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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 중점조사기획단이 출범 2주 만에 첫 사건으로 식품업계 담합을 택했다. 조사국 폐지 21년 만에 부활한 조직으로, 지난 14일 CJ제일제당·대상·오뚜기 등을 현장조사하면서 김치·두부·유지류·선물세트·즉석밥·장류 6개 품목을 한꺼번에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에서 공정위는 2018년 이후 가격 담합과 2020년 이후 재판매가격 유지 여부까지 살피고 있다. 8년 전 과거부터 거슬러 올라가 훑는 조사다. 담합 조사는 조사공문에 법위반 혐의를 적지 않아도 된다. 기업으로서는 혐의도 모른 채 지나치게 광범위한 조사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이번에 조사를 받은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공정위가 받을 수 있는 자료를 다 받아 보다 보면 하나는 걸리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뒤져보고 나오면 하고 없으면 마는 조사라는 설명이다. 아무것도 안 나와도 기업이 공정위를 무고로 고소할 수는 없다는 하소연이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이미 올해 굵직한 담합 제재를 받은 기업들이 포함됐다. 설탕·밀가루·전분당 담합 과징금은 공정위 발표 기준 1조8000억원을 넘고 현장조사 당일에는 밀가루 부산물 담합 심의도 시작됐다. 원재료에 이어 별도 증거로 따질 사안인 완제품까지 조사 대상에 올랐다. 가격이 비슷하게 움직였다는 것만으로 담합을 단정할 수 없다는 판단은 이미 나와 있다. 대법원은 지난 2015년 라면 가격 담합 사건에서 사실상 정부 관리 대상인 라면은 1위 업체를 따라 값을 올리는 데 합리적인 면이 있다고 판결했다. 이에 공정위는 농심 1080억원을 비롯한 과징금 처분을 직권 취소했다. 정부가 식품 가격을 관리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최근 열린 물가당국와 식품사 간담회에서 한 업체 참석자는 농식품부가 업계에 가격 안정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마련한 이 간담회 자리에 국세청·공정위 직원도 나란히 앉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게 무슨 의미겠느냐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식재료 등 민생 밀접 분야의 담합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원가와 인건비가 함께 오르고 정부가 가격을 관리하는 시장에서는 인상 시기와 폭이 비슷해지기 쉽다. 담합 조사가 물가를 누르기 위한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더욱이 이번 조사가 이어지는 동안 기업들은 내년 사업계획을 짜느라 바쁜 시기임에도 공정위 조사에 신경을 쏟아야 한다. 업계에서는 차라리 처벌받을 게 있으면 빨리 받고 정상 업무로 돌아가고 싶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드러난 담합은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올해 잇따른 제재도 업계가 자초한 일이다. 다만 조사는 혐의를 좁혀 들어가고 결론은 서둘러 내야 한다. 그래야 담합 조사가 물가 대책으로 악용된다는 의심도 덜 수 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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