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반등세를 보이던 국내 화장품 관련주가 최근 조정을 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그간 가파르게 상승세를 탔던 만큼 단기조정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국내 화장품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한 달간(7월 29일~8월 28일) 31.3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삐아와 코스맥스, 한국화장품, 토니모리도 각각 25.24%, 20.27%, 15.87%, 6.40% 떨어졌다. 이번 화장품 종목의 조정에 주가는 연초 수준을 밑돌거나 유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1월 2일(14만1200원)부터 7월 29일(18만2300원)까지 22.54% 상승했다. 그러나 현재 주가는 12만원 중반대 머무르며, 연초 기록한 주가를 밑돌고 있다. 코스맥스도 올해 6월 27일 19만7800원으로 마감했지만 이내 하락하면서 현재 12만원대까지 추락한 상태다. 코스맥스의 1월 2일 종가는 12만2900원이었다. 화장품주가 하락 전환한 배경은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영향이 크다. 중국발 수출 부진이 실적 감소와 주가 상승을 저지한 것이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중국 매출이 40% 이상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도 42억원을 기록, 시장 추정치(695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코스맥스도 2분기 영업이익 468억원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수준이지만, 컨센서스(추정치)를 18.08% 밑돌았다. 코스맥스도 역시 올해 6월 중국 내 화장품 소매판매액도 전년 동기 대비 15% 줄어들었다. 중국 법인의 순손실은 1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조정 이후 주가 회복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한국 화장품은 고품질의 저가격 제품을 다양하고 빠르게 전개하는 경쟁력을 쌓아온 만큼 이를 바탕으로 중국 외 글로벌 시장의 주력 소비층이 단단하게 구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K뷰티 열풍으로 화장품주가 급등세를 보였던 만큼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한국 화장품의 주력시장이 비중국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고, 한국산 본연의 경쟁력이 구매 행태 변화에 적중하면서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상승세인 점을 고려했을 때 업종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워렌 버핏이 화장품 체인 '울타뷰티'에 투자한다는 소식과 함께 글로벌 수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도 축소됐다는 분석이다. 버크셔는 보유지분 공시(13-F 보고서)에서 6월 30일 기준 울타뷰티 69만여주를 약 2억6600만달러(약 3620억원)에 매입했다고 전했다. 울타뷰티는 미국판 '올리브영'으로 국내 브랜드가 다수 입점해있다. 피크아웃 우려로 화장품주에 대한 과매도가 발생했지만, 현재를 매수 기회로 잡아볼 필요가 있단 조언도 있다. 여전히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단 이유에서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이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했던 점은 아쉽지만, 투자포인트가 훼손되지는 않은 점을 주목하고 있다"며 “미국 시장 수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중국 시장 회복도 선행돼야 회복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지만, 하반기 주가 하락세는 과도했던 만큼 저점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