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21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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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8명 희생’ 전세사기, 선구제 후회수 대책 절실

“빚으로만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 저는 국민도 아닙니까? 억울하고 비참합니다.", “힘 없으면 죽어나가야만 하나요?" 지난 1일 대구 남구 남영동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세사기 피해자 A씨가 남긴 말이다. A씨는 현행 특별법 사각지대였다. 다가구주택 후순위 임차인이자 소액임차인에 해당되지 않아 최우선변제금을 받을 수 없었다. 이의신청 끝에 그는 숨진 날이 되어서야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로부터 '피해자'로 뒤늦게 인정받았다.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 목숨을 끊은 사례는 이번이 벌써 8번째다. 안타까운 사례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실효성 있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책은 나오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선구제 후회수 방안이 담긴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과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여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선구제 후회수 방안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공이 전세사기 피해자의 보증금 반환 채권을 매입해 우선 구제하고, 향후 우선매수권·우선변제권 등을 보유한 상태로 경·공매를 통해 피해주택을 매각, 비용을 회수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법 개정 전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은 경우라면 모두 소급적용된다. 반면 정부·여당은 사인 간 계약에서 발생한 손실을 구제하는 방안이 전례가 없어 다른 사기범죄 피해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고,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며 반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17일까지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된 사람은 1만5433명이다. 정부는 이 속도라면 내년 5월까지 피해자 3만6000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최소 1조원, 최대 4조원의 재정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세사기는 개인의 부주의가 아닌 제도의 실패가 낳은 사회적 재난이다. 이번 전세사기는 부동산 시장이 과열기에 접어든 2020년 전후에 집중됐다. 이 시기에는 임대업이라는 포장으로 갭투자 사기꾼이 등장해 깡통전세가 난무했으며 정부의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은 늘 시장보다 한발 느린 모습을 보였다. 전세사기를 바라보는 정부의 태도도 아쉬움이 남는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지난 13일 기자차담에서 “전세를 얻은 젊은 분들이 경험이 없다 보니 덜렁덜렁 계약했던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피해자도 잘못이 있다는 인식이 엿보인다. 장관의 경솔한 발언은 전세사기 피해자들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선구제 후회수 방안을 담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은 오는 28일 열릴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여야 입법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오늘도 평범한 일상을 살지 못하고 있다. 정부·여당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해 뒷짐을 지지 말고 구제 등 전향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EE칼럼] 전기소비의 폭발적 증가, 글로벌 전력공급 구조 바꾸나?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 1월 보고서를 통해 2022년 전 세계의 데이터센터가 460TWh의 전력을 사용했는데 2026년에는 620~1,050TWh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최소 대형 원전 20기 정도의 전력이 추가로 필요한 셈이다. 2027년까지 엔비디아 등이 공급하는 AI용 신규 서버가 소비하는 전력만 매년 85.4~134TWh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논문도 있다. 이와는 별개로 2040년까지 전 세계에서 한 해 판매하는 전기차가 소비하는 전력량만 따지더라도 원전 40개를 돌려야 하는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필자는 몇 년 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뜬금없이 소형원자로(SMR)에 관심을 보이자 평생 IT산업에 종사하던 사람이 갑자기 잘 모르는 에너지, 그것도 아주 구체적인 전력 생산방식에 왜 관심을 보일까 하고 의아해한 적이 있다. 빌 게이츠는 소형원전 기업 테라파워를 설립하여 경쟁사인 뉴스케일을 앞질렀으며 러시아·중국 등의 경쟁사들과 저가 차세대 원자로 개발 및 수출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고 한다. 빌 게이츠는 다 계획이 있었던 것 같다. MS는 쳇GPT를 개발한 Open AI의 최대 투자자이다. 이미 엄청난 전력소비 증가를 예상했던 것은 아닐까? 이같이 엄청난 전력소비 폭증을 기존 전력공급 구조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을 내다보아 스스로 전력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도 2000년에 53개에 불과하던 데이터센터가 156개(2020년) → 162개(2021년) → 187개(2022) 등으로 급증하고 있고 2023년에는 200여개를 넘어섰다. 그러나 데이터센터의 60% 가까이가 수도권에 있다. 주요 기업과 고객들이 수도권에 있고 젊은 연령층이 종사하는 데이터센터가 구태여 지방에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지방이라고 전기요금이 싼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도 데이터센터로 촉발된 전기소비를 감당할 수 없어 손사래 치는 사례가 여기저기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허브라 불리는 미국 버지니아주 의회에서도 올 1월 데이터센터 신설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영국의 런던은 2022년부터 데이터센터 신규건설을 세밀하게 심사하기 시작했으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싱가포르는 한시적으로 신규 데이터 건설을 불허하였다. 우리 정부도 엄청난 전력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의 건설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전력 사용에 관한 '전력계통 영향평가'를 실시해 신뢰도를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 한전에 전기 공급 '거부권'을 주기로 했다.그러나 우리의 경우 전력공급의 제약은 발전능력 이전 송전계통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2011년에 터진 9·15 순환정전 이후 전력부족 문제로 인해 정부가 건설을 사실상 유도한 동해안 7.4GW의 석탄발전 8기가 송전선 부족으로 올스톱한 것이다. 당초 2019년에 완공하기로 하였던 강원도 백두대간을 가로지르는 송전선 준공이 2026년으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AI가 불러들이는 데이터센터의 엄청난 전력소비와 함께 전기차 보급 및 반도체 클러스터의 건설과 운영은 앞으로 전력수요가 독점 전기사업자가 감당 못 할 만큼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자연독점은 진입규제, 가격규제 그리고 보편적 공급의무라는 세 가지 중요한 요소를 갖고 있다. 정부가 다른 사업자의 진입을 규제하면서까지 독점을 보호해 주는 것의 이면에는 가격을 규제하며 보편적 공급을 책임지게 하겠다는 암묵적 거래가 있는 셈이다. 공급의무는 진입제한을 보장받기 위한 조건이다. 뒤집어 말해 공급을 감당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전력공급에 진입을 허용해도 된다는 신호인 셈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장기계약이나 소비자의 전력사업자 선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력의 공급부문에 경쟁이 이미 도입되어 있다. 발전설비의 부족이나 송전망의 한계로 전력사업자의 공급에만 의존할 수 없을 때에는 소형원자로를 스스로 건설하여 자가발전을 확대하는 것이 차라리 속 편한 방법일 수도 있다. 이제 글로벌 전력공급 구조의 펀더멘털이 바뀌고 있다. 조성봉

[이슈&인사이트] 제5차 계절관리제 평가와 미세먼지 대책

정부에서 올해 제5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 (2023년 12월~2024년 3월)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정리하여 발표하였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이번 기간 중의 평균 농도는 21.0ug/m3으로 1년 전에 비하여 15%정도 낮은 수치를 기록하며 계절관리제 시행 이래 가장 낮은 평균 농도라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달성하였다. 이러한 성과는 발전 부문을 포함하여 산업부문, 수송부문, 생활부문등 각 부문의 핵심 추진 목표를 정하고 추진해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추진 내용과 성과를 살펴보면 일부 불일치하는 일들이 있다. 발전 부문의 경우 정부 측에서는 석탄화력 가동 정지 확대가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 4차 계절관리제 기간 중에 총 유연탄 발전의 전력 거래량이 76,793GWh이었던 것에 비하여 5차 계절관리제 기간의 발전량은 85,657GWh로 오히려 11.5%정도 증가하였다. 산업 부문에서는 대형사업장의 자발적 미세먼지 감축 협약을 감축 노력에서 성과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제철 경기 위축, 건설 경기 위축 등이 원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실제 2024년 1월에서 3월까지의 철강 생산량이 1600만톤 정도로 2023년 동기에 비하여 3.2%정도 줄었고 건설 경기 위축에 따른 시멘트 산업의 생산량 감축 등과 같이 중공업과 에너지 과소비 업체의 경기 위축이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국외 유입 요인으로서 중국의 상황을 검토해 보자. 실제 우리의 5차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 기간에 대한 중국 석탄화력 발전량 자료를 확보하지 못하였지만, 2022년과 2023년의 연간 발전량 자료를 가지고 살펴보면 중국의 석탄화력 발전량은 2023년에 5,741TWh 정도이었고 이는 2022년에 비하여 약 6.4%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계절관리제 기간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023년에 24.6ug/m3으로 2022년에 비하여 6.0% 정도 늘어난 것으로 어느 정도 인과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중국의 석탄 소비와 관련하여서는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올해까지는 중국의 석탄 수입량이 상당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였으나, 최근 상황이 급격히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전반적인 3월 중순에 1월 중순과 비교하여 발전용 석탄 사용량이 15% 정도 줄어 든 것으로 분석이 되고 있는데, 이는 경기 부진, 기후 문제로 상대적으로 따뜻한 평균 기온 등과 결부하여 더욱 전체 석탄 사용량의 감소와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최근에 중국의 건설 경기가 상당히 광범위한 지역에서 20%이상 줄어 들게 됨에 따라서 건설과 관련된 철강 수요에도 큰 타격을 주어서 제철용 원료탄으로서의 석탄 수요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석탄 수요 상황을 살펴보면, 중국 각 지역의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농도에 다소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경의 예를 가지고 살펴보면 2024년 1~3월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02.8ug/m3으로 2023년의 106.8ug/m3과 비교하여 약 3.8% 낮은 수치를 보이는 것을 보이고 있다. 특히 3월의 자료만 보면 감소율이 1년 전에 비하여 13% 정도 줄어들었다. 북경의 평균 농도는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이 높은 수치이지만, 이러한 높은 농도와 계절적 풍향을 감안할 때에 인접국으로부터의 유입은 계절 관리제 초미세먼지의 분석에서 주요하게 고려하여야 하는 기초 조건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대기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기후 위기와 탄소중립이라는 주제가 상위의 개념으로 자리잡고, 미세먼지가 하부 구조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그에 따라서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다소 줄어 들어가고 있다. 더욱이 겨울철 초미세먼지 상황이 상대적으로 개선되어 봄철 황사와 같은 자연재해성 미세먼지만이 국민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제5차 계절관리제 기간 중의 다소 고무적인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도 한몫을 하였다고 본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외부적인 요인, 국내 경기 요인 등으로 국내 미세먼지 악화의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그러한 요인들로 인한 대기질 상황 악화는 그 변동성이 크고, 국내 행정력이나 통제만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따라서 지금의 성과에 대하여서도 다양한 요인들에 대하여 좀 더 심도 있는 인과 관계를 분석해야 한다. 이를 통해 변화하는 시대 상황에 맞게 국내 대기질 관리의 정책적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하여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하여 과학계와 행정당국의 긴밀한 협력과 소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하겠다. 박기서

중진공, 한국로지스틱스대상 ‘공기업 대상’ 수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이 '2024 한국로지스틱스대상'에서 공기업 부문 대상을 받았다. 한국로지스틱스대상은 한국로지스틱스학회가 지난 1998년부 국내 물류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한 기업과 단체, 개인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는 제도이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로지스틱스학회 주최로 열린 한국로지스틱스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중진공은 △물류 전용 수출바우처 △중소벤처기업 전용 선복 확보 △최신 물류 동향 분석 및 지식 공유를 위한 스마트물류 포럼 개최 등 중소벤처기업의 수출 물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지원 공로를 인정받아 대상의 영예를 누렸다. 강석진 중진공 이사장은 “이번 수상은 수출물류 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을 위해 더욱더 잘하라는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의미로 받아들이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한편, 중진공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협업해 항공수출을 위한 중소기업 전용 스마트물류센터 구축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물류 인프라를 확보해 최저 물류비용으로 수출 중소벤처기업의 물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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