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미국 시장 공략 기대감이 고조되며 화장품주 전반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낸 반면, 2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시즌이 되자 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실적이 받쳐주지 못하는 기업들은 주가 레벨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반면,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낸 기업들은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이다. 지난 14일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은 반기 보고서를 제출했고, 화장품 주 중 한국콜마와 펌텍코리아는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화장품 ODM 및 용기 제조 기업인 한국콜마는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6603억원, 영업이익 717억원을 기록, 분기 최대실적을 거뒀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1%, 28.9% 상승했다. 특히 북미 매출이 전년 대비 61.1% 증가하며 시장의 기대에도 부응했다. 실적이 발표된 9일 한국콜마의 주가는 전일 대비 10.87% 상승하며 급등세를 시현했다. 화장품 용기 제조 전문기업 펌텍코리아 역시 분기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연결 기준 855억원의 매출과 1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23% 상승했다. 관련 내용이 공시된 7일 펌텍코리아의 주가는 4% 상승 마감했다. 박현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저가 화장품 수출 성장이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관련 용기 수요도 견조하게 증가 중"이라고 평가했다. 2분기 실적이 예상과 달랐던 기업들은 갭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국내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이 대표적이다. 지난 6일 아모레퍼시픽의 잠정실적이 공개됐다. 아모레퍼시픽은 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726억원과 비교해 94.3%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도 예상을 못한 어닝쇼크로 영업이익은 컨센서스(695억원)와 비교해도 94%가 줄었다. 내수 및 중국 부진이 뼈아팠다.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사실이 알려진 다음날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24.91% 급락했다. 이후에도 레벨을 낮추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화장품 ODM 전문기업 코스맥스 역시 비슷한 모습이었다. 코스맥스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2.8% 상승에 그쳤다. 경쟁사인 한국콜마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보니 시장은 크게 실망감을 표현, 발표일인 13일 코스맥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14.59% 하락했다. 잉글우드랩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 34.9% 감소했다. 실적발표 다음날인 13일 주가는 22%가 급락했다. 잉글우드랩은 미국 현지에 본사를 두고 화장품 제조업을 영위하기에 이번 미국 시장 확대에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예상과 크게 비껴간 실적에 시장은 실망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달 간 화장품 섹터의 주가 변동성이 크게 발생했는데 이는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과 함께 일부 종목의 부진한 2분기 실적 등으로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아직까지 매크로 불확실성이 높아 작은 잡음에도 화장품 종목들은 큰 주가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을 넘어 글로벌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진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화장품 섹터 투자에 나선다면 실적 안정성이 높은 종목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