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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한미 관세협약은 트럼프 치적 과시용, 경제 을사늑약으로 귀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 달러와 관련해 '선불'이라고 발언함으로써 양국 간 관세 협상 전망은 한층 어두워졌다. 특히, 미국측이 한국측 요구조건인 통화스와프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사실상 타결하기가 어려워졌는데, 이러한 상황에서는 타결해서는 결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한국 경제는 결정적인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 측 요구에 대해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범위"라고 선을 그었다. 3500억달러는 한국의 최근 5년 치 전 세계 해외직접투자(FDI) 금액보다 클 뿐만 아니라 한국 외화보유고의 84%가 넘는 금액이다. 이 정도로 막대한 금액을 보증, 대출 등을 거의 동원하지 않으면서 단기에 현금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트럼프는 한국은 부자 나라라고 하면서 일본처럼 빨리 합의서에 서명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5,500억 달러 투자에 합의한 일본은 기축통화국이고 외환보유고가 한국 보다 훨씬 많을 뿐더러 해외에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어 한국과는 확연히 다르다. 트럼프는 당초 중국에 대한 관세전쟁을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로 강력 대응하자 관세부과 유예 조치를 취하면서 원래 공언했던 싸움을 벌이지 못하고 있다. 대신 EU, 일본, 한국 등 동맹국을 상대로 팔을 비틀고 소위 '삥땅'을 뜯어 정치적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사실 트럼프는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관세부과로 소비자물가는 오르고 있어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그러자 관세 수입을 재원으로 활용해서 이른바 '배당금(Dividend)' 형태로 국민들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미국의 국가 부채는 사상 최대로서 37조 달러를 넘어선 상황이다.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지속되고 있고, 이민자 단속을 강행하면서 시위대와의 충돌도 격화되고 있다. 급기야 국경순찰대가 시위대 여성에게 총격을 가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시카고에 주방위군 병력 배치를 승인했다. 트럼프는 세계 최강대국 미국을 엉망진창 속으로 빠뜨리고 미국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폭탄 정책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국제사회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기만 하고 미국의 경제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트럼프가 압박을 가한다 해도 트럼프의 요구에 응해서는 안 된다. 한국에게는 죽고 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현재 환율이 1400원을 넘고 있는데, 만약 한국이 미국의 요구에 양보하면 막대한 현금이 단기간에 빠져나가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실물 경제 전반에 타격을 주게 된다. IMF 위기 같은 외환위기가 올 것이 뻔하고, 한국 경제는 고꾸라진다. 한미 관세협정에 사인하는 것은 경제적인 을사늑약에 사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이 합의하지 않으면 미국은 계속 압박할 것이나, 마음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관세전쟁으로 미국내 소비자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어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연방순회항소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불법이라고 판결하였다. 물론 연방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지만 마구잡이식 관세폭탄 투하 모우멘텀은 상실했다. 중간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트럼프는 궁지에 몰릴 것이다. APEC 계기에 한미관세를 타결하려는 움직임도 있으나 여기에 연연하면 안 된다. 정부는 치열하게 협상하되 사인하는 것은 가능한 미루고, 사인안할 수도 있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그리고 언론과 시민단체, 그리고 국회는 트럼프 요구의 문제점과 부당성을 강하게 제기해야 한다. 물론 정부가 “가장 성공적인 협상이었다. 합의문을 작성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잘 되었다"고 자화자찬하였는데, 이것은 잘못되었지만, 그 후 태세 전환하여 다행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관세 협상 합의문에 사인했으면, 탄핵 당했을 것이다"라고 말한 것을 가지고 야당에서 반미선동 운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은 여야가릴 것이 없다. 오로지 국익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행동해야 한다. 이강국

[2025 국정감사] 국토위 국감 출석한 CEO들…공항 지연·산재 등 질타 이어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3일 국정감사에서 주요 건설사 대표들을 증인으로 불러 가덕도신공항 사업 지연과 잇따른 현장 사고 책임 등을 추궁했다. 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이한우 현대건설 사장에게 지연 책임을 묻는 질타가 이어졌다.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사장과 김보현 대우건설 사장 등 최근 중대재해가 발생한 건설사 경영진도 안전관리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주택 알박기 의혹'이 제기된 김원철 서희건설 대표도 해명을 요구받았다. 13일 국정감사에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를 상대로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1년 이상 지연된 것에 대해 책임이 없느냐"고 질의했다. 기본 수의계약 진행 당시 58곳의 지반 시추조사를 하기로 했지만, 한 곳도 진행하지 않은 채 6개월을 보낸 뒤 108개월 소요를 주장하며 빠져버려 국책사업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훼손했다는 비판이다. 김 의원은 현대건설이 지난 5월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공사에 불참을 선언한 이유를 추가로 물었다. 이에 이 대표는 “올해 4월 기본설계를 제출할 때 공사 기간을 108개월로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도 이한우 대표에게 “도대체 어떻게 책임을 질 건지 답변하라"고 질책했다. 이 대표는 질의에 “상황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답하며 “기존에 기본설계 하면서 들어간 비용을 이미 다 포기했다"고 말했다. 또, 국민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김희정 의원의 질의에 이 대표는 “진심으로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 법제처의 해석을 받으면 국가계약법상 (현대건설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나올 거 같다"며 “계약법상 신뢰이익이 형성됐는데 이를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가 건설 현장 산업재해 발생 근절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이날 국감에 출석한 주요 건설사 경영진은 사고 예방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아울러 이재명 정부가 건설 현장 산업재해 발생 건설사에 대해 강력한 제재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주요 건설사 경영진이 국회에서 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중대재해를 일으킨 데 대해 송구한 마음이며 대표이사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저희 직원들은 중대재해로 미래에 회사가 어떻게 나아갈지 모르겠다는 불안감을 가진 것이 사실이다. “제가 부임한 이후 안전 경영을 통해 회사가 앞으로 반듯하게 나아갈 수 있다는 공감대를 직원들과 지속해 형성하며 경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국무회의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현장에서 연이은 산재 사고로 노동자들이 사망한 사실을 언급하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등 표현을 쓰며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송 사장은 중대재해 발생 책임을 지고 사퇴한 정희민 전 사장 후임으로 지난 8월 취임했다. 그는 “제가 취임한 이후 또 한 번의 중대재해가 발생한다면 자칫 잘못하다가는 회사 업을 접을 수 있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전 현장을 스톱(중단)시켰다"며 “이후 제3자의 안전 전문 진단을 받아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공사를 한 달여 만에 재개했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이에 따른 경영 손실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조기에 경영 정상화를 통해 손실된 금액을 만회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도 중대재해 발생에 대해 “책임을 면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안전 책임을 소홀히 했다는 관점은 분명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사고 발생에 따른 공사 중단으로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최고경영자(CEO) 입장에서 구체적 액수로는 판단해보지 않았다"며 “안전이 보장되지 않고서는 어떤 사업도 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있기 때문에 안전 최우선으로 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날마다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근무하고 있고 이는 현장이나 본사 다 마찬가지"라며 “중대재해에 대한 책임을 이야기할 때 정말 건설사가 모든 책임을 다했느냐, 사용자 또는 관리자가 책임을 다했는가에 대한 것은 좀 더 면밀히 따져 주시면 좋겠다"고 김 사장은 덧붙였다. 광주에서 두 차례 건설 현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조태제 HDC현대산업개발 최고안전책임자(CSO)는 “회사가 이러한 사고들로 얼마나 경영에 위협을 받을지 가장 잘 알고 있다"며 “근로자의 사소한 실수나 부주의에도 사고나 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들을 취하고자 지속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안성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로 어려움을 겪은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도 “사고 발생 이전과 지금까지도 깊고 무겁게 책임 의식을 갖고 있다"며 “안전과 품질이 생존을 위한 가장 기본적 수단과 목적, 최고 가치임을 인지하고 안전·품질의 문화가 더 높은 수준으로 안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날 출석한 김원철 서희건설 대표는 지주택 알박기 의혹에 대해 질타 받았다. 서희건설은 경기 화성시 남양읍 일대 화성남양 지주택 사업지 내 약 1만1570㎡(3500평)의 토지를 매입해 사업 진행을 막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합은 사업 정상화를 위해 해당 토지 양도를 요구하고 있으나, 서희건설이 거부해 사업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희건설이 사업지구 내 토지 지분 6.58%를 확보해 조합이 시공사를 변경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며 “건설업체가 토지를 확보해 시공권을 강요하는 건 정당한 사업 방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자금난에 빠진 조합의 요청으로 회사가 원가로 매입한 토지"라며 “원가로 되팔기로 계약돼 있어 부당이득은 없다"며 알박기 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제도에 대해 “폐지 수준으로 심각하게 검토 중"이라며 “국회에서 이미 여러 법안이 발의돼 있는 만큼 엄격한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한미 관세협상 ‘줄다리기’…대통령실 “수정안 제시, 美 반응 있었다”

대통령실은 13일 한미 간 관세 협상과 관련해 “우리 측이 지난달 금융 패키지 관련 수정안을 제시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해 일정 부분 미국 측의 반응이 있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기자단에 보낸 공지에서 “협상 중인 사안이어서 현 단계에서 구체적 내용을 알리기는 어렵다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앞서 조현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고 언급했다. 조 장관은 “(미국의 요구대로 3500억 달러를) 전부 직접 투자로 할 경우 당장 외환 문제가 발생하고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 문제점을 미국 측에 설명했고, 미국이 새로운 대안을 내놓아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의 발언 직후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배경 설명을 덧붙인 것이다. 한국 정부는 전액 직접 투자가 어렵다는 입장을 담아 수정안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미국도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특히 한국 정부가 제시한 수정안에는 직접투자 비중 조정 외에도 △ 무제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 '상업적 합리성'에 따른 투자처 선정 관여권 보장 등의 요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이처럼 수정안을 주고받으며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접점을 언제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조 장관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계기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데, 그때까지 이 문제를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26일 ‘휴일 본회의’ 연다…“與野 민생법안 70건 신속 처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오는 26일 본회의를 열어 70여건의 민생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13일 오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전했다. 애초 민주당은 15일 본회의 개최를 요구했으나, 국민의힘은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민주당 주도의 단독 본회의에는 응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서 '휴일 본회의'로 절충점을 찾았다. 다만, 민주당이 단독 표결로 의결한 5건은 추가 논의를 거쳐 상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여야는 국정조사와 특검 등 쟁점 현안에서는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양평군 공무원 사망과 관련해 “특검의 수사 과정에서 반인권적 불법 수사 행위가 없었는지 면밀히 따져보고 상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당론 발의한 '민중기 특검의 폭력 수사에 대한 특검법' 처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 후 “특검을 특검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며 “가혹한 수사가 있었다는 실마리가 없는데 논의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또 민주당 주도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운영에 대해 우원식 의장이 제동을 걸어줄 것을 요청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조희대 대법원장이 출석했다가 이석한 법사위 국감을 두고 “(민주당의) 날치기 편법 의사진행", “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감금 사태"라고 규정하며 “의장님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에게 강력하게 경고 조치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이끌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 첫 국감은 내란 종식과 민생 경제 회복이라는 국민적 시대적 과제를 실현하는 자리"라며 “국감이 발목 잡기 정쟁 무대로 변질돼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회동에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에 따른 국가 전산망 장애 사태와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해 각각 국정조사를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추가 논의를 통해 입장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원식 의장은 회동을 마무리하며 “양당이 표방한 민생 국감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함께 힘을 모으자. 민생은 속도와 결과가 전부"라고 당부했다. 이어 “여야가 경쟁하되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한다. 국회가 바뀌면 국민의 하루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여야 모두 무겁게 새겨달라"고 강조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2025 국정감사] LH, 최근 3년간 정보시스템 취약점 ‘최다’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정보시스템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의원(국민의힘)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의 최근 3년간(2023~2025년) 정보시스템 취약점은 총 104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토부 산하 19개 기관 중 유일하게 1000건을 넘긴 수치다. 뒤를 이어 한국철도공사(966건), 한국교통안전공단(668건), 한국국토정보공사(609건) 순으로 많았다. LH는 지난달 기준 3664만6000명의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정보 보유자는 3321만3000명에 달한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 전담 인력은 3명에 불과하다. LH의 전체 임직원은 약 9000명, IT운영처 인원만 50명 수준이지만 개인정보보호 전담 비율은 0.06%에 그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향후 기관별로 개인정보보호최고책임자(CPO) 외 최소 1명의 전담 인력을 두고, IT 인력의 10% 이상이 관련 업무를 병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4월 LH가 운영하는 청약 플랫폼 '청약플러스'에서는 직원의 실수로 1167명의 성명·휴대전화번호·청약배점이 포함된 파일이 외부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전에도 LH는 2021년부터 3년 연속 국가정보원 정보보안 평가에서 '미흡'(공기업 하위 20%) 등급을 받아 왔다. 그럼에도 올해 '우수' 등급으로 상향됐다고 자체 홍보한 바 있어 논란이 일었다. 김 의원은 “올해 개인정보 유출 사고까지 낸 기관이 스스로를 '우수'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SKT, KT, 롯데카드 등 민간 기업도 한 번의 보안 사고로 신뢰를 잃은 사례가 있는 만큼 공공기관으로서 더 높은 수준의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2025 국감]與·野, 국토위서 ‘산재·집값·양평고속道’ 공방전

13일 개막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건설업 산업재해 개선 방안, 수도권 집값 안정 대책 등을 놓고 여야가 거센 공방을 벌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건설업계 안전 문제를 두고 '기업 때려잡기'라고 반발하며 대출 규제를 비롯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정조준했다.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새만금개발청 등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시작했다. 첫날 국감은 건설 안전과 부동산 정책, 양평 고속도로 문제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 일가의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2022년도 11월 당시 준비 서류에 과업 지시가 '종점을 양평군 양서면'으로 돼 있다. 보고서의 계획의 목적 및 개요에도 양평군 영서면을 종점으로 한다고 기재돼 있다"며 “이 타당성 조사를 반영해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이뤄졌다면, 이대로 종점은 변경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3년 1월 13일에는 환경영향평가협의회가 구성되고 2월 6일 위원들에게 심의 요청이 들어간다. 이 자료에 대안1이 강상면으로, 대안2는 양서면으로 바뀐다. 통으로 갈아엎은 것이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실무를 맡은 김 모 서기관이 타당성조사와 평가를 모두 주도한 뒤 도로정책과에서 도로건설과로 옮겼는데,이는 계획부터 준공까지 일관되게 관여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2023년 8월 경 당시 국토부 미래전략담당관이 본인 업무와 관계 없는 일임에도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에 반대 의견을 낸 전문가들을 설득하기 위해 비공식 용역을 제안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국토부가 모든 것을 특검에만 맡기지 말고, 내부에서 먼저 조사와 감사를 실시해 업무를 지시한 윗선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상경 국토부 제1차관은 “말씀하신 내용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답했고, 김윤덕 장관은 “관련 자료를 최대한 확보해 내부 감사나 점검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정부의 건설업 산재 대책의 문제점을 집중 추궁했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나라의 산재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선진국에서도 산재는 발생하는 등 산재는 완전히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며 “기업 때려잡기식 처벌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윤재옥 의원도“10대 건설사에서만 중대재해 전담 조직에 761명을 고용해서 비용이 1445억원이 투입된다"며 “안전·보건관리 책임자 등 2만1117명을 고용하는 데도 연간 6914억원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 비용이 필요한 것은 이해하지만 막대한 자원이 주로 보고서 작성 등 행정 업무에 소진된다. 서류 작성과 법정 교육 이수 등 행정업무 위주로 인력이 투입되는 구조를 개선해, 고위험 업무에 인력을 집중할 수 있도록 현장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채찍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데 공감한다"며 “정부의 산업재해 근절 의지가 건설 경기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는 오후 5시부터 주요 건설사 대표들이 증인으로 출석시켜 산재 문제를 추궁할 예정이었지만 여야 합의로 대부분 이를 철회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해 내놓은 대출 규제책이 오히려 집값 불안을 촉발했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한 바 있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은 “대출을 조이는 정책이 패닉바잉(불안 심리에 따른 매수)과 전세 시장 경색 등을 초래했다"며 “실정에 맞는 충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배진영 의원도 “135만호를 새로 공급한다 했는데, 이중 신규 공급이 정확히 몇 호인지 주무장관이 수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공급 대책을 못 믿는 것"이라며 “세 번째 발표할 정책에는 직을 걸고 효과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부동산 대책이 부분적으로 성과를 냈다고 본다. 6·27 대책은 부동산으로 쏠리는 자금을 차단하기 위한 억제책"이라며 “직을 걸고 책임지는 자세로 국토부 부동산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답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2025 국감]여야, 첫날부터 고성…“민생·내란 청산 vs 무능 심판”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가 13일 개막했지만 여야가 격렬히 대립하면서 첫날부터 고성이 오갔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출석 및 증언 여부와 관련해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그동안 대법원장은 인사말 후 퇴장해왔지만,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예정된 증인선서를 건너뛰고 질의를 강행하자 야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이건 (대법원장) 감금" “헌정질서 유린"이라고 맞섰고, 민주당은 “감금은 무슨 감금이냐" “국민의힘은 대법원장에 대해 질문할 것도 없냐"고 응수했다. 조 대법원장이 자리를 지킨 채 진행된 오전 국감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5월 대선을 앞두고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무죄 2심을 뒤집어 파기환송한 판결을 두고 '대선 개입 시도'라고 주장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4월 22일 전원합의체로 조희대가 끌어올리고, 23일 대법관들이 모여서 밥을 먹고, 24일 표결했다. 이재명 대통령 후보를 날려 보내려고 한 것"이라며 “조 대법원장에게 묻겠다. 윤석열과 만난 적이 있나. 한덕수와 만난 적이 있나"라고 따졌다. 이에 조 대법원장은 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오전 질의가 끝난 11시 50분쯤 법사위 회의장을 떠났다.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도 충돌이 벌어졌다.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 지식재산권 분쟁 해소 합의문 공개 여부가 쟁점이 된 것이다. 민주당은 이 합의를 “매국 계약"이라고 규정하며 공세를 폈다. 정진욱 의원은 “당시 (윤석열) 대통령실이 직접 협정 내용에 반대 의견을 낸 한전 이사진을 불러 혼냈다는 증언이 있고, 산업부 장관이 '체코 원전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대통령이 탄핵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도 밝혀졌다"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한국 원전 산업을 외국기업에 예속시킨 매국적 협약"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아예 합의문을 공개하자"고 맞불을 놨다. 그러나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한미관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이슈다. 공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김동아 의원이 “우리 정부는 윤석열 정부가 싸놓은 X를 치워야 하는 입장에서 미국이라는 상대방도 있기에 공개에 신중한 것"이라고 하자,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 등이 “X를 쌌다는 게 무슨 말이냐" “이재명 정부가 X를 싸고 있다"고 맞받아치며 고성이 이어졌다. 결국 국정감사는 개시 1시간 20여 분 만인 정오에 정회됐다.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한미 관세협상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잘못된 협상 탓에 부담이 고스란히 기업에 전가되고 있다"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국익을 지키는 차원에서 잘하고 있다"고 옹호했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관세 협상과 관련해) 외신들이 적절하게 잘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이 지금 잘하고 있다. 잘 버티고 있다.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게 외신들의 평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과도한 비평과 평가 절하는 오히려 협상력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며 “대통령이나 경제부총리가 협상하는 과정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여야 지도부도 국정감사 개막과 동시에 서로 날선 공방으로 포문을 열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취임 4개월 동안 이재명 정권의 무능을 맛본 것만으로도 국민은 이미 불안과 걱정 속에 살고 있다"며 “민생은 뒷전이고 보여주기만 진심인 정권을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국감을 통해 정치권력의 폭주, 행정권력의 은폐, 사법권력의 남용을 철저히 파헤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회의실 뒤편에 '꼭꼭 숨겨라 애지중지 현지', '48시간 비밀 관세 협상 내막'이라는 문구를 내걸었고, 지도부 전원은 검은 양복과 넥타이를 착용한 상복 차림으로 국감에 임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도 이날 오전 내란 잔재 청산·민생을 이번 국감 목표로 선포했다. 이날 정청래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식에서 “이번 국감은 윤석열 내란 세력의 폭정과 실정을 심판하는 장이 돼야 한다"며 “내란 잔재를 완전히 청산하고 개혁의 고속도로를 놓아 민생 경제가 힘차게 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민생 국감'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업인 증인 채택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히며 재계와의 협력을 중시했다. 실제 이날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 등 주요 대형 건설사 대표들의 증인 출석 요구가 취소됐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집값·관세협상·APEC…李 대통령, 국정 ‘삼각파도’ 시험대 올랐다

추석 연휴를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본격적인 국정 운영 능력을 평가받을 시험대에 올랐다. 들썩이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추가 부동산 대책,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난항에 빠진 한미 관세협상 등 '삼각파도'가 덮쳐 오고 있는 것이다. 우선 이번 주 중 추가 부동산 대책 발표가 예정됐다. 정부가 지난 6월 27일과 9월 7일 잇따라 부동산 안정 대책을 내놨지만, 서울 집값은 오히려 상승세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7% 올랐다. 특히 지난달 1일 0.08%에서 8일 0.09%, 15일 0.12%, 22일 0.19%로 매주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성남 분당구와 광명·과천·하남 등 수도권 일부 지역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선 10월에도 집값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추가 부동산 대책 발표가 확정된 상태다. 정부·여당은 지난 12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이번 주 중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종합 대책 발표에 합의했다. 이 대통령도 13일 업무 복귀와 동시에 이번 주 발표가 예고된 3차 부동산 대책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대출 규제를 한층 강화하는 방안이 핵심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규제지역 확대와 보유세 강화 등 다양한 수단을 포함한 종합 대책 발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부동산 가격 안정을 통해 가계 자산 구조를 유연화 해 투자 활성화·고령화 대비·가계 부채 등 세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이미 두 번이나 부동산 관련 대책을 발표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이어서 이번 대책의 내용과 효과 여부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동산에 민감한 수도권 표심을 잡기 위한 이 대통령의 구상이 구체화될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오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도 핵심 과제다. 한미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한국이 첫 미·중 회동의 '가교(bridge)'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다만 각 정상회담의 개최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흥행의 열쇠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28일 말레이시아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직후 방한해 1박도 되지 않는 짧은 일정을 소화할 경우 사실상 무산될 수도 있다. 특히 최근 미·중 통상 갈등이 격화되면서 분위기가 악화됐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 트럼프 대통령은 “APEC에서 시진핑을 볼 이유가 없다"고 공개 발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하고 희토류 수출 통제에 나선 것에 대한 반응이었다. 미국은 다음 달부터 중국산 제품에 최대 100%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불을 놓은 상태다/ 한국에서의 미·중 정상회담 개최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만약 회담이 무산될 경우, APEC의 외교적 상징성은 크게 퇴색할 수밖에 없다. 진전이 없는 한미 관세협상도 시급한 과제다. 지난 7월 말 타결된 1차 합의 이후 세부 사항을 둘러싼 후속 협상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APEC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조선소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와 연계해 2차 한미 정상회담에서 협상 진전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성사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예단하기는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취임 4개월을 넘겨 본격적으로 자신의 생각대로 정부를 운영하고 있으다"며 :집값 잡기와 한미관세협상, APEC 정상 외교 등을 통해 진정한 국정 능력을 평가받는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2025 국감] 조희대 “재판 독립 지켜야”…증언 거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장에서 증언을 요구받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재판을 이유로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는 것은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위축시킨다"며 증언을 거부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오늘 이 자리에 나온 것은 대법원장으로서 국감의 시작과 종료 시에 인사 말씀과 마무리 말씀을 했던 종전의 관례에 따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국감장에 출석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5월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 선거법 사건을 이례적으로 초고속 파기환송 판결한 것과 관련해 이석 불가 및 증언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던 상황이었다. 조 대법원장은 예상대로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참고인 지정에 따라 인삿말 후 자리를 떠나던 관례와 달리 자리를 지켜야만 했다. 조 대법원장은 인삿말에서 증언 요구를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이번 국감 증인 출석 요구는 현재 계속 중인 재판에 대한 합의 과정의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는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뿐 아니라, 헌법 제103조의 사법권 독립 규정, 법원조직법 제65조의 합의 비공개 규정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법관은 자신의 재판과 관련해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고, 모든 판결은 공론의 장에서 건전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어떠한 재판을 했다는 이유로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는 상황이 생긴다면, 법관들이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하는 것이 위축되고, 외부의 눈치를 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삼권분립 체제를 갖춘 법치국가에서 재판 사항에 대해 법관을 감사나 청문의 대상으로 삼아 증언대에 세우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우리 국회도 과거 대법원장의 국감 증인 출석 필요성이 제기됐을 때, 삼권분립과 사법권 독립을 존중하는 헌법 정신에 따라 관행과 예우 차원에서 자제해온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 5월의 '초고속 파기환송' 논란에 대해선 “대법원장으로 취임한 이래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직무를 수행해 왔고, 정의와 양심에서 벗어난 적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법부를 둘러싼 작금의 여러 상황에 대해 깊은 책임감과 함께 무겁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내란청산 vs 실정심판” 격돌…李 정부 첫 국감 개막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국정감사가 13일 막을 올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벼랑 끝 대치를 이어온 여야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번 국감에서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국감을 '내란 잔재 청산 국감'으로 규정하고, 전 정부의 실정을 집중적으로 파헤칠 예정이다. 특히 검찰·언론·사법 등 3대 개혁 완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3개월여간의 실정과 민생 정책 문제를 집중 부각시키며 국정 주도권 확보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감 초반에선 법제사법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운영위원회 등의 핵삼 상임위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대통령실 김현지 부속실장,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의 증인 출석을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민주당 주도의 법사위는 13일 조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부르며, 이석 없이 대선 개입 의혹 등을 직접 질의할 방침이다. 조 대법원장이 불출석할 경우 동행명령장 발부와 고발 조치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삼권분립 훼손과 사법부 겁박이라고 반발하며 “대법원장을 국회로 부르려면 행정부 수장도 불러야 한다"는 맞불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15일에는 민주당 주도로 대법원 현장 국감도 예정돼 있다. 과방위에서는 오는 14일 이진숙 전 위원장의 출석 여부가 논란이다. 방통위 폐지 이후 민간인 신분으로 국감 증언대에 서게 되면서 국민의힘은 “증인 출석 필요성 크지 않다"며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증인 채택이 이미 됐고, 출석은 원칙"이라고 맞서고 있다. 행안위 국감에서는 경찰의 이 전 위원장 체포·석방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김현지 대통령실 부속실장은 오는 15일 운영위 전체회의를 앞두고 여야 공방의 중심에 서 있다. 국민의힘은 김 부속실장을 '실세 중 실세'로 규정하고 국감 증인 출석을 압박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이를 불순한 정치 공세로 규정하고 증인 채택을 사실상 거부할 방침이다. 김건희 특검팀 수사 대상자도 국감 증인으로 대거 채택됐다. 김건희 여사, 수행비서 유경옥 전 행정관, 김상민 전 검사 등이 대상자다. 구속 상태로 재판 중인 김 여사는 오는 23일 법사위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석 가능성은 낮다. 김 전 검사는 오는 14일 법무부 국감 증인으로 나와 공천 청탁 의혹과 이재명 대통령 피습 사건 관련 질의에 답한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 내란 특검 대상자도 국감 이틀째인 오는 14일 법무부 국감 증인으로 포함됐으나 출석이 불투명하다. 채상병 순직 사건 관련 해병특검 수사 대상자 역시 다수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올해 국감에서는 기업인 출석도 사상 최대 규모가 예상된다. 17개 상임위원회 증인·참고인 채택이 완료되지 않았음에도, 현재까지 전체 증인 370여명 중 기업인이 과반을 넘어 190명을 돌파했다. 최종 집계 시 2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정무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된 최태원 SK그룹 회장, 행안위 증인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산자위 증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이 출석 대상이다. 다만 최 회장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개막 행사 의장을 맡아 출석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정 회장은 신세계·알리바바 합작법인 관련 소비자 정보 보호 방안을 추궁당할 전망이다. 유통업계 증인도 줄줄이 소환된다. 오는 14일 산자위의 중소벤처기업부 국감에서는 박대준 쿠팡 대표, 김기호 아성다이소 대표, 조만호 무신사 대표, 이주철 W컨셉 대표 등이 증인으로 나와 수수료 공제 구조와 거래 공정성 문제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배달앱 시장 경쟁사인 김범석 배달의민족 대표, 김광일·조주연 홈플러스 공동 대표,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도 국감 증인으로 채택돼 피해자와 대면할 가능성이 있다. 국토교통위에는 이해욱 DL그룹 회장, 허윤홍 GS건설 대표,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 등 10대 건설사 중 8개사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법사위에는 시진핑 방한 관련 예식 취소 논란에 따라 호텔신라 박상오 부사장이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통신 3사 대표도 과방위에 나와 개인정보 유출 등 관련 질의를 받는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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