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新경제] AI로 대체 가능한 일자리 327만개가 위험하다

인공지능(AI)이 촉발한 일자리 지형의 변화가 본격적인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의 확산은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기업의 인력 구조와 직무의 본질을 뒤흔들고 있다. 기존의 반복적이고 규칙 기반의 업무는 AI에 의해 빠르게 대체되고 있으며, 새로운 직무가 전혀 다른 형태로 등장하고 있다. 일자리 감소에 대한 불안과 새로운 기회에 대한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세계 각국은 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AI가 고용의 총량 자체를 줄일 것인지, 아니면 구조를 바꾸는 '재편의 파도'에 그칠 것인지는 아직 모른다. 분명한 것은 지금이 국가적 대응의 시점이라는 점이다. 정부와 기업, 개인 모두가 이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산업 경쟁력과 사회 구조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생성형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확산은 전 세계 노동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맥킨지가 지난해 7월 각국 기업 관계자 14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46%가 생성형 AI로 인해 HR 분야에서 3년 안에 3% 이상 규모의 인원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AI가 단순히 기술적 혁신을 넘어 실질적인 고용 구조 변화를 야기한다는 얘기다. 한국은행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 노동인구의 절반 이상이 AI로 인해 직업의 변화를 겪거나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24%의 근로자는 AI를 통해 생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27%는 임금 삭감이나 실직 위험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에 따르면 AI 기술로 대체될 수 있는 일자리 수는 327만개에 달한다. 이는 전체 일자리의 13.1%다. 특히 전문직 분야에서 196만개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해 있으며, 관리 및 금융 전문직의 99.1%가 AI로 인해 사라질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 기업들도 AI 시대에 대비한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KT는 AI·ICT(AICT)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조직 개편과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24년 10월, KT는 네트워크 운영에 초점을 맞춘 두 개의 자회사 설립을 승인했으며, 이는 수천명의 직원 재배치기 잔행됐다. SK텔레콤도 지난해 조기 퇴직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이 역시 AI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AI의 도입은 새로운 직종의 탄생도 예고하고 있다. AI 및 기계학습 전문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분석가, 정보보안 전문가 등의 직종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롬프트 엔지니어, AI 윤리감시자 등 AI 시대에 특화된 새로운 직업군도 등장하고 있다. 급격한 변화에 따라 정부도 AI 시대에 대비한 다각도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 AI 전략 정책 방향'을 통해 2030년까지 AI 전문인력 20만명 양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AI 특화 대학과의 협력을 통한 교육과정 개선, 해외 연수 기회 제공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더욱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매년 1만 명의 AI 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서울소프트웨어아카데미를 통해 4000명, 대학 프로그램을 통해 6000명을 교육할 계획이다. 또한, AI 관련 석사 과정 학생 60명을 지원하는 6억원 규모의 장학금 프로그램도 올해 신설한다. 교육부는 2025년까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AI 교육을 전면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AI 시대에 대비한 장기적인 인재 양성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인재 양성은 기업들에게도 시급한 현안이다. 이에 삼성은 소프트웨어 인재를 양성하는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 교육 대상을 마이스터고 졸업생까지 확대했다. 채용연계형 인턴제도와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자 특별채용 등을 통해 우수 기능인력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힉이다. 네이버도 행정안전부와 함께 공공 AI 전문인재를 네이버가 자체 양성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인재 양성에 노력 중이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AI를 단순히 인간 노동력을 대체하는 도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협업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AI는 위기이자 기회"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처럼 AI 시대의 노동시장 변화는 도전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 AI 업계 관계자는 “AI의 발전은 불가피한 흐름이며,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며 “인간과 AI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AI 新경제] 美 Grok3·中마누스 등 AI 패권 격돌…韓 기술격차만 1년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분야가 많아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xAI의 'Grok 3'와 OpenAI의 'GPT-4.5' 등 최신 AI 모델이 발표되며 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AI 기업들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괄목상대'(刮目相對)를 보여주는 중이다. 글로벌 AI 기업들의 기술 개발 전략에 발맞춰 한국의 기업들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는 상황이지만 아직 기술 격차가 크다는 평가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대화형 AI의 원조격인 OpenAI는 최근 'GPT-4.5'를 출시하며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샘 알트만 CEO는 이 모델이 감성 지능이 향상되어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에서 더욱 자연스러운 대화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를 견제하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xAI도 행보를 앞당기는 중이다. 최근 xAI는 AI 모델 'Grok 3'를 공개했다. 이 모델은 수학, 과학, 코딩 등 논리적 사고가 요구되는 분야에서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며, 최신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기존 AI 모델들을 능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특히 미국 수학경시대회(AIME) 문제를 활용한 테스트에서 52점을 기록하며 경쟁사 모델들을 크게 앞질렀다. xAI는 'Grok 3'의 훈련을 위해 약 20만 개의 엔비디아 H100 GPU를 활용하였으며, 이는 GPT-4 개발에 사용된 1만5000개 GPU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 문제는 미국만 바라볼 게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AI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AI 스타트업인 딥시크(DeepSeek)는 저비용으로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하여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딥시크가 개발한 '딥시크-R1' 모델은 오픈AI의 최신 모델과 유사한 성능을 보이면서도 개발 비용은 기존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중국의 스타트업 모니카(Monica)가 선보인 AI 에이전트 '마누스(Manus)'는 오픈AI의 '딥 리서치'보다 우수한 성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누스는 복잡한 추론 과정을 통해 심층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하며, AI 에이전트 성능 평가 기준인 'GAIA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 이러한 중국 기업들의 성장은 글로벌 AI 시장에서의 경쟁 구도를 재편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에 한국의 주요 기업들도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LG다. LG AI 연구원은 'EXAONE'과 같은 대규모 AI 모델을 개발하며, 구글 클라우드와의 협력을 통해 'EXAONE 3.0'과 'ChatEXAONE'을 선보였다. 이 모델들은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이중 언어 모델로, 다양한 실제 응용 분야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이고 있다.​ AI의 도입을 가장 활발하게 추진 중인 곳은 KT다. KT는 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사 AI 브랜드 'K 인텔리전스'를 새롭게 선보이며 AI 기반으로 회사의 체질을 개선하는 중이다. 한국에서 가장 큰 플랫폼을 운영하는 네이버도 AI 기술 도입에 앞장서는 중이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클로바(Clova)'를 통해 음성 인식, 자연어 처리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하이퍼클로바(HyperClova)'라는 대규모 언어 모델을 개발하여 한국어에 특화된 AI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성과는 아직 정부의 도움보다는 업계의 자생적인 노력에 의존한 결과라는 평가다. 이에 정부가 기업의 AI 도입·활용 촉진 및 성과 제고를 도울 수 있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최근 “우리나라는 높은 잠재력이 있지만 AI 최고 선도국 대비 1년여의 기술 격차가 있다"며 “유럽에 비해서도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AI 개발에 필수적인 컴퓨팅 인프라 부족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고성능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GPU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기술 개발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최근 대통령 직속 국가AI위원회를 통해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을 통한 국가 AI 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2026년 상반기까지 총 1만8000개 규모의 고성능 GPU 확보, AI 인프라 관련 세제지원과 전력·입지 제도 개선, 'AI 국가대표 정예팀' 선발을 통한 글로벌 톱 수준 대형언어모델 개발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한 AI업계 관계자는 “세계 AI 기술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범국가적 노력이 요구된다"며 “금전적인 지원은 물론 AI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확대와 연구 개발 지원을 통해 기술 격차를 해소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AI 新경제] 한국 산업, 재편의 기로에 서다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AI는 우리의 일상과 산업 전반에 깊숙이 파고들어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AI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5차 산업혁명을 촉발할 핵심 동력으로 지목되고 있다. 1차 산업혁명의 증기기관, 2차의 전기, 3차의 컴퓨터, 4차의 정보통신기술에 이어, AI는 산업 구조와 일상생활을 근본적으로 재편할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AI 新경제…한국산업 지형을 재편하다"라는 주제로 시리즈 기획을 준비했다. 이 시리즈를 통해 AI가 한국 경제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주요 기업들의 AI 전략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급속한 확산이 산업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 모델은 단순 대화를 넘어 산업 현장에 실제로 투입되며 전례 없는 생산성과 효율을 만들어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변화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제조업체는 AI 기반의 공정 자동화를 통해 불량률을 낮추고, 예측 정비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 산업도 지금 이 거대한 전환 앞에서 구조적 재편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변화를 겪어내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 데이터 기업 IDC는 2026년까지 글로벌 제조업체의 3분의 2가 AI 기술을 통한 업무 지원을 받으리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시각·음성 인식 기능이 결합된 에이전트형 AI는 단순한 정보 처리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의사결정 기능까지 수행하면서, 인간의 판단 영역 일부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한국도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삼성과 LG, SK, 네이버 등 주요 대기업은 AI 전담 조직을 강화하고,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의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권에서도 챗봇을 넘어 사내 보고서 자동 작성, 고객 행동 분석 등의 업무에 생성형 AI를 본격 도입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도 AI의 파급력도 거세다. 유전자 분석, 질병 예측, 진단 보조에 이르기까지 AI는 인간 의사의 조력자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맞춤형 의료 서비스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개인 유전체 정보와 생활 습관 데이터를 결합한 예측형 치료모델이 주류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통 산업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쇼핑업체는 물론 대형마트와 편의점까지도 AI 기술을 이용해 소비자 동선을 분석하고, 재고를 실시간으로 조정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수없이 등장하면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성장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AI 기반의 헬스케어 서비스, 스마트 시티 구축, 자율주행 차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나고 있다.​ 모두 AI의 발달 덕분에 파생된 분야다. 이처럼 AI 기술의 도입은 그 어떤 기술보다 단기간에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중이다.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등 기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분야에 사용된다. 하지만 모든 산업이 같은 속도로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AI 도입률은 제각각이다. 기업 입장에서 AI의 도입은 학습과 실제 적용까지 견뎌낼 수 있는 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국가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총 1만개의 고성능 GPU를 확보해 국가 AI 컴퓨팅 센터에 공급할 계획을 최근 밝혔다. AI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연산 자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말이 있지만, AI는 속도와 방향 어느 하나도 놓쳐서는 안되는 자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AI 시장의 가장 큰 우려는 '한국 산업이 과연 이 방향을 얼마나 빠르고 정교하게 따라잡을 수 있을까'다. ​국내 AI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AI 인프라 구축과 규제 개선을 통해 기업의 혁신을 지원해야 하며, 기업은 적극적인 투자와 인재 양성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재계 관계자는 “AI 기술 자체가 국가의 전략적인 자원으로 여겨지는 상황"이라며 “초강대국에 비해 경제규모가 작은 한국이 AI 산업의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정부와 기업의 협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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