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탑티어에 도전한다] 현대건설, "친환경·저탄소 산업 인프라 전환…선제적으로 대응"

[에너지경제신문 장원석 기자] 국내 건설사들이 주택사업 편중에서 벗어나 미래 기술 및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건설업 특유의 안전 불감증과 다량의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환경 오염 등 부정적 이미지를 씻고 탈(脫) 석탄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앞장서는 기업으로 탈바꿈 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주로 대형건설사들이 이러한 움직임의 선두에 있는데 그중 눈에 띄는 것이 현대건설이다.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친환경 사업에 진출해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건설은 ‘2050 글로벌 그린 원 파이오니어(Global Green One Pioneer)’라는 비전을 설립하고 온실가스 감축·관리, 관련 신사업 추진 등 선제적 환경에너지경영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술 개발, 구매, 운송, 시공, 철거 및 운영에 이르는 사업 수행 전 과정에 대한 환경에너지경영 관리체계를 마련했으며, 매년 전사 및 현장별 환경에너지 방침과 목표를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특히 지난해 1월 탈 석탄 정책을 수립하고, 세부 이행 경과를 대내외 이해관계자에게 지속 공개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작년 12월에는 탄소중립 대응 TF(태스크포스)를 발족하며 탄소중립 실현 및 지속가능한 이행을 향한 중장기 로드맵 수립에 착수했다.현대건설은 이를 위해 소형모듈원전(이하 SMR)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SMR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것으로 발전용량이 300MW급 정도인 소형 원자력발전소를 말한다. 특히 SMR은 기존 원전 대비 안전성이 개선됐고 탄소배출이 거의 없는 게 장점이다.앞서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지난 24일 열린 제7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SMR과 해상풍력 등 관련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글로벌 에너지전환을 선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지난해 11월 원자력 사업 선도 기업인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사와 소형 모듈 원자로 개발 및 사업 동반 진출을 위한 사업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양사는 △마케팅 및 입찰 공동참여 △사업 공동 추진 △상업화 모델 공동 개발 등 사업 전반에 협력을 강화한다.지난달에는 한국원자력연료와도 맞손을 잡았다. 현대건설은 원전해체 분야 전문기업으로 국내 및 UAE 원전에 원자력연료를 전량 공급하고 있는 한전원자력연료와의 협력으로 원전해체, 사용후핵연료 및 SMR 분야에서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현대건설 관계자는 "향후에도 글로벌 건설 리더로서, 친환경·저탄소 중심의 산업 인프라 전환 등 대내외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투자개발과 운영까지 건설 전 영역을 아우르는 ‘Total Solution Creator’로 거듭나며 현대건설의 지속가능성을 확고히 하고 미래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jws@ekn.kr현대건설이 신재생에너지 및 친환경으로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 사진은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현대건설

[글로벌 탑티어에 도전한다] ‘원전 강자’ 삼성물산, SMR 투자 ‘속도’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국내 원전 건설 분야의 강자 삼성물산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며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가 이전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서 벗어나 ‘탈원전 정책 백지화’를 선언한 만큼 그동안 주춤했던 원전 사업 자체가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25일 건설·원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차세대 원전 기술인 SMR(소형모듈원전)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SMR은 기존 원전의 150분의 1 크기로 원전 건설 기간이 짧고 비용이 적게 든다. 노후화된 원자로를 대체하는 데 SMR이 용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삼성물산은 최근 글로벌 SMR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서 세계 1위 SMR 기업인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협력했다. 뉴스케일파워에 지난해 2000만달러, 올해 5000만달러 등 총 7000만달러 규모의 지분투자를 한 데 이어 동유럽 SMR 프로젝트에 전략적 파트너로 협력하는 데 합의했다.국내외 총 10기에 이르는 원자력 발전 시공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은 SMR 사업 확대를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선도하겠다는 로드맵이다.오세철 삼성물산 대표는 지난 9일 미국 뉴스케일파워 본사를 찾아 "향후 지속적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SMR 관련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SMR을 비롯해 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적극 강화해 ESG를 선도하는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와 더불어 삼성물산은 그린수소 산업으로도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수소와 암모니아는 무탄소에너지원으로 연소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아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특히 발전 연료로 사용하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저감시킬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이에 삼성물산은 수소를 미래 에너지의 중심이라는 판단 하에 수소 생산부터 실용화까지 준비한다는 방침이다.삼성물산은 수소, 암모니아 등 청정에너지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해 포스코, 포스코에너지, GS에너지, 한국석유공사, 한국남부발전 등 국내 5개 기업과 협약을 맺고 동해권역에 대규모 ‘청정에너지 허브터미널’ 구축사업을 우선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허브터미널’은 해외에서 생산된 청정에너지를 국내로 도입해 발전소나 수소충전소에 공급하는 청정에너지 저장·공급 시설이다.또한 삼성물산은 중동과 호주지역에서 그린수소 생산 인프라 구축을 위한 개발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1월 포스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그린수소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사우디 현지에서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을 공동 추진할 계획이다.이외에도 세계적인 에너지 저장시설 전문 설계업체인 자회사 웨쏘의 역량을 활용해 액화수소 저장시설 및 재기화 기술개발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giryeong@ekn.kr삼성물산 사옥 전경. 삼성물산

[글로벌 탑티어에 도전한다] GS건설, 모듈러 등 신사업 박차…ESG 선도기업 ‘우뚝’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GS건설은 모듈러 사업을 비롯한 신재생분야 등 신사업에 집중하면서 주택사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차세대 성장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는 전략이다.25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국내 모듈러 사업의 선두주자로 불리며 모듈러공법을 활용한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GS건설의 자회사이자 고층 철골 모듈러 전문업체인 엘리먼츠 유럽은 지난달 영국 런던에 약 3880만 파운드(약 620억원) 규모의 고층 모듈러 호텔을 수주했다. 올해 착공에 들어가며 오는 2024년 하반기 준공 예정이다. 엘리먼츠 유럽은 이번 런던 모듈러 사업의 성공적인 진행을 발판으로 유럽 전역으로 모듈러 건축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GS건설은 엘리먼츠 유럽 외에도 저층 목조주택 모듈러 업체인 단우드를 기반으로 글로벌 모듈러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GS건설은 모듈러 사업을 통해 건설 현장의 안정성과 친환경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GS 그룹의 핵심가치인 ‘친환경 경영을 통한 지속가능성장’과도 일맥상통한다.모듈러공법은 불확실성이 높은 현장 대신 공장 등 안정성이 높은 공간에서 모듈을 제작해 현장으로 옮겨오는 방식을 말한다. 공장생산건축(Off-Site Construction, OSC) 분야의 한 기술공법이다. 즉, 현장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이다.모듈러공법으로 건축하게 되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인근 소음, 공해, 혼잡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이에 모듈러 사업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친환경 사업의 일환으로 주목받고 있다.모듈러 호텔 수주 이전에도 GS건설은 모듈 표준화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왔다. 지난 3월 덴마크의 바이오디젤 생산기술 업체인 할도톱소와 ‘바이오디젤 생산설비 모듈화’ 업무협약을 맺었다. 할도톱소의 ‘하이드로플렉스’ 기술을 표준화해 모듈화한다는 방침이다.아울러 지난 1월에는 국내 건설사 최초로 신재생 그린수소 플랜트를 모듈로 만들어 미국 캘리포니아에 수출하는 데 성공하면서 신재생에너지 모듈화 사업의 선두주자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GS건설 관계자는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모듈러 건축 사업에서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함을 통해 친환경 모듈러 사업 확장에 기대가 크다"라며 "모듈러를 포함한 친환경 신사업을 통해 ESG 선도기업으로 한층 더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GS건설은 사내 친환경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생활 속 친환경 실천도 이어가고 있다.환경부의 ‘플라스틱 및 일회용품 함께 줄이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달부터 본사 사옥에 공용공간에서 일회용 종이컵을 완전히 없애고 다회용컵을 도입했다. 사내 휴게 공간에 일회용 종이컵 대신 다회용컵을 비치함으로써 플라스틱용품과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이다.GS건설은 이를 시작으로 추후 팀 단위로 ‘플라스틱 프리데이’와 ‘공용 에코백 운영’ 등 친환경 캠페인을 릴레이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giryeong@ekn.krGS건설 자회사인 고층 철골 모듈러 전문업체 엘리먼츠 유럽이 수주에 성공한 영국 모듈러 오피스 호텔 조감도. GS건설GS건설 임직원들이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본사 사옥에서 다회용컵 사용하고 있다. GS건설

[글로벌 탑티어에 도전한다] CJ제일제당, 비비고-바이오 날개 달고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국내 1위 식품기업 CJ제일제당이 한식 브랜드 ‘비비고’와 바이오 사업을 양 날개 삼아 올해 해외실적 극대화를 노린다.‘비비고’ 등 가공식품 경쟁력 강화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바이오사업 집중 투자에 따른 미래 먹거리 발굴로 ‘성장과 신사업 확대’의 일석이조 효과를 거둔다는 전략이다.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올해 CJ그룹의 ‘한식 식문화 세계화’ 전략에 부응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발 벗고 나선 결과 1분기 전체 매출액 4조3186억원을 올리며 지난해 1분기보다 17.6% 상승의 기쁨을 맛보았다. 영업이익도 6.6% 상승한 3649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특히 해외매출에서 CJ제일제당은 1분기 1조1765억원을 기록했다. 유럽, 일본, 중국 등 주요 진출 시장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미국에서 9153억원의 높은 실적을 거뒀다. 미주시장에서 주력 브랜드 ‘비비고’와 지난 2019년 2월 인수한 현지 냉동식품 가공업체 ‘슈완스’가 가공식품 부문에서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비비고 만두를 포함한 7대 글로벌 전략제품(GSP) 육성에 힘썼고, 슈완스 인수로 2018년 14%에 그쳤던 전체 식품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1분기 기준 45%로 상승한데 따른 결과이다.이같은 해외시장 매출 호조에도 글로벌 공급망 문제, 해외 곡물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GSP전략제품의 글로벌 대형화를 지속하는 한편, 미국 등 해외시장에 혼합 즉석밥 수출을 확대하는 등 ‘수익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CJ의 글로벌 행보는 바이오 삼각편대(그린바이오·화이트바이오·레드바이오)의 호조로 더 바빠지고 있다.1분기 그린바이오가 주축인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 부문의 매출은 1조8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3% 늘어났고, 영업이익도 1758억원으로 무려 128% 증가해 사상 분기 최대실적에 큰 역할을 했다. 바이오 사업의 기세에 고무된 CJ제일제당은 최근 해양생분해플라스틱(PHA) 생산라인을 구축, 전문 브랜드 ‘팩트(PHACT)’를 출시해 식물 등 생물자원 기반의 화이트바이오사업 키우기에 돌입했다.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오는 2025년까지 비결정형 생분해플라스틱과 반결정형 생분해플라스틱의 생산라인을 연간 6만5000톤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inahohc@ekn.kr미국의 대형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아시안푸드 브랜드들이 별도로 진열된 아시아푸드존에서 비비고 비빔밥 제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인도네시아 파수루안에 위치한 CJ제일제당의 바이오공장 야경. 사진=CJ제일제당

[글로벌 탑티어에 도전한다] 4대 금융 "동남아는 리테일, 선진국은 자본시장"…해외 주도권 경쟁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나유라 기자] 해외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4대 금융그룹의 총구는 크게 두 지역을 겨냥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국과 이미 세계의 금융·경제 중심지로 발달한 선진시장이다. 금융그룹들은 신흥국에서는 리테일 중심의 네트워크 확대에 주력하면서 선진시장에서는 자본시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차별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우수한 디지털 기술은 국내 금융그룹의 무기다. 금융그룹들은 현지 플랫폼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자체적인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현지의 열악한 고객 채널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른 상황이라 글로벌 시장에서 승기를 잡는 것이 지속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코로나19 상황도 엔데믹(풍토병)으로 접어들면서 4대 금융의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KB금융, 투트랙 전략 집중…신한금융, 그룹 시너지 강화 KB금융그룹은 투 트랙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 대표적인 금융그룹이다. 투 트랙 전략은 고성장이 예상되는 동남아 시장과 투자안전성이 높고 국내 고객의 해외 투자 선호도가 높은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는 것이다. 먼저 동남아 시장에서는 한국 기업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 동남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 금융산업 개방 초기인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 메콩 3국을 타깃 국가로 삼고 계열사별 인수·합병(M&A)과 네트워크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선진국 시장은 그룹 포트폴리오상 안정적인 성장 동력 확보와 자산관리(WM)·기업투자은행(CIB)·자산운용시장의 글로벌 역량 획득 차원에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대표적인 계열사인 KB국민은행 또한 동남아의 미얀마,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에서 리테일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것과 동시에 선진국 시장인 홍콩과 뉴욕 지점을 CIB 허브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0% 지분을 인수한 캄보디아의 프라삭파이낸스는 올해 1분기에만 약 59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국민은행의 해외 수익 확대에 톡톡한 기여를 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최초 모바일 신용대출인 KB스마트론을 출시하는 등 디지털 역량도 강화 중이다. 지난 1월에는 선진국 시장 홀세일(Wholesale) 사업 확대를 위해 싱가포르 지점을 개점했다. 이와 함께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시장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신한금융은 2017년 글로벌 사업부문제를 도입해 그룹사의 해외 사업 시너지를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지주, 은행, 카드, 금융투자, 생명보험의 겸직체계가 구축돼 그룹사간 동반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에서는 디지털 기반의 리테일 사업을 확대하고 선진시장에서는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개발도상국의 경우 증권·보험사 등 비은행업은 단계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고 있으며 범은행권은 디지털 기반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선진시장은 글로벌거래뱅킹(GTB)·IB, 상품공급 역할 강화가 가능한 만큼 국외 자본시장 강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이 진출한 국가는 지난해 말 기준 총 21개국이며, 네트워크 수는 총 244개다. 특히 대표적인 해외 진출 국가인 베트남에서 신한금융은 채널·자산·예금·대출·손익 모든 부문에서 외국계 금융회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한은행 현지 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은 2009년 설립된 후 M&A를 성공시키며 덩치를 키웠고, 현재 대출 고객 99% 이상은 현지 고객으로 확보해 현지화 영업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디지털뱅크로서도 자리를 잡고 있다. 베트남에서 출시한 신한은행 모바일 뱅킹 쏠(SOL)은 2018년 공개된 후 총 70만명이 가입했다. 베트남 카카오톡인 잘로(Zalo), 베트남 쿠팡 티키(Tiki), 베트남 전자지갑 플랫폼 모모(MoMo) 등과 디지털 제휴도 확대 중이다. 신한금융은 선진시장에선 해외 자본시장 확대를 위해 글로벌투자은행(GIB) 데스크를 확장하고 있다. 2018년 11월 그룹의 아시아 IB 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홍콩 GIB를 출범했으며, 미국, 일본, 베트남, 영국, 호주 등에 GIB 데스크를 설치했다. ◇ 하나·우리금융지주, ‘디지털 DNA’ 해외시장에 심는다하나금융그룹은 금융의 경계를 넘기 위한 주요 전략 중 하나로 ‘리딩 글로벌’을 선정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금융 또한 아시아 중심의 고성장 시장과 미주 및 유럽 등 선진시장 환경에 맞춰 글로벌 전략을 이원화해 대응하고 있다. 우선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고성장 아시아 시장에서는 증권, 소비자금융,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이러한 전략에 따라 하나금융은 지난해 싱가포르에 자산운용사 HAMA(Hana Asset Management Asia Pte. Ltd.)를 신설했다. 이어 하나은행은 올해 국내 은행권 최초로 타이베이 지점을 개설하며 대만 진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번 지점 개설로 하나은행은 전 세계 25개 지역, 194개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됐다.하나금융은 자산운용, 증권업 외에도 경제성장과 함께 소비자금융업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에 추가로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실제 베트남에서는 현재 소비자금융업 진출을 위한 시장 조사 등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2020년부터 중국 대표 빅테크 기업인 알리바바, 씨트립 등과 제휴를 맺고 비대면 개인대출을 제공하는 등 국내 디지털 금융 노하우를 글로벌 시장에 활용하는 전략도 가동 중이다. 하나금융 측은 "글로벌 네트워크의 업무효율성을 제고하고 원활한 국내외 협업이 가능하도록 글로벌 차세대 시스템을 은행 모든 해외지점에 도입하며, 국내에서 높은 성과를 거둔 페이퍼리스 시스템도 해외 네트워크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우리금융그룹은 진출지역 특성에 맞는 성장전략을 기반으로 신흥국, 선진국에서 각각 최적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수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현재 23개국에 450개의 네트워크를 보유 중이다. 이 중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미얀마 등 신흥국에서는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리테일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글로벌 IB,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금융 분야에서 새로운 영업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일례로 캄보디아 현지법인인 캄보디아우리은행은 간편이체 서비스인 WB 페이(Pay)를 출시하며 모바일뱅킹의 현지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핀테크 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배달앱 등 생활밀착형 제휴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캄보디아의 경우 모바일뱅킹을 주로 쓰는 점을 감안해 소액계좌 개설 서비스도 오픈할 예정이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지상사 위주의 영업을 넘어 현지화를 목표로 디지털 경쟁력에 초점을 맞췄다. MZ 세대를 타깃으로 목돈 마련을 유도하는 e-Moi Goal 적금과 QR 페이를 활용한 ‘카드 없는 쇼핑’, ‘간편 이체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신한베트남 진출 현황.(자료=신한금융)하나은행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각) ‘타이베이(Taipei)지점’을 개설하며 국내 은행 최초로 대만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개점 행사에서 강병욱 대만 한상회 회장, 조정호 대만 한인회 회장, 정병원 주타이베이 대한민국대표부 대표, 김진석 타이베이지점장, 김규일 대만 한경회 회장(왼쪽부터)이 개점 축하 떡케이크를 자르며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글로벌 탑티어에 도전한다] 한화의 항공우주 꿈 “우리는 우주로 간다”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인류의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우주산업 개발에 글로벌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우주산업의 시장 규모가 2040년엔 민간기업 주도로 약 1조1000억 달러(약 1400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모건스탠리의 전망도 나온 터라 미국의 스페이스X나 블루오리진 등이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국가 주도로 이뤄지던 우주 개발이 민간 영역으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한화그룹이 민간 우주산업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3월 한화그룹은 ‘엔지니어들과 우주로 가는 지름길 찾는다’라는 목표로 그룹 내 흩어져 있던 핵심 기술을 한데 모았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스페이스 허브’다. ◇ 민간 우주개발의 시작 ‘스페이스 허브’ 탄생스페이스 허브는 우주 부문 사업의 종합상황실 역할을 한다. 해외 민간 우주사업의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연구 방향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역할이다. 한화 관계자는 스페이스 허브에 대해 "기술 ‘콜라보’다"며 "일례로 한화시스템의 영상 탑재체 기술과 쎄트렉아이의 지구관측위성 기술을 융합한 서비스 개발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두 회사의 통신체계 기술과 소형위성 설계 기술을 더해 스페이스X나 아마존이 경쟁하고 있는 위성 통신 분야로 진출하는 것도 검토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한화시스템의 통신, 영상장비 전문 인력과 ㈜한화의 무기체계 분야별 전문 인력, 쎄트렉아이,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 등이 함께하고 있다. 스페이스허브를 이끄는 지휘관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스페이스 허브’ 출범과 함께 우주 사업을 총괄하는 팀장직에 올랐다.김 사장은 "누군가는 해야 하는 게 우주 산업"이라며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엔지니어들과 함께 우주로 가는 지름길을 찾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 발사체 엔진부터 두뇌까지 개발…위성 활용 분야도 성과스페이스허브의 한 축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 엔진과 기계, 발사체 등의 개발에 나서 이미 일부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누리호의 심장격인 75t 액체 로켓 엔진을 생산했는데 당시 한국 기술로 독자 개발돼 비행 시험을 통해 성능 검증까지 마친 바 있어 세계의 관심을 받았다. 또 오는 6월로 예정된 3차 발사에서도 한국형 발사체에 해당 엔진이 탑재될 예정이다. 최근엔 발사체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게 될 차세대 에비오닉스 개발에도 나섰다. 에비오닉스(Avionics)는 항공, 우주비행체에서 운용되는 전자장비 및 시스템을 일컫는 것으로, 발사체의 전체적인 움직임과 각 부품들의 작동을 제어함은 물론 통신, 항법시스템까지 관장해 발사체 임무제어에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는 지난달 27일 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 스페이스 파이오니어 사업단 및 9개 참여기관의 연구원 등이 사업착수 회의를 수행해, 개발 방향과 사업협력 범위 등 사업 진행 의견을 논의하고 본격적으로 개발에 들어갔다. 한화시스템과 쎄트렉아이는 위성 활용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20년 6월 영국 위성 통신 안테나 전문 기업 ‘페이저솔루션’을 인수해 한화페이저를 설립, 같은 해 말에는 미국 전자식 위성 안테나 기업 ‘카이메타’에 3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위성 안테나 사업을 꾸준히 성장시켜 나가고 있다. 전자식 위성 안테나는 기지국, 광랜 등 지상 인터넷망이 닿지 않는 바다와 하늘에서 위성통신을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다.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센터 연구진이 설립한 쎄트렉아이는 국내 유일의 인공 위성 시스템 개발 기업이다. 지난해 한화그룹에 인수됐다. 올해부터는 한화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한화시스템과 함께 올해 3월 한국 첫 소행성 탐사인 ‘아포피스 탐사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한화위성추진시스템(왼쪽), 한화에어로스페이스 75t 액체로 로켓엔진(오른쪽)

[글로벌 탑티어에 도전한다] 롯데쇼핑, 호텔·면세점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유통 명가’ 롯데가 코로나19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에 맞춰 글로벌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외 관광 수요가 크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호텔과 면세점의 해외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나아가 최근 해외에서 좋은 실적을 거둔 할인점 역시 점포 수 늘리기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먼저 호텔롯데는 올 1분기 매출액이 1조4709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8.8% 크게 늘었다. 호텔 부문 1582억 3500만원(전년대비 +34%), 면세 부문 1조 2463억원(전년대비 +53%)으로 외형 성장을 회복했다. 문제는 여전히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수익성(영업이익)이 저조하다는 점이다.따라서 호텔롯데는 하반기에 글로벌 엔데믹 전환에 따른 관광과 면세의 수요 회복에 따른 수익 반등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먼저 올해 해외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호텔 수 늘리기(출점)에 주력할 예정이다. 롯데호텔은 지난 1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함께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킴튼 호텔 모나코’를 약 3600만 달러(한화 430억 원)에 인수했다.킴튼 호텔 모나코은 당분간 운영을 이어가다가 리모델링을 거쳐 호텔롯데의 라이프스타일 호텔 브랜드인 ‘L7’로 이름을 바꿔 달고 내년 하반기에 영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해외 투자는 계속 지속하고 있다"며 "괜찮은 입지가 발견되고 상황이 좋아지면 진출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호텔롯데의 면세사업도 관광 수요 회복에 맞춰 해외 출점의 발걸음을 빠르게 놀리고 있다. 연내에 베트남 다낭 시내점을 새로 문을 열고, 내년에 하노이 시내면세점까지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부분 영업 중인 싱가포르 창이공항점의 전 매장 개장도 내년 상반기까지 개장할 예정이다.롯데는 유통사업 부문에서도 ‘글로벌 영토 확장’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 1개점, 인도네시아 1개점, 베트남 2개점을 글로벌 네트워크로 구축한 롯데쇼핑 백화점의 올해 1분기 해외사업 매출은 14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60억원으로 67.5%나 상승했다. 수익 호조에 힘받은 롯데백화점은 엔데믹 전환 추세에 맞춰 해외 점포의 운영 정상화에 더욱 집중해 매출과 수익의 동반상승을 적극 일궈낸다는 방침이다.롯데의 할인점(롯데마트) 사업은 백화점보다 해외 실적이 더 좋다. 1분기 매출이 34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1%, 영업이익은 90억원으로 27.8% 나란히 신장했다. 롯데마트는 해외의 코로나 방역규제도 빠르고 풀리고 있는 점을 적극 활용해 성장률이 높은 나라를 중심으로 신규점포 진출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pr9028@ekn.kr러시아에 진출한 ‘롯데호텔 모스크바’의 전경.

[글로벌 탑티어에 도전한다] K-조선, 바다위 테슬라 개발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글로벌 최고의 위치에 오른 국내 조선 3사는 첨단기술력을 앞세워 ‘왕좌 지키기’에 힘을 쏟고 있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추세에 맞춰 규제가 높아진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승부한다는 계획에서다.최근 세계적인 추세는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발주량이 늘어나면서 선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이미 우리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세계 시장에서 1위 자리에 올라 자리를 더욱 굳건히 하겠다는 각오다. 우리 조선사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바다 위 테슬라’로 불리는 자율운항선박 개발로 후발 주자들과 격차 벌이기에 나섰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는 최근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발주량이 증가하면서 자율운항선박에 집중도를 높이는 분위기다. 먼저,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현대중공업그룹 선박 자율운항 계열사 아비커스와 함께 스마트 여객선 가상 시운전의 성공을 이끌어냈다. 시연회에는 디지털 트윈 기술로 새로 만든 기관·항해 통합 시운전 기술이 활용됐는데, 디지털 트윈은 가상 세계에 현실 속 사물을 똑같이 구현하고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가정해 결과를 예측하는 기술이다.한국조선해양 측은 시운전에 성공한 선박은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기술과 전기추진, LNG이중연료 엔진, 원격관제 스마트 솔루션 등과 같은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여객선으로 엔진 등 주요기관에 대한 시운전을 진행하는 한편, 가상의 해상환경 하에 출항부터 항해, 고속운항, 접안 등 실제 선박의 운항 시나리오를 그대로 재연해 선박의 안정성을 검증했다는 설명이다.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월에도 세계 최초로 LNG운반선에 대한 가상 시운전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에는 엔진시스템과 연료공급시스템, 전력·제어시스템 등 주요 기관을 대상으로 시운전이 진행됐다.한국조선해양은 오는 2030년까지 사람의 개입을 최대한 줄이는 디지털 기반 미래 조선소 프로젝트(Future of Shipyard·FOS)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에 집중, 현재 독자 개발 자율항해 시스템 ‘SAS(삼성 자율 선박)’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이 기술로 2020년 300t급 예인선이 반경 1㎞ 내 선박과 장애물을 피해 5㎞ 떨어진 목적지에 선원 개입 없이 도착했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 자율운항선박 간 충돌 회피 기술 실증에 성공했다.SAS에는 레이다, GPS(범지구 위치결정 시스템), AIS(자동식별장치)와 카메라 영상이 융합된 인지, 360도 열화상 카메라, 충돌 회피를 위한 엔진 자동 제어 등 최신 기술이 집약됐다. 국제 항해가 가능한 대형 선박에 기본 항해 장비와 연동만 해도 즉시 적용할 수 있다.삼성중공업 측은 SAS에 인공지능(AI)과 딥러닝 기술 등을 결합해 더 정교하고 높은 편의성을 제공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항해 보조장치로서 신뢰성과 안전성을 높여 2025년 이후 부분 자율항해선박 주요 항해장비로 승격하는 것이 목표다.대우조선해양에서도 올해 하반기 자율운항 시험선 ‘단비(DAN-V)’의 단계별 운항 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에는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원격조종 등 자율운항과 안전운항 관련 기술 시험을 마친 상태다. 또 최근엔 인공위성 통신으로 해상 운항하고 있는 선박의 각종 장비에서 운전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육상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결함을 진단·시정하는 ‘DSME 기자재 상태진단 솔루션’도 개발했다. 조선 3사들이 미래 선박과 연료 기술 연구개발 비용을 아끼지 않는 배경엔 미래 조선시장 판도가 친환경과 혁신 기술에 초점이 맞춰져 재편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어큐트마켓리포츠(Acute Market Reports)에 따르면 자율운항선박 및 관련 기자재 시장은 연평균 12.6%씩 성장해 2028년에는 시장규모가 235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세계 조선시장이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재편될 것이다. 특히 경쟁 패러다임이 자율운항 선박과 같은 ‘기술’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한국조선해양이 그룹의 선박 자율운항 계열사인 아비커스와 지난달 19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자사 시뮬레이션 검증시설 ‘힐스’에서 가상 시운전 시연회를 개최했다.한국조선해양이 자체 개발한 디지털트윈선박 플랫폼(HiDTS).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 내 원격관제센터에서 자율운항 중인 선박에 장착된 고성능 카메라를 통해 주변 장애물을 확인하는 모습대우조선해양 자율운항시범선

[글로벌 탑티어에 도전한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SK그룹과 LG그룹이 급격한 성장세가 예상되는 전기자동차용 이차전지 시장에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과 일본 일부 업체가 전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초기 투자를 통해 시장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의도다. 안정적인 양산 능력과 고품질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주요 완성자동차업체와 손잡는 등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27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과 SK그룹은 각각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을 중심으로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합작투자 계획을 연이어 내놓으며 사업 영역을 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북미는 가장 많은 투자가 집중되는 곳이다. 전기차 시장 규모가 큰데다 앞으로 성장세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이는 유망 지역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북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58%에 달하는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기차 구매 보조금과 내연기관차 연비규제, 충전 등 각종 인프라 확충을 약속하며 친환경 전기차 전환을 앞당기는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세계최대 배터리업체 중국 CATL에 점유율이 밀리는 국내 기업이 시장재편을 하려면 북미는 선점이 필수적인 시장으로 꼽힌다.지난해 5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당시 SK온 분할 전 SK이노베이션은 약 140억달러(약 17조 8000억원) 규모 현지 합작 공장 또는 단독 투자를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최대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손잡고 올해 미국 오하이오에 있는 제1공장에서 양산에 돌입한다. 이어 내년에는 테네시에 세운 제2공장이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미시간에도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제3공장이 착공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 미시간 단독 공장 등을 더해 북미에서 2025년까지 총 200GWh가 넘는 생산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SK온 역시 미국 포드와 블루오벌SK를 세우고 생산능력 빠르게 북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켄터키와 테네시 등 총 129GWh를 확보한다는 계산이다. 조지아에 있는 SK온 단독공장 두 곳 생산능력인 21.5GWh를 더해 2025년 미국에서 총 생산능력은 150GWh 이상이다.미국과 함께 양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이미 수년전 진출해 기반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SK온은 지난 2020년 가동을 시작한 헝가리 제1공장을 비롯해 제2공장, 이반차 제3공장까지 총 47GWh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이에 더해 포드, 코치와 함께 터키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 SK온보다 앞선 지난 2017년 유럽에 진출한 LG에너지솔루션도 폴란드 공장에서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오는 2025년까지 100GWh로 생산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증설 경쟁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올해 설비투자(CAPEX)에만 각각 7조원, 4조원을 쏟을 계획이다.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기업공개(IPO)로 조달한 자금 10조원 이상을 재투자에 활용하고 SK온은 상장전투자유치(프리 IPO)로 해외 증설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배터리 공급난이 기정 사실화되는 상황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한 막대한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얼티엄셀즈 북미 미시건 신공장 조감도SK온이 조지아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

[글로벌 탑티어에 도전한다] 삼성 ‘시스템 반도체 1위’ 이재용의 꿈 성큼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탑티어’ 달성을 위해 가장 바쁘게 뛰는 분야는 시스템 반도체다. 기술력은 이미 탑티어에 속하고 있지만 점유율을 비롯한 시장 장악력이 경쟁사 대비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명실상부 세계 최강자다. 다만 더 큰 규모를 지닌 시스템 분야에서는 후발주자 입장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019년 "2030년 시스템 반도체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시스템 반도체 신화를 만들자"는 취지의 공개 발언을 여러 차례 남겼다. 삼성과 이 부회장 입장에서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은 ‘꿈’인 셈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기계의 ‘뇌’와 ‘눈’ 등 역할을 하는 부품들이다. 외부의 자극을 받아들이고 정보를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데이터 연산, 제어, 변환, 가공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종합 반도체 회사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생산에 강점을 지녔다. 이 때문에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면서 공급처를 늘리는 동시에 파운드리를 통해 타사 물량을 만들어준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전체 반도체 매출(26조 9000억원) 중 메모리 매출 비중은 74.8%(약 21조원) 규모였다.목표 설정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성적표는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요약된다. 기술력을 쌓으며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긴 하지만 경쟁 환경 자체가 녹록지 않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점유율은 아직 미미하다. 반도체를 만드는 파운드리(위탁생산)는 대만 TSMC의 그늘에 가려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매출 기준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은 2019년 12%에서 2020년 9.7%, 작년 6.6%로 하락하는 추세다. 경쟁사이자 협력사인 퀄컴의 작년 점유율은 37.7%에 이른다. 이밖에 애플(26%), 대만 미디어텍(26.3%) 등도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파운드리는 아직 ‘양강구도’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18% 수준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지만 대만 TSMC는 50% 이상에서 공급처를 계속 늘려가고 있다.삼성전자는 나름대로 ‘꿈’을 향해 성실하게 달려가고 있다. 일단 투자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다. 2019년에는 투자 예정액을 133조원으로 설정했지만 2년여만에 금액을 171조원으로 확대했다. 경기 평택캠퍼스의 3번째 반도체 생산라인 ‘P3’ 공장 완공과 4번째 생산라인 ‘P4’ 착공, 미국 파운드리 2공장 착공 등이 올해 스케줄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시설투자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48조 2000억원이었다. 이 중 반도체 부문 시설투자가 90.3%(43조 6000억원)를 차지했다. 회사의 관련 시설 투자액은 2019년 22조 6000억원, 2020년 32조 9000억원 등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작년 말에는 조직도 개편했다. 반도체(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 파운드리사업부 산하에 조직을 신설하는 등 시스템 반도체를 강화하는 쪽으로 체질을 개선한 것이다. 새롭게 생긴 ‘코퍼레이트 플래닝’(corporate Planning) 팀은 사업전략과 고객발굴, 생산능력 운영 등 여러 가지 사항을 총괄하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향후 관건은 대형 인수합병(M&A)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100조원대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의미있는 규모의 기업을 인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 유망 기업을 인수해 단숨에 시장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반도체 M&A 전문가 마코 치사리를 영입했다.재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는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그만큼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한 분야"라며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TSMC, 퀄컴 등을 따라잡는 동시에 인텔 같은 후발주자들의 추격도 잘 뿌리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yes@ekn.kr삼성전자 반도체 평택 2라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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