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카카오가 대표이사 교체 카드로 분위기 반전에 나선 가운데, 회사의 준법·윤리 경영을 감시할 외부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도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겸 의장은 최근 "사명까지 바꿀 각오로 쇄신에 임하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상황. 지지부진했던 카카오의 쇄신 작업이 대표 교체 및 준신위 운영 시작을 계기로 진전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를 감시할 외부기구 ‘준법과 신뢰위원회’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EG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18일 오후 1차 회의를 진행한다. 이날 회의에는 준신위 위원장 김소영 전 대법관을 비롯한 7명의 위원이 모여 향후 운영 방안을 논의한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겸 경영쇄신위원장은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카카오는 지난 13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카카오의 새 수장으로 CA협의체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내정했다. 카카오는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정보기술(IT)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른 갈등과 어려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신아 내정자가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지난 10월 말부터 주요 공동체(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참여하는 비상경영회의를 실시하고 김범수 창업주가 직접 경영 전면에 나서는 등 쇄신 작업에 공을 들여왔으나, 오히려 내홍은 더 깊어졌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이끌었던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은 지난달 13일 ‘시세 조종’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카카오 법인 역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 15일에는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김범수 창업주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급기야 준신위의 유일한 사내 위원인 김정호 CA협의체 경영지원 총괄이 내부 비리 의혹을 폭로하면서 내부 갈등이 확산됐고, 카카오 노조는 각종 사법리스크를 야기한 경영진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업계에선 카카오가 새 대표를 선임하고 준신위도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만큼, 그간 지지부진했던 카카오 쇄신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준신위는 당장 첫 회의에서 결과물을 내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논란이 된 경영진의 주요 비위 의혹에 대해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노조는 회사를 둘러싼 각종 비위 의혹에 대한 조사를 준신위에 요청한 상태다. 각종 리스크로 카카오의 사업이 ‘시계 제로’에 빠진 상황에서 정신아 대표 내정자가 구원투수로 활약할 수 있을지도 기대를 모은다. 현재 카카오의 컨트롤 타워는 CA협의체가 맡고 있는데, CA협의체 멤버 4인 중 배재현 투자 총괄은 구속 기소됐고 김정호 경영지원 총괄은 내부 폭로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정 신임 대표는 기존에 카카오가 해온 사업을 챙기는 한편, 신사업 개척까지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측은 정 대표 내정자에 대해 "내정자 신분으로서 쇄신TF장을 맡아 카카오의 실질적인 쇄신을 위한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 과제들을 챙길 예정"이라며 "인공지능(AI) 기술 이니셔티브 역량을 확보하고, 규모에 맞는 시스템과 체계를 만들어 사회적 눈높이를 맞춰 나가는 과제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게 된다"고 전했다. 카카오 쇄신 일지10월 30일매주 월요일 비상경영회의 실시11월 3일준법과 신뢰위원회 설립11월 6일경영쇄신위원회 출범11월 13일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구속기소, 카카오 법인 기소11월 15일금감원, 김범수 창업주 검찰 송치11월 27일김범수 창업주, 준법과 신뢰위원회와 회동11월 28일김정호 CA총괄, 카카오 경영 실태 폭로12월 11일서울아레나 착공식 연기김범수 창업주, 직원과의 간담회 진행12월 13일카카오 새 단독대표에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 내정12월 18일준법과 신뢰위원회 첫 회의 hsjung@ekn.kr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김소영 준법과 신뢰위원회 위원장과 회동하고 있다.정신아 카카오 신임 단독 대표 내정자.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겸 경영쇄신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