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가 1분기 30% 이상 순이익이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1%대로 금융지주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단 1분기 DGB대구은행의 높은 자산성장률은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에 시동을 걸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대구은행은 이달 시중은행 전환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앞으로 영업지역을 전국구로 확대해 적극적으로 영토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그룹은 1분기 11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33.5% 줄어든 규모다. 지방금융지주 중에서도 가장 순이익이 적었다. 1분기 순이익은 BNK금융지주 2495억원, JB금융지주 173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BNK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2.8% 줄었고 JB금융은 6% 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 비이자이익이 호조세를 보인 것의 역기저 효과와 하이투자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 대비한 대손비용이 늘어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은 1분기에 49억원 적자를 냈다. 부동산 PF 위험이 커지면서 충당금을 늘렸기 때문인데, 1분기 충당금 전입액은 408억원으로 전년 동기(292억원) 대비 약 40% 늘었다. 천병규 DG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일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증권사가 규모에 비해 PF 익스포저가 많아 지난 2년 동안 저희 실적에 발목을 잡아왔다"며 “올해는 증권사가 벌어들인 수익 대부분을 다 충당금을 보유하는 쪽으로 사업 계획을 짰다"고 말했다. 이외 대구은행, DGB생명보험, DGB캐피탈 등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크지 않다고 DGB금융은 설명했다. DGB금융은 시중은행 전환을 앞둔 대구은행의 자산 성장에 따라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었고, 이는 CET1 하락으로 이어졌다. 그룹의 1분기 말 기준 CET1은 11.07%로 전년 동기 대비 39bp(1bp=0.01%포인트(p)) 하락했다. DGB금융은 CET1이 12%를 넘어서면 총주주환원율 30% 이상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CET1이 12%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는 3~4년 후다. DGB금융은 은행과 비은행간 RWA 재배분 추진 등 비은행 부분 RWA 감축을 통해 은행 외형성장을 커버하며 자본비율을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은 이익체력을 회복해 주당 배당금을 확대하며 주주환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분기 부담이 된 자산 성장은 오히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구은행의 1분기 총자산은 79조6291억원으로 1년 전 대비 7.7% 성장했다. 여신(대출) 자산과 수신 자산이 모두 늘었다. 먼저 대구은행의 1분기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55조57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기업 대출(4조8129억원)이 29.7%로 가장 많이 성장했고, 중소기업 대출(29조1718억원)은 2.9% 늘었다. 가계대출은 20조4489억원으로 17.1% 확대됐다. 공공·기타 대출자산도 1조1408억원으로 15.8% 커졌다. 다른 지방은행의 전년 동기 대비 원화대출 성장률을 보면 광주은행 7.4%, BNK부산은행 5.8%, BNK경남은행 5.6%, 전북은행 1.3% 등이다. 앞서 BNK금융은 컨퍼런스콜에서 “시중은행들이 기업대출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저희 거점지역의 경쟁 압력이 커졌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지역금융에도 시중은행들이 뛰어들며 지방은행들이 대출 자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구은행은 높은 대출성장률을 보였다. 수신 자산도 늘었다. 대구은행의 1분기 말 기준 원화예수금은 54조19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성장했다. 핵심예금은 18조7311억원으로 같은 기간 1.4% 늘었다. 전년 동기의 증가률은 각각 3.6%, -14.1%에 불과했다. 지난 3월 취임한 황병우 회장 겸 행장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안착에 집중하고 있다. 당시 대구은행장을 맡고 있던 황 회장은 대구은행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이끌어야 한다는 중책을 맡고 회장으로 발탁됐다. 대구은행의 경우 이달 시중은행 전환이 예상되는데, 사명을 아이엠(iM)뱅크로 바꾸고 전국구로 영업지역을 확대하며 자산을 불려나갈 계획이다. 모바일 앱(iM뱅크) 등 디지털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올해 5곳의 영업점을 신설해 오프라인 영업망도 강화한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DGB금융의 1분기 순이익 하락은 선제적인 대손충당금 적립에 기인한 것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