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들의 '새 명품 선호' 트렌드가 확산되자 해외 패션명품 브랜드들이 젊은 세대의 취향을 결합한 '명품+카페' 이색 복합공간을 잇따라 선보여 국내 유통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들 복합공간은 명품 브랜드 정체성이 담긴 커피·디저트 등 메뉴와 희소성을 갖춘 굿즈(기획상품)를 비장의 무기로 내세워 '색다른 새로움'을 향유하려는 MZ세대의 심리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컨템포러리 브랜드 아페쎄(A.P.C)는 지난 8일 현대백화점 신촌점 본관 4층에서 자체 카페 브랜드 '카페 아페쎄' 신규 매장을 개점했다. 기존 경기권에서 선보인 매장 2곳에 이어 처음으로 서울권까지 출점 영역을 넓힌 것이다. 브랜드를 연상시키는 요소를 메뉴 전반에 접목해 이미지 각인 효과를 노린 점이 특징이다.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의류·가방 상품을 비롯해 앞치마·보온병·쿠션 등의 다양한 굿즈까지 선택의 폭도 넓다. 아울러 아페쎄 대표제품 '하프문' 가방 모양을 본뜬 크로와상, 카페 아페쎄 글자가 적힌 샌드쿠키도 새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다. 브랜드 설립자 장 뚜이뚜 가족의 수제 조리법으로 만든 몽블랑·애플크럼블 등 디저트도 눈길을 끈다. 신명품 대표 주자로 꼽히는 프랑스 브랜드 '메종 마르지엘라'도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 플래그십(단독) 부티크를 통해 정식으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브랜드 인큐베이터(육성기업) 하고하우스가 투자하는 독일 베를린에 본사를 둔 스페셜티커피 브랜드 '보난자커피'와 협업하는 구조로, 현재 보난자커피가 메종 마르지엘라 카페의 메뉴 개발과 운영을 전담하고 있다. 아페쎄와 마찬가지로 브랜드 상징성을 담은 인기 제품 메뉴로 연결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타비(Tabi) 신발·포 스티치(Four Stitches) 등 메종 마르지엘라의 대표 상품 디자인을 녹인 케이크 외에도, 메종 마르지엘라와 손잡고 만든 커피 백 클립·가죽 코스터 등 굿즈도 판매한다. 하고하우스 관계자는 “현재 기본 아메리카노와 라떼 등 커피류와 원두, 인스턴트 커피, 커피백 클립과 타비 코스터 등 굿즈 판매율이 높다"면서 “커피는 마르지엘라 카페 전용 원두를 개발해 적용한 상품으로 인기몰이 중이고, 브랜드 굿즈의 고객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최근 국내 상륙한 '랄프스 커피'도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랄프스 커피는 미국 패션 브랜드 '폴로 랄프로렌'이 2014년 뉴욕을 시작으로 전 세계 31개 주요 도시에서 직영되고 있는 글로벌 카페다. 글로벌 매장 32번째인 한국 1호점은 강남 가로수길 랄프로렌 매장 1층에 위치해 있다. 자체 특제 블렌드 원두를 사용한 커피류 외에도 브라우니 등 전통 미국식 디저트, 토트백·그래픽 티셔츠·모자·머그컵 등 각종 의류와 액세서리도 판매한다. 매장 이용객의 경우 45분의 시간제한을 걸고 있지만, 현재까지 운영 시간에 따라 입장 대기줄이 생기거나 이른 시간에도 좌석 대부분이 차 있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카페와 결합한 형태로 F&B(식음료) 사업에 뛰어든 것은 오랜 일이다. 2011년 에르메스가 강남 플래그십 매장 지하 1층에 '카페 마당'을 운영한 것을 시작으로, 디올도 2015년과 2022년 각각 서울 청담동·성수동 단독매장에 선보였다. 구찌와 루이비통도 각각 2014년, 2022년 서울권 특정 매장에서 팝업 카페를 한시 운영한 바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VIP고객 서비스 강화 차원에서 고가 명품 브랜드 주도로 매장 일부 공간을 할애해 카페로 운영하기 시작했다"면서 “다만, 하나의 콘텐츠로 자리 잡으면서 신명품 브랜드까지 유행이 번졌고, 매출상승 효과가 두드러지면서 별도 카페 브랜드까지 나오는 등 형태도 다양화된 추세"라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