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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날씨] 중부, 전북 강한 비…산사태 위기경보 ‘경계’ 상향

오는 9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겠고 최고 체감온도가 31℃ 안팎으로 올라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겠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전국으로 비가 확대되며 중부지방과 전북을 중심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 50~100㎜(많은 곳 150㎜ 이상), 서해5도 20~60㎜, 강원 내륙·산지 50~100㎜(많은 곳 강원 중·남부 내륙 150㎜ 이상), 강원 동해안 5~50㎜, 대전·세종·충남, 충북 80~150㎜(많은 곳 200㎜ 이상), 전북 80~150㎜(많은 곳 200㎜ 이상), 전남 북서부 30~80㎜(많은 곳 100㎜ 이상), 광주·전남(북서부 제외) 10~40㎜, 경북 중·북부 50~100㎜(많은 곳 150㎜ 이상), 대구·경북 남부 20~60㎜, 경남 서부 내륙, 울릉도·독도 5~40㎜이다. 특히 중부지방과 전북, 전남 북서부, 경북 중·북부에는 호우특보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으니 기상정보를 수시로 참고해야 한다. 많은 비가 예보됨에 따라 산림청은 8일 오후 2시 30분 대전, 세종,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등 7개 지역의 산사태 위기경보를 '경계'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찜통더위는 계속되겠다. 9일 전국 최저기온은 21~25℃, 최고기온은 26~35℃로 예보됐다.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역은 낮 기온이 33℃ 안팎까지 오르며 무덥겠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2028년 ESG 공시 의무화…10조 이상 기업부터 적용

오는 2028년부터 연결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속가능성(ESG) 공시를 해야 한다. 당정이 중동전쟁발 에너지 위기 등 기후 리스크가 기업의 생존 과제로 떠오르면서 당초 초안보다 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거래소 공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법정공시로 강제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당정협의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최종안)'을 발표했다. 최근 중동전쟁 등으로 에너지 가격 불안정성이 커지며 기후·에너지 리스크 관리가 기업의 생존 과제로 부상했고,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공시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최종안에 따르면 의무화는 2028년(2027회계연도) 연결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시작된다. 이는 지난 2월 발표된 초안(자산 30조 원 이상)보다 문턱을 대폭 낮춘 것이다. 이어 2029년에는 5조 원 이상으로 대상을 넓히며 제도 안착 상황을 고려해 2030년에는 2조 원 이상까지 추가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법 도입 첫해 공시 대상 기업은 종속회사를 포함해 291개사, 이듬해에는 3171개사에 이를 전망이다. 공시 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거래소 자율공시 단계를 거치지 않고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즉시 법정공시로 도입된다. 다만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완충 장치도 마련했다. 도입 초기 3년간은 고의적인 그린워싱을 제외하고 손해배상이나 행정제재를 포괄적으로 면제한다. 이후에는 합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작성한 예측·추정 정보에 대해 책임을 면제하는 '면책제도'를 적용한다. 정보 신뢰성 검증을 위한 '제3자 인증'은 인프라 숙련도를 고려해 의무화 2년 후인 2030년부터 적용된다. 가치사슬 전반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뜻하는 'Scope 3(스코프 3)' 공시는 산출 인프라 준비 기간을 감안해 기업별 의무화 시점보다 3년씩 유예하기로 했다. 당정은 기업의 실무 지원을 위해 파일럿 테스트로 모범사례를 배포하고, 2028년까지 '한국형 기후리스크 통합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 'Scope 3' 공시에 대비해 업종별 배출량 가이드라인과 탄소 배출 데이터를 구축하고, 협력사 관리를 위한 '산업공급망 ESG 플랫폼'도 마련한다. 아울러 자산 2조 원 이상 기업과 대기업 협력사를 대상으로 맞춤형 ESG 컨설팅을 확대하며 정책금융을 통한 자금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시 정보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도 추진된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이행할 때 ESG 공시 정보를 적극 반영하도록 유도해 금융시장 전반의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당정은 이번 최종안을 바탕으로 이달 중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후속 입법 조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퍼시피코에너지, 광양만권에 해상풍력 국내 공급망 구축

미국에 본사를 둔 재생에너지 기업 퍼시피코 에너지 코리아가 3.2기가와트(GW) 규모 진도 해상풍력 발전단지 클러스터 개발을 위해 광양만권 지역 기업들과 손잡고 국내 해상풍력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퍼시피코 에너지 코리아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기업 EEW KHPC, 해상운송·물류기업 KMC해운, 하부구조물 부품 제조기업 씨에스에너지와 지역 공급망 구축을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해상풍력 산업의 국산 공급망을 확대하고 안정적인 기자재·물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추진됐다. 협약에 따라 퍼시피코 에너지 코리아는 사업 투자와 개발을 총괄한다. EEW KHPC는 핀파일(Pin Pile) 등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과 공급을 맡고, KMC해운은 기자재 해상운송과 설치 지원 물류, 운영·유지보수(O&M) 전용선박 용선 등 해양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씨에스에너지는 하부구조물 주요 부품의 생산과 기술 역량 강화에 협력한다. 최승호 퍼시피코 에너지 코리아 대표는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역 기자재·물류 기업들과의 전략적 공급망 구축이 필수"라며 “이번 협약은 지역 공급망 우선이라는 퍼시피코 에너지코리아의 핵심 전략과 맞물려 해상풍력 분야 국산 공급망 시장 확대를 더욱 공고히 하는 협업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협약식에 참석한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을)은 “이번 협력이 아시아·태평양 최대 규모인 3.2GW 진도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을 가속화하고, 광양만권 공급사들이 해상풍력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4개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광양만권 해상풍력 공급망 협업 모델을 구축하는 한편 지역 인재 양성과 장기적인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협력할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가스터빈 병목’에 비상 걸린 반도체…대안으로 떠오른 ‘신규 원전’

호남 반도체를 비롯한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추가 전력을 더하면 총 27.7GW의 신규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 정부는 반도체 공장 건설을 최대한 빨리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가동의 선행조건인 발전소 건설은 더 빠른 속도로 요구되고 있다. 단시일 내에 24시간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한 발전원은 사실상 LNG발전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 등 AI붐으로 전력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가스터빈 공급에 병목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길게는 5년까지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 최근 김성환 기후부장관과 강훈식 비서실장이 신규 원전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서 요구되는 총 27.7기가와트(GW)의 추가 용량을 공급할 발전원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발전원에는 조건이 있다. GW급 이상의 대규모 전력을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하고, 프로젝트 건설을 최대한 빨리 진행하는 만큼 발전소 건설은 더 빨리 진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 같은 조건을 감안하면 규모화 및 안정적 공급이 어려운 재생에너지와 입지 선정이 어려운 원전보다 단지 내에 구축이 가능한 가스발전소가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가스발전소의 핵심설비인 가스터빈이 공급 병목현상에 빠진 것이다. 최근 AI 붐으로 인해 미국 등 전세계적으로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가스터빈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대형 가스터빈은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독일의 지멘스, 일본의 미쓰비시, 그리고 한국의 두산에너빌리티만 제작이 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멘스와 GE, 미쓰비시 모두 5년치 일감이 밀려있어 지금 주문해도 빨라야 2030년 이후에나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두산에너빌리티도 마찬가지다. 두산은 380MW급 터빈을 일 년에 8기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최근 수주공시를 보면 2029년 중반에야 가스터빈 공급이 가능하다. 회사는 지난해 국내와 미국에서 각각 3기와 5기를 수주했고, 올해는 1분기에만 국내 3기와 미국 7기를 수주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가스터빈은 고객이 제작사에 주문을 넣고 기다린다고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제작사가 신뢰할만한 파트너사를 선별적으로 골라 주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가스터빈의 공급 병목현상 때문에 차라리 대형 원전이 더 빨리 공급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 대형 원전의 건설 기간은 평균 15년 이상이 소요된다. 이 가운데 부지 확보와 환경영향평가, 각종 인허가에만 8~9년이 소요되고, 실제 건설기간은 빠르면 6~7년 안에 가능하다. 즉, 부지 확보와 인허가 기간만 확 줄이면 가스발전 못지 않게 신속한 건설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재생에너지의 늘어나는 양만으로 감당하기가 만만치 않아 원전을 좀 더 추가로 지어야 될지 여부는 빨리 검토해야 된다"면서 한빛원전과 새울원전에 2기씩 더 지을 부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미 부지가 조성돼 있으면) 건설을 시작해서 끝나기까지 7년 걸린다"고 설명했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도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원전 관련 내용이 12차 전기본(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며 “원전을 건설하는 데 보통 9∼10년이 걸리는데 이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신규 원전을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다만 기존 부지를 활용한 방안은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빛원전의 경우 낮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이 2030년이면 꽉 차 저장시설을 추가로 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핵폐기물 저장 시설을 세우려면 7년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촉박한 것이다. 이 때문에 기저전력 공급이 가능한 석탄발전의 폐지를 늦추고, 가동 중단 원전을 재가동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전세계에서 LNG 발전소 건립 수요가 늘어 가스터빈 공급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한국도 가스 발전소 확충을 빠르게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석탄발전소의 폐지를 늦추고, 가동이 중단된 원전의 재가동을 준비해야 메가프로젝트 계획에 맞춰 대규모 전력 공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영구 정지된 원전은 부산 기장군 고리 원전 1호기(587㎿)와 경북 경주시 월성 원전 1호기(679㎿) 등 2기다. 고리 2호기는 2023년 허가가 끝나 멈췄다가 지난 4월 재가동했다. 운전 허가 연장 심사를 받고 있는 고리 3·4호기를 포함해 계속운전을 추진 중인 원전 9기는 적기 가동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장마 그치자 ‘폭염’ 습격…전력당국, 비상체계 전격 가동

이번주 장맛비가 물러난 뒤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력당국이 여름철 전력수급 비상체계를 본격 가동했다. 고온다습한 날씨로 냉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중동 정세 불안으로 상승한 천연가스 가격까지 겹치면서 전력도매가격(SMP)도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9일까지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리고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가는 지역도 나타날 것으로 예보됐다. 오는 10일부터는 수도권 및 강원도를 제외하고 비가 그치기 시작하고 본격적으로 습하고 더운 날씨가 시작된다. 그 결과 전국적으로 냉방수요가 폭증할 수 있다. 이에 전력거래소는 이번 주 최대 전력수요를 82.8~88.1GW로 전망했다. 이는 지지난주 최대 수요인 76.6~78.5GW보다 최대 10GW 이상 증가한 수준으로, 원전 약 10기에 해당하는 발전량이 추가로 필요한 규모다. 이날 최대 전력수요가 87GW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당국은 이미 여름철 전력수급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한국전력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9월 18일까지를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대응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 6일 본사 재난종합상황실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력거래소, 전국 15개 지역본부가 동시에 참여하는 전력수급 비상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전력거래소도 같은 기간 매주 여름철 전력수급 점검회의를 열고 전력수요와 공급능력, 기상 상황, 발전기 운영 상태 등을 종합 점검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기상청, 전력거래소 등으로 구성된 여름철 전력수급 전문가 태스크포스(TF)는 올여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질 경우 최대 전력수요가 98.8GW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기록을 넘어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에 대비해 전력거래소는 공급능력을 지난해보다 2GW 늘어난 107GW까지 확보했다. 여기에 발전기 고장이나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 증가에 대비해 8.8GW 규모의 추가 예비자원을 준비했다. 전력수급과 별개로 전력시장에서 전력도매가격(SMP) 상승에도 관심이 쏠린다. SMP는 발전 연료비와 전력수요에 직접 영향을 받는데, 최근 중동 지역 긴장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상승한 상황에서 냉방수요까지 급증하면 가격 상승 폭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일평균 SMP는 kWh당 134.3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월평균인 114.1원보다 약 20원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에는 가스가격이 상승했음에도 상대적으로 전력수요가 낮아 SMP 상승폭이 제한됐지만,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는 이달과 다음 달에는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SMP는 상승하나 그만큼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한전 재무 상황에 압박을 주게 된다. 한전은 올해 3분기(7~9월) 전기요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석탄화력 부지의 미래 – 주민이 결정해야

석탄화력발전은 우리나라 전력의 약 3분의 1을 생산하는 아직은 가장 비중이 높은 발전 방식이다. 하지만 발전 과정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로 기후위기를 부축일 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에도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유연탄의 수입과 용수 확보를 위해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들은 서해안에 집중해 있으며 편서풍대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으로 내륙 분지인 충북 지역의 미세먼지가 수도권 다음으로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하여 전 세계가 석탄화력발전의 축소에 나서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노후 발전기부터 단계적으로 폐쇄하여 2040년까지는 완전히 퇴출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가장 피해가 큰 인근 지역 주민들을 위해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5km 이내 지역의 주민 복리 증진 및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발전소 부지 확보가 쉽지 않은 정부로서는 석탄화력발전을 폐쇄해도 이 부지를 발전소 부지로 유지하기를 원한다. 문제는 어떤 발전기를 설치한 것인가 혹은 어떤 전력산업 부지로 활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지난 2일 인천의 영흥면민간협의체 등 79개 시민단체들은 인천시청 앞에서 '영흥화력의 원전 전환 반대'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현대건설과 한국남동발전이 맺은 '석탄화력발전소 연계 SMR 연구 및 사업화 공동 추진'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이 주민들을 불러모은 것이다. 양사는 업무협약에서 기존 발전소 부지와 설비를 유지한 채 핵심 장비를 교체하는 '리트로핏(Retrofit)' 방식의 타당성을 검토해 무탄소 전원 기반의 종합 에너지 플랜트 모델을 구체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고 밝혔다. 즉 석탄 보일러를 소형모듈원자로(SMR)로 교체한다는 것이다. SMR은 발전용량 300MW 이하의 소형 원자로를 말한다. 1400MW인 신한울1·2호기에 비해 소형이라는 말이지 엄연히 핵분열을 이용한 원자로이다. 핵분열 시 발생하는 열과 방사능 물질이 안전하게 관리되어야 한다는 기본 과제는 여전하다. 현재 SMR 운영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와 중국 뿐이다. 러시아는 바지선에 35MW급 2기의 원자로를 설치하여 극동지역 페베트 항구에서 2020년부터 상업운전을 하고 있다. 중국은 산동성 스다오만의 원전 내에 2기의 가스냉각식 원자로로 210M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파일럿 수준의 원전으로 아직 보급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SMR이라는 용어가 일반화한 것은 1970대 후반이지만 아직도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이다. 원전은 그 동안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여 1400MW급까지 덩치를 키웠다. 하지만 발전용량을 10분의 1로 줄인다고 하여 원전의 규모나 설치비용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원자로 크기만 해도 아직 절반 수준밖에 줄이지 못했다. 부수되는 안전 설비를 줄이는 데도 한계가 있다. 원천 기술을 가지지 못한 원전 후발국으로서 세계 수준에 뒤떨어지지 않으려는 원전산업계의 조바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특정 지역에 SMR을 설치하는 것은 단순히 기업 간의 협력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주민들에게는 안전한 삶과 생활 터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사전 모집 과정을 거쳐 지난달 17일 부산 기장군을 SMR 부지로 결정한 바 있다. 그 동안 한국남동발전은 석탄발전소 폐쇄 이후의 방향을 신재생에너지 전환과 주민상생으로 홍보해왔기에 주민들은 약속을 어긴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30년 전 주민을 희생시켜 석탄발전소를 세웠던 것처럼 이제 다시 핵발전소로 영흥주민을 희생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는 영흥면민간협의체장의 말은 향후 양사가 이 계획을 밀어부칠 경우 발생할 상황을 예상케 한다. 주민들의 오해를 막고 불필요한 대립과 갈등을 피하는 길은 투명한 행정과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절차에 달려 있다. 원전이건 SMR이건 주민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안은 주민투표로 결정하는 것이 최선이다. bienns@ekn.kr

[기후 리포트] 기후변화에 한국 농작물의 미래 운명 엇갈린다

지구 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기후변화가 국내 농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최근 국내외에서 발표된 연구들을 종합하면 기후변화가 한국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작물마다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벼와 밀은 기온 상승으로 재배 가능 지역이 북쪽으로 확대되는 반면, 대두는 고온과 집중호우로 인해 생산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재배 적지 재설정과 품종 개량, 파종 시기 조절이 앞으로 국내 식량 생산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벼 “생산량 감소보다 재배지 북상이 더 뚜렷"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독특하게 받는 작물은 벼다. 일반적으로 온난화는 농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한국의 벼는 당분간 심각한 생산성 감소보다는 재배 적지의 북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미국 플로리다 자연사박물관 연구팀은 지난 4월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한국을 포함한 온대 지역은 미래에도 벼 재배의 고온 한계 기온(연평균 기온 약 28.2℃)에 도달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히려 현재 기온이 낮아 벼 재배가 어려웠던 북쪽 지역이 최적 생육 환경에 가까워지면서 재배 가능 지역과 생산 잠재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강원도 철원·화천·양양과 경기 북부 접경지역 등이 앞으로 벼 재배의 새로운 적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다만 재배지가 북쪽으로 이동하면 낮 길이(일장)가 달라지는 만큼 이에 적응할 수 있는 품종 개발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대두 “고온·도복 피해로 생산량 감소 가능성" 대두(콩)는 기후변화의 부정적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는 작물로 평가됐다. 순천대학교 전승호 교수와 국립식량과학원 이채원 연구원 등은 지난달 '식량과학과 생명공학 저널 (Journal of Crop Science and Biotechn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기온 상승은 대두 생육을 과도하게 촉진해 도복(쓰러짐)을 유발하고, 결국 생산량과 종자 품질을 떨어뜨리게 된다"고 밝혔다. 조기 파종할 경우 줄기가 지나치게 길어지고 잎이 무성해지면서 무게 중심이 높아져 집중호우와 강풍에 쉽게 쓰러진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광합성이 감소하고 꼬투리 부패가 발생해 수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파종 시기를 기존보다 늦춘 6월 중순(14~16일)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실제 시험에서는 이 시기에 파종했을 때 도복이 크게 줄었고, '대원콩'과 '선풍' 모두 가장 높은 종실 수량과 우수한 품질을 나타냈다. ◇밀 “재배면적 확대와 자급률 향상 기대" 밀은 기후변화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대표적인 작물이다. 순천대학교 바이오한약자원학과 국용인 교수와 국립종자원 황보훈 연구원 등은 지난달 '한국작물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겨울철 기온 상승으로 월동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밀 재배 한계선이 북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강원도 철원·화천·양양 등 북부 지역까지 밀 재배가 확대되고 있고, 충청권과 경북 내륙도 앞으로 안정적인 밀 생산지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경기 북부 일부 지역은 여전히 저온 피해 위험이 남아 있는 한계 지역으로 분류됐다. 연구진은 재배면적 확대가 국내 밀 생산 기반을 넓혀 식량안보 강화와 자급률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품종 개량과 재배 전략이 성패 좌우 이번 연구들은 기후변화가 모든 작물의 생산을 일률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작물별 특성에 맞는 품종 개발과 재배기술의 변화가 기후위기 시대 한국 농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벼는 고온 스트레스에 강하고 개화 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내열성 품종과, 북상한 재배지의 일장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품종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두는 기후변화에 맞춰 파종 시기를 늦추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책으로 제시됐고, 줄기가 강한 내도복성 품종 개발과 정밀한 재배 관리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밀은 현재 '새금강' 품종에 재배가 집중돼 있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백강', '금강' 등 다양한 품종을 지역 특성에 맞게 보급해 병해충과 기후변화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지리정보시스템(GIS) 기반의 재배 적지 분석과 지역별 맞춤형 종자 공급 체계 구축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가스공사 사장에 홍의락 前의원 내정…23일 주총 거쳐 임명

한국가스공사가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전 국회의원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가스공사는 오는 23일 대구광역시 본사에서 홍 전 의원를 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으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7일 공시했다. 1955년생인 홍 신임 사장은 대구 북구을 지역구에서 19~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광역시 경제부시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남부권경제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도전을 준비했으나, 김부겸 전 총리에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달 30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5배수 후보들 가운데 홍 전 의원을 단독 추천해 감독부처인 산업통상부가 전달했다. 주총에서 홍 전 의원이 선임되면 산업부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절차를 밟는다. 현재 가스공사는 지난해 12월 임기가 끝난 최연혜 사장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말 신임 사장을 모집하는 1차 공고를 내고 후보자 5배수로 추려졌으나, 유력 인사에서 법적 결함이 발견되면서 산업부가 후보자 전원을 부적격 판단을 내리고 공모를 철회했다. 이어 2차 공모에서 홍 전 의원이 내정된 것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가스공사지부 측은 현재의 사장 선임 절차가 깜깜이 심사라며 강하게 개선책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사장 선임 조건 및 절차에 대한 요구사항으로 △전문성과 도덕성이 검증되지 않은 정치권 보은성 낙하산 인사 임명 중단 △부실 절차 방지 위한 검증과정 투명 공개 및 이해관계자 참여 보장 등을 주장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국산 초순수부터 친환경 열까지…수자원公·지역난방公 메가프로젝트 든든한 조력자

지난달 30일 전남·광주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은 3대 메가프로젝트와 관련 “직접 관할해서 집행·기획·총책임 및 최종 책임을 확실히 지겠다“며 “얼마나 빠르게 실행될 수 있는지 직접 체크해서 국민께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메가프로젝트를 국정 핵심 과제로 추진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공공기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메가프로젝트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2040년까지 27.7기가와트(GW) 규모의 신규 전력 공급과 호남권 65만톤 이상의 용수 확보 등 국가 기반시설 구축이 필수적이다. 전력망과 가스관, 발전설비, 용수 공급망 등 핵심 인프라를 책임지는 공공기관의 지원 없이는 사업의 속도와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 이에 본지는 메가프로젝트의 조력자인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발전5사,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의 역할과 과제를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로 호남권 반도체 메가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서 안정적인 전력과 산업용수, 열에너지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공정은 초미세 공정 특성상 막대한 양의 초순수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냉난방이 필수적인 산업이다. 이에 한국수자원공사는 산업용수와 초순수 공급 체계 구축을,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열병합발전과 폐열 재활용, 친환경 열에너지 기술을 통해 반도체 산단의 핵심 인프라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동복댐과 주암댐·장흥댐, 보성강댐, 나주댐 등을 활용해 하루 총 65만톤의 산업용수를 안정적으로 추가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생산에는 막대한 양의 물이 필요한 만큼 안정적인 용수 확보는 산단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용수 부족 우려를 일축했다. 윤 사장은 “서남권에서 확보 가능한 댐 물량만 하루 40만~50만톤 수준이며 이는 수자원공사가 단독으로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라며 “수계 전환과 타 기관이 관리하는 댐, 농업용·발전용 댐 등을 활용하면 하루 30만톤 이상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자원공사는 지방자치단체와 산업단지에 광역상수도를 공급하는 국내 최대 물관리 공기업이다. 전남·전북 26개 시·군과 3개 국가산업단지를 포함해 전국 산업단지와 기업에 연간 약 5억8000만톤의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158만톤 규모다. 광주에는 하루 50만톤, 전남 22개 시·군에는 하루 129만톤의 용수를 공급하며 지역 산업 기반을 뒷받침하고 있다. 수자원공사의 역할은 단순한 용수 공급에 그치지 않는다. 공정 핵심 소재인 초순수 공급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반도체 핵심 인프라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2023년 SK하이닉스와 초순수 국산화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청주 M15X 공장의 초순수 시설 운영사업에 참여했다. 정부의 초순수 국산화 연구개발(R&D) 성과를 상용화한 첫 사례다. 앞으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사업을 확대해 원수와 정수, 초순수, 재이용수를 아우르는 통합 물공급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수자원공사는 에너지 분야에서도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현재 수력과 수상태양광 등을 포함해 약 1500메가와트(MW)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향후 수력발전을 활용한 직접전력거래(PPA)가 확대되면 RE100 달성이 요구되는 반도체 기업들에 친환경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물의 일정한 온도를 활용하는 수열에너지는 데이터센터와 첨단산업단지 냉난방에 활용되며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친환경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친환경 열 공급을 통해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국에서 약 2900MW 규모의 열병합발전 설비를 운영 중인 지역난방공사는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고효율 시스템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 특히 전력 소비가 큰 반도체 산업에서는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재활용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미 반도체 산업 현장에서도 관련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삼성전자와 협력해 용인 기흥캠퍼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잉여열을 회수해 지역난방 에너지로 활용하는 저탄소 에너지 순환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회수한 열은 히트펌프를 거쳐 인근 지역에 공급될 예정이다. 지역난방공사는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경기 화성 동탄에서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을 열로 바꾸는 'P2H(Power to Heat)' 기술을 적용해 20MW급 전극보일러를 운영하고 있으며, 99.61%의 에너지 전환 효율을 달성했다. 최근에는 핀란드 기업들과 협력해 열전용 소형모듈원전(SMR), 고효율 히트펌프, 열저장 기술 등 차세대 친환경 열에너지 기술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메가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공장 부지만 확보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초순수와 산업용수, 재생에너지, 친환경 열공급까지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기반시설 구축이 필수적이다. 수자원공사와 지역난방공사가 각각 물과 열이라는 핵심 인프라를 담당하면서 국가 첨단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세종시에 둥지 트는 ‘석유통합관제센터’…석유관리원 ‘지방 이전’ 신호탄?

정부가 총 120억원을 투입해 석유 수입부터 판매까지 전 유통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의심 사안은 AI로 적발할 수 있는 최첨단 관제센터를 구축한다. 이 사업을 맡고 있는 석유관리원은 센터를 세종시에 구축하기로 해 향후 지방이전까지 고려한 계산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8일 정부에 따르면 한국석유관리원은 올해 말까지 세종시에 석유시장의 전체 유통망을 총괄하는 석유통합관제센터를 구축한다. 관리원은 이에 대한 입찰을 지난 6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실시한다. 사업예산은 총 119억6000만원이다. 석유통합관제센터는 이번 중동 사태를 계기로 긴급하게 제안됐다. 지난 2월 말 중동 전쟁이 발발하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올랐는데, 며칠 시차 없이 곧바로 국내 기름값도 크게 오른 것이 문제시 됐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은 보통휘발유의 경우 2월28일 리터당 1692.9원에서 3월7일 1889.4원으로 일주일 만에 11.6% 올랐고, 경유의 경우 같은 기간 1597.9원에서 1910.6원으로 19.6% 올랐다. 정유사 도매가격도 보통휘발유의 경우 2월 4째주 리터당 1616.2원에서 3월 1째주 1766.1원으로 9.3% 올랐고, 경유의 경우 같은 기간 1545.6원에서 1809.9원으로 17% 올랐다. 국제유가가 크게 올랐으나 아직 그 원유가 국내에 도달하지도 않았는데, 국내 기름값이 크게 치솟자 청와대와 국회가 크게 반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3월 6일 SNS를 통해 “(기름값) 담합 가격조작은 대국민 중대범죄이다. 그 대가가 얼마나 큰지 곧 알게 될 것"이라며 “불법을 자행하며 국민경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악덕기업들에게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평범한 사실을 깨우치게 하겠다. 합법적 수단을 총동원해 경제 영역에서도 비정상의 정상화를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후 검찰은 정유사를 상대로 기름값 담합 수사에 착수했고, 국회에서는 전쟁 추경으로 석유통합관제센터 구축 사업비로 165억원을 편성했다. 석유통합관제센터 사업은 석유관리원이 맡는다. 기존 석유 유통시장 관리는 가격보고의 경우 석유공사가, 품질관리 및 불법석유 단속은 석유관리원이 맡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석유관리원이 가격보고는 물론 국내 도입 유조선의 위치추적부터 정유사 생산 및 출하, 주유소 최종 판매 등 전 단계의 수급 물량과 가격 정보를 통합 관리한다. 특히 이 과정을 AI가 모니터링하면서 담합이나 불법석유 유통 등 이상징후를 포착하고 단속까지 하는 업무를 맡는다. 사실상 석유산업의 모든 관리를 석유관리원이 맡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석유공사는 석유 유통관리에서는 제외되고 석유개발, 비축, 알뜰주유소 운영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관리원은 석유통합관제센터를 세종시 대평동에 구축할 예정이다. 높이 3미터가량의 상황판 스크린이 들어가는 관제상황실과 서버실 등 총 200평 규모가 필요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석유관리원이 지방이전을 염두에 두고 미리 세종시에 센터를 구축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이어 2차 이전을 추진 중이다. 현재 수도권에는 총 162개의 공공기관 본사가 있다. 석유관리원도 본사가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해 있어 2차 지방이전 대상이 유력하다. 대상지로는 석유화학산업이 가장 잘 발달해 있는 울산이나, 불법석유 유통이 가장 심각한 대구경북 지역, 자체 연구소가 있는 청주 오창이 거론된다. 석유통합관리센터가 세종시에 선제적으로 구축되면 이를 계기로 세종시로 이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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