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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게임해도 경험은 다 달라” 게임업계 ‘AI’로 성장 돌파구

국내 게임 산업이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인공지능(AI) 도입이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AI를 통해 게임의 재미와 몰입감을 한 차원 끌어올리며 유저 경험의 혁신을 꾀한다는 목표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생성형 AI 기술이 게임 산업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크래프톤은 최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AI 기술 'CPC'를 선보였다. CPC는 엔비디아 에이스(ACE) 기술로 구축된 게임에 특화된 온디바이스 소형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게임 이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캐릭터다. 기존 NPC(Non-Player Character)는 미리 입력한 명령대로만 움직였다면 CPC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인간 수준으로 상황을 인식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의 목표를 이해하고 전략에도 협력한다. 크래프톤은 대표 지식재산권(IP)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해 오는 3월 28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버전으로 출시되는 '인조이' 등 다양한 게임에 CPC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위메이드의 개발 자회사 위메이드넥스트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차기작 '미르5'에 등장하는 AI 보스 '아스테리온'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아스테리온은 기계 학습을 통해 이용자의 행동 패턴을 학습해 전투를 거듭할수록 더욱 정교하고 진화한 공격을 선보이는 특이한 콘셉트의 보스다. 이용자들은 매번 새로운 전략을 세워 아스테리온에 도전해야 한다. 넥슨의 경우 팀 기반 1인칭슈팅(FPS) 게임 '더 파이널스'에 생성형 AI를 적용했다. 게임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중계 코멘트를 생성하는 것이 골자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말 AI 연구개발(R&D)을 담당하던 리서치본부를 분사시켜 자회사 '엔씨 AI'를 출범했다. 향후 게임 제작과 서비스 품질 향상에 적극적으로 AI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게임업계는 AI 기술 도입을 통해 혁신적인 게임 콘텐츠를 창출함으로써 성장 정체를 극복하겠다는 포부다. 국내 게임시장은 2022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약 19조7000억원으로 전년(22조2149억원) 대비 10.9% 감소했다. 2013년 이후 10년 만의 역성장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상황도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게임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것은 모바일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위주의 기존 성공 전략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게임 시장의 부진은 MMORPG 장르로의 편중이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심화되면서 라이트 유저들이 이탈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해외 모바일 게임의 국내 시장 침투가 가속화되고 있는 점도 국내 게임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TOP10 중 해외 게임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는 게임 내 AI 적용이 이용자들의 관심을 다시 불러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은 게임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일례로 진화하는 AI 캐릭터와의 상호작용은 플레이어에게 예측 불가능하고 도전적인 게임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한계에 도전하는 재미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AI 기술은 게임 제작비용을 낮추고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해 개발자들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부각되고 있다. 정부의 지원 사격도 더해질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제출한 업무 현황 보고서를 통해 “AI 활용 게임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미래 시장 선점을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T, 엔비디아 H100 기반 AI GPUaaS 선봬…1분기 중 H200 도입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서비스 'SKT GPUaaS(서비스형 그래픽처리장치)'를 출시했다. 안정적인 AI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13일 SKT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문을 연 가산 AI 데이터센터(AIDC)의 랙(Rag)당 전력밀도는 국내 최고 수준인 44킬로와트(kW)다. 국내 평균 전력밀도인 4.8kW의 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를 통해 고밀도 GPU 서버 운영 환경에 최적화된 데이터 코로케이션 환경을 제공한다. 데이터센터 전문기업이 전산실 등 공간을 임대하고, 고객 장비를 위탁관리·운영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글로벌 GPU 클라우드 기업 람다의 첫 아시아태평양 지역 리전(데이터센터 운영 위치)이기도 하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8월 AI 클라우드 공동사업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GPUaaS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GPU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고객은 서비스 개발이나 활용에 필요한 만큼의 GPU 자원만을 할당받아 쓰고, 이에 비례해 비용을 내는 구조다. SKT가 이번에 선보인 GPUaaS는 엔비디아 GPU H100을 기반으로 한다. 현재 국내에 도입된 GPU 중 가장 성능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람다와 함께 이번 서비스 출시를 1년 동안 준비했다. 퍼블릭(공유형) 클라우드와 상호 연동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기업고객은 기존 클라우드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SKT의 GPU 컴퓨팅을 이용할 수 있다. 방화벽과 전용 회선을 활용할 경우 보안성 역시 강화할 수 있다. AI 작업량이 급격히 늘어나더라도 단독 서버에 GPU를 손쉽게 추가할 수 있어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구독을 원하는 기업고객은 AI 서비스 규모나 목적에 따라 GPU 수량과 기간을 선택하고, 단독 서버·방화벽·전용 회선 등 맞춤형 패키지를 구성할 수 있다. GPUaaS 가격은 약정 기간·GPU 개수·과금 형태에 따라 탄력적으로 책정했다. 고객이 1년간 32개의 GPU를 쓰길 원한다면 이에 맞는 가격을 설정할 수 있다. 1개월 단위 단기 서비스도 가능하다. 이 밖에도 SKT의 'AI 클라우드 매니저'를 함께 쓰면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수많은 GPU 자원을 마치 한 대의 컴퓨터처럼 관리해 성능을 극대화하고, AI 학습 시간을 단축한다. SKT는 올해를 AI 수익화 원년으로 삼고 △AIDC △GPUaaS △에지 AI를 중심으로 한 전국 인프라 구축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GPUaaS의 경우, 이들 중 가장 빠르게 수익화가 실현될 수 있는 사업으로 보고 있다. 유영상 SKT 대표는 지난해 11월 열린 'SK 서밋 2024'에서 “AI 사업에서 빠르게 수익화할 수 있는 건 GPUaaS, 소버린 AI 등 수도권에 짓는 인프라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사업이 될 것"이라며 “올해~내년부터 매출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중 최신 GPU인 H200도 국내 최초로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보다 빠르게 AI 기술·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GPUaaS 고객 확대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명국 SKT GPUaaS사업본부장은 “이번 GPUaaS 출시는 AIDC 사업이 고객에게 다가가는 첫번째 사례로, 회사가 AI 인프라 핵심 사업자로 자리매김하는데 의미가 크다"며, “국가 AI 경쟁력을 높이는 GPU 팜으로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K-게임, 中서 활로 찾는다…차별화된 경쟁력 입증 숙제

중국 정부가 2021년 이후 4년여 만에 게임 시장 진출 문호를 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대륙 공략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중국 게임사의 개발 역량이 한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옴에 따라 이전만큼 활로 찾기가 수월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공존한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부(NPPA)는 지난달 총 13개 게임에 대한 외자판호(게임 서비스 허가증)를 승인했다. 이 중 △넷마블 '세븐나이츠 키우기' △님블뉴런 '이터널 리턴'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리버스'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 △네오위즈 '고양이와 스프' 등이 명단에 올랐다. 판호를 발급받은 국내 게임은 △2020년 1개 △2021년 2건 △2022년 8건 △2023년 9건 △2024년 11건 등으로 지속 증가세다. 판호를 발급받으면 현지 퍼블리셔와 계약하고, 현지화 작업 등을 거쳐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다. 중국 기업을 위한 내자판호와 현지 서비스를 원하는 해외 기업에 발급되는 외자판호로 구분된다. 지난해 발급한 외자판호는 총 1416개로, 2019년 1500개 이상을 발급한 이후 최대치다. 중국 게임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로 분류된다. 규제와 변수가 많아 진출이 어렵지만, 시장 안착에 성공할 경우 호실적을 기대할 수 있어 업계 핵심 공략지로 꼽힌다. 지난해 1조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며 흥행을 이끌었던 넥슨의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이 대표 사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 규모는 3257억8300만위안(한화 64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용자 규모는 6억7400만명으로, 0.94% 늘었다. 국내 게임사들은 이를 토대로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현지 퍼블리싱 업체 선정부터 베타테스트, 사전예약 등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에 따른 한류 콘텐츠 유입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현지 대표 퍼블리셔 텐센트와 함께 판호를 획득한 '리니지2M'·'블레이드 앤 소울 2'의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특히 '블소2'의 경우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무협 게임인 데다 원작 '블소1'이 동시접속자 약 200만명을 기록한 바 있어 흥행 가능성이 점쳐진다. 시프트업도 자사 대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니케'를 텐센트와 함께 연내 중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사전예약 첫날인 지난 9일에만 19만명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분기 말 현지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며, 일평균 10억원 가량 벌어들일 것으로 본다"며 “텐센트의 적극적인 프로모션이 예상되는 만큼 높은 수준의 사전 지표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 흥행을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적잖다. 최근 원신·젠레스 존 제로·검은신화: 오공과 같은 글로벌 히트작들을 대거 배출하는 등 개발 수준이 높아진 탓이다. 특히 '오공'의 경우, 생생한 그래픽과 몰입감 있는 스토리 등을 인정받아 스팀 어워드에서 올해의 게임(GOTY) 등 3관왕을 달성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게임에 대한 기조를 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게임을 소프트파워 강화산업으로 규정하고,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을 확대함과 동시에 규제 강도를 일정 수준 완화했다. 이에 따라 중국 게임사들은 개발 인력 및 제작 도구에 대한 투자를 늘려 게임 품질을 높일 수 있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선 현지 게임과의 경쟁에 밀리지 않기 위한 노력과 함께 내부 규제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품질 향상·현지화 등 역량 강화를 통해 중국 게임사에 대항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중국 외에도 인도·유럽 등 글로벌 진출 범위를 넓히고 있고, 각 지역 특성에 따른 전략적 접근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달아나는 넷플릭스, 추격하는 쿠플… 티빙, 2위도 ‘위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주목받아온 티빙이 위기에 직면했다. 흥행 콘텐츠로 무장한 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의 성장세에 밀려 시장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725만명으로 전월(730만명) 대비 5만명 줄었다. 2위 자리는 유지했지만 2개월 연속 이용자 수가 감소하며 분위기가 한풀 꺾였다. MAU는 한 달 동안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사용자 규모를 나타낸다. 이는 OTT 서비스의 인기와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며, 통상 OTT 순위는 이를 기준으로 매겨진다. 티빙의 이용자 수 정체 속에 쿠팡플레이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쿠팡플레이의 MAU는 709만명으로 전월(633만명)과 비교해 76만명 늘었다. 이로써 티빙과 쿠팡플레이의 MAU 격차는 지난해 11월 97만명에서 12월 16만명으로 좁혀진 상태다. 국내 시장 1위 넷플릭스 추격도 요원해졌다. 지난달 넷플릭스는 전월 대비 139만명 증가한 1299만명의 MAU를 기록했다. 앞서 티빙은 지난해 8월 넷플릭스와의 MAU 격차를 역대 최소인 338만명까지 좁히며 선두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574만명으로 다시 벌어졌다. 티빙은 지난해 프로야구 중계를 무기 삼아 세력을 넓혔다. 국내 최대 인기 스포츠를 품고 다수의 야구팬을 플랫폼으로 끌어 모으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이 진행되는 지난해 10월엔 토종 OTT 최초로 MAU 8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에 자연스럽게 국내 시장 1위 넷플릭스를 넘어 OTT 왕좌 자리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높아졌다. 하지만 작년 10월 말 프로야구 시즌이 종료되며 티빙에 한파가 불어 닥쳤다. 프로야구의 빈자리를 메울 콘텐츠를 선보이지 못한 점이 이용자 수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 사이 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는 각각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 '가족계획'의 흥행으로 이용자를 끌어 모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지난해 12월 26일 공개 직후 2주 연속으로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콘텐츠에 선정됐다.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넷플릭스 톱 10'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오징어 게임 시즌2 총 시청 시간은 4억1710만 시간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오징어 게임 시즌2는 글로벌 톱 10 시리즈 부문에서 영어·비영어 통합 1위를 기록했으며, 전체 서비스 국가 93개국 중 91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 작품은 한국 사회의 치열한 경쟁 구도를 반영하며 전 세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족계획 또한 흥행의 중심에 섰다. 쿠팡플레이에 따르면 해당 작품은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상 역대 최고 시청량,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기억을 자유자재로 편집할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엄마가 가족들과 합심해 악당들과 대립하는 이야기를 담은 가족계획은 반전 스토리텔링, 백윤식·류승범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OTT 플랫폼의 이용자 수는 결국 '주목할 만한 콘텐츠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며 “이용자의 시선을 끌만한 콘텐츠를 지속 양산하지 못할 경우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의 기대작들이 주목받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티빙이 2위 자리를 쿠팡플레이에 내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 사상 처음으로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 TV쇼(비영어) 부문에 진입한 '솔로지옥'의 4번째 이야기를 들고 이용자들을 찾는다. 쿠팡플레이도 인기 걸그룹 블랙핑크 지수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오리지널 드라마 '뉴토피아'가 출격을 준비 중이다. 티빙은 '원경', '스터디그룹'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세우고 있지만, 솔로지옥이나 뉴토피아 등과 비교해 화제성 측면에서는 다소 밀리는 모습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송구영 LG헬로 대표 “고객가치 혁신해 유료방송 위기 돌파”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가 신년 타운홀 미팅에서 “고객가치 경영으로 내실을 다지며 유료방송 위기를 돌파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10일 LG헬로비전에 따르면 전날인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본사에서 타운홀 미팅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선 송 대표의 신년인사와 올해 사업 방향 및 전략 공유, 경영진 질의응답 등이 있었다. 송 대표는 이 자리에서 유료방송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고객가치 혁신으로 케이블TV만의 차별화를 통해 성장을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그는“지난해 어려운 사업환경 속에서도 렌탈·교육 등 신사업이 성장하며 의미 있는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었다"면서도 “새해에도 유료방송 시장을 둘러싼 경영환경의 어려움은 가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상황일수록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가장 중요한 목표에 집중하고 체계적인 과정 관리로 성과를 창출하는 강한 실행력을 발휘해달라"며 “질적 개선과 경영 효율화에 집중하는 한편, 홈·미래 사업에서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회사는 최근 인력 감축을 통한 비용 절감과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을 통한 활로 찾기에 돌입했다. 이는 최근 가입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유료방송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3년 방송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유료방송 가입자수는 전년(2022년)과 동일한 3630만477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약 3000명 늘어나는 데 그치며 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사업자별로 △인터넷(IP)TV 2098만명 △케이블TV 1249만명 △위성방송 283만명이다. IPTV는 1.5% 증가했지만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은 각각 1.6%, 3.7% 감소했다. 유료방송사업자의 총매출액은 7조2330억원으로 전년보다 늘었으나, 성장률은 계속 둔화해 0.4%를 기록했다. 유료방송 매출에는 수신료와 홈쇼핑 송출수수료, 기타 매출(광고·협찬, 단말장치 대여·판매) 등이 포함된다. 이에 LG헬로비전의 실적도 영향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의 지난해 매출은 1분기 2672억원, 2분기 2836억원, 3분기 323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1억원, 74억원, 33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4분기 매출 3011억원, 영업이익은 7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74%, 38.19% 감소한 수치다. TV 사업은 업황 악화로 인한 감소세가 예상되나, 렌탈·지역사업이 실적을 방어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TV 부문은 가입자 약세에 유료시청(PPV) 매출 감소가 겹치며 전년 대비 3.6% 감소할 것"이라며 “렌탈과 지역사업 매출액이 2022년 2465억원에서 2024년 3352억원으로 연평균 16.6% 성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자회사 헬로커넥트앤을 설립하며 서비스 품질 강화에 나선 점은 긍정적"이라며 “이들 신사업의 매출 증가가 통신업 매출 감소를 방어하며 전체 외형은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CES 2025] SKT ‘에스터’ 3월 북미 출격…해외 공략 강드라이브

SK텔레콤이 글로벌향 인공지능 에이전트(GPAA) '에스터(A*)'를 CES 2025에서 선보였다. 오는 3월 북미지역 베타 서비스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에서 에스터의 사업 방향을 소개했다. '에스터'는 이용자의 의도를 명확히 파악해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개인 비서다. 기존 키워드 검색이 아닌 사람과 소통하는 방식의 대화형 검색으로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1월 'SK 서밋 2024'에서 첫 공개됐다. 일상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이용자 삶의 질을 높이는 AI 비서를 지향한다. 사전 조사부터 계획·실행, 상기·조언까지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단순 지시 수행에 그치지 않고 AI가 '액션'을 할 수 있는 단계로 개발한 게 골자다. 이용자와의 대화를 분석해 일정 목록을 생성하고, 서브 에이전트와의 연계 과정을 거쳐 목록을 세분화해 스케줄 조정과 맞춤 제안까지 수행한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이용자가 여행 중 “마지막 날 아무런 계획이 없는데 뭘 해야 할까"라고 질문하면, 에스터는 쇼핑·맛집 방문·공연 관람 등을 제안한다. 이용자가 공연 관람을 원할 경우 적합한 공연과 주변 맛집을 소개하고, 리뷰 확인·예약·결제까지 한 번에 실행한다. 회사 관계자는 “이용자와 AI 에이전트 간 소통을 통해 해답을 찾아가는 에스터의 서비스 형태가 다른 AI 서비스들과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SKT는 △글로벌 검색 서비스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사 △서드 파티 앱들과 전방위적 협력을 추진 중이다. 대화형 검색 서비스 '퍼플렉시티'를 에스터에 탑재하는 등의 파트너십도 추진된다. 이를 통해 각 개인·지역·국가 등 전 영역을 아우르는 AI 생태계를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대규모 AI 서비스 수요가 필요한 빅테크, 합리적 가격의 AI 서비스 공급을 원하는 통신사,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려는 서드 파티 개발사들이 이른바 'AI 허브'에서 공존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번 CES 기간부터 에스터의 베타 서비스 참가자를 모집한다. 이후 올 하반기 미국 정식 출시를 거쳐 내년 다른 국가들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정석근 SKT GPAA 사업부장은 “사용자의 요구에 대한 단순 답변 제공에 그친 기존 서비스와 달리 에스터는 일상에서 필요한 행위까지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로써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스타트업 뉴스] 코딧 탄핵정국 기업대응방안 리포트, 마코빌 자체IP 개발 가속화, 엘리스그룹 리벨리온과 MOU

코딧 부설 글로벌정책실증연구소가 '2025년도 정국 전망과 기업 대응 전략' 리포트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리포트는 탄핵 정국 속 정책 공백의 장기화에 따라 예상되는 각종 시나리오별 기업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국정 운영 공백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리포트에 따르면, 탄핵 인용 시에는 조기 대선 과정에서 법·제도 변화가 급격히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공청회 같은 정책 논의에 적극 참여해 기업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며, 기각 시에는 여야 정당별 입법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정책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탄핵 결과에 무관하게 AI(인공지능)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DX(디지털 전환) 등 혁신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대해 국내 정치 리스크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특히 야당이 온플법, 민생입법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모니터링 고도화를 통한 불확실성 속 기회 포착을 강조했다. 연구소는 정치권과의 네트워킹으로 국회와 함께 실질적인 대응 전략을 구축하기 위해 각 기업들에 경험과 전문성을 쌓은 정책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딧은 자체 보유한 10억 건 이상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법·규제·정책 정보를 자동 수집·분석해 기업들의 리스크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크로스미디어 콘텐츠 IP 스타트업 마코빌이 '벨리곰 매치랜드' 출시를 시작으로 자체 IP 개발을 아우르는 게임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7일 마코빌에 따르면, 현재 하이브IM과 협력하여 개발 중인 '오즈 리:라이트'는 재패니메이션풍의 매력적인 캐릭터와 몰입도 높은 스토리가 특징인 RPG다. 컬렉팅 RPG 장르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캐릭터와 세계관을 선보일 예정으로, 향후 유니버스형 IP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은 퍼즐게임 '벨리곰 매치랜드'도 지속 운영하고 있다. '벨리곰'은 2018년 롯데홈쇼핑이 개발한 캐릭터로, SNS 팔로워 170만 명을 보유한 인기 IP다. 지난 2023년에 출시한 '럭키 히어로: 랜덤 디펜스'를 통해 축적한 마코빌의 캐주얼 게임 개발 노하우가 이번 '벨리곰 매치랜드'에서 빛을 발해 호평을 얻었다고 마코빌은 소개했다. 이주현 마코빌 대표는 “앞으로도 다양한 IP와의 협업해 IP 생태계 확장에 기여하는 한편, 자체 IP 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교육 솔루션 기업 엘리스그룹이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과 국산 AI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7일 엘리스그룹에 따르면, AI 특화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술 역량을 강화했다는 이점을 살려 리벨리온 NPU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을 위한 기술 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외 교육과 산업에 적용되는 AI 서비스가 리벨리온의 NPU(신경망처리장치)를 기반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사업 모델 개발과 확산에도 힘을 모은다. 또한, 엘리스그룹의 PMDC(Portable Modular Data Center, 이동형 모듈러 데이터센터) 개발 및 운영 역량을 토대로 여러 해외 국가에 데이터센터를 수출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모색한다. 모듈 단위로 증설이 가능해 기존 데이터센터 대비 유동적인 운영이 가능한 엘리스클라우드 PMDC는 전력 밀도나 PUE(전력사용효율지수)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만큼 뛰어나 자원 활용에 있어 효율적이다. 이번 협약으로 두 기업은 기술 협력을 넘어 교육 등 다양한 영역까지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엘리스그룹이 개발 중인 AI 디지털교과서의 AI 모델을 리벨리온 NPU 기반으로 개발하고, 글로컬 대학 연계 및 재직자 대상 AI 교육과 해커톤도 추진한다. 이로써 NPU 활용 서비스 연구 개발부터 교육을 통한 산업 내 안착까지 함께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포켓몬 ·포차코·무너의 혈투…통신 3사 새해 키즈폰 대전

통신 3사가 새학기를 앞두고 키즈폰을 잇따라 출시하며 어린이 가입자 유치 경쟁에 나섰다. 인기 캐릭터를 앞세워 미래 잠재고객을 확보하고, 자녀의 습관 및 안전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능으로 신규고객도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키즈폰 시장 공략이 한창이다. 통상 1분기는 유치원 졸업식 및 초등학교 입학식이 일제히 진행돼 '키즈폰 성수기'로 꼽힌다. 30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대에 통화·문자와 같은 필수 앱, 중독 방지·모니터링 기능도 탑재돼 수요가 높다. 캐릭터 지식재산(IP)과 자녀 관리·보호 관련 부가서비스를 앞세운 마케팅 방식은 지난해와 유사하지만, 인공지능(AI)과 같은 자사 기술을 활용한 차별화 전략이 눈길을 끈다. LG유플러스가 지난달 19일 선보인 'U+키즈폰 무너 에디션'은 통신 3사 중 처음으로 AI 기술을 도입했다. AI가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분석해 올바른 습관을 유도하고, 통계 리포트 및 맞춤형 이용 가이드를 제공한다. 자녀가 메타버스 공간 안에서 AI 캐릭터와 학습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도 탑재했다. 회사 키즈 메타버스 플랫폼 '키즈토피아'를 활용했다. 아이의 키·몸무게와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성장 지표를 확인하고 적합한 영양소를 추천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통신 3사 중 최초로 자사 IP 캐릭터 '무너'를 활용한 점도 차별화 요소다. SKT도 인기 캐릭터 포켓몬을 앞세운 'ZEM폰 포켓몬에디션3'을 출시했다. 자사 키즈 서비스 브랜드 'ZEM'을 탑재해 자녀 관리·보호 기능을 갖췄다. △실시간 위치 확인 △유해 콘텐츠 차단 △도보 이동 중 스마트폰 사용 방지 △SOS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관련 리포트도 실시간 제공한다. 자체 AI 비서 서비스 '에이닷(A.)'이 기본 탑재된다. 스팸·피싱 자동 탐지와 실시간 통화 통역·요약 기능, 일정 관리 등 기능을 제공할 전망이다. 향후 키즈폰 특화 기능도 업데이트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두 번째 일본 산리오 캐릭터 협업 모델 '포차코 키즈폰'을 내놨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시나모롤' 캐릭터를 적용한 바 있다. 금융 애플리케이션(앱) '퍼핀'이 자녀의 수입·지출 내역을 분석해 올바른 소비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함께 선보인 주니어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자녀 위치를 실시간 파악하고 유해 사이트를 차단할 수 있는 안심박스 기능을 무료 제공한다. 단말 기기의 경우 지난해엔 3사 모두 삼성전자 갤럭시 엑스커버 5를 적용했지만 올해는 제품 성능·규격 측면에서 일부 차이가 있다. SKT의 경우 ALT의 마이브 키즈폰을 기반으로 했다. 5.8인치 디스플레이와 167g의 가벼운 무게로 아이의 신체 특성에 최적화된 게 특징이다. KT와 LGU+는 삼성전자 갤럭시 A16 LTE를 채택했다. 해당 모델은 6.7인치의 대화면 디스플레이와 5000만화소 고해상도 후면 카메라, IP54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으로 실용성이 강조됐다. 이들 모델의 가격은 30만원대로 엇비슷하다. 이처럼 통신업계가 매년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장기적으로 더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10세 미만 어린이의 스마트폰 보유율이 지속 증가세인 데다 가족 결합 할인 혜택을 통해 부모 고객까지 확보하는 '락인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미디어 패널조사에 따르면 만 10대 미만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지난 2018년 30.7%에서 2023년 58.3%로 5년새 2배가량 급증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 메신저가 청소년들의 의사소통수단으로 자리잡고, 맞벌이 부부가 늘며 자녀 관리 수단으로 활용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 중 키즈폰이 차지하는 수요 비중은 평균 8~10% 안팎으로 집계된다. △2018년 13.2% △2019년 16.7% △2020년 8.2% △2021년 11.3%로 평균 10%대를 기록했다. 2022년 5.1%로 다소 저조했으나, 2023년 10.9%로 회복했다. 단기적인 수익성은 높지 않지만, 첫 스마트폰 서비스 사용 경험을 긍정적으로 형성한다면 향후 충성고객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키즈폰 시장이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 비해 크지 않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통상 자녀 세대의 경우 보호자가 스마트폰 구매력을 지니는 경우가 많은 만큼 브랜드 이미지 조기 구축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시장 정체로 신규 가입자 확보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가족 단위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하도급 계약서 늑장 발급’ 넥슨·크래프톤·엔씨에 과징금 철퇴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 서면 발급의무를 위반한 게임사 넥슨코리아, 크래프톤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위반 정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한 엔씨소프트엔 시정명령만 내렸다. 6일 공정위에 따르면 최근 게임업계에 대한 직권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들 기업이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돼 이같은 조치를 내렸다. 이 중 넥슨코리아와 크래프톤에 대해선 과징금 3200만원, 3600만원을 각각 부과했다. 이와 함께 향후 동일하거나 유사한 행위를 반복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를 명령했다. 하도급법은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로부터 위탁받은 용역 수행행위가 시작되기 전 하도급대금과 그 지급 방법 등 계약 내용을 기재한 서면을 발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3사는 수급 사업자에게 게임 관련 그래픽·모션·녹음 등 용역을 위탁하면서 계약서를 용역 수행을 시작한 뒤나 계약이 종료된 이후에 발급했다. 일부 거래에 대해서는 계약이 종료된 이후에 서면을 발급키도 했다. 업체별 법 위반 행위 건수는 크래프톤 42건, 넥슨코리아 75건, 엔씨소프트 28건이다. 크래프톤과 넥슨은 각각 용역행위 수행일로부터 97일, 86일이 지난 뒤에야 서면 계약서를 발급한 경우도 있었다. 엔씨소프트는 2020년 1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28건의 용역을 위탁하면서 용역 수행 최대 35일이 지난 뒤에 서면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게임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서면 지연 발급의 거래행태를 적발해 제재한 것"이라며 “향후 유사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원 사업자의 경각심을 높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작년 휴대폰 번호이동 629만건 역대 최고… 올해는 더 늘듯

지난해 통신시장 번호이동 건수가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동안 통신사 간 보조금 경쟁이 줄며 시장이 위축됐지만, 요금제 다변화로 시장 경쟁이 일정 수준 촉진되며 증가세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6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번호이동(번이) 건수는 629만5188건으로 집계됐다. 전년(561만2973건)보다 약 12.2% 증가한 수치로,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번이 건수가 600만건을 돌파한 건 지난 2017년(701만4429건) 이후 처음이다. 단통법 도입 전인 2014년 이전까지 평균 1000만건을 기록해 왔다. 그러나 2014년 865만4125건에서 2017년 701만4429건, 2022년 452만9524건으로 지속 하락했다. 이는 휴대전화번호는 유지한 채 통신사만 옮기는 것으로, 시장 경쟁 활성화 양상을 확인하는 주요 가늠자로 활용된다. 저렴한 요금제를 찾아 이동하는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통신사들이 할인 및 프로모션 경쟁을 펼치는 구조다. 업계에선 요금제 다변화가 지난해 번이 시장을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 3사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기조에 따라 중·저가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를 다수 출시했다. 알뜰폰 또한 '0원요금제' 등 이색 요금제와 결합 상품을 선보이면서 경쟁 촉진 효과가 일정 수준 나타났다는 것이다. 통신사에서 알뜰폰으로의 유입은 줄어든 반면, 알뜰폰에서 통신사로의 이탈은 늘었다. 이는 통신 3사의 가입자 이탈 방지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구형 스마트폰 출고가를 인하하는 한편 번호이동에 신규·기기변경보다 더 많은 지원금을 책정했다. 통신 3사에서 알뜰폰 이동 건수는 100만9551건으로 전년보다 18.3% 감소했다. 반면 알뜰폰에서 통신 3사로의 이동 건수는 63만2119건으로 전년 대비 45.4% 증가했다. 올해 3분기 중 단통법이 폐지됨에 따라 번이 시장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휴대폰 지원금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가입 유형별 지원금 차별이 가능해져 마케팅 전략이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단통법 도입 이전 주로 사용되던 '스폿(spot) 전략'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 주말이나 평일 심야 시간대에 보조금 30만원~50만원가량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단시간에 많은 가입자를 끌어모을 수 있다. 최근엔 일부 판매점에서 번이 고객 대상으로 70만~95만원 상당의 리베이트(판매장려금)을 지급하는 전략이 성행하고 있다. 이는 공시지원금·추가지원금 등 공식 보조금을 제외한 일종의 불법 보조금이다. 판매점에 고액의 리베이트를 주는 조건으로 소비자가 고가 요금제에 가입하도록 유도하거나 부가 서비스를 판매하는 방식이다. 본래 공시지원금의 15%를 넘는 유통점의 추가지원금 제공은 불법이었으나, 단통법 폐지와 함께 상한이 사라지며 합법화될 전망이다. 이렇게 마케팅 범위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경우, 통신사 간 보조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번이 건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단통법 폐지 시 가입 형태에 따라 보조금 책정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번호이동을 통해 5G 신규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단통법 폐지 초기 일시적 혹은 게릴라성 마케팅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단통법 폐지 외 요금제 개편 이슈가 많다는 점도 변수다. 통신 3사는 1분기 중 롱텀에볼루션(LTE)과 5G 요금제를 합친 통합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5G보다 비싼 일부 LTE 요금제를 없애고, 해당 구간에 새로운 요금제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이후엔 5G 주파수 경매와 LTE 주파수 재할당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차세대 5G 요금제가 출시되면 번이 시장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통신시장 전반으로 넓혔을 때 경쟁 양상이 단통법 이전만큼 활발해질지는 현재로썬 미지수란 게 업계 중론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통신사가 제조업자별로 단말기 판매장려금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실제 단말기 판매 가격이 노출될 수 있어 통신사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고 제조사 간 가격 인하 경쟁이 심하게 유발될 가능성도 낮다"고 분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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