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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여헌우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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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5주년] [기업도 뛴다①] 재계 직원 복지 강화···혜택 늘리고 新제도 도입 활발

'인구감소 시대'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기업들도 열심히 뛰고 있다. 출산 직원에게 현금을 지급하는가 하면 다양한 복지 혜택을 늘리며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올해 초 부영그룹의 '통큰 결단' 이후 출산 장려 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부영그룹은 올해 초 출산한 직원들에게 각각 1억원씩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21년 이후 자녀를 낳은 직원 70명에게 혜택이 돌아갔다. 부영은 학자금 지급, 의료비 지원 등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사내 복지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수원 디지털시티에 '제4어린이집'을 신축하고 지난달 9일 개원식을 가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개원을 통해 보육 정원 총 1200명, 건물 연면적 총 6080평의 단일 사업장 기준 전국 최대 규모 어린이집을 보유하게 됐다. 전국적으로 보면 삼성전자는 8개 사업장에 정원 총 3100명 규모로 12개의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유급 15일(다태아 20일)의 배우자 출산 휴가와 유급 5일의 난임 휴가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배우자 유·사산 휴가(유급 3일) 등 법정 기준이 없는 제도를 마련해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통해 9세 이하 자녀 1명당 최대 1년간 하루 4시간만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임신·출산 관련 모든 휴가는 '셀프 승인'을 하고 있다. 입학 자녀를 위한 돌봄 휴직(90일·무급)도 가능하다. 현대차·기아는 남녀 모두 자녀 1명당 최대 2년의 육아 휴직 사용이 가능하다. 난임 휴가도 3일 전체 유급이다. LG전자 역시 난임치료 휴가 3일 모두 유급 휴가로 확대했다. 실제 난임 휴가를 사용하는 직원 수는 2020년 30여명에서 2021년 40여명, 지난해 60여명으로 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7년부터 남성 직원에게 한 달 동안 의무 육아 휴직 기간을 부여하고 있다. 셋째를 출산한 임직원에게는 2년 동안 승합차를 무료로 탈 수 있게 지원하기로 했다. 쌍방울그룹도 올해부터 직원이 자녀 3명을 낳으면 최대 1억원을 주기로 했다. 5년 이상 근속자가 첫째와 둘째를 낳으면 3000만원씩 주고, 셋째까지 낳을 경우 4000만원을 더 지급하는 식이다. 콜마홀딩스는 셋째가 태어나면 200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주고 유급 육아휴직을 남녀 구분 없이 할 수 있도록 최근 의무화했다. 출산장려금은 첫째와 둘째 1000만원, 셋째 2000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된 것이다. HD현대는 초등학교 취학 전 3년 동안 자녀 1인당 유치원 교육비를 최대 18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농기계 전문기업 TYM 역시 첫째 출산 시 1000만원, 둘째 3000만원, 셋째 이상은 1억원을 준다고 약속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3월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총선 공약 월드컵'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제22대 국회가 '민생'(33.6%)과 '저출생 해결'(22.7%)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가 지난 2월 집계한 '제22대 총선에 바라는 국민과 기업의 제안'에서는 한국 경제 리빌딩(Rebuilding)을 위해 국회가 '저출산 극복 및 초고령 사회 대비에 힘써야 한다'는 의견(49.8%)이 가장 많이 모였다. 국민들이 정치권에 저출생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가운데 재계도 이에 적절히 발을 맞춰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저 임금 차등 적용을 통한 외국인 가사 도우미 도입, 인프라 확충에 대한 세금 지원 등 (출산 장려 정책에 대한) 다양한 인센티브가 추가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바꿔야 산다” 재계 ‘리더십 교체’ 승부수 띄운다

재계 주요 기업들이 리더십을 교체하며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있다. 정기 인사 시즌이 아님에도 과감하게 수장을 바꾸거나 새 인물을 발탁하는 등 의사결정을 발 빠르게 내리고 있다. '복합위기' 국면 위기를 극복하고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반도체 사업부 수장을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으로 교체하는 '원 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구체적으로 전 부회장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에, 전 부회장이 맡고 있던 미래사업기획단장에는 기존 DS부문장이었던 경계현 사장을 각각 임명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하에서 대내외 분위기를 일신해 반도체의 미래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 삼성전자가 미래 경쟁 패권에서도 일부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DS부문에서 14조88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며 급성장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는 경쟁사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사적 역량을 동원해 기술력을 개발해온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등판한 전 부회장은 과거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의 주역 중 한 사람이다. LG반도체 출신으로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로 입사해 D램·낸드플래시 개발, 전략 마케팅 업무를 거쳐 2014년 메모리사업부장을 역임했다. 2017년에는 삼성SDI 대표를 맡아 회사 체질을 개선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신임 의료기기사업부장 겸 삼성메디슨 대표로 유규태 의료기기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을 임명했다. 삼성전자의 의료기기 자회사 삼성메디슨은 지난 2011년 초음파 의료기기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벤처업체인 메디슨을 인수하면서 만들어졌다. 그동안 회사를 이끌었던 김용관 부사장은 사업지원TF 소속으로 전환 배치했다. CJ그룹 역시 위기 극복 차원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수시로 바꾸고 있다. 지난 3일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를 신규 선임하고 3월에는 윤상현 CJ ENM 커머스 부문 대표를 엔터테인먼트 부문 대표로 낙점했다. CJ그룹은 작년 정기 임원인사를 올해 2월 단행했다. 당시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 등에게 지휘봉을 맡겨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재계에서는 CJ가 정기인사 이후 3개월여만에 주력사 리더십을 또 교체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5년만에 계열사 현장 점검에 나서는 등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도 지난 4월 신세계건설 대표를 바꾸는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기존 정두영 대표를 경질하고 신임대표로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내정한 것이다. 허 부사장은 '재무통'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룹의 재무 관리를 맡아온 이력이 있는 만큼 향후 신세계건설의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KG모빌리티(KGM)는 지난 13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해외사업본부장 황기영 전무와 생산본부장 박장호 전무를 대표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이에 따라 KGM은 곽재선 회장을 포함해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경영 효율성 제고와 국내외·서비스사업, 생산 부문에서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게 업체 측 구상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요동치는 국제 정세···재계 ‘맞춤 전략’ 찾기 분주

국제 정세가 요동치고 각종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재계 주요 기업들은 '맞춤 전략'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중동, 미국, 중국 등 주요국에서 연이어 사건·사고가 벌어지고 있어 유가·환율 등 변동 추세를 전망하기 힘든 상황이다. 21일 재계와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무력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중동에서는 최근 '대형 변수'가 또 생겼다. 이란 내 권력서열 2위인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숨지면서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스라엘 본토 미사일 공격 등을 주도한 '초강경파'다. 임기 2년차인 2022년에는 이른바 '히잡 시위'를 유혈 진압하기도 했다. 당장은 모크베르 수석부통령이 행정부 수반을 대행하고 이르면 7월 중 대선이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 사회는 라이시 대통령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이란 정국이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반서방 보수파가 리더십을 유지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들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 커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히잡 시위를 유혈진압한데다 서방과 거리를 두며 경제난이 계속 심각해진 영향이다. 재계는 일단 유가가 움직이는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까지는 6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와 두바이유 등 가격이 크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 다만 향후 중동 정세 변화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변수도 있다.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최근 일본 방문을 취소한 것도 고령인 압둘아지즈 국왕의 건강 악화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가 크게 오를 경우 중국발 저가 공세에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원료 부담 상승으로 고사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정유사들 역시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가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연료비 부담이 직접적으로 커지는 여행·항공 업계나 해운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향후 중동 분쟁 격화로 유가 급등 시 한국의 올해 4분기 물가상승률이 최대 4.98%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정치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것도 재계 입장에서는 고민거리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은 그간 미국 정부의 지원책을 믿고 현지에 조 단위 투자를 이어왔다. 미국은 최근 중국을 대상으로 '관세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그에 따른 피해에 대응한다는 명목이지만 사실상 대선을 앞둔 '표심 경쟁'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물리던 25%의 관세를 올해 100%로 인상하기로 했다. 리튬이온 전기차 배터리와 배터리 부품은 기존 7.5%에서 25%로 상향된다. 중국산 레거시(범용) 반도체 관세도 25%에서 내년 50%로 올린다. 천연 흑연, 영구 자석의 관세율은 0%에서 2026년 25%로, 그 외 핵심광물은 0%에서 올해 25%로 각각 뛴다. 완성차·이차전지 기업들은 해당 결정의 후폭풍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는 중국 업체들과 미국 내 경쟁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 반면 철강 업계는 중국발 출혈경쟁이 예고되면서 표정이 좋지 않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현금 살포'를 한다는 점도 우리 경제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정부의 돈 풀기가 잠잠해지는 듯 했던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해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양안 관계도 복잡해졌다. 친미 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정식 취임하면서 중국과 대립각을 세울 확률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한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지난 20일 총통 취임식에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한 것과 관련 “중국 측은 이에 대해 단호히 반대하고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같은 시기 중국과 러시아는 전략적 동반자로 더욱 돈독해지는 모습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시진핑 중국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별도로 전문을 보내 “우리의 상세한 협상들이 러시아와 중국의 포괄적 파트너십과 전략적 상호작용을 더욱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우리 기업들은 서방 제재로 러시아 등에서 사업 규모를 축소하며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거대한 소비 시장인 중국에서는 애국소비 열풍이 불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소비재들이 외면받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계는 '프리미엄 전략' 등을 구사하며 중국을 공략할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현장 경영’ 박차···복합위기 돌파 의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현장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두 달여간 방산·금융 등 주요 계열사를 네 차례 방문하며 '복합위기' 돌파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치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 등의 '형제 경영' 안정화에도 일정 수준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양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전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부문 창원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사업현황을 점검했다. 그는 지난해 4월 통합 출범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영 현황과 글로벌 시장개척 전략 등을 보고받았다. 현장에는 김 회장의 장남이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도 자리했다. 김 회장은 생산 현장을 둘러본 뒤 사업장 내 식당에서 호주 레드백 수출에 기여한 직원 및 사내 부부, 신입사원들과 점심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김 회장은 “신규시장으로 현재 추진중인 루마니아의 K9 사업 수주에 총력을 다해 유럽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유럽을 넘어 북미 등 전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자주국방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글로벌 시장 개척과 첨단기술 기반 미래 사업을 선제적으로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달 25일 한화생명 본사인 서울 여의도 63빌딩을 방문했다. 한화금융계열사의 임직원을 격려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혁신과 도전을 당부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는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가 함께했다. 김 회장은 임직원과 함께한 자리에서 “금융업에서 혁신의 길은 더욱 어렵다. 해외에서도 베트남 생보사를 시작으로 이제는 인도네시아 손보·증권업까지 사업영역 확장을 추진 중"이라며 “그 결과 우리 한화는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투자를 통해 새로운 사업영역인 은행업에도 진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성과는 한계와 경계를 뛰어넘는 '그레이트 챌린저'로서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이날 63빌딩에서 직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사내카페와 도서관을 방문해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한화생명 e스포츠 게임단인 'HLE' 선수단을 만나기도 했다. 지난달 7일에는 판교 한화로보틱스 본사를 찾았다. 로봇 기술 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한 김 회장은 “로봇은 그룹의 중요한 최첨단 산업"이라며 “차별화된 혁신 기술을 개발해 달라"고 했다. 이날은 한화로보틱스 전략 기획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김동선 부사장이 김 회장을 보필했다. 김 회장은 또 지난 3월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연구개발(R&D) 캠퍼스를 방문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차세대 발사체 사업 단독협상자 선정을 축하하고 연구원들을 격려하는 차원이다. 김 회장은 김동관 부회장과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간담회를 가졌다. 재계에서는 김 회장의 적극적인 '현장 경영'을 복합위기 극복을 위한 행보로 본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방산·조선 등 신사업 육성이 필요한 시점에 직원들과 소통하며 리더십을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김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레이트 챌린저'가 되자"고 했다. 이후 사업장에 방문할 때마다 해당 메시지를 연이어 강조하며 임직원들의 사기를 올리고 있다. 5년여만에 재개된 김 회장의 현장 행보에 세 아들들이 동행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세 아들이 물려받을 사업의 균형을 맞춰 승계 구도를 명확히 하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승계 구도는 지주사인 ㈜한화 지분 정리가 마무리되지 않아 바뀔 여지가 남아있는 상태다. 한화그룹은 최근 한화오션에 ㈜한화의 해상 풍력·플랜트 사업을, 한화솔루션에 ㈜한화의 태양광 장비 사업을 각각 넘기는 '스몰 딜'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또 이차전지 장비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한화모멘텀'을 ㈜한화의 100% 자회사로 만들기로 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그동안 책임지는 사업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았던 김동선 부사장의 경영 보폭이 더 넓어지게 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차 ‘캐스퍼 마케팅’ 올인했는데···‘노조 리스크’에 힘 빠지나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노조리스크'를 또 다시 만났다. 국내에서 경차 캐스퍼 관련 마케팅에 올인하고 있었는데 정작 차를 만드는 사업장에서는 노조가 당초 약속을 깨 전운이 감돈다.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서는 노조가 정년 연장, 금요일 4시간 근무 등 '생떼'를 부리고 있어 부담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2019년 '광주형 일자리'로 출범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일부 노동자들은 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캐스퍼가 만들어지는 이 공장은 당초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일정 시점까지 노사 문제를 '상생 노사발전 협의회'에서 협의하기로 했다. '누적 35만대 달성' 등 생산 안정화를 위한 기준도 정했다. 동종 기업에 못 미치는 임금은 지방자치단체 등이 생활·복지 혜택으로 지원하기로 약속했지만 이번 결정으로 사실상 원칙이 깨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향후 GGM 1·2노조가 세력을 키우고 협상 창구를 단일화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을 통해 사측을 크게 압박할 것으로 본다. 위탁 생산 중인 캐스퍼의 생산 확대나 기존 라인 조정 등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동계에서는 이를 두고 GGM 직원들이노동법에 보장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GGM은 캐스퍼를 2021년 9월부터 위탁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달 기준 누적 생산량 11만7000여대를 기록 중이다. 올해 목표 생산량은 4만8500대다. 특히 오는 7월15일부터는 캐스퍼 전기차 모델을 생산할 생각이었다. 현대차는 그간 캐스퍼 국내 판매 확대를 위해 '마케팅 총력전'을 벌여왔다. 안다르·빽다방·네이버웹툰 등과 손잡고 출고 고객에게 현금 등을 지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봄맞이 캐스퍼 헬스 케어 서비스' 등 소비자 지원도 강화했다. 이달 초까지는 전용 전시 공간인 '캐스퍼 스튜디오 송파'를 운영하기도 했다. 최근 3개월여간 현대차가 캐스퍼 관련 진행한 이벤트는 7종에 달한다. 단일 차종 기준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다. GGM의 생산 정상화를 위한 전사적인 역량을 기울였다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현대차의 고민은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임금협상을 앞두고 노조가 상당히 공격적인 요구안을 발표해 접점을 찾기 힘들 전망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끌어냈다. 요구안 주요 내용은 기본급 15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를 성과급 지급, 컨베이어 수당 최고 20만원으로 인상 등이다. 별도 요구안으로는 매주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 연령별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 등을 다룬다. 여기에 신규 정규직 충원, 신사업 유치 투자를 통한 고용 창출, 상여금 900% 인상, 사회공헌 기금 마련 등도 덧붙였다. 이 중 정년 연장, 금요일 4시간 근무 등은 사실상 사측이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노조 측은 무리한 수준의 임금·성과금 안을 마련해 놓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별도 요구안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또 국내공장에서 생산하던 차종이 단종되면 해외공장에서 생산해 역수입하는 것 금지, 해외공장 생산 차종을 노조와 논의 후 결정,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 체계 구축 등도 사측에 통보한 상태다. 노조는 '최대 실적에 걸맞은 공정한 분배'를 강조하며 올해 교섭에서 강하게 회사를 압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8~9일 진행한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이 같이 결정하고 사측에 관련 문서를 발송했다. 노사는 오는 23일쯤 상견례를 하고 본격적인 교섭에 들어갈 예정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LG전자 ‘TV 라인업 다변화’ 속도···中 공세 대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눈길을 잡는 초대형 프리미엄 TV를 선보이는가 하면 보급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을 선보이는 등 라인업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TCL 등 중국 업체들의 공세를 원천 차단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 최대 크기인 114형 마이크로 LED를 공개하고 '초프리미엄 TV'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선호하는 시장 트렌드가 확산하자 마이크로 LED 라인업을 기존 89·101형에 이어 114형으로 확대한 것이다. 출고가는 1억8000만원이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가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 최상의 화질을 구현하는 게 특징이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몰입감 있는 시청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미국에서 보급형 OLED TV를 선보이는 등 현지 판매 라인업도 확대했다. OLED TV가 액정표시장치(LCD) 모델 대비 가격대가 높은 만큼 수요 확대를 위한 조치로 보인다. LG전자의 공세도 강력하다. LG는 지난 3월 2024년형 LG 올레드 TV와 LG QNED TV를 국내 출시했다. LG전자는 2024년형 TV를 업계 최다 라인업으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선명한 화질의 올레드 에보(시리즈명: M4·G4·C4) △일반형 올레드 TV(B4) △라이프스타일 올레드 TV 포제와 플렉스 등을 선보였다. 무선 올레드 TV(M4) 선택지도 97·83·77형 이외에 65형을 추가했다. LG전자는 QNED TV 제품군도 늘렸다. 초대형·프리미엄 LCD TV를 원하는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98형 제품을 더해 중소형부터 초대형에 이르는 QNED TV 풀 라인업(43·50·55·65·75·86·98형)을 운영할 방침이다. 양사의 TV 경쟁은 인공지능(AI) 기술 분야에서도 치열하다. 신제품의 특징으로 '강력한 새 프로세서 탑재를 통한 AI 성능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4년형 네오(Neo) QLED TV와 OLED TV 신제품을 소개하며 'AI TV 시대'를 선언했다. 실제 네오 QLED 8K TV에는 역대 삼성 TV 프로세서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갖춘 3세대 AI 8K 프로세서가 들어갔다. LG전자는 신제품 중 LG 올레드 에보(M4·G4) 시리즈에 알파11 프로세서를 적용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기존 알파9 대비 4배 강력해진 AI 성능을 갖췄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그래픽 성능과 프로세싱 속도는 각각 70%, 30% 향상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시장에서 기술·라인업 경쟁을 벌이는 것은 중국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다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히 '저가 공세'를 벌이기엔 중국 업체들이 최근 들어 기술력을 끌어올리며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TCL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163인치 마이크로 LED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TCL은 국내 주요 거점에서 플래그십 스토어 등을 운영하며 한국 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TV 시장은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급·대형화 트렌드가 더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세계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출하량 기준 점유율 16%로 1위를 유지했다. 매출액 기준으로도 1위다. LG전자(9%)는 출하량 기준으로 중국 하이센스(10%)와 TCL(10%)에 이어 4위를 달렸다. 화면 크기별로 보면 70인치 이상 대형 TV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8% 급성장했다. 삼성전자는 70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에서 22%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고사양 프리미엄 TV 출하량도 전년 동기 대비 15% 커졌다. 특히 미니 LED LCD TV 출하량이 24% 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시승기] 토요타 알파드, 미니밴 시장 뒤흔들 ‘게임체인저’

미니밴을 찾는 이들의 고민은 하나다. 선택지가 없다는 것. 특정 모델이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보니 다른 차를 탈 생각을 잘 못한다. 토요타가 지난해 출시한 알파드는 이런 상황에 크게 주목받고 있다. '프리미엄 미니밴' 콘셉트로 소개돼 상품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토요타 알파드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2002년 출시 이후 3세대에 걸쳐 진화한 모델이다. 국내에는 알파드 4세대 모델이 처음 들어왔다. 탑승객의 편의를 극대화한 럭셔리 공간, 장시간에도 피로감이 적은 안락한 승차감, 운전자와 탑승객 모두를 만족시키는 다양한 편의사양 등이 탑재된 차라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존재감이 상당하다. 역동적인 외관 디자일을 갖췄다. 미니밴의 형태는 잘 유지하면서도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강렬함을 지녔다. 깊은 눈매와 쭉 뻗은 측면 라인이 인상적이다. 굴곡진 측면 라인과 함께 일직선으로 이어진 크롬 가니쉬는 럭셔리한 분위기를 풍긴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5005mm, 전폭 1850mm, 전고 1955mm, 축거 3000mm다. 카니발보다 길이와 축간 거리가 각각 150mm, 90mm 짧은 정도다. 대신 전고가 180mm나 높아 크기는 오히려 알파드가 더 크게 느껴진다. 실내는 렉서스를 떠올리게 한다. 고급스럽다. 운전자와 탑승자 대부분 손이 닿는 곳은 부드러운 가죽으로 마감됐다. 시각적으로나 촉각적으로나 편안함을 선사한다. 좌우로 뻗은 다이내믹한 디자인과 중후한 분위기의 센터 콘솔 디자인이 적용됐다. 14인치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보다 선명하고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화면 아래에는 물리버튼이 들어갔는데 디스플레이와 맞물려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2열은 VIP를 위한 고급 미니밴답다. 넓고 쾌적한데다 탑승객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서 엿보인다. 나파 천연가죽 시트에 앉으면 각종 공조장치 등을 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3열 시트에도 리클라이닝, 암레스트가 기본으로 탑재돼 만족스러웠다. 5:5분할 스페이스 업 시트가 3열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시트를 좌우로 들어 올려 추가적인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골프백을 6개 이상 적재할 수 있을 정도다. 알파드의 최대 매력은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품었다는 점이다. 롱-스트로크 설계로 저속부터 충분한 토크를 발휘하는 2.5L 앳킨슨 사이클 엔진을 장착했다. 시스템 총출력 250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전자식 무단변속기(CVT)가 들어가 공인복합연비 13.5km/L를 인증 받았다. 차량 크기와 공차중량(2330kg)을 감안하면 꽤 높은 수치다. 실제 주행 중에는 도심에서 효율성이 크게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흐름이 원활한 도로에서 정속주행을 하자 16~17km/L 가량 실연비가 나왔다. 주행은 꽤나 부드럽다. 실내 거주공간이 워낙 안락한데다 소음·진동도 거의 들어오지 않아 편안한 이동이 가능했다. CVT는 변속충격으로 인한 이질감을 최소화해주도록 설정됐다. 덕분에 운전하는 사람도 '달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4륜 구동 시스템은 전·후륜 구동력을 자동적으로 100:0부터 20:80까지 배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코너를 만나거나 속도를 빠르게 낼 때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꽤 유용했다. 레이더 센서와 카메라 센서로 전방의 차량을 감지해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운전자가 설정한 차량 속도와 앞 차량과의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시켜 준다. 선행 차량이 감지되면 앞차의 속도에 맞춰 주행속도를 조절하고 앞차가 정지상태면 주행 중인 차도 정차한다. 전방에 차량이 없을 때는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에 맞춰 다시 정속 주행한다. 저속에서 고속까지 차간 거리 제어가 가능해 장거리 또는 일시적 정체구간에서 주행 시 운전자의 피로도를 줄여준다. 국내 미니밴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춘 차다. 하이브리드차가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이라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토요타 알파드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9920만원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수혜? 불똥? 美-中 ‘관세 전쟁’ 격화에 韓 기업들도 ‘예의주시’

미국이 중국과 '관세 전쟁'을 본격화하면서 우리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과 직접 경쟁하는 배터리 등 일부 품목에서 반사이익이 기대되지만 중국의 보복 방식 등 불확실성이 높아 장기적으로는 악재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16일 재계와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그에 따른 피해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중국산 일부 품목의 관세를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 주요 표적은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태양전지 등 첨단 제품과 주요 광물이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물리던 25%의 관세를 올해 100%로 올리기로 했다. 리튬이온 전기차 배터리와 배터리 부품은 기존 7.5%에서 25%로 상향된다. 중국산 레거시(범용) 반도체 관세도 25%에서 내년 50%로 인상한다. 천연 흑연, 영구 자석의 관세율은 0%에서 2026년 25%로, 그 외 핵심광물은 0%에서 올해 25%로 각각 올라간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속내가 복잡하다. 전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는 중국산 전기차의 미국 진출이 사실상 막혔다는 점은 일단 호재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현대자동차·기아는 미국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지으며 친환경차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유럽 등에서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한 저가형 중국 제품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BYD는 테슬라를 제치고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 브랜드 자리를 꿰찼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산 부품을 대거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미국의 포괄적 관세 조치 대상에 자동차 부품까지 포함될 경우 오히려 '관세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한국산 제품 가격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미국이 이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으로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진입장벽을 세웠지만 CATL, BYD 등은 틈새를 공략하며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이들이 LFP 등 저가형 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우는 만큼 배터리 관세 인상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는 이번 조치를 다소 관망하고 있다. 한국은 첨단 반도체, 중국은 저가 구세대 범용 반도체 위주로 주력 분야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제품 기술을 확보하는 경쟁을 벌이는 반면 중국은 아직 범용 제품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철강 업계 표정은 좋지 않다. 중국 철강 기업들이 국내를 비롯한 전세계 시장으로 물량을 밀어내면서 출혈경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 정부가 정한 쿼터 범위에서 철강 제품을 무관세로 수출하고 있어 중국산 제품이 미국으로 들어가지 않는 데 대한 반사이익도 누리기 힘들다. 무역 업계는 일단 상황을 낙관적으로 해석하는 모습이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1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무역협회 사무실에서 진행된 한국 특파원과 간담회에서 “상황이 어떻게 진전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미국의 대중 관세폭탄이) 한국 기업에 불리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보복 등 글로벌 통상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는 점은 우리 기업들에게 장기적으로는 악재로 꼽힌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일관되게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위반한 일방적 부가 관세에 반대해왔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며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해 자신의 정당한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는 이번 관세 인상 조치가 미국 대선 캠페인의 연장선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며 “전일 CSI300지수는 0.8% 하락 마감하고 전기차·반도체·철강 등 섹터가 약세를 보였으나 낙폰은 크지 않았다. 경제적 손실이 크지 않고 미국의 대중국 규제에도 어느 정도 면역력이 형성된 까닭"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11월 대선을 앞두고 초당적 '중국 때리기'는 지속될 공산이 커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에 대비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세계로 뻗어가는 CJ그룹···내실 다지고 혁신 도모한다

CJ그룹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식품, 뷰티, 문화 등 핵심 역량을 앞세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지 7년이 지난 가운데 내실을 다지고 혁신을 도모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017년 5월17일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굵직한 인수합병(M&A)과 체질개선 작업을 진두지휘하며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재무구조 등에서 압박을 받기도 했지만 위기를 지혜롭게 넘기며 순항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회장의 최근 경영 트렌드 중 눈에 띄는 부분은 '현장'이다. 그는 올해 초 CJ올리브영 본사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의견을 나눴다. 이 회장이 계열사를 방문한 것은 2019년 이후 5년여만이다. 이튿날 서울 종로구 CJ대한통운 본사도 찾았다. 그는 주요 부서를 돌면서 직원들을 격려한 뒤 “온리원(ONLYONE) 정신에 입각해 초격차 역량 확보를 가속화하고 대한민국 물류를 책임진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산업 전반의 상생을 이끌어 나가자"는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전했다. 또 다른 특징은 기존 상식을 뒤엎은 인사 결정이다. CJ는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이사 시즌을 조용히 넘어갔다. 대신 지난 2월 '선택과 집중' 형태의 결단을 내린 뒤 대표인사 인사를 수시로 단행하고 있다. 이달 초 이건일 CJ 사업관리1실장이 CJ프레시웨이 대표로 선임됐다. 지난 3월에는 윤상현 CJ ENM 커머스 부문 대표가 엔터테인먼트 부문 대표로 발탁됐다. 주요 계열사들도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매출 17조8904억원, 영업이익 819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바이오 등 부진으로 전년 대비 하락한 수치지만 식품사업 부문이 해외에서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슈완스 인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데다 미국 등에서 '비비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CJ대한통운 역시 지난해 매출 11조7669억원, 영업이익 4802억원을 기록하며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 '성공 신화'를 쓴 올리브영도 해외로 간다. CJ올리브영은 올 상반기 중 일본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소비 성향이 한국과 유사한 데다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북미와 더불어 글로벌 진출 우선 전략국가로 선정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올리브영은 2014년과 2018년 각각 미국과 중국에 법인을 세우고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아직까지는 온라인 사업만 하고 있다. 수익성 회복에 시동을 건 CJ ENM은 흑자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프리미엄 콘텐츠 라인업의 확대를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채널 및 디지털 커머스를 강화해 수익 확대를 지속하겠다는 목표다. 재계에서는 매끄러운 세대교체를 CJ그룹 최대 숙제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과 함께 식품·뷰티·콘텐츠 분야에서 결실을 맺은 가운데 3세 승계 작업을 잡음 없이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과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 전략실장이 임원급으로 활동 중이다. 그룹 지주사인 CJ(주) 지분은 이 회장이 42.07%를 들고 있는 반면 이선호 실장(3.2%)과 이경후 실장(1.47%)은 거의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AI 반도체’ 미래 경제패권 가른다···“정부 지원책 더 촘촘해져야”

'인공지능(AI) 반도체'가 미래 경제패권을 가를 수 있는 핵심 기술로 급부상하면서 우리 정부가 기업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관련 시장 성장세가 워낙 가파르다보니 미국, 중국 등이 자국 기업 연구개발(R&D)에 막대한 보조금을 쏟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3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AI 반도체 시장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411억달러(약 56조원)에서 2028년 1330억달러(약 182조원)로 연평균 21.6% 성장할 전망이다. AI 반도체는 AI 알고리즘을 실행할 능력을 갖춘 제품을 뜻한다. PC·스마트폰 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가전, 자동차 등 수요처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온디바이스 열풍과 사물인터넷(IoT) 기술 발달에도 AI 반도체의 역할이 상당하다. 전세계 기업들은 기술 개발과 고객사 확보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엔비디아, AMD, 인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뿐 아니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 빅테크들도 참전한 상태다. AWS(Amazon Web Service)는 세계 1위 클라우드로 2018년부터 AI 반도체를 개발해왔다. 다른 클라우드 사업자 대비 자사 칩 개발 및 사용에 적극적인 편이다. MS는 세계 2위의 클라우드 기업이다. 지난 2019년부터 AI 반도체를 개발했다. 작년 11월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를 공개하기도 했다. 구글은 보다 앞선 2016년 관련 제품을 발표하고 5세대 제품까지 개발을 완료했다. 이밖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태동하며 시장 변화를 이끌고 있다. 국내 AI 반도체 기업은 삼성·SK·LG를 포함해 10여개 수준이다. 모바일, 가전 등 온디바이스 부문에서 일부 제품을 상용화했으며 데이터센터 부문은 사업을 본격화하는 단계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해당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이 아직 미국 등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미국의 기술력을 100으로 놨을 때 한국은 80으로 기술 격차가 2.5년 정도 난다고 진단했다. 이는 중국(90), 유럽(85)에도 밀리는 수치다. 주요국들은 육성 정책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민간기업이 AI 반도체 개발을 주도하며 국방부는 차세대 반도체 리더십 확보를 위한 장기적인 기술과제 해결을 지원하고 있다. 상무부는 국내 반도체 제조시설 구축 등을 지원 중이다. 산·학·연 중심 중장기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진행하며 기업의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계속 늘려가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시행된 '칩스법' 역시 산업 생태계 조성 등 관련 기업들을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현금을 살포하고 있다. 정부가 AI 반도체 설계와 제조 역량 확보를 위해 화웨이, SMIC 등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 등으로 AI 연산을 위한 컴퓨팅 자원 확보가 어려워지자 자국 AI 반도체 육성 지원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대만·일본도 핵심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지난 2020년 '인공지능 반도체 산업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2030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경기 화성시 소재 반도체 기업 에이치피에스피 본사에서 진행된 소부장 기업 간담회에서 “반도체 지원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며 규모는 10조원 이상 대규모로 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업계는 정부가 직접적 재정 지원을 포함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길 기대하는 모습이다. 올해 일몰 예정인 국가전략기술투자세액공제 일몰 연장 등도 국회에서 논의해주길 바라고 있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나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이며 AI 반도체는 성장 초기 단계로 한국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제고할 기회"라며 “AI 반도체 경쟁력 제고는 한국의 주력 수출산업인 휴대폰, 자동차, 조선, 가전 등을 똑똑하게 만들어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개발자금 지원, 레퍼런스 구축, 수요산업과 협력 강화, 팹리스-파운드리의 유기적 협력관계 도모 등이 요구된다"며 “중동·유럽 등이 국가안보, 지정학적 이슈로 AI 반도체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 기업의 해외진출에 대한 정부의 외교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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