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12년 연속 감소…보육 아동 수도 90만명선 아래로

저출생이 이어지면서 전국 어린이집 수가 12년 연속 줄고, 원아도 90만명선을 밑돌았다는 집계 결과가 나왔다. 1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어린이집은 2만6064곳으로 전년 대비 4.8%(1323곳) 줄었다. 어린이집 수 감소는 신설보다 폐원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1990년대만 해도 1000곳 수준이었던 국내 어린이집은 2012년 4만곳을 넘겼다. 그러나 2013년 4만3770곳까지 늘어난 뒤 매년 감소해왔다. 7개 어린이집 유형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가정 어린이집'은 지난해 8664곳으로, 1만곳 아래로 떨어졌던 전년(9586곳)보다도 9.6% 줄었다. 국공립 어린이집만 6745곳으로 3.4% 증가했다. 이는 저출생으로 원아들이 감소한 데 따른 운영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어린이집 보육 아동 수는 2024년 94만1303명으로 100만명을 밑돌더니 지난해에는 88만7764명을 기록하며 90만명선 아래로 내려갔다. 어린이집 보육 교직원 역시 2024년 29만7067명으로 30만명선을 하회했고, 지난해 29만1507명으로 1.9% 감소했다. 어린이집보다 좀 더 큰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도 2016년 8987곳에서 2017년 9029곳으로 증가한 것을 마지막으로 매해 감소하다가 지난해 8140곳까지 줄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모두 감소세를 보이며 정부는 영유아 교육과 돌봄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유아교육과 영유아 보육의 통합(유보통합)을 위한 법령 개정을 2030년까지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올해 월평균 주민번호 변경신청 126건…피싱 줄어 전년 대비 32.4%↓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보이스피싱 범죄 감소세 등의 영향으로 올해 주민등록번호 변경 신청이 감소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변경위)에 따르면 올해 1∼9월 주민등록번호 변경신청은 1133건으로 월평균 약 126건의 신청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월평균 186건(연간 2235건)보다 32.4% 적다. 연간 신청 건수는 △2020년 1127건 △2021년 1344건 △2022년 1547건 △2023년 1942건 △2024년 1986건으로 지난해까지 늘었지만, 올해 들어 증가세가 꺾이는 추세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감소세를 보이며 변경 신청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변경위는 분석했다. 실제로 경찰에 따르면 올해 1∼8월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8584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9% 줄었다. 피해액도 3871억원으로 56% 감소했다. 이에 따라 보이스피싱을 사유로 한 주민번호 변경신청도 올해 1∼9월 285건으로 지난해 연간 951건의 절반보다도 적었다. 제도가 시행된 2017년 6월부터 올해 9월까지 접수된 주민등록번호 변경신청은 누적 1만3314건이다. 이 중 1만1879건이 심의·의결됐고, 8276건이 인용돼 인용률은 69.7%였다. 기각은 3546건, 각하는 57건이었다. 변경위는 심의 과정에서 주민등록번호 유출과 실제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을 따져 인용 여부를 결정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화성시, 일본 반도체 기업 투자유치 총력…도쿄서 첨단산업 협력 확대

KOTRA와 현지 투자설명회 개최…일본 기업·경제단체 관계자 100여명 참석 도쿄일렉트론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 면담…산업·투자 네트워크 강화 동경정밀과 사옥·데모센터 상생협약…기업 투자·고용창출 지원 화성=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화성특례시가 일본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유치 활동을 강화하며 글로벌 첨단산업 거점도시로서의 입지 확대에 나섰다. 반도체 제조장비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일본 기업과 협력망을 넓히고, 기존 투자기업의 지역 내 사업 확대를 지원해 산업 경쟁력과 일자리 창출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화성특례시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함께 일본 도쿄에 투자유치사절단을 파견해 현지 기업과 경제단체를 대상으로 투자환경을 홍보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11일밝혔다. 이번 방문은 신규 투자기업 발굴과 기존 진출기업의 투자 확대 기반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일본 반도체 관련 기업과의 접촉을 통해 화성의 산업 기반과 일본의 장비·기술 역량을 연결하는 데 주력했다. 시는 지난 7일 도쿄 팰리스호텔에서 일본 기업인과 경제단체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유치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서는 한일 반도체 산업 동향과 기업 투자환경을 공유하고, 한국 진출에 필요한 법률·회계 제도 등을 안내했다. 화성시는 대규모 산업단지와 지식산업센터, 교통망 등 기업 입지 여건을 소개하며 대한민국 반도체 클러스터의 핵심 도시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업의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주 여건도 주요 홍보 대상이었다. 일자리와 주거, 교육, 문화·여가 기반을 갖춘 도시 환경을 설명하고 기업 활동에 필요한 행정지원 정책을 제시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의 개별 협의도 이어졌다. 사절단은 도쿄일렉트론과 일본 반도체 제조장치 협회 관계자 등을 만나 산업 동향과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KOTRA 도쿄무역관과도 향후 투자기업 발굴을 위한 협력 기반을 다졌다. 이번 방문의 구체적인 성과는 일본 동경정밀과 체결한 상생발전 업무협약이다. 화성시는 동경정밀 본사를 방문해 지역 내 건립 중인 사옥과 데모센터를 중심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시는 인허가 등 행정절차를 지원하고, 동경정밀은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에 협력한다. 데모센터는 반도체 관련 장비의 성능과 기술을 시연하는 시설로, 향후 국내 고객사와의 기술 협력 기반을 넓히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이번 활동이 실제 신규 투자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후속 기업 협의와 구체적인 투자계획 확정이 필요하다. 설명회와 면담으로 확보한 접점을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향후 과제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일본 기업의 최신 투자 동향을 파악하고 화성의 우수한 투자환경을 직접 알리는 기회가 됐다"며 “지역 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화성시의 일본 투자유치 활동은 기존 반도체 생산기반을 활용해 해외 장비·소재 기업과의 협력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다. 앞으로 신규 투자 성사와 기존 진출기업의 사업 확대가 얼마나 구체화하느냐가 글로벌 반도체 산업도시로서 화성의 경쟁력을 가늠할 전망이다. 이성재 기자 gado444@ekn.kr

김천시 제 15회 농촌체험페스티벌 8600만 원으로 1만 명 발길…입 소문 탄 ‘흥행’

천안·구미 등 외지 방문객도 몰려…알찬 체험 프로그램 입 소문 작은 지게 지고 벼 탈곡·방아 찧기…아이들에겐 살아있는 농촌 교육장 화려한 공연보다 체험에 집중…적은 예산으로 실속 챙긴 지역축제 김천=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 기자 김천시 농촌체험 페스티벌 행사는 화려한 무대도, 유명 연예인의 공연도 없었다. 대신 아이들은 작은 지게에 벼를 지고 탈곡기를 돌렸고, 어른들은 아궁이에 불을 지피며 어린 시절 농촌의 추억을 되살렸다. 김천시가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김천시농업기술센터 테마공원에서 개최한 '제15회 농촌체험페스티벌'이 1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끌어모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특히 이번 행사는 총 8600만원의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운영됐지만,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교육적 가치를 앞세워 방문객들의 발길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 천안·구미에서도 찾아왔다…입소문 탄 농촌체험축제 이번 축제에서 눈길을 끈 것은 김천 시민뿐 아니라 충남 천안과 경북 구미 등 외지에서 찾아온 방문객들의 참여였다. 행사 현장에서 방문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김천 농촌체험페스티벌이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알차고 내실 있는 체험행사로 알려지면서 일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단순히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행사에서 벗어나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오는 가족형 농촌체험축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에게 농촌의 일상과 전통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일회성 볼거리보다 직접 만지고 만들고 배우는 프로그램이 입소문을 타면서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평가다. ■ 작은 지게 멘 아이들…벼가 쌀이 되는 과정 직접 체험 이번 축제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어린이들의 농부 체험이었다. 아이들은 자신의 몸집에 맞는 작은 지게에 벼를 지고 탈곡기 앞으로 향했다. 이어 직접 탈곡기를 돌려 벼에서 낟알을 분리하고, 방아를 찧으며 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하나하나 체험했다. 평소 밥상에서 완성된 쌀만 접하던 어린이들에게 벼가 쌀로 바뀌는 과정은 신기한 경험이자 살아있는 교육이었다. 단순히 전통 농기구를 구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농부가 돼 농작물을 수확하고 가공하는 과정을 몸으로 익혔다는 점에서 교육적 의미를 더했다. 특히 농촌 경험이 부족한 도시 어린이들에게 농업의 소중함과 농민들의 수고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농촌체험이라는 축제 본연의 취지를 살리면서 어린이들에게 교과서 밖의 생생한 교육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 아궁이 솥밥·고구마 화덕구이…가족이 함께 즐긴 추억 행사장은 들녘마당, 놀이마당, 솜씨마당, 맛마당, 생명마당, 치유마당 등 모두 8개 테마 공간으로 꾸며졌다. 각 공간에서는 농촌 생활과 전통문화, 공예, 먹거리, 생명과 치유를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특히 아궁이에 불을 지펴 직접 밥을 짓는 솥밥 체험과 고구마 화덕구이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미니동물원과 솜사탕, 달고나 만들기, 떡메치기 등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어린이와 부모 세대가 함께 즐기는 세대 공감의 장이 됐다. 어른들에게는 잊혀가는 농촌의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생소하지만 흥미로운 전통 농촌문화를 경험하는 기회가 됐다. 무엇보다 방문객이 공연을 관람하는 수동적인 참여자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만들고 배우며 즐기는 축제의 주인공이 됐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 ■ 8600만원으로 1만 명 이상 유치…'가성비 축제' 가능성 확인 이번 농촌체험페스티벌의 또 다른 성과는 예산 대비 방문객 규모다. 총사업비 8600만원을 투입해 이틀 동안 1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했다. 방문객 1만 명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행사 예산은 8600원 수준이다. 물론 축제의 성과를 방문객 숫자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다양한 체험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외지 방문객까지 끌어들였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축제가 대규모 공연과 유명 연예인 초청 등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정작 지역의 특색과 차별화된 콘텐츠는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김천 농촌체험페스티벌은 지역이 가진 농업 자원과 전통문화를 활용해 방문객들에게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천안과 구미 등 다른 지역에서 찾아온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참여는 알찬 프로그램이 축제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화려함보다 내실…지역축제가 가야 할 방향 제시 이번 축제의 진정한 성과는 단순한 방문객 수에만 있지 않다. 어린이들에게 농업의 가치를 알려주고 사라져가는 전통 농경문화를 다음 세대에 전달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지역민은 물론 외지 방문객들에게도 농촌문화의 매력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축제의 경쟁력은 반드시 예산 규모나 무대의 화려함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지역이 가진 자원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방문객에게 어떤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15회째를 맞은 김천 농촌체험페스티벌은 이를 보여준 사례다. 8600만원의 예산으로 1만 명 이상의 발길을 이끌어내고, 천안과 구미 등 외지에서도 찾아오는 입소문 난 체험축제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천시 관계자는 “이번 농촌체험페스티벌은 화려한 공연이나 일회성 볼거리보다 아이들이 농업의 소중함을 직접 체험하고 가족이 함께 추억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며 “비교적 적은 예산에도 천안과 구미 등 외지에서 많은 방문객이 찾아와 농촌체험축제의 경쟁력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역의 농업 자원과 전통문화를 활용한 차별화된 체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적은 비용으로도 높은 만족도를 얻을 수 있는 내실 있는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화려한 조명보다 농촌의 정취를, 유명 가수의 노래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담아낸 김천 농촌체험페스티벌. '돈 많이 쓰는 축제'보다 '내용이 알찬 축제'가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실속형 지역축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김병헌의 체인지] 지지의 힘과 통치의 책임 사이

이재명 대통령의 SNS가 여권 내부 갈등의 한복판에 섰다. 극단주의를 경계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소환했던 대통령은 지난 9일 한층 날 선 메시지를 내놨다. 능력도 없이 자리를 요구하고 뜻대로 되지 않자 개혁을 명분으로 내부를 공격한다는 취지였다.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의 기고문까지 공유하며 동지를 향한 공격의 위험성을 환기했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이견이 이제 개혁의 주도권과 대통령의 인사권을 둘러싼 충돌로 번진 셈이다.유시민 작가는 지지자들이 기대한 것은 개혁의 '증축'인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추진한다고 비판했다. 추미애 경기지사는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에 거듭 반발했고, 조국혁신당도 수사·기소 분리의 방향을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 대통령은 개혁의 이름으로 인사와 수사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했다. 한때 같은 목표를 향해 손잡았던 이들이 이제 서로에게 개혁의 정당성을 묻는다. 이 갈등을 친명과 반명, 강경과 온건의 싸움으로만 보면 본질을 놓친다. 쟁점은 김 후보자 한 사람을 넘어선다. 새 수사기관에 어떤 권한을 주고, 누가 통제하며, 잘못된 수사에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과 그 인사가 적절하다는 판단은 별개다. 반대하는 쪽 역시 과거 경력에 대한 불신을 넘어 후보자의 구체적인 부적격 사유를 제시해야 한다. 미국의 링컨은 1860년 대선에서 경쟁했던 윌리엄 수어드를 국무장관으로 기용했다. 경쟁자를 제거하는 대신 국정의 동반자로 끌어들였다.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는 1995년 럭비 월드컵에서 과거 백인 지배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나타났다. 오랜 차별에 분노한 지지자들에게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두 지도자는 지지층의 감정만 좇지 않고 국가가 나아갈 방향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반면 닉슨 미국 대통령은 정적을 위협으로 여기며 권력 방어에 몰두하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났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당내 이견을 배신으로 몰아붙이는 정치가 내부 견제를 약화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패의 원인을 한 가지로 돌릴 수는 없지만, 반대 의견을 차단한 권력은 스스로 오류를 발견할 기회까지 잃기 쉽다. 이 대통령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지지층과의 결별도, 강경파에 대한 굴복도 아니다. 개혁을 요구하는 이들에게는 수사권 통제와 피해자 구제, 기관 간 책임 분담을 어떻게 설계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김 후보자를 적임자로 판단했다면 경력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뒷받침할 검증 결과로 설득해야 한다. 임명 이후 문제가 드러나면 책임지겠다는 약속도 필요하다. 인사권은 물론 그 결과까지 대통령의 몫이다. 반발하는 지지 세력에도 책임이 따른다. 개혁의 후퇴를 비판할 자유는 있다. 그러나 인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동지를 배신자로 몰거나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확산시켜서는 안 된다. 대통령 역시 자신에게 불편한 목소리까지 극단주의로 단정해서는 곤란하다. 비판의 근거를 따지고 수용할 것은 받아들이되 최종 결정은 스스로 내려야 한다. 설득 없는 결단은 독선이 되고, 결단 없는 경청은 우유부단이 된다. SNS의 속도와 국정의 속도도 구별해야 한다. 대통령이 댓글마다 반박하고 논쟁마다 직접 나서면 장관과 여당이 감당해야 할 책임마저 대통령에게 쏠린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하루의 화제를 장악하는 것과 나라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다르다. 검찰개혁의 성적표는 SNS의 찬반 숫자가 아니라 수사 공백을 줄이고 국민의 권리를 얼마나 보호했는지로 작성돼야 한다. 여당도 대통령의 방패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지층의 요구를 정책으로 다듬고 대통령의 판단에 이견이 있다면 공개적으로 토론해야 한다. 당이 침묵하면 갈등은 대통령에게 집중되고, 당이 강경파의 목소리만 대변하면 국정의 균형이 무너진다. 대통령과 여당의 건강한 긴장도 민주주의의 자산이다. 국민은 대통령에게 모든 갈등을 없애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지지자에게는 때로 기다려 달라고 말하고, 반대자에게는 틀렸다는 증거보다 옳다는 근거를 먼저 제시하며, 잘못된 결정은 고칠 줄 아는 리더십을 기대한다. 민생과 경제, 외교와 안보의 성과로 신뢰를 쌓는 대통령을 바란다.지지자는 대통령을 당선시키나 대통령의 성공을 결정하는 것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까지 책임지는 통치의 능력이다.

[2026 국감] 국세 체납 116조원…납부지연가산세도 누적 21조원 넘어

국세 체납액이 116조원을 넘어서면서 세금 고지 전 발생하는 납부지연가산세만 2021년 이후 21조원 넘게 부과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지 이후에도 세금을 내지 않아 부과되는 납부지연가산세도 함께 증가하는 모습이다. 11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누적 국세 체납액은 116조31억원이다. 체납 건수는 564만2792건이다. 체납액은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2021년 99조8607억원에서 2022년 102조5140억원으로 100조원을 넘었다. 이후 2023년 106조597억원, 2024년 110조7310억원, 지난해 114조969억원으로 2023년부터는 약 4조원 가량 체납액이 매년 증가했다. 6월 기준 체납액을 세목별로 살펴보면 부가가치세가 33조443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소득세 27조4305억원, 양도소득세 13조3871억원, 법인세 11조2980억원, 상속·증여세 3조3681억원, 종합부동산세 1조7440억원 순으로 많았다. 체납액이 증가하면서 납부지연가산세 부과 규모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납기 전 납부지연가산세'는 신고납부기한까지 세금을 내지 않으면 기한 다음 날부터 고지일 전날까지 부과되는 세금이다. 납기 전 납부지연가산세는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누적 21조6261억원으로 집계됐다. 부과 건수는 2414만1504건이었다. 세목별로 살펴보면 소득세나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은 납세자가 세액을 신고·납부하는 항목이다. 법정 납부기한까지 세금을 내지 않거나 적게 내면 세무서가 세금을 고지하기 전에도 이같은 납부지연가산세가 부과된다. 연도별 부과액은 2021년 3조6552억원에서 2022년 3조8202억원, 2023년 4조1614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2024년 3조8104억원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4조1017억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올해 7월까지 신규 부과액은 잠정 2조770억원이다. 세무서가 고지한 납부기한까지 세금을 내지 않을 경우 부과되는 '납기 후 납부지연가산세'도 증가하는 양상이다. 연도별로 2021년 부과액은 7021억원이었으나 2022년 1조1329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2023년 1조6166억원, 2024년 2조1375억원에 이어 지난해 2조6566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 1∼7월 부과액은 1조7359억원을 기록했다. 강민국 의원은 “국세 체납과 미납에 따른 가산세 부과 규모가 급증한다는 것은 내수 부진 장기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자 국세청의 세금 징수 규모와 방식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세 체납은 시간이 경과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에 국세청은 가산세 부과에 집중하기보다는 체납 및 가산세 증가 속도를 관리하는 전략으로 기조를 전환해 대책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최태원 “광주 반도체공장 조기 건설”…호남 투자 속도 낸다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광주를 찾아 호남권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예정지를 살펴보고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용인과 전남광주에서 생산시설을 병행 건설할 가능성도 언급하면서 지역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한 협력이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9일 최태원 회장이 광주 군공항과 탄약고 이전 예정지를 방문해 반도체산업단지 조성 여건과 주요 기반시설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과 공군, SK그룹 관계자들이 함께해 산업단지 부지 확보와 전력·용수 공급, 교통망 등 공장 건설에 필요한 핵심 기반시설을 살폈다. 최 회장은 광주 군공항 관제탑에서 산업단지 조성 계획과 기반시설 준비 상황을 보고받은 뒤 탄약고 이전 예정지를 찾아 실제 부지 여건을 확인했다. 기업 최고경영자가 직접 예정지를 방문해 사업 추진 가능성을 점검했다는 점에서 향후 투자 일정과 기반시설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최 회장은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생산시설 확충 필요성을 설명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건설 일정을 12년 앞당겼지만 수요 대응에 여전히 부족할 수 있다며 용인과 전남광주에서 공장을 동시에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방문 목적에 대해 전남광주에서 공장을 얼마나 빠르게 건설할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최대한 빠른 속도로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그동안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를 비롯한 기업 관계자들과 10차례 협의를 진행하며 투자 수요와 지원 방안을 논의해 왔다. 앞으로도 정부와 관계기관 간 협력을 통해 부지와 전력, 용수 등 핵심 기반시설을 적기에 확보하고, 전문인력 양성과 정주여건 개선 등 안정적인 투자환경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호남권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마련한 6조 원 규모의 통합재정 지원을 기업의 실제 투자 수요에 맞춰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분야에 재원을 집중해 공장 건설과 산업단지 조성을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이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최 회장의 현장 방문과 사업 추진 의지에 감사를 표하며 “SK하이닉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공장을 최적의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건설·운영할 수 있도록 부지·전력·용수 등 핵심 기반시설은 물론 인재 양성과 정주여건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SK그룹 및 관계기관과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반도체클러스터의 신속한 조성과 기업 투자 지원을 위한 행정·재정적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전쟁통 유가 담합 44조, 공정위 ‘정조준’…과징금 4조 넘나

국내 정유사 2곳이 최근 4년간 전쟁 상황에서 급변하는 국제유가 정보를 활용, 가격담합을 한 혐의가 드러났다.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는 휘발유·경유·등유 판매 가격 정보를 교환하고, 가격을 사전 합의해 거둔 매출액만 44조원 이상, 관련 과징금 규모는 4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2개사의 위법 사실과 제재 의견 등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 심의 중이다. 심사관은 시정조치와 함께 과징금 부과 등 제재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GS칼텍스와 S-OIL은 담합 가담 증거가 확인되지 않아 이번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공정위 심사관에 따르면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2곳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2022년 2월부터 미국-이란 전쟁 직후인 올해 3월까지 약 4년간 휘발유·경유·등유 관련 입금가와 확정가 등 판매 가격과 정보를 교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중동 전쟁이 격화된 올해 3월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입금가 등 판매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유사와 주유소는 사후정산제에 따라 거래한다. 정유사가 우선 정한 입금가로 각 주유소가 석유제품을 공급받는 방식이다. 이후 다음 달 최종 가격인 확정가를 결정해 차액을 정산한다. 아울러, 정유사들의 일정 기간 같은 가격을 보장하거나, 특정 기간 판매가 할인을 적용하는 등 판매 정책을 사전에 정해 거래 주유소를 대상으로 시행한다. 정유사의 판매 정책이 곧 소비자 구매 가격에 영향을 주는 구조다. 현재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S-OIL 등 정유사 4곳이 국내 휘발유·경유·등유 시장의 대표 주자들이다. 4개사의 시장 점유율만 지난해 기준 약 98%인 과점시장이다. 특히,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 2개사의 점유율은 49.1%로 전체 시장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정유사가 원유를 수입·정제해 생산한 제품을 직접 시장에 판매하거나 주유소나 도매업체 등을 통해 공급하는 구조여서 휘발유·경유·등유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는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변한 상황이 두 정유사가 가격 정보를 교환하게 된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봤다. 오행록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이번 가격담합 건은 전쟁 상황에서 유가 관련 정보 교환이 이뤄진 점을 중심으로 보고 있다"며 “4개사의 과점 체제이지만 2개사의 점유율이 50% 정도여서 시장경쟁 질서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심사관은 공정거래법상 가격담합과 정보교환 관련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 2개사에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의견을 낸 상태다. 공정위는 이번 담합 관련 매출액만 약 44조1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일일 평균으로 보면 약 300억원에 달한다. 현행 과징금 고시에 따라 '중대한 위반행위'의 경우 관련 매출액의 3.0% 이상 10.5% 미만의 기준이 적용된다. 관련 매출액을 44조원으로 잡고 최대 부과기준율 10.5%를 적용하면 과징금은 4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다만 최종 과징금은 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위반행위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앞서 검찰은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의 가격담합을 수사해 재판에 넘겼다. 이 과정에서 2개사는 임직원이 공정위 현장조사 일정을 미리 알고, 전산 자료와 메신저 대화 삭제 등 증거를 인멸한 정황도 알려졌다. 다만, 공정위는 GS칼텍스, S-OIL 2곳이 심사 대상에서 빠진 것과 관련 “세 차례에 걸친 현장조사와 관계자 진술 조사 등을 진행했지만 2개사의 담합 가담 관련 입증할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는 공정위 심사보고서를 받은 날로부터 8주 내 서면 의견 제출, 증거 자료의 열람·복사 신청 등 방어권을 보장받는다.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는 공정위 심의 과정에서 사실관계 등을 소명한다는 입장이다. HD현대오일뱅크 측은 “교환된 정보가 가격이나 판매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담합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SK에너지 측은 “공정위 심사보고서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2개사의 방어권 보장 종료 후 최대한 신속히 위원회를 열어 법 위반 여부, 구체적인 제재 수준을 최종 판단할 방침이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2026 국감] “초과세수, 빚 갚아야” 지적에 박홍근 장관 “미래대응기금·성장 투자 더 중요”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8일 '초과세수로 국채 상환이 우선'이라는 지적에 “단순히 빚 갚기보다 국가 미래를 위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청년 주거 지원으로 초과세수 활용 방침도 밝혔다. 그는 “국가채무는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며 초과세수를 미래대응기금의 재원으로 삼아 성장을 위한 투자로 쓰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날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기획예산처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국가채무 증가, 정부의 초과세수 미래대응기금 운용 계획 등을 강하게 질타했다. 재정경제부의 국세수입 재추계 결과 올해 세수는 총 478조6000억원이 더 걷힐 전망이다. 지난 2월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당시 예상했던 세수 415조4000억원보다 63조2000억원(15.2%) 많은 규모다. 정부는 내년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 등에 투자하고, 남는 자금은 향후 세수 감소에 대비 '재정 저수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는 국회에 제출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에 따라 초과세수는 미래대응기금에 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12조5000억원 규모로 신규 국채 발행 물량을 줄이는 데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 104조 미래기금 적립하면서 106조 국채 발행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중 104조원을 여유자금으로 적립하면서 국채는 106조원을 발행한다며 “빚을 내서 적립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초과세수가 이렇게 많이 걷혔는데 부채 상환에 좀 적극적이어야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도 “일시적인 반짝 초과세수라면 미래세대가 떠안을 빚부터 갚아 나가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천연자원이 없는 우리가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할 것은 대한민국이 지속 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라며 “단순히 빚을 갚는 것보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전 윤석열 정부의 대규모 세수 결손을 들어 재정 투자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박 장관은 “전 정부가 경기 침체 국면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감세 정책까지 펴면서 3년간 약 100조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며 “이것이 결국 재정의 악순환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재정 상황으로 국가채무는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정 투입을 통한 청년 주거 지원과 공공주택 공급 확대의 필요성에 질의했다. 박 장관은 “내년도 예산안에 공적 주택과 관련 차질없이 목표 수량이 달성될 수 있도록 모든 예산을 반영했다"며 “그래도 부족하다면 이번 초과세수를 활용해 국민들, 특히 청년들의 추가 사다리를 위해 과감하게 더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미래대응기금 관련 국회의 사전 예산 심사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미래대응기금 운용은 국회 변경 신청 없이도 정부 재량으로 30% 가량 사업지출이 가능하다. 야당은 정부가 기금을 자의적으로 쓸 가능성에 '쌈짓돈'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박 장관은 “국회 심의권 침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기금 운용계획을 국회에 제출하고 해당 계획 안에서 집행하겠다"고 답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통합 100일, 전남광주 판이 달라졌다”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 100일을 맞아 행정통합 이후 추진해온 주요 현안을 점검하고, 반도체와 AI·에너지 등 미래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8일 광주청사 비즈니스룸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0일은 통합의 의미와 힘, 가능성을 확인한 시간이었다"며 “시민들과 함께 더 큰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민 시장은 지난 100일 동안의 주요 성과로 광주 군공항 이전후보지 선정과 800조원 규모로 추진되는 반도체 투자 구체화,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구축을 위한 협업, 무안 국가산단 조성 지원, 국립의대 설립과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 등을 꼽았다. 군공항 이전은 이전후보지 선정까지 진전됐으며, 반도체 산업을 비롯한 대규모 투자 기반을 마련하는 데 통합특별시 차원의 협업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합 이후 광주와 전남의 행정 역량을 결집하면서 기업과 지역 현안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민 시장은 앰코 추가 투자 과정에서 발생한 폐수 문제를 인근 장성군 시설과 연계해 해결한 사례와 출범 이후 첫 국가공모사업인 양자클러스터 유치, 광양만권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등을 통합의 성과로 제시했다. 시민 생활과 직접 연결되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취임 첫날 결재한 '통합 100일 실행계획'의 8대 과제 가운데 지역화폐 특별할인과 광역버스 운행, 응급의료 통합플랫폼은 실행에 들어갔으며, 조례 정비와 공공기관 통합, 균형발전기금 설치 등은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상징체계인 CI와 전남광주에너지공사 설립은 의견을 조율하며 추진 방향을 마련하고 있다. 행정조직의 통합과 함께 예산 확보와 공동 대응에서도 성과를 냈다는 게 민 시장의 설명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2027년도 정부예산안에 13조9009억원의 국비를 반영한 상태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추가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민 시장은 앞으로 통합행정의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시민들이 일상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생활 분야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도시철도 2호선을 비롯한 교통 문제 해결과 농어촌 기본소득 확대, 교통·의료·복지·돌봄 서비스의 연계 강화, 문화·관광·체육 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지역 기회 창출 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특히 농어촌 기본소득은 정부 시범사업에서 제외된 인구소멸 위기지역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미래산업 분야에서는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중심축으로 AI와 에너지, 미래모빌리티, 첨단소재를 연계하는 산업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석유화학과 자동차, 가전 등 기존 주력산업에도 첨단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시민 참여를 기반으로 한 행정체계 구축도 주요 방향으로 제시했다. 민 시장은 시민이 정책을 제안하고 토론과 숙의를 거쳐 결정하면 행정이 이를 뒷받침하는 시민주권정부를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시민주권위원회와 숙의형 공론장 등을 활용해 시민의 의견이 정책과 예산에 반영되는 구조를 강화할 방침이다. 민형배 시장은 “지역이 스스로 성장전략을 만들고 그 성과를 일자리와 소득으로 시민들에게 돌려드리는 지역주도성장을 전남광주에서 가장 힘 있게 보여드리겠다"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국가 성장축이자 지방정부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출발한 지 100일이 됐다"며 “압도적으로 성장하고 그 성장의 힘을 시민 모두의 삶으로 돌려드리는 함께 사는 특별시를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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