 연산 330만톤(t) 규모로 생산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NCC의 생산 능력(캐파)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와 석화업계는 국내 NCC 생산 능력(캐파)를 최대 370만t 감축하고 산업단지별로 석화사와 정유사 간 합작법인(JV)을 세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석화사들이 방안을 내놓으면 정부와 금융권이 이자나 세제 등을 지원하는 구조다. 에틸렌 등 기초 석화 소재 시장에서는 생산 비용이 저렴한 중국과 원유를 직접 뽑는 중동 국가들이 한국을 앞선 지 오래라 구조조정을 빨리 시행할수록 석화기업들에 유리하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GS칼텍스, 데이터센터용 냉각유체 ‘앞서간다’

GS칼텍스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성 및 안전성을 충족시키는 냉각유체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데이터센터 산업 분야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직접액체 냉각유체 '킥스(Kixx) DLC 플루이드(Fluid) PG25'를 출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출시한 직접액체 냉각유체는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화장품의 원료로 널리 사용되는 프로필렌글라이콜과 부식 방지 기능이 우수한 유기산(OAT) 첨가제를 활용해 개발했다. GS칼텍스는 직접액체 냉각유체 출시로 AI 데이터센터 액체냉각의 두 가지 솔루션을 모두 혹보하는는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앞서 2023년 국내 최초로 액침 냉각유체 '킥스 이멀전 플루이드(Immersion Fluid) S'를 내놓은 바 있다. 직접액체냉각은 서버 내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고발열 전자부품에 냉각판을 부착하고, 그 안으로 직접액체 냉각유체를 순환시켜 냉각하는 기술이다. 액침 냉각유체에 전자기기를 담가 냉각하는 액침냉각과 함께 최근 데이터센터 산업 분야에서 주목하고 있는 냉각기술이다. GS칼텍스에 따르면, 서버 전체 에너지 효율성에서 액침냉각이 직접액체냉각보다 더 유리하다. 서버 내 발열량이 특히 높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같은 부분에 적용할 국소적 냉각은 직접액체냉각이 더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미 선보인 액침냉각유로는 기술 개발, 제품 실증, 시장 확대를 위해 국내외 데이터센터산업 생태계 내 기업들과 협력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 삼성SDS 데이터센터에 이어 올해 LG유플러스 평촌 데이터센터에 액침냉각유를 공급하고 실증해 왔다. 글로벌 서버 제조회사 슈퍼마이크로컴퓨터와도 협력해 AI 서버를 대상으로 열관리 성능 및 안정성 평가를 자체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GS건설·SDT와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데이터센터 에너지 사용량 저감을 위한 액침냉각 기술 개발과 실증을 추진 중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향후 직접액체 냉각유체와 액침 냉각유체 등 액체냉각 제품을 활용해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분야별 고객사와 협력해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유가하락 효과 기대했던 철강·석화, 고환율에 ‘덜미’

탄핵 정국이 수습된 이후 가라앉았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대로 치솟으며 가뜩이나 원자재 수입 비중이 큰 철강과 석유화학 업계에 시름을 안기고 있다. 이미 철강석과 석탄 수입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원가율을 더 끌어올릴 유인이 더해진 데다 최근 하락세를 보인 국제유가 효과마저 앗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발 관세 상향와 글로벌 공급 과잉 등으로 고환율의 수출증대 효과도 기대하기 쉽지 않아 이중삼중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 문제는 한국과 미국간 통상협상 지연, 미국과 중국 간 양보 없는 무역 갈등이 원화 가치 하락세를 부추길 가능성마저 높아 환율 불확실성이 더욱 증폭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3일 철강·석화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30원선을 넘어섰다. 비상계엄이 촉발한 탄핵 정국 이후 대선 기간을 거치며 1400원선 아래로 떨어진 이후 지난달 24일부터 1400원선을 상회해 왔다. 그나마 기획재정부·한국은행이 공동 메시지를 통해 “외환당국은 최근 대내외 요인으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의 쏠림 가능성 등에 경계감을 가지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구두개입을 밝혀 환율이 1420원대로 진정됐다. 이처럼 환율이 오르면 기업이 원자재를 수입하며 지불하는 원화가 늘어난다.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하는 원자재 가격이 달러를 기준으로 두기 때문이다. 철강사들은 고로에서 쇳물을 만드는 핵심 원료인 철광석과 석탄을 주로 호주와 캐나다 등에서 조달한다. 석유화학 산업의 기초 원료인 원유는 중동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들여온다. 포스코는 올해 상반기 철광석과 석탄을 조달하는데 총 6조7156억원을 썼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은 2조5369억원을 주고 매입했다. 해당 비용은 전체 원가의 32.8%와 23.5%를 차지했다. 고환율로 원화 기준 원재료 조달 비용이 늘면 이미 90%를 넘어선 원가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철광석 가격 자체가 오르는 최근 흐름도 부담이다. 지난 10일 시카고 선물 거래소(CME)에서 철광석 가격이 톤(t)당 105.74달러로 저점을 찍었던 7월 1일보다 13.2% 올랐다. 각국이 철강산업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면서 저가 밀어내기식 수출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미쳤다. 이에 더해 철강 제품에 수입 관세 50%를 부과하는 미국 행정부의 정책이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포스코와 현대제철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두 철강사가 올해 3~12월 미국에 총 2억8100만달러(원화 약 4000억원)의 관세를 납부할 것으로 집계됐다. 석화사와 정유사도 원유와 나프타 등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마찬가지로 고환율이 달갑지 않다. SK에너지는 원유 12조1799억원을 매입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정유 공정을 위해 원유 9조4485억원를 샀다. 정유사들은 100%에 가까운 원가율을 보이는 데다 부채비율도 100%를 넘어 재무체력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석화사들은 대표적인 기초 원료인 나프타를 해외에서 수입하거나 국내 정유사가 수입 원유로 정제한 것으로 조달하기에 환율 변동에 따른 원가 상승 가능성을 예의 주시 중이다. 다만 올해 들어 원유와 나프타 가격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어 그나마 숨통이 트여 있다. 환율 불확실성 지속 여부는 국내보다는 외부 요인이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이후 지속됐던 고환율 기조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외신인도 하락과 탄핵 정국 장기화에 따른 국내 불안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미 무역협상 지연과 미중 무역갈등 같은 요인이 겹쳤다. 대미(對美) 투자와 수익 배분, 원-달러 통화 스와프 체결 등 구체적인 내용을 두고 한미 양국이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하면서 자원 공급망이 흔들렸다. 여기에 미국 행정부 셧다운이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긴 만큼 당국과 업계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포스코인터내셔널, ‘세계 2위 매장량’ 흑연광산 개발 첫삽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흑연 광산 개발을 본격화하며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 다변화에 박차를 가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9일(현지시간) 탄자니아 모로고로 주(州) 울랑가 지역에 위치한 마헨게 광산에서 흑연 개발을 위한 착공식을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마헨게 광산은 매장량이 약 600만톤 규모로 세계 2위인 천연흑연 광산이다. 호주 자원개발 기업 블랙록마이닝이 개발을 주도하고 포스코그룹이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마헨게 광산 개발은 미국과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이 주도해 핵심 광물의 안정적 공급을 목표로 구성한 다자협의체 광물안보 파트너십(MSP) 프로젝트의 하나로 진행 중이다.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에 들어가는 핵심소재다. 현재 중국이 전 세계 공급량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 공급망 안정성을 위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주요국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 흑연에 대해 9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예비 결정을 내렸다. 이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번 프로젝트가 흑연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글로벌 완성차·배터리 기업의 전략적 수요에 부응하는 핵심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2021년 포스코홀딩스가 블랙록마이닝에 750만 달러를 투자하며 마헨게 흑연 광산 개발에 참여했다. 이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3년 연간 3만톤 규모의 1단계 흑연 공급계약에 이어 2024년 동일 규모로 2단계 계약을 체결했다. 블랙록마이닝은 올해 최종 투자 결정(FID)을 위한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포스코홀딩스는 블랙록마이닝의 약 7.45%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체결한 4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계약 이행이 완료되면 포스코그룹의 지분은 총 19.9%로 늘어난다. 오는 2028년 마헨게 광산이 상업 생산을 시작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연간 6만톤 규모의 천연흑연을 향후 25여년간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된다. 확보된 흑연은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생산에 투입돼 그룹 내 이차전지소재 원료 자급률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번 아프리카 흑연 광산 개발을 넘어 향후 주요 광물 공급원와의 협력을 강화해 이차전지소재 조달망의 안정성을 높여갈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이번 마헨게 광산 개발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아프리카 지역에서 자원개발 역량을 확대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마헨게 흑연 광산 개발 프로젝트가 향후 포스코그룹의 음극재 사업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배터리 소재 공급망 안정화, 나아가 국내 광물 안보에도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존 드 브리스 블랙록마이닝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착공식은 마헨게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실행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며 “포스코인터내셔널과의 긴밀한 협력이 이번 성과를 가능하게 했다. 향후 성공적인 상업생산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