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CEO 임기까지 정하는 금융당국…지배구조 개선인가, 관치인가](http://www.ekn.kr/mnt/thum/202607/news-p.v1.20260722.cef88069bcbf4240a02bfdf8b0ce1309_T1.jpeg)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의 장기 연임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개선안에는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 CEO 후보 검증 절차 개선, 성과보수 체계 개편 방안도 담긴다. 금융사고 발생 시 임원의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Clawback) 제도와 임원의 개별 보수를 주주총회에서 심의하는 세이온페이(Say-on-pay) 도입, CEO 후보 검증 기간 확대와 이사회 심의 과정 공개 등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클로백, 세이온페이 도입, CEO 후보 검증 절차 개선 등은 금융회사의 책임경영을 높이는 측면에서 공감대를 얻고 있다. 하지만 CEO의 연임 횟수까지 제도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성격이 다른 문제다. 특정 인물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막고 이사회의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금융산업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필수 과제다. 금융당국도 그동안 금융사고 발생 시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하고 승계 절차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꾸준히 강조해 왔다. 문제는 방법이다. CEO의 연임 여부는 경영 성과와 기업가치, 주주들의 평가가 종합적으로 반영되는 사안이다. 이사회가 후보를 검증하고 주주총회가 최종적으로 신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기업지배구조의 기본 원리다. 그럼에도 일정 횟수 이상 연임을 사전에 제한한다면 정부가 민간 금융회사의 인사 자율성에 개입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이번 개선안의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장기 재임이 이어질 경우 견제 장치가 약화되고 조직이 폐쇄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장기 재임 자체를 문제로 보는 접근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중요한 것은 재임 기간이 아니라 성과와 견제 장치다. 글로벌 금융권에서도 CEO의 임기는 횟수가 아니라 능력과 성과로 평가받는다. 세계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20년 가까이 회사를 이끌며 지속적인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를 이끌어 왔다. 국내에서도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장기간 재임하며 그룹의 체질 개선과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기 재임이 곧 지배구조 실패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연임 자체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CEO를 평가하고 주주들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후보군 관리와 승계 절차를 투명하게 운영하고 이사회의 책임성과 공시를 강화하는 것이 지배구조 개선의 본질이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은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가 돼야 한다. 절차와 책임을 강화하는 것은 시장의 신뢰를 높이지만 CEO의 임기까지 일률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자칫 책임경영 강화보다 관치금융 논란을 키울 수 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정답을 미리 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원칙과 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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