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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국내 바이오벤처 생태계에 활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빅파마들의 조단위 투자금이 한 달 새 집중되면서다. 이재명 대통령 주도 하에 '바이오 5대 강국' 도약을 추진하는 한국으로서는 반가울 따름이다. 이 투자금이 바이오 강국 역군이 될 우리 바이오텍을 대상으로 한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 구축에 쓰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가까이에선 유한양행-오스코텍의 '렉라자'가, 멀리선 중국이 오픈 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을 증명하고 있다. 렉라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롤 모델'로 우뚝 섰으며 중국의 오픈 이노베이션은 미국의 아성을 위협할 바이오 패권국 도약의 원동력이 됐다. 우리 바이오텍 기술력에 글로벌 빅파마들의 추진력과 노하우가 접목된다면 '바이오 강국'이라는 장밋빛 미래는 공염불로 치부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달 일라이릴리와 로슈로부터의 국내 오픈 이노베이션 투자 유치는 의미가 무척 크다. 이쯤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례가 있다. 빅파마들의 종전 투자처 중 한 곳인 영국이다. 당초 영국에 6억달러(약 900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었던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돌연 투자 철회를 결정했다. 같은 해 일라이릴리와 머크(MSD)의 투자 계획도 중단됐다. 이 같은 결정은 미국의 최혜국(MFN) 약가 압박, 온쇼어링 정책을 비롯한 통상 압력 등 다양한 대외 변수가 원인으로 거론되지만, 핵심은 영국 정부의 '똥 볼'이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해 브랜드 의약품에 대한 약가 환급률을 15.5%에서 23.5~35.6%로 대폭 상향키로 결정해 현지 업계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영국은 의약품 매출이 특정 수준에 도달하면 제약사가 수익의 일부를 환급해야 한다. 예컨데 제약사가 1000만원 수익을 올렸을 때 155만원을 뱉어내던 기존 제도를 최대 356만원까지 토해내도록 고쳤으니, 모험자본이 이를 두고 볼리 만무했다는 설명이다. 결국 영국은 지난해 말 약가환급 비율을 다시 15%로 인하했으나 빅파마들은 이미 미국과 중국으로 떠난 뒤였다. 바이오제약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규정한 우리 정부는 범정부 차원의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를 꾸리고 산업 육성 로드맵을 마련 중이다. 올해 1분기 중 발표를 앞둔 이 로드맵은 업계의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영국이 차 놓은 똥 볼을 좇아서는 안 될 일이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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