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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치료 급여화 논란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청년층에 한정해 비질환성 탈모 치료를 건강보험 급여권에 편입하자는 것으로, 늘 그래왔듯 세대 갈등과 형평성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일고 있다. 달라진건 정부의 태도다. 그간 추진설이 제기될 때마다 “확정된 바 없다"며 신중을 기해왔던 보건복지부는 지난 11일 돌연 탈모 급여화 문제를 하반기 정책과제로 못박았다. “탈모 치료를 어떤 방식으로 건강보험에 적용하고 어느 정도 재정이 필요할지 실무적인 검토를 완료했다"는 정은경 장관의 발언에서 복지부의 추진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탈모 급여화 논의가 반드시 무산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건강보험법은 건보의 목적을 “국민의 질병과 부상에 대한 예방·진단·치료·재활과 출산·사망 및 건강증진에 보험 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탈모가 미용 문제를 넘어 국민, 특히 청년층의 생존문제에 민감히 작용하고, 약물을 통해 치료하는 질병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만큼 급여화 논의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시점이다. 복지부가 '혁신 생태계 조성'과 '건보 재정 절감'을 근거로 제네릭(복제약)의 약가를 대폭 인하하기로 결정한 것이 불과 세 달 전이다. 약가인하 결정 한 달 전엔 건보공단은 “올해 건보 재정이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도 내놓았다. 이번 탈모 급여화 추진을 두고 납득할 수 없다는 제약업계·의료계의 비판이 뒤따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건보 재정 악화를 우려하던 정부가 불과 몇 달만에 대규모 지출이 불가피한 탈모 급여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6·3 지방선거 직후 '복지부 장관 교체설'이 수면 위로 떠오른 시점에서 정 장관이 직접 나서 탈모 급여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도 추진 의도를 의심받는 대목이다. '뽑는다고요? 이재명은 심는 겁니다'라는 제20대 대선 캐치프레이즈가 상징하듯 탈모 급여화는 이재명 대통령의 숙원사업이다. 정 장관과 이 대통령은 탈모가 청년의 생존문제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러한 추진 시점과 맞물려 여론은 '포퓰리즘'이라 보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정부가 탈모 급여화 추진의 진정성을 입증하기 위해선 연구 보고서 등 실무 검토 했다는 근거부터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건보는 정부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재원이 아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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