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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기지수 4년만에 100 돌파 ‘경영심리 개선’

각종 불확실성에 얼어붙어 있던 우리 기업들의 경영 심리가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다음달 전망치가 '102.7'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BSI가 기준선(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긍정적으로, 낮으면 부정적으로 경기를 내다본다는 뜻이다. 종합 BSI 전망치가 기준선을 상회한 것은 지난 2022년 3월(102.1) 이후 4년만이다. 이달 BSI 실적치는 93.8로 조사됐다. 기업들의 체감 실적은 2022년 2월(91.5)부터 4년1개월 연속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제조업 BSI 전망치는 이달(88.1) 대비 17.8 포인트(p) 상승한 105.9를 나타냈다. 2024년 3월(100.5) 이후 2년만에 '긍정'으로 전환됐다. 2021년 5월(108.6) 이후 4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비제조업 전망치(99.4)는 기준선 100에 소폭 미달하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한경협은 새해 주요 품목의 수출 실적 개선과 설 연휴 조업일수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가 기업 심리 회복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부문별로는 수출(100)이 기준선에 걸치며 지난 2024년 6월 전망(101.0) 이후 1년9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내수(98.5), 투자(96.4) 등 주요 부문을 포함한 나머지 6개 부문은 부정적인 예상이 나왔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본부장은 “경기침체 지속으로 장기간 부진했던 기업 심리가 호전된 것은 매우 유의미한 변화"라며 “이번 기업 심리 개선이 단기 반등에 그치지 않도록 국회와 정부는 규제 개선 등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제도적 기반 확충으로 경기 심리 회복의 모멘텀을 살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제네시스, PGA투어서 재난복구기금 100만달러 기부

현대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지난 19∼22일(현지시간) 사흘간 진행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26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경기를 마무리했다고 23일 밝혔다. 제네시스는 이번 대회에서 2년 연속 '캘리포니아 라이즈' 캠페인을 벌였다. 이 캠페인은 지난해 발생한 캘리포니아 지역의 산불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PGA 투어, TGR 라이브와 함께 시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이에 따라 제네시스는 이번 토너먼트 동안 10번, 14번, 16번, 17번, 18번 등 5개 홀에서 버디 및 이글이 나올 때마다 1000달러씩, 홀인원 때는 2만5000달러를 기부금으로 적립하는 '버디 포 굿' 이벤트를 진행해 총 32만달러가량의 구호기금을 모금했다. 제네시스는 구호기금에 자체 기부금을 보탠 총 100만달러를 미국 현지 자선단체인 적십자사, 캘리포니아 파이어 파운데이션, 제네시스 인스퍼레이션 파운데이션 등에 나눠 기부할 예정이다. 또한, 제네시스는 이번 대회기간 행사장에 GV60 마그마, GV70 전동화 모델, GV80 쿠페 등 자사 차량 총 18대를 전시하는 한편, '제네시스 14번 홀 라운지'를 마련해 보스턴다이내믹스 4족 보행로봇 '스폿'을 등을 선보였다. 연합뉴스

[여헌우의 산업돋보기] 中 TCL, 삼성 누르고 출하량 1위…‘TV 왕좌’ 노린다

중국 가전기업들이 우리나라가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TV시장 왕좌'를 위협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주요국에서 물량 공세를 펼치면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브랜드 순위에서는 삼성전자가 아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국가별로 합산하면 이미 중국이 한국을 넘어선 상태다. 우리 기업들은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에 최종 방어선을 구축하고 중국의 공세를 버텨낸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이나 인공지능(AI) TV 등을 적극 개발하며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생각이다. ◇ 전세계 누비는 中 기업…매출·출하량 점유율 급성장 22일 업계에 따르면 TCL, 하이센스 등 중국 기업들은 저가형 제품을 앞세워 전세계 TV 시장을 석권해나가고 있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는 크게 두 가지다. 기업의 매출액과 출하량을 기준으로 점유율을 추산한 것이다. 일단 출하량으로 따지면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이 더 큰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보면 TCL은 지난해 12월 출하량 기준 글로벌 TV 시장에서 1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매번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던 삼성전자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3%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하이센스는 12%, LG전자의 8%를 차지했다. 연간으로는 삼성전자가 아직 왕좌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전체 시장의 15%를 차지했다. TCL은 13%, 하이센스는 12%, LG전자는 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합산하면 한국 주요 플레이어는 24%, 중국은 25%를 가져간 셈이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아직 우리 기업들 입김이 세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TV 시장 매출액 기준 점유율은 29.0%로 집계됐다. LG전자는 15.2%로 2위를 수성했다. TCL(13.0%)과 하이센스(10.9%)는 아직 우리 뒤를 쫓는 형국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최근 몇 년간 삼성·LG전자가 점유율을 겨우 지키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은 무서운 속도로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추세다. 옴디아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는 출하량 기준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에서 2006년 이후 2024년까지 19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성적이 발표되면 이 기록은 20년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공세를 본격화한 2020년대 들어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020년 21.9%였던 삼성전자의 전세계 TV 시장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2021년 19.8%, 2022년 19.6%, 2023년 18.6%, 2024년 17.6%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같은 기간 LG전자 영향력은 11.5%에서 10.8%로 줄었다. 순위 역시 떨어졌다. 이 시기 TCL은 10.7%에서 13.9%로, 하이센스는 8.1%에서 12.3%로 점유율을 각각 높였기 때문이다. TCL이 '전통의 강자' 소니 TV·홈오디오 사업을 넘겨받았다는 점도 변수다. TCL과 소니는 합작법인을 만들어 소니 TV 사업 등을 영위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지분은 양사가 각각 51%, 49% 보유하지만 경영권을 TCL이 가져간다. 업계는 사실상 TCL이 소니의 TV 사업부를 인수했다고 본다. 소니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자체는 2% 수준에 그친다. 대신 일본 등 특정 시장에서는 아직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TCL이 저가로 만든 제품에 소니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입힐 수 있다는 점도 삼성·LG전자 입장에서는 눈여겨보고 있는 대목이다. 밥 오브라이언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디렉터는 “TCL은 수개월간 (출하량 기준) 점유율을 확대해왔다"며 “TCL이 소니와의 협력을 통해 프리미엄 세그먼트에서 입지를 점진적으로 강화한다면 향후 삼성전자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LCD 제품 경쟁은 사실상 패배…프리미엄 제품에 '방어선' 구축 업계는 삼성·LG전자가 저가형 LCD TV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들을 이기기 힘들 것이라고 본다. 이미 공급망 자체가 무너졌다는 이유에서다. TCL, 하이센스, 샤오미, 메이디 등은 BOE, CSOT 같은 중국 기업들로부터 LCD 패널을 저가에 매입한다. CSOT는 TCL의 자회사다. 삼성·LG전자에 패널을 공급하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이들의 저가 공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2년, LG디스플레이는 작년 대형 LCD 사업에서 각각 철수했다. 공급 과잉으로 인한 수익성 하락을 버티지 못한 것이다. 삼성·LG전자는 저가형 LCD TV를 만들기 위해 중국 기업들에게 패널을 사와야 하는 처지가 됐다. 여기에 중국이 여전히 '세계의 공장'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한국은 고임금 저효율 구조 고착화로 현실적으로 TV를 생산하기 힘든 나라가 됐다. 삼성·LG전자 역시 보급형 모델들은 전량 베트남, 멕시코, 헝가리 등 해외에서 만든다. 일부 프리미엄 제품들에만 '메이드 인 코리아' 딱지가 붙는다. 반면 중국은 여전히 '메이드 인 차이나' 위상이 공고하다. 미국이나 유럽 등 대형 유통체인에서 판매하는 주문자상표부착(OEM)이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 TV의 상당수가 중국에서 만들어진다. 국내 대형마트나 전자제품 판매점에서 볼 수 있는 자체브랜드(PB) 제품도 대부분 중국산이다. 제조 관점에서 보면 글로벌 TV 시장 주도권은 중국이 이미 가져갔다는 뜻이다. 우리 기업들은 결국 중국산 공세를 이겨낼 해법을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서 찾고 있다. 옴디아 자료를 보면 지난 2024년 2500달러(약 362만원) 이상 고가 TV 시장에서 삼성전자 매출 기준 점유율은 49.6%에 달했다. LG전자는 30.2%를 차지했다. TCL과 하이센스는 각각 1.6%, 0.9%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는 AI 기술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TV가 사용자의 취향 등을 반영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도록 만들고 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무대에서는 130형 마이크로 RGB(빨강·초록·파랑) TV를 공개해 주목받았다. 지난해 8월 115형 마이크로 RGB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한 데 이어 곧바로 상품성 개선 모델을 선보인 것이다. 마이크로 RGB TV는 스크린에 마이크로 크기의 LED를 미세하게 배열한 컬러 백라이트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해 색상을 각각 독립적으로 정밀 제어할 수 있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LG전자는 강점을 지닌 OLED 기술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전세계 OLED TV 판매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상품성을 더욱 강화해 경쟁 업체들이 들어오기 힘든 진입장벽을 쌓는다는 게 업체 측 생각이다. 제품에 AI 기능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공략하는 등 새로운 시도도 계속 하고 있다. 'CES 2026'에서는 9mm대 두께의 무선 월페이퍼 TV 'LG 올레드 에보 W6'를 선보였다. LG전자는 이 제품 패널부터 파워보드, 메인보드, 스피커에 이르는 모든 부품에 초슬림화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연필 한 자루 두께에 스피커까지 내장한 TV를 만들어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최태원 “AI 대전환기, 생존 위해 韓·美·日 함께 해법 찾아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금 우리가 맞이한 변화는 단순한 도전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존을 좌우하는 구조적 현실"이라며 “이 전환기에 한국·미국·일본 3국이 어떻게 협력하느냐가 앞으로의 질서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최 회장은 20~21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샐러맨더 호텔에서 열린 '트랜스퍼시픽다이얼로그(TPD) 2026' 행사에 참석해 인공지능(AI)이 바꿀 미래에 대해 내다보며 이같이 말했다. 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하는 TPD는 한·미·일 전·현직 고위 관료와 세계적 석학, 싱크탱크, 재계 인사들이 모여 동북아와 태평양 지역의 국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경제·안보 협력 해법을 모색하는 집단 지성 플랫폼이기도 하다. 2021년 시작돼 올해 5회째를 맞았다. 최종현학술원 이사장 자격으로 참석한 최 회장은 “우리는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불확실성이 높은 '뉴노멀(New Normal)' 시대를 지나고 있다"며 대전환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AI'를 지목했다. 그는 “신기술은 새로운 해결책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무너뜨릴 수 있는 거대한 변동성을 동반한다"며 “AI가 전 세계의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에 필요한 전력 수요를 적기에 충족하지 못할 경우 사회 전체가 큰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며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을 통해 친환경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AI 경쟁을 멈출 수 없는 상황에서, 막대한 AI 인프라 비용을 감당할 자본과 자원이 있어야 AI 설루션을 확보하고 경쟁의 선두 주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AI 대전환기 속에서 이제는 도전 과제를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해법을 만들어 가야 할 때"라며 “한·미·일 3국의 긴밀한 협력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TPD는 △글로벌 질서 변화와 3국 협력 △AI 리더십 경쟁과 산업 변화 △금융 질서 재편 △차세대 원전과 에너지 협력 △긴장 시대의 안보 동맹 등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글로벌 질서와 지정학'을 다룬 첫번째 세션에는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교수, 존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 석좌교수, 전재성 서울대 교수,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보좌관, 스즈키 가즈토 도쿄대 교수 등 국제 정치외교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변화하는 글로벌 질서와 대응 방향을 공유했다. 'AI 세션'에서는 최예진 스탠퍼드대 교수 겸 엔비디아 AI연구 선임 디렉터가 기조 발표에 나섰다. 이후 구글, NTT, SK텔레콤, 트웰브랩스 등 산업계와 정책 전문가,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여해 AI 경쟁과 산업 확산 및 거버넌스 이슈를 다뤘다. 둘째 날에는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지정학·외교정책 담당 소장과 최종건 연세대 교수 등이 참여한 '중국 특별 세션'이 진행됐다. 이어진 '금융 세션'에는 제프리 프랜켈 하버드대 교수, 배리 아이켄그린 UC버클리 교수, 권구훈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 등이 참석했다. '에너지 세션'에는 댄 포네만 전 미국 에너지부 부장관, 마에다 다다시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회장, 제러드 에이건 미 국가에너지지배위원회(NEDC), 임승열 한국수력원자력 사업개발처장, 키하라 신이치 일본 경제산업성 국제탄소중립정책총괄조정관, 아미르 벡슬러 센트러스 에너지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여해 차세대 원전과 에너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는 “TPD 5주년을 맞아 급변하는 글로벌 질서 속에서 한·미·일 협력의 전략적 의미를 다시 짚어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AI, 에너지 등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분야에서 실질적 해법을 모색하는 논의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신격호 장녀’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 별세…향년 85세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이 21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85세. 신 의장은 신격호 명예회장과 지난 1951년 작고한 노순화 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1970년대 호텔롯데에 입사했으며 지난 2008년에는 롯데쇼핑 사장으로 승진해 롯데백화점과 면세점 사업을 이끌었다. 2009년부터는 롯데삼동복지재단과 롯데복지재단, 롯데장학재단 등 이사장을 잇달아 역임하며 사회 공헌 사업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신 의장은 최근 보유하고 있던 롯데지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등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대부분 매각해 그룹 경영권과는 거리를 두고 재단 활동에 집중해왔다. 슬하에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포함해 1남 3녀를 뒀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이다. 장례는 장 이사장이 상주를 맡아 장례식장에서 '롯데재단장'으로 사흘간 치른다. 장지는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한남공원묘원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예측불허 美관세 ‘2라운드’…수출·기업 ‘불확실성’ 가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상호관세 정책에 미 대법원이 위법 판결로 제동을 걸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아랑곳 않고 새로운 관세 10% 부과를 발표하면서 전 세계 경제가 극도의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당장에 우리 기업들은 대미수출 상호관세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새로운 15% 관세 부과를 포함해 품목별 관세를 비롯해 지난해 합의한 한·미 관세협상 합의와 대규모 대미투자 프로젝트 등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도 대미수출 환경과 수출기업 지원정책, 현지 기업투자 계획 등 전반적인 대외경제정책을 재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미 대법원은 20일(이하 현지시각)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및 멕시코, 캐나다, 중국 등에 대한 '펜타닐 관세' 부과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지난 1·2심 판결을 유지한 것이다. 구성원 9명 가운데 '위법' 6명, '합법' 3명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IEEPA에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권한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이날 상호관세 등 IEEPA에 근거해 부과한 관세를 공식적으로 종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우리나라 입장에서 '상황 종료'가 아니라 '새로운 불확실성 확대'로 느껴진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 뒤 백악관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곧바로 미 동부시간 기준 24일 0시1분부터 해당 관세가 발효하도록 하는 포고문을 냈다. 무역법 122조에는 대통령이 국제수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장 150일간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산업에 필요한 핵심광물, 승용차 등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했다. 물가를 건드릴 수 있는 일부 소비재와 식료품 등에도 관세를 물리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무역법 301조에 기반한 관세 조사를 시작한다고도 선언했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하고 차별적 행동 등에 맞서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주는 게 골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또 다른 관세 수단인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201조, 관세법 338조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 관세 전쟁이 '2라운드'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당장은 상호관세 무효에 따른 후폭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그간 위법하게 징수한 관세의 환급 문제를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뿐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은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대비해 관세 반환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이날 판결 이후 환급 소송 건수는 급증할 확률이 높다. 대법원에서 상호관세 합헌이라는 소수의견을 낸 보수성향 브랫 캐버노 대법관은 “정부가 수십억달러를 반환해야 하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며 “그 과정은 엉망진창(mess)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대법원 판결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며 “궁극적으로 우리가 이전보다 더 많은 돈을 걷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에 미국 언론들은 연방대법원의 위헌 판결이 세계 경제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초래하는 동시에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정치적 타격을 안겼다고 평가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대법원의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큰 타격을 입혔고 급변하는 (미국의) 무역 정책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세계 시장에도 새로운 불확실성을 가져왔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 정책에 가해진 치명타이자 뼈아픈 정치적 후퇴"라며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후) 지난 1년 동안 그의 정책 대부분에 청신호를 켜줬지만 이번에는 가장 중대한 좌절을 안겼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재도입하기 위한 다른 수단이 있긴 하지만 해당 법률들은 절차적 제약이 따르는 데다 이번에 법원이 기각한 조치만큼 광범위한 관세를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영국 BBC 방송은 “대통령이 펜을 한번 휘두르거나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클릭하는 것만으로 세자릿수 관세 부과를 위협하고 혹은 실제로 부과할 수 있었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전했다. 새롭게 열린 '관세 전쟁 2라운드'에서 우리나라도 포화를 피해가기는 힘들 전망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USTR이 개시할 무역법 301조 조사가) 주요 교역 상대국 대부분을 커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국도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두 가지 측면을 염두에 둬야 하는 처지다. 우선 미국 대법원이 무효로 판단한 상호관세 관련, 이와 연계된 투자 집행 계획 등을 약속대로 이행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졌다. 한국과 일본, 대만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관세를 인하하는 조건으로 천문학적인 대미투자 계획을 포함하는 새로운 무역 합의를 했었다. 논리적으로는 상호관세가 무효가 됐기 때문에 무역 합의도 없던 일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새로운 관세 수단을 꺼내든 상황에서 이처럼 강경한 행보를 보이기는 힘들다는 게 재계 중론이다. 앞으로 관세 장벽이 어떤 방식으로 생겨날지 종잡을 수 없다는 고민도 있다.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지난해 한미 협상 타결을 통해 가까스로 진정 국면에 접어든 관세 리스크가 이번 판결 이후 재점화되며 골치가 더 아파진 형국이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 입법 지연 등 이유로 한국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거론한 데 이어 이번 판결까지 나온터라 정책 불확실성이 더욱 높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산업계는 자동차·반도체 등이 15% 굴레를 벗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트럼프 정부의 대미투자 추가 요구가 거세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대미투자를 추진중인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주요기업들에 천문학적인 추가 투자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상호관세 상쇄효과를 놓고 해당기업들은 이해득실을 면밀하게 따져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해 한미 협상의 결과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한화오션 등 조선업계도 기존의 투자 로드맵에 어떤 변수가 생길 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우리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청와대는 21일 “연방대법원 판결 내용 및 미국 정부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향으로 (대응 방안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와 정부는 21일 유관부처장관 회의를 연데 이어 22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와 주요 경제부처장이 참석한 비공개 통상현안 점검회의를 갖는 등 우리 경제와 기업들에 미칠 영향과 지원책을 논의했다. 한편, 이번 대법원 판결로 미국 상호관세와 함께 멕시코·캐나다·중국에 부과했던 펜타닐 관세(10~20%)도 무효화됐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주력 산업에서 중국과 경합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오히려 불리한 처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미국 상호관세와 함께 펜타닐 관세도 무효화됐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주력 산업에서 중국과 경합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오히려 불리한 처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은 기존 상호관세에 더해 10~20%의 펜타닐 관세까지 부과받아왔다. 우리나라 등 상호관세만 적용받던 다른 나라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있었다. 다만 이번에 이들이 모두 사라지면서 경쟁국들과 거의 동등한 입장에서 수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우리 기업들은 11월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레임덕'(선출직 공무원 임기 중후반에 힘이 빠지는 현상)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점도 살피고 있다. 우리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청와대는 21일 “연방대법원 판결 내용 및 미국 정부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향으로 (대응 방안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와 정부는 21일 유관부처장관 회의를 연데 이어 22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와 주요 경제부처장이 참석한 비공개 통상현안 점검회의를 갖는 등 우리 경제와 기업들에 미칠 영향과 지원책을 논의했다. 여야는 한미 통상 협상에 따른 국회 대미투자특별법 심사를 당초 일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포스코청암재단, 제20회 청암상 수상자 선정

포스코청암재단은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제20회 포스코청암상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사회는 올해 수상자로 △최경수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과학상)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교육상) △최연수 한빛청소년재단 상임이사(봉사상) △정기로 ㈜APS 대표이사(기술상) 등 4명을 선정했다. 올해 제정 20주년을 맞이한 포스코청암상은 포스코의 창업이념인 창의존중·인재중시·봉사정신에 대한 국민적 관심으로 국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제정됐다. 지금까지 총 72명을 수상자로 선정해 142억원을 지원했고, 올해부터는 부문별 상금을 기존 2억원에서 3억원으로 증액했다. 과학상을 수상한 최경수 교수는 편미분방정식과 미분기하학을 연결해 위상수학적 난제를 독창적으로 해결해온 젊은 수학자다. '평균 곡률'과 '가우스 곡률' 흐름을 증명하며 곡률 흐름의 이론을 진전시킨 연구 성과를 수학 분야 최상위 국제 학술지에 연속 발표했다. 교육상 수상기관인 서울여상은 1926년 국내 최초의 여성실업교육기관으로 설립된 이래 지난 100년간 시대에 맞춘 특화교육으로 여성 전문인력 양성에 기여했다. 특히 2018년부터 7년 연속 취업률 100%를 달성하며 매년 졸업생 전원이 금융권과 기업체 등 안정적인 일자리로 진출했다. 봉사상 수상자인 최연수 상임이사는 전직 교사 출신으로 1992년부터 야학활동을 시작으로 지난 30여 년간 학교 밖 위기청소년들의 교육과 자립을 지원해 왔다. 특히 서울 송파구 거여동과 마천동 지역을 중심으로 학교 밖 위기청소년들의 심리적 안정과 학습지원, 자립으로 이어지는 통합지원 모델을 구축해 왔다. 기술상 수상자인 정기로 대표이사는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연구원 시절 창업에 도전해 약 30년 동안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장비의 독자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정 핵심장비인 엑시머 레이저 어닐링(ELA) 분야에서 글로벌시장 점유율 95%를 상회하는 독보적 위상을 확보했다. 아울러 포스코청암재단은 이날 재단 설립 55주년 기념행사도 함께 개최했다. 제20회 포스코청암상 시상식은 오는 4월 22일 포스코센터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재벌승계지도] ‘정의선 체제 완성’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달렸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아직 주력 계열사 주식을 거의 확보하지 않은 상태다. 그룹 전반을 이끌며 경영 성과를 인정받고 있지만 지분 승계는 좀처럼 로드맵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정의선 체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대규모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 거의 유일하게 순환출자 고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후에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을 효율적으로 증여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남매간 분쟁이 일어날 여지도 있다.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주가가 최근 급등했다는 점은 변수다. 지배구조 정점인 현대차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는 데 더 많은 금액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정의선 회장 지분율이 높은 기업들의 경영 성과다. 현대글로비스, 현대엔지니어링, 보스턴다이내믹스 등은 정의선 회장의 '실탄' 마련처다. 주식을 처분하는 방법이 일반적이지만 이들 회사 중 한 곳이 핵심 계열사와 합병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대차그룹 순환출자는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게 가장 크고 중요한 고리다. 현대차 최대주주는 현대모비스(지분율 22.36%)다.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각각 5.57%, 2.73%의 주식을 들고 있다. 국민연금공단(7.31%)을 제외하면 1% 이상 지분을 확보한 곳이 없는 상태다. 현대모비스와 총수 일가 등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은 30.67%다. 현대차는 또 기아 지분 35.17%를 지니고 있다. 기아 주주 중에는 정의선 회장(1.81%) 등을 포함하면 36.99%가 우호 세력이다. 마찬가지로 국민연금공단(6.77%) 외 주요 주주가 없다. 현대모비스 최대주주는 기아(18.15)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는 이렇게 완성된다. 정몽구 명예회장(7.47%)은 의미 있는 수준 지분을 확보했지만 정의선 회장은 보통주 30만3759주(0.33%)만 소유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8.83%)과 단순 투자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5.33%) 지분율도 높은 편이다. 자사주는 1.71%가 있는데 전량 소각이 예정돼 있다. 회사가 자사주를 신규 매입해 소각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소폭 높아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통상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현대모비스가 있다고 본다. 현대모비스를 장악하면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현대차를 통해 기아에도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13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현대차가 100조1700억원, 기아가 64조원 수준이다. 현대제철의 영향력도 무시하기 힘들다. 앞선 순환출자 고리 중간에 엮여서 총수 일가 지배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현대제철 주요 주주는 기아(17.27%), 정몽구 명예회장(11.81%), 현대차(6.87%) 등이다. 대신 현대제철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6.07%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주요 계열사와 총수 일가가 현대모비스 주식 32.7%를 보유하게 된다. 다른 계열사들은 대부분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가 지분을 나눠 가지는 구조다. 현대건설 주식은 현대차(20.95), 현대모비스(8.73%), 기아(5.24%) 등이 34.92%를 보유 중이다. 국민연금공단 지분율은 11.08%다. 현대로템은 현대차(33.77%)와 국민연금공단(8.08%)이 주요 주주다. 현대차증권은 현대차(22.17%), 현대모비스(1.37%), 기아(3.95%)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39.88%다. 현대위아 주식은 현대차(25.35%), 기아(13.44%), 정의선 회장(1.95%) 등이 40.74% 가지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지분율은 9.36%다. 그룹 광고 계열사인 이노션 최대주주는 정의선 회장의 큰누나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17.7%)이다. 정의선 회장도 지분 2%를 들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오토에버는 정의선 회장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현대오토에버 주식은 현대차(31.59%), 현대모비스(20.13%), 기아(16.24%)가 나눠 가지고 있다. 정의선 회장(7.33%)을 합하면 특수관계인 지배력이 75.29%나 된다. 개인 주식을 전량 매도해도 지배력에 영향이 없다는 뜻이다. 현대오토에버의 시총은 13일 종가 기준 11조9706억원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회장 지분율이 20%로 높은 편이다. 현대차(4.88%), 현대차정몽구재단(4.46%) 등 특수관계인을 합산하면 29.36%다. 윌헬름센(11%)과 칼라일(10%) 등 외국계 자본도 현대글로비스에 들어와 있다. 윌헬름센은 노르웨이계 해운사다. 회사가 세워질 당시부터 기술 제휴 등을 이어와 파트너로 분류된다. 칼라일도 우군으로 꼽힌다. 이들은 2022년 정의선 회장(3.29%)과 정몽구 명예회장(6.71%) 주식을 블록딜로 넘겨받았다.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총수 일가 지분이 20%를 넘으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게 된 데 따른 것이다. 비상장사 중 눈에 띄는 곳은 보스턴다이내믹스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지분 56.5%를 가지고 있는데 정의선 회장 영향력도 21.9%로 막강하다. 이밖에 현대글로비스(11.25%)와 소프트뱅크(9.5%)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중요하다. 현대건설(38.62%), 현대글로비스(11.67%) 등이 주요 주주인데 정의선 회장(11.72%)과 정몽구 명예회장(4.68%) 등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다. 이밖에 현대모비스(9.35%)와 기아(9.35%)도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아직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 순환출자 구조는 현대 자본주의에서는 '구시대 유물' 취급을 받는다. 주로 국내 대기업들이 과거 적은 자본으로 그룹 전체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활용했던 방식이다. 총수 일가 입장에서는 적은 돈으로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자본 착시'를 일으켜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왜곡한다는 부작용이 있다. 고리 하나가 끊어지면 다른 계열사까지 줄줄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부실 위험도 있다. 주주의 목소리가 지분율 만큼 반영되기 어렵고 경영진을 견제할 수단이 부족하다는 것 역시 단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 체제가 제대로 구축되기 이전부터 수차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현대차그룹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향후 개별 기업 주가를 전망하기도 했다. 특히 2010년대 후반 관련 논의가 활발했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재벌 저격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공개적으로 경고장을 날렸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당시 “자발적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라"며 현대차그룹을 저격했다. 다만 아직까지도 뾰족한 해법은 찾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계열사 간 지분 구조가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점이다. 현대모비스 중심으로 이어진 주력사 외에도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율이 높은 현대제철 등이 또 다른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한 탓에 지주사 체제 등을 선택하기 어려웠다. 지주회사가 되려면 현행법상 상장사 지분 30%, 비상장사 지분 50% 이상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총수 일가의 고민거리는 정의선 회장의 주력 회사 주식을 거의 모으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는 0.33%,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2.73%, 1.81%만 들고 있다. 정의선 회장 입장에서 보면 그룹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면서 동시에 지배회사 지분율까지 높이는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일정 수준 '꼼수'를 부릴 가능성은 원천 차단된 상태다. 공정거래법이 계속 강화되고 상법 개정 이슈까지 맞물려 있어서다. 결국 정의선 회장이 현금을 대거 마련해 순환출자 고리를 직접 끊는 '정공법'을 선택할 확률이 가장 높은 환경이다. 재계와 자본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결국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할 것으로 예상한다. 기아에서 현대모비스로 넘어오는 고리만 끊어내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로 이어지는 '정상적인' 모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총수 일가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집해 그룹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문제는 세부적인 시행 방법이 수백 가지에 달한다는 점이다. 현대차 시총이 100조원을 넘긴 와중에 현대모비스 몸값은 40조원 선도 넘지 못했다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 기아가 지닌 현대모비스 지분을 처분하는 작업은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힌트는 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2018년 시도했던 개편안을 보면 총수 일가가 어느 정도로 결단을 내릴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대차그룹은 당시 현대모비스를 둘로 쪼개 투자회사를 지배구조 최정점에 두려 했다. 투자회사는 지주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사업회사는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게 골자다. 정의선 회장 지분율이 높은 현대글로비스의 덩치를 확 키워 순환출자 고리에 엮인 회사들 지분을 모두 사겠다는 전략이었다. 총수 일가가 존속 현대모비스를 지배하면 그 아래로 현대차, 기아, 현대글로비스+분할 현대모비스가 따라오는 구조다. 다만 해당 안은 시장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해 3월 개편안을 내놓고 5월 각사 임시주주총회를 열려 했지만 한 달도 안돼 주총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분할 현대모비스와 합병하는 현대글로비스 가치를 너무 높게 평가했다는 이유였다. 시장에서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현대차그룹이 해당 안을 다시 들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가장 확실하게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면서 정의선 회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주주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합병 비율만 조정해 다시 임시주총을 열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최근 분위기는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기치로 코스피가 5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ESG 경영에 대한 시장과 주주들의 눈높이가 훨씬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첫 번째 관전포인트는 현대모비스를 분할할지 여부다. 현대모비스를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 분할하면 총수 일가 입장에서 운신의 폭이 상당히 넓어지게 된다. 현대차·기아도 마찬가지로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를 분할해 3사의 투자회사만 합병하는 방법은 10여년 전부터 거론된 시나리오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3사 중 두 곳 가량이 합병하는 것은 '황금비율'만 만든다면 추진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현대차와 기아를 합병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지주사를 만드는 선택지도 버리기는 힘들다. 투자회사를 분할·합병할 경우 오히려 지주사를 선택하는 게 계열사 정리에 유리할 수 있다. 자본시장에서는 기대하지 않는 안이다. 현행법상 일반지주회사로 전환하면 금융계열사를 직접 보유할 수 없다. 중간에 금융지주회사를 따로 설립해야 하는데 이는 또 다른 자금 부담을 발생시키는 요소다. 현대차그룹 내에는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현대차증권 등 금융 계열사들이 있다. 결국 가장 유력한 안은 점진적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나가는 방법이라는 게 중론이다. '빅뱅' 식으로 한 번에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대신 천천히 밑그림을 그려나간다는 뜻이다. 업황 등을 감안해 신사업 분야를 분리하는 동시에 현대모비스를 향해 있는 출자 고리들을 천천히 정리해나가며 구조를 단순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건은 돈이다. 기업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는 데는 꽤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은 규모가 큰 대기업인데다 '동일인'인 정의선 회장의 계열사 지분 가치가 너무 낮다는 문제가 있다. 여기서 주목받는 기업이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현대글로비스다. 비상장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재 정확한 몸값을 추산하기 힘든 상황이다. 'CES 2026' 등 무대에서 로보틱스 관련 미래 사업성을 인정받고 있어 10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다소 급진적인 전망도 나온다. KB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은 올해 초 보스턴다이내믹스 가치를 128조~146조원가량으로 추산했다. 정의선 회장이 지닌 지분 21.9%를 모두 처분할 경우 20조원 안팎 '실탄'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도 할 수 있다. 단순 계산하면 현재 현대차 지분 20% 이상을 단번에 확보할 수 있는 금액이다. 시총 20조원 규모 현대글로비스는 일찍부터 정의선 회장의 재원 마련 역할을 할 것으로 시선을 모았던 회사다. 2018년 내놓은 개편안처럼 다른 회사와 합병 등을 통해 몸집을 더 키울 가능성도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본업 외에도 중고차, 보스턴다이내믹스 투자 등 미래 성장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비상장사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증시 상장 또는 현대건설과 합병 등 설이 거론된다. 7조~15조원 가량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데 정의선 회장이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 조 단위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시총 12조원에 육박하는 현대오토에버 역시 정의선 회장이 지분 전량(7.33%)을 처분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또 다른 대형 변수는 '총수 일가'와 '정의선 회장'이 동의어가 아니라는 점이다. 경영 측면에서는 정의선 회장 체제가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에 반해 지분이 너무 없다. 현재 정몽구 명예회장이 그룹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지분 증여 방식에 따라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정의선 회장 외 세 명의 딸을 두고 있다. 첫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은 현대차그룹 광고·마케팅 계열사를 담당하고 있다. 둘째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은 금융 계열사를 맡고 있다. 정명이 사장의 남편은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대표이사인 정태영 부회장이다. 셋째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고문은 외식·리조트 라인에 관여하고 있다. 당장 분쟁 가능성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일단 현대차그룹 '정의선 체제'가 너무 단단하다. 정의선 회장은 일찍부터 다양한 방면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아온 인물이다. 기아(당시 기아차)가 적자에 시달리던 시절 '디자인 경영'을 통해 회사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냈다. 수석부회장 취임 이후에는 제네시스 론칭을 진두지휘해 현대차그룹 수익성 개선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동화 전환, 로보틱스 역량 강화,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및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작업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문제는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을 가족들이 법적 상속 비율로 증여 또는 상속받을 경우다. 외국계 투자은행에서는 한때 현대차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금융 계열사를 분리시킬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금산분리를 이유 삼아 정태영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에서 떨어져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뜬구름 잡는 소리는 아니다. 현대차그룹 내 금융사는 크게 세 축으로 구성됐다.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이다. 할부, 리스 등 자동차 판매 금융 중심의 네트워크를 지닌 기업들이다. 이들은 그룹 순환출자 고리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제조사들이 금융사를 지배하는 형식으로 돼있다. 주주 구성을 보면 현대캐피탈의 경우 현대차(59.72%)와 기아(40.13%)가 대부분을 차지해 간단하다. 현대카드는 현대차(36.96%), 기아(6.48%)에 더해 현대커머셜(34.62%)이 주요 주주로 있다. 현대커머셜은 현대차(38.27%), 정명이 사장(25.67%), 정태영 부회장(12.75%) 등을 지녔다. 나머지 23% 안팎은 소액주주들 몫이다. 가장 중요한 금융 계열사라고 할 수 있는 현대커머셜에 정명이 사장 부부 지분율(38.42%)이 현대차보다 높은 셈이다. 정명이 사장이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을 받으면 이를 처분해 금융 계열사를 독립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외부 시선에서 봤을 때 가족간 합의 역시 어렵지 않아 보인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결국 '쩐의 전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소장은 “단기간에 순환출자를 확 끊어내기는 쉽지 않고 답이 어디에서 나오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가 합병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 정도로 시장 및 전문가들도 앞날을 예측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순환출자는 끊어야 하는데 당장 충분한 돈이 없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시간은 정의선 회장 편은 아니라고 본다. 일단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 분위기를 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 AI연구원 ‘AI 윤리 책무성 보고서’ 발간

LG AI연구원이 19일 '인공지능(AI) 윤리 책무성 보고서'를 발간했다. '책임 있는 AI'와 '포용적 AI' 실현을 위한 LG그룹의 노력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LG AI연구원은 지난 2023년부터 매년 AI 윤리 책무성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의 AI 윤리 실천 사례를 보고서에 담고 있다. LG그룹은 지난 2022년 'LG AI 윤리원칙'을 발표했다. AI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모든 구성원이 지켜야 할 올바른 행동과 가치 판단의 기준이다. 5대 핵심 가치는 △인간존중 △공정성 △안전성 △책임성 △투명성 등이다.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연구원장은 “AI 기본법 시행 등 시시각각 변하는 규제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사회가 안심하고 모두가 AI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기술의 안전(Safety)과 신뢰(Trust)를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LG가 AI로 추구하려는 본질적인 가치"라고 설명했다.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연구원장은 “LG AI연구원은 기술 혁신의 혜택이 소수에게만 집중되지 않고 AI가 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신뢰의 가치를 증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SK그룹 ‘경영 효율화’ 신재생에너지 사업 통합 추진

SK그룹이 계열사별로 분산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생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13일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SK그룹은 신재생에너지 자산과 사업 개발 역량을 한데 모으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 일환으로 글로벌 투자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추진한다. SK디스커버리는 전날 공시를 통해 SK이터닉스 지분 매각을 위해 KKR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통보했다고 밝혔다. 세부적인 사항은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양측은 합작법인(JV) 설립을 포함해 SK이노베이션, SK에코플랜트, SK디스커버리 등 3개사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소 사업은 통합 대상에서 제외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초기 투자와 긴 회수 기간이라는 재생에너지 사업 특성에 대응해 사업 안정성과 운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가 읽힌다. 계열사 간 중복 투자 해소 효과도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과 SK이터닉스는 현재 충남 당진 태양광 사업과 전남 신안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각각 참여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도 분산형 태양광 사업을 따로 운영 중이다.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은 지난해 36.7GW(기가와트)에서 2035년 107.8GW로 약 3배 확대될 전망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특히 해상풍력은 프로젝트 대형화로 자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 SK그룹의 FI 유치는 이러한 재무 부담을 낮추고 사업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분석된다. 앞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지분 일부를 유동화해 투자금을 확보한 경험도 있다. KKR은 2010년 이후 기후·환경 분야에 440억달러(약 63조5000억원)를 투자 약정하고 컨투어글로벌 등 신재생 플랫폼에 투자한 이력이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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