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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에너지 정책이 필요하다

4월이다. 영어로 April(에이프릴) 이라고 하는 어원은 '열다(open)'라는 의미의 라틴어 동사 아페리레(aperire)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모든 만물이 겨울을 지난 후에 꽃이며, 대지가 다 열리고 있으니 '열리다'라는 말은 참 잘 맞는 말이다. 4월이면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말이 서양의 시인 티에스 엘리엇(T.S. Eliot)이 말한 '4월은 잔인한 계절'이라는 말일 것이다. 황무지라는 5부작 시에서 1부의 죽은 자의 매장에서 나오는 말이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이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잘 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약간의 목숨을 대어 주었다. ....." 왜 잔인하다고 했는지는 해석이 다소 분분하지만 아무튼 현재 시점으로 보면 4월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의 전쟁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 문제로 고통받는 잔인한 계절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한국같이 중동 석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잔인하게 느껴진다. 아 참! 한가롭게 시 감상에 젖어있을 여유는 없다. 이란 사태로 또 다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예컨대 카타르의 LNG 시설이 폭격되는 순간 한국에게는 직격탄이 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태리, 태국, 인도네시아, 일본, 독일 등이 폐쇄하기로 한 석탄발전소를 재가동하거나 석탄 생산을 늘리고 있다. 유럽 연합, 톡일, 스페인, 포르투칼 같이 신재생 에너지 비중이 높은 국가는 이란 전쟁의 가격 충격에 상대적으로 충격이 적었다고 한다. 석탄 발전관련한 것은 단기적인 에너지 위기 대응 목적이라고 본다.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다. 에너지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 정부는 공공 기관 차량 5부제 의무화, 공영주차장 5부제, 기존 80퍼센트 수준의 석탄 발전 출력 제한 완화, 원전 4기의 재가동, 석유화학에서는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 기업의 출퇴근 시간 조정, 그리고 전국 5156개 사업장 중에서 석유 소비의 약 92%를 사용한 50개 기업에 대해서 석유사용 절감 계획을 제출하도록 하였다. 절약 목표를 달성하면 에너지 절약 설비 시설 투자에 대한 자금지원 등을 고려 중에 있다. 기존에 많이 해오던 식상한 조치들이다. 좀 더 장기적이고, 혁신적인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우선 절약하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유가 보조금 지원으로 유가 상한제를 하는 것은 이해는 되지만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가뜩이나 국가 부채가 매년 늘어나는 상황에서 재정 적자는 어찌하라는 것인가. 적절한 빠른 시기에 전기요금을 현실화하여 절약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소재 부품 안보도 생각해야 한다. 신재생 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은 맞는데 리튬, 태양광 소재, 부품 관련 안보도 중요하다. 이것이 안된 상황에서 태양광만 늘리다고 능사가 아니다. 중국기업 좋은 일만 시키는 것이다. 그러니 국산기술과 소재부품 등을 반드시 고려한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 보급 정책이 필요하다. 바이오매스 에너지, 수열 에너지, 양수발전, 중력에너지 등등을 더 적극적으로 포함해야 한다. 세 번째는 매일 매년 시행하는 에너지 절약 정책이 중요하다. 에너지 위기라고 잠깐 하다가, 끝나면 다시 돌아가는 도돌이표 정책으로는 안된다. 근본적인 정책과 외국으로부터의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하는 에너지 외교 안보 정책이 있어야 하지만 다양한 공급선부터 확보해야 한다. 민관이 공동으로 에너지 개발도 적극하도록 해야 한다. 4월의 뜻이 '열리다'라고 하였듯이 정부, 기업, 시민들은 열린 생각, 열린 마음, 열린 정책. 모든것이 열려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폐쇄하는 마음으로는 나라의 발전은 없다. 잔인한 계절은 아니다. 아름다운 계절이라고 믿는다.

구역전기·자가발전도 ‘전기본 안으로’…정부 통제 확대

정부가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중심으로 전력시장 전반에 대한 통제 강도를 대폭 높이고 있다. 과거 상대적으로 자율성이 보장됐던 구역전기, 집단에너지, 자가발전까지 사실상 정부 허가 체계 안으로 편입되면서 시장 구조가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 1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가 자가발전까지 전기본 체계로 편입하려는 배경에는, 개별 기업 단위에서 추진되는 발전설비가 전체 전력수급 및 탄소감축 정책과 충돌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실제로 최근 포스코가 포항에 약 600MW 규모 LNG 자가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허가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수소 혼소 조건과 100% 국내 그린수소 사용 계획 제출 등이 요구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자가발전이라 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국가 전력믹스와 온실가스 배출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를 개별 기업의 자율에 맡기기보다 전기본을 통해 총량과 방향을 통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자가발전까지 사실상 정책 수단으로 묶는 것은 과도한 개입"이라는 반발도 적지 않다. 그동안 열병합발전 기반 집단에너지, 구역전기, 자가발전은 전기본과 별도로 정부의 허가가 이뤄졌다. 산업단지나 신도시 등에서는 수요 기반으로 자체적으로 발전설비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12차 전기본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 설비들이 모두 전기본에 포함된 총량 안에서만 허용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되면서, 사실상 정부 승인 없이는 신규 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공장이나 제철소 등 대규모 전력 수요를 보유한 산업계의 자가발전도 예외가 아니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전력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발전설비를 구축하는 방식 역시 정부 계획과의 정합성이 요구되면서 독자 추진이 사실상 제한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신도시 아파트 단지 등에 활용돼 온 집단에너지(열병합발전) 역시 정책 변화의 영향권에 들어왔다. 정부는 열병합발전 대신 전기 기반 난방 방식인 히트펌프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기존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은 설비 전환 압박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열병합발전이 높은 에너지 효율과 안정성을 갖고 있음에도 정책적으로 배제되는 흐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LNG 발전 투자와 직결되는 용량시장(Capacity Market) 역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당초 재개가 예상됐던 LNG 용량시장은 12차 전기본 수립 이후로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본에서 허용 물량이 확정된 이후에야 입찰 공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정책 방향에 따라 용량시장 자체가 축소되거나, 최악의 경우 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정수소발전입찰시장(CHPS)은 연내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지만, 신규 발전소 진입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수소 혼소를 전제로 노후 LNG 발전소를 개체하는 일부 사업만 참여가 가능한 구조다. 대표적으로 동서발전 울산복합 1·2호기, 포스코 인천 3·4호기 정도가 입찰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CHPS 역시 신규 투자 시장이라기보다 기존 설비 전환 시장으로 제한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정책 흐름이 지속될 경우, 향후 국내 신규 발전설비는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허용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신규 대형 원전과 일부 SMR(소형모듈원전)을 제외하면, 사실상 재생에너지 중심으로만 신규 설비가 허가되는 구조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최근 정책 흐름을 두고 전력시장이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LNG 가격 급등과 동시에 SMP 상한제 등 가격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장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며 “투자 판단이 어려워지는 환경이 빠르게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고 최종건·최종현 SK 선대회장, AI 영상으로 만난다

“잿더미밖에 안 남은 공장을 보고 다들 끝났다고 했어. 세상 사는데 쉬운 일이 있나? 경영도 늘 마찬가지였지. 하지만 기회 앞에서는 망설이지 않았어."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 “위기를 두려워하지 마라. 기업가라면 늘 10년을 내다봐야 해. 우리 안에 있는 원칙과 기준, 그걸 지키면서도 끊임없이 새로 쓰는 거야."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SK그룹의 기틀을 닦은 고(故) 최종건 창업회장(1926~1973)과 최종현 선대회장(1929~1998) 두 경영리더의 생전 모습과 목소리가 인공지능(AI)의 기술을 빌어 재현됐다. 1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종건 창업회장, 최종현 선대회장이 후대 임직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5분 분량의 AI 제작 영상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1층 미디어월(전광판)을 통해 상영되고 있다. 사내방송으로도 두 리더의 메시지가 전달된다. 올해 4월 창립 37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이번 AI 영상은 두 회장이 생전 남겼던 어록과 경영 일화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내용 중에는 최종건 창업회장이 1958년 나일론 생산 결단과 닭표안감의 흥행, 워커힐호텔 인수로 이어진 성장의 역사와 관련해 “할 수 있고, 해야 되고, 하면 된다는 게 내 신념"이라고 소개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한, 최종현 선대회장도 “선경을 세계 일류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며 “끊임없이 준비하고 계획하고 도전하라"는 SK 경영 철학을 전했다. 이번 AI 영상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AI를 활용해 SK그룹 창업세대가 간직한 패기와 지성의 DNA를 구성원과 나누면 좋겠다"고 아이디어를 제안하면서 성사됐다고 회사를 설명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창업세대의 유산인 '패기'와 '지성'이라는 초심(初心)과 메시지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 나침반이자 지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에너지 공공기관, 국민에 에너지절약 참여 호소

에너지 공공기관들이 국민에게 에너지 절약 동참을 호소했다. 14일 한국에너지공단을 시작으로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11개 기관은 12가지 에너지 절약 국민행동을 순차적으로 홍보하기로 했다. 이날 에너지공단은 승용차 5부제 참여를 요청했다. 에너지 절약 행동에는 승용차 5부제 참여 외에도 대중교통 이용, 적정 실내온도 준수, 태양광 발전이 많은 낮 시간대 전기차 및 휴대폰 충전 등이 포함된다. 각 공공기관은 다양한 에너지 절약 국민행동을 순차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최재관 공단 이사장은 “지금은 국민 모두가 우리 일상을 지키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공공부문이 앞장서 시행 중인 승용차 5부제에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에너지공사도 전사 차원의 에너지 절약 실천을 선언하고, 국민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실천 요령 안내문을 발송했다. 안내문에는 적정 실내온도 유지, 사용하지 않는 공간의 난방밸브 차단, 창호 단열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박지혜 의원 “국민의힘 기후특위 공론화 결과 발목잡기 중단해야”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간사)이 국민의힘이 공론화 결과에 의문을 제기한 데 대해 비판했다. 박 의원은 14일 SNS를 통해 “국민의힘이 지난 13일 발표된 장기 감축경로에 대한 시민 공론화 결과를 두고 절차적 편향을 운운하며, 심지어 절차를 다시 하자고 한다"며 “국민의힘의 고질적인 기후 외면과 발목잡기에 분노하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기후특위는 지난 13일 공론화위원회 숙의에 참여한 국민들 가운데 77.9%가 초기에 더 빠르게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방안에 찬성했다는 결과 등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국회 기후특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특정 감축 경로를 정당화하기 위해 설계된 '답정너'식 절차"라고 지적하며 공론화 결과로 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설정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이번 공론화는 지난해 11월 17일 국회 기후특위가 공식 의결로 절차를 시작했다"며 “이후 수개월에 걸친 준비 기간을 통해 시민대표단을 구성하고, 진지한 숙의 과정을 거쳐 어렵게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절차에 대한 모든 결정은 김소희 국민의힘 간사도 참여한 공론화위원회에서 공론조사 전문가들의 주도하에 이뤄졌다"며 “이 모든 과정 동안 아무 문제 제기도 하지 않다가 절차가 끝나고 결과가 나오자 이제 와서 다시 하자고 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후 대응이 산업 경쟁력의 발목을 잡는다는 낡은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그 첫걸음은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민주당, 2035년 온실가스 최대 61% 감축 시나리오로 탄소중립법 개정 착수

더불어민주당이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최대 61%까지 높이는 등 초기 감축을 강화하는 경로를 담은 탄소중립법 개정에 본격 착수한다. 하지만 야당을 중심으로 가파른 감축경로를 가진 NDC는 산업계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국회와 산업계에 따르면 5월 말 활동이 종료되는 국회 기후특별위원회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에 대한 본격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후특위는 탄소중립기본법과 배출권거래법 대한 심사권을 갖고 있다. 현재 기후특위에는 2031~2049년까지 NDC를 명시한 개정안이 다수 발의돼 있다. 앞서 2024년 8월 헌법재판소는 탄소중립기본법에 2030년까지 NDC와 2050년 탄소중립 달성만 포함하고, 2031~2049년 동안의 감축 목표는 포함하지 않아 미래 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위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위성곤·이소영·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 등이 각각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난해 11월 대통령 직속의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2035년 NDC를 53~61% 범위로 확정했다. 53%는 2018년부터 매년 동일한 비율로 줄이는 선형 감축 경로를 기준으로 산정된 수치이고, 61%는 초기 감축을 강화한 경로를 기준으로 산정된 수치이다. 지난 13일 국회 기후특위 공론화위원회의 국민숙의단은 초기 감축을 강화하는 경로를 지지했다. 숙의단은 국민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산하에 각계각층의 시민들로 구성해 만든 조직이다. 공론화위원회 결과가 2031~2049년 NDC에 반영될 경우 2035년 NDC는 53%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설정돼야 한다. NDC는 5년 주기로 수립되는 만큼 2040년 NDC도 가파르게 설정돼야 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2031~2049년 기간에 대해 모두 초기에 더 줄이는 NDC를 제시했다. 위성곤 의원은 2035년 60%·2040년 80%·2045년 95% 이상, 이소영 의원은 2035년 61%·2040년 80%·2045년 90% 이상, 윤준병 의원은 2035년 55%·2040년 70%·2045년 85% 이상을 각각 제시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소영 의원이 2035년 기준 가장 높은 목표치를 제시했다. 윤준병 의원이 상대적으로 가장 낮게 제시했지만, 정부가 제시한 최소치인 53%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2035년 65%·2040년 85%·2045년 95%로 민주당보다 더 강화된 감축안을 제시했다.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기후특위 소속 의원들은 공론화위원회 결과를 통해 온실가스 초기 감축 명분이 확보됐다고 보는 만큼, 개정안을 통합 심사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초기 감축 설정이 산업계에 큰 비용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목표를 보다 유연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13일 발표된 공론화위원회 결과에 대해서도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에서 2031~2049년 NDC를 선형 감축 경로로 설정하도록 했다. 또한 에너지 위기 등 글로벌 상황에 따라 필요할 경우 선형 경로보다 낮은 수준의 감축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에는 “에너지 위기 등 글로벌 상황에 따라 국익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선형 감축 경로보다 낮은 수준으로 목표를 정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기후변화센터는 지난 10일 기후특위에 기후 대응 실행력 강화를 위한 정책 제언서를 제출했다. 센터는 “NDC 달성의 핵심인 산업 전환과 관련해 산업계의 여건과 비용 부담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실질적인 정책 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산업의 실행 경로와 제도적 보완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제언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실 한 관계자는 온실가스 초기 감축 설정이 산업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에는 탄소중립 추진 과정에서 산업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기후 대응 예산을 충분히 반영하는 내용도 발의돼 있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가장 시급한 환경문제는?”…국민 57.5% ‘기후변화’ 응답 [기후 리포트]

우리 국민이 가장 시급한 환경 문제로 인식하는 것은 기후변화이고, 국민 대다수가 일상 생활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한국환경연구원(KEI)이 최근 공개한 '2025 국민환경의식조사 보고서'(연구진 염정윤·강선아)를 통해 밝혀졌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9~69세 성인 남녀 3008명을 대상으로 2025년 9월 24일부터 10월 15일까지 진행됐다. 온라인 패널을 활용한 웹 조사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8%다. KEI는 국민의 환경 인식과 행동 변화를 시계열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2012년부터 매년 장기 추적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5년 단위로 응답 패널을 유지해 해당 기간의 시계열 분석도 가능하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기후변화와 함께 '기후테크'에 대한 인식을 별도 조사 항목으로 포함, 변화하는 정책 환경과 사회적 관심을 반영했다. ◇ “기후변화가 가장 시급"…다른 환경문제 압도 지난해 조사 결과, 응답자의 57.5%가 '가장 중요한 환경문제'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이는 쓰레기·폐기물(47.9%), 대기오염·미세먼지(42.7%)보다 높은 수치를 보여준다. '기후변화' 문제는 2024년에 이어 가장 중요한 환경문제로 꼽혔지만, 2024년 68.2%에 비해 10.7%P 하락했다. '쓰레기·폐기물 처리 문제'나 '대기오염·미세먼지 문제' 역시 2024년과 비교해 비중이 하락했다. 반면, '생활 속 유해 화학물질'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9.0%로 2024년(20.0%)보다 9.0%P 증가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홍수 및 가뭄'(17.2%), '환경 불평등'(10.0%)이라는 응답도 2024년보다 증가했다. 이는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 다양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우리 국민은 기후변화는 더 이상 미래의 위험이 아니라 현재의 현실로 인식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80% 이상이 일상생활에서 기후변화를 체감한다고 답했고, 70.7%는 이미 부정적 영향을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경제적 영향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가계 지출이 증가했다고 느끼는 항목으로는 냉난방비 등 에너지 비용이 70.2%로 가장 많았고, 식료품비(65.3%)와 의료비(52.6%) 역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기후위기가 환경 문제를 넘어 '민생 문제'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국민이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이상기후 현상은 폭염(67.1%)과 집중호우(52.1%)로 나타나, 극단적 기상 현상이 체감도를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기후변화 인식, '불안'이 지배적 감정 기후위기에 대한 국민 감정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이다. 가장 많이 나타난 감정은 '불안'(73.1%)이었고, 미안함(64.5%), 분노(59.9%), 무력감(57.2%)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단순한 정보 수준을 넘어 정서적 반응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기후변화 적응' 분야—폭염·홍수 대응 인프라 구축 등—에 대한 요구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기후변화 적응 정책(폭염·홍수 대응 등) 46.7% △자연환경 보전 28.5% △기업 규제 및 책임 강화 25.6%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완화(온실가스 감축)'보다 이미 발생하는 피해를 줄이는 '적응 정책'의 시급성을 국민이 체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에서 처음 조사한 기후테크의 경우 인지도는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20대 인지도는 20.4%, 반면 60대는 8.5%에 그쳐 세대 간 격차가 두드러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테크가 기후변화 대응 수단으로 필요하다는 인식은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를 “기술 기반 대응에 대한 잠재적 수용성은 확보되어 있으나, 정보 접근성과 이해도가 부족한 초기 단계"로 평가했다. 또한 기후테크 산업 성장의 주요 장애 요인으로는 △높은 비용 △기술 상용화 불확실성 △정책 및 제도 미비 등이 지적됐다. 이는 향후 정책 지원과 투자 확대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환경보다 경제"…우선순위 역전 흐름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변화는 환경과 경제 사이의 우선순위 이동이다. 환경보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응답은 2023년 52.4%에서 2025년 42.2%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경제성장을 우선시하는 응답은 18.5%에서 19.6%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고물가와 경기 둔화 등 경제적 압박이 장기화되면서, 환경 가치보다 현실적 생계 문제를 우선시하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보고서는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2022년 74.2%로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2025년 68.7%를 기록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조사를 통해 우리 국민의 기후위기 체감도(80.6%)와 문제 인식(57.5%)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지만, 경제적 부담 속에서 환경보전의 우선순위는 오히려 42.2%로 낮아지는 특징을 보였다. 이는 고물가와 경기 불안 속에서 국민들이 현실적 생계 문제를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이번 조사는 기후 위기가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니라 가계경제를 직접 압박하는 민생 문제로 전환되고 있고,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의 환경정책은 산업과 민생, 복지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정책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향후 정책이 △에너지 안전망 강화 △취약 계층 지원 △생활밀착형 감축 정책 등을 결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경제와 환경의 동시 달성'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포항 영일만 분산에너지특화 본격화…GS건설, 글로벌 협력으로 ‘돌파구’

지역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지역에서 소비하게 하겠다는 경북 포항 영일만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사업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GS건설과 미국 아모지(AMOGY)사가 합작투자(JV) 계약 체결하면서 암모니아를 통한 분산발전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 경상북도도 특화지역 사업 지원을 위해 공모 사업에 지원해 49억원 규모 국비 확보도 진행한다. 14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GS건설은 암모니아를 수소로 전환하는 기술을 가진 미국 스타트업인 아모지와 최근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합작투자 계약을 계기로 별도 합작투자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아모지는 암모니아를 수소로 전환하는 기술을 제공하고, GS건설은 국내외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시공 경험을 제공한다. 이번 합작투자 계약을 통해 두 회사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다. 자금 분담을 통해 리스크는 각 회사가 투자한 지분만큼으로 제한된다. 또 각자 전문 분야가 맞물려 기술적 결함으로 인한 중단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분산 에너지는 장거리 송전망을 통한 중앙집중형 전력 체계에서 비롯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등장했다. 님비(NIMBY)시설로 취급되는 송전망 대신, 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해 지역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2024년 6월 분산에너지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정부는 지난해 말 지산지소형 분산에너지시스템 활성화를 위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7곳을 선정했다. 포항시는 특화지역에 최종 선정됐다. 경상북도 포항시를 포함해 선정된 지자체 7곳은 △제주도 △부산광역시 △경기도 △경상북도 △울산광역시 △충청남도 △전라남도다. 각 지역은 실증 목표에 따라 신산업 활성화형(제주·부산·경기·경북)과 수요 유치형(울산·충남·전남)으로 나뉜다. 신산업 활성화형은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실증하고 시장에 안착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수요 유치형은 전기를 많이 쓰는 기업을 지역으로 유치하고는 것이 목적이다. 포항시는 신산업 활성화형 특화지역이다. 영일만 산업단지 내 2차 전지 기업에 암모니아를 활용한 수소엔진 발전으로 생산한 무탄소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을 실증하는 것이 목적이다. GS건설 관계자는 “그린 암모니아를 이용한 무탄소 전력 분산발전은 복잡한 설비 없이 좁은 부지에서도 발전이 가능해 경제성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분산사업자는 GS건설·아모지·HD현대인프라코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HD현대인프라코어는 암모니아에서 전환된 수소를 받아 수소엔진발전기를 생산하는 역할을 맡는다. 컨소시엄은 그린 암모니아를 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1MW 급 발전 플랜트 실증사업을 경상북도·포항시와 함께 올해 착공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정책환경도 사업 추진과 맞물린다. 올해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시행돼 EU에 수출된 제품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 추정치에 세금이 부과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암모니아 발전이 무탄소 전력이라는 점에서 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 같은 2차 전지 기업들의 수출 장벽 해소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2035년 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을 앞당긴다는 점에서도 유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경상북도는 특화지역 기반 조성을 지원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해 구체화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지원사업인 분산에너지 특화 지원 공모에 지원해 국비 확보에 나선다. 올해 정부 지원금 중 경상북도가 공모 사업에 선정될 때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49억원이다. 경상북도 관계자는 “경상북도는 신산업 활성화형 특화지역이므로 사업자인 GS건설이 주관기관으로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신청 자격을 갖는다"며 “24일까지 사업 공모에 신청해 평가위원회를 거친 최종 선정은 5월로 예정돼있다"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혈세 3조 투자 해외광산, 단 1달러에 매각…“이해 안 간다”

자원개발 공기업인 광해광업공단이 3조원 이상 투자한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 프로젝트를 단 1달러에 매각했다.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던 터라 불가피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순도 포나인(99.99%)급의 전기동 정제련 플랜트를 갖고 있는 만큼 이를 최대한 활용했다면 가치를 더 받을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포나인급 정제련 플랜트를 헐값에 매각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조사와 감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4일 광업계에 따르면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지난해 말 멕시코 볼레오(Boleo) 구리광산 프로젝트를 현지 기업에 단 1달러에 매각했다. 지난 3월 정부의 최종승인이 이뤄져 거래는 모두 완료된 상태다. 공단은 이달 말 공시를 통해 공식적으로 거래를 공개할 예정이다. 황영식 광해광업공단 사장은 본지의 질의에 “매각은 지난해 말에 끝났지만, 후속 법적 절차가 남은 데다, 계약상 당분간 매각 내역을 공개할 수 없는 상태"라고 답했다. 볼레오 구리광산은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주 몰레해시 산타로살리아에 위치해 있다. 정확한 명칭은 '엘 볼레오 구리광산'이다. 광산은 구리, 코발트, 황산아연 등을 포함해 약 1억5000만톤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용 항만과 정제련 플랜트, 자체 발전소, 고속도로 등 모든 인프라가 갖추고 있다. 광산개발 수명은 최소 15년 정도이다. 광해광업공단과 민간기업(당시 LS니꼬동제련, 현대하이스코, SK네트웍스, 일진머티리얼즈)은 한국컨소시엄 KBC(Korea Boleo Corporation)를 구성해 멕시코 현지법인 MMB(Minera Metalurgi ca del Boleo)를 설립해 볼레오 구리광산 프로젝트 지분 96.59%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3.41%는 캐나다 바하마이닝사가 갖고 있다. 공단의 MMB 지분율은 80.5%이다. 민주당 정진욱 의원에 따르면 공단이 2008년부터 2023년까지 볼레오 구리광산에 투자한 돈은 2조2346억원이며, 회수금은 2410억원으로, 투자액 대비 손실률은 89%에 달했다. 공단은 광산 지분 매각에 나섰지만 차입금이 많아 번번히 유찰되자 2024년 회사채 발행으로 모은 9343억원을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할 목적으로 추가 투자했다. 이로써 공단이 볼레오 구리광산에 투자한 돈은 3조1689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손실률은 90%가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고, 그해 11월 정부는 국유자산의 헐값 매각을 막기 위해 국유자산 매각을 전면 중단시켰다. 부득이 매각이 필요한 자산은 국무총리의 사전 재가를 받도록 했다. 볼레오 구리광산 매각 건도 중단됐으나, 결국 지난해 12월 매매계약과 올해 3월 정부의 최종 승인이 난 것으로 보아 현 정부도 매각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품위 1%로 떨어지고, 점토 섞여 정제련 과정도 어려워 볼레오 구리광산 프로젝트가 부실로 이어진 것은 2가지 이유로 분석된다. 낮은 품위와 고순도 플랜트 의혹이다. 볼레오 구리광산은 1865년부터 1972년까지 거의 100년 동안 프랑스 기업이 약 1900만톤을 채굴했다. 당시 구리 품위는 약 4.5%로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품위가 약 1%(구리 1.09%, 코발트 0.09%, 아연 0.7%)로 떨어지자 프랑스 기업은 철수했다. 저품위도 문제였지만, 점토가 더 큰 문제였다. 광석에 점토가 섞여 있어 광물 추출을 위한 처리과정이 쉽지 않았다. 캐나다 기업인 바하마이닝은 새로운 추출법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며 볼레오 광산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2006년 멕시코 정부는 채굴 및 환경영향평가를 승인했다. 그리고 2008년 중국의 폭발적 성장으로 촉발된 글로벌 자원 확보 경쟁 속에 한국 컨소시엄은 전략광물인 구리 확보를 위해 볼레오 구리광산프로젝트에 전격 참여하게 됐다. 2017년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편찬한 50년사를 보면 “2006년 우리나라 전략광물의 자원개발률은 16.6%에 불과하고, 특히 동광의 경우 2%로 극히 저조했다"며 “공사는 멕시코 볼레오 동광사업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2007년 6월 LS니꼬와 공동으로 투자여건 조사를 실시했다. 공사는 본 사업이 개발준비 단계에 있는 사업으로서 조기생산(2010년 생산 예정) 및 장기가행(가행년수 24년)이 가능하고 충분한 원가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단은 2008년 4월 볼레오 구리광산에 지분 10% 참여로 시작했지만, 2012년 6월 바하마이닝사가 투자금 조달 실패로 플랜트 건설이 중단되자, 2013년 7월 광물공사는 바하마이닝이 갖고 있는 광산 지분 60%를 인수했다. 이후 공단의 투자로 플랜트 건설이 완료돼 2015년 1월 첫 전기동 시험생산이 이뤄졌다. 이때 전기동 품질은 포나인(99.99%)으로 최상급이었다. 이를 '볼레오 퍼스트 코퍼'로 명명하기도 했다. 2015년 7월 전기동 1919톤 수출이 이뤄졌고, 2016년 12월 전기동 1만4005톤이 생산됐다. 2017년에는 2만3000톤까지 생산됐다. 하지만 이후 생산은 점차 줄었고, 볼레오 구리광산 사업은 끝없는 적자 수렁에 빠지게 됐다. 우선 광석의 품위가 크게 떨어졌다. 볼레오 광산은 노천채굴과 지하채굴이 모두 이뤄지고 있다. 노천채굴은 품위가 크게 떨어지고, 지하채굴은 품위는 다소 높았지만 심도가 깊어 붕괴 위험이 높았다. 사망사고도 발생해 멕시코 정부로부터 사업장을 폐쇄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기도 했다. 결국 고품위 광석 수급이 어렵게 되자, 생산량이 줄어 적자 폭이 커지게 됐다. 볼레오 구리광산 프로젝트에서 근무했던 관계자는 “원료 확보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 다녔지만 구할 수 없었다. 심지어 페루까지 갔었는데 물량이 없었다"며 “진작에 매각했다면 이렇게까지 큰 손실을 보지 않았을 텐데, 일찍 팔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료는 충분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볼레오 광산이 아니더라도 중남미는 구리 생산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다른 광산에서 수급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광해광업공단의 자원정보서비스인 코미스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구리 생산이 가장 많은 나라는 1위 칠레 530만톤, 2위 민주콩고 320만톤, 3위 페루 270만톤이며, 멕시코도 11위로 69만톤을 생산했다. 광업계 한 관계자는 “중남미는 예전부터 구리가 많이 나기로 유명한 지역인데, 구리 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남미에 없는 포나인(99.99%)급 플랜트를 1달러에 매각? 말도 안돼" 일각에서는 과연 볼레오 프로젝트에 건설된 정제련 플랜트가 공표된 대로 포나인급 능력을 갖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 광업전문가는 “포나인급 순도의 전기동을 생산하는 플랜트는 전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고, 특히 남미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정도의 시설을 단 1달러에 매각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특히 볼레오 플랜트에는 자체 발전기에 전용 수출항만까지 거의 모든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플랜트 등 인프라 구축에만 2조원이상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문가는 2015년 당시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볼레오 플랜트에서 포나인급 전기동을 생산했다고 한 발표에 상당한 의문을 보이고 있다. 그는 “포나인급 플랜트 매각액이 1달러라는 말은 뒤집어 보면 포나인급이 안된다는 말로도 해석이 가능하다"며 “이 부분에 대한 조사와 감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본지는 광해광업공단에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 프로젝트를 실제로 1달러에 매각했는지, 그렇게 결정한 배경 등을 질의했지만, 거래계약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다만 4월 말쯤 공시가 나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광해광업공단의 재무 상태는 총자산 5조501억원, 총부채 8조4848억원으로 3조1209억원 자본잠식 상태이다. 경영 실적은 매출 3408억원, 영업손실 698억원, 당기순손실 2902억원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용인반도체산단 호남 이전 논란, 지방선거 판세에 일단락 수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이전 문제가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용인 반도체 산단의 호남 이전을 가장 강하게 주장했던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전북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낙마하면서다. 그동안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이전 논란으로 지역 간 갈등이 첨예하게 나타났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를 전기가 많은 지역으로 옮겨야 하는 것 아닌지 고민이 있다"고 한 발언을 토대로 안 의원이 반도체 산단의 새만금 지역 이전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에 용인시를 지역구로 둔 같은 당 의원을 포함해 이상일 용인시장 등 해당 지역 정치인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이 시장은 지난달 31일 SNS를 통해 안 의원과 김성환 기후부 장관을 상대로 용인 반도체 산단 이전 문제에 대한 공개토론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지방 이전론을 통해 사업 추진을 흔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전북지사 후보로 이원택 의원이 발탁되면서 용인 반도체 산단 이전을 둘러싼 논란은 사그라들 전망이다. 그는 용인 반도체 산단 이전을 직접적으로 주장하기보다는 신규 투자 유치와 추가 산업단지 조성을 강조했다. 다만 안 의원이 경선 결과에 반발해 재감찰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하고 있어 논란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은 상태다. 전남·광주통합시장 후보인 김영록 전남지사와 민형배 의원도 반도체 클러스터 필요성은 강조하고 있지만, 용인 산단 자체의 이전을 주장하는 입장은 아니다. 광주·전남은 대신 별도의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을 통해 산업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는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첨단산업단지로, 용인 처인구 일대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핵심 투자 주체인 삼성전자는 약 300조 원 이상을 투입해 첨단 생산라인 5기 이상을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용인 원삼면 일대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며, 단일 사업 기준 120조원 규모 투자에 더해 장기적으로는 최대 600조원 규모까지 확대 가능한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정부에서도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문제에 대해서는 더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사업 추진 현황을 묻는 이언주 민주당 의원(용인 정)의 질문에 “토지공급계약 체결 후 금액 대비 약 43%의 보상이 완료됐으며 기본설계도 마친 상태"라며 “체제 정비 후 연내 보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중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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