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최종 확정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합병 이후 자산규모만 100조원에 이르러 단숨에 글로벌 메이저급 에너지회사로 올라서게 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천문학적 투자금이 필요한 배터리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희생타'식 합병이라는 시각도 존재하고 있어 향후 얼만큼의 실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각각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두 회사 간의 합병을 최종 의결한다. 합병법인의 공식 출범일은 11월 1일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 화학, 윤활유, 자원개발, 배터리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SK E&S는 액화천연가스(LNG), 도시가스, 발전, 집단에너지, 재생에너지, 수소, 에너지솔루션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합병회사는 거의 모든 에너지 사업이 가능해진다. 또한 합병회사는 자산규모가 100조원에 이르러 아시아 태평양에서는 민간 에너지기업 중에서 1위, 글로벌 전체로는 9위의 메이저 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이를 통해 국내외 사업 확장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내 증시 부진과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현상, 미국 대선과 금리인상 가능성 등 정세불안, SK E&S의 대규모 자금상환 이슈 등으로 출범 직후 주가 상승과 시너지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양사 합병의 배경 중 하나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기 위함도 있으나 전기차 캐즘이 지속되며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등 배터리 관련주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점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더욱이 SK E&S는 매년 1조원의 영업이익을 안정적으로 거두며 그룹의 캐시카우로 평가받고 있으나, 2026년부터 해외 사모펀드에 3조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상환해야 하는 것도 불안요소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합병 전후로 SKIET 등 비주력 자회사나 자산들을 매각해 이를 해결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후 여러 불안요소들이 해결될 경우에는 SK그룹 측이 밝힌대로 막대한 시너지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합병법인의 자산 규모 및 매출액은 각각 100조원 및 88조원에 달한다. 지금까지는 2023년 88조2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한전이 국내에서 가장 큰 에너지 기업이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합병법인은 민간 기업으로서 에너지 부문의 다양한 밸류체인에 진출해 있기에 신규 사업 수행에 유연하다. 즉 합병법인은 국내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며 “합병에 여러 가지 동인이 있겠지만, 국내에만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챔피언으로 성장해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 어깨를 겨루겠다는 비전이 합병의 가장 큰 동인이었으면 하는 바람은 분명 과한 욕심이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성원들도 합병이 결정된 만큼 시너지효과 창출에 전념하는 쪽으로 의견을 일치해 나가고 있는 분위기다. 당초에는 현재 사업성과나 재무구조가 더 좋은 SK E&S 직원들이 합병 이후 SK온에 자금 지원으로 인한 성과급 축소, 조직개편과 인사이동 등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추형욱 SK E&S 사장은 지난 7일 주요 증권사 대상 IR(기업설명회)를 통해 “연간 1조원 이상의 안정적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SK E&S의 차별화된 사업 경쟁력을 토대로, SK이노베이션과의 합병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해 미래에너지 선도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추 사장은 이어 “통합 시너지 추진단을 구성해 합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를 조기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기업가치 밸류업을 추진하겠다“며 “이를 통해 합병법인은 미래 전기화 트렌드를 주도하는 '토탈 에너지 & 솔루션 컴퍼니 (Total Energy & Solution Company)'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