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2025] RE100 현실성 논의 재점화…대표에너지 재생e냐, 원전이냐

다음달 3일 조기 대통령 선거에서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이 현실성 있는지를두고 논의가 재점화될 전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재생에너지 대폭 확대를 강조하고 있는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원자력 발전 확대를 토대로 전기요금 인하를 강조하고 있어서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기후에너지 공약으로 2040년까지 석탄발전 폐쇄와 에너지고속도로 건설 및 전국 RE100 산업단지 확대 등을 공약했다. 지난달 23일 이 후보는 기후에너지공약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며 “20기가와트(GW) 규모의 남서해안 해상풍력을 해상 전력망을 통해 주요 산업지대로 송전하고, 전국에 RE100 산단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040년 완공 목표로 'U'자형 한반도 에너지고속도로 건설을 시작해 한반도 전역에 해상망을 구축하겠다"며 “이 프로젝트로 호남과 영남의 전력망을 잇고 동해안의 해상풍력까지 연결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탈석탄을 기존 문재인 정부의 목표였던 2050년보다 10년 앞당겼지만 탈원전을 공약에 담지 않았다. 오히려 민주당 내에서는 소형모듈원전(SMR) 육성에 힘을 줘 관련 공약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후보는 기후 공약으로는 2030 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과 2035년 이후 목표도 수립할 것을 제시했다. 2028년에는 각 나라들이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제33차 기후변화협정당사국총회(COP33)를 유치하겠다고 했다. 또한, 국가 차원의 탈플라스틱 로드맵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김문수 후보는 원전 계속 사용 추진 및 SMR 조기 상용화를 강조했다. 김 후보는 지난달 29일 에너지공약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설계 수명이 도래하는 원전의 계속 사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대형 원전 6기와 SMR(소형모듈원전) 1기 또한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SMR 조기상용화를 통해 원전 발전을 전체의 60%(대형원전 35%, SMR 25%)까지 늘려 전기요금 반값을 현실화하겠다고 공약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2050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세우면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60~7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와 상반되는 계획이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 동안 3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이 60%가량 인상한 점을 언급하며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첨단산업 분야의 부담이 커진 점을 고려해 산업용 전기료를 가정용 전기료 수준까지 인하하도록 하겠다"며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조기 추진해 일본 수준의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김 후보는 화석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발전은 대폭 감축하고 수소연료전지 등 신에너지 비중을 늘리고 재생에너지 관련 기술인 에너지저장시스템(ESS)과 가상발전소(VPP) 등 신기술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김 후보는 2030 NDC 등 기후와 관련된 공약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김 후보와 단일화에 나서고 있는 한덕수 무소속 후보는 아직 어떤 기후에너지 공약 내세우지 않고 있다. 한 후보는 지난 2015년 기후변화 문제를 다루는 비영리단체인 기후변화센터 3대 이사장을 맡았던 만큼 김 후보보다는 더 다양한 기후에너지 공약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대선 2025] ‘기술성장’엔 기대 ‘노동규제’는 경계…산업계 셈법 꼬여간다

2025년 대선을 앞두고 산업계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복잡한 셈법에 빠져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되면서 양측이 제시하는 경제·산업 정책 방향이 뚜렷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기업들은 정권 교체 가능성과 정책 전환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에 대비해 신중한 전략 수립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재명 후보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산업 육성과 공정경제를 이끌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민간의 창의와 자율성을 강조하며, 규제 완화와 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경제 운영의 주체가 정부 중심이 될 것인가, 민간 중심이 될 것인가. 둘째, 규제를 강화할 것인가 완화할 것인가. 셋째, 전략 산업에 대한 지원 방향과 강도다. 이재명 후보는 수락 연설을 통해 “AI 중심 신문명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며 규제 개혁, 법인세 인하, 10대 전략기술 국가 프로젝트화 등 민간주도 성장의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산업계는 여야를 막론하고 반도체, AI, 배터리 등 미래 전략산업에 대한 육성 정책에는 공통된 기대를 갖고 있다. 이 후보는 “반도체 초격차를 영구히 유지하겠다"며 메가클러스터 조성, R&D 세액공제 확대를 약속했다. 김 후보도 AI, 반도체, 이차전지 등을 포함한 10대 기술을 '국가 전략 프로젝트'로 지정하고, 관련 규제에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AI 분야에 있어 이 후보는 데이터 주권, 디지털 전환 등 국가기반 구축을 강조하며 AI 인재 양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김 후보는 “AI G3 국가 도약"을 목표로 민관합동 100조원 펀드 조성, AI 인재 20만명 양성,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등을 공약해 투자 규모 면에서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배터리 산업에 대해서도 양측은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와 기술 고도화 필요성에 공감하며, 각각 '한국판 IRA' 및 '규제 완화 + 세제 인센티브' 조합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들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전환 역시 주요 공통 아젠다다. 이 후보는 데이터 산업 육성과 공공 AI 활용을 강조하고 있으며, 김 후보는 5G·6G 인프라 투자 및 사이버보안 강화와 함께 AI 청년 교육을 통한 고용 연계도 언급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KT, SK텔레콤 등 주요 IT기업들 입장에서 주목할 부분이다. 산업계가 우려하는 가장 큰 리스크는 노동시장 구조 변화와 법적 규제 변화다. 이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주4.5일제 도입을 시작으로 장기적으로 주4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제조업, 서비스업 전반에 인건비 부담과 생산성 저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주4일제가 실제로 도입된다면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LG전자 등 주요 제조기업들은 스마트팩토리 전환과 자동화 확대를 통해 대응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주 52시간제를 월·분기·연 단위로 유연하게 확대하는 안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완화도 예고하고 있어 산업현장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 사회적 갈등 요인으로 지적된다. 복지 정책과 관련해서도 온도차가 있다. 이재명 후보는 공공의료 확대와 기본소득형 복지를 강조하고 있는 반면, 김 후보는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한 복지지출 효율화를 공약하고 있다. 이 경우 유통, 소비재 등 내수업계는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실적 압박을 우려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차이가 존재한다. 이 후보는 탄소중립 조기 달성과 사회적 책임 경영 강화를 주장하는 반면, 김 후보는 전통 제조업에 대한 부담 완화를 강조하고 있다. ESG 중심 경영에 무게를 두어온 기업들은 향후 규제 완화가 사회적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이번 대선에 거론되는 공약들은 국내 산업 입장에서 기대와 우려가 모두 있는 것들이다. 이재명 후보는 정부의 역할을 확대하며 공정과 재분배를 강조하고 있고, 김문수 후보는 민간 주도의 성장,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배구조 규제 강화 여부, 노동시장 구조 개편 강도, 세제 정책 변화 등은 대선 결과에 따라 급격히 바뀔 수 있다"며 “기업들은 유연한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기업들은 두 후보의 산업 공약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정책 리스크와 기회 요인을 정교하게 분류하는 분위기"라며 “각 캠프의 추가 세부 공약과 경제팀 인선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는 시기"라고 덧붙였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대선 2025] ‘박스피’ 탈출, 해법은 상법? 자본시장법?…李·金, 자본시장 개혁 맞대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한국 주식시장의 '박스피(박스권 코스피)' 탈출을 위한 해법으로 상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을 각각 내세우며 정면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양 후보는 기업지배구조와 자본시장 신뢰 회복이라는 공통된 목표 아래, 상이한 법 개정 전략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6일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후보는 상법 개정을 통해 소액주주 보호를 강화하고,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자본시장 개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 후보는 상법보다는 자본시장법 개정에 무게를 두고, 상장기업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선과 시장 친화적 규제 정비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양측이 제시한 법 개정안은 그간 정치권에서 뜨거운 쟁점이 되어 온 사안으로, 누가 차기 정부를 이끌게 되든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 후보는 민주당이 추진했던 상법 개정안을 재정비해 다시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핵심은 다중대표소송제, 감사위원 분리 선출 의무 확대,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이다. 대기업 중심의 폐쇄적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소액주주의 경영 감시 권한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지난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은 기업 지배구조 불신에 있다"며 “상법 개정을 통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일반 국민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 후보는 상법 개정보다 자본시장법 개정이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상장사에 한해 주주보호 의무를 대폭 강화하고,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후보 역시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이러한 내용의 'K자본시장 선진화 공약'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1400만이 넘는 개인투자자들은 코리아디스카운트의 핵심 원인으로 시장과 소통 부족, 불투명한 지배구조, 주주환원 부족 등을 지적하고 있다"며 “국민의 자산 증식을 넘어 국가적 경제성장을 위해 반드시 장기 박스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양 후보의 법 개정 공약이 차기 정부 출범 후 빠른 속도로 추진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업가치 제고'와 '투자자 보호'라는 명분을 가지고 있어 국민적 설득력이 높다는 평가다. 다만 각 법안은 여야 간 정치적 대립이 심했던 사안인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파적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상법 개정은 그간 보수 진영이 강하게 반대해 온 만큼,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진전을 장담하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자본시장법 개정 역시 규제 강화에 대한 반발, 일부 조항의 이해상충 문제 등으로 법안 통과에 진통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자본시장 업계는 양 후보가 법 개정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나서겠다는 방향성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업의 자발적인 가치 제고 노력과 제도적 기반이 맞물릴 경우, 외국인 투자 확대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높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이든 자본시장 인프라 개선이든, 제도 개정이 시장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중요한 것은 실행의 속도와 정치권의 협치 의지"라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대선 2025] 양당, 가상자산 규제 완화 ‘또 공약’…“지난 대선·총선 때도 공약에 그쳐”

6·3 조기 대선 후보자의 가상자산 공약은 대체로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최대 1600만명에 이르는 '가상자산 투자자'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업계는 선거철마다 가상자산 공약이 남발됐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던 점을 들어 이번 공약도 무산될 수 있을 거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과 후보들이 가상자산 공약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상자산 현물 ETF를 도입하고, 통합감시시스템을 구축해 안전한 가상자산 투자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거래 수수료 인하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 가상자산 정책 공약에는 최근 진행한 디지털 자산 기본법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의원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초안을 선보이고 두 차례 법안 리뷰 간담회를 거쳤다. 이르면 이달 내 법안을 공식 발의할 전망이다. 민 의원의 디지털자산기본법에는 ▲스테이블코인 인가제 ▲ 디지털자산업 정의 및 육성 ▲ 디지털자산위원회 설립 ▲ 발행신고서 제도 ▲ 발행·유통 공시 분리 규율 등 산업 규제와 진흥을 위한 조항이 담겼다. 대선 주자로 확정된 이재명 후보의 정책 싱크탱크인 '성장과 통합' 정책자문그룹엔 토큰증권(STO) 전문가인 김용진 서강대 교수가 합류했다. STO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부동산이나 미술품, 음원 등 실물자산을 토큰 형태로 발행해 조각 투자할 수 있게 하는 금융 서비스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가상자산 관련) 제도화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시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김 후보는 “국민연금·한국투자공사 등 정부 기관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하겠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김 후보는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거래 허용,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직접 투자 제한 폐지도 함께 공약했다.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가상자산비서관을 대통령실에 신설하고 디지털 자산을 육성·감독하는 디지털자산위원회를 총리실 산하에 두겠다고도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가상자산 7대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추진 과제에는 ▲ 1거래소 1은행 체제 폐기 ▲ 기업·기관의 가상자산 거래 제도화 ▲ 가상자산 현물 ETF 거래 연내 허용 ▲ 토큰증권(STO) 법제화 ▲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 도입 ▲ 디지털자산 육성 기본법 제정 ▲ 획기적 과세 체계 마련 ▲ 글로벌 가상자산 산업 허브 육성 등이다. 양당이 제시한 가상자산 공약은 대체로 규제 완화를 통한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간 시장에서 요구해 온 가상자산 ETF 도입 등을 비롯해 시장 육성에 방점을 찍었다. 다만, 공수표 우려도 나온다. 지난 20대 대선과 22대 총선에서도 가상자산 시장 육성을 목표로 한 비슷한 공약이 나왔지만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기업이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IOC 허용, 코인 전문 은행 도입, 가상자산 과세 시점 유예와 공제 한도 상향,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등을 약속했다. 그중 제대로 실행된 것은 가상자산 과세 유예밖에 없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대선 공약으로 가상자산 ETF 도입과 스테이블코인 규율 등이 논의되는 건 긍정적이다"면서도 “다만 지난 대선처럼 공약에만 그치지 않도록 책임 있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대선 2025] 李 ‘법 개혁으로’ vs 金 ‘세제 혜택으로’…‘박스피’ 돌파 해법 제각각

2025년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코스피 박스권('박스피') 탈출을 위한 경제 공약을 발표했다. 두 후보 모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했다. 그러나 접근 방식과 세부 정책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코스피 5000 시대'를 목표로 상법 개정을 통한 시장 구조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상법 개정을 재추진해 집중투표제 활성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상장회사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통해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 '쪼개기 상장' 시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신주를 우선 배정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 이 후보는 주가조작에 단 한 번이라도 가담하면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을 공약하며, 임직원과 대주주의 미공개 정보 활용 불공정 행위 엄단, 단기 차익 실현 환수 강화 및 불공정 거래 사전 모니터링 시스템 보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또한, 이 후보는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미만의 부실 상장 종목을 정리하고,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 수립과 외국인 투자자 편의 제고 방안도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공약은 주식시장 선진화와 투자자 보호 강화를 목표로 하며, 일부 투자자와 전문가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다만, 공약이 주가지수 상승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근본적인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후보의 공약은 국내 자본시장 제도의 틀을 정비하고 선진화하려는 의지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실물경제와의 연계성이나 사회 전반의 불균형 해소 같은 보다 근본적인 경제 재설계가 함께 논의돼야 지속가능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문수 후보는 세제 혜택과 수출 확대, 가상자산 산업 육성을 통해 자본시장을 간접적으로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그는 배당소득세 폐지를 통해 개인투자자의 자산 증식을 유도하고, 시장 유입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히 김 후보는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 및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하며,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 등 정부기관의 비트코인 투자 허용, 가상자산 ETF 상품 거래 승인,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직접투자 제한 폐지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한국형 코인거래소 설립과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등도 포함되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을 제도권 안에서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김 후보는 대통령실 산하에 '가상자산비서관'을 신설하고, 가상자산 감독 업무를 총리실 직속 '디지털자산위원회'로 일원화해 정책 추진의 일관성과 감독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가상자산을 통한 마약·범죄거래 활용, 해킹 피해 등 부작용을 방지하고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다. 김 후보의 배당소득세 폐지와 제도 정비 중심의 공약은 투자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물자산이나 고위험 상품에 대한 공공기관의 투자 확대가 오히려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배당소득세 폐지와 같은 파격적 세제 혜택은 단기적으로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면서도 “글로벌 경기 둔화나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외부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산업 다변화 전략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장기적인 시장 안정성 확보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에너지경제 여론조사]이재명 46%대 주춤…보수 단일화 한덕수 우세

제 21대 대선 가상 3자 대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 환송에 따른 사법리스크 부활로 소폭 하락하면서 보수 후보들과의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실시한 5월 1주차 주간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27.8%, 4.5%포인트(p)↑),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7.5% 0.1%P↑)와의 가상 3자 대결에서 전주보다 4.3%p 떨어진 46.6%를 얻었다. 이 후보는 김 후보를 18.8%p 차이로 앞섰지만 격차는 전주 27.6%p보다 훨씬 줄어들었다. 이 후보는 한덕수 전 총리를 포함한 가상 3자 대결에선 46.5%를 획득해 한 전 총리 34.3%, 이준석 후보 5.9%를 크게 앞섰다. 이 후보와 한 총리과의 격차는 12.2%p였다. 리얼미터는 지난주 50%대를 상회했던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지난 1일 대법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유죄 취지 파기 환송 선고에 따라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 전 총리는 출마 선언 및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 가능성, 김 전 장관은 국민의힘 경선 컨벤션 효과로 보수층이 결집한 효과를 각각 누렸다. 단, 중도층 내에서는 이 후보의 지지율이 52.1%로 여전히 김 후보(20.3%)보다 두 배 넘게 높았다. 한 전 총리(28.3%)와 비교했을 때도 52.3%를 얻어 24%p 이상 차이가 났다. 김 후보와 한 전 총리간 '차기 대선 보수 진영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한 전 총리가 30.0%로 김 후보(21.9%)을 오차범위(±2.5%p) 밖인 8.1%p 차이로 앞섰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 및 무당층 내에서 한 전 총리가 49.7%를 기록하며 김 전 장관 (24.2%) 보다 두 배 가까운 강세를 보였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한 전 총리의 중도 확장성이 김 후보보다 높다는 평가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지지 후보 없음'(40.2%)과 '잘 모름'(8.0%) 등 유보적 응답이 여전히 높아 향후 단일화 방식과 한 전 총리의 국민의 힘 입당 여부가 대선 판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기 대선 집권세력 선호도와 정당 지지도에서는 민주당이 하락하고 국민의힘이 상승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정권 교체 여론이 51.5%로 전주 대비 5.3%p 하락한 반면 정권 연장은 42.8%로 5.1%p 상승했다. 두 의견간 격차는 10주 연속 오차범위 밖인 8.7%p였다. 전주 19.1%p 보다는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정당 지지도도 민주당은 2주 연속 하락해 42.1%(4.7%p↓)에 그친 반면 국민의힘은 7.0%p나 뛴 41.6%로 양당간 격차가 0.5%p에 그치는 접전 양상으로 나타났다. 이어 △개혁신당 3.5%(0.4%p↓) △조국혁신당 2.5%(0.2%p↓) △진보당 0.7%(0.3%p↓) △기타 정당 1.7%(0.8%p↓) △무당층 7.8%(0.7%p↓)순이었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민주당은 대법원의 이재명 후보 유죄 취지 파기 환송으로 사법 리스크가 커진 것이 하락세로 이어졌다"면서 “국민의힘은 경선 컨벤션 효과와 한덕수 후보의 등판에 따른 보수 진영 단일화 효과 등이 지지율 상승세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리얼미터가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9명을 대상으로 무선 (100%)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6.4%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국힘 대선 후보 김문수 확정…한덕수와 ‘보수 빅텐트’ 세우나

국민의힘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최종 확정했다. 이날 김 후보는 총 56.53%를 득표하면서 43.47%에 그친 한동훈 후보를 누르고 최종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당원 투표 및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각각 50%씩 합산했는데, 김 후보는 당원투표에서 61.25%(24만6519표)를 얻어 한 후보(38.75%, 15만5961표)를 20%포인트(p) 이상 크게 앞섰다. 무당층 대상 국민 여론조사에섣 51.81%를 받아 한 후보(48.19%)를 눌렀다. 김 후보는 이날 수락 연설을 통해 “우리 모두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 좌절과 분노를 뚫고 오늘 이 자리에 모였다"며 “우리의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다. 기필코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각오로 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겠다. 경제, 민생위기를 극복하겠다. 화합하고 소통하겠다"며 “우리 스스로 단합하지 못하고 분열하는 바람에, 두 번이나 대통령이 탄핵 당했다"고 했다. 김 후보는 또 “낡은 1987년 체제를 바꾸는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력한 상대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의 공직자 탄핵 남발, 정부 예산안 삭감 등을 거론하면서 “이 사람들이 정권을 잡으면 끔찍한 독재가 펼쳐질 것"이라며 “89.77%의 이재명은 이미 독재자 아니냐"라고 강조했다. 전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에 긍정적인 의사도 밝혔다. 김 후보는 “민주당 독재를 막지 못하면 자유 민주주의는 붕괴되고, 대한민국 미래는 깜깜하다"면서 “거짓과 범죄로 국회를 오염시킨 사람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민주당 이재명 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라면, 어떤 세력과도 강력한 연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부정선거 음모론의 근거가 되고 있는 사전투표제도를 폐지하는 한편 국회의원들의 대표적인 특권으로 꼽히는 불체포특권을 없애겠다는 언급도 했다. 이날 김 후보가 한동훈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것은 국민의힘 내에서 '찬탄' 세력의 승리로 인식된다. 김 후보는 지난해 12월1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비상계엄 관련 '폴더 사과' 요구에 응하지 않고 꼿꼿이 좌석에 앉아 있는 모습이 주목을 받으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층들의 눈에 들어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이 구속 당한 시점인 1월 초 이후 지지율이 급상승해 이후 보수 진영 후보군 중 1위 자리를 고수했다. 반면 한 후보는 12.3 비상계엄 당일 국회의 해제 동의안 표결에 적극 협력했고, 탄핵에도 찬성 입장을 밝혔었다. 정치권에선 김 후보의 선출에 따라 국민의힘에서 추진하고 있는 '반이재명 보수 빅텐트'의 성립 여부에 관심을 쏟고 있다. 선거공보물 발주 일정 등을 감안해 대선후보 등록일(10∼11일) 전까지 후보 단일화를 마무리해야 한다. 김 후보도 단일화에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해 온 만큼 일각에선 빠른 시일 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경선 주자 중 가장 먼저 한 전 총리와 단일화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2002년 대선 당시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으로 단일화를 이뤄낸 '노무현-정몽준'식 단일화 방식을 제안한 상태다. '담판'을 통해 한명을 추대하는 방식의 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빅텐트를 추진하는 이들은 이낙연 전 총리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등까지 포함해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이 전 총리는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한덕수 대선 출마 선언…“대통령 임기 3년 단축”

2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개헌과 대미 통상 현안 해결, 국민 통합을 명분으로 6.3 조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한덕수 전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출마를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우선 '개헌'을 강조했다. 그는 “임기 첫날 '대통령 직속 개헌 지원 기구'를 만들어 개헌 성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취임 첫해에 개헌안을 마련하고, 2년차에 개헌을 완료, 3년차에 새로운 헌법에 따라 총선과 대선을 실시한 뒤 곧바로 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헌의 구체적인 내용은 국회와 국민들이 치열하게 토론해 결정하시되, 저는 견제와 균형, 즉 분권이라는 핵심 방향만 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대미 통상 현안과 관련해 대통령 권한대행 시 자신의 '실적'을 강조했다. 한 전 총리는 “미국발 관세 폭풍이 전 세계 모든 나라의 가장 시급한 통상현안으로 글로벌 무역질서가 뒤바뀌고 있다"며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한미동맹의 굳건한 기반 위에 통상해법을 적극 모색해 ㅏ가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또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2+2 고위급회담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며 “해결의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국민통합과 약자동행을 대통령 출마의 정치적 비전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좌(左)와 우(右)로, 남성과 여성으로, 중장년과 청년으로 계속해서 갈라져야 하겠냐"며 “보수 혼자 산업화를 이루지 않았고 진보 혼자 민주화를 이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이룬 그 어떤 것도 어느 한 세력의 공적이 아니다. 하루 하루 열심히 살아온 우리 국민 모두의 공적"이라며 “따라서 그 열매도 모두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 전 총리는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법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상고심에서 유죄 추지 파기 환송을 선고받은 직후 사퇴했다. 그동안 범보수 진영에서 '반이재명 빅텐트'를 추진해 왔으며, 한 전 총리는 이 후보의 유력한 대항마로 거론돼 왔다. 이와 관련 일단 국민의힘은 오는 3일 김문수, 한동훈 후보 중 1명을 최종 후보로 선정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그러나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전제로 이미 여론조사 경선을 위한 실무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이재명 빅텐트'에는 한 전 총리와 국민의힘 후보 외에도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총리 등의 참여도 거론되고 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이재명 ‘사법리스크’·한덕수 등판…대선 정국 요동친다

1일 오후 6.3 조기 대선 정국이 요동쳤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법원의 공직선거법 재판 상고심 유죄 취지 파기 환송 선고로 사법리스크가 재발하면서 위기에 처했다. 반면 '반이재명' 세력의 '빅텐트'를 구상하던 범보수 진영에서 '대항마'로 거론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날 사퇴하면서 대선 출마를 사실상 선언했다. ▲부활한 이재명 '사법리스크' 대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이 후보의 '골프 발언',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 관련 국토교통부 협박' 발언에 대해 “허위 사실이 맞고, 공식 선거에 나선 후보의 발언은 엄격히 판단해야 한다"면서 유죄 취지 파기 환송을 선고했다. 인식에 관한 발언이고 전체적인 맥락으로 볼 때 허위 사실이라고 볼 수 없었다는 2심 재판부의 무죄 판결을 뒤집었다. 이 후보의 대선 출마는 여전히 가능하다. 서울고법에서 다시 재판을 받아야 하고, 재상고심도 있다. 6월3일 대선일까지 최종 확정 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없다. 특히 서울고법에서 진행될 2심 재판에선 사실 심리가 진행되기 때문에 법리 심사만 한 대법원 상고심과는 달리 단시간 내에 종결이 불가능하다. 다만 대법원의 이날 판결로 유죄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6.3 조기 대선 구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 후보의 도덕성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후보 자격 논란이 커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에선 이 후보의 도덕성 및 후보 자격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후보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판결 직후 “법과 상식에 따른 판결"이라며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이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도 “각종 사법리스크를 걸머진 채 대선 레이스에 나선 후보에 대한 도덕성, 후보 자격 논란이 심화될 것"이라며 “(대선에서의)혼란을 막기 위한 사법부의 신속한 결론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특히 헌법 제84조, 즉 대통령 불소추 특권 적용 여부를 둘러 싼 논란이 불가피한 상태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訴追)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이 국가 원수로서 직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형사 소송의 부담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목적이다. 보수 진영에선 소추가 단순히 검사의 기소만을 의미하기 때문에 진행 중인 재판은 받아야 하고, 따라서 이 후보는 6.3 대선에서 당선되더라도 유죄 판결을 받으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형사상 소추'가 검찰의 기소와 법원의 재판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모든 재판과 수사는 일시정지되므로 대선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또 대법원이 이례적인 '초스피드' 재판으로 사실상 대선에 개입했다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실제 대법원은 하급심의 판단이 극명하게 갈렸음에도 사건 접수 후 한달이 조금 넘은 짧은 시간에 판결을 내렸다. 지난 3월28일 사건을 접수했는데,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달 22일 직권으로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후 두 차례 심리 기일을 연 후 겨우 9일 만에 선고를 내렸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판결 후 “졸속 재판을 하며 대선에 부당하게 개입했다. 국민주권과 국민선택을 사법이 빼앗으려고 하고 있다"면서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12.3 내란에는 입닫고 있던 대법원이 국민께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대선을 방해하겠다는 말이냐"라고 반발했다. ▲'대항마' 한덕수 등판 한 권한대행도 이날 대선판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이 후보에 대한 대법원 판결 직후 사퇴를 선언하면서 “가야할 길이라면 가겠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권한대행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보수 진영의 '반 이재명 빅텐트' 구상이 무르익게 됐다. 국민의힘은 3일 오후 김문수·한동훈 후보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최종 경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 권한대행은 3일 선출되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외에도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과 '빅텐트'를 구성한 후 단일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권한대행은 출마설이 나돈 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1~2위권 후보와 비슷한 1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국민의힘도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화 여론조사를 착수하기 위해 휴대전화 가상 번호까지 미리 통신사로부터 받아 뒀다는 것이다. 김봉수 기자 bskim2019@ekn.kr

한덕수 “총리직 내려놓는다”…대선 출마 선언 임박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권한대행 국무총리직에서 사퇴했다. 한 전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직을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한 전 대행은 “오랫동안 고뇌하고 숙고한 끝에 이 길 밖에 길이 없다면, 그렇다면 가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1970년 공직에 들어와 50년 가까운 세월을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최일선에서 우리 국민의 일꾼이자 산증인으로 뛰었다"며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온 것은 우리 국민 한 분 한 분의 피땀과 눈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또 “세계 10위권의 한국 경제가 G7 수준으로 탄탄하게 뻗어나갈지 아니면 지금 수준에 머무르다 뒤처지게 될지 대한민국 정치가 협치의 길로 나아갈지 극단의 정치에 함몰될지, 이 두 가지가 지금, 우리 손에 달려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제 앞에는 두 갈래 길이 놓여 있다. 하나는 당장 제가 맡고 있는 중책을 완수하는 길, 다른 하나는 그 중책을 내려놓고 더 큰 책임을 지는 길"이라며 “국가를 위해 제가 최선이라고 믿는 길을 지금 이 순간에도, 앞으로도, 어떤 변명도 없이 마지막까지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치권은 한 전 대행이 2일 오전 무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출마 회견 키워드로는 경제 회복과 국민 통합, 안정 등이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행이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과 연계한 분권형 개헌 추진, 거국 내각 구성 등을 내세울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전 대행은 최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대선 경선 당시 사용한 '맨하탄21' 빌딩의 사무실을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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