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귀뚜라미범양냉방, 반도체 공정용 송풍기 국산화로 ‘설비신기술 우수상’ 쾌거

귀뚜라미그룹에서 공조를 담당하는 귀뚜라미범양냉방이 반도체 공조 분야에서 국산화 쾌거를 거뒀다. 귀뚜라미그룹(회장 최진민)의 냉동공조 계열사인 (주)귀뚜라미범양냉방(대표 이영수)은 지난 15일 2026 대한민국 기계설비전시회(HVAC KOREA 2026) 기간 진행된 '제14회 설비 신기술 대회 시상식'에서 박창덕 전무가 '우수상(대한설비융합협회장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박 전무는 '반도체 공정용 모듈 타입 OAC(Out Air Conditioner, 외기조화기) 맞춤 단폭형 원심식 송풍기' 개발과 공급을 통해 국가 경쟁력 확보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OAC는 반도체 제조공간인 클린룸에 유입되는 외부 공기를 정화하고 온도·습도 등 품질을 맞춰 공급하는 장비이다. 각 기능별 장치를 제작사 공장에서 설계 및 제작한 뒤 현장에서 바로 설치해 사용하는 모듈 타입(Module Type) OAC에 적합한 송풍기는 기존 국내 업체의 기술력 한계로 인해 외국산 제품이 주로 사용돼 왔다. 귀뚜라미범양냉방에서 개발한 모듈 타입 OAC 맞춤 단폭형 원심식 송풍기는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설계돼는 직사각형 토출구가 아닌 유럽형 정사각 토출구를 채택해 기존 수입 제품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부품 간 결합 방식을 볼트 조립식으로 설계해 설계·제조 및 유지보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핵심 부품의 최적화 설계로 제품 사이즈를 줄여 모듈 타입 OAC에 알맞은 콤팩트한 크기와 국내외 최고 수준인 FEG(송풍기 효율 등급) 85를 구현했다. 이를 바탕으로 △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 △ 미국 AMCA 공력성능 인증 △ 국내 특허 출원 및 등록 등을 통해 제품 성능과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이 장비의 국산화를 통해 거둬 들일 수 있는 효과는 매우 크다. 우선 수입 대체 및 투자비용(CAPEX)을 절감할 수 있다. 유럽 등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장비를 국산으로 대체함으로써 유통 및 통관 비용이 줄어들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클린룸 공조 설비를 구축할 때 초기 투자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 또한 유지보수 및 공장 운영 효율성도 높아진다. 반도체 라인은 24시간 가동되므로 부품 조달 지연으로 인한 가동 중단 손실이 치명적이다. 국산은 신속한 부품 공급 및 사후관리(AS)가 가능하다. 국내외 최고 수준인 송풍기 효율 등급 FEG 85를 달성해 클린룸 운영에 드는 막대한 전력 비용도 아낄 수 있다. 또한 제품 사이즈를 대폭 줄임으로써 노광기 등 반도체 핵심 제조 장비를 더 촘촘히 배치할 수 있다. 귀뚜라미범양냉방 박창덕 전무는 “반도체 제조 공정의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고 외국산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단폭형 원심식 송풍기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국산 냉난방공조 제품 및 설비가 활용될 수 있도록 신기술 연구와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김영훈 노동장관, 삼성전자 노사교섭 ‘직접 조정’

삼성전자 노사의 막판 사후조정 협상마저 결국 결렬됐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로 19일 3차 사후조정에 들어갔지만 끝내 핵심 쟁점에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최종협상 결렬로 삼성전자 최대노조인 초기업노조는 21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20일 밝혔다. 다만 중노위 중재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나서 이날 오후 4시부터 경기노동청서 삼성전자 노사교섭을 재개하기로 해 실날 같은 대화를 통한 타결 기회를 열어 줄지 관심을 모은다. 이마저 무산돼 총파업이 강행될 경우 삼성전자 파업이 국가 경제에 천문학적 손실을 입힐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여부에 재계 안팎 시선이 쏠린다. ◇ '적자 사업부에 성과급 지급' 마지막 쟁점 탓에 '파행' 삼성전자 노사는 19일 오전에 시작해 20일 새벽까지 중노위 주재의 3차 사후조정회의에 참석해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사는 협상 파행의 원인을 서로에게 돌렸다.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이날 최승호 위원장 명의의 '사후조정 결과 안내' 공지를 통해 “19일 오후 10시경 노조는 중노위가 제시한 조정안에 동의했으나 사측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며 “(3차 회의가 열린) 이날 오전 11시에도 사측은 '의사결정이 되지 않았다'는 입장만 반복할 뿐 끝내 태도를 바꾸지 않았고 결국 사후조정은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경영진의 의사결정 지연으로 사후조정 절차가 종료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사측이 끝내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조정이 종료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예정대로 내일 적법하게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사측은 노조가 도 넘은 요구를 한 탓에 협상이 깨졌다고 받아쳤다. 삼성전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후조정에서 막판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은 노조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노조는 회사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사측은 “회사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떠한 경우에라도 파업이 있어서는 안된다. 추가 조정 또는 노조와의 직접 대화를 통해 마지막까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노조 역시 “파업 기간 중에도 타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해 양측 모두 추가 대화에 대한 여지는 남겨뒀다. ◇ '긴급조정권' 발동 여부 주목…파업 시 국가적 타격 불가피 이제 삼성전자 총파업 상황을 어떤 식으로 관리해야 책임을 정부가 가져가는 모양새다. 긴급조정권 발동을 비롯해 중재를 위해 강제력을 동원할 법적 수단을 갖추고 있어서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법 76조에 근거한 제도다. 노조 쟁의행위가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면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30일간 파업이 금지되고 중노위가 조정을 진행한다. 고용노동부 대변인은 이날 “노사 간 대화의 시간이 남았고 (긴급조정권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성급한 단계"라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 관계자들은 일찍부터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해왔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대국민담화에서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노동3권은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몇몇 사람만의 이익을 위해 집단으로 뭔가를 관철해내도록 무력을 준 게 아니다"고 언급했다. 정부의 사후조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노조의 주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메시지로 해석됐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 3월 중노위 조정 결렬로 쟁의행위권을 확보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총파업이 현실화하면 수십조원에서 최대 100조원까지 회사가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일 큰 문제는 대외 신뢰도 하락이다.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빅테크 등 다양한 고객사들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중장기적으로 이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결렬 소식과 이 대통령 발언 등에 오르락내리락 부침을 겪었다. 전 거래일보다 0.72%(2000원) 오른 27만7500원에 거래를 시작한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상승 폭을 키워 2.35% 오른 28만2500원까지 올랐다. 오전 11시20분께 협상 결렬 소식이 알려지면서 15분만에 2만원 가량 하락한 26만4500원으로 떨어졌다. 오후엔 이재명 대통령이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해 “영업이익 배분 요구 이해 안 된다"는 발언을 하는 등 정부가 긴급 조정권으로 파업을 막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낙폭을 줄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0.18%(500원) 오른 27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영하 10도 한파도 끄떡없다…성신양회, 보온만으로 강도 잡는 콘크리트 인증

국내 대표 시멘트·레미콘 전문기업인 성신양회와 계열사 성신레미컨이 겨울철 저온 환경에서도 별도의 가열양생 과정 없이 안정적인 초기강도를 확보할 수 있는 '내한콘크리트 기술'에 대해 한국콘크리트학회의 공식 기술인증을 공동 취득했다고 20일 밝혔다. 양사는 이번 인증을 통해 동절기 건설 시장에서의 기술 대응력과 제품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게 되었다. 이번에 인증을 받은 신기술은 시멘트 입자가 매우 미세한 '고분말도 1종 포틀랜드 시멘트'와 특수 개발된 '복합기능 혼화제'를 최적의 비율로 배합한 것이 핵심 특징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영하 10℃ 이상에서 영상 4℃ 미만 사이의 급격한 저온 환경에서도, 갈탄이나 열풍기 등을 동원한 인위적인 가열 없이 단순 보온 조치만으로도 콘크리트 구조물이 스스로 단단해지는 초기강도 발현이 가능하다. 특히 이번 성과는 콘크리트 분야 국내 최고 권위 기구인 한국콘크리트학회의 엄격한 재료 성능 평가, 구조물 품질 검증 등 다단계 심사 절차를 거쳐 기술의 우수성과 현장 실효성을 공식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의 동절기 콘크리트 타설 시공은 수분이 얼어붙는 '초기 동결융해' 현상을 막기 위해 천막을 치고 갈탄을 태우거나 대형 열풍기를 밤새 가동하는 '가열양생' 공정이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밀폐 공간 내 일산화탄소 중독 및 화재 등 심각한 건설현장 안전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으며, 까다로운 온도 유지 조건으로 인한 공기(공사기간) 지연과 막대한 열에너지 비용 상승 부담을 초래해 왔다. 반면 성신양회와 성신레미컨의 내한콘크리트 기술은 추가 가열 공정 자체를 원천적으로 제거함으로써 현장 시공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가열용 연료 소비를 없애 건설 예산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화석연료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여 건설 자재 업계의 친환경 ESG 경영 흐름에도 부합한다. 또한 현장 타설 시 작업성을 대폭 높이고 기후 변화에 따른 콘크리트 품질 편차를 최소화하여 구조물의 장기적인 내구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겨울철 기습 한파와 급격한 기온 저하 환경이 잦은 국내 건축 및 대규모 토목 구조물 시공 현장에서의 활용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삼성전자 노사 협상 결국 결렬…‘천문학적 손실’ 총파업 전운

삼성 노사의 사후조정 협상이 결국 결렬됐다. 정부 주재로 '밤샘 대화'를 수차례 나눴음에도 끝까지 의견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예정대로 오는 21일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양측 모두 추가 대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지만 핵심 쟁점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막판 '극적 타결'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공은 결국 정부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파업이 국가 경제에 천문학적 손실을 입힐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긴급조정권' 등을 발동할지 여부에 재계 안팎 시선이 쏠린다. ◇ '적자 사업부에 성과급 지급' 마지막 쟁점 탓에 '파행' 20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까지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대화를 중재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노사의 사후조정이 결렬됐다고 이날 공식 발표했다. 중노위가 제출한 조정안에 사측이 동의하지 않은 탓이다. 노사는 협상 파행의 원인을 서로에게 돌렸다.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이날 최승호 위원장 명의의 '사후조정 결과 안내' 공지를 통해 “19일 오후 10시경 노조는 중노위가 제시한 조정안에 동의했으나 사측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며 “(3차 회의가 열린) 이날 오전 11시에도 사측은 '의사결정이 되지 않았다'는 입장만 반복할 뿐 끝내 태도를 바꾸지 않았고 결국 사후조정은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경영진의 의사결정 지연으로 사후조정 절차가 종료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사측이 끝내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조정이 종료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예정대로 내일 적법하게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사측은 노조가 도 넘은 요구를 한 탓에 협상이 깨졌다고 받아쳤다. 삼성전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후조정에서 막판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은 노조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노조는 회사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며 “이 원칙을 포기할 경우 저희 회사뿐 아니라 다른 기업과 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털어놨다. 사측은 “회사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떠한 경우에라도 파업이 있어서는 안된다. 추가 조정 또는 노조와의 직접 대화를 통해 마지막까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노조 역시 “파업 기간 중에도 타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해 양측 모두 추가 대화에 대한 여지는 남겨뒀다.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이날 사후조정 종료를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비록 이번 조정이 최종 합의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노사가 합의해 사후조정을 요청한다면 언제든지 조정을 개시해 노사 교섭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협상) 내용에 대해서도 상당히 접근했다"며 “타결이 돼야 하기 때문에 노사가 신청하면 밤이든 휴일이든 언제든 응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재계에서는 핵심 쟁점이었던 성과급 재원과 제도화 측면에서 양측이 뜻을 모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 대화 내용이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주장하고 있는 다른 기업 노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추가 대화가 진행된다면 노조가 적자 사업부 성과급 지급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려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부적으로 위상이 급락한 노조 집행부가 이를 받아들이기는 힘들 전망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디바이스솔루션(DS)과 디바이스경험(DX) 직원들 간 반목이 깊어진 가운데 직원 협박, 노조원 개인정보 무단 수집, 집행부 수당 등 각종 논란에 휩싸여 있다. ◇ '긴급조정권' 발동 여부 주목…파업 시 국가적 타격 불가피 파업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공은 결국 정부가 가져가는 모양새다. 긴급조정권 발동을 비롯해 중재를 위해 강제력을 동원할 법적 수단을 갖추고 있어서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법 76조에 근거한 제도다. 노조 쟁의행위가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면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30일간 파업이 금지되고 중노위가 조정을 진행한다. 청와대는 일단 노사 양측에 추가 대화를 촉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 조정이 결렬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마지막까지 노사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긴급조정권을 가진 고용노동부는 아직 신중하게 상황을 살피고 있다. 고용노동부 대변인은 이날 “노사 간 대화의 시간이 남았고 (긴급조정권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성급한 단계"라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 관계자들은 일찍부터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해왔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대국민담화에서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엑스에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돼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며 “현행 헌법상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올렸다. 이는 전날 김 총리가 거론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과거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네 차례 중에 두 번은 노사 합의로 종결됐다. 두 번은 정부가 강제로 중재한 뒤에야 마무리됐다. 마지막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것은 21년 전인 2005년 12월 대한항공 파업 때다. 일각에서는 긴급조정권이 헌법에 보장된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과 정면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 3월 중노위 조정 결렬로 쟁의행위권을 확보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총파업이 현실화하면 수십조원에서 최대 100조원까지 회사가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일 큰 문제는 대외 신뢰도 하락이다.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빅테크 등 다양한 고객사들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중장기적으로 이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주요 외신들도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무산됐다는 소식을 긴급히 보도했다. AFP통신은 이날 '한국의 반도체 거인 삼성전자 노조 파업'이라는 기사를 통해 “이번 파업이 심각한 차질과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사태로 4만8000명의 노동자가 직장을 이탈하는 상황이 초래됐다"며 “이는 한국 경제 건전성을 위협하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을 교란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는 데이터센터 서버부터 스마트폰·전기차 등 기기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활용되는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최대 공급업체"라며 “이번 협상 결렬은 전 세계 기술 공급망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는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삼성전자 노사 갈등과 파업 가능성이 글로벌 공급망과 산업 안정성, 한국의 장기적인 투자 경쟁력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6단체는 지난 18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은 국가 핵심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노조는 파업 계획을 철회하고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국회 운동장 50kW급 태양광 준공…우 의장 “국회 2035년 탄소중립 추진”

국회가 2035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운동장 지붕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20일 국회 운동장에서 열린 태양광 발전설비 준공식에서 “국회는 정부 공공부문 계획보다 10년 빠른 2035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를 세웠다"며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70% 감축, 재생에너지 80% 조달이라는 중간 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건물 에너지 효율 개선과 에너지 전환, 재생에너지 조달을 통한 RE100 추진 등을 제시했고 오늘 준공한 태양광 설비는 그 로드맵을 현실로 옮긴 중요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상 발전량이 국회 어린이집 세 곳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모두 충당하고도 남는 규모라고 보고받았다"며 “국회 어린이집을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하게 된 것은 정말 기분 좋은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기후위기의 영향을 가장 오래 감당해야 할 세대는 우리 아이들"이라며 “2035 탄소중립 국회의 첫 재생에너지 전환 실천을 어린이집에서 시작한 것은 미래세대를 위한 국회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다짐"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회의장 직속 기후위기 비상 자문위원회에서는 자문위원회 운영 결과보고서도 제출했다. 보고서에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과 에너지 전환, 녹색산업 지원, 기후안전망 강화 등의 정책 제언이 담겼다. 또 영농형 태양광 확대와 순환경제·일회용컵 정책, 지역 맞춤형 기후 대응 방안 등도 포함됐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한전 남서울본부-㈜그리드위즈, 심야전력 플러스DR 확대 협력

한국전력 남서울본부(본부장 이재헌)는 19일 수요관리사업자 ㈜그리드위즈(사장 류준우)와 '심야전력 축냉설비활용 플러스DR(Demand response, 수요반응)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플러스DR은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 등으로 전력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경우, 전력거래소의 발령에 따라 수요관리 사업자가 고객의 전력사용량 증대를 유도해 전력계통 운영 안정화에 기여하고, 참여 고객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수요반응 제도이다. 양사는 협약을 통해 △심야전력 고객 대상 유연자원 발굴 △축냉설비 기반 플러스DR 실증 △전력시장 참여를 통한 자원활용성 검증 △향후 사업 확대를 위한 협력체계 구축 등을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한전은 이번 협업을 통해 심야전력 축냉설비가 단순 야간부하 설비를 넘어 재생에너지 확대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유연성 자원으로 발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헌 한전 남서울본부장은 “이번 협약은 심야전력 고객의 축냉설비를 새로운 유연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실증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전력시장 활용 가능성과 사업확대 가능성을 지속 검토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인천도시가스, 창립 43주년 맞아…‘연매출 1조’ 눈앞

창립 43주년을 맞은 인천도시가스가 연매출 1조원을 눈앞에 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인천도시가스(대표이사 사장 정진서)는 20일 본사 강당에서 창립 43주년 기념식을 열고 회사 발전에 기여한 장기근속 직원 및 모범사원 등 총 32명에 대해 시상했다. 정진서 사장은 기념식에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지금의 경영상황이 또 다른 성장과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가 변화와 혁신의 자세로 힘을 모아 미래가 기대되는 인천도시가스를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1983년 3월 설립한 인천도시가스는 1984년 1월 공기혼합방식(LPG/AIR)으로 도시가스를 최초 공급한 이래, 1987년 2월 한국가스공사가 천연가스를 국내에 도입함에 따라 배관을 통해 천연가스를 공급받아 수요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도시가스 공급권역은 인천광역시 부평구, 계양구, 서구, 강화군 전 지역과 남동구, 중구(영종도), 동구 일부 지역 및 김포시 대곶면, 월곶면 전지역 및 양촌읍 일부지역이다. 사용 세대수는 84만여 개소이며 도시가스 보급률은 87.2%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액은 9630억원, 영업이익은 19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는 매출액 3195억원, 영업이익 69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올해 도시가스사업에 142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수요개발, 신규 택지 조성 등 공급능력의 증가와 배관설비의 안정성을 높일 계획이다. 인천도시가스의 시장점유율은 2023년 3.8%에서 2025년 4.7%로 높아졌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삼성전자 노사 협상 결렬…‘총파업’ 눈 앞으로

삼성전자 노사의 사후조정 협상이 결국 결렬됐다. 노조가 예고한대로 21일 총파업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20일 “적법하게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최 위원장은 조합원들에게 알리는 공지를 통해 “19일 오후 10시경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제시한 조정안에 동의했으나 사측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며 “이날 오전 11시에도 사측은 '의사결정이 되지 않았다'는 입장만 반복할 뿐 끝내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결국 중노위 진행에 의해 사후조정은 종료됐다"며 “경영진의 의사결정 지연으로 사후조정 절차가 종료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파업 기간 중에도 타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측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회사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사측은 “어떠한 경우에라도 파업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사후조정에서 막판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은 노조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회사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며 “이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측은 “이 원칙을 포기할 경우 우리 회사뿐 아니라 다른 기업과 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 조정 또는 노조와 직접 대화를 통해 마지막까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CHPS 입찰 재개 임박…연료전지 ‘숨통’, 수소혼소 ‘미궁’

청정수소발전시장(CHPS) 입찰 개설이 임박한 가운데, 연료전지 중심의 일반수소발전시장은 재개 가능성이 커지는 반면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 기반 수소혼소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와 전력당국은 지난해 돌연 중단했던 CHPS 입찰을 6월 선거 이후 재개하는 방향으로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해 전체 물량과 조건이 크게 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고, 석탄·암모니아는 물론 LNG·수소혼소까지 대상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업계 혼란은 여전한 분위기다. ◇지난해 마감 직전 취소…1년 가까이 재설계 CHPS(Clean Hydrogen Energy Portfolio Standards)는 정부가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연료인 수소 기반의 발전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한 경쟁입찰 제도다. 다만 초기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청정수소발전 외에 화석연료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일반수소발전 시장도 운영하고 있다. 청정수소발전 시장은 재생에너지 수전해를 통해 생산한 그린수소 등 탄소배출이 없거나 적은 청정수소를 활용한 발전이 대상이며, 대형 LNG 발전소의 수소 혼소·전소 사업 등이 포함된다. 반면 일반수소발전 시장은 LNG 개질수소나 부생수소 등을 사용하는 연료전지 중심 시장으로, 국내 연료전지 산업 생태계와 직결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CHPS 입찰은 지난해 10월 입찰이 열렸으나, 정부와 전력당국이 마감 직전 돌연 공고를 철회하고 입찰 구조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재검토 원인은 15년 장기 보상 구조가 정부의 '2040년 석탄화력 퇴출' 로드맵과 충돌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석탄발전 암모니아 혼소 방식이 낙찰될 경우 계약기간이 2040년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정부 내부에서는 석탄·암모니아 혼소 비중 축소와 LNG 기반 수소혼소 제한 여부 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고, 청정수소 중심으로 시장 구조를 다시 설계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청정수소의 기준을 국내에서 생산한 그린수소로 제한하고, LNG 수소혼소도 배제하기로 했다고 알려지는 등 업계 충격이 컸다. 이후 약 1년 가까이 청정수소 기준과 입찰 구조를 둘러싼 재조정 논의가 이어져 왔다. ◇일반수소는 재개 가능성…물량은 축소 전망 현재 시장에서는 이번 입찰에서 일반수소발전 시장이 포함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연료전지 업계는 물론 김소희 의원 등 국회에서도 산업 생태계를 위해 일반수소발전 시장 개설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올해 설비용량은 200메가와트(MW)안팎으로 예년 수준으로 거론된다. 연료전지업계에서는 시장 자체가 다시 열리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입찰 취소 이후 신규 사업 추진과 발전사업 허가 절차가 사실상 멈췄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자체가 장기간 열리지 않으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커졌었다"며 “일반수소발전 시장 재개 여부가 업계 생존과 직결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청정수소발전시장은 청정수소 입찰 물량 자체가 당초 계획 대비 크게 축소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특히 수소혼소보다는 전소 방식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관련 사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그동안 포스코인터내셔널 인천복합 3·4호기, 동서발전 울산복합 1·2호기 등은 수소혼소를 전제로 노후 LNG 발전소 개선과 용량 확대를 검토해왔다. 하지만 혼소 시장 개설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사업 방향 재검토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소혼소까지 입찰 대상에 포함되더라도 청정수소 기준을 국내생산 그린수소로 제한할 경우 사실상 생산지인 제주도 이외에는 그린수소를 이용한 혼소 발전이 불가능할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최종적으로 입찰이 무산되거나 규모가 지나치게 축소될 경우, 신규 투자나 용량확대 대신 기존 설비를 보수해 계속 운영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간 LNG 증설 사실상 어려워질 수도" 일각에서는 이번 CHPS 재편 방향이 장기적으로 민간 LNG 발전 투자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소혼소 기반 신규·증설 시장이 사실상 막힐 경우 민간 노후 LNG 발전소들의 대체·확대 투자 역시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공기업이 추진 중인 노후 석탄발전의 LNG 전환 사업은 별도 입찰 절차와 무관하게 기존 계획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반복되는 제도 변경과 입찰 지연으로 정책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소산업은 초기 시장인 만큼 예측 가능한 정책이 중요한데, 시장 규모와 조건이 계속 바뀌면서 사업자들의 투자 판단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슈&인사이트] 작은 지진이 중요한 이유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작은 지진을 미소지진이라고 부른다. 미소지진은 규모 1 이하의 작은 지진으로, 지진계에만 기록될 수 있는 미세한 진동을 일으킨다. 아무런 피해도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의 주목도 끌지 않는다.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대다수의 지진은 이름조차 붙지 않은 단층에서 발생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지진을 일으키는 단층은 대부분 지표에 드러나지 않은 채, 지하 깊은 곳에 숨어 있으며, 큰 지진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그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듯 많은 단층들이 지하에 숨죽인 채 하루하루 조용히 응력을 축적해 가고 있다. 느리지만 꾸준히 쌓이고 있는 이 응력은 언젠가 한계에 도달하면 지진을 통해 방출된다. 따라서 큰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이 단층들을 확인하는 것이 지진재해를 줄이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소지진은 이 지하단층을 찾는 중요한 열쇠다. 평소에는 지나치기 쉬운 미소지진이 땅속에 감춰진 단층의 모양과 크기를 식별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지진은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랜 기간 축적된 응력이 점진적인 단층면을 부수며, 폭발적으로 방출된 결과이다. 따라서 미소지진은 활성단층을 따라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물론 모든 미소지진을 큰 지진을 일으키는 활성단층과 연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소지진의 시공간적 집중 양상은 활성단층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고, 큰 지진의 임박 가능성을 알려주는 온도계 역할을 한다. 단층이 완전히 고정되어 있는지, 천천히 미끄러지고 있는지, 혹은 응력이 특정 위치에 집중되고 있는지를 고스란히 드러낸다.이에 따라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미소지진을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산안드레아스 단층대에서는 수많은 미소지진을 분석해 단층면의 기하학적 구조와 세부 분절 구조가 밝혀지기도 했다. 단층면이 단순한 하나의 면이 아니라 여러 갈래의 작은 단층면이 복합적으로 얽혀 이루어진 구조라는 사실도 새롭게 확인되었다. 이러한 작은 단층면들은 미소지진을 반복하며 점차 약해지고, 결국 여러 단층면이 하나의 거대한 파괴면으로 연결되면서, 큰 지진이 발생한다. 이렇듯 미소지진이 단층의 자세와 크기를 알려주기는 하지만, 이 정보가 곧바로 지진 예측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지진의 발생 시점과 위치를 정확히 지목하는 단기 지진예측은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큰 지진 전에 나타나는 미소지진 활동을 통해 지진 재해를 줄인 사례는 많다. 1975년 규모 7.3의 중국 하이청 지진 때에는 대지진 이전에 급증한 작은 지진 활동을 통해 주민 대피가 이루어져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었다. 미소지진이 주는 의미를 소홀히 해 지진피해가 커진 사례도 있다. 2009년 규모 6.3의 이탈리아 라퀼라 지진 때에는 작은 지진들이 집중적으로 발생했지만, 적절한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아 많은 인명 피해가 있었다. 그렇다고 매번 뚜렷한 전조 현상이 관측되었던 것은 아니다. 2011년 규모 9.0 동일본 대지진과 2016년 규모 5.8 경주지진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이들 경우에서도 미소지진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기보다는 단층 주변에 설치된 지진계가 부족해 작은 지진들이 충분히 관측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미소지진의 지진재해를 줄이기 위해 미소지진 탐지가 무엇보다 중요해 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포항지진 이후에는 지열발전 과정과 연관된 촉발지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소지진 관측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효과적인 미소지진 관측을 위해서는 단층대 주변의 촘촘한 지진관측망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한반도처럼 오랜 기간 응력을 축적한 채 지하에 숨어 있으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단층이 많은 환경에서는 특정 지역만 선별해 지진계를 설치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전국에 걸쳐 조밀한 지진관측망을 구축하고, 단층이 만들어내는 작은 움직임을 꾸준히 기록해야 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고밀도 관측망 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에는 잡음에 묻혀 탐지되지 못했던 미소지진까지 효과적으로 찾아낼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비롯한 여러 연구기관이 다양한 지진관측망을 운영하고 있으며, 밀집 관측망도 점차 확대하며, 효과적인 실시간 미소지진 탐지가 가능해지고 있다. 미소지진은 인간이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지구 내부의 복잡한 움직임을 읽어내는 정교한 암호와 같다. 이 암호를 얼마나 정확히 해독하느냐가 미래 지진 재해를 줄이는 핵심 열쇠가 되고 있다. 한반도 지하 단층의 비밀이 풀릴 날도 머지 않았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