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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對중국 10% 관세 내달 1일 부과 논의”…캐나다·멕시코 관세도 재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펜타닐(좀비 마약)을 멕시코와 캐나다에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중국 관세 부과 시점과 관련해 “이르면 2월 1일"이라고 했다. 그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최근 통화시 관세와 관련 무슨 대화를 나눴느냐는 질문에는 “관세에 대해서는 별로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몇 주 이내 캐나다와 맥시코 제품에 25% 관세 부과를 계획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 재협상 문제가 아닌, 미국으로 펜타닐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기존 무역협정 재검토 지시…한미FTA도 포함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협상을 담당하는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기존 무역협정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미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의 이행을 지시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각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USTR에 자유무역협정 파트너 국가들과 “상호적이며 공통으로 유리한 양보(reciprocal and mutually advantageous concessions)를 얻거나 유지하는데 필요하거나 적절한 개정을 권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 각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구체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기존 무역협정이라는 점에서 검토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상무부에는 “재무부, USTR과 함께 미국의 크고 만성적인 상품 무역적자의 원인과 무역적자에서 비롯되는 경제·국가 안보 영향과 위험을 조사하고 무역적자를 교정하기 위한 글로벌 추가 관세나 다른 정책 등 적절한 조치를 권고할 것"을 지시했다. 권대경 기자 kwondk213@ekn.kr

트럼프 ‘관세 폭탄’ 발언에 글로벌 금융시장 화들짝…증시 하락·환율 급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에 이어 전 세계 무역국을 대상으로 보편 관세도 부과할 가능성을 언급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취임식 이후 약세를 보였던 달러 가치는 반등했고 아시아 증시는 빠른 속도로 무너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를 생각하고 있다"며 “2월 1일에 (부과)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관세에 대해서 검토 중이라면서 “관세를 부과할 수 있지만 아직 그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그는 또 대규모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유럽 국가들이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도 미국산 석유를 구매하면 수혜를 누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주요 관심사였던 대중 관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직후에 불법 이민 및 마약 유입 방지에 노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취임 당일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각 25%, 중국에는 1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구체적인 관세 정책을 밝히지 않자 시장에선 안도하는 분위기를 나타냈다. 간밤 달러인덱스가 108.073까지 떨어지고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7원 하락한 1437.0원에 개장했다. 장 초반엔 1432.9원까지 떨어져 지난해 12월 16일 1428원(주간 장중 저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언급을 하자 이같은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달러지수는 최대 0.7% 급등했고 캐나다와 멕시코 통화 가치는 각각 0.9%, 1.1% 급락했다. 또 아시아 증시는 이날 아침에 보였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실제 코스피 지수의 경우 개장 직후 1% 넘게 올라 지난해 11월 25일 이후 두 달 만에 장중 2540대로 올라섰지만 오전 11시 현재는 2513.15를 기록, 하락 전환했다. 또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한때 달러당 1442.51원까지 치솟은 후 현재 1439.72원으로 소폭 떨어졌다. 이와 관련, 삭소 마켓의 차루 차나나 최고 투자전략가는 “예상한대로 관세 유예의 지속시간은 짧았다"며 “관세 정책이 지연됐을 뿐 폐지되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 대중 관세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차나나 전략가는 “초점이 캐나다와 멕시코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것은 중국과의 협상 여지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호주내셔널은행의 로드리고 카트릴 전략가는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가 부과된다면 더 큰 대중 관세폭탄이 올 것"이라며 “달러 가치는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대신 중국 택한 엔비디아 젠슨 황…“中은 위대한 시장”

엔비디아를 이끄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대신 중국을 찾아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테슬라, 아마존, 메타, 틱톡 등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의 수장들이 취임식 참석차 워싱턴에 집결한 것과 대비되는 행보여서 이에 따른 파장이 주목된다. 20일 중국 매체인 이차이와 펑파이 등에 따르면 황 CEO는 지난 19일 저녁 엔비디아 베이징지사의 연례 춘제(春節·음력설) 맞이 행사에 참석해 인공지능(AI) 발전을 주제로 연설했다. 이날 자리에는 중국 대학 관계자와 중국의 로봇 관련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는 “우리는 새해의 시작과 함께 'AI'라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축하하고자 여기에 모였다"면서 “지금으로부터 60년 전 상용 컴퓨터가 만들어진 뒤에 AI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컴퓨터 발전 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제 AI는 믿을 수 없이 놀라운 기술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일상에 스며든 기술이 됐다"면서 “나는 매일 AI에게 수많은 질문을 하고, AI를 멘토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황 CEO는 “사람들이 잘 모르겠지만,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 진출한 지 25년이 됐다"라면서 “지난 20여년간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시장과 국가 중 하나의 현대화를 위해 함께 기여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중국에서 베이징·상하이·선전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총직원 수는 약 4000명이다. 그는 “중국 직원들의 이직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연간 이직률이 0.9%에 불과하다"면서 “일부 기술 기업의 연간 이직률이 20%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라고 밝혔다. 그는 “엔비디아에 입사하면, 나와 함께 늙어간다는 뜻이고, 나는 이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엔비디아가 중국 내 약 3000개의 스타트업과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엔비디아의 제품 위에서만 구동하는 AI 개발 플랫폼인 '쿠다(CUDA)'를 거론하며 “쿠다는 일반인은 이해하기 힘들고 초인들만이 이해가 가능한데, 중국에서 쿠다를 사용하는 개발자 수는 150만명에 달한다"고 농담을 섞어 언급했다. 엔비디아는 쿠다를 통해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그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는 뜻으로 “거웨이 펑여우 다자하오(各位朋友大家好)"라며 중국어로 직접 첫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연설 이후 그는 사내 경품 추첨 행사에도 참석했는데, 경품 1등 상품은 젠슨 황이 사인한 그래픽 카드(Geforce RTX 4060 Ti) 5장이었다. 황 CEO는 앞서 지난 15일에는 엔비디아 선전지사의 연례 춘제 행사에 참석했으며, 이어 고향인 대만을 방문하고 지난 17일 대만지사의 종무식 행사에 참석하는 등 중국과 대만 각지를 순회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AI칩 수출 제한을 강화하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 비중은 17%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첫 100일이 중요”…트럼프 복귀에 주목해야 할 아시아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하면서 아시아 시장 중 어떤 분야가 크게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아시아 각국 통화와 증시는 지난해 11월부터 트럼프 당선인의 복귀를 반영해왔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시행될 정책에 따라 향방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블룸버그통신은 “관세 정책 위협으로 큰 타격을 입었던 아시아 시장은 트럼프의 취임 이후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당선인이 그간 수차례 공언한 바와 같이 대규모 관세 폭탄 카드를 꺼낼 것으로 예측됐고 시장은 이에 따른 경제적 파장 등을 반영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대표적 사례는 달러화다. 달러 가치는 트럼프 당선 이후 10주 동안 5% 상승한 반면 MSCI 신흥국 통화지수는 같은 기간 2.2% 하락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정책과 재정적자 확대로 인플레이션이 반등하고, 이로 인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달러 매수세로 이어졌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에 지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 중국 역내·역외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대선 이후 3% 넘게 급락했다. 이에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강달러 전망에 대응해왔고 인도네시아와 한국 중앙은행은 시장 예상을 깬 금리 결정을 최근 내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실제 시행될 정책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관세 정책의 경우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20%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해왔지만 핵심 품목에만 부과하거나 관세율을 매월 2~5%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들이 최근 거론됐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이 예상보다 완화된 내용으로 시행되면 아시아 주식 등 자산들이 이에 안도해 반등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이와 관련,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의 앤드류 홀렌호스트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시장 전망에서 “(정책에 대한) 예측은 추측을 말하는 정중한 방법이지만 이러한 정책들은 가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의 미라 찬단 글로벌 외환 수석 전략가는 “통화 시장에 관세 정책이 모두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향후 향방을 예측하는데 취임 후 첫 100일이 관건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삭소 마켓의 차루 차나나 최고투자책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첫 100일에 많은 것들이 달렸다"며 “주목해야 할 핵심 내용은 관세 규모와 타겟층"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어떤 분야가 주목을 받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반도체의 경우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이 주목을 더욱 주목받는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대해 오르투스 어드바이저의 앤드류 잭슨 전략가는 “바이든 행정부가 규제의 기준을 상당히 높게 설정했는데 트럼프는 이보다 더 강경하지 않을 수 있다"며 “그가 규제를 되돌릴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에도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폐지할 경우 미국에 투자해왔던 국내 완성차·배터리 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우려로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의 주가가 지난해 11월 5일 이후 20% 넘게 폭락했다고 전했다. 반면 한국 조선주, 일본 금융주에 이어 각국 국채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미국의 관세 조치 이후 제3국의 보복관세가 잇따를 경우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적 타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에서 통화정책이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했고 한국은행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인하 경로가 곧 재개될 것으로 전망됐다. BNY의 위 쿤 총 선임 아시아태평양 전략가는 “통화 완화 사이클은 아시아 각국 국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김병관 수입협회장, 다각적 글로벌 교역 확대 논의

한국수입협회가 파키스탄·파나마·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무역 확대 방안을 논의하며 글로벌 공급망 확장에 힘쓰고 있다. 19일 수입협회는 지난 8일 김병관 회장이 잠 카말 칸 파키스탄 상무부 장관을 접견하고 양국 교역 확대를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칸 장관은 파키스탄의 광물 자원·농업·스포츠 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언급하며 한국의 중요한 무역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한-파키스탄 경제 동반자 협정(EPA) 개시 선언이 양국 무역 활성화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파키스탄의 수입사절단 파견을 요청했다. 김 회장은 “많은 한국기업이 파키스탄에 진출하고 있으며, 이번 EPA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양국 교역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15일에는 디에고 비야누에바 마르띠넬리 신임 주한 파나마 대사와 회동하며 글로벌 공급망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마르띠넬리 대사는 파나마가 바나나·파인애플·커피 등 식료품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진 수출국이라고 설명하며 중남미 물류 허브로서 한국과의 무역 확대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파나마의 물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며, 한국수입박람회(KIF 2025) 참가를 통해 많은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지난 16일에는 신디스와 은톰볼리모 음쿠쿠 주한 남아공 대사를 접견하고 무역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음쿠쿠 대사는 자국의 와인·농식품·수산물 등 다양한 품목의 경쟁력을 언급하며 한국과의 경제 협력 강화를 요청했다. 김 회장은 “남아공을 중요한 무역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으며, 수입박람회에 많은 남아공 기업이 참가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협회 관계자는 “각국 대사들과의 회의를 통해 다양한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양국 간 교역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디스인플레이션 여전”…예상 밑돈 물가, 美연준 금리인하 재부상

미국의 주요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빠르게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9%)와 부합했다. 전월 대비 또한 0.4% 상승해 예상치와 일치했다. 다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12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전월 대비 각각 3.2%, 0.2% 오르면서 시장 전문가 예상치(3.3%·0.3%)를 소폭 밑돌았다. 근원 CPI 상승률은 작년 하반기 내내 3.2~3.3% 수준에서 정체된 모습을 지속했지만 예상치를 밑돌은 적은 지난해 6월 이후 6개월만이다. 2.9%를 기록한 지난해 12월 헤드라인 CPI 상승률은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지만 시장에서는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한 점에 더욱 주목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노스라이트 자산운용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는 “근원 CPI가 하락한 것에 시장이 고무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란 우려로 주식과 채권시장에 가해졌던 압박이 어느 정도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티나 아다티아 채권 포트폴리오 관리 총괄 역시 “근원 CPI가 예상치를 밑돈 것은 인플레이션이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를 반영하듯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6월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이 전날 42.7%에서 CPI 발표 이후 32.7%로 대폭 줄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스왑 트레이더들은 7월 전까지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방향에 다시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지난 금요일(10일) 고용지표 발표 이후 금리 인하 시점은 오는 9월 혹은 10월로 예상됐었다"고 전했다. 연준 주요 위원들이 12월 CPI에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도 금리인하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연준 내 3인자로 꼽히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한 진전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고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12월 CPI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는 우리의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스틴 굴스비 미국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개선되고 있다는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며 “2025년에도 계속 성장하고 연착륙할 수 있을 것으로 여전히 낙관한다"고 말했다. 연준 금리인하 전망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원자재인 금 가격은 치솟았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2월물 국제금값은 전 거래일 대비 1.32% 상승한 온스당 2717.8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올해 최고가이자 하루 거래 기준 가장 큰 상승폭이다. 일각에선 당장 3월부터 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프린시펄 자산운용의 최고 글로벌 전략가 시마 샤는 “1월 금리인하엔 충분하지 않지만 다음 달 발표되는 CPI 수치가 예상치를 또 밑돌고 고용지표마저 둔화되면 3월 금리인하가 거론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 12월 CPI 발표, 2.9%↑…나스닥 선물 상승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동월대비 2.9% 오른 것으로 발표됐다. 나스닥 선물을 포함한 뉴욕증시 선물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 12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9%)와 부합했다. 전월 대비 또한 0.4% 상승해 전망치(0.4%)와 일치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12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전월 대비 각각 3.2%, 0.2% 오르면서 시장 전문가 예상치(3.3%·0.2%)를 소폭 밑돌았다. 근원 CPI 상승률이 전월치 대비 하락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5개월 만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 상승률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때 눈여겨보는 지표 중 하나다. 이번 12월 CPI는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를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는 와중에 발표된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일부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연준이 물가 반등에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12월 CPI가 예상치와 대체적으로 비슷하게 나오자 연준의 매파적 기조에 힘이 일부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반영하듯, 12월 CPI 발표 직후 뉴욕증시 선물은 상승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5일 한국시간 오후 10시 31분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1.13%, S&P 500 선물은 1.16%, 나스닥 선물은 1.36% 등을 기록, 3대 지수 선물이 모두 상승하고 있다. 연준의 매파적 행보 가능성에 그동안 약세를 보여왔던 한국 원화, 일본 엔화 등의 통화가치도 모두 급등했다. 현재 외한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야간 거래)은 달러당 1452.09원을 보이고 있다.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의 경우 달러당 156.33엔으로 1% 가량 하락세(엔화 강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원자재 시장도 트럼프 트레이드?…美 시장에서만 시세 크게 올라

모든 무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보편적 관세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임박한 가운데 원자재 시장에서도 '트럼프 트레이드'를 반영하는 모양새다.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 거래소에서 구리, 은, 백금 등의 금속 원자재 가격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미국과 캐나다에서 원유 가격이 점점 벌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은의 경우 지난 주부터 이런 현상이 목격됐다. 지난 10일 뉴욕 상업거래소(COMEX)에서 은 선물 가격은 런던 거래소의 현물가 대비 온스당 0.90달러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구리 선물 가격 역시 런던금속거래소(LME)보다 COMEX에서 톤당 623달러의 프리미엄이 붙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가격차는 지난해 글로벌 구리시장을 뒤흔들었던 '구리 숏 스퀴즈' 사태 이후 가장 크다. 이처럼 미국 거래소에서 원자재 가격이 더 비싼 이유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언한 보편 관세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하면 모든 수입품에 10∼20%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관세가 부과되면 수입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미국에서 원자재 가격이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관세가 적용되는 품목, 세율 등에선 다양한 방안들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전날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근거로 보편 관세율을 매월 2~5%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팀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6일에는 트럼프 당선인 측 보좌관들이 보편 관세를 미국의 국가·경제 안보에 핵심적이라고 여겨지는 특정 분야와 관련된 품목에만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이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의 맥스 레이턴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미국이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백금과 구리 가격이 미국에서 더 비싼 것에 대해 “트레이더들은 10% 보편 관세 또한/또는 핵심 광물에 대한 10%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을 45~55%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원유와 알루미늄의 가격차에 대해선 캐나다 등 국가를 겨냥한 관세가 반영되고 있다고 씨티그룹은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보편적 관세에 이어 멕시코와 캐나다에 불법이민과 마약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특히 캐나다 에너지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에서 원유, 가솔린, 디젤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씨티그룹은 백금이 보편 관세에 따른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연기관차에 사용되는 백금은 미국이 가장 크게 순수입하는 원자재이기 때문이다. 또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이 주로 미국에 백금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금과 은은 관세 품목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고 씨티그룹은 전망했다. 레이턴 애널리스트는 “금과 은은 핵심 원자재가 아닌데다 미국 동전 생산에 사용된다"며 “금은 또 예비 자산인 만큼 금 수입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난 우리의 관세와 수입세, 외국의 원천에서 들어오는 모든 수입을 징수할 대외수입청(External Revenue Service)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미 국세청(Internal Revenue Service)이 미국 납세자의 세금을 걷는 것처럼 관세를 걷을 별도 기관을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우리는 우리와 교역에서 돈을 벌어가는 이들에게 청구하기 시작할 것이며 그들은 드디어 공정한 몫을 내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우리의 위대한 국민에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IRS에 의존해왔다. 미국 경제는 무르고 한심할 정도로 약한 무역협정을 통해 우리 자신을 과세하면서 세계에 성장과 번영을 안겼다. 이제는 그것을 바꿀 시기다"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일본은행 이달 금리인상 가능성…日 엔화 환율은 오히려 상승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이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정작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소폭 상승(엔화 가치 하락)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히미노 료조 일본은행 부총재는 14일 요코하마에서 열린 강연에서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정확한 타이밍을 판단하는 것은 어렵지만 중요하다"며 “금리를 인상할지 여부를 정책위원 사이에서 논의해 판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일본은행이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모건스탠리 MUFG증권의 야마구치 타케시, 이누이 마사유키 등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올해 임금 인상과 미국 차기 행정부에 대한 불확실성을 둘러싼 일보은행의 평가가 개선된 것으로 본다"며 “일본은행이 1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17년 만에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고, 7월에도 금리를 0∼0.1%에서 0.25% 정도로 인상했다. 올해 첫 금융정책결정회의는 오는 23~24일 열린다. 일본은행은 물가가 2% 이상으로 안정적으로 오르고, 임금도 함께 상승할 경우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통상 엔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이날 엔/달러 환율은 소폭 상승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14일 오후 3시 52분 기준,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1% 오른 달러당 157.63엔을 보이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은 이달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장 회의론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이 금융정책 정상화 노선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글로벌 경제, 자국내 임금 인상률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해 신중한 행보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리는 일본은행이 올 3월과 7월에 금리를 인상해 최종금리가 0.75%에 도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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