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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광 가스안전교육원장 “안전의 시작은 교육…실습 위주 교육 중요해”

“가스안전은 개인의 안전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안전과 직결되는 필수적인 요소다. 이를 위해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조태광 가스안전교육원장은 '수소안전아카데미' 개소를 맞이한 지난 22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가스안전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가스안전교육원에서는 △자격 기술을 취득하기 위한 양성 교육 △가스 관련 자격을 이미 취득한 사람이 선임 전 받는 신규 전문 과정 교육 △재직 중인 전문가들을 위한 정기 교육 등 3개 과정 위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조 원장은 “가스안전교육원에서는 전문 인력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안전 의식이 높아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원에서는 계속해서 반복하고 몸으로 체득할 수 있는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실습 교육 위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원에서 하는 교육이 현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스안전교육원은 2003년부터 21년간 보강을 하면서 그 어떤 기관보다도 더 최신 시설과 첨단 교육 도구도 갖추고 있다. 조 원장은 “VR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교육을 통해 실제 상황을 체험하면서 안전 수칙을 익히는 방식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교육 방법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확산을 거치면서 변화된 교육환경을 감안해 비대면·온라인 교육의 효율성 확보에도 나섰다. 조 원장은 “코로나를 겪는 과정에서 사이버 교육을 도입하게 됐다"며 “이론적인 부분은 미리 온라인으로 교육을 반복해서 듣고 실제로 교육원에 와서 교육 기간을 줄이면서 실습 위주로 체득하며 숙지한다"고 말했다. 실제 가스안전교육원은 내년까지 전문 교육 13개 과정에 대한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만들고 있다. 최근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 수소안전아카데미를 개소한 만큼 가스안전교육원에서도 수소 안전을 위한 인력 관리 양성도 강화한다. 우선 수소예비기업을 지원하는 테크노파크(충북 12개, 전남 12개, 전북12개)와 협업해 예비수소기업을 대상으로 수소 안전 교육 지원을 수소안전아카데미에서 수행하기로 확정됐다. 그는 “안전의 시작은 교육이다. 전세계적으로 수소 에너지가 가장 앞장서고 있는 상황이기에 안전도 선도해야 한다"며 “인력을 공급하고 현장에서 실제로 수행하고 있는 사람에게 끊임없이 안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엔 국내 수소분야 양대 학회인 '수소 및 신에너지학회' 및 '가스학회'와 협업해 수소분야 전문인력 50여명 확보했다"며 “올해부턴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MOU 체결을 통해 수소 전주기(생산, 저장, 활용 등) 분야에 11명의 전문가를 추천받아 수소특화교육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글로컬(글로벌 기술+로컬) 대학과 협업해 수소 안전 교육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가스안전교육원은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중소기업과 협업도 하고, 일반인을 상대로 가스안전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조 원장은 “매해 중소기업을 선정해 현장을 보고 필요한 교재를 제공한다. 올해도 20개사 중소기업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생 서포터즈를 하고 29개의 지역 본부에서는 축제장이나 아니면 청소년 취업 프로그램, 경로당, 동네 행사 등에 에 방문해 가스안전 교육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에경 인터뷰] “모두가 부자 될 수 있는 기회”…황현정 토스뱅크 PO가 말하는 ‘목돈굴리기’ 활용법

“국고채, 회사채와 같은 안전한 투자상품 중 만기가 짧은 상품 위주로 경험을 먼저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토스뱅크에서 만난 황현정 토스뱅크 자산관리(WM) 스쿼드(squad·팀) 프로덕트오너(PO)는 '목돈굴리기' 서비스를 처음 시작하는 이용자들을 위한 투자 팁을 이처럼 제안했다. 목돈굴리기는 2022년 8월 토스뱅크가 내놓은 WM서비스로, 제휴 증권사들의 발행어음, 채권 등 투자상품을 한 데 모아 소개해 주는 광고서비스다. 황 PO는 은행 고객이 많이 찾는 예금, 주식 말고 다른 투자상품도 많이 있지만, 시중은행에서 대부분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PB(프라이빗뱅커)가 WM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일반 금융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이런 고민 끝에 나온 서비스가 목돈굴리기다. 목돈굴리기는 금융소비자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투자상품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현재 목돈굴리기에서는 발행어음, 채권, 연금계좌 등 제휴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오는 8월에는 기존 상품 외 새로운 투자상품도 소개해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발행사가 망하지 않는 한 원금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고 은행 예금 금리보다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황 PO는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는 것이 저희 팀의 목표"라며 “모두한테 공평하게 열려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황 PO와의 일문일답이다. ― 토스뱅크의 목돈굴리기 서비스를 간단히 설명해 달라. ▲은행 고객들이 관심을 보일 만한 투자상품 중 경쟁력 있는 상품을 골라 소개해 놓은 서비스다. 은행 고객들은 주로 예금을 많이 생각하는데, 예금 금리보다는 조금 더 높은, 하지만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품을 모아 보기 쉽게 만들었다. 대형 증권사의 발행어음은 발행사가 망하지 않으면 원금 보장이 어느 정도 되면서 플러스알파(+α)의 수익률을 가져갈 수 있다. 채권은 미국 국채 등 국채, 우량 회사채, 은행채 같은 안전한 상품 위주로 구성됐다. 이런 상품들을 모아서 안내하고 있다. 목돈굴리기에서 토스뱅크 역할은 좋은 상품을 선별해 소개해 주는 것이다. 목돈굴리기는 광고서비스이기 때문에 상품 가입은 연결된 제휴 증권사의 웹페이지에서 이뤄진다. ― 토스뱅크에서 처음 WM 업무를 맡으셨다고 들었다. 목돈굴리기도 기존에는 없던 서비스인데, 기획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토스뱅크로 오기 전에 한국씨티은행에서 근무하며 데이터 분석 등의 업무를 맡았다. 실제 WM 업무를 해본 적은 없지만 개인적인 관심이 많았던 영역이다. 토스뱅크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굉장히 열려있는 조직이라 새로운 업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WM스쿼드 팀을 만들고 기획하면서 고민이 많았지만 '내 돈이라면 내가 정말 이 상품에 투자하고 싶을까'를 생각했다. 고수가 아닌 평범한 유저 입장에서 상품을 고민했고,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판단이 들면 소개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기존의 금융상품 설명서나 약관 등에는 굉장히 어려운 단어들이 사용된다. 목돈굴리기 서비스를 만들면서 어려운 내용들을 손쉽게 알려주기 위해 애를 많이 썼다. 관성적으로 쓰는 용어들을 쉽게 바꿔주기 위해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증권사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토스뱅크의 장점은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쉬운 용어들을 사용한다는 점이고, 토스뱅크의 기존 상품들과 결이 맞도록 목돈굴리기 서비스도 이해하기 쉽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 목돈굴리기가 출시된 후 약 2년이 지났다. 실제 성과는 어떤가. ▲목돈굴리기를 통한 투자상품 판매 규모를 보면 작년 연말 기준 5조원이 넘었다. 현재(이달 15일 기준)는 9조원 정도다. 올해 들어서만 4조원 정도가 늘었다.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 같다. 상반기 개인 투자자들이 사들인 채권 규모가 23조1000억원 정도다. 상반기 목돈굴리기를 통한 판매 금액(4조원)에는 발행어음도 포함되기 때문에 채권만 보면 개인 투자자 채권 매수 중 10% 정도의 마켓셰어를 가지고 있다. ― 목돈굴리기를 처음 출시했을 때와 비교하면 제휴를 맺는 증권사들 반응도 달라졌을 것 같다. ▲한국투자증권과 처음 제휴를 맺었었는데, 당시에는 목돈굴리기 같은 서비스가 처음 나온 것이라 증권사도 우리도 약간 반신반의했다. 그때 우리는 토스뱅크 가입자들이 굉장히 액티브하기 때문에 좋은 상품을 제공하면 분명히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설득했다. 처음에 발행어음부터 나왔는데 오픈하자마자 2000억원 특판 한도를 달성하고 결과가 좋았다. 이후 금방 채권 상품까지 확대할 수 있었다. 현재 제휴된 증권사는 5곳인데 다른 증권사에서도 연락이 많이 온다. 5명 정도였던 WM스쿼드 인원은 15명까지 늘었는데 제휴하고 싶어 하는 증권사들이 많아져 대응이 필요해진 이유도 있다. 목돈굴리기로 투자상품 접근성을 낮췄다는 것이 확인되고 고객 만족도도 늘어나고 있어 이미 제휴를 맺은 증권사들도 추가 상품을 더 오픈하고 싶어 한다. 계속해서 제휴 확대가 이뤄질 것 같다. ― 목돈굴리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미국 국채가 가장 인기가 많다. 10명이 채권을 사면 3명이 선택할 정도다.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데다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기준금리가 높기 때문에 한국 국채 대비 금리가 더 높아서 선택하는 것 같다. 만기가 짧아도 5% 정도가 나온다. 다음으로 1·2·3개월 등 만기가 짧은 우량 회사채들이 인기가 많다. 짧게 목돈을 굴리고 싶은 분들이 많이 선택하는 것 같다. 목돈굴리기에 발행어음보다 채권이 더 다양하게 있다보니 채권의 판매 비중이 75% 정도를 차지한다. 발행어음은 25% 정도다. ― 목돈굴리기를 많이 찾는 이용자는. ▲목돈굴리기 사용자의 64%가 40대 이상이다. 토스뱅크라고 하면 상대적으로 어린 사용자들이 많이 찾을 것 같지만 여윳돈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다 보니 40대 이상이 많이 찾는다. ― 목돈굴리기를 통해 처음 투자상품에 투자하려고 한다면 어떤 상품부터 선택하면 좋을까. ▲처음 하는 분들은 선뜻 시작을 못할 수 있다. 그런 분들을 위해 본인한테 맞는 상품을 선택하기 쉽도록 새 상품이 나올 때마다 알람을 해주는 푸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목돈굴리기에서는 신상 상품이 매일 오픈된다. 어떤 종류의 상품이 주로 올라오는지 보고, 만기, 수익률, 발행사 신용등급 등을 보면서 감을 기르는 게 먼저일 것 같다. 마음에 드는 상품이 있어 처음 투자를 하려고 할 때 만기가 길면 겁이 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 단기 상품 위주로 먼저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기간이 짧은 국고채, 회사채 정도를 이용해 본 후 더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 흔히들 금리 인하기에는 채권 인기가 높다고 한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나오는데 어떤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게 좋을까. ▲금리 인하기에 채권 인기가 높아진다고 하는 것은 좀 어려운 개념이다. 채권 가격이랑 금리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전문가가 아닌 일반 금융소비자가 그렇게 채권을 트레이딩 하는 것은 어렵다. 나중에 팔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타이밍 맞추기도 어렵고, 회사채의 경우 유동성이 그렇게 크지 않아 원하는 판매 시간과 가격대를 딱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 만기까지 가져간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좋을 것 같다. 금리가 떨어질 때는 만기가 긴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만기가 길면 앞으로 시장금리가 떨어져도 금리 인하 직전의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 자금 사정이 허락한다면 1년이 넘어가는 상품에 투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목돈굴리기 상품을 보면 현재 발행어음보다 채권의 금리가 높다. 그럼에도 발행어음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투자자의 익숙함이나 성향에 따라 다를 것 같다. 발행어음은 채권보다 중도환매가 더 편하다. 증권사 신용으로 만들어서 증권사가 파는 상품이라 투자자가 팔고 싶을 때 증권사에 팔면 된다. 채권은 증권사가 아니라 발행 주체의 신용으로 만드는 상품이라, 중간에 팔고 싶으면 시장에서 사고파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두 상품이 확정 금리를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은 비슷하다. 반면 발행어음은 만기에 이자가 나오는데, 채권은 중간중간에도 이자가 나온다. 투자자가 두 상품의 구조를 잘 알고 잘 비교한 후 원하는 상품을 골라 투자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 ― 목돈굴리기 상품 구성은 앞으로 어떻게 바뀌게 될까. ▲발행어음과 채권 외에 새로운 투자상품을 8월쯤 추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회사가 망하지 않는 한 원금 손실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으면서 예금 금리보다는 더 높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상품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 목돈굴리기가 추구하는 방향은. ▲다양한 투자상품이 많이 있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 예금 아니면 주식을 많이 생각하는데, 이외에도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이 많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목돈굴리기 화면 제일 아래에 이용자가 의견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그걸 매일 확인한다. 유저들 목소리를 들으면서 어떤 걸 하는 게 좋을까 생각하고 토론한다. 현재 목돈굴리기 재구매율이 47%가 넘는다. 굉장히 높은 만족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유저들 얘기를 들으면서 만족도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 계속 노력하려고 한다. ― 황 PO의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토스뱅크는 학기제로 운영돼 지금 2학기 목표를 세우고 있다. WM스쿼드에서 2학기 목표를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위한 서비스'로 세웠다. 거창할 수 있지만, 목돈굴리기 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들한테 알려서 다양하게 돈을 굴릴 수 있는 옵션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좋은 투자 상품은 이미 많이 있지만 정보가 제한돼 있다. 전담 PB가 있거나 유능한 PB를 알고 있지 않으면 고액자산가와 내가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의 종류가 달라진다. 10만원을 갖고 있건, 10억원을 갖고 있건 모두한테 공평하게 열려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정명수 건강기능식품협회장 “8월 건기식 선진화·해외진출 플랜 제시”

“20년 전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이 첫 시행된 이래 가장 큰 성과는 건기식이 국민의 건강한 삶을 지탱하는 역할로 자리매김한 것입니다. 건기식 산업의 지속 발전을 위해 체계적인 기틀 마련에 힘을 모아 해외시장의 선진 대열에 합류해야 합니다." 정명수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건기식협회) 회장은 올해로 건강기능식품법 시행 20주년을 맞아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국내 건기식 시장 현주소 평가를 바탕으로 협회와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 1988년 설립된 건기식협회는 지난해 말 기준 회원사 245개를 거느린 민간단체다. 정책 연구, 규제 개선 등 활동뿐 아니라 광고 심의, 전문가 양성 교육 등을 운영하는 건기식산업계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건기식협회의 최전선에 서 있는 정 협회장은 주축 회원사인 한미양행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1988년 한미양행에 입사해 30년 이상 건기식 시장과 동고동락한 업계 전문가로 꼽히며, 오랜 업무 경험을 인정받아 2022년 협회장직을 맡아 건기식산업의 발전과 회원사 지원 등 핵심활동을 이끌고 있다. 정 협회장에 따르면, 과거 건강기능식품법이 첫 시행된 당시만 해도 국내에 건강기능식품은 일반식품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장 개념이 생소했다. 이후 소비자 인식 개선, 유통 채널 다양화 등 노력에 더해 최근 건강 중심의 소비 트렌드까지 맞물리면서 대중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건기식이 미래 고부가가치 성장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제약·바이오·식품·화장품 등 산업계 전반으로 영향력이 확산됨에 따라 규모 성장과 구조 다양성 모두 확보하는 선순환적 발전 과정이 구축됐다고 정 협회장은 덧붙여 말했다. 2019년 4조 8936억원을 기록한 국내 건기식시장 규모는 지난해 6조 2022억원으로 27% 크게 성장했고, 지난해 10가구 중 8가구 이상이 1회 이상 건기식을 구매했으며, 가구별 평균 구매액만 36만원에 이를 정도로 소비력도 강화되는 흐름이다. 그러나, 경기 침체와 함께 국내 건기식 시장이 성숙기를 지나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회의적 전망에 대해 정 협회장은 “현재 건기식 시장이 개인 특성으로 세분화된 소비 수요와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생활습관이 전 세대에 걸쳐 형성된 만큼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낙관적 전망으로 응수했다. 그 근거로 그동안 일궈놓은 건기식산업 정책의 성과를 제시했다. 정 협회장은 “시장 규모 성장과 고부가가치 4차 산업 핵심 분야로 평가받기까지 앞서 건강기능식품법률을 별도 제정하고, 이를 엄격히 유지·개선한 정부와 산학연 관계자들의 노력이 건기식산업 성장의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다만, 건기식산업 발전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성에서 “글로벌시장 중심으로 나아가기 위해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능성 표시·인정 체계 등 건강기능식품법을 이루고 있는 중심 제도를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건기식협회가 주축이 돼 개선이 시급한 제도를 검토하고, 합리적 대안을 실행하도록 정부·학계·연구계·산업계·소비자 단체 등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협회는 미래 20년을 그리는 첫걸음으로 오는 8월 건강기능식품법 시행 20주년 기념식을 열고, 수출 경쟁력 제고와 활성화·해외 판로개척 등을 담은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명수 협회장은 “건기식협회는 수출 활성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사업들은 지속해 오고 있다. 20주년인 올해 국내 건강기능식품이 세계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인터뷰] 최승호 퍼시피코에너지코리아 대표 “한국 해상풍력 잠재력 높아…진도 클러스터 한·미 협력 첫 단추”

“퍼시피코에너지는 해상풍력 분야에서 한국의 잠재력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 전남 진도 해상풍력 발전단지 클러스터는 한·미 양국 해상풍력 분야 협력의 첫 단추다." 최승호 퍼시피코에너지코리아 대표는 지난 3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국 신재생에너지 기업인 퍼시피코에너지가 우리나라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퍼시피코에너지는 한국지사를 지난 2018년 설립했다. 사업 규모를 넓혀온 퍼시피코에너지코리아는 수천억원 규모의 한국 투자를 확정하고 지난달 2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투자 신고식을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최 대표는 전남 진도에서는 설비용량 3200메가와트(MW) 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 클러스터를 추진 중으로, 이는 미국 에너지기업이 국내 해상풍력 분야에 진출한 첫 사례라 소개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해상풍력 개발하기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어느 나라도 해상풍력 개발이 쉬운 곳은 없고 한국이라고 꼭 특별하지는 않다고 답했다.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 속에 재생에너지 전력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퍼시피코에너지에 대해 “퍼시피코에너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만 1500MW 이상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건설·운영 중에 있고 1만MW 이상의 해상풍력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며 “50억달러 이상의 파이낸싱을 완료했다. 퍼시피코에너지 산하의 모든 기업은 혁신적 규모의 신재생에너지를 제공한다는 공통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퍼시피코에너지는 일본에서 총 설비용량 1300MW가 넘는 21개의 태양광 사업을 개발·건설했고 베트남에는 1000MW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70MW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경북대학교에 3.6MW 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완공했다. 최 대표는 “퍼시피코에너지코리아는 2019년부터 국내에서 태양광 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해상풍력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해상풍력 잠재력이 높다. 한국의 경우 국토 면적은 10만㎢를 약간 넘고, 그 중 70%가 산지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대규모 육상풍력이나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개발에는 자연적인 한계가 있다"면서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넓은 해안선을 갖고 있는 한국에서 해상풍력은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실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고도로 숙련된 인력, 글로벌 해상풍력 공급망에서 선도적 위치에 있는 공급사들을 다수 보유한 최고 수준의 제조업 부문, 국내외 유수의 설계·조달시공(EPC) 프로젝트들을 수행한 뛰어난 건설 산업,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대한 입증된 실적이 있다"며 “아·태 지역에서 '녹색 전환의 허브'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해상풍력특별법 통과가 무산되는 등 우리나라에서 해상풍력 사업을 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최 대표는 “퍼시피코에너지 그룹은 2017년부터 아·태 지역 해상풍력 시장 입지를 확장해 나간다는 명확한 전략을 수립했다"며 “한국 해상풍력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퍼시피코에너지의 개척 정신과 민첩성은 짧은 시간 안에 성공적으로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구축하려는 한국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본다"고 밝혔다. 이어 “해상풍력을 개발하는 것은 한국과 미국 모두 매우 도전적인 과제이며 정부 기관, 민간 기업, 지역 커뮤니티 간 협력이 필수다. 아·태 지역의 어느 나라도 모든 준비를 처음부터 갖추고 해상풍력을 시작한 곳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역시 해상풍력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여러 어려움들이 있지만 정부와 사업자들이 지속적으로 논의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계통이 포화상태라고 하면 가성사업자와 진성사업자를 투명하게 구별하고 실제 필요한 계통을 살펴본다면 계통 부담은 그보다 많이 낮아질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해상풍력에서 생산한 전기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송전망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전사업허가만 받고 사업을 이어가지 않는 가성사업자를 구별해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지금 송전망이 부족한 문제는 사업을 진정으로 할 의지가 있지 않는 사업자들까지 포함돼서 더 과장됐다고 본 것이다. 일부 사업자들이 일단 해상풍력 발전사업허가를 받고 허가권을 다른 사업자에게 파는 일명 '알박기' 사업이 문제된 바 있다. 최 대표는 지역에서 주민수용성을 확보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개발하는 국내 어느 지역에서도 주민수용성 확보는 어려운 문제"며 “어민·주민 등 이해관계자 범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사업자가 직접 나서서 지역 이해관계자들과 직접 협의하고, 의견을 수렴해 주민수용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퍼시피코에너지코리아는 사업 수행 초기 단계부터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소통해 이해관계자 범위에 대한 기준을 확립하고 이들과 투명하고 솔직하게 소통해 상생협약을 체결했고 주민·어업인과 해상풍력사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상풍력 사업에 국내산 부품을 사용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퍼시피코에너지는 한국이 아·태 지역에서 녹색 전환의 허브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 핵심 중 하나가 바로 한국 해상풍력 공급망"이라며 “국내 공급사들과 협력을 만들고 강화해 국내 해상풍력 공급망을 신속하게 구축·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관련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재생에너지 사업에 현황에 대해서는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같은 법안을 도입하며 청정에너지 기술의 개발·확대를 지원 및 가속화하고 있고, 녹색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위한 한미 양국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달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출의존도를 가진 국가 중 하나다. 한국은 수출 실적과 성장에 따라 살고 죽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국내 대다수의 수출 중심 기업들은 2050년까지 에너지 소비 100%를 화석 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과 같이 수출 의존형 국가의 경우 RE100 달성이 적시에 해결되지 않으면 향후 수출에 미칠 영향은 심각하다"며 “한국 기업들에게 있어서 RE100 요구를 준수하는 능력은 향후 수십년간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미국과 한국에서 국제 로펌의 파트너로 활동하며 인천대교, 서울춘천고속도로 등 국내 민자 사회 간접 자본(SOC)프로젝트와 아랍에미레이트 담수 시설 등 국내외 인프라 개발, 투자 및 파이낸싱, 인수합병(M&A) 등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 호주 등의 외국계 투자 기업에서 인프라 투자와 인수를 담당했고 신재생에너지로 영역을 넓혔다. 이후 덴마크 기업인 오스테드코리아의 대표를 역임하며 한국팀의 규모를 4배 정도 확장하고, 설비용량 1600MW 인천 해상풍력 사업의 발전사업허가를 총괄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퍼시피코에너지코리아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에경 초대석] “中이커머스 공세에 규제보다 K-브랜드 경쟁력 키워야 승산”

“알리(알리익스프레스)·테무의 이용자 수가 조금 감소했다고 해도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가 실패했다고 볼순 없습니다." 정연승 한국경영학회 수석부회장(전 한국유통학회장 출신)은 최근 유통업계의 최대 화두인 중국 이커머스의 국내 진출 속도가 우리 정부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비록 알리 등 중국 이커머스의 상품이 품질과 안전성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고객이 빠져나가는 등 성장세가 잠시 주춤하더라도 초저가에 매력을 느낀 신규고객들이 그만큼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중국 이커머스 중심의 저가 플랫폼 구조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였다.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알리는 지난 3월(694만 명) 이후 두 달 연속 월간활성이용자 수(MAU)가 감소하며 5월에는 631만 명을 기록했다. 테무도 5월 이용자 수가 648만 명으로 전월 대비 45만 명 급감했다. 매출도 2개월 연속 감소세다. BC카드가 C커머스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월 매출액은 전달보다 0.8% 줄었다. 4월에도 전달보다 40.2% 급감한 바 있다. 중국 이커머스의 매출액은 작년 10월을 100으로 봤을 때 올해 1월 153.7, 3월 238.8 등으로 급성장했으나, 4월 142.9, 5월 141.7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알리·테무 이어 최근 쉬인·1688닷컴 등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까지 국내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는 점을 들어 국내 이커머스시장에 중국 이커머스가 중요 경쟁자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정 부회장은 “쉬인과 틱톡, 1688 알리바바 닷컴등 이런 플랫폼들이 단순히 이커머스를 포함한 유통만 노리는 것은 아니다"고 분석하며, “따라서, 중국 플랫폼이 가지는 기능과 다양한 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령, 지난달 20일 한국시장에 본격 진출을 발표한 중국 온라인 패션 플랫폼 쉬인은 앞서 지난 4월 말 한국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신고식을 치렀고, 자사 서브 패션브랜드 '데이지(Dazy)'의 첫 글로벌 앰배서더로 젊은 한국배우 김유정을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앞의 두 플랫폼들과 성격은 다소 다르지만,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중국 온라인 B2B(기업간거래) 플랫폼도 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B2B 플랫폼 1688닷컴은 최근 알리바바그룹 채용 사이트에 한국 시장 전문가를 선발한다는 공고를 올렸다. 업계는 1688닷컴이 한국시장 전문가 채용을 통해 한국도매상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1688닷컴은 대량 구매 시 알리익스프레스보다 훨씬 가격이 저렴하다. 이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중소기업에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 부회장은 쉬인과 1688닷컴 등 한국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는 중국 이커머스들이 기존 알리·테무보다 영향력은 더 클 수 있다고 평가한다. “기존의 알리·테무가 쿠팡과 같은 종합 성격의 온라인 쇼핑몰이라면 쉬인은 생산과 유통 판매를 겸하고 있는 수직적인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 파괴적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패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최근 중국 이커머스들이 앞다퉈 한국시장에 진출하는 큰 이유로 정 부회장은 지리적 이점과 교역량에 있다고 봤다. 정 부회장은 “우리나라는 중국과 가장 가까운 지역에 있고 또 중국과 워낙 교역량이 많기 때문에 중국입장에선 당연히 한국을 중요하는 시장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이커머스도 우리나라가 전세계 5위 시장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한국은 빼놓을 수 없는 시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여러 측면에서 굉장히 매력적인 시장이며, 특히 테스트베드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정 부회장은 “중국기업 입장에선 한국에서 상품을 팔아서 반응이 좋으면 다른 나라에서도 인기가 있을 수 있다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한국이 최근 풀필먼트 물류와 공항을 잇는 항공편을 통해 해외로 나가는 물류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중국기업들이 한국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다만, 중국 이커머스가 아직까지 저품질·안전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만큼 국내 시장에서 성공적인 안착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가에 대해 정 부회장은 올해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 소비자들은 브랜드, 제품, 서비스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데 중국 업체들은 브랜드력이 약하고 또 품질이나 이런 것들이 좀 떨어진다. 그런 점에서 추가로 진출한 중국 플랫폼들이 확률적으로 봤을 때는 미국과 같은 나라와 비교해 한국이 좀 더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확률이 좀 떨어질 것으로 본다." 따라서, 이들 중국 이커머스의 한국시장 진출 성공 여부는 올해 안으로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정 부회장은 진단했다. 이처럼 중국 이커머스들이 한계를 안고 있음에도 앞으로 한국시장에서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정 부회장은 전망한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과 역직구 플랫폼을 강화하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정 부회장에 따르면, 국내 소공인들은 온라인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주체적 역할을 하고 있는데, 플랫폼 시장에서 중국기업까지 바로 진출해 오자 중국 플랫폼으로 옮겨가기도 하고, 업종을 전환하는 등 그동안에 고수해 오던 방식과 좀 다르게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 부회장은 “이런 국내 소상공인들의 역할 변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방향성도 제시하거나, 관련 교육이나 지원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소 제조기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정 부회장은 “대기업은 브랜드력이 명확하니까 어느 플랫폼이든 협상력이 좀 있지만 중소 제조업 같은 경우는 워낙 싼 중국 제품들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역직구 시장에서 국내 화장품 등 K-뷰티의 역할이 굉장히 확대되고 있는 점도 주목했다. 뷰티 분야가 역직구로 잘 나가는 이유로 K-뷰티의 마케팅과 브랜드 파워를 거론하면서 “우리나라는 한류라는 자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우리의 상품 경쟁력을 이제 브랜드 차별화로 좀 연결시켜야 된다"고 정 부회장은 조언했다. 현재 중국발 이커머스(C-커머스) 업계의 국내 시장 공략은 더욱 거세지는 있지만 한국의 온라인 해외직접판매액(역직구)은 나날이 쪼그라들면서 무역적자가 심화하고 있다. 통계청의 온라인쇼핑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온라인쇼핑 시장(면세점 제외)의 무역적자 규모는 5조9290억원으로 2019년 2조8513억원과 비교해 약 2배로 늘었다. 무역적자는 역직구 판매액(면세점 제외)에서 해외직접구매액(직구)을 뺀 값이다. 적자 폭이 커진 건 해외 쇼핑몰에서 한국인의 온라인 물건 구매는 늘어난 반면 국내 제품의 해외 판매는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알리·테무 등 C-커머스의 저가공세로 한국의 온라인 직구 규모는 2019년 3조6360억원에서 지난해 6조6819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제품의 해외 온라인 판매액은 7848억원에서 7529억원으로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의 한국 제품 소비 감소가 두드러졌다. 중국으로의 역직구 판매액은 2019년 2104억원에서 지난해 1546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같은 기간 일본은 1893억원에서 2275억원으로, 미국도 1866억원에서 2400억원으로 늘어났다. 정 부회장은 “우리나라가 역직구로 지금 제일 많이 나가는 나라는 미국이나 일본, 그다음이 아세안"이라며 “중국은 사실 한국기업들이 진출해 많이 철수하고 고전했는데 이런 상황 속 오히려 지금 중국 기업들은 온라인으로 들어오고 있다. 역차별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는 정부가 무역 차원에서 봐야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중국 이커머스들 공세가 나날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이커머스를 포함한 유통기업들도 경쟁력을 강화해야하는데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 부회장은 “한국 플랫폼도 소비자들도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커스터마이제이션(mass customization)이 필요하고,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쿠팡은 2021년부터 대만에 진출해 성장세를 확대해내가고 있다. 대만에서 2021년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범운영한데 이어 2022년 10월부터는 로켓 직구·로켓배송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꾸준히 사업을 확장해왔다. 지난해 11월엔 대만 북부 타오위안 지역에 인공지능(AI) 및 머신 러닝 기반 자동화 기술을 탑재한 통합 물류센터(2호 풀필먼트센터)를 개소하기도 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싱가포르 기반 이커머스 업체인 큐텐은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2010년 싱가포르에 설립한 이커머스 기업이다. 동남아 시장을 기반으로 활동하다가 2022년 9월 티몬을 인수하며 국내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3월과 4월 인터파크쇼핑과 위메프를 잇따라 인수했고 올해 3월에는 AK몰을 인수하며 이커머스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중국 이커머스들의 공세 강화가 심해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이커머스 등 플랫폼 규제에 있어 보다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13일 위계에 의한 고객 유인 행위(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쿠팡과 PB 상품을 전담하는 100% 자회사 씨피엘비에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했다. 쿠팡은 이같은 제재를 받아들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정 부회장은 이같은 제재 역시도 정부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이뤄져야한다고 조언한다. “한국의 산업이나 기업들이 잘하고 있으면 문제가 없는데 지금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글로벌 경쟁에서 굉장히 지금 어려운 상황들을 마주하고 있고 또 온라인 오프라인 이런 어떤 경쟁 구도라든지 이런 쪽에서도 경쟁이 굉장히 격화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자칫 정부가 규제를 하는 게 이런 산업의 어떤 흐름이나 또는 산업의 경쟁 구도에 의도치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플랫폼 공세에 대한 대응책으로 민간 차원의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사실 우리가 지금 중국 플랫폼들에 대해서 규제하거나 아니면 굉장히 강력한 대응을 하기는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우리가 중국에 많은 공격적인 대응을 했을 때 중국도 우리에게 또 동일한 일들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좀 신중하게 보여지는데 지금 중국 이커머스 관련해 소비자 피해 후생 관련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것을 정부에만 맡기지 말고 민간에서 특히 소비자 단체라든지 민간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면 좋을 것"고 당부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에경 초대석]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하반기 부동산시장 일부 회복·양극화”

지난 4월10일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났다. 윤석열 정부의 집권 3년차도 시작됐다. 2022년 후반기 시작된 장기간의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내외 여건은 좋지 않다. 고금리를 촉발한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는 여전히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자잿값·인건비 급등으로 치솟은 분양가에 가계 부채를 잡기 위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는 다음달부터 2단계로 강화돼 대출을 억죈다.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부의 대규모 '현금 공급'이 있었고 덕택에 서울의 아파트값은 상승세로 전환됐지만 지방은 오히려 악성 미분양이 급증하는 등 하락세가 여전하다. 초고령화 사회가 시작됐고, 2040년대 이후엔 잠재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수억~수십억원을 들여 길게는 20년 이상을 내다보고 내 집 마련에 나선 실수요자나 노후 보장을 위한 투자자들은 어느 때보다도 '안갯 속' 전망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언제 매수에 나서야 하나?", “대세 하락기인가? 또 한 번 반등해 신고점을 경신할 것인가?" 등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이에 대해 최근 '자타공인' 대한민국 대표 부동산 전문가 중의 한 명으로 뜨고 있는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일부 회복되겠지만 지역별 편차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하 여부와 이에 따른 한국은행의 정책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송 대표와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도시와경제'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한 내용이다. “하반기 한국 경제는 글로벌 경제 및 국내 경제 성장률 둔화 등의 영향으로 다소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정부의 경기 부양책 및 다양한 지원 정책이 시행되면서 부동산시장은 일부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송 대표가 이날 인터뷰에서 강조한 핵심이다. 그는 “2024년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해 논할 때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경제 상황, 정부 정책, 글로벌 경제 동향, 금리 변동 등 다양한 요인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는 특히 한국은행 금리 정책이 부동산시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금리가 동결되거나 인하될 경우, 부동산시장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2년여간 지속되고 있는 장기간 부동산 경기 침체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 각종 부양책과 규제 완화 대책을 쏟아 내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10일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통해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송 대표는 이에 대해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은 올해 하반기에도 계속해서 추진될 것이며, 특히 재개발 및 재건축 활성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이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시장 수요는 금리, 경제 상황, 인구 구조 변화 등의 영향을 받는다며 신생아 대출을 통한 젊은 세대의 주택 구매력 향상 및 1인 가구 증가가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주택공급에는 변수가 발생할 수 있으며 서울 및 수도권과는 다르게 지방의 경우 글로벌 경제 둔화, 무역 분쟁 등 경제 상황과 인구 유입에 따라 전망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주택공급의 경우 신규 주택 건설, 재개발 및 재건축 프로젝트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 공급이 충분하지 않다면, 특정 지역에서의 주택 가격 상승이 예상될 수 있다"면서도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은 여전히 높은 수요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지방 도시의 경우, 경제 상황 및 인구 유입에 따라 시장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 지방 내 대도시를 중심으로 일부 산업 도시나 관광지 등은 활기를 띨 수 있겠지만, 인구 감소 지역은 부동산시장이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 방향에 대해선 “일시적으로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정한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을 내놓았다. 송 대표는 “정부가 재건축, 재개발 활성화, 신도시 개발 등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서민층의 주거 안정성을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면서 “무주택 서민과 청년, 신혼부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강화되었다. 청약 제도 개선, 주택 구입 자금 대출 지원,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는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정책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완화 정책이 속도를 못내면서 주택 매물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신규공급이 나오지 않으면서 임대료 상승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빈번한 정책 발표로 인해 시장 참여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는 분양 시점 지연,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 등을 초래하여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수도권과 달리 지방 부동산 시장은 침체를 겪고 있는데, 이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수도권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송 대표의 얘기다. 송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특정 지역의 주택 수요는 높은 반면, 주택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주택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고 결국 가계 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같은 상승세가 강하게 나타난다면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는 부동산 투기와 불법 거래가 나타날 수 있고, 이는 시장 투명성을 저해하고 가격 거품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수요도가 높은 서울 주택 가격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1% 오르며 1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같은 기간 지방의 경우 -0.02%에서 -0.05%로 낙폭을 키웠다 여기에 더해 지방 미분양, 청약시장에서의 쏠림 현상,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한 분양 시점 변경,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재건축 사업 연기, 전세시장 불안 등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송 대표는 이같은 문제점에 대한 각종 해결 방안도 제시했다. 전세시장에 대해선 “민간 기업과 민간 임대사업자들이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을 제공해 시장을 활성화를 통한 전세시장 안정이 필요하다"며 “도시 내 빈집을 정비하고, 이를 공공임대주택이나 청년 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빈집 활용을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별 양극화와 관련해선 “지방 도시 주택 공급을 늘리고, 지방 거점 도시를 육성하는 정책을 마련하는 등 지방 도시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부동산 정책 또한 추진해야 한다"며 “지방 도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산업을 유치하고 교통, 교육, 의료 등의 인프라를 개선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인구 유입을 촉진하고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각종 제도 개선 필요성도 지적했다. 송 대표는 현재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대표적인 법 개정 사항으로 종합부동산세 등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와 대출 규제 완화를 꼽았다. 그는 “투기 방지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게 엄격한 규제는 시장의 유동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일부 규제를 완화해 거래시장이 활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무주택자와 신혼부부 뿐만 아니라 저가주택도 실수요자로 포함하여 우대하고 고가전세 임차인과 비교하여 청약 제도의 강화 및 포인트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재건축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별 용적률을 상향과 거래를 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는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을 높여 사업 추진을 촉진할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에경초대석] 김진국 넥스트레이드 전무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새로운 거래 문화 조성 앞장서겠다”

내년 3월 국내 주식 거래 시장이 한국거래소 단독 체제에서 복수 시장 체제로 운영된다. 지난 2013년 우리나라에서 대체거래소(ATS) 제도가 처음 만들어진 이후 12년 만이다. 대체거래소는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쳐 내년 3월4일 출범을 앞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가 있다. 대체거래소 자체가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낯선 개념이지만 내년부터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늘어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넥스트레이드 본사에서 김진국 넥스트레이드 전무를 만나 운영 방식, 향후 전망 등을 들어봤다. 김 전무는 1994년 금융감독원에 입사해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장까지 역임한 인물로 지난 2022년 넥스트레이드에 핵심 인력으로 합류했다. 김 전무는 인터뷰 중 나온 ATS 거래 방식에 대한 질문에 직접 손으로 써가며 설명하는 등 전문가의 면모를 보였다. 다음은 김 전무와의 일문일답. -넥스트레이드가 설립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대체거래소 제도가 만들어진 건 지난 2013년으로 10년이 넘었다.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제도가 만들어졌고 그 이후로 여러 시도들이 있었으나 거래 한도가 5%로 제약이 있다 보니 도입이 쉽지 않았다. 이후 지난 2022년부터 금융투자협회를 중심으로 설립준비위원회가 발족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협회 주도 하에 증권사들이 참여하기 시작했고 법률 검토와 자본 출자, 추후 영업 방식 등에 대해 외부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받으면서 지난 2022년 11월10일 창립총회를 거쳐 11월11일 법인을 설립하게 됐다. -오랜 시도 끝에 최근에야 도입이 가능했던 이유는. ▲코로나 이후에 우리 자본시장이 양적으로 크게 성장을 했다.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새로운 대체 거래 플랫폼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으로 생겨났고 이 과정에서 증권사들도 영업 수익 증가로 투자 여력이 늘어났다. 이러한 요소가 맞물리면서 비등점에 도달했던 게 아닌가 싶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갑자기 해결됐다기보다는 여러 요소가 맞아떨어져서 비로소 대체거래소가 탄생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외에 비슷한 사례가 있나. ▲해외 사례를 보면 우리나라와 가장 유사한 시장 형태를 갖고 있는 곳이 호주다. 호주의 경우 증권거래소인 ASX가 출범 있는 상태에서 지난 2011년 차이엑스(Chi-X, 현 CBOE)라는 대체거래소가 출범했다. 대체거래소 출범 이후 가장 먼저 나타난 변화가 거래 규모 증가에 따른 시장 볼륨의 확대였다. 두 번째로 나타난 변화가 ASX의 거래 수수료가 인하됐다는 점이다. 2011년 당시 차이엑스가 공격적으로 움직이면서 경쟁이 이뤄지다보니 대략 절반 수준으로 수수료가 떨어졌다. -우리나라도 호주의 사례처럼 변할 것으로 예상하나. ▲호주 시장을 봤을 때 대체거래소의 등장이 시장 볼륨 증가와 거래 비용 감소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두 개의 시장이 움직이면서 차익거래 기회가 발생했고 시장 자체적으로 주식 스프레드(매수와 매도의 가격 차이)가 좁아지는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대체거래소 제도 도입 이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개의 플랫폼이 운영되면 혼란이 있진 않을까. ▲두 개의 거래 플랫폼이 형성되는 것을 두고 파이를 나눠 갖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그보다는 새로운 수요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시장 간 아비트리지(차익거래)다. 예를 들어 호가가 동일한 상품도 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의 호가가 서로 다르다고 하면 일시적으로 주식 스프레드(매수와 매도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서 차익 거래를 할 수 있는 수요도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로 인해 시장의 유동성이 확대될 수 있고 호가 깊이가 강해지는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 -차익거래를 노리는 일명 '단타족'이 늘어나면 전산 과부하 가능성도 높지 않나. ▲단타족이나 스캘핑 전략을 이용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 전산 시스템에 과부하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현재 넥스트레이드에서 설계하고 있는 거래 시스템은 1초에 약 4만건을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4만건이면 기존 시장 대비 1.5배에서 2배 정도 빠른 처리 속도다. 처리 용량도 확대하고 전산 트래픽도 여유 있게 운영하려고 준비 중이다. -수요 창출과 수수료 인하 외에 또 다른 효과는. ▲단일 체제에서 복수 체제로 가게 되면서 경쟁으로 인한 효과도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까지는 거래소에서 제공하는 것만 투자자들이 이용할 수 있었지만 대체거래소가 나타나게 되면 양 거래소간 경쟁에 따른 변화가 발생하고 그 변화는 결국 소비자의 이익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문화를 형성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넥스트레이드의 존재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 -아직 투자자들에게는 낯선 개념이다. 주식 매매 화면이 어떻게 달라지는 건가. ▲크게는 총 3가지 화면이 나오게 된다. 우선 호가창을 가운데 두고 KRX를 메인마켓으로 띄우고 다른 한쪽에 넥스트레이드를 보여주는 방식이 가장 일반적인 화면이 된다. 또 다른 화면은 KRX만 보여주는 화면이 있을 수 있고 넥스트레이드만 보여주는 화면도 생길 수 있다. 각 증권사별로 UI·UX를 다르게 구성할 수 있다. 얼마나 더 보기 쉽게 두 거래소의 정보를 담아서 투자자에게 표출시키느냐에 따라 증권사의 경쟁력도 달라질 수 있다. -현 거래 체제와의 가장 큰 차이점과 넥스트레이드만의 경쟁력이 궁금하다. ▲가장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투자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거래 시간이다. 오전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12시간동안 주식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거래소보다 좀 더 빠르게 시작하고 기존 거래소 장 마감 이후에도 더 여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출범 첫 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예상한다면. ▲한국거래소의 마켓셰어 4~5% 정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년 내 1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출범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을 하나 꼽자면. ▲내부적으로는 인력 확충이 가장 힘들었다. 증권업이긴 하지만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측면에서 넥스트레이드는 벤처 회사 성격이 짙다.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려고 하니 야근이 잦은 편이라 IT 인력이 많이 필요한데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많다. 외부적인 측면에서 보면 한국거래소와 거래 시간을 정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다. 지금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거래 시간을 확정했지만 이 부분을 정할 때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럼에도 한국거래소가 대승적으로 이러한 부분을 수용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한다. -인지도 측면에서 출범 초반에는 어려움이 클 텐데.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는데 개별 소비자에게 일일이 대체거래소를 홍보하는 데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넥스트레이드의 독자적 마케팅 활동은 사실상 수행하기 어렵다. 그래서 직접 홍보하기보다는 증권사나 대형 기관들에게 넥스트레이드를 선택했을 때 갖게 되는 이점 등을 설명하는 등 B2B 방식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증권사 홈페이지나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MTS)·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에서 거래 시간 등을 알리는 게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해외 주식 거래가 국내에서 처음 시행될 때 증권사들이 사용했던 전략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증권사들의 협조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나. ▲주요 증권사 7개사는 넥스트레이드와 꾸준히 함께 가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넥스트레이드에 1차적으로 참여하겠다고 의향을 밝힌 기업들과도 긴밀히 소통, 협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톡 채팅방처럼 증권사들과의 채팅 시스템을 구축해서 각사의 IT 부서나 업무개발팀 등과 자료를 공유하고 교류하고 있다. -ATS 거래를 위해서 SOR 시스템을 새로 개발 중이라고 들었다. ▲맞다. SOR(Smart Order Routing, 주문 처리 프로세스)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달 중 베타버전을 증권사에 배포할 예정이다. SOR 시스템은 각 시장별 시세 정보와 거래데이터를 분석해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거래시장으로 주문을 집행하는 시스템이다. 복수 시장 체제가 운영되면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으로 증권사들과 넥스트레이드가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솔루션 도입 비용이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넥스트레이드에서 추진해서 증권사에 배포하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실제 거래는 언제부터 시작되나. ▲내년 3월4일 본격적으로 출범하게 되면 바로 거래가 가능하다. 하지만 투자자들도 초반에는 복수 시장 체제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출범 첫 주에는 10종목에 한해 거래할 수 있고 일주일 간격으로 60종목, 100종목 등 거래 가능 종목이 추가될 예정이다. 3월 마지막주 월요일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합쳐서 총 800종목이 모두 거래된다. -향후 더 많은 대체거래소가 나올 수도 있다고 보는지. ▲거래소간 독립성만 확보된다면 넥스트레이드 외에도 제2, 제3의 ATS가 나올 수 있고 더 늘어나더라도 업무 설계나 운영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경우 현재 총 3개의 거래소가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인가 절차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현재는 시장 출범, 개설이 가장 급선무다. 그리고 시스템 구축과 증권사와의 시스템 연계가 가장 큰 이슈다. 이후 시장이 구축되고 나면 안정적으로 운영해나가는 것이 목표가 될 것 같다. 향후에는 ETN·ETF를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해나갈 계획이며 장기적으로는 유럽이나 미국 시장과의 연계 거래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미국 시장 거래 시간에 맞게 그 시간대에 거래가 가능해지면 국내 투자자들도 글로벌 마켓 트렌드에 맞춰 주식을 리밸런싱하거나 의사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복수 시장 체제는 국내에서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려움도 크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혹시라도 부족한 점이 있다면 지적해주셨으면 한다.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시장인 만큼 애정을 갖고 지켜봐주면 좋겠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파워 인터뷰] 김경희 한국가스공사 기술기획실장 “LNG 인프라 확장, 호흡 고르는 시간 필요”

“거스를 수 없는 변화의 시대, 공공·민간 모두 국가 기간사업자로서 협업해 공공성과 효율성 두 가지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국내 천연가스 인프라 건설의 기본 틀을 그리는 김경희 한국가스공사 기술기획실장은 지난달 30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가스공사는 물론, 천연가스 시장 변화에 따라 국가 기간산업에 참여하는 사업자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 같이 밝혔다. 천연가스 직수입 확대로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에 반영된 천연가스 저장시설 이외의 민간사업자 독자적인 인프라 확장 등 각 기업의 이윤 극대화를 위한 추가적인 인프라 구축이 계속될 경우에는 좌초자산화가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 실장을 만나 국내 천연가스 저장시설 과잉투자 논란에 대한 의견과 향후 가스공사의 천연가스 인프라 건설 전략 및 투자계획 등을 들었다. -국제적으로 우리나라의 액화천연가스(LNG) 설비 투자가 과잉됐다며 좌초자산 리스크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어떻게 생각하나. ▲기존에는 경제성이 있어 투자가 이뤄졌으나 환경 변화에 따라 가치가 하락하고 부채가 돼버리는 자산을 '좌초자산'이라 한다. 좌초자산의 발생 원인인 과잉 투자는 국가 전체 천연가스 수요를 저장·공급하기 위해 요구되는 설비 규모를 초과해 구축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 LNG 설비에 대한 과잉 투자로 발생하는 좌초자산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다만, 이는 수급계획 상 천연가스 장기수요를 고려한 적정 저장시설 규모와 건설 계획을 수립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가소비용 직수입 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일부 민간 부문에서의 국가 수급계획 이외의 추가적인 설비 구축 계획에 대한 우려라고 판단된다. 특히, 향후 국가 전력수급 정책 등에 따라 LNG 발전 수요가 더욱 줄어들 경우 국내 기존 LNG 설비의 효율성 저하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렇듯 과거와 달리 급변하는 국내 천연가스 시장에서 과잉 투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나아가 기존 인프라의 효율적 활용을 제고할 수 있도록 시장의 모든 참여자가 이전보다 신중한 입장을 취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특별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국내 다수 기업의 영리활동을 강제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설비 과잉투자로 발생될 중대한 문제를 꼽는다면? ▲물론 국내 민간 기업의 이윤 추구를 위한 영리 활동을 적극적으로 규제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도 근본적으로 짚어봐야 할 문제로는 민간부문의 과잉 투자로 인한 가스공사 인프라의 효율 저하는 결국 도시가스 요금 상승을 유발해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점이다. 직수입 시장 확대 추세와 더불어 민간기업은 LNG 설비 건설 등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천연가스 수요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국가 수급계획을 초과한 설비투자, 즉 과잉투자는 국가 기반시설 및 도시가스사 설비의 효율 저하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또한, 이러한 LNG 설비의 효율 저하는 인프라를 구축·운영하는 데 투입된 비용은 동일한데 수요, 즉 판매량이 줄어 설비 효율이 저하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가스요금 구조상 원가를 상승시킴으로써 결국 국민들이 부담하는 가스요금 상승을 초래하게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민간기업의 국내 LNG 터미널 경쟁적 확장은 몇가지 중요한 기술적 문제도 초래한다. 전국 모든 LNG 터미널에 저장된 천연가스는 대부분 우리나라 전체에 거미줄처럼 매설된 천연가스 배관망을 통해 각 수요처로 송출되는 구조다. 배관망은 물성적 한계 및 배관 말단 압력 유지 등 기술적 요인으로 인해 각 LNG 터미널에서 배관망을 통해 송출할 수 있는 총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국 각 LNG 터미널이 인접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상호 송출제약이 불가피해 국가 전체적으로 인프라 효율 저하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천연가스 산업에서의 인프라 투자는 수조 원이 투입되는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각 시장 참여자의 사회적 책임이 특히 강조돼야 하는 분야이다. 국민 편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국가적 관점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투자 결정이 필요하다. LNG 설비 과잉 투자로 인해 국민의 가스요금 부담 증가가 예상될 경우에는, 제도 개선을 통해 모든 참여 사업자의 책무를 강화시키는 방안도 고려해볼 시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결국 국가 기간산업 참여 사업자는 '사회적 책임을 전제로 한 영리활동'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민간기업의 이윤 추구를 위한 영리활동이 도시가스 소비자 요금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나. ▲국내 천연가스 수요는 크게 세 종류로 구분된다. 각 가정의 난방 등을 위한 민수용, 제조업 등에 사용되는 산업용, 전력 생산을 위한 발전용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산업용 및 발전용 천연가스는 그 수요가 일정하고 사용되는 양이 많아 천연가스 공급 설비의 효율이 높은 이른바 '양질 수요'로 평가된다. 반면, 가정에 사용되는 민수용 도시가스는 난방이 필요한 겨울에 수요가 집중되는 동고하저 패턴으로, 산업용 및 발전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급설비 효율은 좋지 않으며, 설비 운영비용은 높은 편이다. 그간 가스공사는 이러한 설비 효율 저하를 발생시키는 민수용 가스를 산업용 및 발전용의 양질 수요와 함께 통합 운영해 비용 상승을 억제해 왔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민간부문의 직수입량 급증으로 산업용·발전용 수요를 자체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최근 가스공사의 양질 수요가 약 20%까지 감소한 실정이다. 각 가정에 대한 민수용 요금상승의 일부는 이 같은 상황에서 기인한다. 가스공사는 적정 소비자 요금을 산정하기 위해 가스 공급에 지출된 전체 비용에 해당 수요량을 나누어 공급 단가를 결정한다. 기간산업 특성상 대규모 자원을 투입해 천연가스 공급설비를 구축한 이후에는 수요량이 줄더라도 지출되는 비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자가소비용 직수입 시장의 성장으로 기존에 가스공사가 공급하고 있었던 양질 수요가 직수입자 수요로 계속 이탈하면, 가스공사 설비 효율은 급격히 악화돼 각 가정의 가스요금 상승 폭이 더욱 커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대 천연가스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가스공사도 과잉투자와 그에 따라 발생되는 좌초자산, 공급비용 상승에 대해 고심하고 있을 것 같다. 대책이 있나. ▲신규 LNG 터미널에 대한 민간사업자의 본격적인 투자계획이 발표되고 있는 최근 몇 년간 가스공사는 다양한 방법의 시도를 통해 시장 안정화 방안을 모색해 왔다. 그중 민간사업자의 과도한 터미널 구축을 예방하고, 수요자에게 안정적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가스공사의 저장·배관시설을 민간에 임대하는 '시설이용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국내 천연가스 터미널의 전반적인 효율을 유지하고, 각 가정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비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저장용량의 50%를 민간 사업자에게 임대하는 것을 전제로 현재 건설 중인 가스공사의 당진 LNG 터미널은 국가 전체 천연가스 수요의 50% 이상이 집중돼 있는 수도권에 가스를 공급함으로써 인근지역 터미널의 과잉투자를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가스공사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과 함께 국가 전반적인 관점에서 국가 저장시설 적정 규모 산정 용역을 진행 중이며, 장기적으로 LNG 설비의 효율적 활용 방안도 모색해 그 결과를 정부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가스공사는 설립 취지에 맞게 국민 생활의 편익 증진과 공공복리 향상에 이바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만, 천연가스는 전 국민이 이용하는 공공재로서 가스공사를 비롯한 모든 참여 사업자들이 대국민 '에너지 복지 우선'이라는 원칙 아래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아야 될 시기가 도래했다고 생각한다. -대국민 에너지 복지를 위한 천연가스 기간산업 참여 사업자들의 역할에 대해 고심이 큰 것 같다. 천연가스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 참여 사업자들에게 전할 말씀이 있다면. ▲천연가스 산업은 지난 40년간 국가 발전과 함께 많은 성장을 이룩해 왔으나, 현재는 탄소중립을 중심으로 한 정부 에너지 정책 변화로 그 성장세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천연가스는 다음 세대로의 에너지 대전환 과정에서 브릿지 연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그 중요성이 여전히 강조되고 있어 참여사업자로서의 책임이 막중한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제 천연가스 공급이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고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적극 대비해야 하는 만큼, 보다 성숙하고 건전한 천연가스 시장 질서를 조성해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탈탄소로 귀결되는 새로운 시대적 흐름에 부응해 어떤 역할로 국민과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대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창간 35주년] “푸드테크 발전이 인구위기 해법 기여할 것”

“푸드테크(Food Tech)는 사회구조 변화로 발생하는 식품 연관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창발기술입니다. 푸드테크를 한류 K-문화와 연계해 미래핵심산업으로 육성하면 향후 10년 내 반도체를 넘는 대한민국 1등 수출산업이 될 수 있습니다." 이기원 한국푸드테크협의회 공동회장 겸 서울대 푸드테크학과장은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맞닥뜨린 국내 식품산업의 대처 해법으로 푸드테크 산업의 발전을 제시하며, 정부와 국민들의 푸드테크 육성 지원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강조했다. 지난 2022년 6월 출범한 한국푸드테크협의회는 혁신산업으로서 푸드테크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정부 산하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산업계, 학계가 협력하는 합동기구다. 올해 연임에 성공한 이기원 회장을 포함해 신세계푸드·롯데중앙연구소·트릿지 등에서 회장단을 구성하고 있다. 급락하는 국내 출산율과 급증하는 고령인구화로 대한민국은 소비인구 감소와 제조노동력 부족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이런 위기상황을 극복할 대안으로 첨단기술과 융복합하는 푸드테크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미래인구 증가와 기후위기 심화로 자원고갈 문제의 심각성을 국내보다 더 인식하고 있는 주요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푸드테크를 미래 혁신산업을 점 찍고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기원 회장은 “푸드테크는 기존 시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의 협동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로봇 도입으로 구인이 어려운 급식 사업장의 인력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식품 공장을 자동화해 위생과 품질, 안전 문제 부담도 덜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푸드테크 시장이 식품뿐만 아니라 외식, 유통, 의료, 환경 등 다양한 분야로 혁신 속도를 높이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국내시장 규모는 약 600조원, 글로벌 시장은 50배인 4경원으로 추정될 만큼 미래 성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다. 특히, 푸드테크 산업 핵심으로 '개인 맞춤'을 꼽으면서 “인구 감소 추세에도 1인 가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기술 고도화까지 맞물리며 먹는 것과 관련해 수요자들의 자기 주도적 소비 성향도 짙어졌다"고 이 회장은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기존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까지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푸드테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따라서, 개별 취향을 고려한 개인 맞춤형 영양 식품, 키오스크·식당 예약 애플리케이션 등의 첨단 주문 시스템, AI(인공지능)를 활용한 가전제품 등이 해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이상기후와 토지·사료사용,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한 스마트팜과 대체육, 그린바이오 등의 적정기술 개발도 활발하다고 덧붙여 말했다. 이 회장은 한국이 푸드테크 전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사업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새 문화와 기술을 만들어 소비하는 속도가 빠른 나라"라고 언급한 이 회장은 “한국을 시험대로 삼아 수출유망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글로컬라이징(지역별 특색을 살린 세계화)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로컬라이징의 선행 과제로 인재 양성과 첨단기술 개발을 위한 창발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이 회장은 강조했다. 특히, 푸드테크에 대한 관점이 제각각인 민·관·산·학 간 산업 분류를 확실시해 불협화음을 해소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통과를 앞둔 푸드테크 육성법 제정도 촉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푸드테크협의회는 오는 11월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와 대한상공회의소, UN산업개발기구(UNIDO) 등과 '월드 푸드테크 엑스포'를 연다. 이 자리에서 글로벌 푸드테크 사업 모델로 '월드푸드테크협의회'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사회 구조 변화에 따른 인력난 등으로 푸드테크 산업을 키우는 것은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 세계의 현안"이라면서 “월드푸드테크협의회 100여개 국가 가입을 통해 AI와 로봇, 무인매장, 식당과 급식 등에 적용되는 표준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창간 35년 인터뷰] 서용석 교수 “개발·확장·성장 패러다임 벗어나야…법·제도·시스템 재설계 필요”

“인구구조 변화는 미래 대한민국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개발, 확장, 성장이라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성숙한 사회로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된다는 전제로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에 있어서 법과 제도, 시스템을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서용석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26일로 창간 35년을 맞는 에너지경제신문과 지난 3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서용석 교수는 우리나라의 대표 미래학자로 꼽히고 있다. 앨빈 토플러와 미래학 분야의 양대 산맥으로 평가받는 짐 데이터 교수의 한국인 제1호 제자이기도 하다.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에서 미래학개론과 미래사회 변화구조 등을 가르치고 있다. 정부의 각종 미래정책 수립 등에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정책 자문을 활발히 펼쳐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밝힌 저출생 대응 관련 부총리급 정부 부처 신설 등 구상도 서 교수의 정책 제안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서 교수는 '인구전쟁 2045' 등 미래 관련 저서를 펴낸 바 있다. 현재 카이스트 국가미래전략기술 정책연구소장과 미래전략연구센터장 등을 맡아 과학기술에 기반한 다양한 미래를 조망하고 국가 차원의 미래 전략과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문술미래전략대학원은 지난 2013년 인류가 당면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래전략 전문가 양성을 위해 설립됐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의 재정위기 심화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아세안(ASEAN) 국가 등 아시아의 주도적 역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인류는 고령화, 빈부격차, 만성적 실업, 에너지 고갈, 환경오염, 기후변화, 물 부족 등의 문제에 직면해 범지구적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변화하는 국제정세와 지구 환경 속에서 과학적 이론과 방법론에 근거한 미래전략 고급인력 양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다음은 서용석 교수와의 일문일답. ◇ “기술·기후·인구 등 구조적 변화 3대 動因과 플러스알파 '불확실성' 주목해야" - 미래학자가 보는 앞으로 우리나라 변화상이 남다를 것 같다. ▲ 기본적으로 미래연구는 변화에 대한 연구입니다. 대학원에서는 기본적으로 구조적 변화의 3대 동인(動因)에 더한 '플러스 알파'(+ α)에 주목하고 있다. 구조적 변화의 3개 동인은 기술, 기후, 인구다. 플러스 알파는 불확실성이다. 구조적 변화의 동인과 불확실성은 모든 나라에 해당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특히 이러한 변화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불확실성에도 크게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적 변화들이 가져올 미래가 낙관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경제는 쪼그라들고 사회는 역동성을 잃어갈 것이다. 기후위기가 더욱 심화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기술은 우리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 한정된 일자리를 놓고 경쟁과 격차는 더욱 심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는 원인으로는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의 빈번한 발생, 초연결성의 확장, 파괴적 기술혁신으로 인한 의외성의 증가 등을 들 수가 있다. - 우리에게 닥칠 미래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 먼저 미래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 기상이변으로 인한 자연재해의 빈번한 발생이다. 자연재해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범위와 정도 또한 기존 재해의 규모를 뛰어넘고 있다. 불확실성 증가를 견인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은 전 지구적인 동기화 현상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의 통신·교통 기술의 발전은 전 지구를 1일 생활권으로 연결시키는 초(超)연결 시대를 열었다. 이 시대는 전 지구적인 동기화 현상을 가져왔다. 위기의 전파력도 높아졌다. 단일 지역이나 국가에서 변수를 통제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진 것이다. 우리가 현재 목도하고 있는 와해적 기술의 발전도 많은 의외성을 나타냈다. 어느 순간에 특이점에 도달했을 때 우리는 예상치 못한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그 어느 사회보다 급변하는 환경으로 인해 다양한 극단적 사건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자연재해나 인위적 재난은 대한민국이 직면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극단적 사건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엄청난 폭우와 폭설, 강력한 태풍 등의 풍수해, 블랙아웃, 원전사고, 대지진, 백두산 폭발 등이 가져올 영향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수 있는 재해나 재난이다. 자연재해 외에도 남북관계의 급변, 통일, 전쟁, 주한미군의 전면 철수 등은 비단 우리나라와 한반도 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 질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일대 사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인구정책은 다른 정책과 달라…단기간 성과 집착 말고 중장기적으로 봐야" - 정부와 사회가 그간 오랫동안 많은 노력했는데도 왜 인구감소, 저출산 문제가 풀리지 않는가. ▲ 인구정책은 경제나 산업정책 등 다른 정책과 결이 많이 다르다. 저출산은 그 원인이 복잡하고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정책의 효과도 미미하고 성과도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는다. 중장기적으로 바라보면서 이뤄져야 될 부분이다. 특단의 대책이나 강력한 추진력으로 해결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저출산 대책 대부분이 고용, 주택, 교육 등의 구조적 원인에만 처방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구조적인 문제 외에도 개개인들이 갖고 있는 가치관의 변화와 심리적 요인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저출산과 관련해 우리 사회의 내러티브(어떤 사건 등의 인과관계를 설명하고 예측하는 서사)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돈이다. 결혼, 출산, 양육에는 많은 돈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기회비용도 포기해야 한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연금은 고갈되고 생산인구가 줄면서 경제도 축소된다는 등의 내러티브가 근간을 이루고 있다. 정부도 출산을 경제적 지원이나 경제적 가치로만 연결하는 인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 저출산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용이나 경제적 손실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는 내러티브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미디어가 바뀌어야 된다. 일부 프로그램을 보면 아이를 낳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너무 극단적이고 과장된 면만 부각시키고 있다. 그런 프로그램들은 더 이상 콘텐츠를 만들거나 편성해서도 안 된다. 조금 다른 소통 채널을 통해 특화된 콘텐츠들을 만들어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쪽에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가족의 소중한 가치, 가족이 주는 행복 등으로 콘텐츠를 구성해서 사회의 내러티브가 바뀌어야 한다. ◇ “노동력 부족문제 우려 안돼…경제의 질 높일 수 있는 방안 고민해야" - 인구가 줄어들면 무엇보다 경제규모가 작아지고 결국 구성원들이 먹고 살기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 노동력 부족 문제가 크게 우려되지는 않는다. 생산가능인구의 축소는 1인당 생산성 향상, 여성 인력이나 고령자들의 경제사회활동 참여 증진, 적극적인 기술 활용 등으로 일정 부분 만회할 수 있다. 기술의 경우 일자리를 대체한다기보다는 오히려 사람과 협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해서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가자는 것이다. 다만 문제는 소비할 수 있는 인구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소비력이 감소하면 기업의 매출과 이익은 줄어들 것이다. 정부의 세수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전반적으로 경제 자체가 쪼그라들 것이다. 결국 내수보다는 해외 수출에 더욱 의존적인 경제가 될 수도 있다. 비록 경제 규모는 작아지더라도 경제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우리 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동해야 한다. 스위스 같은 경우 인구는 적지만 엄청난 산업을 갖고 있다. 고부가가치 산업을 집중적으로 발전시킨다면 사람은 줄어들더라도 오히려 경제 규모는 커질 수 있고 1인당 생산성도 높아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구성원들이 보다 윤택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의견이다. ◇ “수도권 과도한 집중은 결국 경쟁 격화시켜…출산율에도 나쁜 영향을 미쳐" - 인구감소는 수도권·지방 간 격차를 더 벌어지게 하는 문제도 불러올텐데. ▲ 수도권으로의 과도한 인구 집중은 결국 경쟁을 격화시켜 출산율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게 된다. 서울의 합계출산율(0.53)이 전국 평균(0.72)보다 낮은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지방의 경우는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고령화율이 40%가 넘어간 지역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일부 지역은 인구 소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콤팩트 시티, 광역행정구역 개편 등에 논의가 하루빨리 진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지역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재고해야 한다. 지금도 지역에는 사람과 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가 많다. 기존에 있던 버스 노선, 철도역 등이 사라지고 있다. 앞으로는 새로운 인프라에 대한 투자보다는 기존 인프라의 유지·관리·보수에 들어가는 비용이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연금개혁 관련 국민토론·공론화 보며 본격적인 세대 간 갈등은 지금부터 시작이라 생각" - 인구 감소 대책·정책을 놓고 세대 간 갈등이나 대립 조짐도 보이는데. ▲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동시에 고령화의 사회적 영향은 이제 부분적으로 감지되는 단계이다. 고령화로 인한 사회 갈등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제도 효과에서 주로 연유한다. 제도 효과란 인구구조의 변화로 기존 제도나 정책이 변화되었거나 새로운 제도 및 정책 도입으로 나타나는 영향이다. 연금개혁, 대학구조조정, 교원공급 조정,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등이 그 사례다.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직장, 국가의 각 사회 영역의 제도 변화 과정, 예컨대 가치나 규범, 분배구조, 권력구조의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의 상충과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고령화의 현 단계에서 고령화의 미래에 대한 우려는 많으나 제도적 파급성은 아직 크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향후 진행되는 압축적 고령화는 여러 사회 영역에서 높은 수준의 제도적 재배열을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이 과정에서 집단 간 이해관계의 상충이 빈발하는 상황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 세대 간 갈등이나 대립은 앞으로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것 같나. ▲ 최근에 연금개혁과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국민토론이나 공론화를 지켜보면서 본격적인 세대 간 갈등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특정 세대가 다른 세대로 인해서 자신들 세대가 손해를 보거나 희생한다고 생각하면 사회의 분배체계에 대한 사회적 불만과 이의가 확산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세대 간 자원분배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와 사회체계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며 세대 간 형평성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다른 연령 세대에 공격적 태도를 보이게 될 것이다. 특정 집단의 불만이나 항의가 정치적으로나 조직적으로 형성되면 세대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 한다. 새로운 정치적 조직체를 만들거나 집합행동을 도모하며 정치적 동원을 시도하게 될 것이다. ◇ “인구감소·고령화 전제로 정치·경제·사회·교육 등 법·제도·시스템 다시 설계해야" - 인구구조가 바뀌면 시회 전반의 패러다임도 달라지지 않겠나. ▲ 기본적인 전제부터 바뀌어야 한다.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된다는 전제로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에 있어서 법과 제도, 시스템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행 연금제도가 대표적이다. 지금의 연금제도는 인구가 증가하고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전제하에 만들어진 제도다. 저출산 뿐만 아니라 고령화도 우리가 무시 못할 엄청난 쓰나미로 다가올 것이다. 일단 65세 이상을 고령자로 볼 때 그 인구가 조만간 30~40%를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85세 이상 초고령자들이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엄청난 숫자로 급증할 것이다. 결국은 돌봄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정부 혼자서 저출산이나 고령화로 인해 발생하는 돌봄 수요을 모두 감당할 수 없다. 이는 지속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결국 커뮤니티로 구성된 지역사회가 일부 담당을 해야 된다. ◇ “돌봄공동체 일원으로 기업 역할 매우 중요…인력 아닌 인재 양성에 집중" -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민간의 적극적인 역할도 필요할 것 같다. ▲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다. 돌봄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기업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출산과 양육, 돌봄 휴가와 휴직을 장려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휴가나 휴직으로 인한 인력 공백에 대한 동료들의 업무 부담에 대해 인센티브 제공이나 인사고과 혜택 등이 필요하다. 아울러 기업은 인력이 아닌 인재 양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작년에 23만명의 아이들이 태어났다. 이 아이들이 가진 각자의 재능을 발굴해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유능한 인재로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들이 고령자나 여성 등의 재교육과 재취업 틀을 탄탄하게 만들어 유휴 인력을 활용하고 인간과 기계와의 협업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도모한다면 인구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 구체적인 방안 중 하나로 기업 내외부에 학습 플랫폼을 구현해 평생학습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근로자들이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인구구조 변화 새롭게 설계할 중요한 기회…기존 패러다임 벗어나 성숙사회로 도약해야" - 연구하신 우리나라 미래전략 청사진을 듣고 싶다. ▲ 인구구조 변화는 미래 대한민국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기존의 개발, 확장, 성장이라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성숙한 사회로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성숙한 사회란 신뢰와 상호 호혜를 바탕으로 공평한 자원 배분이 이루어지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특히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 간의 공평한 자원 배분을 의미하는 세대 간 정의가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미래세대란 현재 세대의 결정과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만 아직 태어나지 않았거나 미성년인 관계로 그들의 권익을 현실 정치나 정책에 반영할 수 없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현재 세대의 누군가가 이들의 권익을 대변해주고 또 세대 간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정치구조가 새롭게 제시되어야 한다. 이번 22대 국회에서는 이러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대담 = 구동본 정치경제부장/부국장 정리 = 김종환 기자, 사진=유병욱 기자 ■ 서용석 교수 프로필(약력) △1969년 대전 출생 △서울 현대고 졸업 △미국 오클라호마 주립대 사학 학사 △일본 히토츠바시대학 대학원 법학 석사 △미국 하와이대학 대학원 정치학 박사 △KT경제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현) △시니어비즈니스학회 회장(현) 김종환 기자 axkj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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