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거래가 정지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부산주공이 오는 29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부산주공 기업 정상화의 열쇠로 꼽히는 유형자산 매각 잔금일이 미뤄지면서 소액주주들의 불안감이 더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소액주주들은 주주연대를 구성하고 거래 재개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뚜렷한 활동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 한국거래소가 올해 6월까지 개선 기간을 부여한 만큼 기업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 부산주공은 오는 29일 오전 9시 부산주공 본사 3층 대강당에서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상정된 안건은 △제57기 제무제표(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안) 포함)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의 건 등이다. 사내이사로는 장세훈 부산주공 대표이사가 1년간 재선임을 승인 받는다. 사외이사로는 조석진 명보기업 대표이사와 전승택 청남회계법인 대표공인회계사가 재선임, 곽재경 씨앤피산업 대표이사가 신규선임을 의결 받을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감사위원으로 이번 주총에서 선임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부산주공은 이번 주총에서 미영위중인 사업도 정관에서 삭제한다. 삭제되는 내용은 △신재생 에너지사업 △수소저장소 및 수소충전소 사업 △태양광 반전사업 △게임소프트웨어 개발, 제작 및 판매업 △소프트웨어 수출업 및 무역업 △부동산 개발 사업 △전기자동차의 수입, 개발, 제조, 유통 및 판매사업 △이차전지 CELL, PACK의 수입, 개발, 제조, 유통 및 판매사업 등 총 18가지다. 이번 부산주공의 정기주총에는 소액주주들 일부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들은 6월1일 이전에 거래 가능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매각 절차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주공 소액주주연대는 소액주주 플랫폼 Act(액트)를 통해 지난해 11월 잡은 목표치인 보유지분 7% 이상을 모았다. 소액주주들은 오는 6월 거래재개보다 개선기간 연장이 될 가능성이 9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부산주공과 한국거래소와 소통하며 거래재개에 대한 내용에 대해 건의하고 있다. 부산주공의 거래정지는 지난해 3월24일 재직 중인 사내이사가 장 대표를 포함한 3명의 임원을 횡령·배임 등으로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혐의 발생 금액은 500억원으로 2022년 말 개별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362억6449만원)의 137.12%로 웃도는 금액이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4월11일 내부고발인점 등을 중대한 사안으로 보고 거래를 정지시켰다. 이후 거래소는 지난해 5월3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 제49조에 따라 부산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대상으로 결정했다. 같은 해 6월1일 거래소 유가증권시장 기업심사위원회에서 1년간 개선 기간을 부여하면서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얻게 됐다. 부산주공은 사업 진행과 기업 개선을 위해선 자금 조달이 급한 상황이지만, 장기간 지속된 거래 정지로 경영 환경이 점차 나빠지고 있단 평가다. 특히 최근 부산주공의 희망이었던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875번지 일대의 산업단지 매각 잔금 일정도 이뤄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매각 금액은 800억원으로 잔금 예정일은 2월18일이었지만, 5월31일로 미뤄졌다. 개선 기간을 하루 앞둔 날이다. 현재 부산주공이 받아야 할 금액은 720억원 수준으로 인수자는 부동산 개발업체인 엠제이와이파트너스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황이 좋지 않아 잔금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산주공은 자산 매각 금액으로 차입금 상환 등 유동성 확보하고자 했다. 그러나 잔금 납입일 지연과 함께 미뤄진 셈이다. 만약 정상적으로 매각이 이뤄진다면 부산주공의 부채비율은 1000% 수준에서 300%가량까지 줄어들 여지가 있다. 부산주공의 신용등급은 워크아웃 기업 바로 다음 수준이다. 이 때문에 거래소도 기업 불확실성과 횡령·배임 이슈를 해결해야 거래 재개를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