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간 닫혔던 밤바다, 인천·경기 연안 어민들에 개방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42년 동안 해가 지면 멈춰야 했던 인천·경기 연안의 어선들이 다음 달부터 밤바다로 나갈 수 있게 되면서 어민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해양수산부는 내달부터 인천·경기 연안해역(북위 37도 30분 이남)에서 야간 조업과 야간 항행을 전면 허용한다고 9일 밝혔다. 인천·경기 연안과 강화 해역 어민들은 1982년부터 야간 조업이 금지되면서 낮에만 조업해야 했고, 그만큼 수익을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해수부는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일부 해역에서 야간 조업을 시범 운영했고, 별다른 안전 문제 없이 마무리되면서 이번 규제 완화로 이어졌다. 인천시와 경기도에 등록된 어선들은 북위 37도 30분 이남 해역에서 밤에도 자유롭게 조업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월선과 해상사고를 막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지도선을 야간에도 운영하는 방식으로 안전관리 대책도 함께 강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시범운영 대상에서 제외됐던 강화 해역(북위 37도 30분 이북)은 올해 말까지 조업 시간을 확대하는 시범사업이 진행된다. 일반 해역은 일출 30분 전부터 일몰 30분 후까지 조업이 가능해 진다. 특히 만도리B어장과 선수어장, 동검도어장 등 강화 남단 7개 어장은 봄·가을 성어기에 한해 일출 1시간 전부터 일몰 1시간 후까지 조업할 수 있도록 추가 연장된다. 해수부는 이번 조치로 서울시 면적의 약 4배에 달하는 3039㎢ 규모의 야간 어장이 새롭게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또 약 1200척의 어선이 연간 3200t의 수산물을 추가로 잡을 수 있어 187억원가량의 소득 증가 효과를 기대했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고유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어업인들의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접경수역 조업 여건 개선과 안전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정부, ‘중동 전략펀드’ 신설…60억달러 금융 우선 지원

정부가 중동 지역 인프라 시장 공략을 위해 국내 기업들에게 총 60억 달러 규모의 금융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국부펀드와 함께 중동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는 전략펀드 신설도 추진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중동 국가별·분야별 인프라 고도화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이 같이 밝혔다. 정부는 중동 주요국에서 필요한 플랜트·에너지, 교통·물류, 도시개발, 디지털 인프라 등 맞춤형 협력 과제를 발굴한 뒤 우리 기업의 참여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재외공관과 유관기관을 활용해 현지 핵심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중동 발주처를 대상으로 한 통합 수주 지원에 나선다. 중동 주요 발주처를 대상으로 총 60억 달러 규모의 선(先) 금융 지원도 할 방침이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가 30억 달러씩 각각 지원한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를 중심으로 중동 국부펀드 등과 공동 조성하는 '중동 인프라 전략펀드' 신설도 추진한다. 정부 고위급 인사를 선제적으로 현지에 파견하는 등 외교적 지원도 병행하기로 했다. 구 부총리는 “중동은 우리 해외 건설 역사의 절반을 함께 써 온 지역이자 에너지·공급망 안정 측면에서도 중요한 경제 협력 파트너"라며 “중동 주요국은 전후 복구를 넘어 경제 전반의 체질 개선을 목표로 인프라 고도화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주요국과 그동안 정상외교·고위급 교류를 통해 구축한 우의와 신뢰가 우리 기업의 우수한 기술과 결합된다면 함께하는 파트너로서 윈윈하는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며 “민간협력 강화, 금융 지원, 정부 간(G2G)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이슈&인사이트] 진보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 폭등이 일어나는 역설

한국 정치의 역설은 진보정권이 집권하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다. 비즈 한국(2025.5.30.)에 의하면 보수 정권의 전국 지가상승률은 김영삼 3%, 이명박 16%, 박근혜 10%, 윤석열 11% 등 평균 8%지만, 진보정권의 지가 상승률은 김대중 38%, 노무현 34%, 문재인 38% 등 평균 36.7%로 3배 이상 높다. 경실련(2025.6.25.)이 정권별 서울 아파트 상승률 순서를 보면 문재인 119%, 노무현 80%, 박근혜 21%, 윤석열 1%, 이명박 –10% 순이다. 역설은 규제가 심할수록 아파트 상승률은 높다. 진보정권의 부동산 정책 기저에는 '토지는 공공재'라는 사상과 '땀 흘려 일한 소득이 부동산 불로소득 보다 우대받아야 한다'라는 철학이 있다. 진보정권은 집권하면 핵심 가치를 “토지공개념"에 두고 온갖 '강력한 과세' 정책을 펼친다. 문재인 정권의 '투기와의 전쟁'이 그 사례다. 집값 안정을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대출 제한,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 부활 등 강력한 26번의 규제책들을 잇달아 쏟아냈지만, 집값은 폭등했다. 이재명 정권의 투기와의 전쟁도 이와 유사성을 보인다. 10·15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구를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토지거래허가제를 확대했다. 고가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제한했으며, 스트레스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강력한 규제로 진정되는 것 같던 집값 급등세가 재현되고 있다. 진보정권에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현상은 진보정권과 보수 정권의 교체 과정에서 부동산 규제와 해제를 반복하면서 빚어진 시차 현상이다. 부동산 규제의 핵심은 부동산 세제다. 부동산을 보유할 때 내는 보유세와 부동산을 거래할 때 내는 거래세로 나눈다. 선진국은 '보유세 중심'이라면 한국은 '거래세 중심' 구조다. 미국 보유세의 실효세율은 1% 수준으로 높지만, 한국은 0.2% 내외로 낮다. 반면 선진국의 양도소득세는 보유 기간에 따라 20% 내외로 매우 낮다. 한국은 양도소득세가 높다.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중과세로 최고 82.5%에 육박하는 세율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매물 잠김 현상'이 발생한다. 주요 선진국의 부동산 정책의 핵심 기조가 “보유는 무겁게, 거래는 가볍게"라면 한국의 기조는 “보유는 가볍게, 거래는 무겁게"로 요약된다. 이것이 진보정권에서 부동산값 폭등이 일어나는 원초적 오류다. 진보정권은 부동산 규제로 양도소득세를 중과한다. 그런데 문제는 양도소득세는 양도할 때 발생하는 세금으로 양도를 안 하면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부동산 소유자들은 진보정권 하에서 거래를 중단하는 매물 잠김 현상이 일어난다. 여기서 매물 잠김이 가능한 것은 보유세가 상대적으로 거래세에 비해서 낮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곧이어 등장할 보수 정권에서 양도세를 인하할 것이라는 믿음이 존재한다. 공급이 없는 상황에서 매물 잠김은 가수요를 불러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다. 보수 정권이 들어서면 제일 먼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다. 그러면 부동산 소유자들은 이때 부동산을 처분한다. 역설적으로 보수 정권에서 부동산 거래가 촉진되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다. 진보정권에서는 열심히 부동산 규제를 해서 매물 잠김이 일어나고 보수 정권에서는 규제를 해제해서 매물 거래를 촉진한다. 정권에 따라 부동산 규제의 냉탕과 온탕이 교체되는 학습효과로 부동산 투기의 독버섯이 자생한다. 부동산 문제는 부동산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하여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할 것인가에 대해 장기적인 계획과 철학을 가지고 원칙을 세워서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에 의한 불로소득이 땀 흘려 일한 근로 소득자와의 자산 격차로 인한 세대 간, 계층 간 불평등의 심화가 일어나는 구조를 차단해야 한다. 그렇다고 부동산 규제를 징벌적 제재 수단이나 세수 증대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부동산 경기를 살리면서 투기가 합리적으로 제어되는 “거래는 가볍게, 보유는 무겁게"하는 선진국의 세제를 타산지석 삼을 일이다. bienns@ekn.kr

경북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

◇AI가 대피 상황 실시간 관리…재난 대응체계 새 전환점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기후변화로 집중호우와 산사태, 태풍 등 자연재난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경북도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주민 대피 시스템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10일 도청 동락관에서는 도내 22개 시·군 마을순찰대원과 공무원 등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재난 대응 역량 강화 교육과 안전경북 실천 결의대회가 열렸다. 행사의 핵심은 경북도가 자체 개발·고도화한 AI 기반 주민대피시스템 소개였다. 기존 재난 대응 과정에서 나타난 현장 의견과 운영 경험을 반영해 기능을 대폭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새 시스템은 재난 발생 시 AI 자동전화를 통해 주민들에게 대피 상황을 신속하게 전달하고, 대피 여부를 스마트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마을순찰대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민 대피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도와 시·군이 이를 동시에 모니터링해 현장 대응을 지원한다. 특히 경찰과 소방 등 관계기관과의 정보 공유 체계도 강화돼 긴급상황 발생 시 보다 신속한 협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경북도는 우선 인명 피해 우려가 큰 47개 마을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뒤 성과를 분석해 사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행사에서는 다가오는 장마철과 여름철 자연재난에 대비해 인명 피해 제로화를 목표로 하는 안전경북 실천 결의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지역사회 최일선에서 주민 안전을 지키는 마을순찰대의 역할을 재확인하며 민관 협력 중심의 재난 대응체계 구축 의지를 다졌다. 재난 전문가들이 참여한 특별강연도 함께 진행돼 여름철 기상 전망과 주민 대피 지원 방안 등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중심 교육이 이뤄졌다. ◇'장 담그기 문화' 세계로…경북, 전통장 산업 육성 박차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안동에서는 우리 고유의 발효식품인 전통장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경북 530 한국장데이' 행사가 10일 열렸다. 장류업체와 소비자, 농업인 등 3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전통장 문화의 계승과 현대적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최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장 담그기 문화'가 등재되면서 전통장은 단순한 식품을 넘어 한국의 문화유산으로서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다. 경북도는 이러한 흐름을 산업적 가치로 연결하기 위해 장류 산업 육성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행사장에는 전통장의 역사와 문화, 산업 발전 과정, 미래 비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이 운영됐다. 전통 장류 제조 과정부터 지역 대표 장류 제품, 식품명인들의 활동, 미래형 장류 제품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소개되며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사찰음식 명장으로 알려진 선재스님이 전통장의 가치와 활용 방안을 주제로 강연에 나서 전통 발효식품이 지닌 건강성과 문화적 의미를 설명했다.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간편식 시장 확대에 따라 전통장 역시 소스와 밀키트, 가정간편식(HMR)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경북도는 이러한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전통장 산업의 현대화와 상품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K-푸드 열풍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장류를 포함한 한식 기반 소스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경북도는 전통장 공동브랜드 '구수(GUSU)'를 중심으로 지역 장류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콩 주산지인 경북은 전국 최고 수준의 장류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는 만큼 전통장 산업을 미래 식품산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취업 포기 청년 다시 사회로…AI 기반 취업 지원 확대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청년 고용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원도 본격화된다. 경북도는 최근 고용노동부 주관 '청년도전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돼 국비 4억 원을 확보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업은 구직을 포기했거나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의 노동시장 복귀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사업은 단순 취업 알선이 아닌 심리 회복과 직무 역량 강화, 현장 실습, 취업 연계까지 단계별 지원체계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참여 청년들은 상담과 진로 설계 과정을 거친 뒤 AI·디지털 분야 중심의 직무교육을 받게 되며, 지역 기업과 연계한 현장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경북도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경산과 김천 두 곳에 권역별 운영 거점을 마련한다. 광범위한 생활권을 가진 경북 청년들이 이동 부담 없이 교육과 취업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총 15주 과정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 참가자에게는 참여수당과 이수 인센티브, 취업 성공 인센티브 등이 국비로 지원된다. 사업 종료 후에도 국민취업지원제도와 직업훈련 프로그램 등 정부 정책과 연계해 지속적인 사후 관리가 이뤄질 예정이다. 경북도는 앞으로도 인공지능과 디지털 산업 수요에 맞춘 청년 맞춤형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해 지역 청년들의 안정적인 사회 진출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재난안전과 전통문화 산업, 청년 일자리라는 서로 다른 분야를 아우르는 이번 정책들은 결국 지역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경북도는 첨단기술과 전통산업, 인재 육성을 연결하는 정책을 통해 미래 경쟁력 확보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허위 광고 “꼼짝 마”…과징금 최대 100% 부과

7월부터 사업자가 허위 광고 등으로 1회만 적발돼도 최대 50% 가중된 과징금을 물게 된다. 최근 5년간 상습 위반 사업자에는 과징금이 최대 100%까지 강화된다. 소비자 피해 보상 등으로 과징금을 깎아주는 한도는 기존 30%에서 10%로 줄어든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등 소비자 보호 관련 3법 시행령 개정안이 9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 시행령은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라 허위 광고 등 소비자 기만 행위에 따른 과징금이 최근 3년 내 위반 기준 최대 50%에서 최근 5년 내 위반 기준 최대 100%까지 가중된다. 반복적 위반 사업자에게는 과징금 부과가 더 세진다. 한 번만 위반해도 최대 50%까지 과징금이 부과된다. 2회 이상은 70%까지, 3회 이상 90%까지, 4회 이상 100%까지 가중되는 방식이다. 과징금 가중은 과거 시정조치에 따라 점수를 합산해 결정된다. 예컨대, 경고 0.5점, 시정권고 1점, 시정명령 2점, 과징금 처분 2.5점, 고발은 3점 등이다. 이와 달리, 과징금 감경 비율은 축소된다. 현재 사업자가 법 위반 후 소비자 피해를 보상한 경우 과징금은 최대 30%까지 감경됐는데 앞으로는 10%로 줄어든다. 10% 감경도 공정위 조사와 심의에 모두 협조한 경우에만 적용한다. 위법행위를 하지 않기 위해 상당한 주의를 기울인 사업자의 과징금을 감경할 수 있는 규정은 삭제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방문판매, 표시·광고, 할부거래 등 소비자 보호 필요성이 높은 분야에서의 사업자 법 위반에 대한 억지력이 확보돼 시장의 경쟁 질서 확립과 소비자 권리 보호라는 법 본연의 기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李정부 1년] “반도체 덕” 확장재정에 기댄 경기부양…성장·건전성 ‘이중 과제’

이재명 정부의 출범 1년은 비상계엄 여파에 따른 경기 침체 극복과 성장 반등을 통한 경제 재도약의 기반 마련으로 요약할 수 있다. 재정정책의 방향도 경기 대응 목적의 적극적 재정 확대에 맞춰졌다. 올해 정부 지출 예산만 728조원, 역대급 규모로 인공지능(AI) 전환과 반도체 육성, 민생경제 회복 등에 재정을 집중 투입했다. 그 결과 0%대 저성장에 머물렀던 우리 경제는 올해 예견치 못 했던 중동 전쟁 여파에도 2%대 성장을 내다보게 됐다. 출범 1년 만에 코스피는 사상 처음 8000선을 돌파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올해 '수출 9000억 달러' 목표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내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사상 처음 1.5%를 밑돌 것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은 뼈아프다. 반도체 호황에 기대 성장률 반등에 취해 있을 때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점점 더 약화되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라서다. 반도체 편중의 'K자형 양극화 성장'과 불어나는 국가채무에 따른 재정 건전성 악화 등은 2년 차에 접어든 이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정부는 올해 총지출 예산안을 전년보다 8.1% 늘어난 727조9000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여기에 지난 4월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26조2000억원을 편성해 고유가 피해지원금 등으로 지출을 더 늘렸다. 공격적으로 재정을 쏟아부은 끝에 우리 경제는 예상 밖의 빠르고 강한 회복세를 보이며 성장률 반등에 성공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3일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2.6%로 0.9%포인트(p) 높여 잡았다. 지난 3월 중동 전쟁 영향으로 한국의 성장률을 1.7%로 낮췄다 3개월 만에 대폭 상향 조정했다. 앞서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2.6%로 올려 잡은 것과 같은 수준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2.5%, 정부 2.0%, 국제통화기금(IMF) 1.9% 전망치보다 높다. OECD의 이번 성장률 조정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한국 경제에 미칠 긍정적 영향에 주목했다는 분석이다. 우리 정부와 IMF도 반도체 효과를 토대로 하반기 때 성장 전망을 2% 중후반으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도 미국발 관세 압박, 중동 전쟁에 따른 원유 수급 차질 등 대외 악재 속에서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역시 반도체 수출에 힘입은 결과다. 지난해 수출액은 7093억 달러로 사상 처음 연간 7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5월까지 수출액도 877억 달러를 웃돌았다. 경상수지도 올 1분기 기준 733억 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수출이 9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이 사상 처음 일본을 넘어 올해 세계 5대 무역 강국 진입도 예상된다. 덩달아 국내 증시도 치솟았다. 올해 코스피 지수는 80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 대통령 취임 당시, 지난해 6월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밑돌았던과 비교하면 엄청난 반등이다. 반도체 호황에 증시 활성화까지 힘을 보태며 2년 차에 접어든 이재명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상되는 대규모 초과세수도 이런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실적으로 법인세만 100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증시 호황에 따라 증권거래세도 정부가 추산한 10조6000억원을 넘어 12조원 이상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더 걷힌 세수를 토대로 정부는 확장재정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달 12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눈을 속이는 포퓰리즘적인 긴축재정론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했다. 반도체 호황에 기댄 'K자형 성장'에 따른 양극화 심화, 내수 부진 등 구조적 취약성은 2년 차를 맞는 이 정부가 짊어지고 갈 핵심 과제가 됐다. 집권 1년이란 짧은 기간 내 성장률과 증시, 수출 반등은 이른바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의존도가 컸다는 평가다. 문제는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 건설업 등 우리 경제를 지탱해왔던 주력 산업의 성장 동력이 식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전통 제조업인 철강과 석유화학, 그리고 건설업은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에 중동 사태로 공급망 충격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침체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자영업도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7일 '올해 2분기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 보고서에서 "반도체 수출 호황 중심으로 한국 경제가 경기 회복 국면에 진입했지만, 편중 성장에 따른 'K자형 양극화' 심화 우려가 커진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반도체 슈퍼사이클 종결 시점에 따라 경기 급락 가능성도 내비쳤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도 “반도체 산업은 낙수 효과가 작아 반도체 수요가 둔화될 경우 제조업 경기 전반에 미치는 하방 압력이 크게 작용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속된 확장 재정 기조 속에 국가채무 급증 등 재정 건전성 악화도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초과세수는 반도체 대기업 실적과 자산시장 호황에 기댄 '반짝' 결과물이란 시각도 있다. 고령화 심화로 연금과 복지 지출이 지속 증가할 수밖에 없는 데 추경의 추가 편성 가능성마저 언급되고 있다. 재정 지출 확대는 나라빚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 중장기 재정 운용에도 부담이 된다. 정부의 '2025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국가채무는 1304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9조원 이상 불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가채무 추이를 보면, 코로나19였던 2020년 846조원, 2021년 970조원, 그리고 2022년 1067조원으로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선 뒤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정부의 적극적 재정 기조로 국가채무는 잠정 1300조원, 내년에는 약 1500조원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비율도 49%로 전년(46%)보다 3%p 상승했다. 경제 규모에 비해 나라빚의 비중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한 해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작년 104조2000억원 적자가 나면서 2년 연속 100조원대를 넘어섰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경기 둔화세로 돌아서고 세입도 다시 줄어들면 정부의 확장 재정에 따른 건전성은 더 악화될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산 증가율이 높은 상황에서 추경까지 편성돼 재정 부담이 누적될 우려가 있다"며 “반도체 사이클 종료에 대비,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되 취약계층 등 필요한 분야에 재정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ECD가 내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처음 1.5% 아래로 낮춘 데는 저출생·고령화 심화로 노동 생산성이 줄어들고, 투자 부진도 지속되는 등 경제 체력이 고갈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정부가 근본적 경제 체질 개선보다 재정을 쏟아붓는 단기 처방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IMF는 최근 '재정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재정 지출이 단기 경기 부양에 그치지 않고 생산성 향상과 산업 구조 전환으로 이어져야 하고, 노동·교육·연금 등 구조개혁이 병행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전문가들도 집권 2년 차부터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 부양보다 반도체 외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중장기 육성 전략으로 경제 주체들의 심리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정규철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올해 2%대 성장률 전망치는 1%대 중반의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이는 경기가 확장되는 국면으로 볼 수 있어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의 필요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이재명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로 추경은 예견됐는데 중동 사태로 그 시기가 앞당겨졌을 뿐이고, 1차 추경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물가 상승에 금리마저 오르면 경기가 다시 얼어붙을 수 있어 지출보다 재정건전성 관리, 양극화 해소 등 질적 성장에 주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이슈&인사이트] 반도체 초호황에 미래를 잃지 말아야 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반도체 호황은 중동전쟁으로 유가가 폭등하고 경기가 둔화한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었다. 반도체 호황이 과거와 같이 단기 사이클에 그치지 않고 AI 산업과 궤도를 같이 하면서 장기화하고 초호황 국면에 이를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반도체 호황이 여타 산업의 침체를 커버하고 유례 없는 수출을 이끌면서 1분기 우리나라의 수출 순위를 일본을 제치고 5위까지 끌어올렸다. 산업연구원은 금년도 수출액이 지난해(7,093억 달러) 대비 무려 30.3% 증가한 9,24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 같은 수출 호조에 힘입어 금년도 경제성장률도 지난해 전망치(1.9%) 대비 0.6% 포인트 상승한 2.5%로 전망하였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으나 이 시점에 냉정하게 반도체 호황 이후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AI 산업이 오랜 기간 지속될 전망이므로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도 상당 기간 우상향할 전망이다. 그러나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고점에 가까워질수록 우하향 사이클에 접어들 때 그 충격은 금융위기에 준하는 정도로 커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전통 제조업은 물론 첨단 제조업의 주도권을 중국에 내주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태양광, 풍력, 디스플레이, 드론, 전기차 및 배터리, 로봇 등 미래 먹거리에서 중국에 우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기술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지만 글로벌 시장은 중국에 내주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고관세를 부과하면서 우리나라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을 뿐이다. 메모리 반도체 기술에서는 우리나라가 중국을 월등히 앞선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시장에서도 중국 정부의 지원을 힘입은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부상하고 있다. D램에서는 CXMT가 빅3에 이어 4위(5%)에 올라섰고 낸드플래시에서는 YMTC가 6위(11%)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파운드리에서는 SMIC가 삼성전자에 이어 3위를 유지하며 삼성전자와 근소한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메모리 분야인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 중국 기업의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결코 경계를 늦출 수 없다. 메모리 반도체 이외에 설계, 생산설비, 후공정, 소재 등 여타 분야에서는 중국이 한국을 앞선다는 것이 반도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관련 수출 통제에 맞서 자체적인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여 전반적으로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막대한 자금 지원 외에도 반도체 인력 육성을 위한 제도를 정비하였으며, 지방 정부는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한 각종 인센티브를 마련하였다. 우리나라는 용인 반도체 단지를 중심으로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취약한 소재, 부품, 장비 관련 외국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기업이 대학에서 운영하는 계약학과 형식의 반도체 학과를 넘어서 일반 학과로 반도체 학과를 확대하여 중소 반도체 관련 기업이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bienns@ekn.kr

KDI “경기 하방 위험…반도체 덕에 개선세 유지”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원유 수송 차질, 석유제품 수출 물량 감소 등 중동 전쟁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가시화되며 경기 하방 위험이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최근 경기 개선세는 반도체 수출 효과 등으로 분석됐다. KDI는 8일 발표한 '경제동향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중동 전쟁에 따른 경기 하방 위험에도 불구, 반도체 호황을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경기 회복세'로 낙관적 평가를 했던 KDI는 지난 달 '완만한 개선세'로 표현 수위를 낮췄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내수와 수출이 개선되고 있지만 고유가, 원유 수급 차질 등 중동 전쟁의 부정적 영향이 실물지표에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4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2.4% 증가하며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반도체 관련 투자 중심으로 설비투자(8.1%)가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건설 경기는 건설업생산(-5.5%)이 감소하는 등 부진이 이어졌다. 원유 수급 차질로 석유정제 생산은 20.5% 감소했다. KDI는 “생산 측면에서는 1~3월 평균 대비 0.4% 증가하며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를 보여주는 4월 소매판매액 상승률은 전년 대비 1.6%로 상승 폭이 전월(5%)에 비해 축소됐다. 반면, 지난 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99.2에서 106.1로 상승했다. KDI는 “4월 말부터 지급된 정부의 고유가 피해 지원금 효과 등으로 소비 개선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출도 반도체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5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3.2% 증가했다.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호조세에 힘입어 반도체(182.5%), 컴퓨터(309.8%) 등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중동 전쟁 여파로 고유가가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달 소비자물가는 3.1%로 전월(2.6%)보다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도 4월 2.5%로 오르며 외환위기 때인 1998년 2월(2.5%)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생산자물가는 1~2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KDI는 “고유가 지속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확대된 가운데 생산 비용도 상승했다"며 “원유 공급 차질로 석유정제 생산과 석유제품 수출물량이 감소하는 등 중동 전쟁의 부정적 영향이 일부 가시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이슈&인사이트] 코스피의 환호 환율의 경고

2026년 6월 1일 코스피는 장중 8,800선을 넘어 9,000을 넘보았고, 삼성전자 보통주 시가총액은 단일 종목 사상 처음으로 2,000조 원을 돌파했으며,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은 7,000조 원을 넘었다. 연초 5,000을 공약처럼 외치던 시장이 불과 다섯 달 만에 그 숫자를 두 자리 위에서 다시 쓰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외환시장을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같은날 원/달러 환율은 1,514원 안팎, 1,500원 위에 굳게 머물러 있다. 작년 말 월평균 1,470원이 이미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었음을 떠올리면, 1,500원 고착은 결코 가볍게 넘길 신호가 아니다. 사상 최고의 주가지수와 외환위기에 준하는 통화가치가 한 화면 안에 공존하는 이 기묘한 동조가, 오늘 보여준 우리 경제의 모습이다. 상식적으로 이 둘은 같은 방향을 보지 않는다.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 외국인 자금이 밀려들고, 그 과정에서 원화 수요가 늘어 환율은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정반대 현상을 보인지 꽤 오래다. 6월 1일 장중에도 외국인은 1조 8천억 원 안팎을 순매도했고, 지수를 떠받친 것은 기관과 국내 유동성이었다. 즉 이번 랠리는 외국인이 몰려와 만든 장이 아니라, 국내 자금이 소수 대형주로 집중되며 만든 장이다. 그렇기에 원화에 대한 추가 수요도 없으며 환율은 내려가지 않게 된다. 더 냉정하게 말하면, 달러로 환산한 코스피의 성적표는 우리가 원화로 보는 것만큼 화려하지 않을 수도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1,500원을 넘는 환율은 그 자체로 명목 지수의 상당 부분을 갉아먹을 수 있는 환율 리스크로 인식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왜 환율은 1,500원에 갇혔는가. 세 갈래의 힘이 동시에 원화를 짓누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미국이다. 케빈 워시 신임 연준의장 체제는 물가 징후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고금리', 그러면서도 금융 규제는 완화하는 '규제완화'의 조합으로 평가된다. 고금리·강달러 기조가 유지되는 한, 신흥·중견 통화인 원화는 구조적 하방 압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둘째이자 본질은 에너지와 지정학적 위험이다. 한국은 수입 원유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그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올 2월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은 바로 이 길목을 차단했고, 유가와 원유 수입 부담을 높여 경상수지와 외환 수급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어왔다. 최근 종전 기대감이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하며 증시 상승의 한 축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백악관 회의에서도 핵과 호르무즈 개방을 둘러싼 이견으로 '결론 없이' 끝났듯이, 그 합의는 아직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무언가가 제시되지 않았다. 우리와 같은 에너지 수입국에게 호르무즈의 불확실성은 곧 통화가치의 불확실성이며, 이것이 1,500원이라는 숫자로 나타나는 것이다. 셋째는 이러한 외환시장 약세요인과 맞물려 있는 자본유출 경계심이다. 마치 자기실현적 예언처럼 원화약세에 대한 우려는 자본유출을 가속화하여 약세에 추가적인 힘을 더한다. 문제는 이 강한 지수가 서 있는 토대 자체가 위태롭다는 데 있다. 우선 쏠림이 극단적이다. 시총 상위 4종목의 비중이 연초 38%대에서 5월 초 50% 가까이로 치솟았다. 지수는 사상 최고인데, 시장의 폭은 거꾸로 좁아지고 있다. 한 예로 5월 초 코스피가 6% 정도 급등한 날에도, 정작 오른 종목은 200여 개에 불과했고 내린 종목은 679개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두 기둥, 즉 메모리·HBM 슈퍼사이클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동안 나머지 시장에서는 오히려 유동성이 고갈되고 있는 것이다. 더 역설적인 것은, 이 랠리의 연료와도 같은 수출 호조가 원화약세에 일부 기인한다는 점이다. 원화 약세로 수출가격 경쟁력이 상승한 바도 있으나, 원화로 환산한 실적 역시 원화약세로 인하여 착시현상이 생길 수 있다. 5월 반도체 중심 수출이 전년 대비 50%를 넘게 급증했다고 하나, 그 원화 환산 실적의 일부는 환율 효과다. 수출 기업의 장부를 빛나게 하는 약한 원화가, 동시에 거시금융의 스트레스라는 사실이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사상 최고의 지수와 외환위기급 통화가치는, 사실 같은 경제를 향한 두 개의 해석이다. 하나는 소수의 글로벌 AI·반도체 챔피언을 보는 낙관이고, 다른 하나는 에너지 수입국이자 중동 전쟁과 강달러에 노출된 개방경제를 보는 불안이다. 둘 다 진실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구천피를 넘느냐, 만스피를 찍느냐"가 아니다. 진짜 시험대는 두 가지다. 첫째, 상승의 온기가 반도체를 넘어 시장 전반으로 번지는가. 둘째, 환율이 다시 1,500원 아래로 내려오는가. 그리고 그 두 번째 질문의 답은 반도체가 아니라 호르무즈와 연준이 쥐고 있다. 투자자라면 지수 전광판만큼이나 환율 전광판을 정독해야 할 때다. 쏠림은 추세가 강할 때 가장 무서워 보이지만, 주도주가 흔들리는 순간 지수 전체를 끌어내린다는 역사의 경고를, 1,500원의 환율이 조용히 되새기고 있다. bienns@ekn.kr

경북 곳곳서 미래 성장·호국정신·청년정책 동시 추진

◇안동시, 주요 현안 재점검하며 핵심사업 추진력 강화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안동시가 주요 현안사업 전반에 대한 점검에 나서며 민선 시정의 추진 동력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시는 지난 5일 시청 청백실에서 권기창 시장 주재로 주요업무 및 현안사항 보고회를 열고 그동안 추진돼 온 핵심 사업들의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을 종합적으로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는 간부 공무원들이 참석해 부서별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권 시장은 업무 복귀 직후 별도의 공식 행사보다 현안 점검을 우선 과제로 삼으며 시정 공백 최소화와 사업 추진의 연속성 확보에 집중했다. 회의에서는 중앙선1942 문화관광타운 조성과 안동댐 수상공연장 구축, 주요 도로망 확충 사업, 취약계층 발굴 및 복지 지원 확대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되는 다양한 사업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또한 읍면동 현장에서 접수된 주민 건의사항을 공유하며 생활밀착형 문제 해결 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시는 앞으로 각 부서 간 협업 체계를 더욱 강화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창출에 행정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안동시는 바이오 국가산업단지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와 안동댐 자연환경보전지역 일부 해제, 낙동강 실개천 조성 등 굵직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 성장 기반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권기창 시장은 “시민과 약속한 사업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 지속 가능한 발전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시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예천군, 서울 한복판에서 관광 매력 알리기 총력 예천=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예천군이 수도권 관광객을 대상으로 지역의 관광자원과 특산품을 적극 홍보하며 관광객 유치 확대에 나섰다. 예천군은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2026 경북 관광페스타'에 참가해 예천만의 문화·관광 콘텐츠를 선보이며 현장 홍보 활동을 펼쳤다. 군은 대표 문화유산인 개심사지 오층석탑을 비롯해 지역 특산품을 연계한 홍보 전략으로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공식 SNS와 연계한 참여형 이벤트는 젊은 층과 가족 단위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며 행사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현장에서는 비밀번호를 맞혀 금고를 여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운영됐으며, 성공한 참가자들에게는 예천을 상징하는 기념품과 지역 대표 특산물인 참기름이 제공돼 높은 인기를 끌었다. 행사 마지막 날에는 공연팀의 특별 무대가 마련돼 축제 열기를 더했으며, K-팝 커버댄스와 전통주 체험, 미션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부대행사와 연계해 예천 관광의 매력을 널리 알렸다. 예천군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수도권 관광 수요를 지역 방문으로 연결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청송군, 청년 인연 만들기 프로젝트로 정착 기반 확대 청송=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청송군이 청년들의 교류 확대와 지역 정착 지원을 위한 새로운 만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군은 오는 7월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지역 청춘남녀를 대상으로 한 만남 프로그램 '인연정원 시즌2'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새로운 인연을 만들 수 있도록 기획됐으며, 청송의 관광 명소와 문화자원을 함께 체험하는 일정으로 구성된다. 참가자들은 꽃차 만들기와 커피 체험, 객주문학관 및 야송미술관 탐방, 매칭 토크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교류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모집 대상은 청송군 거주자 또는 지역 기업 재직자 가운데 1985년부터 1999년 사이 출생한 미혼 남녀이며, 신청 상황에 따라 대구·경북 지역으로 참여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청송군은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도 소규모 교류 프로그램을 추가 운영해 청년들의 사회적 관계망 형성과 지역 정착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청년들이 지역 안에서 새로운 인연과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교류 정책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청송이 청년 친화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주시, 제71회 현충일 추념식 거행…순국선열 희생정신 되새겨 영주=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영주시는 6일 충혼탑에서 제71회 현충일 추념식을 열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며 나라사랑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날 행사에는 엄태현 영주시장 권한대행을 비롯해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보훈단체 관계자, 도·시의원, 기관단체장, 학생 및 시민 등 700여 명이 참석해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넋을 추모했다. '그분들이 지켜준 미소, 우리들이 전하는 감사'를 주제로 진행된 추념식은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헌화와 분향, 추념사, 헌시 낭송, 추모공연, 현충일 노래 제창 순으로 엄숙하게 이어졌다. 특히 학생 대표들이 직접 헌화와 분향에 참여해 미래세대가 호국영령의 희생정신을 계승하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했다. 참석자들은 묵념과 참배를 통해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가슴에 새겼다. 엄태현 영주시장 권한대행은 “오늘의 대한민국은 국가를 위해 자신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 위에 세워졌다"며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의 명예를 높이고 보훈의 가치가 지역사회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주시는 국가유공자 복지 증진과 예우 강화를 위한 다양한 보훈정책을 추진하며 보훈문화 정착에 힘쓰고 있다. ◇의성군, 현충일 추념식 개최…호국영령 넋 기리며 보훈 가치 되새겨 의성=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의성군은 6일 호국동산 충혼탑에서 제71회 현충일 추념식을 개최하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김주수 의성군수를 비롯해 지방선거 당선자, 기관단체장, 국가유공자 및 유가족 등 800여 명이 참석해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공훈을 기렸다. 추념식은 오전 10시 전국적으로 울린 사이렌에 맞춰 묵념을 올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헌화와 분향, 추념사, 추모헌시 낭송, 현충일 노래 제창 순으로 진행되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호국영령을 추모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전몰군경 유족이 직접 작성한 추모시를 낭독해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유가족들은 헌화와 참배를 통해 나라를 위해 희생한 가족과 전우들을 기억하며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국가를 위한 헌신을 잊지 않고 보훈의 가치가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의성군은 국가유공자 예우와 보훈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호국정신 계승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영양군, 제71회 현충일 추념식 개최…애국정신 계승 다짐 영양=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영양군은 제71회 현충일을 맞아 영양호국공원에서 추념식을 열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렸다. 이날 행사에는 오도창 영양군수와 김영범 영양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기관단체장, 보훈단체 관계자, 국가유공자 및 유가족, 학생 대표 등 400여 명이 참석해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넋을 추모했다. 추념식은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오전 10시 전국 동시 사이렌에 맞춘 묵념, 헌화와 분향, 추모헌시 낭독, 추념사, 현충일 노래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호국영령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다는 점을 되새기며 감사와 존경의 뜻을 표했다. 학생 대표들의 참여는 미래세대에게 나라사랑 정신을 전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됐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뜻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며 “군민과 함께 그 희생정신을 계승하고 더욱 안전하고 평화로운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영양군은 앞으로도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고 보훈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애국정신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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