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이 끝내 돌아오지 않으면서 수련병원들이 1만여명 전공의의 사직 처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각 병원은 정부의 요청에 따라 이날까지 미복귀 전공의 사직 처리를 마치고 결원 규모를 확정해 보건복지부 장관 직속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에 제출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5일 정오 기준 수련병원 211곳에 출근한 전공의(인턴·레지던트)는 1155명이다. 전체 전공의 1만3756명 중 8.4%에 불과하다. 전공의들의 복귀 규모는 미미하고 대부분은 사직 또는 복귀 의사를 표현하지 않고 있어 더 이상의 복귀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공의들이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가운데 정부는 오는 22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각 병원이 사직 처리를 무기한 연기할 수도 없다. 각 병원의 전공의 정원은 한정돼 있으므로 사직 처리가 완료돼야만 결원 규모를 확정해 수평위에 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사직 처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모집 정원 신청이 불가하기 때문에 이날 중에는 관련 절차를 마쳐야 한다는 의미다. 빅5 병원 등은 무응답 전공의들을 사직 처리하기로 하고 연차 등에 맞춰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레지던트 2∼4년차는 사직으로 올해 3월 새롭게 수련을 시작해야 했던 '막내 전공의' 인턴과 레지던트 1년차는 임용 취소로 처리하는 양상이다. 사직 처리를 위한 통보도 진행됐다. 서울대병원은 전날 무응답 전공의들에게 '사직에 관한 합의서'를 보내면서 이번에도 응답하지 않으면 이달 15일 자로 사직 처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성모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중앙의료원 역시 무응답 전공의들에게 전날 자정까지 복귀·사직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이달 15일 자로 사직 처리된다고 다시 한번 공지했으며, 그대로 이행하기로 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사직 의사를 표했거나 아예 응답하지 않은 전공의들에게 이날 일괄 사직 처리를 안내하는 문자를 보냈다. 다른 병원 상황도 다르지 않다. 이들 역시 지난주에 전공의들에게 예고했던 대로 사직 처리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당시 병원들은 전공의들에게 뚜렷한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일괄 사직 처리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전공의들의 사직 처리를 둘러싼 의료계의 반발은 여전하다. 전공의 단체는 사직 절차를 밟는 수련병원장들을 향해 권력에 굴복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 뒤 고발 등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