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악재에 이차전지 업종 시가총액이 올 들어 5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코스닥 시장 합산 시가총액 상위 50위 중 이차전지 9개 종목의 시총은 지난 26일 기준 259조7224억원으로 연초 308조6084억원보다 48조8859억원이 감소했다.이들 9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 LG화학,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SK이노베이션, 에코프로머티 등이다.연초 대비 시총 순위도 줄줄이 밀려났다. 포스코홀딩스는 7위에서 10위로, 포스코퓨처엠은 14위에서 17위로, SK이노베이션은 23위에서 31위로, 에코프로머티는 24위에서 34위로 내려갔다.특히 포스코그룹과 에코프로그룹의 타격이 컸다.포스코그룹 6개 상장사(POSCO홀딩스·포스코퓨처엠·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DX·포스코엠텍·포스코스틸리온)의 시가총액 합계는 이달 초 91조613억원에서 지난 26일 74조4780억원으로 줄었다.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약 16조6000억원이 감소했다.에코프로그룹 4개 상장사(에코프로머티·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코프로에이치엔)의 시가총액도 연초 59조5368억원에서 지난 26일 50조727억원으로 9조원가량 증발했다. 지난 24일에는 카카오그룹 시총에도 역전 당했다.같은 기간 등락률 하위권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이차전지와 전기차 관련 상품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ACE 포스코그룹포커스’ ETF가 21.35% 하락하는 등 낙폭이 가장 컸고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19.47%), ‘TIGER 2차전지TOP10’(-19.08%),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 Fn’(-18.26%)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이처럼 하락세가 가파른 데는 전방산업인 전기차 수요 둔화로 주요 배터리 기업들이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이차전지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382억원으로 시장 기대치(5834억원)를 밑돌았다. 포스코퓨처엠도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7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인 영업이익 192억원을 벗어났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엘앤에프가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280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미국 전기차업체인 테슬라도 직전 분기에 이어 어닝 미스를 기록하면서 배터리 종목 주가에 하방 압력을 높였다.다만 지난 26일 LG에너지솔루션과 에코프로가 전일 대비 각각 3.5%, 9.3% 급등하면서 추세 전환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전문가들은 기술적 반등에 무게를 실었다.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업계 실적은 지난해 4분기를 바닥으로 회복할 전망"이라면서도 "올해 BEV(순수 전기차) 출하량과 전기차(EV)용 2차전지 수요 전망을 기존 추정치 대비 각각 5.8%씩 감소한 1350만대, 1061GWh로 조정했다"고 말했다.giryeong@ekn.kr전기차 수요 둔화 등 악재에 이차전지 업종 시가총액이 올 들어 5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사진은 국내 한 전기차 충전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