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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성과, 예산 아닌 감축량으로 따져야”

“탄소중립 정책의 성과를 예산 집행액이 아니라 실제 온실가스 감축량으로 검증해야 한다." 한국에너지공단과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탄소중립 성과관리를 위한 기후정책 성과감사'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 의원은 환영사에서 “기후정책은 에너지 안보, 기술혁신과 직결된 국가전략인 만큼 정책의 효과를 정확히 측정하고 개선하는 역량 자체가 국가 경쟁력"이라며 “국회에서 관련 법과 제도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권오현 한국에너지공단 상임감사는 “혜택은 대기업에 돌아가고 비용은 중소기업에 전가되는 비대칭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실측 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 공단 등 탄소중립 실행기관의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권 상임감사는 “기후감사의 목적은 위반의 처벌이 아니다"라며 “확인된 성과가 다음 정책·예산·투자 결정으로 이어지는 신뢰의 사슬을 만드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자들은 탄소중립 성과는 예산이 아닌 감축량으로 따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의찬 세종대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교수는 “성과관리의 핵심은 온실가스를 얼마나 추가로 감축했으며, 그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가"라며 “실제 온실가스 감축분과 산업전환이라는 결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홍석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ESG그룹 이사는 “신뢰할 수 있는 기후감사를 바탕으로 정책과 예산 편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안윤기 포스코경영연구원 상무는 “정책은 수립 과정을 살피는 감사로, 성과는 데이터 정확성을 확인하는 검증으로 나눠서 관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소기업들의 부담도 과제로 지적됐다. 권오현 상임감사는 “기후감사의 본질은 적발과 처벌이 아니다. 목표에서 경로를 거쳐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사슬을 검증해 그 결과를 정책과 예산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석유공사, 석유자원 탐사·개발 수장에 박은주 처장 임명

한국석유공사는 30일 신임 석유탐사·생산(E&P)사업본부장에 박은주 아시아사업처장을 임명했다. 박 신임 본부장은 1996년 석유공사에 입사해 30년간 석유탐사·개발 업무를 줄곧 맡았고, 동해 가스전 탐사 개발에 기여했다. CIS사업팀장, 미주사업팀장, 탐사생산총괄 팀장, 아시아사업처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박 본부장은 “어렵고 엄중한 시기에 석유개발 부문을 총괄 책임지는 본부장으로 취임하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공사가 보유한 석유개발 역량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사업장에서 충분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202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4.3% 초과 달성? 사실은

2025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축목표보다 4.3% 더 줄여 초과 달성했다고 정부가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감축 속도는 3년 연속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 '목표 초과 달성'이라는 표현만으로 온실가스 감축 상황을 안심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공동위원장 : 한성숙 국무총리, 이창훈 민간위원장)는 '2025년도 온실가스 감축목표· 국가기본계획 이행점검 결과'를 최근 서면으로 심의·의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2025년 순 온실가스 배출량은 5억9090만 톤으로, 당초 목표인 6억1760만 톤보다 2670만 톤(4.3%) 적었다. 이는 1996년 기후변화정부간 협의체(IPCC) 지침을 적용한 결과다. 하지만, 지난 20일 기후부가 발표한 자료에서 보듯이 현재 국제 통계에 사용되는 2006년 IPCC 지침을 적용하면 2025년 총배출량은 6억8571만 톤으로 전년보다 0.9% 감소하는 데 그쳤다. 특히 산림 등 흡수원을 반영한 순배출량은 6억5470만 톤으로 오히려 0.5% 증가했다. 2025년 3월 발생한 경북 대형 산불로 산림의 탄소흡수량이 크게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산림·토지 부문의 흡수량은 전년보다 22.8% 줄었다. 이와 함께 전년 대비 감축률은 2023년 3.6%에서 2024년 1.8%, 2025년 1.3%로 계속 낮아지고 있는 점은 장기 감축목표 달성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배출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산업과 전환 부문의 상황이 엇갈렸다. 산업부문 배출량은 2억4070만 톤에서 2억3290만 톤으로 3.2% 줄었다. 그러나 기후대응위와 기후부는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고배출 업종의 생산 감소가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둔화 등 외부 요인에 따른 감소 비중이 컸다는 뜻이다. 전환부문 배출량은 오히려 2억1270만 톤에서 2억1430만 톤으로 증가했다. 원전 정비일수가 전년보다 143.5일 늘면서 석탄발전이 증가한 영향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2024년 537억kWh에서 지난해 582억kWh로 늘었지만, 전력부문 전체 배출량을 줄이기에는 부족했다. 교통·농축수산·폐기물 부문도 연간 감축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교통부문은 무공해차 보급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폐기물부문은 폐기물 감량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대응위는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2018년 총배출량 대비 40% 감축)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1억5430만 톤을 추가로 줄여야 하며, 앞으로 연평균 5.9%의 감축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확대와 석탄발전 감축, 원전 정상화, 전기·수소차 보급, 산업부문 저탄소 전환과 폐기물 감량 등 구조적인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고 기후대응위는 덧붙였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고속도로 첫 400kW 초급속 충전기 등장…20분 안팎이면 충전

국내 고속도로 휴게소에 처음으로 최대 출력 400킬로와트(kW)급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가 들어섰다. 고출력 충전을 지원하는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20분 안팎에 충전할 수 있어 장거리 이동 중 충전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급속 충전 업체인 워터는 30일 경부고속도로 청주휴게소 서울방향에 400kW 초급속 충전기를 갖춘 충전소를 개소했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가 추진하는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 인프라 확충 사업의 일환으로 청주휴게소 서울방향에는 400kW 충전기 2기와 200kW 충전기 2기가 설치됐다. 워터는 청주휴게소를 시작으로 경기·충청·강원·경상 지역 23개 휴게소에 신규 충전기 123기를 순차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23개 휴게소에는 각각 400kW 충전기가 2기 이상 설치된다. 전체 신규 충전기 가운데 400kW급은 62기다. 워터는 10월 중 10곳 이상에서 운영을 시작하고 나머지 충전소도 순차적으로 개소할 계획이다. 워터는 현대차 아이오닉 5을 기준으로 400kW 충전기를 이용하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18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신규 충전기 123기는 모두 'NACS'와 'DC콤보 커넥터'를 함께 갖춘다. 이에 따라 테슬라 차량도 별도 어댑터 없이 충전할 수 있다. 충전요금은 각 충전소 개소일부터 1년간 워터 회원 기준 kWh당 294원으로 책정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고지한 200kW 이상 초급속 공공충전요금인 kWh당 393.1원보다 약 100원 낮다. 아이오닉 5로 약 165㎞를 주행할 수 있는 32kWh를 충전할 경우 약 9400원이 들어 공공충전요금보다 약 3200원 저렴하다. 워터는 현재 전국 50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급속·초급속 충전기 274기를 운영하고 있다. 신규 23개 휴게소의 123기가 모두 운영에 들어가면 민자 휴게소를 포함해 73개 휴게소에서 총 397기의 충전기를 운영하게 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발전공기업 통합에 긴장하는 유럽 풍력업계…“인센티브 명확히 해야”

5개 발전공기업을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유럽 해상풍력 기업들이 정부에 통합 발전사에 대한 지원 방안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석탄발전 폐쇄 이후 통합 발전사가 해상풍력을 대체 사업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인센티브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민간 사업자와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지원 기준을 사전에 명확히 해달라는 취지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는 30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2026 ECCK 백서' 발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에너지·환경 분야 정책 건의사항을 발표했다. ECCK는 특히 현재 추진 중인 발전공기업 통합과 향후 재생에너지 정책의 개편 방향을 주목했다. 현재 정부는 한국남동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서부발전·중부발전 등 발전 5사를 하나의 법인으로 합쳐 내년 10월 출범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현재 발전 5사의 사업에서 석탄발전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향후 2040년까지 석탄발전소가 단계적으로 폐쇄되면 이를 대체할 신규 발전사업을 확보해야 한다. 대규모 발전사업 경험을 활용할 수 있고 기가와트(GW) 급 개발이 가능한 해상풍력이 유력한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ECCK는 이 과정에서 통합 발전공기업에 어떤 인센티브가 부여될지 불확실하다고 봤다. 공기업이 탈석탄과 고용 전환 등을 위해 해상풍력 사업을 확대하고 정부가 이를 정책적으로 지원할 경우 기존 국내외 민간 개발사와의 경쟁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CCK는 향후 통합 발전공기업에 적용할 인센티브의 구체적인 틀을 조기에 제시해 민간 사업자가 장기적인 사업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계획입지 해상풍력 입찰 평가 과정에서 향후 통합될 발전공기업에 적용할 인센티브가 있다면 그 내용과 평가 기준을 사전에 명확히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민간 사업자들은 발전공기업과 함께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함께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내년부터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가 폐지되고 정부 주도의 경쟁입찰 중심 계약시장으로 전환되는 데 대해서도 보완책을 요구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내년 1월부터 신규 재생에너지 사업자를 경쟁입찰로 선정하고, 낙찰된 사업자가 한국전력과 장기 고정가격으로 계약하는 체계를 시행할 예정이다. ECCK는 기존 개발사업자들이 현행 RPS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체계를 전제로 사업성을 검토하고 투자를 결정해온 만큼 갑작스러운 제도 변화가 사업의 경제성과 금융 조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해상풍력은 인허가부터 계통 확보, 금융 조달, 공급망 계약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과도기적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RPS 폐지 이후에도 기존 사업자에 대해서는 최소 1년 동안 현행 REC 가중치 체계를 전제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제도 전환 초기에는 REC 고정가격계약 구매자를 한국전력으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전력망 연결과 관련해서는 해상풍력 사업자의 접속 시점을 보다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ECCK는 계통 접속 관리 과정에서 지연 사업자를 판단하는 기준과 소명 절차, 재배분 순서 등이 명확하지 않아 사업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계통 연결이 늦어지면 금융조달과 착공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접속 시점을 명확히 하고, 지연에 따른 보상과 계약기간을 보장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현승 ECCK 에너지 및 환경 위원회 위원장은 “해상풍력은 인허가, 계통 연계, 금융 조달, 공급망 계약 등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인 만큼, 제도 전환 과정에서도 투자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이 유지될 수 있는 안정적인 사업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업이 배출한 탄소, ‘청구서’로 날아온다…새로운 기후위험 대비를

네팔에서 발생한 대규모 빙하·홍수 재난을 계기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누가 부담해야 하느냐는 문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지난 8월 발생한 히말라야 빙하 관련 홍수로 네팔에서는 최소 1450명이 숨지고 6000명 이상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발렌드라 샤 네팔 총리는 복구에 필요한 비용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10%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면서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커지면서 '누가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과학과 법률, 경제의 영역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과거에는 기후변화가 폭염이나 홍수 등 특정 재해를 얼마나 악화시켰는지를 밝히는 데 연구가 집중됐다.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특정 국가나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이 특정 기후재해의 발생 가능성을 얼마나 높였고, 그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를 계산하려는 연구가 등장하고 있다. 핵심은 '기후변화가 원인인가'라는 질문에서 '누구의 배출이 어느 정도 기여했는가'라는 질문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 배출과 기후재해를 연결하다 대표적인 연구가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연구진이 지난해 4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논문이다. 연구진은 화석연료 기업의 배출량을 지구 평균기온 상승과 지역적 극한고온, 경제적 피해까지 연결하는 이른바 '엔드투엔드(end-to-end) 귀속' 접근법을 제시했다. 기업의 배출→온난화→극한기후→경제적 피해라는 연결고리를 정량화한 것이다. 연구진은 셰브론의 배출과 관련된 1991~2020년 극한고온 피해의 경제적 손실을 7910억~3조6000억 달러(약 1076조~4896조 원)로 추정했다. 다만 이 수치가 셰브론이 실제로 해당 금액을 배상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특정 기업의 배출이 초래한 온난화가 특정 기후현상의 위험과 경제적 피해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과학적으로 추정한 결과다. 논문 역시 이러한 분석이 향후 기후책임 관련 소송에 활용될 수 있는 과학적 틀을 제시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다. ◇배출량으로 재해 발생 위험까지 계산 지난 8월 '지구의 미래 (Earth's Future​)' 저널에 발표된 미국 인디애나대학 연구진의 후속 연구는 이 접근법을 더욱 발전시켰다. 연구진은 누적 CO₂ 배출량과 극한고온·극한강수 발생 위험 사이의 관계를 통계적으로 모델링해 특정 국가나 화석연료 기업의 누적 배출이 특정 기후재해의 발생 가능성을 얼마나 높였는지를 계산했다. 연구 결과 주요 화석연료 기업 10곳의 배출은 2021년 미국 태평양북서부 폭염의 발생 가능성을 약 31% 높인 것으로 추정됐다. 2022년 파키스탄의 극한강수 위험도 약 7%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 방법을 배출량을 알고 있는 다른 국가나 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기후책임을 둘러싼 과학적 질문을 상당히 구체화한 것이다. “기후변화 때문에 재해가 발생했다"는 수준을 넘어 “특정 배출 주체의 배출이 없었다면 해당 재해의 위험이 얼마나 달라졌을 것인가"​를 계산하는 단계로 나아간 것이다. 물론 이 모델링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배출량이 작은 기업이나 개별 사건에 적용할 경우 더욱 엄격한 불확실성 평가가 필요하다. 따라서 당장은 이 같은 과학적 귀속 결과와 법원이 인정하는 손해배상 책임을 동일시하기는 어렵다. ◇과거 탄소의 '미래 청구서'까지 계산 이에 앞서 지난 3월 '네이처'에 발표된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의 연구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연구진은 온실가스 배출을 특정 지역의 경제적 피해와 연결하는 '기후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의 정량적 산정 체계​를 제시했다. 과거 배출로 이미 발생한 피해뿐 아니라 과거에 배출된 탄소가 앞으로 만들어낼 미래의 피해까지 경제적 가치로 계산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1990년에 배출된 CO₂ 1t은 202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180달러의 피해를 발생시킨 것으로 추정됐다. 또, 2020년 이후에도 2100년까지 추가로 약 1840달러의 피해를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 같은 금액을 특정 기업이나 국가가 법적으로 갚아야 할 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추정치의 불확실성 범위가 각각 40~530달러, 500~5700달러에 이를 정도로 매우 넓기도 하다. 연구진도 이런 피해액이 실제로 한 주체가 다른 주체에게 법적으로 지급해야 할 금액과 동일한 것은 아니며, 그것은 별도의 도덕적·법적 문제라고 명확히 구분한다. 그럼에도 과거의 탄소 배출이 수십 년 뒤에도 경제적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정량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학에서 법률로, 법률에서 기업으로 이러한 과학적 발전은 기후소송의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지난해 7월 기후변화에 관한 권고적 의견에서 국가의 기후변화 대응 의무와 관련한 국제법적 문제를 다뤘다. 특히 여러 국가의 누적된 행위가 기후체계에 피해를 초래하는 상황에서도 국가책임에 관한 기존 국제법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단을 제시했다. 다만 개별 사건에서 인과관계는 구체적으로 입증돼야 한다. 여기서 국가의 국제법상 책임과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ICJ의 권고적 의견이 기업의 과거 배출량에 따라 자동적으로 배상책임이 발생한다는 규칙을 만든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학이 배출량과 기후피해 사이의 연결고리를 점점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기업을 상대로 한 기후소송에서도 과학적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수단은 확대되고 있다. ◇당장 '기후부채'로 회계처리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기업이 과거에 배출한 탄소를 모두 금액으로 환산해 당장 회계상 '기후부채'나 '충당부채'로 잡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충당부채로 인식하려면 과거 사건으로 인한 현재의무가 존재하고 경제적 자원의 유출 가능성이 높으며 그 금액을 신뢰성 있게 추정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과거에 온실가스를 배출했다는 사실만으로 이 조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회계상 부채가 아니라고 해서 재무적 위험이 아닌 것도 아니다. 기후 관련 소송이나 규제가 확대되고 특정 기업의 배출과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과학적 방법이 정교해지면, 기업에는 소송비용과 배상금, 규제 대응비용, 보험료 상승, 자본비용 증가 등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위험이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과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적·전환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지금 배출하고 있는 온실가스는 미래의 기후 리스크로 쌓이고 있다는 얘기다. ◇탄소 감축은 미래 비용을 줄이는 위험관리 기업 입장에서 탄소 배출은 더 이상 현재의 배출비용이나 규제비용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과거에 배출한 탄소가 미래의 기후피해와 법적 분쟁, 경제적 비용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물론 현재의 연구만으로 특정 기업이 과거에 배출한 탄소량을 근거로 미래의 기후재난 피해액을 그대로 청구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다. 기후재해에는 자연적 변동성뿐 아니라 지역의 사회·경제적 취약성, 적응 수준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 과학적 귀속과 법적 책임 사이에는 여전히 상당한 간극이 있다. 하지만, 간극은 점점 좁혀지고 있다. △누가 배출했는지 추적할 수 있고 △그 배출이 온난화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계산할 수 있고 △특정 기후재해의 위험을 얼마나 높였는지 추정하고 △그로 인한 경제적 피해까지 금액으로 산정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 배출한 탄소가 당장 내일 청구서가 되어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가는 그 청구서가 날아올 수 있다. 지금의 탄소 감축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비용인 동시에, 미래의 기후 관련 법적·재무적 위험을 줄이는 위험관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나주 글로벌 에너지포럼, 세계 석학 모인다

나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를 계기로 글로벌 에너지 연구·산업 거점으로 도약을 추진하는 나주에 세계 석학과 에너지 전문가들이 모인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나주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가 공동 주최하고 (재)녹색에너지연구원이 주관하는 '나주 글로벌 에너지포럼 2026'이 30일부터 10월 1일까지 이틀간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에서 열리며 미래 에너지산업의 방향을 논의한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이번 포럼에는 세계적인 석학과 에너지 전문가, 기업·연구기관 관계자, 청년 창업가 등이 참여해 기술과 산업, 정책을 연결하는 글로벌 교류의 장을 펼친다. 올해 주제는 '인공태양과 에너지 전환'으로, 핵융합을 의미하는 'Fusion', 미래 인재와 혁신 창업을 뜻하는 'Future', 변화하는 에너지 환경에 대응하는 유연한 전력망을 의미하는 'Flexibility'를 묶은 'F3'를 중심으로 미래 에너지산업의 주요 과제를 살펴본다. 나주시는 지난해 유치한 인공태양 연구시설을 중심으로 기업의 기술개발과 사업화, 전문인력 양성, 미래 전력망 구축을 연결하고, 글로벌 기술 흐름과 지역 산업 기반을 연계하는 계기로 이번 포럼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첫날인 30일에는 장대익 가천대학교 석좌교수의 오프닝 강연에 이어 '인공태양' 세션이 마련된다. 영국의 차세대 상용 핵융합 실증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하워드 윌슨 박사가 기조발표를 맡고 노승정 단국대학교 교수, 황용석 서울대학교 교수, 양형렬 K-문샷 프로젝트 PD 등이 함께 핵융합 기술의 현재와 상용화 가능성, 산업 생태계 조성 방향을 짚는다. 윤병태 나주시장도 '인공태양으로 바뀌는 나주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에 나서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 이후 관련 연구기관과 기업, 인재를 집적하고 세계적인 핵융합 연구·산업 거점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을 소개할 예정이다. 10월 1일 오전에는 청년 연구자와 혁신기업을 조명하는 '에너지 영 리더' 세션이 이어진다. 미국 핵융합 스타트업 리얼타 퓨전의 캐리 포레스트 최고과학책임자가 기조발표에 나서며 성충기 카이스트 교수, 김태경 이터나퓨전 대표, 김재민 스탠다드마그넷 대표, 정봉기 큐빔솔루션 대표, 김윤수 지스트 교수 등이 기술의 산업화 과정과 스타트업의 역할, 차세대 인재 육성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눈다. 오후에는 '차세대 전력망'을 주제로 독일 아헨공대 토마스 그리스 교수의 기조발표와 함께 재생에너지 확대와 분산에너지 확산, 전력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유연한 전력망 구축 방안 등을 살펴본다. 포럼의 마지막 무대에는 지난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오마르 야기 칭화대학교 석좌교수가 나선다. 금속-유기 골격체(MOF)와 망상화학 분야를 개척한 오마르 야기 교수는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정밀 소재와 인공지능'을 주제로 강연하며, 박진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총장직무대행과의 대담을 통해 첨단 소재와 AI 기술이 미래 에너지산업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도 살펴본다. 시민과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첫날 저녁에는 과학 커뮤니케이터 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장이 에너지과학관 유치와 연계한 시민·청소년 특별강연을 진행하며, 행사 기간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로비에서는 한국의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인 KSTAR 모형과 에너지 소부장 혁신기업 6개사의 기술 전시도 이어진다. 행사는 무료로 개방하며 행사장 좌석은 645석으로 당일 선착순 입장이 가능하다. 공식 누리집을 통한 사전등록도 가능하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나주 글로벌 에너지포럼은 세계적인 전문가와 기업, 연구기관, 청년 인재가 나주에서 만나 미래 에너지산업의 기술과 산업, 인재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함께 모색하는 플랫폼"이라며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라는 중요한 성과를 바탕으로 기업과 인재, 산업 생태계로 확장될 수 있는 길을 세계적인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전력과 에너지 공기업,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를 비롯한 연구·교육 기반에 인공태양 연구시설까지 더해진 만큼 세계의 기술과 기업, 인재가 나주로 모이고 다시 세계로 뻗어나가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 나주가 글로벌 미래에너지 산업의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추석 고속도 알뜰주유소 기름값 인하, 실제 편익 제대로 봐야”

추석 연휴 고속도로 알뜰주유소의 기름값 리터당 100원 할인 정책이 특정 주유소 쏠림에 따른 비용 증가, 환경오염 가중 같은 다양한 측면에서 실제 편익이 큰지 점검해야 한다는 주유소 업계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석유유통협회는 29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협회 본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주장했다. 정부는 추석 연휴였던 지난 24~27일 귀성·귀경객의 교통비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로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재정고속도로 주유소(ex-알뜰주유소) 226곳의 휘발유·경유 판매가격을 17일 대비 리터당 100원 인하했다. 이에 대해 협회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할인 혜택이 전국의 모든 국민에게 동일하게 적용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특정 기간 고속도로를 이용하며 할인 대상 주유소를 이용한 소비자에게 할인 혜택이 집중됐다는 것이다. 실제 수혜자 규모와 공공부문의 비용, 일반주유소 판매감소, 추가 이동 및 대기시간 등을 종합해 소비자 편익 향상 여부를 평가하자는 것이 협회의 주장이다. 협회는 이번 정책으로 할인 주유소로 차량이 집중돼 주유 차량 병목과 '원정 주유'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처럼 주유소별 기름값 현황을 쉽게 조회할 수 있어 가격이 낮은 주유소로 차량이 몰리기 쉬운 상황에서는 추석 연휴 고속도로 알뜰주유소로에서 주유하려는 경향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박현동 석유유통협회 상근부회장은 “정부가 기름값 할인 정책을 수립할 때 특정 지역, 특정 집단이 아닌 국민 전체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 펴야 한다"며 “고속도로 알뜰주유소 기름값 할인 정책이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알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 이동 거리와 추가 시간이 가격 할인에 따른 편익을 줄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령 차량 한 대의 주유용량인 50리터만큼 기름을 넣을 경우 명목상 할인액은 5000원이지만, 할인 주유소를 이용하기 위해 추가로 이동하거나 긴 시간 대기할 경우 연료비와 시간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에 실제로 누리는 편익은 5000원보다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주유 대기가 길어질수록 차량 대기와 서행에 따른 연료 소비와 오염물질 배출량이 늘어나는 점도 우려했다. 협회는 싼 주유소를 찾아와 20분 동안 기다리거나 평균 속도 시간당 1~3km로 서행 기름을 넣은 상황을 가정해 휘발유 승용차와 경유 승용차의 연료 소비량이 각각 0.4~0.6리터, 0.45~0.75리터라고 계산했다. 출발과 정지가 반복돼 차량 설비 내 공기와 연료의 혼합비가 흐트러져 불완전 연소가 발생하고, 이는 일산화탄소와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같은 오염물질을 더 많이 배출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휘발유차는 출발 시 순간 배출량이 2배 이상 상승하고, 경유차는 질소산화물을 포함한 매연 배출량이 3~4배 급증한다고 협회는 계산했다. 박 부회장은 “탄소와 공기오염물질 배출은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좀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펴고 있는 탄소감축 정책에도 반하기 때문에 안타깝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 같은 문제에 관해 후속으로 정책 평가를 하자고 정부에 제안했다고도 밝혔다. 박 부회장은 “주유소 업계는 추석 전 정부가 발표한 뒤에나 관련 사실을 알았다"며 “고속도로 알뜰 주유소의 기름값 할인 정책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제대로 됐는지 향후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전력망에 신규 재생에너지 우선접속…2030년까지 ESS 5GW 추가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목표를 위해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원을 통한 전력 공급을 석탄, 액화천연가스(LNG)보다 우선 순위에 두고, 재생에너지 설비의 전력망 접속 허용 용량을 확대한다. 수요나 전력망 용량 대비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과도해질 때 대응 방향도 필요한 경우 출력을 조절하거나 송배전망·변전소용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이용하는 식으로 바꾼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9일 오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력망 혁신대책'을 발표했다. 전력망을 신규로 확충하거나 기존 용량을 확장하기에는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넘게 걸리기 때문에 단기간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키울 단기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책을 보고했다. 이번 대책으로 재생에너지 전력망 단위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을 조절하는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을 폐지하고, 실제 송배전·변전망 용량보다 좀 더 여유 있게 재생에너지의 전력망 접속을 허용한다. 기존에는 재생에너지 최대 발전량을 전력망 용량에 맞춰 망 접속 허용을 냈지만, 바람이 안 불거나 햇빛이 비치지 않으면 발전량이 줄어 전체 전력망 이용률이 낮아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고려해 전력망 용량보다 더 많은 재생에너지 발전원이 망에 접속할 수 있게 하고, 실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수요보다 늘어 전력망에 부담을 주는 경우 출력을 조절하거나 ESS를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출력이 수용량을 초과할 때만 잠깐 재생에너지 발전원 출력을 제어하는 유연접속을 내년 1월 도입하고, 배전선로와 변압기의 최대 접속용량을 각각 16GW와 60GW로 상향한다. 배전선로의 현행 최대 접속용량은 전선 열적용량 한도인 14MW, 변압기는 50MW다. ESS 같은 장치를 활용해 허용 용량을 초과한 발전 출력을 관리하는 '자율접속 제도'도 도입을 준비한다. ESS 신설로 기존 송·배전망으로 증설 효과를 내는 '전력망 비증설 대안(NWAs)'도 추진한다. 2030년까지 배전망 ESS로 전력망 포화지역에 태양광 3GW를 추가 접속하고, 변전소 ESS를 통해 태양광 1.6GW를 추가 접속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비상 상황을 대비해 평상시 비워뒀던 전력망 일부를 실제 전력수송에 활용하기 위해 고장 대비용 ESS도 설치한다. 이재식 기후부 전력망정책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전력망 혁신 대책을 이행하기 위해 전체 전력계통에서 확보할 ESS 총 용량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최종 제시할 계획"이라며 “전력망 증설 없이 재생에너지 접속을 위해 배전망과 변전소에 적용할 2030년까지 확보할 ESS 용량은 5GW"라고 설명했다. 전력 수요에 따라 발전원별로 순서를 매기는 급전 순위도 후순위에 뒀던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원을 석탄, LNG 발전보다 우선하는 쪽으로 바꾼다. 현재 급전 순위는 △원자력·석탄·LNG 발전 등 필수 가동(Must-Run) 발전원(50.5~65.0GW) △재생에너지 기존 허가분(36GW) △필수전원 이외의 석탄발전·LNG발전(20GW) △신규 재생에너지 순으로 돼있다. 앞으로는 신규로 설치한 재생에너지 설비가 전력을 공급할 기회를 더 만들어 재생에너지의 발전 기여 비중을 높이자는 취지다. 이 정책관은 “단가를 기준으로 마련된 발전원별 급전 순위에 따라 필수 가동 발전원 다음으로 재생에너지를 우선순위에 두고 발전기 접속 여부를 검토해왔기 때문에 5분 단위 경제급전으로 재생에너지 간헐성에 대비하는 방식은 그대로"라며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원이 기존 발전원과 같은 운전 순서를 부여받으면 기존보다 예비 전력을 좀 더 확보하는 방식으로 대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착순 접수로 전력망 접속권을 확보했지만 사업 지연 등으로 실제 전력 공급을 하지 않는 발전사업 사례를 막아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확대하는 방안도 내놨다. 가령 호남권에서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발전 전력계통 산정 규모인 15.7GW 중 실제 전력망에 진입할 수 있는 용량이 3GW에 불과하다고 기후부는 계산했다. 이에 정부는 전력망 접속권 할당 방식을 선착순에서 벗어나 사업별 입찰 과정에서 경제성∙공익성∙계통여건 등을 종합 평가하는 것으로 개편하고, 허수 사업 또는 사업 지연 사업의 접속권을 회수하거나 접속권 부여 시점을 조정한다. 김재군 한국전력 전력계통부사장은 “허수 재생에너지 사업자로부터 이미 회수한 전력망 접속권 약 9GW 가운데 3GW는 (실제 전력 생산 사업을 이행하는) 진성 사업자에 미리 배분했고, 향후 진성사업자가 더 나타나면 접속권을 추가 배분해 사업에 차질 없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신규 재생에너지 접속으로 공용배전망 보강이 필요해질 때 초기 접속 사업자가 모두 부담하는 문제를 피하기 위해 한국전력이 우선 투자한 뒤 해당 망을 이용하는 발전사업자들이 용량에 따라 분담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우선 10월 1일 호남권을 시작으로 충청권, 동해안 지역의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을 해제하고, 확보한 여유 용량은 같은 달 공고를 통해 기존 사업자, 신규 사업자 순으로 배분을 시작한다. 기후부는 이번 대책으로 전력망 송전 기준 2030년 재생에너지 수용량이 171GW로 52GW 증가하고, 배전단 기준으로는 110GW로 26GW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계통관리변전소가 지정돼 있던 호남권과 충청권, 강원권에서 송전단 기준 재생에너지 수용량이 각각 64.2GW(26.9GW ↑), 19.1GW(8.2GW ↑), 12GW(2.4 GW ↑)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재생E, 석탄·LNG보다 접속 우대 추진…전력망 ‘초과접속’ 허용도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석탄 발전, 액화천연가스(LNG)보다 우선해서 발전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또,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들쑥날쑥한 특성을 고려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전력망 용량보다 많이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초과접속'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9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전력망 시스템을 재설계하는 '전력망 혁신대책' 과제를 보고했다. 그간 연료 기반 발전원 중심으로 운영된 전력망 체계를 개편해 재생에너지 수용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재생E 접속기준 바꿔 2030년 수용량 20GW 확대 이번 전력망 개편 방안에서 정부는 전력 수요에 따라 발전원별로 전력망에 공급하는 순서를 매기는 급전 순위에서 재생에너지를 LNG 발전보다 우선하는 쪽으로 바꾸기로 했다. 현재 급전 순위는 △원자력·석탄·LNG 발전 등 필수 가동(Must-Run) 발전원(50.5~65.0GW) △재생에너지 기존 허가분(36GW) △필수전원 이외의 석탄발전·LNG 발전(20GW) △신규 재생에너지 순으로 돼있다. 원래 기준대로라면 재생에너지가 선순위지만, 그동안은 재생에너지 신규 접속을 검토할 때 기존 화석연료 발전원보다 후순위에 뒀다는 것이 기후부 설명이다. 급전 순위 조정으로 기후부는 영남권과 강원권의 재생에너지 수용량이 약 18GW 증가하고, 나머지 비수도권까지 포함하면 재생에너지 수용량 증가분이 20GW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기후부는 접속기준 변경에 대해 전기위원회에 보고하고, 다음 달 중 접속 기준을 변경한다는 목표다. 전력망 접속권 할당 방식도 선착순에서 벗어나 사업별 입찰 과정에서 경제성∙공익성∙계통여건 등을 종합 평가하는 것으로 개편한다. 발전 사업 초기 단계에 선착순으로 망 접속권을 독점적으로 부여해온 기존 방식으로 인해 진행이 지지부진하거나 무산되는 발전사업이 계통 접속권을 차지하는 사례를 막겠다는 취지다. 내년 초부터 개편될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개편과 연계한다. ◇ESS·출력제어 활용해 전력망 '초과접속' 허용 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을 기존 전력망이 더 많이 받아들이도록 전력망 운영 방식을 개편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을 곳곳에 두는 방안도 내놨다. 우선 전력망 단위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을 조절하기 위해 2024년 만들었던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을 다음 달 1일 호남권 변전소를 시작으로 해제한다. 계통관리변전소는 햇볕이 강하게 들거나 바람이 많이 불어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전력 수요를 초과할 때 전력망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출력을 강제로 막는(출력 제어) 변전소다. 충청권 계통관리변전소도 해제하고, 동해안 지역은 '동해안~신가평 초고압직류송전(HVDC) 1단계' 준공 시점인 2027년 상반기 중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을 해제할 방침이다. 전력망 수용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도 재생에너지 발전의 전력망 접속을 우선 허용한 뒤 출력이 수용량을 초과할 때만 잠깐 출력 제어를 하는 유연접속(Non-firm access)도 내년 1월 도입한다. 배전선로 최대 접속용량을 전선 열적용량 한도인 현행 14메가와트(MW)에서 16MW로 일괄적으로 올리고, 변압기는 우선 접속 외에도 최대 접속용량을 50MW에서 60MW로 상향한다. 접속 용량보다 넘치더라도 사업자의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를 허용하되, ESS 같은 장치를 활용해 발전 출력량을 허용된 기준용량 이내로 조정·관리하는 자율접속 제도도 도입을 준비한다. 유연접속을 실시하면 별도의 망 건설 없이도 계통 제약이 많은 호남권에만 태양광 2.6GW 태양광 수용량을 확대할 것으로 기후부는 내다봤다. ◇허수사업 정리하고 선착순 접속권도 경쟁방식으로 전환 아울러 신규 송·배전망을 건설하지 않고도 ESS 신설로 기존 송·배전망으로 증설 효과를 내는 '전력망 비증설 대안(NWAs)'을 추진한다. 2030년까지 배전망 ESS로 전력망 포화지역에 태양광 3GW를 추가 접속하고, 변전소 ESS를 통해 태양광 1.6GW를 추가 접속하도록 할 계획이다. 비상 상황을 대비해 평상시 비워뒀던 전력망 일부를 실제 전력수송에 활용하기 위해 고장 대비용 ESS도 설치한다. 이 밖에도 신규 재생에너지 접속으로 공용배전망 보강이 필요해질 때 초기 접속 사업자가 모두 부담하는 문제를 피하기 위해 한국전력이 우선 투자한 뒤 해당 망을 이용하는 발전사업자들이 용량에 따라 분담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실제 전력 생산에 기여하지 못하면서 전력망을 차지하는 '허수 사업'에 대한 전력망 접속권 회수를 지속하고, 장기 지연사업은 접속권 부여를 실제 이용시점으로 연기한다. 기후부는 이번 대책으로 전력망 송전 기준 2030년 재생에너지 수용량이 171GW로 52GW 증가하고, 배전망 기준으로는 110GW로 26GW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성환 장관은 “이번 대책은 새로 전력망을 건설할 때 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전력망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겠다는 것"이라며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1년 만에 지난 2024년 9월부터 막힌 재생에너지 계통 제약을 해제하고, 호남의 재생에너지 신규 접속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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