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탑티어에 도전한다] ‘게임체인저’ 현대차, 미래차 시장 판 바꾼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들어 글로벌 언론사들의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 회사 중 하나다. 그동안 대중적인 차를 싸게 파는 ‘패스트 팔로워’ 취급을 받았지만 최근 들어 각종 권위 있는 상을 휩쓸며 ‘탑티어’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빌리티 시장 무게추가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시점이라는 점이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기회다.현대차그룹이 ‘게임체인저’가 되기 위한 승부처는 전기차 분야다. 토요타, 메르세데스-벤츠 등 내연기관차 강자들이 기존의 패권을 놓지 않으려다 해당 분야 진입이 크게 늦어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신생 기업인 미국 테슬라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빠른 변화와 적응력을 지닌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투자 계획을 촘촘하게 짜고 있는 배경이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2030년까지 전기차 분야에서 국내에 총 21조원을 투자한다고 선언했다. 동시에 올해 35만대로 예상되는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2030년 144만대까지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144만대는 2030년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의 45%에 달하는 물량이다. 양사는 이 시기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을 323만대로 계획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전기차 개발·수출 지원, 경쟁력 있는 ‘K-배터리’ 회사들과의 협업 등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현대차·기아가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투자하는 21조원은 전기차 생산 능력 확충과 전용 전기차 라인업 다양화 및 부품·선행기술 개발, 인프라 조성, 그리고 전기차 관련 다각도의 신사업을 모색하는 전략제휴 등에 활용된다. 특히 기아의 경우 오토랜드 화성에 국내 최초 신개념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만들 예정이다.현대차그룹은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업체들이 내연기관차 시대를 주도했던 과거와는 달리 전기차 시대에는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과 가치로 판도를 뒤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도약한다는 의지가 강하다.현대차그룹은 확실한 탑티어 도약을 위해 성공적으로 달려오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25만 2719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톱5’에 진입했다. 올해 1분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는 7만 6801대로 전년 동기(4만 4460대) 대비 73% 증가했다.현대차는 제네시스 포함 2030년까지 18종 이상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올해는 아이오닉 6를 필두로 2024년에는 아이오닉 7이 출시된다. 기아는 13종의 전기차를 출시한다. 올해 EV6의 고성능 버전인 EV6 GT에 이어 내년에는 EV9을 선보인다. 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도 현대차그룹이 눈여겨보고 있는 미래 먹거리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자율주행업체 앱티브와 합작사 모셔널을 세워 자율주행 기술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래에 운전자가 없는 차의 내부를 구현한 ‘온돌방 모빌리티’를 공개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UAM은 국내에서 ‘팀 코리아’를 결성하는 한편 미국에 법인을 세우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인천공항공사, 대한항공, 현대건설, KT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이들은 △UAM 생태계 구축 및 사회적 수용성 증대 활동 협력 △UAM 산업 활성화를 위한 공동 노력 수행 △UAM 사업 협력 로드맵 공동 추진 및 실증사업 협력 △K-UAM 로드맵 및 UAM 팀코리아 활동 공동 수행 등을 위해 힘을 모은다.현대차그룹의 미국 UAM 법인인 슈퍼널은 최근 영국 코번트리에 UAM 수직 이착륙장(버티포트) ‘에어원’을 세웠다. 에어원은 전세계 최초로 건립된 UAM용 수직이착륙장이다. 수직이착륙기(eVTOL)와 승객용 항공 택시, 물류용 드론 등이 이 곳을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UAM 시장이 2040년까지 7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 취임 시기와 맞물려 미래차, 로봇 등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을 진행해왔다"며 "새로운 모빌리티와 로봇 기술의 접목이나 수소전기차 시장 확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es@ekn.kr현대차 울산공장 전기차 생산 라인.

[글로벌 탑티어에 도전한다] 증권가, 해외시장 영토확장 ‘분주’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윤하늘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기 위해 신흥국, 선진국 가리지 않고 해외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법인 신설은 물론 해외법인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흡수합병 등도 단행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다양한 기업들과 손잡고 대형 인수금융 딜을 주관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미래에셋, 美자회사 지배구조 개편...하나금투, 베트남 이어 홍콩 진출 검토국내 증권사 중 ‘금융수출’의 선두주자는 단연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전 세계 10개 지역에 진출해 12개의 해외법인(미국, 영국, 브라질, 중국,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몽골, 인도)과 해외사무소 3곳(북경, 상해, 호치민)을 운영 중이다. 작년 말 기준 해외법인의 자기자본 규모는 총 3조6000억원으로 국내 전체 증권사 해외법인의 48%를 차지한다. 해외 각국에 맞는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한편, 각 법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1일 미래에셋시큐리티홀딩스가 100% 자회사인 미래에셋웰스매니지먼트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래에셋시큐리티홀딩스는 미국 내 통합 경영시스템 구축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번 합병은 미국 내 법인의 비즈니스를 통합, 확장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하나금융투자는 그간 주요 증권사 가운데 해외사업 비중이 미미했지만, 작년 3월 이은형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의 취임을 계기로 글로벌 사업을 조금씩 확장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3월 베트남 1위 국영은행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의 증권 자회사인 BIDV 증권(BIDV Securities) 지분 35%를 1420억원에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인수로 하나금융투자는 BSC 증권 2대 주주로 등극했다. 하나은행이 지난 2019년 BIDV 지분 15%를 취득해 2대 주주로 올라선데 이어 하나금융투자도 BIDV 증권 경영 참여를 통해 디지털 전환과 신사업을 총괄할 계획이다. 하나금융투자는 현재 하나은행 홍콩 계열사인 KEB하나글로벌재무유한공사(KHGF) 지분 100%를 인수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지분 인수를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인수를 완료할 경우 하나금융투자는 처음으로 홍콩 해외법인을 보유하게 된다. ◇ KB증권, 인도네시아 현지법인-NH투자증권, 런던법인 출범KB증권은 지난 2월 14일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KB 밸버리증권(KB Valbury Sekuritas)을 공식 출범했다. 2000년에 설립된 인도네시아 중견 증권사인 밸버리증권 지분 65%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이 회사는 18개 지점망을 바탕으로 리테일 브로커리지에 강점을 가졌다. KB증권은 자사의 우수한 IT 서비스, 자본력을 활용해 기업금융(IB), 홀세일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또 이미 진출한 KB국민은행 등 계열사 4곳과 시너지를 창출해 인도네시아와 동남아시아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증권사로 키운다는 구상이다.IB 부문 전통의 강자 NH투자증권도 해외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7일 런던 법인을 출범시켰다. 이를 교두보로 글로벌 IB 역량을 강화해 향후 해외법인 수익을 현재 600억원대에서 1000억원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NH투자증권 런던 현지법인은 다양한 글로벌 IB딜을 소싱해 국내 투자자에게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글로벌 IB와 파트너십 체결 등을 통해 네트워크를 계속 확대해 유럽뿐만 아니라 북미지역을 포괄하는 글로벌 IB허브로 육성한다. NH투자증권은 금융지주 내 유일한 유럽법인으로 현지 공동투자 및 적시의 정보를 제공하고 그룹 내 핵심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 한국투자증권, 야후 등 대형 인수금융 딜 잇따라 참여해외 현지법인이 확실하게 자리 잡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초 유럽 사모펀드 PAI파트너스(PAI Partners)와 손잡고 오렌지주스 브랜드 트로피카나(Tropicana) 인수금융에 공동대표주관사로 참여하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딜에서 선순위 및 중순위 대출을 주관한다. 주관사단 중 한국 금융회사는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PAI파트너스와 지속적으로 교류해 온 홍콩현지법인 IB본부를 중심으로 본사 IB그룹과 뉴욕법인 IB본부가 긴밀히 공조하며 협상력을 높인 결과다.작년엔 미국 뉴욕에 IB전담 법인 KIS US를 설립했다. 국내 IB부문과의 시너지 제고는 물론, 미국 포함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한 딜 소싱부터 실사까지 전담하는 핵심 거점을 만든다는 취지다. 이 법인은 작년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락우드캐피탈이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프로퍼티가 소유한 655 뉴욕애비뉴 빌딩의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5000만 달러의 인수금융 딜을 도맡아 주관하기도 했다. 홍콩 현지법인도 글로벌 인터넷 플랫폼 야후(Yahoo)의 대형 인수금융 딜에 국내 금융사 중 유일하게 선순위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다. 약 53억달러(약 6조63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에서 선순위 대출의 상당 부분을 주관해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에 재판매(sell down)를 완료했다.미래에셋증권.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열린 NH투자증권 런던 현지법인 출범식에서 (왼쪽부터) 휴드 뤼지냥 영국 국제통상부 시니어 매니저, 김건 주영 한국대사, 이용성 NH투자증권 런던법인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빈센트 토마스 키비니 런던 금융특구 시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사진=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글로벌 탑티어에 도전한다] 포스코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포스코가 글로벌 철강업계 탑티어 도약을 위한 카드로 ‘수소환원제철’을 꺼내 들었다. ‘2050 탄소중립’ 선언으로 맞은 위기 상황을 기회로 만든다는 생각에서다. 철을 생산하면서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을 제로(0) 수준까지 최소화해 ‘꿈의 제철기술’이라 불린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등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기술 개발에 나섰다. 기술 개발에 최대 40조원을 쏟아부어 2050년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다. 아직 연구 초기 단계지만 개발이 완료되면 철강생산 공정 자체에 큰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철강 업계에선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에서 수소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하는 환원제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물과 함께 철이 생성되는 원리다. 현재는 석탄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를 환원제로 사용한다. 고로(용광로)에 철광석과 석탄을 넣어 1500℃가 넘는 고온에서 녹이면 일산화탄소가 발생해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하는 환원반응이 일어나는 식이다.철강업계가 수소환원제철에 주목하는 이유는 세계적인 탄소 감축 추세에 따라 업종 특성상 과다 배출되는 탄소량을 제어하지 못할 경우 최악의 경우 사업을 접어야 할 처지에 놓일 수 있어서다. 일산화탄소를 활용하는 현행 제철 공정 때문에 철강업은 온실가스 최대 배출 업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연간 약 8100만t에 달하는 탄소를 배출한다.이에 따라 수소환원제철이 실현될 경우 기존 고로 기반 제철 공정을 빠르게 대체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지난 2020년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50년 수소환원제철을 포함한 산업용 수소가 전세계 수소 수요 18%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발전용 수소 예상 수요가 42%인 점을 고려하면 비중이 높은 셈이다.수소환원제철이 도입된 제철소에는 고로가 사라진다. 현재 포스코는 세계 최대 크기인 광양 1고로(6000㎡)를 비롯해 초대형 고로 4곳을 운영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로 전환을 한꺼번에 진행하는 것보다는 상황에 맞게 단계적으로 추진하면서 동시에 기존 고로에 대한 이산화탄소 저감 활동을 줄이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아직 상용화까지 남은 기술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지만 포스코는 개발에 한창이다. 2030년까지 국책과제를 통해 포스코 공유 수소환원제철 모델 ‘하이렉스(HyREX)’ 데모 플랜트를 구축해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지난해 첫선을 보인 하이렉스는 포스코가 보유한 파이넥스(FINEX·가루 형태 철광석과 석탄을 유동환원로와 용융로를 거쳐 쇳물을 생산하는 공법)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파이넥스는 수소 25%와 일산화탄소 75%를 환원제로 쓴다. 여기서 수소 비중을 100%로 높이면 수소환원제철이 완성된다. 포스코 측은 현재 포항에서 상용 가동 중인 연산 150만t 및 200만t급 유동환원로 2기에 대해 수소 농도를 단계적으로 높여가면서 수소환원기술 개발을 이어 나간다는 계획이다.다만 기술이 완성되더라도 막대한 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방안과 철강값 급등 가능성 등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회사와 손잡고 난제를 극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에는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며 "국내외 철강사와 함께 기술 공동 연구개발 추진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jinsol@ekn.kr포스코 파이넥스 3공장지난해 말 가동을 중단한 포스코 포항 1고로

[글로벌 탑티어에 도전한다] 네이버·카카오, 구글·아마존 넘어 글로벌 ‘빅테크’로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국내 플랫폼업계 ‘빅2’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그동안 쌓아온 자신들의 실제 실력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미 격전을 벌일 태세를 마쳤다. 주종목은 콘텐츠 분야다. ◇ 네이버 ‘글로벌 3.0’…카카오는 ‘비욘드 코리아’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두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각 사의 수장으로 오른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모두 글로벌 시장 공략을 목표로 내걸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내건 키워드는 ‘글로벌 3.0’이다.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성공시킨 것이 ‘글로벌 1.0’, 라인을 포함해 웹툰·스노우·제페토·V라이브·라인웍스에 이르기까지 버티컬(수요 맞춤형) 단위의 서비스를 글로벌 규모로 성장시킨 것이 ‘글로벌 2.0’ 단계였다면, 이제는 각 사업·기술 간 시너지로 멀티플 성장을 내는 ‘글로벌 3.0’ 단계를 향해 가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2026년까지 글로벌 10억 명의 사용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비욘드 코리아(beyond Korea)’를 전략으로 제시했다. 올해 목표는 해외 매출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려, 3년 안에 글로벌 매출 비중을 현재 10%에서 30%까지 확대하겠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도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흩어져있는 조직 간의 시너지를 모색하는 데 집중한다. 이를 위해 카카오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는 주요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시너지 TF’를 조직하고 공동체 간 콘텐츠, 인프라, 네트워크 등 상호 협력 접점을 발굴한다.◇ 무기는 ‘콘텐츠’…네이버는 일본으로·카카오는 북미行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공략을 위해 공통적으로 점찍은 사업 분야는 콘텐츠다. 한류에 대한 수요가 높고 콘텐츠 경쟁력도 확보하고 있어, 그 어떤 분야보다 해외 확장을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최근 분위기를 보면 네이버는 일본 시장에, 카카오는 북미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웹툰을 통해 국내 및 일본 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을 연이어 발표했다. 일본 현지에는 CJ ENM, 스튜디오드래곤과 함께 영상화 스튜디오 ‘스튜디오드래곤 재팬(가칭)’을 세우고, 국내에는 일본 지상파방송사 TBS, 일본 웹툰 제작사 샤인파트너스와 함께 웹툰 제작사 ‘스튜디오툰’을 설립한다. 웹툰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어 일본 시장을 공략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북미 콘텐츠 시장 장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북미에서 인수한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합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두 플랫폼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합치면 450만명에 달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타파스와 래디쉬가 북미에서 쌓아온 IP 역량을 합쳐 시너지를 창출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성장 동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sjung@ekn.kr네이버 최수연 대표가 지난 4월 13일 오전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열린 ‘네이버 밋업’에서 ‘글로벌 3.0’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네이버(오른쪽부터) 카카오 남궁훈 대표이사, 김성수 센터장, 홍은택 센터장. /사진=카카오

[글로벌 탑티어에 도전한다] K-게임 "우리가 메타버스·NFT 주도"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주 무대는 일찍부터 글로벌이었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크래프톤의 해외 매출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95%이고, 넷마블과 펄어비스도 전체 매출의 80% 가량을 글로벌에서 냈다. 그간 국내 게임산업이 ‘게임’을 무기로 국내 콘텐츠 수출을 이끌었다면 올해는 블록체인과 NFT(대체불가능한토큰), 메타버스 등 다양한 신사업으로 영토를 확장한다. ◇ 자체 암호화폐 발행하고 P2E 게임으로 글로벌 공략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마블과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위메이드, 네오위즈 등은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했거나 출시를 준비 중이다. 블록체인 기술로 게임 이용자들의 게임 내 캐릭터나 아이템에 대한 소유권을 보장한 P2E(Play to Earn) 게임은 사행성을 이유로 국내 서비스가 어려운 만큼 글로벌향으로 출시된다. 최근 가상자산 테라·루나 사태로 P2E 사업에 대한 인식이 보수적으로 바뀌긴 했지만, 위메이드의 ‘미르4’를 통해 해당 모델의 사업성이 어느 정도 확인된 만큼 해당 분야에 대한 사업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게임 넘어 콘텐츠 전반 아우른다…‘메타버스’ 청사진 제시 다만 일부 게임사들은 P2E 게임보다는 NFT나 메타버스 사업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P2E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나 규제 문제가 완전하게 해소되지 않은 만큼, 일단은 게임 사업의 외연을 콘텐츠 사업 전반으로 확장하는 데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의 북미·유럽판에 NFT를 도입하겠다면서도 P2E 버전 출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대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최근 회사 신입사원들과 소통하는 자리에서 회사의 비전으로 ‘메타버스’를 언급했다. 그는 "회사의 목적이 훌륭한 게임을 만드는 것에서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엔씨소프트는 메타버스의 세계로 향하는 길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미 지난 2월 ‘미니버스(Miniverse)’라는 상표권을 출원하며 메타버스 사업을 예고한 바 있다. 상표설명 및 지정상품 내용에는 △가상현실 소프트웨어 △메타버스 콘텐츠 운영 소프트웨어 △메타버스용 게임 소프트웨어가 명시돼 있다.홍원준 엔씨소프트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 콜에서 "메타버스와 NFT·크립토(가상자산)를 연결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지만, 기존에 나와있는 P2E 개념은 전혀 아니다"면서 "게임과 비게임 콘텐츠가 융합돼 결국 이용자 입장에서 메타버스에 거주할 수 있는 니즈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설명했다.크래프톤 역시 P2E 게임보다는 메타버스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운영사 네이버제트와 조인트벤처 설립을 추진 중이다. 크래프톤은 콘텐츠 창작자를 전면에 내세운 C2E(Create To Earn) 인터랙티브 콘텐츠 플랫폼 ‘3D 월드 크립토메타버스’를 만든다는 계획이다.컴투스그룹은 블록체인 게임 출시와 메타버스 사업을 병행 추진 중이다. 회사는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를 게임, 드라마, 음악이 모두 제공되는 K-콘텐츠 메카로 발전시키고 오는 2026년까지 500만 이용자, 3000억원 이상 매출을 내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hsjung@ekn.kr컴투스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메인 이미지. 컴투스는 이 게임을 오는 7월 국내에 출시하고, 오는 10월 글로벌 시장에 P2E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위메이드 ‘미르4’ 글로벌 버전 대표 이미지.컴투스그룹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 구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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