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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등기임원 복귀 뒤 ‘삼성 리셋’ 본격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대법원의 최종 무죄 판결로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면서 향후 경영 행보와 삼성전자 전열 재정비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진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스마트폰 등 주력사업 분야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강력한 오너십을 바탕으로 한 '해결사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기 때문이다. 재계는 이 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임원 복귀를 시작으로 그룹 차원 콘트롤타워도 재건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사법 족쇄'를 벗어낸 이후 곧바로 삼성전자 '구원투수'로 등판할 것으로 점쳐진다. 10년여간 글로벌 정세가 크게 바뀐 가운데 회사가 다양한 형태의 위기에 노출된 상태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는 차세대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부적으로는 수십년간 쌓아온 '반도체 초격차' 신화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조성돼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는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1위인 대만 TSMC와 경쟁에 밀리면서 매 분기 조 단위 적자를 내고 있다. 스마트폰·가전 등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현대차·SK하이닉스에 밀려 2년 연속 국내 2위에 그쳤다는 점도 이 같은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삼성전자가 기대하는 점은 이 회장의 '글로벌 인맥'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발 관세 전쟁, 미국-중국간 패권 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회장의 글로벌 역할론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회장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과 자주 교류해 사업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해왔다. 이달 초에는 글로벌 재계 거물들의 사교 모임인 '선 밸리 콘퍼런스' 행사에도 참석했다. 앞서 올해 4월 일본, 3월 중국 등을 방문해 주요 파트너 및 잠재 고객과도 만났다. 특히 중국 방문 당시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처한 위기가 심각한 만큼 이 회장이 2심 무죄 판결 이후 글로벌 경영 행보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고 해석한다. 삼성전자가 수년째 추진 중인 '대형 인수합병(M&A)' 윤곽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회사가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실시한 '빅딜'은 2017년 3월 하만 인수 이후 사실상 멈춘 상태다. 당시 투자금은 9조3000억원이다. 이후 조 단위 투자를 단행한 것은 올해 5월 독일 플랙트그룹 인수(약 2조4000억원) 뿐이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빅딜' 최종 결정권자인 만큼 사법리스크를 벗어낸 상황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M&A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업계는 이 회장이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봇 등 신사업에 과감한 투자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본다. 당장 재계의 관심은 이 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임원에 언제 복귀할 지 시점에 쏠리고 있다. '책임경영' 의지를 내비치고 조직 분위기 쇄신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임시주총을 통해 이 회장을 등기임원에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후에는 과거 미래전략실 역할을 하는 그룹 콘트롤타워를 부활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당시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 중요한 것은 위기라는 상황이 아니라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라고 임원들을 질책하기도 했다. 한편, 경영계는 이재용 회장이 사법리스크를 벗어낸 것과 관련 우리나라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중심으로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혁신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과 더 많은 일자리 창출로 우리 경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입장문을 통해 “첨단산업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해당 기업의 경영 리스크 해소 뿐만 아니라 한국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 해외 주요 외신들도 이 회장의 무죄 확정 소식을 신속하게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 전자기업의 억만장자 수장에 큰 법적 승리"라고 소개한 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 속에 이번 판결로 삼성전자가 사업 활성화에 다시 집중하고 선도적인 첨단 반도체 공급업체로서의 입지를 되찾는 노력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도 “이번 대법원 판결은 예상된 결과지만 삼성전자를 이끌 능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는 이재용 회장에게 중요한 순간"이라고 알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 CNS, 고용노동부 ‘노사문화 우수기업’ 선정

AX(인공지능 전환) 전문기업 LG CNS는 상호존중과 대화, 협력을 바탕으로 한 모범적 노사문화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 주관 '2025년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고 17일 밝혔다. 노사문화 우수기업은 지난 1996년부터 우수한 노사문화를 모범 실천한 기업을 선정·지원하는 제도다. 올해는 전국 140개 기업이 신청해 △중소기업 19개 △대기업 13개 △공공기관 8개 등 총 40개 기업들이 최종 선정됐다. LG CNS는 “이번 노사문화 우수기업 선정은 지난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신기술 분야 인재를 집중 채용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한 일자리 대상 고용노동부 장관상,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고용노동부가 후원하는 인적자원개발대상을 수상한데 이어 연달아 얻은 성과"라고 소개했다. LG CNS는 1987년 창립 이후 모범적인 노사문화를 통해 38년간 무분규 사업장을 유지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오랜 시간 한마음으로 뭉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상호존중과 소통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특히, 최고경영자(CEO)와 경영진들은 직원들과 현장 대면소통활동에 적극 임하고 있다. 사원 대표들도 경영진들과 정기·비정기 노경협의회를 통해 긴밀히 소통하며 처우와 복지, 인사제도 개선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 같은 노사간 소통 과정을 거쳐 LG CNS는 근속기간이 아닌 기술역량 수준을 보상에 반영하는 '역량기반 인사제도'를 도입했다. 또한, 안식월 휴가제 도입, 중식비 인상, 출산 선물 확대, 고급 리조트 지원 확대 등 복지 수준도 높이고, 모든 구성원이 의무적으로 사무실에 출근해 근무시간을 채워야 하는 획일적인 제도에서 벗어나 성과 중심의 자율책임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직원 경력 개발 지원에 적극 나서 구성원들이 자신의 커리어 성장을 위해 스스로 본인이 희망하는 조직과 직무를 찾아 지원하는 'My Career Up(사내공모제도-잡포스팅)'제도가 활성화돼 있다. 채용 시 사내 전문가들이 합격과 불합격 여부를 직접 결정하는 '바-레이저(Bar-Raiser)' 면접 방식을 운영하고, 구성원들의 개인 생애주기에 맞춰 가족까지 챙기는 피플케어 프로그램으로 △초등학생 자녀 케어 프로그램 △중·고교생 자녀 대상 '입시 TALK, 널 대입해' 운영 △직원들과 부모가 함께 LG아트센터에서 유명 공연을 관람하는 '문화 산책' 프로그램 등이 있다. 아울러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청소년들과 IT 교육에 소외된 장애인, 도서벽지학교 학생들이 IT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AI 지니어스' 프로그램을 운영해 '정보문화 유공 정부포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이밖에 전체 직원의 90% 이상이 장애인으로 구성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행복마루' 운영으로 지난해 '장애인 고용 우수 사업주', '차별 없는 일터 조성 우수 사업장' 등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모범적 사례로 인정받았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무죄 확정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무죄 선고를 받았다. 지난 2020년 9월 기소 이후 4년10개월여만에 나온 판결이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7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 회장과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도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자본시장법, 외부감사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사내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회계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아 기소됐다.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이같은 행위를 했다는 게 검찰 측 생각이다. 지난해 2월 1심은 이 회장 등에 대한 19개 혐의 전부에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올해 2월 2심도 추가된 공소사실을 포함해 23개 혐의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이날 대법원은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AI 수요 폭증···데이터센터, 수출전략산업 만들자”

우리나라가 데이터센터를 수출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상용화로 전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고효율·친환경 중심 자립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1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AI가 촉발한 데이터센터 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 방안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액은 2022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169.4%씩 늘고 있다. 2003~2021년 성장률은 21.1% 수준에 불과했다. 전세계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23년 3728억달러에서 2029년 6241억달러로 67.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들은 데이터센터 산업 육성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미국은 데이터센터를 국가 안보 시설로 지정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소형모듈원자로(SMR) 활용 등 차세대 에너지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경제산업성 주도로 범부처 본부를 구성해 '녹색전환(GX) 디지털 클러스터 전략'을 수립하고 데이터센터 입지·전력·기술실증을 통합·조정하는 패스트트랙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과 중국은 외국 자본의 100% 사업 소유 허용과 같은 규제 완화를 통해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는 뒤처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개수는 세계 22위 수준이며 최근 5개년(2020-2024년) 해외 데이터센터 투자액(4억달러)은 29위, 국내 투자 유치(85억달러)는 10위에 그치고 있다. 또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으로 전력망 부담이 심화되고 있는 점, 에너지 효율성과 국산 장비 활용이 낮은 점, 데이터센터가 전략 인프라로 인정받지 못해 세제·입지 등 제도적 지원도 미흡한 점 등은 약점으로 꼽힌다. 보고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데이터센터 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우리 기업의 강점 분야인 AI 반도체, 전력인프라, 냉각 시스템 중심의 전략적 접근을 제안했다. 특히 고전력 연산용 친환경 하이퍼스케일(초거대형) 데이터센터와 국내 스타트업의 핵심기술인 저전력 AI칩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기반으로 한 소형 데이터센터에 대한 틈새시장 공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하드웨어 인프라 수출에서 설계·운영·유지보수를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형 수출구조로의 전환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더불어 데이터센터를 국가 차원의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데이터센터의 '디지털 수출 전략산업 및 인프라' 지정 및 범정부 컨트롤 타워 구축 △'국가 전략기술 사업화 시설' 지정 및 세액 공제율 상향 △국산 기술 내재화를 위한 전주기(R&D-실증-조달-수출) 연계 지원 확대 △K-수출형 표준 모델 구축 △비수도권 친환경 클러스터 조성 등을 제안했다. 진실 부협 선임연구위원은 “데이터센터는 클라우드·AI 서비스, 설계·시공·운영의 통합 인프라, 반도체·냉각장비·전력기기 등 연관 부품까지 생태계 전반을 동반 수출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며 “미국·중국 등이 데이터센터를 국가 전략시설로 적극 육성하는 만큼 우리도 데이터센터를 국가 디지털 역량의 핵심 기반이자 전략적 안보 자산으로 인식하고 수출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재계 하반기 경영 키워드 ‘불확실성 대비·‘신성장동력 육성’

주요 대기업들이 하반기 경영 키워드로 '불확실성 대비'와 '신성장동력 육성'을 제시하고, 거세지는 미국발 관세폭풍과 주요국 소비심리 위축에 맞서 생존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최근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이어 개최하고 제품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삼성전자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은 지난달 17일부터 사흘간 모여 머리를 맞댔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을 대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전해진다. TV, 가전제품 등 생산지 이전 가능성을 점검하고, 미국 정부의 향후 움직임을 예측하면서 지난 9일(현지시간) 공개한 하반기 모바일 전략제품 '갤럭시 Z시리즈 폴드7과 플립 7'의 글로벌 마케팅 방향성도 사전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신성장동력 육성에 방점을 찍었다고 알려졌다. 특히 최근 D램 시장 최대 화두로 떠오른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23일, 삼성SDI는 이달 2일 각각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동을 종잡을 수 없다는 데 주목하고 하반기 매출 및 영업이익 달성 전략 등을 공유했다고 전해진다. SK그룹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새 먹거리를 창출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AI와 사업 모델이 밀접한 IT 영역뿐 아니라 전기·에너지,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해 외연을 확장하자"고 말했다. SK그룹은 향후 로보틱스, 제조, 에너지, 바이오 등 계열사들의 모든 경영 활동과 일상에 AI를 접목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제4의 퀀텀 점프'를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난달 20일 아마존웹서비스(AWS), 울산광역시와 협력해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을 공식화한 것은 그 첫걸음으로 해석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달 말 글로벌 권역본부장 회의를 연다. 통상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앞서 삼성과 SK 두 그룹처럼 하반기 대응책을 적극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현대차·기아는 그야말로 '불확실성 파도'에 휩쓸리는 형국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미국 공략에 힘을 쏟고 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 멕시코 등에서 수입하는 제품의 관세율을 올리기로 하며 고민이 깊어졌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도 9월 말 사라진다.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구매자에 최대 7500달러까지 세금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뒤집은 것이다. 혜택이 당초 종료 예정일보다 7년 이상 앞당겨지면서 현대차·기아의 전동화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G그룹 역시 각종 불확실성에 대비하며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장은 미국발 관세 폭풍을 피해갈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멕시코에 대규모 TV·가전 생산기반을 둔 만큼 이를 미국으로 옮겼을 때 이해득실 등을 계산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새로운 사업에 적극 진출하고 있기도 하다. 주력사 LG전자는 현재 냉난방공조(HVAC)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노르웨이 온수 설루션 기업 'OSO'를 인수했다. 재계가 하반기 경영전략을 짜며 각종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는 것은 경영 환경이 그만큼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55.9% 감소한 4조6000억원(잠정집계)으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실적 충격)'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도 전년과 비교해 최대 20% 가량 빠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 미국 품목별 관세 50%를 적용받고 있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 분위기도 좋지 않고, 에쓰-오일(S-OIL) 등 정유사들도 적자를 내거나 실적이 기대 이하일 것으로 우려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소매유통기업 경기회복 기대감 4년만에 최고”

우리나라 소매유통 기업들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 민생쿠폰 정책, 여름휴가 특수 등과 맞물려 국내 유통시장에 활력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1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조사에 따르면 3분기 전망치는 102로 집계됐다. 전분기(75) 대비 27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2021년 3분기(106)이래 4년 만에 기준치(100)를 상회한 것이기도 하다. R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다음 분기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52.4%)은 '새 정부 출범이 자사가 속한 업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은 17.6%였다. 업태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편의점(108)과 온라인쇼핑(105)은 나란히 기준치를 웃돌았고, 슈퍼마켓과 백화점도 기준치인 100을 기록했다. 대형마트(89)는 유일하게 기준치를 밑돌았다. 편의점(71→108) 분야에서는 여름 휴가시즌 중 유동 인구 증가에 따른 음료, 간편식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소액 결제가 많고 높은 접근성과 편리성으로 인해 소비쿠폰을 이용 가능성이 높아 정부 정책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된다. 백화점(100)도 기준치를 회복했다. 주식시장 반등에 따른 부의 효과가 명품, 고가 패션, 주얼리 등 프리미엄 상품군 매출을 견인하고, 여름휴가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희원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새 정부 출범과 소비 진작책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이것이 실제 소비 회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코리아세일페스타와 같은 내수 진작 행사, 노후 차량 교체, 공공기관 냉난방기 교체 등 에너지 효율 시설투자가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규제 개선, 신산업 육성 지원 등을 통해 성장과 소비여력 확충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김승연 회장의 ‘특별 선물’…1위 한화이글스에 티본 스테이크·에어팟 맥스 전달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프로 야구 정규 시즌 전반기 1위를 확정하며 선전 중인 한화이글스 선수단과 임직원에게 특별 격려품을 전달했다고 10일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1군 선수단은 물론 퓨처스리그 선수와 전 스텝에게 티본 스테이크를 선물하고 무더운 여름 건강을 기원했다. 또한 전력 분석과 휴식 시 활용하도록 경기 간 이동이 많은 1군 선수단과 스텝 80명에게 에어팟 맥스를 전달했다. 김 회장은 자필 서명 카드에 “인고의 시간 끝에 이글스가 가장 높이 날고 있다"며“ "후반기엔 더 높은 비상으로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자!“고 응원의 의미를 더했다. 김 회장의 이글스 사랑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시즌 9차례, 올 시즌 4차례 이글스 경기를 직관하며 팬들과 함께 응원했다. 지난해에는 1군 선수단 전원에게 이동식 스마트 TV를 선물해 선전을 기원하기도 했다. 한화이글스 선수단은 김 회장의 격려에 감사를 표하고 후반기 좋은 성적을 다짐했다. 채은성 한화이글스 선수(주장)는 “신 구장 건립 지원부터 선수단 선물에 이르기까지 회장님의 애정 어린 지원에 선수단 모두 감사한 마음을 갖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며 “후반기에도 회장님을 비롯한 한화그룹 모든 임직원과 이글스 팬들의 응원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업 정보보호 투자, 3년째 매출의 0.1%대 ‘바닥권’

국내 주요 기업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정보보호 투자액 비중이 최근 3년간 0.1%대 머물며 극히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정보보호공시 종합포털에 최근 3년 연속 공시한 585개 기업의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은 2조24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의 1조7741억원과 비교하면 28.4%(466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그러나, 대상 기업의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정보보호 투자 비중은 △2022년 0.1%(매출액 1734조4379억원) △2023년 0.12%(매출액 1686조9952억원) △2024년 0.13%(매출액 1787조3174억원)로 줄곧 0.1%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정보기술(IT) 부문 총투자액은 △2022년 28조7949억원 △2023년 33조463억원 △2024년 36조1091억원으로 3년새 25.4%(7조3142억원) 늘었다. 기술투자액과 비교한 정보보호 투자 비중은 각각 6.1%, 6%, 6.2%로 제자리걸음했다. CEO스코어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주요 기업들이 AI, 로봇, 빅데이터 등 정보기술 투자는 꾸준히 확대하고 있지만 필수요건인 정보보호 투자에는 소홀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대상 기업 가운데 지난해 정보보호 부문에 1000억원 이상 투자한 곳은 삼성전자(3562억원)와 KT(1250억원) 두 곳뿐이었다. 그 뒤를 이어 쿠팡(861억원), LG유플러스(828억원), SK텔레콤(652억원), 삼성SDS(652억원), SK하이닉스(622억원), 네이버(553억원) 등이 연간 500억원 이상을 정보보호에 투자했다. 최근 유심 해킹사태를 겪은 SK텔레콤이 정보보호 투자액과 비중(4.2%) 모두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낮았다. KT는 6.3%, LG유플러스는 7.4%였다. 또한, 네이버·카카오·네이버클라우드 등 국내 플랫폼 3사도 IT 투자액 대비 정보보호 투자 비중이 각각 4.5%, 3.5%, 5.1%로 지난해 일반기업 평균치 6.2%에 미치지 못했다. 금융권에선 우리은행이 IT투자 대비 정보보호 투자 비중 12.3%로 정보보호 투자액 상위 20개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삼성SDS(11.8%), 현대오토에버(9.3%), SK하이닉스(8.0%), 포스코(8.0%)도 정보보호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롯데그룹은 오는 16∼17일 경기도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에서 '2025 하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을 연다고 8일 밝혔다. VCM은 이전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단회의로 해마다 상·하반기로 나눠 두 차례 열린다. 올해 하반기 VCM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사업군 총괄대표, 계열사 대표 등 80여 명이 참석한다. 회의는 상반기 경영 성과를 점검한 뒤 연간 목표 달성을 위해 하반기 경영 방침을 논의하고 함께 공유할 예정이다. 특히, 하반기 VCM이 주목받는 이유는 신동빈 회장이 계열사 경영진에 요구한 대혁신 과제를 중간점검하는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올해 초인 1월 9일 열린 상반기 VCM에서 “지금이 변화의 마지막 기회임을 명심하고, 위기를 대혁신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 사장단에 위기일수록 그룹이 보유한 자산을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효율있게 활용해 현재의 난관을 극복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 등에서 당일 오후 일정으로 진행됐던 VCM이 올해 1박2일로 늘어났다는 점에서 신동빈 회장이 롯데가 처한 대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계열사들의 본업 경쟁력 강화 필요성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업계는 풀이한다. 연합뉴스

권오갑 HD현대 회장 “실적에 편승해 위기 심각성 간과…다 털어놓고 합심해야”

HD현대는 권오갑 회장이 주요 계열사의 사장단 전체 회의를 소집해 최근 급변하고 있는 대·내외 경영환경에 대한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고 3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권 회장과 정기선 수석부회장 등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사이트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 13명이 참석했다. 회의는 중국 제조업의 비약적인 성장과 중동 전쟁, 미국의 관세 부과 등 최근 우리 경제를 둘러싼 글로벌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회의에서 사장단은 각 사의 핵심 경영 구상을 공유하고 연초 세웠던 사업 목표를 냉철하게 분석, 하반기 실적을 집중 점검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부진한 사업군에 대해서는 사업 재편을 포함한 종합 대책을 수립해 즉시 시행하고, 중장기 사업 계획 역시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회의 시작에 앞서 권 회장은 “우리가 눈앞의 실적에만 편승해 위기의 심각성을 간과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는 통상적인 이야기는 하지 말고, 시간을 초과해도 좋으니 솔직하고 진솔하게 본인들의 생각을 말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지금은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며 "앞으로 닥칠 불황과 위기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대응책 마련을 위해 힘쓰되, 외부 변수에 흔들려 너무 조급해 말고 법과 원칙에 따라 경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더로서의 책임감 있는 태도도 요구했다. 권오갑 회장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일수록 리더들의 역할과 판단이 더욱 중요한 만큼, 핵심이 무엇인지, 지금의 인적·물적 자원으로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가장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판단해 소신을 갖고 자신있게 행동해달라"면서 “직원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달라"고 사장단에 당부했다. 또한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가치"라며, “사장들이 직접 현장에 자주 나가 미흡한 점이 없는지 확인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HD현대는 각사별 '경영 현황 설명회'를 통해 회사가 직면한 위험과 그에 따른 영향을 직원들과 공유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전사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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