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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가스 매각’에도 역부족… 효성화학, 올해도 정상화 작업 이어진다

효성화학이 특수가스 사업부를 계열사에 매각하면서 자본을 확충하는데 성공했다. 9200억원의 매각 대금을 확보해 당장의 자본잠식 문제는 해결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효성화학의 차입금이 2조원 넘게 남아있어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주력 사업으로 낙점한 폴리프로필렌(PP) 이외에 비주력 사업부 상당부분에 대한 매각 작업을 올해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6일 재계와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지난해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으로 전환됐으나, 올해 1월 말 기준 특수가스(NF3) 사업부 양도 차익을 인식하면서 자본잠심 상황을 해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특수가스 사업부를 계열사 효성티앤씨에 매각하는 양수도 계약이 1월 31일부로 효력이 발생해, 해당 시점에서 처분 이익을 인식하게 된 탓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월 말 기준 효성화학의 자기자본을 3597억원으로 추산했다. 당장의 자본잠식 문제는 넘겼으나 문제는 앞으로도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효성화학은 지난 2021년 말 자기자본 5014억원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3년 만에 이를 모두 소진하고 자본잠식으로 직행했다. 3597억원 규모의 자기자본을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9월 말 효성화학의 총차입금(연결 기준)은 2조660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9779.3%, 차입금의존도 82.8%로 재무 건전성이 매우 악화된 상황이다. 지난해 누적 3분기(1~9월)까지 효성화학이 지급한 이자비용은 1371억원으로, 지난 2022년과 2023년 연간 1011억원과 1731억원에 이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중국 업체의 증설 규모를 크게 늘려 국내 화학기업의 업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1~2년 안에 다시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효성화학은 최근 3년 동안 적자의 늪에서 회복하지 못했으며, 이 기간 누적 적자 규모가 6769억원까지 늘었다. 효성화학은 이 같은 재무구조와 적자에서 회복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특수가스 사업부를 효성티앤씨에 매각해 자금 9200억원을 긴급 수혈한 것도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효성화학은 매각 대금 대부분을 부채 상환에 활용해 재무 건전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최근 2조원 넘는 차입금이 쌓여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효성화학은 올해도 사업 포트폴리오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효성화학은 베트남 법인인 효성비나케미칼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3년 말 기준 베트남 법인에 대한 장부가치는 7527억원이나 손상차손이 발생해 회수가능액이 6593억원으로 추산된다. 매각을 마무리한다면 수천억원 규모의 현금을 유입해 재무 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주력 사업으로 낙점한 폴리프로필렌(PP) 이외에 비주력 사업부 대부분을 매각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필름(TAC) 제조, 친환경 신소재 폴리케톤 사업부 등이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다만 이 같은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올해 화학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짧은 기간 안에 원매자를 찾아 만족할만한 매각 대금을 받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역시 외부에서 원매자를 찾지 못한 끝에 계열사인 효성티앤씨가 나서야 했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자금은 대부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베트남 법인 지분 등을 매각해 재무 건전성을 지속해서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롯데, ESG 경영 통해서 선한 영향력 확대

롯데가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의 ESG 경영은 'Green Transformation 2040·함께하는 성장·국내 거버넌스 리더' 달성을 목표로 추진된다. 탄소중립 로드맵을 기반으로 계열사들과 협력해 친환경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환경 보호에 앞장서겠다는 의미다. 또한, 파트너사와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을 확대하는 중이다. 이러한 ESG 경영 실천을 통해 지난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2024 ARC 어워즈'에서 대한민국 부문 및 디자인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롯데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040년까지 식품·유통·호텔법인에 속한 그룹사의 탄소 중립을, 2050년까지는 화학군의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2년에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환경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탄소중립 로드맵 1.0'을 수립했으며, 2023년에는 '탄소중립 로드맵 2.0'으로 기존 로드맵을 업데이트했다. '탄소중립 로드맵 2.0'은 2018년 대비 국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2030년까지 22%, 2040년까지 61%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재생 에너지 확대·수소 에너지 개발·탄소 포집 기술 개발·무공해차 전환·에너지 효율 개선·친환경 원료 및 연료 전환 이라는 6대 감축수단을 선정하고, 그룹 친환경추진단을 구성해 탄소 중립 이행을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2023년에는 2022년에 이어 목표 대비 탄소 배출량을 9.3% 초과 감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환경 데이터 관련한 전반적인 업무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롯데환경에너지통합서비스(LETS)'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는 그룹 ESG 표준지표의 환경 지표와 탄소중립 로드맵 등을 시스템에 반영하는 'LETS 시스템 고도화'도 진행해 글로벌 수준의 지표 관리와 데이터 타당성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는 파트너사와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롯데는 파트너사와 함께 성장하기 위한 활동으로 파트너사 해외 판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8년 태국에서 처음 열린 '롯데-대한민국 엑스포'에는 지난해까지 총 130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약 9000건의 수출 상담을 통해 누적 상담 실적은 7억 달러(한화 9600억원 가량)에 달한다. 지난해 6월에는 처음으로 중남미 국가인 멕시코에서 '2024 롯데-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를 개최했다. 멕시코는 K-브랜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국가 중 하나며, 시장 성장 가능성도 높은 국가다. 한류 트렌드에 맞춰 멕시코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뷰티·패션·식품·생활용품 분야의 중소기업 100개사가 참가했다. 지난해 3월에는 파트너사 복리후생 지원에 나섰다. 잠실 롯데콘서트홀에 롯데그룹 협력사 임직원 1300여명을 초청해 '롯데 행복나눔 동행 콘서트'를 개최했다. 파트너사 임직원과 문화 공연을 통해 화합하자는 취지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콘서트를 기획했다. '더 높이, 더 멀리! 같이 성장하는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주제로 파트너사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을 마련해 상생 의지를 다졌다.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6일 서울 마포구 평화의공원 일대에서 '2024 슈퍼블루마라톤'을 개최했다. 2015년 시작해 9회째를 맞은 슈퍼블루마라톤은 자립·관심을 의미하는 파란색 운동화 끈을 묶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달리는 대회로, 장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자는 취지의 행사다. 롯데는 지난해 3월 건전한 기업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10개 상장사에 '선임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선임 사외이사 제도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을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 사외이사를 임명해 균형과 견제를 도모하는 제도다. 롯데지주는 2023년 9월 한국경영인증원으로부터 규범준수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 37301' 인증을 취득했다. 'ISO 37301'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컴플라이언스 관련 국제표준으로, 규범준수경영 계획 수립과 실행·유지관리 및 개선 등 체계적인 경영시스템 구축 여부를 평가한 후 부여하는 글로벌 인증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총 10개 계열사도 'ISO 37301' 국제표준 인증을 획득했다. 롯데지주는 더 많은 계열사들이 'ISO 37301' 인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연 1회 계열사 컴플라이언스 담당자들을 모아 그룹 컴플라이언스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준법 포럼'을 개최하고 있으며, 컴플라이언스에 관한 업무를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업무 가이드라인을 수립·배포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모든 부서의 컴플라이언스 리스크를 분석 및 관리할 수 있도록 통제 목표를 수립하는 등 ISO 국제표준에 부합하는 규범준수경영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룹 내 모든 임직원들에게 컴플라이언스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납품업체와의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거래행위 근절 활동 및 계열사 내부 활동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금호석유화학 ‘주주환원율 40% 매직’… ‘조카의 난’ 올해도 이상無

올해 금호석유화학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에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이 최근 4년간 어려운 환경에서도 주주환원 약속을 유지한 결과 박철완 전 상무가 일으킨 경영권 분쟁이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3월 정기 주총에 상정할 안건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이사회가 정한 안건만 정기 주총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까지 박 전 상무와 그의 우군인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의 움직임을 기다렸으나 이들이 주주제안 가능 시일까지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금호석유화학이 최근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부터 당기순이익(별도 기준)의 10~15%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소각에 나선다. 배당성향도 기존의 20~25%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향후 3년 동안 자기주식 매입·소각과 배당을 통해 당기순이익의 최대 4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금호석유화학이 최근 3년 동안 40% 이상의 주주환원율을 유지해오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목표치는 아니다. 실제 금호석유화학은 2021년 43.7%, 2022년 42.5%, 2023년 41.7%로 주주환원율 40% 이상을 유지해오고 있었다. 그렇지만 최근 국내 화학 산업이 불황에 접어들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주주환원 정책만큼은 이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금호석유화학의 이 같은 정책에 박 전 상무 측이 주주 제안을 추진할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액주주의 표심을 얻어야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는데, 회사 측의 주주환원 정책 유지 결정으로 표심 공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 전 상무는 지난 4년간 정기 주총마다 금호석유화학에 사내이사·사외이사 추천, 배당정책 확대, 자기주식 소각 등을 제안해왔다. 표면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면에는 승계 절차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해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박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다. 그는 2021년 1월 박찬구 회장과의 특수관계를 해소해 경영권 분쟁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후 주주제안을 통해 이후 본인을 사내이사로 추천하고 배당을 확대하는 안건을 제안했다. 박찬구 회장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놓고 다툰 '형제의 난'이 벌어진 지 약 10년 만에 조카의 난이 벌어진 셈이다. 재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의 발단을 2020년 5월 정기인사로 꼽고 있다. 당시 박찬구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사장은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지만 박 전 상무는 승진에서 제외됐다.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주주인 박 전 상무 입장으로서는 불편한 결과로 분석된다. 박 전 상무는 2002년 박정구 회장의 별세로 지분을 상속받았다. 이후 추가로 지분을 매입해 오너일가 중 지분(9.51%)이 가장 많다. 경영권 분쟁이 공식화된 이후 2021년 정기주총은 박찬구 회장의 압승으로 끝났다. 박찬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용퇴하고 자사주 소각과 배당성향 확대 등을 약속한 결과다. 이후 박 전 상무는 2022년 주총에서도 주주 제안을 통해 다시 표 대결을 진행했으나 역시 패배했다. 지난해에는 행동주의펀드인 차파트너스와 손잡고 자기주식 전량 소각과 사외이사 추천 등의 주주제안에 나섰다. 정부가 상장사의 '밸류업'을 강조하고 있는 점에 착안해 주주가치 제고를 앞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해당 안건들이 소액주주들로부터 큰 찬성을 얻지 못해 역시 표 대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이후 어려운 환경에서도 주주환원에 신경을 써온 점을 주주들이 이해해주시는 것 같다"며 “올해 주총에서는 박 전 상무의 주주제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SK CEO들 한자리…최창원 의장 “질문 회피 말고 해법 찾자”

SK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변화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맞는 대응책을 논의했다. 주주 등 자본시장의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SK에 던지는 질문에 적극 화답하고 시장의 기대에 맞는 성과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간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은 25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재로 열린 2월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SK㈜ 장용호, SK이노베이션 박상규, SK하이닉스 곽노정, SK텔레콤 유영상 등 주요 계열사 CEO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방향성에 공감하고 실행 의지를 다졌다고 밝혔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따로 또 같이' 문화에 기반한 그룹 최고협의기구로, 매월 한차례 모여 그룹 내 다양한 현안을 함께 논의하고 시너지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CEO들은 지난해 추진한 리밸런싱의 경과를 점검하는 시간을 먼저 가졌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재무구조 및 사업구조 강화에 이은 운영 효율화로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이에 각 계열사는 앞으로 운영 효율화에 더욱 집중해 체질을 혁신하고 AI 등 미래 시장을 선점할 체력을 비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CEO들은 최근의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도 공유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의 지속, 고조되는 석유화학 업종 불황 등 그룹의 주요 사업과 관련해 외부의 우려가 있다는 것에도 인식을 같이 했다. 최창원 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삼각파도 등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이해관계자들은 SK에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며 “리더들이 질문을 회피하지 않고 용기를 갖춰 해법을 찾아내 돌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사업의 지속적인 혁신 △배터리 밸류체인 캐즘 극복 △재무건전성 지속 강화 △리더들의 '기본과 원칙' 리더십 복귀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CEO들은 시장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의 질문 및 우려에 대한 해법을 지속적으로 찾아 답하는 것이 경영의 본질이고 자본시장에 대한 책무라는 취지에 공감하고, 각 사와 리더에게 주어진 과제를 책임감 있게 풀어나감으로써 기대에 부응하자는 것에 뜻을 모았다. 특히 미래 대비를 위해 올해도 운영개선에 나서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 분야인 AI 시장 선점 노력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기로 결의했다. 최 의장은 “리더들이 업의 핵심과 본질을 짚고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스스로를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며 “솔선수범 리더십과 SKMS(SK 고유 경영철학) 회복을 바탕으로 성과를 실현해 나가자"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부사장 ▲안종필(화학생산본부장) ▲이영기(정유생산본부장) ◇본부장 ▲이정익(샤힌프로젝트본부장) ◇상무 승진 ▲김일권(법무부문장) ▲이춘배(대외부문장) ▲정영섭(폴리머 영업부문장) ▲정성근(하이드로 크래커 공장장) ▲이종협(HSSE 부문장) ▲박형운(공장혁신/조정부문장) ▲황진욱(앤지니어링 부문장) ▲박성훈(공장지원부문장) ◇상무보 승진 ▲이경문(경영기획부문장) ▲이욱용(샤힌 운영 대표) ▲허성훈(프로젝트기술부문장) ▲이정일(중부지역본부장) ▲김승후(수급부문장) ▲김경호(CISO)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최태원 회장 “AI·에너지 분야서 한미일 3국 협력 필수”

“오늘날 세계 변화의 핵심이 된 AI와 에너지 분야에 있어, 한미일 3국 협력(Trilateral Cooperation)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1·22일(현지시간) 양일간 미국 워싱턴DC 샐러맨더 호텔에서 열린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 2025'에 참석해 이와 같이 말했다. 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하는 TPD는 한미일의 전·현직 고위 관료와 세계적 석학, 싱크탱크, 재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동북아와 태평양 지역의 국제 현안을 논의하고, 경제·안보의 해법을 모색하는 집단지성 플랫폼이다. 지난 2021년 처음 개최된 이래 올해로 4회째 행사가 성공리에 끝났다. 종전까지 TPD는 매년 12월에 열렸지만 미국과 일본의 정치 일정을 고려해 올해는 2월로 옮겨졌다. 시시각각 변하는 국제정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예년 대비 50% 많은 약 90명의 한미일 인사가 참석했다. 이들은 △2025년 미국 외교정책의 방향 △한미일 에너지 협력 △AI 인프라 △AI 시대의 전략적 경쟁 △동아시아에서 미국 동맹의 안보 등 다섯 가지 주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최 회장은 21일 개회사와 22일 AI에 대한 특별연설을 통해 한미일 산업 연대를 제안하며, 제조 AI, 에너지, 조선·해운, 원자력 등에서 힘을 모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 회장은 현재 AI 활용이 금융과 서비스 영역에 집중돼 있지만 앞으로 리더십 경쟁은 제조 AI 분야에서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며, 해당 분야에서 한미일 3국 협력 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제조업의 최첨단 생산설비와 미국의 소프트웨어, 일본의 소재·장비 기술 등 강점을 결합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한미일 정관계 인사들도 3국 협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참석자들은 한국·일본이 미국의 에너지 수출을 위한 인프라·물류를 지원하고, 반대로 안정적인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는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또 원자력·SMR(소형모듈원자로) 산업에서 미국의 원천기술·IP를 한국·일본의 설계·조달·건설(EPC) 능력과 조합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미국에서는 토드 영 상원의원(인디애나·공화당), 댄 설리번 상원의원(알래스카·공화당), 앤디 김 상원의원(뉴저지·민주당),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일본에서는 고노 다로 전 일본 외무상, 야마다 시게오 주미 일본대사 등이 참석해 지정학·지경학적 문제 해결 방안을 토론했다. 한국 측 주요 인사로는 김건·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야 의원이 동반 참석했으며, 조현동 주미대사,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강경화·박진 전 외교부 장관, 김성한 고려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또 세계적인 정치학자인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교수,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석좌교수, 스탠퍼드대 인공지능 연구소(HAI) 공동설립자 제임스 렌데이 교수를 비롯해 에너지 기업 콘티넨탈 리소시스의 설립자인 해롤드 햄, 엔비디아의 루스 베리 기술정책 책임자, 히타치그룹의 히라이 히로이데 부사장 등 석학·기업인들도 3국 공조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는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 속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AI 및 에너지 분야에서 각국의 강점을 활용해 집중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이 중요한 성과였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정유4사, 작년 롤러코스터 업황에 영업익 반토막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으로 대체제인 석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으로 국내 정유사가 반사이익을 기대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지난해 롤러코스터 수준의 업황 변동으로 수익성이 반토막 난 국내 정유사들이 올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의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정유 4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680억원에 불과해 지난 2023년 4466억원 대비 62.4% 줄었다. 같은 기간 합산 매출액이 15조9993억원에서 16조4545억원으로 2.8% 늘었지만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롤러코스터 수준의 업황 변동으로 인해 정제마진이 크게 악화된 탓이다. 실제 정유업황은 지난해 1분기 상당히 좋은 수준이었으나 2분기부터 악화되기 시작했으며, 3분기에는 정유 4사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할 만큼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4분기에는 다소 수익성이 개선돼 정유사의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되는 등 롤러코스터 수준의 흐름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경기 위축이 2~3분기에 극도로 심화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지난해 4분기 실적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어 업황이 다소 좋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글로벌 전반적으로 정유 설비 신·증설 규모가 크지 않기에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국내 정유사들의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하겠지만,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재무안정성 측면에서 운전자본부담이 크지 않을 전망이고, 투자 및 배당에 소요되는 자금을 내부창출재원으로 대응하며 재무안정성을 제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시에 최근 LNG 가격이 상승하면서 대체제인 석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각국을 대상으로 철강·알루미늄 25% 추가 관세를 부여하는 등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추진하자 이에 대응해 중국이 미국산 LNG에 15%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관세 부과 이후 LNG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17일 오전 기준 MMbtu(100만 열량 단위)당 3.61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대비 132% 급등한 수준이다. 이 같이 LNG 가격이 급등하면서 그 대체제인 석유 수요가 늘어나고 정제마진이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리아나 전쟁으로 LNG 현물 가격이 급등하자 글로벌 기업들이 발전용 연료를 LNG 대신 저유황 연료유((LSFO)로 대체했다. 이로 인해 석유 가격도 덩달아 급등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정유업계에 호재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로 중국, 인도 등에 러시아 석유 공급이 제한되면서 국내 정유사가 더욱 활동 반경이 넓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LNG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LNG 가격 상승 이외에도 지난해보다 경기가 활성화되고 있어 정제마진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석유화학 6사, 작년 영업손실 2825억…올해도 업황 불투명

석유화학업계의 시황이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관련 업체들이 영업손실을 보거나 실적 감소를 겪었다. 올레핀 계열 외에도 방향족과 비화학 부문까지 전반적인 이익 창출력 약세를 보이고 있고, 극심한 공급 과잉이 단기간 내에 완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꾸준한 재무 구조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작년 LG화학·롯데케미칼·SKC·금호석유화학·여천NCC·HD현대케미칼 6개사의 영업손실은 총 2825억원으로 집계됐다. 화학 제품 전반의 스프레드가 부진한 가운데 2022년 이후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걸어 석유화학업계의 불황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에틸렌·프로필렌 등 올레핀 계열은 톤당 가격이 2022년 224.6달러, 2023년 174.4달러, 2024년 148.8달러로 매해 낮아지며 손익 분기점 이하의 마진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2023년 영업손실이 2388억원인 여천NCC는 부타디엔 스프레드의 호조 덕에 작년 적자폭은 885억원 가량 줄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대규모 적자 상태여서 유의미한 회복세로 보기 어렵다. 롯데케미칼은 자회사가 정기 보수에 돌입해 손실 규모가 2022·2023년에 비해 확대됐다. 이와 관련,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과 기초 화학 부문에서 1조원에 달하는 손상차손을 인식함에 따라 1조8000억원 상당의 대규모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톤당 317.6달러였던 방향족의 수익성은 하반기에 201.5달러로 급전직하했다. HD현대케미칼은 혼합 자일렌(MX) 이익률 축소와 유가 하락 등이 겹쳐 작년 한 해 1502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봤다. 대표적인 비화학 부문인 2차 전지 업황 부진도 일부 업체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것으로 파악됐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이 2022년 하반기부터 저조한 실적을 이어왔다. 전체 매출 중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영업이익 5754억원을 거뒀지만 이는 전년의 26.6%에 불과하고, 작년 4분기에는 225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SKC는 가동률이 낮아져 동박 부문의 고정 비용 부담이 이어졌고, 화학 부문인 SKPIC 글로벌도 스티렌 모노머(SM) 판가 약세 탓에 적자가 쌓이고 있다. 한편 석화업계 수급 개선 모멘텀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시황이 양호한 분야는 합성 고무 등 일부 스페셜티만 해당되고, 범용 석화 제품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자체적인 비용 절감 노력을 기하고 있지만 유의미한 손실폭 축소는 이뤄내지 못하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공급 과잉 현상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 당분간 지난한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2020년부터 작년까지 5년 간 중국발 올레핀 생산량은 5600만톤이 늘었는데, 이는 같은 기간 글로벌 증설 규모의 70%에 달하는 수준이다. 중국의 대규모 생산 시설 확장 계획은 2027년까지로 돼있어 국내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와 유럽의 범용 석화 업체들은 원가 경쟁력을 잃어 설비 줄폐쇄에 나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순수 석화 업체에 가까울수록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여력이 부족해 설비 간 통폐합 등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효성화학의 특수 가스 사업부 매각과 롯데케미칼의 해외 자회사 지분 유동화, LG화학의 SM 생산 중단 등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손실이 장기간 누적됨에 따라 생존 방안 모색이 절실해지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사업 재편이 점차 본격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장기간 손실 누적에 따라 생존 방안 모색이 절실해지고 있는 만큼 발빠른 구조조정을 통한 적자폭 축소와 자금 확보 여부 등 재무 리스크 요인 제거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 LG에너지솔루션은 자본성 자금 조달·유휴 자산 매각 등 재무 부담 확대 폭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 실행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케미칼은 한계 사업을 정리하고 운영 비용 절감 등에 따른 손실을 줄여나가고 있고,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 유입 수준과 재무 부담 완화를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 회사들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업황을 고려하면 영업 현금 흐름을 통한 재무 안정성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좋아지기를 기대할 수 없다"며 “자산 매각·자금 조달 등을 통한 재무 여력 확보 수준에 따라 신용 등급 하향 압력이나 방어 여력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입 약정에 따른 재무 비율 충족 여부 등에 대해서도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지분 ‘0% 후계자’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고금리·경기 위축에 경영능력 입증 난관

경영능력을 입증해야하는 코오롱그룹 오너 4세인 이규호 부회장이 난관을 맞이했다. 최근 고금리와 경기 위축·전기차 캐즘 등의 악재로 이 부회장이 사내이사를 맡은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하락세인 탓이다. 올해도 고금리와 경기 위축이 크게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으로 관세 등의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어 경영 환경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산업권에 따르면 코오롱은 재계에서 보기 드물게 경영권 승계 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그룹으로 꼽힌다. 코오롱그룹의 총수(동일인)인 이웅열 명예회장의 아들이자 오너 4세인 이규호 부회장이 유일한 차기 후계자로 꼽힌다. 그러나 그는 그룹 지주사인 ㈜코오롱의 지분을 단 한주도 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부회장은 재계에서 '0%의 후계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다만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에 대해 지분보다 경영능력 입증이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지난 2018년 이 명예회장은 이 부회장에 대한 지분 증여에 대해 “능력이 있다고 판단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영능력을 입증한다면 지분 증여 등이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1984년생으로 미국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패션부문) 최고운영책임자,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 부사장,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이사 사장 등 여러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지난해 초 지주사 ㈜코오롱의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른 이 부회장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대표이사를 사임(사내이사직 유지)하고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등 주력 계열사의 사내이사로 선임돼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해 지주사는 물론 이 부회장이 사내이사를 맡은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고금리와 경기 위축의 영향으로 ㈜코오롱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조7693억원, 영업이익 227억원을 기록해 각각 지난 2023년 대비 2.1%와 77.9% 줄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주력 상품인 아라미드 생산시설의 정기보수가 많았던 영향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1645억원을 기록해 2023년 대비 17.6% 줄었다. 코오롱글로벌은 고금리 상황에서 건설업황이 크게 악화한 탓에 영업손실 45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2023년 말까지 이 부회장이 대표를 맡았던 코오롱모빌리티그룹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위축)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2023년 대비 50% 줄어든 197억원으로 집계됐다. 경영능력을 입증했다고 보기는 다소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지난해 코오롱그룹 지주사와 주요 계열사의 실적 악화를 발생시킨 악재가 올해도 대부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39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중간 값이 종전의 1.8%보다 1.6%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올해 한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6%~1.7%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은 당시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 불확실성과 함께 경기 위축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하향 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전기차 캐즘도 올해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자동차그룹 HMG경영연구원의 양진수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상무)은 지난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올해도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전기차·배터리 관련 전문가들도 올해 캐즘의 지속을 예측하고 있다. 다만 고금리만큼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금리는 3.5% 수준을 지속 유지했는데 올해 연초 3%로 0.5%포인트(p) 가량 하향 조정됐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2~2.5% 수준으로 3~4차례 하향 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올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연초부터 관세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지난해보다 악재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도 코오롱그룹 지주사와 주요 계열사가 호실적을 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업무를 맡은 만큼 당장의 실적에 초점을 맞출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코오롱그룹이 최근 몇 년 동안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 그룹 내 사업 분할·합병을 잇달아 진행하고 있다. 코오롱은 지난 2023년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 부문을 인적 분할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독립법인으로 출범시켰다. 지난해 7월에도 항공과 방산 계열사 코오롱데크컴퍼지트, 코오롱글로텍의 경량화 부품·방탄소재·수소탱크 사업, 코오롱ENP의 차량용 배터리 경량화 소재 등 그룹 내에 흩어져 있던 복합소재 사업들을 한데 모아 '코오롱스페이스웍스'를 출범시켰다. 이 부회장은 이 같은 분할·합병 작업을 직접 이끌거나 상당한 영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이 명예회장은 아직 건재하다"며 “승계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허태수 GS그룹 회장, AI·디지털 협의체 참석…미래 선도방안 논의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AI·디지털 협의체에 참석해 양자컴퓨터 등 혁신 기술 시대에 대비할 방안을 살펴보고 미래 사업 생태계를 선도할 방안을 논의했다. GS그룹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빌딩에서 허 회장과 최고경영진, 임원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AI·디지털 협의체를 개최했다고 13일 밝혔다. AI·디지털 협의체는 그룹의 변화를 공유하고 내·외부 강사를 초청해 강연을 들은 후 미래 전략을 세우는 협의체다. 올해 신년 임원 모임 이후 전체 사장단과 각 계열사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S 경영진들은 이날 AI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일하는 방식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사업적 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GS그룹은 AI와 디지털 기술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의 전면적인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협업 툴 노션(Notion)과 업무협약을 맺고 AI 지식허브를 구축하는 등 내부 개혁을 동반한 노력이다. 이번 협의체에서는 GS파워와 GS E&R이 각기 다른 사례를 통해 AI를 어떻게 현장에 적용하고 있는지 발표했다. GS파워는 각 발전소에서 나오는 수많은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신뢰성 높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 앞으로 머신러닝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GS E&R은 풍력발전량 예측솔루션을 자체 개발하며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복잡한 산악 지형의 특성과 풍속, 온도, 기압 등 다양한 기상변수를 반영해 업계 최초로 풍력 발전량 예측 오차율을 10% 미만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번 협의체에서는 양자컴퓨터까지 주제를 확장해 폭넓은 토론을 펼쳤다. 양자 컴퓨터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한 컴퓨터로, 연산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 '꿈의 기술'로 불린다. 양자 기술 전문 스타트업 SDT의 윤지원 대표를 강연자로 초청해 양자컴퓨터의 기술적 진전과 미래에 대해 강연을 듣고, 향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을 찾기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경영진들은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될 경우 AI와 같이 산업계에 혁신을 가져올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정유, 석유, 발전, 건설 사업을 영위하는 그룹사로서 양자전환(QX)이 필요할 것이라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허 회장은 “우리는 AI 반도체와 같은 제품을 개발하는 사업을 하지 않지만, 우리가 가진 데이터를 자산으로 삼아 제대로 관리하고, AI를 활용해 비즈니스 전환을 이뤄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면 기술을 넘어선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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