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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규모 전력 공급을 필요로 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추가 조성과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하반기 초안 공개를 앞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에너지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산업단지 조성을 넘어 국가 산업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향후 전력정책의 우선순위도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메가 프로젝트 발표에 따르면 호남권에 구축하는 메모리 팹 4기 공장의 전력 수요 규모는 6.3GW이며, 2035년까지 울산, 동해, 세종 등 전국 권역별로 구축되는 AI 데이터센터의 총 규모는 18.4GW이다. 두 프로젝트의 전력 수요 규모만 24.7GW이다. 1.4GW급 원전 18기가 필요한 수준이다. 엄청난 전력 수요가 신규로 발생함에 따라 현재 정부가 수립 중인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전체적으로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공개된 12차 전기본(2026~2040년)의 최대 전력수요 잠정치는 2040년 131.8~138.2GW였다. 여기에는 이번 메가 프로젝트에 따른 전력 수요가 반영되지 않았다. 이보다 거의 25GW를 추가하면 최대 수요는 163GW가 된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신규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특정 발전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 원전의 계속운전과 신규 원전 건설, 소형모듈원전(SMR), LNG 복합발전, 수소연료전지 등 가용 가능한 모든 전원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12차 전기본에 기존 원전의 계속운전 여부는 물론 신규 원전도 추가로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과거 전기본 수립에 참여한 바 있는 노동석 서울대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은 30일 “최근 에너지 정책 논쟁의 중심은 원전의 필요성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것인가'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AI·데이터센터, 반도체 등 미래 산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갖추고 탄소중립까지 대응하기 위해서는 12차 전기본에도 추가적인 원전 반영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LNG 발전 역시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의 급격한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전원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40년 석탄발전 폐지와 함께 LNG 발전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줄이고, 청정수소와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원구성을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LNG 발전과 LNG 개질수소를 활용하는 연료전지 역시 장기적으로는 축소 대상이라는 인식이 업계에 확산돼 왔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 잇따르면서 현실적인 전력 공급 방안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신규 원전이 상업운전에 들어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반도체 공장의 전력 공급 시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LNG 복합발전이 사실상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보고 있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재생에너지는 계통과 입지, 출력 변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신규 원전과 SMR도 단기간에 공급이 어렵다"며 “반도체 공장이 필요한 시점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려면 당분간은 LNG 발전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일 수밖에 없다. 중장기적으로는 원전과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더라도 과도기 전원으로서 LNG의 역할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12차 전기본 수립을 총괄하고 있는 문양택 기후부 국장도 지난 3월 국회 토론회에서 탄소중립과 산업경쟁력 유지를 위해 LNG발전이 불가피함을 언급한 바 있다. 향후 12차 전기본 또한 전력 믹스가 특정 전원 중심으로 단순화되기보다는 다양한 전원을 조합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당시 그는 “10차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신규 LNG 발전 허가는 사실상 한 건도 없었다"며 “정부는 신규 LNG 건설을 사실상 막아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탄소중립 시대에 특정 전원 하나만으로 전력 시스템을 운영하기는 어렵다"며 “태양광·풍력과 ESS, LNG에 탄소포집(CCS)을 결합한 방식, 소형모듈원전(SMR) 등 다양한 전원을 조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LNG 없이 전력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쉽지 않다"며 “지금 LNG를 당장 없애자는 결정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사실상 가용 가능한 모든 전력을 확보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기후부가 너무 기후 보존에 신경 쓰느라 (전력 공급에) 약간 비협조적이라는 소문이 있다"며 “기저전력 확보 문제에서 너무 교조적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주문한 바 있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확대는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지만, 반도체 공장은 전기가 없으면 투자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12차 전기본은 국가 첨단산업에 필요한 전력 공급 방안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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