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제4인터넷전문은행에 출사표를 낸 더존비즈온의 '더존뱅크(가칭)'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인터넷은행에 관심이 없던 신한은행이 이번에는 더존비즈온의 기업데이터 등 특화 서비스를 색다르게 보고 인터넷은행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더존비즈온과 전략적 투자 계약을 맺고 기업금융 강화를 위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의 연장선에서 인터넷은행 출범까지 함께할 것이란 분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더존비즈온의 인터넷은행 더존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하나은행은 토스뱅크에 참여를 하고 있다. 4대 은행 중 신한은행만 참여를 하고 있지 않은데, 신한은행은 그동안 인터넷은행 투자에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밝혀 왔다. 하지만 더존비즈온의 인터넷은행 설립에 관심을 가지며 신한은행의 인터넷은행 참여도 실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더존비즈온은 국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장의 사업자로, 방대한 양의 기업데이터와 기업솔루션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더존비즈온은 지난 4일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 은행인 더존뱅크를 설립하겠다며 인터넷은행 추진을 공식화했다. 신한은행은 더존비즈온이 기업 부문에 강점을 가진 만큼 더존비즈온이 추구하는 특화 은행 설립이 가능하고, 신한은행의 기업금융 강화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한은행은 더존비즈온과 2021년부터 전략적 투자를 통해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신한은행과 더존비즈온은 2021년 6월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같은 해 9월에 신한은행이 더존비즈온 자사주 1.97%(당시 총 723억원 규모)를 취득하는 전략적 지분 투자계약도 체결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BaaS(Banking as a Service) 기반의 협력 상품 '더존 x 신한 쏠비즈 기업통장'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에는 국내 1호 기업 신용평가(CB) 플랫폼 사업자를 표방하는 '더존테크핀'을 합작 설립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더존비즈온과 협력을 통해 기업금융에 힘을 쏟아왔는데, 이의 연장선으로 인터넷은행 출범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존 인터넷은행과 같은 모습의 인터넷은행이 또 나온다면 시중은행이 참여할 만한 유인이 크지 않다"며 “시중은행도 인터넷은행 참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있어야 하는데, 더존비즈온이 기업데이터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기업금융을 강화하는 은행에게는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운영 중인 인터넷은행 3사는 개인사업자 대출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개인 상품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더존뱅크에 신한은행이 참여를 결정하면 제4인터넷은행에 도전장을 내민 소소뱅크·KCD뱅크·유뱅크(U-Bank) 등 기존 컨소시엄보다 더욱 유리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자본력을 갖추기 위해 대형은행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금융권 시각이다.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은 최소 250억원의 자본금이 필요한데, 앞서 출범한 인터넷은행을 보면 초기 자본금은 이의 최소 10배 이상이 필요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출범한 후에도 증자를 계속하기 때문에 증자를 따라올 수 있는 주주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대형은행이 참여해야 인터넷은행 설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