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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장벽 낮추고 액션성 높였다…카겜 ‘POE 2’ 내달 韓 상륙

“그동안 쌓은 서비스 노하우와 경험을 토대로 완성도 높은 PC 및 콘솔 게임을 준비해 국내 이용자를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29일 서울 성동구 보테가마지오에서 진행된 '패스 오브 엑자일(POE) 2' 미디어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다음달 7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를 앞둔 'POE 2'의 주요 콘텐츠와 전작 대비 차별화된 재미 요소, 국내 서비스 전략 방향성 등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는 조나단 로저스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GGG) 총괄 디렉터와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 김상구 사업본부장이 참석했다. POE 2는 지난 2013년 출시된 POE 1의 정식 계보를 잇는 핵앤슬래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으로, GGG가 개발한다.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PC·콘솔 서비스를 담당한다. △한글 빌드 가이드 △음성 더빙 △영상 가이드 등 현지화 작업도 진행한다. 이를 통해 국내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지식재산(IP)의 대중화를 꾀한다는 목표다. 전작 POE 1이 선사했던 핵앤슬러시 스타일의 게임성에 액션 RPG의 컨트롤 재미를 더한 '액션 슬래시' 장르로 변주한 게 특징이다. 특히 액션성과 게임 조작감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캐릭터의 각 액션이 부드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해 전통적인 액션 게임을 연상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나단 로저스 GGG 총괄 디렉터는 “시전 시간이 긴 스킬의 한계를 줄였다"며 “언제든 회피가 가능해 적극적인 전투가 가능하며, 방향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게임은 6개 캠페인과 100개의 환경, 600여종의 몬스터와 보스 100종으로 구성된다. 이용자는 12개 클래스 중 하나를 선택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육성할 수 있다. 각 클래스는 전직 클래스 3개를 보유해 총 36개 전직 클래스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보스 콘텐츠와 스킬 구성에 차별화를 줬다고 강조했다. 조나단 총괄 디렉터는 “보스 디자인만큼은 우리가 가장 많이 신경썼다고 자부할 수 있다. 저마다 고유 개성과 패턴을 갖고 있어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며 “캐릭터 스킬 빌드를 자유롭게 실험하고 개성 있게 디자인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방대하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난이도 조정을 통해 진입장벽도 낮췄다. 전반적으로 게임 시스템 구성을 단순화했고, 추천 스킬 등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장치를 도입했다. 불필요한 요소는 최대한 덜어내면서 게임의 깊이는 유지하는 방향으로 개발했다. 이를 통해 기존 마니아들을 사로잡으면서 신규 이용자 유입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로저스 총괄 디렉터는 “모든 시스템을 처음 접했을 때 단순하게 접할 수 있고, 새로운 유저들이 쉽게 하나씩 배워갈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며 “전작을 전혀 하지 않았어도 스토리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구 카카오게임즈 본부장은 “전작을 경험해 본 이용자 중심으로 진정성 있는 게임성을 보여드리면서 신규 이용자층으로 인지도를 넓히는 투트랙으로 가려고 한다"며 “셀럽을 활용한 캠페인과 함께 매스미디어를 통해 대중에게 게임을 전달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POE 2 국내 이용자들을 위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다음달 6일 전야제 이벤트를 시작으로 7~8일 스트리머 오픈런 이벤트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파트너스 아카데미'를 통해선 이용자들의 콘텐츠 제작을 지원한다. 스트리머와 크리에이터들이 게임 생태계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코어 팬들을 위해 우수한 품질을 갖춘 다양한 장르의 PC 게임 서비스를 지속 제공하겠다"며 “해외 우수 개발사들과의 협력 기회를 확대해 글로벌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종합] KT, 연말 정기인사·조직개편 단행…AI·미디어에 무게 실려

KT가 흩어져 있던 기업간거래(B2B) 사업 조직을 통합한다. 커스터머부문 산하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는 별도 사업부문으로 분리되며, 인공지능(AI)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담당하는 KT컨설팅그룹은 확대 재편한다. 전반적으로 AI·미디어 사업에 무게중심이 실렸다는 평가다. KT는 29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연말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AI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한 통신·미디어·네트워크·정보기술(IT) 조직 역량 통합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AICT(AI+ICT) 기업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해 성장 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다지고, 혁신 성과를 이어간다는 목표 아래 조직체계에 변화를 기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B2B 조직을 통합한다. AI·디지털전환(DX)·로봇 사업을 담당했던 전략·신사업부문을 엔터프라이즈부문으로 합친다. 이를 통해 상품 기획과 제안·수주·이행까지 고객 맞춤형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업무를 혁신하겠다는 구상이다. 안창용 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이 조직을 이끈다. 커스터머부문 소속 조직이었던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는 미디어부문으로 분리된다. 이 조직은 그룹 미디어 사업의 콘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KT스카이라이프·스튜디오지니·지니뮤직 등 그룹사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사업 역량을 결집시킨다는 방침이다. 그룹 경영전략·사업발굴을 총괄했던 김채희 전략기획실장(전무)이 부문장으로 임명됐다. 기술혁신부문 산하 KT컨설팅그룹은 전략·사업컨설팅부문으로 확대 재편한다. 이 조직은 AI·IT 분야 전문가들이 모인 곳으로, 지난해 정기인사 당시 새로 만들어진 B2B 담당 조직이다. AICT 사업 확대를 위한 기술컨설팅 기능 강화와 대내외 컨설팅 분야를 맡는다. 해당 부문은 △AI 전환(AX) 전략사업 발굴·제안·수행 지원을 맡는 'GTM본부' △차세대 IT 프로젝트 이행 등을 맡는 'TMO본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국내외 테크기업과의 파트너십을 총괄하는 'SPA본부'로 구성된다. 정우진 KT컨설팅그룹장이 부문장을 맡는다. 이달 △KT 넷코어 △KT P&M 등 네트워크 부문 자회사 신설을 결정한 가운데, 신입·경력 모집 지원자는 3000명대를 넘은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자회사 전출을 신청한 인원은 1723명(넷코어 1483명·P&M 240명)이다. 신규 인력에 대한 전문성 전수·협력사 시너지 강화 등으로 유연한 업무 환경과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출범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조직개편안에 희망퇴직과 자회사 전출 모두 택하지 않은 직원들이 소속될 '토탈영업TF(태스크포스·가칭)'에 대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현재 본사 잔류를 택한 직원은 2500명대다. 해당 TF는 기존 유통·기술영업 직무를 포괄하는 직무로, 소속 직원들은 이론 교육·현장 실습 등으로 구성된 직무전환 교육 후 공백 상권으로 발령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조직 운용 방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KT 노사는 전날인 28일부터 이들에 대한 교육·평가 방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해당 직원들에 대한 2차 조직개편안을 발표하고, 내년 1월 1일 자로 배치할 예정이다. 노사는 연말까지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KT는 “경영효율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사업재편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조직개편 및 통폐합, 계열사 매각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영섭 KT 대표는 “최고의 AICT 역량을 갖춘 기업을 목표로 빠른 속도로 진화, 성장하기 위해 조직과 인력을 합리적으로 운영·혁신하는 게 중요하다"며 “앞으로 KT는 글로벌 협력을 통해 B2B IT 분야 시장 선도와 안정적 네트워크 운영·고도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임원인사로 KT 본사·그룹사 소속 임원 7명이 상무에서 전무로, 29명이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KT 연말 인사에 쏠리는 눈…관전 포인트는?

KT가 연말 정기인사를 앞둔 가운데 임원 거취 및 조직개편 폭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김영섭 대표 취임 직후 진행된 첫 정기인사는 사법리스크 해소를 위한 조직 정비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올해는 주력 사업 육성을 위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 될 전망이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전날인 지난 27일 임원 이하 실무급 직원에 대한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통상 일반직원 인사 직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안을 발표함을 감안할 때, 이르면 이날 오후에서 오는 29일쯤이 될 전망이다. 핵심축은 AICT(AI+ICT) 기업 전환과 조직 군살빼기로 압축된다. 앞서 KT는 사업구조를 AI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 중장기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통신·미디어·네트워크·정보기술(IT) 등 각 사업분야 구조 개편으로 기업간거래(B2B) AI 전환(AX) 분야 성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별도 기준 서비스매출의 6%를 차지하던 AI와 IT분야 매출 비중을 오는 2028년까지 약 3배 수준인 19%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을 통해 내년 중 한국형 특화 AI 모델 출시와 함께 △AI·클라우드 분야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AI전환(AX) 전문기업 △AI 연구기관 '이노베이션 센터'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향후 5년 동안 2조4000억원을 투자해 AI 기간망도 깐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AI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의 조직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올해 KT의 경영 기조를 감안하면 추가적인 인력 조정도 예상된다. 이 회사는 인원 감축을 통해 운용을 효율화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정기인사의 경우, 인원 감축보다도 일부 임원 교체 및 성격이 중복되는 조직 통합이 주를 이뤘다. 이달 초엔 네트워크 부문 자회사 2곳의 분사를 골자로 한 조직개편과 희망퇴직 신청 절차를 마쳤다. 지난 5일 기준 직원 2800여명이 희퇴를 신청했고, 자회사 전출은 1723명이 지원했다. 전체 인력의 약 23%에 달하는 4500여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전 직원 수는 1만9370명(올해 6월 말 기준)에서 1만5000여명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통신업계에서는 상무보를 중심으로 20% 내외의 임원 감축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무보는 상무와 상무대우 사이 계약직책이다. 현재 약 330명이 재직 중인 가운데 계약 만료를 앞둔 이들에 대한 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상무 이상 임원을 98명에서 80명으로, 상무보는 기존 312명에서 264명으로 줄인 바 있다. 통신 3사가 업무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서로 적잖은 영향을 주고 받음을 고려할 때, 경쟁사들의 조직개편 기조도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G유플러스는 이날 홍범식 신임 대표 선임 이래 첫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관련 상품·서비스 개발을 주도하는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을 신설하고, 통신·콘텐츠 관련 일부 조직을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사업 담당인 컨슈머부문 산하로 재배치하는 게 골자다. 이를 통해 AI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 향후 저성장 사업 부서를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다음달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는 SK텔레콤 역시 최근 SK그룹 차원에서 운영효율개선을 이유로 임원 20%를 감축키로 함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KT의 이번 정기인사가 직후 진행될 52개 계열사 인사 기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이니텍 매각이 결정됐고, KT스카이라이프도 다음달 2일부터 희퇴를 단행키로 하는 등 조짐이 보이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넥슨 ‘메이플 확률조작’ 소송 5% 배상…대법원 첫 판결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 허위 고지로 피해를 본 이용자에게 구매 금액 일부를 환불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28일 대법원 제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넥슨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김모씨가 넥슨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매매대금 반환 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넥슨은 김씨에게 구매 금액의 5%인 57만2265원을 지급해야 한다. 김씨는 이번 판결과 연결되는 사건인 이른바 '보보보 사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최초 신고하고, 민사 소송을 제기한 인물이다. 이 사건은 지난 2021년 넥슨이 유료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 '큐브'에서 특정 능력치 옵션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촉발됐다. 당시 넥슨은 보스 몬스터 공격 데미지 증가 옵션이 3번 붙을 수 있는 능력치(보보보)도 등장한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이같은 능력치가 출현하는 비중을 실제 고지 내용보다 낮게 설정했음이 드러나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김씨는 “게임에 이용한 금액 1100만원을 환불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확률형 아이템 확률조작에 관한 게임사의 법적 책임 인정 여부와 범위를 따지는 사건인 만큼 업계와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2심 재판부가 지난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며 상황이 달라졌다. 당시 재판부는 “아이템 확률을 차단한 행위는 넥슨의 의도적·계획적 설정의 결과로 판단된다"며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아이템 출현 비중을 낮게 설정하고도 오랫동안 공지하지 않은 행위는 단순한 부작위 내지 침묵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청구액의 5%에 해당하는 57만2265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넥슨은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피고(넥슨)의 상고이유는 소액사건심판법에서 정한 적법한 이유가 될 수 없다"며 기각했다. 김씨 측이 낸 부대상고 또한 상고이유서 제출 기간이 지난 뒤 제기돼 각하했다. 소액사건심판법은 지방법원 및 지방법원지원에서 소액의 민사사건을 간이 절차에 따라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민사소송법에 대한 특례를 규정한 것이다. 판결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거나, 대법원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 등에 대해서만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해당 법이 정한 상고 이유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취지다. 법조계 관계자는 “소액사건심판법은 적법한 상고이유를 매우 제한적으로만 인정하고 있다"며 “다만 상고심에서 양측 거래 관련 법리가 다뤄지지 않은 만큼 아이템 매매계약의 법리에 관해 판단했다고 볼 순 없다"고 설명했다. 확률형 아이템 조작의 법적 책임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진 첫 사례인 만큼 향후 진행될 수 있는 유사한 법적 분쟁에 대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기준으로 작용하게 됨에 따라 지난 3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 시행 전후로 관련 의혹에 휘말렸던 게임사들의 제재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관련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변호사)은 판결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수백 개의 큐브 구매 계약 중 5%만 취소한다는 내용이 우리 민법의 해석상 가능한지에 대한 내용이 이번 판결의 핵심 쟁점 중 하나였다"며 “이번 판단이 향후 게임업계에서 강력한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자연스럽게 단체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협회장은 이번 소송과 별도로 지난 1월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불거진 메이플스토리 확률조작 의혹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500인 단체소송을 대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회사는 유사한 사안에 대한 한국소비자원의 집단분쟁 조정안을 지난 9월 받아들이고 분쟁조정을 신청하지 않은 이용자들에게도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용자의 신뢰 회복과 더 나은 게임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종합] 엔씨, 추가 분사 확정…노조 “경영 실패 직원에 전가” 반발

엔씨소프트(엔씨)가 게임 개발·인공지능(AI)조직 분사를 확정했다. 4개 자회사를 설립해 독립 스튜디오 체제로 전환하는 게 골자다. 신작 개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지만, 내부 진통이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는 28일 경기 성남시 판교 R&D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을 논의했다. 해당 안건에는 독립 스튜디오 체제 전환을 위해 단순·물적 분할 형태로 비상장 법인 형태의 자회사 4곳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게임 개발 조직 3곳·AI 연구개발(R&D) 조직 1곳이 해당된다. 이날 주총 투표 결과, 68%의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찬성 99%로 통과됐다. 신설 법인명은 각각 △퍼스트스파크 게임즈 △빅파이어 게임즈 △루디우스 게임즈 △엔씨AI로 최종 결정됐다. 이들은 내년 2월 1일 출범을 목표로 한다. 퍼스트스파크 게임즈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 앤 리버티(TL)' 사업 부문을 담당한다. 해당 게임 개발을 총괄했던 최문영 전무(캡틴)가 대표를 맡는다. 슈팅 게임 'LLL' 개발 자회사 빅파이어 게임즈는, 배재현 부사장(시더)이, 전략 게임 '택탄' 개발 자회사 루디우스 게임즈는 서민석 부사장이 지휘봉을 잡았다. 거대언어모델(LLM) 바르코(VARCO) 등 AI R&D 조직 엔씨AI 대표는 이연수 리서치본부장이 맡았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본사에 인력이 집중돼 있다 보니 프로젝트 수립 과정에서 속도감과 유연함,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프로젝트를 선별, 새로운 지식재산(IP)을 개발하는 것과 글로벌 IP 발굴을 위해 독립 스튜디오를 설립하는 게 효율적이겠다고 판단했다"고 분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신설 법인이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전 직원의 지속가능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공동대표는 추가 분사 가능성에 대해선 인위적인 분사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신규 IP에 대해선 자회사를 통한 개발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주총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대규모 인력 채용을 실시할 경우, 새로운 스튜디오 조직을 개설해 IP 개발을 이어갈 방침"이라며 “개발 초기 단계의 시드 조직들에게는 이미 원칙을 이야기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분사 방침에 대한 내부 반발이 적잖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동안 노사갈등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해소하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씨 노조(우주정복)는 이날 주총장 밖에서 분사 반대 집회를 열고 일방적 분사 계획 철회와 고용안정 보장안 제시를 촉구했다. 현장에선 “경영실패 전가 말라", “누굴 위한 분사인가", “공동대표 해체하라", “박 공동대표 사퇴하라" 등 발언이 제기됐다. 이들은 올 초부터 진행된 구조조정과 분사에 대해 “경영진의 경영 실패 책임을 직원에 전가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경영진이 게임 개발에 대한 철학과 비전 없이 단기적 재무 성과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또 사측이 제시한 '3년 이내 폐업 시 복귀 보장'에 대해 기간 연장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독립 스튜디오의 자율성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송가람 엔씨 노조 지회장은 “분사 이후에도 본사의 신작평가위원회가 게임 개발에 대해 계속 피드백을 하겠다고 했다. 독립 이후에도 본사가 개입한다면 분사의 실질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의문"이라며 “직원들의 고용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에 사측은 실질적인 고용 보장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공동대표는 분사 책임에 통감한다며 “지난해 초부터 상당히 많은 임원진들이 회사를 떠났다. 연말 조직개편 때도 일부 그렇게 될 것"이라며 “내년에 보수를 봐도 임원들이 상당한 책임감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게임 개발에 대한 피드백은) 어느 회사나 다 하고 있는 것"이라며 “신설 법인들은 본사의 자회사고, 본사가 (게임을) 퍼블리싱하기 때문에 퍼블리셔인 개별 스튜디오와의 관계에서 피드백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공동대표는 또 “분사를 한다 해서 해당 조직들을 버리는 게 아니다. 앞으로도 본사에서 재무·기술적으로 지속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는 본사의 영향을 덜 받고 도전적으로 개발하라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내부 반발을 해소하는 방안에 대해선 원칙대로 진행한다고 방침이다. 그는 “즐거운 일은 아니지 않나. 서로 이해하면서 원칙대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홍범식號 LGU+ 첫 조직개편 단행…핵심 키워드는 ‘AI·디지털전환’

LG유플러스가 다음달 '인공지능 전환(AX)'에 초점을 맞춘 연말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AI 조직을 신설해 AX 사업화와 통신의 디지털화를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8일 LG유플러스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홍범식 신임 대표 선임 이래 첫 조직개편이다. 사내 AI 역량 통합 및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2028년까지 AI 사업에 총 2조~3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퍼스널 AI 에이전트(PAA)를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분야와 연결한 '홈 에이전트'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AI 데이터센터(DC)·AI 컨택센터(CC) 등을 통해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AI 통화 PAA '익시오'를 통해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최근 발표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공시에도 고수익 사업 중심으로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담았다. 전 사업 영역에 AI를 도입, 업무생산성과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B2C 사업을 담당하는 '컨슈머부문'에 AI 상품·서비스 개발을 주도하는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을 신설한다. 스타트업의 일하는 방식을 차용한 애자일 형태의 팀이 모인 '트라이브'로 구성한 게 특징이다.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해당 조직에는 △모바일 에이전트 트라이브 △홈 에이전트 트라이브 등 2개 부서가 포함된다. 먼저 모바일 에이전트 트라이브는 지난 7일 출시한 AI 통화 PAA '익시오'를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모바일 AI 특화 서비스를 개발·고도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홈 에이전트 트라이브는 익시오 중심 미디어 에이전트·싱스 에이전트를 구축, 홈 에이전트 영역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B2B 사업을 담당하는 '기업AI사업그룹'도 신설된다. 이 조직은 AX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적 지원을 진행한다. 이들은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 '에이전트/플랫폼 개발 랩' △최고인사책임자(CHO) 산하 'AX/인재개발 담당'으로 나뉜다. 각각 AI 서비스 개발과 전 직원 AX 역량 확보·고도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통신 사업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이뤄진다. △선납 요금제 기반 통신 플랫폼 '너겟' △신사업 발굴 조직 '인피니스타' △키즈 콘텐츠 플랫폼 '아이들나라'가 컨슈머부문으로 이동한다. 지난 2022년 설립됐던 최고콘텐츠책임자(CCO) 조직도 컨슈머부문 산하로 배치한다. 이들 조직 중 인피니스타·아이들나라·CCO 조직은 기존 최고경영자(CEO) 직속이었던 곳들이다. 특히 CCO 조직은 미디어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만들어졌던 콘텐츠 전담 조직이다. 황현식 전 대표가 제시했던 '유플러스 3.0' 전략의 핵심축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콘텐츠 제작 전문 조직 '스튜디오 X+U'를 두고, 산하에 콘텐츠 창작을 지원하는 '콘텐츠제작센터'와 지식재산(IP) 발굴·개발·투자를 담당하는 '콘텐츠IP사업담당'을 두고 있었다. 대표가 교체됨에 따라 향후 사업의 중심축이 바뀔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란 분석이다. 이밖에 구독 플랫폼 '유독'과 커머스 플랫폼 '유콕' 등을 '구독/옴니플랫폼 담당'으로 일원화한다. 이를 통해 기존 B2C 사업 및 각 서비스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이원희 HR비즈니스파트너(HRBP) 담당은 “내년을 새로운 성장 원년으로 삼아 통신 본업의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홍 신임 대표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통해 선임됐다. 2019년 LG그룹에 합류했으며, 2022년부터는 LG유플러스·LG헬로비전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으며 통신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내년 ‘토종 공룡’ 온다…티빙·웨이브 합병 초읽기

양대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웨이브의 합병 작업에 속도가 붙은 모양새다. 양 서비스 합병의 최종 관문으로 꼽히던 웨이브의 전환사채(CB) 상환 문제를 양사의 최대 주주인 SK스퀘어와 CJ ENM이 전략적 공동 투자로 해결하면서다. 합병에 남은 건 이제 KT의 결정 뿐인 셈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SK스퀘어와 CJ ENM은 웨이브에 총 2500억원 규모의 전략적 공동 투자에 나섰다고 밝혔다. SK스퀘어가 1500억원, CJ ENM이 1000억원을 투자한다. 양사는 이를 통해 웨이브·티빙의 OTT 사업 시너지를 강화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본계약 체결 후 기업결합심사 등을 거쳐 CJ ENM으로 기업결합을 추진하고, 주주 동의를 토대로 남은 통합 절차를 진행한다. 웨이브 관계자는 “기존 재무적 투자자(FI) CB를 상환하고 FI를 전략적 투자자(SI)로 전환할 방침"이라며 “이를 통해 방송통신·미디어 간 협업 시너지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웨이브는 지난해 8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CB 만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번 전략적 공동 투자를 통해 재무적 투자자와 합의해 투자 목적을 변경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선 사실상 두 OTT 사업자의 합병 절차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말 합병 계획을 밝혔지만, 주주 간 이해관계가 첨예해 합의안 도출이 지지부진해지며 당초 목표보다 연기됐다. 티빙의 주주는 48.9% 지분을 가진 CJ ENM 외에 KT스튜디오지니(13.5%)와 재무적 투자자(FI)인 젠파트너스앤컴퍼니(13.5%), 에스엘엘중앙(12.7%), 네이버(10.7%) 등으로 구성됐다. 웨이브는 SK스퀘어가 약 40.5%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KBS·MBC·SBS 등 지상파 3사가 19.8%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이날 기준 티빙 측 최대 주주인 KT스튜디오지니를 제외하곤 찬성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합병이 완료되면 국내 최대 규모 OTT가 탄생하며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우선 점유율 측면에서 넷플릭스를 앞지를 수 있게 된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티빙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격차는 올해 1월 625만5961만명에서 지난달 381만3739명으로 약 40%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웨이브의 MAU는 427만명으로 집계됐다. 양 서비스 중복 가입자 수를 감안하더라도 두 서비스의 MAU가 합쳐지면 넷플릭스를 추월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티빙은 다음달부터 애플TV 플러스 브랜드관을 선보일 계획이다. 여기에 웨이브가 현재 자회사 웨이브아프리카를 통해 추진 중인 글로벌 사업 확장 작업이 더해질 경우, 해외 시장 공략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합병법인 출범은 내년 상반기로 점쳐진다. 윤상현 CJ ENM 대표는 “이번 투자로 이용자 편의성 제고와 콘텐츠 공급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사업적 협력이 가능해졌다"며 “이용자 만족도는 물론 토종 OTT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OTT 시장도 꽉 찼다…생존 위한 ‘합종연횡’ 전략 부상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진 모양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선 결합 상품 제휴 범위를 확대하는 '번들링 전략'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가입자 이탈을 막으면서 신규 가입자 저변을 넓히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7일 플랫폼·OT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플러스 멤버십 콘텐츠 혜택에 넷플릭스 이용권을 추가했다. 해당 이용권은 월 5500원에 풀HD(1080p) 해상도 영상을 제공하며, 2인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별도 비용 없이 광고형 스탠더드 이용권에 해당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구독가는 월 4900원, 연간 구독 시 월 3900원 수준이다. 넷플릭스를 단독으로 구독할 때보다 600원~1600원가량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티빙은 애플TV 플러스와의 제휴를 통한 브랜드관 신설로 맞불을 놨다. 이는 티빙 앱으로 애플TV 플러스 인기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티빙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며, 다음달 10일부터 적용된다. 애플TV 플러스는 그동안 아이폰·아이패드 등 자사 상품을 통해 전용 앱으로만 고화질 콘텐츠를 제공해 왔다. 이번 협업을 통해 안드로이드 이용자도 티빙 앱을 통해 글로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OTT 사업자가 통신 3사와 결합 상품을 출시한 사례는 많았지만, 플랫폼 사업자와의 제휴 협력은 처음이다. 특히 토종 OTT와 해외 OTT 사업자 간 파트너십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넷플릭스와 티빙으로선 월간이용활성자수(MAU) 1위 수성을 위한 가입자 유치 전략으로 분석된다. 올들어 OTT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신규 가입자 유치가 어려워졌기 때문.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팬데믹 전후 국내 OTT 서비스 가입자수는 2021년 14.90%에서 2022년 8.90%, 2023년 5.20%, 올해 4.30%로 감소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내년 3.60%, 2026년 2.80%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올들어 티빙이 국내 프로야구(KBO) 중계권과 인기 콘텐츠를 앞세워 넷플릭스의 MAU를 턱 밑까지 추격한 상황도 이같은 제휴 전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양사의 MAU 격차는 올해 1월 625만5961만명에서 지난달 381만3739명으로 약 40%가량 줄었다. 넷플릭스로선 격차를 다시 벌려야 하고, 티빙으로선 더 좁혀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기존 가입자의 이탈을 방지하는 한편 내실 다지기가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콘텐츠 시장조사업체 메조미디어는 최근 발표한 '2025년 트렌드 리포트'를 통해 향후 국내 시장에도 다양한 형태의 제휴 전략이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관계자는 “OTT 플랫폼들이 앞다퉈 번들링 전략을 도입한 것은 신규 가입자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며 “여러 플랫폼 콘텐츠를 한꺼번에 제공하면 이용자 이탈을 막고, 타사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LGU+ 떠나는 황현식 “사람은 우리가 1등…선두 도약 응원하겠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더 높은 곳을 향해 가는 앞으로의 여정을 응원하겠다"며 임직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황 대표는 최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제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보냈던 LG유플러스를 이제 떠나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1999년 LG유플러스의 전신인 LG텔레콤에 입사해 20년 이상 근무해 왔다. 지난 2021년 3월 대표로 취임한 이후 약 4년 동안 재임했다. 역대 재임자 중 첫 내부 승진 사례로 꼽힌다. 지난 21일 이사회를 통해 LG 경영전략부문장인 홍범식 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면서 퇴임하게 됐다. 황 대표는 “1999년 6월 1일 강남에 있던 사무실에 첫 출근을 했다"며 “그 이후 지금까지, 온갖 희노애락을 겪으면서 함께 했던 회사를 떠나려 하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가입자 600만명 성과, 3사 합병과 4세대 이동통신(LTE)을 통한 도약, 모바일 회선수 2위 달성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힘을 모아 회사를 키워오는 동안 제가 함께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정말 영광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LG유플러스가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온 가장 큰 이유로 임직원들의 노력을 꼽았다. 그는 “우리 회사가 비록 경쟁사에 뒤져 (사업 부문에선) 3위지만, 사람은 우리가 1등"이라며 “순수하게 사람의 힘으로 이 위치까지 왔으며 가장 치열히 고민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집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가장 치열하게 고민하고 가장 열정적으로 일하는 집단이고, 결국에는 1등으로 간다. 이 믿음을 더욱 굳건히 가지면서 떠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또 “제겐 항상 좋은 선배님들이 있었고, 좋은 동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제가 선배이자 리더의 위치에 있게 되면서는 정말 훌륭한 후배들을 만났다"며 “그들과 함께 저도 성장할 수 있었다. 필요할 때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제가 운이 좋고 복이 많았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LG유플러스가 지속 성장해 1등으로 우뚝 설 날을 기다리며 응원하겠다"고 마무리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통신3사 ‘AI 앞세운 밸류업’… 핵심은 ‘인원감축’?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연말 밸류업 리밸런싱에 편입될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본격적인 수익 창출 시점과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LG유플러스를 마지막으로 통신3사의 중장기 밸류업 계획이 모두 공개됐다. 공통적으로 AI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중심으로 한 체질 개선을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골자다. 현재 ROE보다 0.4%~4%p까지 상승시키겠다는 목표다. 각사별로 ROE 목표치를 살펴보면 SKT는 2026년까지 10% 이상, KT는 2028년 9~10%, LG유플러스는 구체적인 시점을 밝히진 않았으나 8~10%를 제시했다. 지난해 3사의 ROE는 SKT 9.6%, KT와 LG유플러스는 6%대로 집계됐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본총계로 나눈 것이다. 기업이 자기자본을 통해 이익을 얼만큼 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꼽힌다. 경영효율성을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3사는 공통적으로 AI 중심 사업 구조 재편과 수익화를 위한 과도기를 보내고 있다. ROE 개선 작업에 속도를 붙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ROE를 높이기 위해선 수익성 개선이 필수적이다. 통신 3사는 지난해부터 내수시장 중심의 유·무선사업 성장이 정체됨에 따라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AI를 낙점하고 탈(脫)통신 전략을 가동해 왔다. 경영 효율화와 수익 다각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일부 개편이 추진된 현재 사업 구조에서는 일단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분기 이들의 실적에서 AI 관련 매출 성장이 나타나고 있음이 확인되면서다. 이를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DC)·AI 컨택센터(CC) 등을 통해 B2B 영역을, AI 비서를 통해 B2C 영역을 공략할 방침이다. 주주환원 강화 및 자사주 소각에도 나선다. SKT는 연결기준 조정 당기순이익 50%, LG유플러스는 최대 60% 수준 주주환원율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KT는 2028년까지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진한다. 이들의 궁극 목표는 한국거래소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배당금이 높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아 대표적인 저평가 기업으로 분류되지만, ROE가 낮아 지난 9월 지수 선정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기존부터 통신에서 AI로의 사업 재편 시도가 이뤄졌음을 감안하면, 이번 공시 발표로 밸류업 신규 편입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다음달 특별 편입 종목을 추가하는 형태로 지수 구성 종목이 변경될 예정인데, 이 때 편입 여부가 결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3사의 AI 사업에서 수익이 창출된다면 통신주가 성장주로서의 역할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통 관건은 수익화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효율적인 수익모델(BM) 창출과 성공 여부에 따라 수익 발생 구조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수익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AI 사업 확대를 통한 밸류업 전략이 대규모 인원 감축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I가 기존 직원들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는 기존부터 제기돼 왔지만, AI 전환을 예고한 후 인력 조정에 나선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이에 따라 본업인 통신 인프라 약화와 핵심 인력 이탈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작업 또한 숙제로 꼽힌다. 영국 최대 이동통신사 BT는 2030년까지 40%가 넘는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감축 대상 사업부문은 광섬유·광대역 및 5세대 이동통신(5G) 모바일 네트워크 구축 및 수리 부문이다. 감축 인원의 18%를 AI 및 업무 디지털화 등으로 대체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KT가 네트워크 부문을 중심으로 약 20% 이상을 감축하는 걸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에 나섰다. 연말 인사를 앞두고 있는 SK텔레콤 역시 최근 SK그룹에서 운영효율개선을 이유로 임원 20%를 감축키로 함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 21일 홍범식 신임 대표가 취임함에 따라 황현식 전 대표가 지휘했던 사업 중 저성장 사업에 대한 인원 감축이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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