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 검사 시 위암, 대장암 등의 병변을 놓치는 간과율은 통상 20%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내시경 검사가 1년에 약 1300만건 진행되는 만큼 숙련도 낮은 의료진이 검사하거나 의료진의 피로 누적으로 병변을 놓칠 확률이 커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이 의사를 보조해 놓치는 병변을 잡아낸다는 콘셉트로 내시경 진단 보조 솔루션을 개발한 기업이 AI 메드테크 기업 웨이센이다. 현재 웨이센의 내시경 의료 AI 솔루션 '웨이메드 엔도'는 정확도가 95% 이상으로, 강릉아산병원과 일산병원, 중앙보훈병원 등에 도입됐다. 김경남 웨이센 대표는 “웨이메드 엔도는 위·대장 내시경 검사시 웨이센이 제공하는 모니터를 내시경 장비와 연결해 검사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AI가 판독 후 의사가 놓친 이상 병변을 찾아 알려주고, 암일 확률도 표현해주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웨이메드 엔도를 개발하기 위해 웨이센은 강남세브란스 소화기내과 연구교수팀과 협력해 단순 사진 뿐 아닌 내시경 동영상 데이터를 AI 학습에 반영했다. 염증성 위염·위궤양 등 질환과 초기 위암을 구분하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일본 보건당국의 AI 활용 위 내시경 검사기기 인허가 사례가 없을 정도이나, 이러한 기술력 덕분에 웨이메드 엔도는 95% 이상의 정확도를 자랑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웨이메드 엔도는 국내 70개 이상 병원에서 시범 서비스 중으로, 도입 병원 수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해외에서는 태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6개 국가의 대형 종합병원에서 시범 운영하며 글로벌 점유율을 빠르게 확장해가고 있다. 웨이센의 두 번째 상용화 제품인 '웨이메드 코프'는 스마트폰에서 앱을 실행한 후 3~5회 차례 기침음을 내면 AI가 호흡기 건강상태를 분석해 신호등 형태로 알려주는 헬스케어 솔루션이다. 천식이나 만성폐쇄성 폐질환, 폐렴 환자들의 기침 소리는 정상 범주와 달라 음향 스펙트럼 구분이 가능하다. 그런 만큼 가전 기업들과 협력해 스마트폰이나 TV, 리모컨 등에 달린 마이크에 코프 AI 시스템을 탑재해 일상에서 호흡기 건강 상태를 꾸준히 살필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웨이센은 한 가전 기업과 협력해 소아청소년용 스마트 스피커 출시를 준비 중이다. 그랜드 워커힐 호텔과도 협력해 워커힐의 헬스 피트니스 시설인 ROO 클럽에서도 코프 솔루션을 체험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코프는 정확도가 85%로 병원에서 청진기로 1차 진단하는 것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지난해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기술혁신상 2관왕을 달성했고, 올해 솔루션을 고도화해 혁신상을 한 차례 더 수상한 글로벌 경쟁력 있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웨이센은 웨이메드 코프를 베트남 공공의료에 적용하기 위해 하노이 대학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은 종합병원 방문을 위해 진단서를 끊어야 해 AI 솔루션으로 검사 정확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중동·아랍에미리트·태국의 호텔에서도 코프를 체험할 수 있게 추진하는 등 글로벌 파트너사와도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웨이센은 공황장애와 식품 알러지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디지털 치료기기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공황장애 완화 디지털 치료기기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진과 협력해 제작한 CBT(Cognitive behavioral therapy) 인지행동치료 프로토콜이다. 생성형 채팅봇이 환자와 대화하고 심호흡을 돕는 등 약물 없이도 환자의 불안을 완화시켜준다는 취지다. 현재 이 치료기기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허가를 받아 임상시험 중으로, 웨이센은 내년 중 식약처 허가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 알러지 치료를 위해서는 문제가 되는 음식을 최소량부터 시작해 점차 늘려 섭취하다 몸에 문제가 생기면 줄인 뒤 다시 증량을 반복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병원을 여러 번 내원해야 하는 것은 물론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만큼 디지털 치료기기를 통해 번거로움을 최대한 낮춘다는 구상이다. 식품 알러지 디지털 치료기기는 소아청소년 교수들과 협력해 개발한 후 현재 임상시험 신청 준비를 마친 상태다. 김 대표는 “디지털 치료기기는 아직까지 국내 스타트업 중 해외 수출을 이뤄낸 '퍼스트 무버'가 없어 이를 웨이센이 선도하겠다는 목표"라며 “이미 해외 파트너사들이 국내 임상이 완료되면 디지털 치료기기를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웨이센은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국내 특허등록 29건과 상표등록 6건, 해외 특허 출원 6건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2023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 △2024 식약처장상 수상 △CES 2024 3관왕 △CES 2023 4관왕 △CES 2022 1관왕 등의 수상 실적도 가지고 있다. 김경남 대표는 “실시간 의료영상 분석 관련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향후 웨이메드 엔도를 발전시켜 관절과 호흡기, 복부 초음파 내시경 분야로도 진출하고자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