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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대통령 탄핵 정국에 에너지정책 급선회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사태와 이에 따른 야당의 탄핵 추진으로 원전 확대를 골자로 하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이 불투명해졌다. 업계에선 에너지정책 방향 자체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일 익명을 요구한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11차 전기본이 여야 합의 불발로 여전히 통과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 계엄령 사태로 사실상 당초 목표였던 연내 통과는 물건너 간 셈"이라며 “야당은 물론 여당도 대통령에 등을 돌린 상황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정부의 정책을 강행하기 위해 야당을 설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에너지정책을 총괄하는 산업부는 최근까지도 야당 의원실에 11차 전기본에 대한 추가 설명과 함께 국회보고 일정 합의를 요청해왔다. 전기사업법 제25조 5항에 따르면 정부는 전기본 수립 또는 변경 시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 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날 야밤에 발생한 계엄령 사태로 정치권 갈등이 고조에 이르면서 11차 전기본 국회보고 및 확정 일정도 매우 불투명하게 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한 관계자는 “안 그래도 대통령 임기보다 국회의원들의 임기가 더 길게 남아 있는데다 야당이 다수당이라 산업부 입장에선 쉽지 않은 상황인데, 이번 계엄령 사태로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며 “민주당은 지난 정부부터 줄곧 탈원전, 재생에너지 확대를 주장해왔다. 일부 야당 의원은 신규 원전 백지화가 아니면 보고도 받지 않고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야당은 야밤에 계엄령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즉시 탄핵안을 발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의 탄핵안은 여당이 동의하지 않아 의결수 부족으로 의결이 되지 않았는데, 계엄령 사태를 계기로 이제는 여당 상당수 의원들이 동의할 가능성이 생겼다. 이에 따라 11차 전기본을 비롯해 정부 에너지정책 자체가 확 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1차 전기본은 2038년까지 원전 3기와 소형모듈원전 1기를 추가하고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2022년 대비 5배가량인 120GW까지 확대한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계엄령 사태로 야권이 유리한 정국이 펼쳐짐에 따라 산업부가 원전 비중을 낮추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인 새로운 안을 국회에 제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한 청정에너지 인증 방식도 현 정부가 강력 추진 중인 CFE(Carbon Free Energy)보다 재생에너지 캠페인인 RE100(Renewable Energy)을 더 중요시 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11차 전기본이 백지화 되고 종전부터 논의되던 아웃룩(Outlook)형태의 계획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에너지업계에선 전기본을 통해 매년 신설·폐지되는 발전소 계획을 정부가 직접 수립하는 대신, 계획에 정치적 영향을 배제하고 매년 필요한 용량을 시나리오별로 공고하는 큰 규모의 '전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고 있었다. 손양훈 인천대 명예교수는 “국가의 에너지 수급계획이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상에 치우쳐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고, 에너지 안보를 오히려 위협하는 상태"라며 “선진국 어디도 이런 강제성을 띤 상세한 수급계획을 만들지 않으며 오직 공산주의 국가만 이런 계획을 만들고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설비계획 중심의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시나리오별 전력수요 아웃룩 체제로 전환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며 “기존의 하향식 계획수립에서 벗어나 다른 에너지 관련 계획들과의 통합적 수립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영국 기상시스템 의존, 한반도 특성 반영 어려워…“독자 시스템 개발 필수”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기후예측 서비스의 발전과 독자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기후정보의 정확·적시성을 강화하고, 지역 특화 데이터를 활용해 농업, 에너지, 물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맞춤형 대응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안호영 위원장, 김주영 간사, 강득구, 김태선, 박해철, 박홍배,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기상청 주관으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기후예측 서비스 발전 방안' 포럼에서 이같은 주장이 나왔다. 이번 토론회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기후감시와 과학적 기후예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후예측 서비스가 기후위기 대응에 효과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도록 기후예측 서비스의 발전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산·학·연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조경숙 기상청 기후예측과 과장은 '기후예측서비스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기후변화로 인해 극단적 이상기후와 기후재난이 급증하고 있다"며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내년부터 동아시아와 한반도에 적합한 기후예측시스템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과장은 “최신 기후예측기술을 활용해 농업, 에너지, 물관리 등에서 실효성 있는 기후정보를 제공하겠다"며 “이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경온 국립기상과학원 기후연구부장은 '국가 차원의 독자 기후예측시스템 개발 필요성'이라는 발표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는 영국 기상청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어 한반도의 고유한 기후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며 “독자적인 시스템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기술력과 연구 역량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어 독자적 기후예측 시스템 개발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기후예측 시스템은 지역별 맞춤형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하며, 이를 통해 농업과 에너지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성일 전력거래소 수요예측팀장은 '기후정보를 활용한 에너지 수급 최적화 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전력 수요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에너지 맞춤형 기후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 팀장은 “기상청에서 실황이 반영된 최신 기후예측 정보를 생산·서비스하면 전력 수급 계획 수립의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기후정보와 연계한 정교한 데이터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K-그리드 수출 얼라이언스 발족…2030년까지 수출 150억달러 목표

전력케이블·변압기·변환기 등 그리드 수출을 위한 민관 원팀이 결성됐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안덕근, 이하 산업부)는 3일 민관합동 'K-그리드 수출 얼라이언스'를 발족하고, 'K-그리드 글로벌 진출 전략'을 발표했다. 그리드 산업은 전선류, 변압기, 차단기 등 전력기자재를 비롯해 ESS, 각종 솔루션 등을 포함한다. 최근 전 세계 주요국들의 탄소중립 이행과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전력수요 급증으로 향후 노후망 교체와 신규망 구축 수요의 급격한 확대가 예상된다. 그리드 구축은 장기 프로젝트(약 10년)로,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고 구축 이후 유지보수 등이 연계되어 원전 수출과 같이 국내기업들의 동반진출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얼라이언스는 전력공기업들과 설계·구매·시공 전문기업(EPC), 그리드 기업 등이 부문별 강점을 결합해 팀코리아(Team Korea)브랜드로 발전-송배전-보조서비스 등 전력산업 전(全) 밸류체인 수출 추진을 목적으로 결성됐다. 얼라이언스 내부에 2개 분과(사업협력·수출지원)를 구성하고, 해외시장 정보 공유와 진출전략 논의, 기업애로 해소, 공동 홍보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전력공기업과 대기업은 기자재 등의 수요자이자 디벨로퍼로서 얼라이언스의 구심적 역할을 하고, EPC는 국산 기자재 활용, 전기연·무보·코트라 등은 시험인증과 금융·마케팅 등 수출 지원에 힘쓸 예정이다. 주요 법무법인도 동참해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 시 법률이슈 대응을 지원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출범식 직후 개최된 제32차 에너지위원회에 K-그리드 얼라이언스 결성을 포함한 'K-그리드 글로벌 진출 전략'을 안건으로 상정해 발전소·그리드 통합 패키지 수출, 첨단산업 대규모 전력수요 중점 공략, 국가간·장거리 송전망 구축시장 선점 등 3대 전략, 13대 과제를 제시했다. 안덕근 장관은 “우리 기업들은 발전소 구축뿐만 아니라 그리드 제조·시공·운영에도 세계적인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발전소-그리드 통합 패키지 수출은 우리나라의 새로운 에너지 수출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2030년까지 그리드 수출 150억달러(9대 핵심기자재 기준), 세계시장 점유율 5% 이상 달성을 목표로 총력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불편해도 지구 살리는 제품 쓰겠다”…소비자단체도‘ 플라스틱 아웃’ 목소리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민 캠페인이 100만명 서명을 돌파하며 큰 성과를 거뒀다. 캠페인을 주도한 단체들은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촉구하며 새로운 목표로 1000만명 서명을 향한 도전을 선언했다. 3일 소비자의 날을 맞아 소비자기후행동·IN아이쿱자연드림·라이프케어이종연합회는 'No 플라스틱 약속 캠페인' 100만명 돌파를 기념하는 기자회견을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개최했다. 이번 캠페인은 2021년 시작된 이후 일상 속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를 독려하며 꾸준히 진행됐다. 이차경 소비자기후행동 사무총장은 “100만명 달성은 시민들의 작은 약속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낸 결과"라며 “플라스틱 생수병을 줄이기 위해 4년간 쉼 없이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발언 도중 “100만 달성 해냈다! 1000만까지 YES! 플라스틱 오염 종식!"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참석자들과 함께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최근 부산에서 열린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의 미흡한 성과도 언급됐다. 이 사무총장은 “생산 규제에 대해 산유국들의 강력한 반대로 협약이 빈손으로 마무리된 점이 심히 유감스럽다"며 “플라스틱 문제는 폐기물 관리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생산 단계에서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해 시민과 정부, 기업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첫번째 발언자로 나선 김정희 라이프케어이종연합회 회장은 “지구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조금은 불편한 삶을 선택하고,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며 대안 물품을 사용하는 데 동참하겠다"며 “모든 시민이 여기에 동참할 때까지 우리의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미경 IN아이쿱자연드림 회장은 “플라스틱 생수병을 종이팩으로 대체하고,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 왔다"며 시민들의 참여가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의 열쇠임을 강조했다. 마지막 발언자인 김미숙 소비자기후행동 활동가는 “태평양의 플라스틱 쓰레기 섬은 2011년 남한 면적의 절반 정도였으나 현재는 16배로 커졌다. 이 상태로 계속 가면 바다 속 물고기보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더 많은 날이 올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회의에서 빈손으로 끝난 결과는 안타깝다. 더 이상 골든 타임을 놓치지 말고, 시민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플라스틱 생산량을 줄이고 재활용을 강화하는 정책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100만번째 서명자로 나선 서하은, 김우주 어린이가 직접 서명해 의미를 더했다. '플라스틱 이제 그만'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대형 현수막이 공개됐으며, 서명에 참여한 시민들의 얼굴을 공개하는 퍼포먼스도 함께 진행됐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길 잃은 RE100⑮] 주요국, RE100에서 CFE까지 점차 확대

해외 주요국들의 청정 에너지정책 동향이 RE100에서 우리나라가 주창하는 CFE로 확장되는 분위기다. 에너지업계에서는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IRA를 비롯한 기존 바이든의 탄소중립 정책은 크게 후퇴되거나 폐지되고, 석유·셰일가스 등 화석연료에 대한 지원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럽의회도 우파 정당들이 장악해 탄소중립, 기후위기 대응 등에 대한 정책 방향이 요동치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에너지 위기와 생활고 등으로 극우 정당들의 세력이 커지고 시민들의 각종 보조금 요구 시위가 빗발친 게 배경이다. RE100은 기후 위기에 맞서 기업이 전력소비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자발적 민간 캠페인이다. 올해 7월 기준 메타, 구글, 애플 스타벅스, 삼성, 현대, LG 등 40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이 가입한 상태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와 같이 재생에너지 여건이 불리한 나라에 소재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커 또 하나의 무역장벽이라는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 이에 우리 정부는 RE100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에너지 위기에 따른 가격인상과 계통부족 문제 등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기존 재생에너지에 가격경쟁력을 갖춘 원전과 청정수소 등을 포함한 무탄소에너지(CFE) 이니셔티브를 내세우고 국제사회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CFE 이니셔티브는 산업 발전과 탄소중립을 함께 달성해야 하는 기업의 여건에 맞도록 재생에너지, 원자력, 청정수소 등 모든 무탄소에너지로 선택지를 확대하고, 산업 연료와 원료 전환 등 다양한 탄소 감축 활동을 기술 중립적 관점에서의 산업 부문 탄소중립 이행 수단이다. 시급한 기후 위기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특정 에너지원 선택의 문제가 아닌, 에너지 생산과 소비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어떻게 감축하는지의 문제라는 게 정부의 인식이다. 국가별 에너지 부존 여건과 기후위기 대응 여건이 다름을 고려해 다양한 에너지원을 검토하고 각국의 상황에 맞는 최선의 대안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 CFE 이니셔티브는 기존 이니셔티브에 비해 최근에 출범했기 때문에 아직 참여기업 수가 적고 국제적 인지도도 부족한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구매자인 글로벌 기업이 깨끗한 에너지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것"이라며 “그럼 누군가는 기업들이 깨끗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글로벌 공급망에 입증할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CFE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생에너지냐 원자력이냐가 문제가 아니다. 정부나 정치권이 할 일은 다양한 무탄소 에너지를 확대해 기업들의 선택권을 넓혀주는 것"이라며 “또한 민간 이니셔티브인 RE100에만 특정해 정부가 정책적인 지원을 하기보다는 폭넓은 개념인 CFE 확산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에너지 분야 국제기구인 국제에너지기구(IEA)도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확보와 저탄소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무탄소 전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IEA 각료회의에서 진행된 CFE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캐나다, 일본, 네덜란드 등 7개 국가와 기관이 참여해 국가별 여건에 따라 다양한 무탄소 에너지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CFE 이니셔티브의 취지와 민간 분야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협력 필요성 등이 논의됐다. 우리 정부는 CFE 활용에 대한 국제 인증 체계인 CFE 프로그램 구축 제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IEA는 세계에너지전망(World Energy Outlook)2024에서 2025년 세계적으로 원전 기반 전력 생산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지난 9월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한국의 CFE 이니셔티브는 에너지 안보를 높이면서 기후 목표 달성에 있어서도 모범적인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는 모두에게 안전하고 저렴하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제공하려는 IEA의 접근 방식과도 잘 부합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주요국도 CFE 이니셔티브에 공식적으로 지지를 표명했으며 지난 COP28 합의문에도 역대 최초로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자력, 수소 등이 온실가스 감축의 주요 수단으로 명기됐다.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탄소중립 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가용한 모든 무탄소에너지를 동원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확인된 것이다. 김선욱 CF연합 CF인증제도 팀장은 “CFE는 RE100 등 기존 이니셔티브를 대체하거나 배척하려는 목적이 아니다. 가용한 에너지원과 기술을 포괄하고 기업의 이행 편의성을 높여 기존 이니셔티브와 상호보완적 관계가 되도록 이행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 순방 등 정부의 양자·다자 협력 채널을 최대한 활용하고 IEA, WEC와 APEC 등 다양한 국제회의에 참여해 CFE 이니셔티브를 적극적으로 확산하고 공감대 형성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CF연합과 세계 주요국이 참여하는 CFE 글로벌 작업반을 구성해 기업이 무탄소에너지 사용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국제통용 가능한 CFE 인증 체계를 설계하고, 다양한 양·다자 국제회의에 적극 참여하해 무탄소에너지 관련 해외 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등 CFE 이니셔티브 글로벌 확산을 위한 국제공조를 강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확산을 위해 개도국 협력 방안을 도출하는 등 CFE 이니셔티브 중장기 발전 전략 마련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길 잃은 RE100⑯] 유승훈 교수 “韓, 재생에너지 만으로는 한계…가격 고려한 CFE 확보 시급”

에너지업계에서는 산업용 전기요금만 연속적으로 오르는 등 제조기업들의 상황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청정전력 공급 방식으로 RE100만을 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진단하고 있다. 탄소 저감에 있어서는 RE100이나 CFE가 동일한 만큼 양 쪽 모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낮은 전기요금은 기업들의 성장 및 수출 확대에 크게 기여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이 때문에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가격이 낮은 무탄소에너지원(CFE)의 확보가 절대절명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CFE(Carbon-Free Energy)는 기업 등 사용자로 하여금 재생에너지, 원전,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등의 청정 에너지 및 기술만 사용하도록 하는 이니셔티브이다. 이는 재생에너지 전력만 사용하도록 하는 RE100보다는 청정 에너지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유 교수는 “주요 수출산업에서 전력요금 비중이 높은 편이라 전기요금은 경쟁력에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작년 11월과 올해 10월 모두 산업용 전기요금만 인상해 수출주도형 제조업의 원가경쟁력을 약화시켜 중소 철강사 등 일부 부문에서는 공장의 해외 이전을 심각하게 고민 중인 게 현실"이라며 “재생에너지 만으로는 오히려 사회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RE100은 기업들의 전력 조달에 대한 자율권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전력 조달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기업의 경쟁력이 달라지는데 무작정 재생에너지로만 100% 조달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실제 현재 전력도매가격(SMP)은 지난해 4월 킬로와트시(kWh)당 200원이 넘었던 상황에 비해 1년 가까이 150원 안팎을 유지하며 안정화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의무량 증대와 RE100 수요 증가로 REC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업계에서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공급 기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를 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유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연간 6.3GW는 문재인 정부의 보급실적 연간 3.5GW의 1.8배에 달한다"며 “한전의 적자를 심화시키는 보조금을 늘리기보다는 선진국에서 채택하고 있는 경매제를 도입해 보조금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독특하게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고유가의 4중고를 겪고 있다"며 “전기와 가스 요금은 40% 가량 올랐지만 한전 및 한국가스공사의 대규모 적자는 단기간에 해결이 쉽지 않아 요금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다. 또한 정부의 긴축 건전재정으로 에너지기업의 생존 및 성장 전략 마련이 절실한 상황에 속에서 CFE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끝으로 “국내 현실을 감안하면 RE100에 대한 제약조건을 완화하고 우리 기업들의 친환경 요건에 대한 숨통을 틔우기 위해서는 무탄소 청정에너지원을 발굴하고 기술적으로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는 CFE를 고려할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재생에너지 수급 매칭부족을 파악하고 이를 보완 및 대체하는 에너지를 매칭해야 한다. RE100과의 보완성을 염두한 CFE 인증서 제도 설계를 위해 전력수급계획과 전기사업법을 수정하고 인증서 거래절차를 전력시장 내로 제도화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길 잃은 RE100⑭] RE100이냐, CFE냐 논쟁 그만…“모든 가능성 열어줘야”

에너지 정책이 길을 잃고 겉돌고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RE100(재생에너지 전력 100% 사용) 요구를 받고 있지만 한전의 역대급 적자와 송전망 확충 지연으로 인한 발전사들의 손실 확대, 에너지요금 인상 난항으로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 화석연료와 원전 사용을 강조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국제적으로 친환경 정책과 에너지정책 방향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특히 청정에너지 사용 방식에서 RE100뿐만 아니라 원전,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청정수소까지 포함하는 CFE(무탄소에너지 100% 사용)도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이 RE100이 낫냐, CFE가 낫냐라는 대립적 논쟁에서 벗어나 두 방식을 모두 포용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3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우리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지난 정부의 탈원전 논쟁과 마찬가지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원자력발전과 재생에너지 비중, RE100이냐 CFE(Carbon Free Energy, 무탄소에너지)냐를 두고 논쟁을 계속하고 있다. RE100과 CFE는 모두 탈탄소화를 목표로 하지만, RE100은 재생에너지 사용에만 초점을 맞춘 반면 CFE는 탄소 배출 없는 모든 전력을 포함하고 있어 보다 유연하고 실질적인 접근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은 원전과 CCUS, 청정수소, 재생에너지를 포함하는 CFE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반해 거대 야당은 재생에너지만을 활용해 제품 생산을 요구하는 RE100이 대세라며 맞서고 있다. 연내 통과를 목표로 한 11차 전기본 정부안도 여전히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 비중 등에 대한 이견으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확정이 미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RE100과 CFE를 대립적으로 볼 이유가 전혀 없다고 보고 있다. 두 방식 모두 청정 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CFE가 RE100보다 범위가 크다. 다만 RE100은 이미 인증방식 등에서 국제적으로 인정 받고 실행되고 있는 캠페인인 반면, CFE는 아직 인증방식이 등이 아직 명확하게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일단 정부가 기업에게 재생에너지 직접생산 혹은 구매비용 감축 등 RE100을 이행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여건을 지원하고, 추후 CFE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과 약속해 주길 촉구하고 있다. 한 제조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 우리의 수출 주도형 정책이 성공하려면 정치권이 중심을 잡고 방향성을 확실히 정해줘야 한다"며 “그러나 행정권력과 입법권력의 임기가 맞물리지 않은 상태에서 여권과 야권이 서로 견제하면서 힘 겨루기를 하거나 개개인별로 연관된 이해관계 때문에 정책 해결이 뒤로 밀리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예산안은 물론 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대통령실의 가족 리스크 등 정쟁이 치열한 상황이라 당분간 여야가 에너지 정책에 합의를 이루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11차 전기본 실무안에는 2038년까지 CFE의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무탄소 전원의 균형 있는 확장을 목표로 하고, 소형모듈원전(SMR), 수소발전 등 새로운 에너지원도 고려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재생에너지 혹은 원자력발전이 더 확대돼야 한다는 각각의 목소리도 크다. 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관계자는 “탄소중립의 입장에서 보면 이 둘의 차이는 크지 않다. 목표도 명확하다. 단지 원자력의 위해성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며 “2050년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목에 RE100도 있고 CFE도 있다. 양자택일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두가지 모두 활용해야만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국회도 이 부분에서 타협하고 모두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RE100 달성에 어려움이 있어 원전을 포함하는 CFE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경제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RE100과 CFE를 모두 대응할 수 있는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제조업 중심인 우리나라는 에너지 정책과 가격 변화에 따라 사업 비전과 흥망이 널 뛴다"며 “에너지가 정쟁의 도구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 안보와 국제적인 시장 경쟁에 유리한 방향으로 일관성 있는 정책이 유지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2024 대한민국 기후에너지체험전 ‘전기소비 절약 에너지 대탐험’ 성황리 막 내려

2024 대한민국기후에너지체험전이 지난달 29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기후에너지체험전은 가상세계이지만 하나의 어트랙션의 스토리를 담아 시간과 공간을 포함하는 모든 우주 공간에서의 친환경·안전한 신재생 에너지와 원자력, 전력, 석유, 가스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하고 다양한 에너지원의 전력공급과 소비 절약에 대한 체험으로 풍성하게 마련됐다. 기후에너지체험전은 가상세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젭(ZEP)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참가자들은 모바일, 태블릿, 컴퓨터로 전 세계에서 쉽게 플랫폼에 접속할 수 있고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는 모션(GIF)을 추가하여 더 활발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새롭게 구현했다. 올해 체험전에서는 한국전력공사·한국수력원자력·한국석유공사 등 공공기관이 참가하는 개별 에너지관과 정책학습관과 OX퀴즈, 보물찾기, 미로탈출 등 다양한 미니 게임형 에너지 체험을 선보여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기후에너지체험전에 체험한 학생들은 “우와! 메타버스로 하다니 정말 신기하고 역시 과학발전이 빠르다는것을 몸소느낄 수 있었습니다! 메타버스로 다양한 활동이 생기면 좋겠습니다",“재미있었다. 메타버스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어떻게 만드는 건지 궁금해졌다",“완전 신기하고 너무 귀여워요! 재밌어요 과학에 집중이 잘되는 것 같아요!",“메타버스에서 친구들과 놀 수 있어서 즐겁고, 학습적이다.",“각자의 캐릭터를 개성있게 꾸밀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캐릭터가 귀엽고, 신기하다. 영상이랑 재밌게 봤다. 스탬프 모으고 탐험대장 돼서 이벤트 응모할 수 있어 신났다!",“신기하고 폰으로 할 수 있는것이 더욱 신기하다",“메타버스로 기후에너지에 대해 배워서 신기했다.",“기후에너지에 대해서 더 알아볼 수 있게 되어 유익했다",“기후에너지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다"등 방명록에 남겨 어려운 기후에너지 분야를 쉽게 재미있게 체험하고 학습 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는 큰 호평을 받았다. 또한 기후에너지체험전 사무국은 2024년도'교육기부 진로체험기관 인증'을 받아 '기후에너지 바로 알리기' 프로그램으로 꿈길 홈페이지에 공식 등록되어 있다. 2004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매년 개최하고 있는 기후에너지체험전은 유소년,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청소년들에게 에너지의 소중함, 합리적인 전기 에너지 소비, 전기절약과 기후에너지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국내 유일의 체험 행사로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 기후에너지체험전은 앞으로도 에너지 소비절약, 기후. 환경 등의 에너지 이슈를 체험학습에 접목시켜 에너지 산업의 비전과 가치에 공감하는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세계 첫 청정수소 발전시장 첫 사업자에 남부발전 최종 낙찰

한국이 세계 최초로 연 청정수소 발전 입찰 시장의 첫 참여 사업자로 한국전력 산하 발전 공기업인 한국남부발전이 최종 결정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전력거래소를 통해 '2024년 청정수소 발전 경쟁 입찰'을 진행한 결과, 연간 750GWh(기가와트시) 전력 공급 계획을 제출한 발전소 한 곳이 최종 낙찰자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곳은 남부발전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입찰 규정을 이유로 해당 발전소가 어디인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남부발전은 최근 자사가 청정수소 발전 경쟁 입찰의 유일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남부발전은 향후 배관 등 인프라 구축, 발전기 개조 등 준비 기간을 거쳐 오는 2028년부터 15년간 청정수소 기반 암모니아로 발전을 해 고정가격에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남부발전은 이를 위해 석탄 화력 발전소인 삼척그린파워 1호기에서 기존 연료인 석탄 비율을 80%로 낮추고, 수소화합물인 암모니아를 20% 섞는 '혼합 연소 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한다. 전력거래소는 연소 때 이산화탄소를 발생하지 않는 암모니아를 사용한 비율에 따라 이 발전소의 연간 전체 발전량의 20%인 750GWh의 '청정 전기'를 생산한 것으로 산정한 뒤 여기에 일반 전기 가격보다 높은 고정 가격을 쳐줄 예정이다. 이번 입찰에는 동서발전, 남동발전, 중부발전 등 5개 발전사 소속 6개 발전소가 6172GWh 규모로 입찰에 참여했지만 남부발전만 유일하게 낙찰자로 선정됐다. 다른 입찰 참여 발전사들은 전력거래소가 비공개로 설정한 최고 입찰가 이상 가격을 써냈거나 산업·경제 기여도, 주민 수용성, 계통 수용성 등 비가격 지표에서 기준에 못 미쳐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입찰에서 공급 계획 대비 낙찰률은 약 12%로 전력 당국의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청정수소의 대량 생산·유통 체계가 형성되기 전 단계에서 전력 당국이 설정한 입찰 상한선과 기업들이 안정적 이익을 기대하는 입찰가 사이에 괴리가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아직 세계적으로 청정수소 공급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입찰 과정에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고 자평하면서 내년부터 계속될 추가 입찰에서 낙착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박찬기 산업부 수소경제정책관은 “대규모 청정수소 수요 창출 및 청정수소 가격 발견에 의미가 있다"며 “매년 입찰 시장이 개설될 예정으로 투찰 사례가 누적되면서 참여도도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량으로 탄소를 배출하는 화력 발전소에서 청정수소를 쓰는 방식의 상용 발전 시장을 개설해 운영하는 것은 한국이 세계 최초다. 이런 기술을 활용하면 같은 양의 전기를 만들어도 석탄이나 LNG만을 쓸 때보다는 상대적으로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게 된다.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달성의 주요한 방법으로 석탄과 LNG 대신 청정수소를 연소해 전기를 생산하는 청정수소 발전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기술 개발이 초기 단계다. 또 청정수소 가격도 아직 일반 연료보다 크게 높아 상업화된 발전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이번에 첫 청정수소 시장을 열면서 수소 및 수소 화합물의 혼합 연소 비중을 20%로 제시했다. 청정수소 발전 시장은 초기에는 세계적인 기술 발전 상황에 맞춰 100% 수소를 써 발전하는 방식보다는 청정수소와 LNG를 일정 비율로 섞거나 청정수소 기반 암모니아를 석탄과 섞어 태우는 혼합 연소 터빈 발전기 사용 등 과도기를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장기적으로는 LNG 발전기의 경우 수소 연소 비중을 100%까지, 석탄 발전의 경우 암모니아 발전 비중을 50%까지 높일 방침이다. 수소는 일반적으로 생산 방식에 따라 LNG 등을 화학적 방법으로 변형해 만드는 '그레이수소', 일반 수소지만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포집한 '블루수소',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기를 이용해 수전해 방식으로 생산된 '그린수소', 무탄소 전원인 원전 전기로 수전해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핑크수소' 등으로 나뉜다. 정부는 앞으로도 청정수소 입찰 시장을 지속 확대해 오는 2030년이 되면 청정수소 발전 시장 규모를 연간 13TWh(테라와트시. 1TWh=1,000GWh)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2030년 전체 발전량의 약 2% 수준이 될 전망이다. 13TWh는 지난 2022년 기준 대전시의 연간 전력 소비량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수자원공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물 해결사’로 나서

한국수자원공사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안정적인 용수 공급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달 2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안정적 용수 공급을 위한 용수·전력 협약식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단계별 용수공급 계획 △하수 재이용 등 수원 확보 △기관별 사업비 분담 △기타 물 산업 진흥 협력 등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가장 큰 과제였던 안정적인 용수 공급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여의도의 7배가 넘는 2102만㎡로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하루 107.2만㎥의 용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양질의 물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소양강과 충주댐에서 확보할 수 있는 여유량(38.8만㎥/일) 외에 추가로 필요한 물 공급량(68.4만㎥/일)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 또한, 국가산단과 일반산단으로 나뉜 클러스터의 효율적인 용수 공급·관리 방안과 비상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용수 공급을 보장하는 방안 마련이 주요 과제로 남아 있었다. 정부는 지난해 3월부터 범정부 합동 추진지원단을 구성해 지원 방안을 논의했으며, 수자원공사는 환경부와 협력해 용수 공급을 책임지며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했다. 특히 지난 9월 '산업단지 지원에 관한 운영지침' 개정을 통해 국가산단뿐만 아니라 일반산단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통합용수공급 사업 추진으로 개별 용수시설 구축에 비해 약 33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평소 20개월이 소요되는 사전 준비 기간도 정책기관의 신속한 협조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통해 대폭 단축되며 사업 실행력도 크게 높아졌다. 통합용수공급 시설은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복선관로로 설계된다. 관로 누수 사고 등 비상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용수 공급이 가능하도록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자원공사는 사업 총비용의 약 67%에 해당하는 1조4800억원을 투자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또한, 현재 댐 여유량이 부족한 상황을 고려해 환경부, 산업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발전용수(45.4만㎥)와 하수재이용수(23만㎥)를 대체수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윤석대 수자원공사 사장은 “반도체 산업의 기초 체력이라 할 수 있는 안정적 물 공급을 통해 국가 전략산업의 미래가 걸린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와 원팀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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