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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권력분산 필요” 언급한 날…김민석 “개헌, 국민 원하는 선까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 개혁 과제로 개헌 추진을 공식 제안했다. 87년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치권의 판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의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며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 노태우를 단죄하고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5·18을 인정할 것인가, 모욕할 것인가. 김영삼과 5·18을 부정하는 반(反)역사와 한편이 될 것인가.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개헌 필요성에는 이재명 대통령도 뜻을 같이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와 서면 인터뷰에서 “수많은 희생을 치르고 얻은 민주주의가 다시는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대통령의 책임을 강화하고, 권력을 더욱 적절하게 분산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태원도 '한일 경제공동체' 제안"… 실용적 대일관 촉구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미·중 경쟁의 파도에 한·일 협력의 방파제를 쌓자"며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을 핵심 카드로 내놓았다. 이재명 정부 2년 차를 맞아 기존의 이념적 대일관을 넘어 실용주의적 대일관을 바탕으로 경제·외교 주도권을 잡겠다는 취지다. 김 대표는 “한·일 관계의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해지고 있다"며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법륜스님도 한·일 경제협력과 한·일 경제공동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등의 수요를 맞출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 미·일 간 해저케이블을 활용하는 현실론부터 한·일 문화관광 연계망 필요성까지 제시하며 “과거를 지키되 미래도 지키는 관점에서 한·일 관계를 보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한·일 경제공동체 제안은 이재명 정부 2년 차를 맞아 '뉴이재명'의 실용주의 가치를 입법과 당정 정책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 등에서 AI·반도체 등 미래 산업에서의 실리적 한·일 협력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北 두 국가론, 무시보단 평화 위해 지혜 모아야" 김 대표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비해 대(對)미국·중국·북한 전략을 새롭게 설정하고 안보와 기술적 측면에서 국가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미국만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났다"며 “미국 스스로 중국의 추월에 긴장하고, 미국 스스로 관대한 맏형이 아닌 빡빡한 거래 상대를 자처하고, 미국 스스로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제안하고, 미국 스스로 한국에 자주국방을 권하고, 미국 스스로 북한의 핵무기 숫자를 언급하며 기정사실화하는 세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압도적 패권은 줄었고, 한국의 자주 역량은 늘었다"며 “(이것이) 한미 관계 변화의 본질"이라고 역설했다. 대중국 전략과 관련해서는 “반도체, 로봇, 우주기술, 희토류 정제, 자율주행, 모바일결제, 철강 등 전 분야에서 중국이 앞서나간 지 오래"라며 “인구 감소와 체제의 경직성 때문에 중국이 미국에 밀릴 거라는 전망도 있지만, 적어도 앞으로 몇십 년간 우리는 미·중 박빙 경쟁의 소용돌이를 헤쳐갈 국가전략과 의지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중·러와의 협력으로 경제력을 회복하고 4대째 승계까지 시사하는 북한의 현실을 생각하면 '두 국가론' 역시 완전히 무시하기보다는 평화공존에 활용할 수 있을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도 “북·미 양국이 전격적 관계 개선을 이루고 만에 하나 북핵의 '선 동결 후 해결' 방식이 채택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한민국은 독자적 안보 역량을 미리 강화해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엔 “국민 세금으로 인프라 제공… 초과수익 배분 필요" 김 대표는 지방 주도 성장과 AI·반도체 초과수익 공유를 위한 대내 해법으로 '3대 메가프로젝트'와 '미래대응기금'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3대 메가프로젝트에 대해 “수도권 근처에 국한되던 반도체를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대한민국 살리기 프로젝트이고, 호남에서 시작해 충청과 영남으로 확산되는 모든 지역 살리기 프로젝트"라며 “생산지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지역에서 생산한 것을 그 지역에서 소비) 에너지 체제와 가격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한다. 정기국회 최우선 입법으로 메가특구특별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관련해서는 지난 5월 국무총리 재임 당시 삼성전자 파업 예고 상황을 거론하며 “다행히 파업은 없었고 성과급 지급은 타결됐지만, 거대 초과수익 배분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해졌다. 국민의 세금으로 인프라가 제공됐기 때문"이라면서 “AI 혁명의 수요가 창출할 초과수익은 앞으로도 몇 년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저는 지난 6월 중국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발제에서 이 수익을 기본소득으로도 검토해보자고 제안했다"며 미래대응기금은 성장과 공존을 위해 쓰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증시 정책과 관련해서는 “3차 상법 개정에 이어 공시 강화와 증거개시제도(디스커버리) 도입 등 시장 제도 혁신을 계속하겠다"고 했고,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공급 확대와 주거정책 공론화를 위해 야당 및 서울시와도 적극 만나고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끝으로 여야의 극한 정쟁을 끝내기 위해 본회의장 여야 '섞어 앉기'를 전격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소박하게 본회의 자리부터 섞어 앉자. 당별로 말고 가나다순으로 앉으면 어떻겠냐"며 “각 당 의원총회는 밖에서 하면 되고, 마주 보고 싸우는 건 상임위원회에서 하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인사 검증 부실’ 靑, 정면돌파냐 철회냐…‘만사현통’ 김현지 개입 돌발 변수

이재명 정부 2기 개각을 둘러싼 검증 부실 논란이 청와대의 인사 라인 실책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개각 발표 직후 불거진 장관 후보자들의 의혹과 정책실장 사퇴 파장이 진화되지 않자 정국은 얼어붙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후보자들의 자질과 해명을 검증받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명 직후부터 논란이 잇따르면서, 이번 인사 과정에서 검증이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둘러싼 의문도 커지고 있다. 정부에는 공식 인사 시스템이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인사위원장을 맡고, 조성주 인사수석과 김용채 인사비서관이 인사 라인을 구성하고 있다. 강 실장은 지난해 국회에서 특정 '인사 실세'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제가 인사위원장"이라며 인사가 투명하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수석은 지난해 9월 신설된 인사수석 자리에 앉았다. 정부 출범 초기에는 인사비서관 체제로 운영했지만, 고위공직자 인선을 둘러싼 검증 논란이 잇따르자 인사 시스템을 보강한 것이다. 청와대는 공무원 인사 전문가인 조 수석을 발탁했고, 당시 강 실장도 전 정부의 인사 제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선우·이혜훈 낙마를 겪은 후 2기 개각에 다시 인사 검증 논란이 불거진 것은 청와대에도 부담이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3일 MBC 라디오에서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후보자의 겸직 문제를 두고 “이 부분은 인사 검증에 관한 부분"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청와대의 검증 단위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승원·용혜인 후보자를 타깃으로 삼아 공격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아울러 서용주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의 발언으로 수면 위에 오른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개입설' 등 공적 검증 라인 무용론이 제기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사현통' 김현지 실장이 '인사검증'도 짓뭉갠 것 아닙니까?"라며 “'김현지가 인사라인'이라는 내부 고백이 진짜 현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누가 후보자를 고르고 검증했으며 그 과정에 김 실장이 어떻게 개입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이번 국감에서 김현지 실장을 반드시 국감장에 세우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김승원 후보자는 엄호하고 있지만 용 후보자에 대해서는 송영길 의원에 이어 박선원 최고위원과 정일영 의원이 의원직 사퇴 필요성을 거론했다. 여야는 인사청문요청안 접수 직후 증인 채택과 자료 제출을 둘러싸고 맞붙는다. 한동훈 의원의 수사자료 유출 공방까지 더해지면서 청문회는 개시 전부터 양측의 법적 고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사 논란이 반복되는 것은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시스템에 의문을 낳을 수밖에 없으며, 대통령이 특정 인물을 직접 발탁한 경우라면 주변에서 쓴소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지명 철회를 꺼내지 않고 있지만 국정 운영에 부담인 지지율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친여 성향 유튜버 김어준 씨는 이날 본인의 유튜브 방송에서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조사한 결과를 언급하며 “국정 운영하는데, 전반적으로 힘이 빠져 있는 상태다. 지금은 대통령이 직접 나와서 본인의 언어로 계속 얘기할 수밖에 없는 국면에 와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대변인이나 대통령의 SNS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라며 “지금 이 추세로 가면 앞에 2자가 한 달 이내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 추세로 가면"이라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국힘 109명 보다 낫다”…‘김승원 때리기’ 한동훈의 일석삼조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겨냥한 공세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후 김 후보자 측의 해명이 나올 때마다 추가 자료를 공개하며 공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단순히 김 후보자 검증 차원의 행보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거리를 둔 무소속 상태에서 민주당을 상대로 자신의 정치적 역할을 보여주고, '복당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논리보다 '당 밖에 있어도 보수 진영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만드는 데 무게를 둔 행보라는 것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의원의 행보는 지난달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김 후보자의 제약회사 로비 의혹을 처음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한 의원은 당시 김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 지인을 통해 코로나19 신약의 임상시험 승인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청탁했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지난 2일에는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이 김 후보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했고, 4일에는 서울서부지검이 작성했다는 기소 계획 문서를 공개했다. 전날(6일)에는 김 후보자와 브로커로 지목된 양모 씨의 2021년 통화 녹취 2건을 공개했다. 김 후보자가 “직접 챙겨보라고 내가 얘기 한번 해볼게"라고 말하거나 담당 과장 선에서 승인이 막혀 있다는 양 씨의 설명에 “알았어"라고 답한 내용이다. 한 의원은 이를 두고 “실무진까지 전달된 성공한 로비"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 후보자 측은 임상시험계획 승인 과정에서 특혜가 없었다며 반박하고 있다. 양측의 공방에서 주목되는 것은 의혹의 사실관계와 별개로 한 의원이 '해명에 대한 재반박'이라는 방식으로 공세를 계속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한 번의 의혹 제기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는 것과는 다른 접근이다. 새로운 자료를 지속적으로 제시하면서 논쟁의 중심을 자신에게 가져오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는 동시에 정부·여당을 상대로 자신의 역할을 부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공방에서 한 의원의 존재감이 커지는 데는 민주당의 대응 방식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후보자를 상대로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서는 대변인 논평 등을 통해 대응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한 의원이 자료를 공개할 때마다 최고위원과 법제사법위원장, 법사위원 등이 직접 반박에 나서고 있다. 전용기 민주당 최고위원은 검찰 수사자료가 한 의원에게 흘러간 것 아니냐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고, 김동아 의원은 수사 비밀 누설 가능성을 언급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도 수사 기록 유출 의혹이 있다면 법사위에서 검증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 역시 한 의원을 향해 “아직 감을 잘 못 잡고 총기를 난사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구도는 한 의원에게 정치적으로 나쁘지 않다. 현재 한 의원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구도는 '한동훈 대 장동혁'이라는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다. 복당을 둘러싼 갈등이 부각될수록 한 의원은 당 밖에 있는 전직 대표라는 이미지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민주당과의 전선을 전면에 내세우면 상황은 달라진다. '당내에서 배제된 정치인'이 아니라 '당 밖에서도 정부·여당을 상대로 싸우는 야권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 의원의 행보를 결국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본지에 “결국 이재명 대통령을 때리기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며 “김승원 후보자가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를 위한 카드라는 판단 아래, 이 대통령의 구상을 무산시키기 위해서라도 김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데 자신이 최적임자라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과 제대로 붙어서 싸울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점을 지지층에 보여주려는 행보"라고 분석했다. 한 의원의 존재감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조사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자유응답)에서 한 의원은 9%로 1위에 올랐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7%, 오세훈 서울시장이 5%,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4%였다. 한 의원은 지난 4일 부산 구포시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해당 조사 결과와 관련해 “2028년 보수의 재건, 2030년 정권의 탈환을 한동훈이 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김 후보자를 둘러싼 공세는 한 의원에게 단순한 장관 후보자 검증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복당을 직접 요구하기보다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역할을 부각하고, 향후 보수 진영에서 자신이 필요한 이유를 보여주는 행보라는 것이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0.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분석] ‘왼쪽 챙긴’ 개각 효과 봤지만…중도층 놓쳐 李 지지율 ‘최저치’ 여전

이재명 대통령이 6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국면 전환용 개각을 단행했지만 국정 수행 지지율 하락세를 돌려세우지는 못했다. 진보층은 결집한 반면 중도층 이탈 폭이 더 커서 8주 연속 하락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7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발표한 9월 1주 차 조사에서 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1.5%포인트(p) 하락한 37.4%였다. 부정 평가는 0.8%포인트 오른 59.5%로, 긍·부정 평가 격차는 22.1%p까지 벌어졌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이념 성향별 온도 차다. 진보층의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4.0%p 오른 57.3%였다. 반면 중도층은 5.5%p떨어진 35.9%를 기록했다. 보수층은 1.7%p 오른 19.2%였다. 정부로선 개각을 통해 지지층 결집 효과를 일부 확인했지만, 전체 지지율을 끌어올릴 만큼의 호응을 얻지는 못한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중도층의 하락 폭은 진보층 상승 폭보다 1.5%p 컸다. 세대별로 30대와 60대의 긍정 평가는 각각 4.9%p씩 떨어졌다. 40대는 2.1%p, 70대 이상은 1.3%p 하락했다. 반면 50대는 3.1%p 상승했다. 특히 젊은 남성층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20대 남성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 25.1%에서 21.4%로 3.7%p 떨어졌고, 30대 남성은 28.7%에서 20.8%로 7.9%p 급락했다. 반면 젊은 여성층은 엇갈렸다. 20대 여성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 31.4%에서 36.9%로 5.5%p 상승했고, 30대 여성은 41.2%에서 39.6%로 1.6%p 하락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역대 최연소 30대 여성 장관 지명이라는 파격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용 후보자의 의원직 겸직 유지 문제와 기본소득당의 각종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여당 내에서도 반대론이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신약 청탁 의혹, 공소취소 모임 이력 등도 인사 논란을 키웠다는 관측이 나온다. 개각으로 진보 진영을 다독였지만, 후보자 문제가 알려지면서 역효과가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이 내년도 청년 관련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43조원으로 대폭 증액하며 청년 민심 잡기에 나섰으나, 여론 지표상 2030 세대의 지지율은 나아지지 않았다. 청년층이 체감하는 핵심 지표인 체감 경기 회복이 더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에서 18~29세 지지율은 28.8%, 30대 지지율은 29.8%였다. 전주 대비 18~29세는 0.6%p 올랐고 30대는 4.9%p 줄었다. 개각 여파는 정당 지지도에도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은 1.3%p 하락한 41.8%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0.1%p 내린 37.6%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양당 격차는 4.2%p로 오차범위 안이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이 국민의힘 반사이익으로 이어지지 않고 무당층이 늘었다. 지지 정당이 없는 응답자는 전주 9.0%에서 10.5%로 1.5%p 증가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한국진보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만났고 3일에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만났다. 핵심 지지층이 흔들릴 경우 국정 동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전통적 지지 기반 다지기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모처럼 내놓은 지지율 회복 카드의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청와대는 추가 대책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용혜인·김승원 두 후보자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인사청문회에서 의혹이 어떻게 소명되느냐가 향후 민심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들의 결격 사유가 추가로 드러나거나 의혹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이탈한 중도층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는 지난 31일~4일 전국 18세 이상 2510명(±3.1%p, 응답률 4.2%)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정당 지지도는 지난 3~4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3.1%p, 응답률 3.8%)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에너지경제 여론조사] 李 지지율 8주째 하락 37.4%…민주 41.8%·국힘 37.6%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8주 연속 하락하며 또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7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1.5%포인트(p) 내린 37.4%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59.5%로 지난주보다 0.8%p 상승했다. 긍정과 부정 평가의 격차는 22.1%p로 오차범위 밖이었으며, '잘 모름'은 3.1%였다. 일간 흐름을 보면 지난주 금요일인 지난달 28일 38.2%로 마감한 긍정 평가는 이달 1일 36.4%, 2일 36.3%, 3일 37.1%, 4일 37.2%를 기록했다. 권역별로는 서울에서 긍정 평가가 전주보다 6.0%p, 대구·경북은 2.9%p, 인천·경기는 2.3%p 각각 하락했다. 반면 대전·세종·충청은 5.6%p 올랐다. 연령대별로는 30대와 60대에서 각각 4.9%p, 40대는 2.1%p, 41.5%, 70대 이상은 1.3%p 하락했다. 반면 50대에서는 3.1%p 올랐다. 리얼미터는 “2기 개각 장관 후보자들을 둘러싼 특혜·공소취소 의혹 등 인선 논란과 부동산 세제개편안 유턴 논란, 대통령 사법리스크 관련 조국 발언 파장이 겹치면서 정부 인사·정책 신뢰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됐고, 이런 흐름이 지지율 하락세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지난 3~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41.8%, 국민의힘이 37.6%를 기록했다. 양당 격차는 4.2%p로 3주 연속 오차범위 내에 머물렀다. 민주당은 지난 조사보다 1.3%p 하락했고 국민의힘도 0.1%p 내렸다. 조국혁신당은 4.5%, 개혁신당은 2.3%, 진보당은 1.3%를 기록했다. 기타 정당은 2.1%, 무당층은 10.5%였다. 민주당은 서울에서 10.3%p, 인천·경기 4.7%p, 부산·울산·경남 2.9%p 하락했다. 반면 대전·세종·충청에서는 7.7%p, 대구·경북 7.4%p, 전남광주·전북 2.3%p 올랐다. 국민의힘은 대전·세종·충청에서 7.8%p, 서울 1.0%p 내린 반면 인천·경기에서는 2.6%p 올랐다. 연령대별로 민주당은 30대 8.6%p, 70대 이상 5.1%p, 60대 40.2%, 50대 3.1%p 각각 하락했다. 반면 20대 7.8%p, 40대 6.6%p 각각 상승했다. 국민의힘은 20대 6.6%p, 40대 4.2%p 내렸다. 반면 30대 4.9%p, 60대 2.5%p, 50대 1.5%p 올랐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에 대해 “정부의 2기 개각 후보자 자질 논란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연대 신경전, 지도부 윤리감찰을 둘러싼 당내 내홍 등이 겹치면서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정부 인사·정책 잡음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지만 반사이익을 충분히 얻지 못하면서 전주와 비슷한 수준에서 횡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의 응답률은 4.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정당 지지도 조사의 응답률은 3.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李 대통령, 프랑스 국빈 방문…첨단기술 협력 논의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과 프랑스 간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해 6일 프랑스 국빈 방문길에 올랐다. 이번 방문은 지난 4월 한국을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초청에 따른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시 이 대통령에게 프랑스에서 열리는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 '뤼미에르 서밋' 공동 의장직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에서 열리는 뤼미에르 서밋에 마크롱 대통령과 공동 의장으로 참석한다. 이후 공식 환영식과 엘리제궁 단독 오찬, 양국 대표단이 참여하는 확대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이후 파리로 이동해 8일부터 이틀간 국빈 방문 일정을 이어간다. 양국 기업 20여곳이 참여하는 '한·프랑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하고, 마크롱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국빈만찬에도 자리한다. 방문 마지막 날인 9일에는 브룬 피베 프랑스 하원의장과 마티아스 코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을 만나고 현지 동포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으로 프랑스와의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고 대(對) 유럽 외교 확대에 새로운 동력을 더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우주·원자력·바이오 등 첨단기술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고 청년·과학기술 분야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한편 K콘텐츠의 유럽 시장 진출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대통합추진단에 민티·특위까지 출범…김민석 ‘당내 기반 다지기’, 서울시장 선거 때문?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능성으로 이어질지 주목되는 가운데, 선거가 현실화할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현재의 민심 흐름에서는 상당히 불리한 승부를 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민주당이 실제 패배하더라도 김민석 대표 체제가 곧바로 흔들릴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시장은 이른바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지난 7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된다. 오 시장 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지난달 21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도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재판부는 오는 10월 23일께 선고할 계획을 밝힌 상태다. 특검법상 항소심과 상고심은 전심 선고일로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선고하도록 규정돼 있어 재판이 일정대로 진행될 경우 이르면 내년 초 대법원 판단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치권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오 시장의 시장직 상실 여부를 넘어 보궐선거가 실제 치러질 경우 현재의 서울 민심이 어느 쪽으로 향할지에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데다 부동산 민심까지 악화하면서 민주당에는 부담 요인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지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1.3%포인트(p) 하락한 38.9%로 집계됐다.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7주 연속 하락하며 취임 후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했다.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 응답률 3.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 속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현실화할 경우 민주당의 열세를 점치는 분위기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 당장 선거를 치른다고 가정하면 국민의힘이 이길 가능성이 높다"며 “후보가 누가 나오느냐를 떠나 현재 형성된 선거 구도만 놓고 보면 국민의힘이 이기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이 평론가는 “서울 지역 민심이 지금 상당히 좋지 않고, 특히 부동산 민심이 굉장히 악화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서울 지역의 이 대통령 국정수행 부정평가는 62.3%로 긍정평가(35.0%)보다 27.3%p 높았다. 다만 이는 현재 시점의 민심과 정치적 구도를 전제로 한 전망인 만큼 실제 보궐선거가 실시될 경우 결과가 그대로 재현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선거까지 남은 기간 동안 이재명 정부의 국정 지지율이 반등할지, 부동산 민심이 회복될지, 여야가 어떤 후보를 내세울지에 따라 판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만약 민주당이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당권의 향방이 더 복잡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민석 대표는 당대표 후보 시절부터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로 대표직 재신임을 받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현실화하고 민주당이 패배할 경우 김 대표에게 정치적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은 적지 않다. 이종근 평론가는 “친청계(친정청래계)에서는 서울시장 선거를 벼르고 있을 것"이라며 “김민석 대표가 선거에서 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선거 패배가 김 대표의 대표직 사퇴로까지 이어질지는 또 다른 문제라는 분석이다. 이종근 평론가는 오히려 김 대표가 선거 패배에 대비해 당내 기반을 다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김 대표 입장에서는 졌을 경우에 대비해 모든 것을 사전에 정지작업해 놓으려 할 것"이라며 “김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다고 해서 바로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김 대표가 선거 결과에 따른 책임론에 대비해 선거 전까지 당내 기반을 다지고, 패배 이후에도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실제 김 대표는 당대표 취임 이후 대통합추진단을 출범시키고, 민티07(민주당티비)를 새로 만드는 등 외연 확장에 나서는 한편, 당의 메시지 생산·유통 체계를 강화하는 움직임도 이어가고 있다. 이른바 '메가 텐'이라고 불리는 10개 특위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더라도 선거 패배가 곧바로 '김민석 체제 붕괴'로 이어질지는 당내 세력 구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반면 야권에서는 선거 패배 자체가 민주당 지도부를 뒤흔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손수조 국민의힘 대변인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내년 만약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열리게 되면 민주당이 질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로 전망하면서, 이후 친청계가 선거 패배를 명분으로 지도부를 뒤엎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현실화할 경우 민주당에 가장 큰 변수는 단순히 승패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현재의 민심 흐름만 놓고 보면 민주당에 상당한 부담이 예상되지만, 선거 결과가 김민석 대표의 거취로 직결될지는 당내 권력구도와 선거 이후 책임론의 향방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결국 오세훈 시장의 재판 결과에 따라 현실화할 수 있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민주당의 서울시장 탈환 여부와 함께 김민석 대표의 당권 유지 능력을 가늠하는 정치적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공공기관 지방이전 내년 본격화…금융권 안팎 반발에 ‘진통’

정부가 내년부터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본격 착수한다. 수도권 잔류를 최소화하고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공공기관을 집적한다는 구상이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노동조합까지 가세하면서 지방 이전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5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350여개를 대상으로 이전 여부를 검토해 올해 4분기 구체적인 이전 계획을 발표한다. 내년부터는 선도 기관을 시작으로 실제 이전 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다. 정부가 내세운 핵심 원칙은 '수도권 잔류 최소화'다.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적용했던 잔류 기준을 다시 검토하고 수도권에 반드시 남아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기관은 원칙적으로 이전 대상에 포함한다. 이전 속도도 높인다. 청사를 새로 지은 뒤 옮겼던 과거 방식과 달리 민간 건물을 임차하는 방식 등을 활용해 내년부터 이전을 시작한다. 이전 거리가 멀거나 조기에 이전하는 기관에는 지원을 확대하고 임직원의 주거비와 교육·의료 등 정주 여건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도 함께 추진한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부터 법무부와 성평등부 등 규모와 이전 효과가 큰 기관부터 세종으로 옮길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아직 거취가 언급되지 않은 기관은 올해 4분기 이전 대상 확정 과정에서 포함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공공기관 구조조정도 병행한다. 정부는 전략적 기능 재편과 유사·중복 업무 통합 등을 통해 공공기관 109개를 줄이기로 했다. 전체 공공기관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발전 5사를 하나로 통합하고 4개 항만공사를 합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지난 3일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나눠먹기식' 배분을 지양하고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집적 배치해 지역 거점의 힘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의 반발은 거세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전날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1만5000명이 참여했다. 특히 지방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 등 3대 국책은행 조합원들이 전체 참석자의 약 24%를 차지했다. 금융노조는 금융회사와 전문인력이 밀집하면서 발생하는 금융산업의 집적 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이전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욕과 런던 등 주요 금융도시가 금융회사와 인력을 한곳에 모으는 것과 배치된다는 논리다. 본사 이전에 앞서 노조와의 사전 합의도 요구하고 있다. 금감원 노조도 반대 대열에 합류했다. 금감원 임직원 1720명이 서명한 지방 이전 반대 탄원서를 전날 대통령실에 제출했다. 변호사와 회계사 등 전문인력 이탈로 감독 역량이 떨어질 수 있고 금융회사와 물리적으로 멀어지면서 금융사고나 소비자 피해에 대한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담았다. 정치권에서도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으로 추진하면서 금융노조가 요구하는 노동조건 개선에도 힘을 싣는 모습이다. 전날 금융노조 집회에 참석한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주 4.5일제 등 노조 요구를 지지하며 “현장에 계신 조합원들의 요구 관철에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정책 방향에는 동의하면서도 정부의 추진 방식에는 비판적인 입장이다. 이전 기관과 지역, 재원 조달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부터 이전을 서두르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이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번 발표는 이전 대상 기관·지역·규모가 전혀 확정되지 않은 '원칙 선언'에 그쳤다"며 1차 공공기관 이전의 효과와 한계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속도전에 나설 경우 노동계와 지방정부의 갈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충언이냐 견제냐…조국, ‘李 레드팀’ 자처한 속내는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공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취소 문제를 비롯해 부동산 정책 등 주요 국정 현안에 잇따라 목소리를 내면서 스스로를 '레드팀'으로 규정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고 조 원장을 사면·복권한 데 이어 조국혁신당 소속 이해민 의원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으로 기용하는 등 범진보 진영을 향한 포용 행보를 보이는 상황에서 나온 비판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통합·연대 논의가 다시 본격화되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조 원장의 행보가 단순한 정책적 충언을 넘어 정치적 존재감과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원장은 최근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했다. 그는 조작기소를 이유로 공소취소를 추진하려면 조작기소 여부가 먼저 확인돼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으며, 이 대통령의 사건이 퇴임 이후 재개될 경우 유죄 판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공소취소를 서두를 경우 정치적·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이후 조 원장은 자신의 역할을 '이재명 레드팀'으로 규정했다. 이 대통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갈 경우 잘못 가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조 원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충언역이이리어행(忠言逆耳利於行)'이라는 글귀를 올렸다. 충직한 말은 귀에 거슬리지만, 행동하는 데에는 이롭다는 의미다. 실제 조 원장은 공소취소뿐 아니라 부동산 세제 개편 등 정부·여당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조 원장의 발언에 대한 반발이 이어졌다. 박선원 최고위원은 조 원장의 발언을 두고 '동지의 언어'가 아니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박지원 의원도 조 원장이 정치적 고독을 화풀이하듯 풀어서는 정치적 복귀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취지로 경고했다. 조 원장이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공개 비판에 나서는 배경으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통합·연대 논의를 빼놓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대통합추진단을 중심으로 조국혁신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 역시 합당과 연대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는 입장이다. 하지만 조국혁신당은 공식적인 논의가 시작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양측 사이에 상당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전날에도 조국혁신당 측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통합 논의를 꺼내기보다 먼저 통합과 연대의 가치와 방향부터 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결국 현재 양측의 갈등은 단순히 '합당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합당이나 연대가 이뤄질 경우 어떤 방식으로 결합할 것인지, 조국혁신당의 독자성과 정치적 지분을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지, 누가 통합의 주도권을 쥘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국혁신당 입장에서는 민주당과의 통합이 정치적 재기의 기회인 동시에 독자적인 정치세력으로서의 존재감이 약화될 수 있는 위험도 안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규모와 조직력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일방적인 흡수 통합으로 비칠 경우 조국혁신당이 쌓아온 정치적 브랜드와 독자 노선이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조 원장이 '레드팀'을 자처하며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해 공개적으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통합 논의에서 자신의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여당에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세력이 아니라 필요할 경우 공개적으로 비판할 수 있는 독자 세력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향후 통합 과정에서도 일정한 협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조국혁신당이 이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데에는 진보 진영 내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이 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도 아니다"라며 “그런 상황에서는 진보 진영의 대안 세력이라는 점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이재명 정권과 각을 세우는 것"이라며 “대통령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조국혁신당 입장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닻 올린 선관위 특검…‘IT·검찰 출신’ 전면 배치, 전산망부터 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련 전방위 의혹을 수사할 특별검사팀이 검찰 출신 수사 인력과 IT·보안 전문가를 전면에 배치했다. 특검보 5명 가운데 4명이 검사 출신으로 채워졌고,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연구원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 경력을 가진 김상천 변호사도 합류했다. 특검팀은 파견검사 20여명 인선을 마무리하는 대로 기존 합동수사본부의 수사 기록과 압수물을 넘겨받아 분석하고 선관위 전산망 등 관련 자료에 대한 검증에 들어갈 예정이다. 5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태한 특별검사는 특검보 후보 10명 가운데 5명에 대한 임명 절차를 완료했다. 특검보 5명 중 4명이 검사 출신이다. 김상천 변호사는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연구원 출신으로 공수처 검사를 지낸 IT·보안 분야 전문가다. 정보통신부 파견 경력이 있는 박협 변호사와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을 지낸 김은정 변호사도 특검보로 합류했다. 경찰·검사·판사를 모두 거친 법조계 인사와 대한변호사협회 조사위원회 등에서 활동한 변호사 출신 인사도 포함됐다. 특검보 진용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IT·보안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별도로 배치했다는 점이다. 선관위 관련 의혹을 수사하려면 관계자 진술이나 문서뿐 아니라 전산 시스템에 남은 자료를 함께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선관위 전산 시스템의 운영 과정과 관련 자료의 생성·보존 경위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의 첫 작업 중 하나는 기존 합수본 수사자료를 다시 들여다보는 것이다. 파견검사 인선이 끝나면 합수본이 확보한 수사 기록과 압수물, 분석 자료 등을 넘겨받아 의혹별로 사실관계를 재검토할 예정이다. 기존 관계자 진술과 압수·분석 자료를 대조하면서 추가로 확인할 부분이 있는지도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전산 분야에서는 시스템에 남아 있는 자료와 관련 기록을 어떻게 확보하고 검증하느냐가 중요하다. 특검팀이 관련 자료에 대한 증거보전을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검팀은 앞서 선관위 측에 올림픽공원 등에 보관된 관련 자료에 대한 증거보전을 요청했다. 특검팀은 이 자료들을 기존 수사에서 확보한 기록과 맞춰보면서 선관위 관련 의혹의 사실관계를 재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IT·보안 전문가가 참여하는 만큼 전산자료에 대한 기술적 검증과 법률적 판단을 병행하는 수사 방식이 예상된다. 파견검사 20여명 인선도 막바지 단계다. 일선 검찰청의 부장검사급 인사들이 파견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실 정비와 수사 인력 구성이 마무리되면 특검은 선관위 전산망을 비롯해 기존 합수본 수사에서 다뤄진 관련 의혹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태한 특검은 과거 '한반도 인권과 평화를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등에서 활동했다. 특검팀이 검찰 출신 수사 인력에 IT·보안 전문가까지 결합한 진용을 갖추면서 출범 초기부터 확보 자료 분석과 전산자료 검증에 수사력을 집중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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