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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풍력뿐 아니라 다른 재생에너지에도 계획입지제도 활용해야”

해상풍력 외에 재생에너지원에도 계획입지제도를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재생에너지를 개발할 수 있는 토지가 더 있음에도 규제 등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어 공공주도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20일 국회입법조사처의 '전력생산밀도를 고려한 재생에너지 수급 안정과 거래 활성화 방안' 연구보고서에서 이같은 주장이 나왔다. 해상풍력의 경우 최근 해상풍력발전특별법 통과로 계획입지제도를 활용할 근거가 나왔지만, 태양광 등에는 아직 이같은 방안이 충분히 추진되지 않고 있기에 나온 제안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앞으로 6년 동안 태양광은 2만8579메가와트(MW), 풍력은 1만6033MW, 수력은 94MW를 추가로 건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기준 발전소 건설현황 추진 자료에 따르면 2030년까지 누적 태양광 준공 예상용량은 2만7556MW, 풍력은 1만6602MW로 11차 전기본 수치에 미달한다. 보고서는 2030년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 즉시 활용할 수 있는 부지가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보고서는 부지 부족 대안으로 해상풍력 이외에 다른 재생에너지원에도 계획입지제도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계획입지란 민간사업자가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개발하기 어려운 지역을 공공 주도로 개발하고 민간사업자에게 사업지를 임대 또는 분양하는 사업 추진 방식이다. 보고서는 “가용토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한 영농형 태양광 보급, 해상풍력 개발 시 기존 사업자들의 권리 관계 해소, 산업단지 공장 등 태양광을 설치할 때 등기가 가능하도록 지붕의 구분지상권 설정에 대한 '민법'의 특례 인정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충분한 재생에너지 전력을 얻을 수 없는 문제도 지적했다. '2023년 RE100 연차보고서'를 보면 국내 기업은 31개사가 RE100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의 총 전기 소비량은 60테라와트시(TWh)이지만 국내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 전기는 52TWh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RE100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잘 조달할 수 있도록 경매, 직접거래, 집합거래 중에서 기업의 상황에 맞는 구매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판매 시장 개설을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SK온, 日 닛산에 전기차 100만대분 배터리 공급

SK온이 일본 자동차 제조사 닛산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 SK온은 처음으로 일본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고객 다변화에 속도를 내게 됐다. SK온은 닛산과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계약에 따라 SK온은 2028년부터 2033년까지 6년간 총 99.4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를 닛산에 공급한다. 중형급 전기차 약 100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물량이다. SK온이 공급하는 배터리는 고성능 하이니켈 파우치셀로, 생산은 북미 지역에서 이뤄질 계획이다. 금번 수주 물량은 닛산이 미시시피주 캔톤(Canton) 공장에서 생산 예정인 북미시장용 차세대 전기차 4종에 탑재된다. 이번 계약은 SK온이 일본 완성차 업체와 첫 파트너십을 맺는 성과를 거뒀다는 부분 외에도,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북미 지역에서의 공급처 확대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지닌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에 연산 22GWh 규모 자체 공장을 가동 중이다. 또한, 고객사와 합작법인(JV) 형태로 조지아주, 켄터키주, 테네시주 등지에 총 4개의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해당 공장이 모두 완공돼 최대 생산치(Full Capacity)로 가동될 경우, SK온의 미국 내 배터리 생산 캐파(Capa)는 180GWh 이상으로 늘어난다. 닛산 역시 안정적인 배터리 조달처를 확보했다는 면에서 전동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닛산은 도요타, 혼다와 더불어 일본 3대 자동차 제조사로, 2024년 기준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4위 거대기업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일원이다. 2010년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 '리프(Leaf)'를 출시했으며, 업계에서는 전기차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지난해에는 향후 3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신차 30종을 출시하고 이 중 16종은 전기차로 내놓을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전기차 전환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오는 2028년부터 SUV 2종, 세단 2종 등 총 4종의 전기차를 미국 내에서 생산할 예정이라 밝히기도 했다. 크리스티안 뫼니에(Christian Meunier) 닛산 아메리카 회장은 “이번 계약은 닛산의 북미 지역 내 전동화 여정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이며, 미국에 대한 투자 의지의 증거“라며 “SK온의 현지 배터리 생산 역량을 활용해,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혁신적 고품질 전기차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은 “SK온의 우수한 배터리 기술력과 경쟁력이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뜻깊게 생각한다"라며 “핵심 시장인 북미에서의 생산 역량 및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전동화 파트너들의 성공적 EV 전환을 조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E칼럼] 해상에너지 시대가 온다

에너지 업계의 숙원이였던 에너지 3법이 마침내 국회를 통과하였다. 에너지 3법은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그리고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다. 에너지 3 법 중 특히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다. 그동안은 민간 주도로 해상풍력 개발사업이 시행되어 난개발이 우려되어 왔고, 수용성 확보에도 곤란을 초래하여 왔다고 본다. 이번 해상풍력 특별법은 정부 주도의 입지 발굴과 예비지구 지정, 민관협의회를 통한 발전지구 지정으로 수용성 확대, 발전지구 내 사업자 선정 등의 절차를 거치도록 하였다. 그러나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고, 발전지구 지정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시행령이 확정되기까지는 환경성 평가나 인허가 의제의 세부 사항을 확인할 수 없는 것이 문제다. 2023년 말 현재 세계 해상 풍력 발전 용량은 총75.2GW에 달한다. 아시아와 유럽에서는 각각 41GW와 34GW의 해상 풍력 발전 용량이 가동되고 있다. 두 지역을 합치면 세계 해상풍력 발전 용량의 99.9%를 차지한다. GWEC 마켓 인텔리전스(GWEC Market Intelligence)는 향후 2024~2033 년동안 410 GW이상의 새로운 해상 풍력 발전 용량이 추가될 것이며 연간 해상 풍력 발전 설비는 2023년 10.8GW에서 2028년 3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33년에는 66GW 규모로 신규 풍력발전 설비의 해상 점유율이 현재 9%에서 최소 2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부유식 해상 발전도 관심의 대상이지만 규모는 고정식보다는 상대적으로 적다. 참고로 2022년말 현재 전세계 부유식 풍력발전 누적 설치 용량은 235.95 MW이다. 한국의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설비용량 전망에 따르면 국내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2030년 37.8%, 2038년 45.5%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데 해상풍력 시장의 확대가 예상된다. 일본은 2030년까지 5.7GW, 2040년까지 45GW의 해상풍력 설비를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대만은 2035년까지 20.6GW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추가로 지을 예정이다. 중국의 신재생 에너지부분에서 차지하는 풍력 시장은 2023년에는 8,858억 kWh이며 전국 총 발전량의 약 9.5%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아직 중국내 풍력발전에서 해상 풍력은 7% 정도만 차지하고 있으나 발전 가능성은 높게 보고 있다. 2023년 5월, 단일 기계 용량이 7.25 MW인 “해유 관란호" 부유식해상 풍력 발전기가 하이난 원창에서 136km 떨어진 해상 유전 해역에서 성공적으로 가동하였다. 중국은 제도적 지원도 적극적이다. 2015년 7월 1일부터 자체 생산하는 풍력 전력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 부가 가치세 중 50%를 즉시 환급한다. 기업이 국가의 주요 지원을 받는 공공기반 시설 프로젝트(항구, 공항, 철도, 도로, 전력)에 투자하여 소득을 얻은 기업은 첫 해부터 3년간 기업 소득세를 면제하고, 네번째에서 여섯 번째 해까지 기업 소득세를 절반으로 감면하고 있다.해상 발전을 위한 기초 조건은 한국이 매우 좋다고 본다. 세계 최고 수준의 철강, 반도체, 건설, 고급인력, 그리고 해양 반도. 기초가 튼튼하면 무엇이든지 쌓을 수 있다고 본다. 체력도, 국력도, 전기력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속도다. 시기를 놓치면 안된다. 튼튼하고, 빠르게, 그러면서 정확하게 진행한다면 국내 뿐만아니라 세계 해양 풍력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들의 공동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트럼프 압박에도 美태양광 전망 밝다…韓 태양광업계 기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미국의 태양광 산업의 전망은 밝다고 분석됐다. 국내 시장보다 압도적으로 큰 미국 태양광 시장에 진출한 한국 태양광 기업에겐 기회가 클 것으로 보인다. 17일 미국 태양광산업협회의 '2024 태양광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태양광 보급량은 2035년까지 총 730기가와트(GW)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태양광은 지난해 기준 총 236GW까지 늘어났는데 앞으로 10년 동안 이보다 3배 이상 더 늘어나는 셈이다. 보고서에서는 지난해 미국 태양광 신규 보급량을 약 50GW로 전년 대비 21% 증가해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준 우리나라 태양광 총 보급량이 약 27GW인 것을 비교해보면 국내 누적보급량의 두 배에 달하는 양을 한해 만에 늘린 것이다. 올해 미국의 태양광 신규 보급량은 약 49GW로 예상됐다. 미국 태양광산업협회는 2035년까지 연간 적어도 43GW의 신규 태양광이 설치된다고 봤다. 태양광산업협회는 보고서에서 “트럼프 취임 이후 태양광산업의 여러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상황을 낙관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트럼프의 △에너지 비상사태 선언 △재생에너지 신규 프로젝트 허가 중단 △연방 자금 동결 △신규 관세 등이 태양광산업의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봤다. 특히 트럼프는 에너지비상사태 선언으로 풍력, 태양광보다 화력 발전 등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분석됐다. 태양광산업협회가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주정부와 기업 등에서 태양광 전력을 필요로 하면서 태양광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주정부의 역할로 연방정부의 조치가 일부 완화될 것으로 봤다. 미국 태양광 모듈 제조산업도 지난해 크게 성장했다. 미국 태양광 모듈 제조용량은 2023년 14.5GW에서 지난해 42.1GW로 2.9배나 성장했다. 올해 초에는 50GW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2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현지에서 생산하는 태양광 제품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졌다. 미국 태양광 시장에 진출한 한화큐셀, 현대에너지솔루션, OCI홀딩스 같은 기업에는 큰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한화큐셀은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태양광 모듈 공정을 건설해 운영 중이고 지난 1월엔 총 446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매각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태양광 모듈을 수출, OCI홀딩스는 태양광 기초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말레이시아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미국 태양광산업협회도 보고서에서 한화큐셀이 올해 미국에서 태양광 모듈 부품인 셀과 웨이퍼 생산시설을 운영할 것을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에서 폴리실리콘 생산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태양광 기업들이 OCI홀딩스가 말레이시아에서 생산 중인 폴리실리콘에 대해 새로운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퍼시피코에너지, 베트남 총리와 해상풍력·신재생에너지 투자 협력 강화 논의

미국 에너지 기업인 퍼시피코에너지가 베트남 신재생에너지 사업 투자에 나섰다. 네이트 프랭클린 퍼시피코에너지 회장은 12일(현지 시각) 베트남 하노이에서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만남을 갖고 '미국-베트남 투자 부문 협력 강화' 및 '베트남 에너지 분야 투자', 중남부 빈투언 지역의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했다. 프랭클린 회장은 “베트남 내 사업·투자 환경 개선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을 높이 평가한다"며 “베트남의 에너지 분야, 특히 해상풍력에 대해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퍼시피코에너지코리아는 이번 퍼시피코에너지와 베트남 정부 간 협력 강화를 기반으로 국내 파트너 기업들이 베트남 해상풍력 시장과 아시아·태평양 해상풍력 공급망 분야에서 입지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임을 알렸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전북도, 이차전지 위기를 기회로...새만금 특화단지 민관 협력 확대

전북=에너지경제신문 안진구 기자 전북특별자치도는 13일 자동차융합기술원에서 기획재정부 신성장전략기획추진단(단장 신상훈) 주관으로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산업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등 연구기관, 이차전지 소재·재활용 기업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전기차 캐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유럽연합(EU) 배터리법 등 주요국의 산업·통상정책 변화 ▲핵심 광물 해외 의존도 증가 등 이차전지 업계가 직면한 대내외적 어려움을 점검하고, 민관 협력을 통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리나라 이차전지 산업은 우수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한국산 배터리는 2024년 기준 미국 시장 점유율 49.5%, 유럽 시장 점유율 50.8%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수산화리튬·천연흑연 등 핵심 광물과 음극재 등의 소재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원가 경쟁력 확보와 공급망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2023년 7월 '이차전지 전주기 공급망 완결 및 미래 수요 대응'을 목표로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지정했다.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는 핵심 광물 가공 및 재활용 중심지로 자리 잡으며, 현재 대주전자재료, LS-L&F배터리솔루션, 성일하이텍 등 20여 개 기업이 9조 6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간담회에 앞서 추진단은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내 입주 기업인 ㈜천보비엘에스를 방문했다. ㈜천보비엘에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차세대 전해질(품명: LiFSI) 양산에 성공한 ㈜천보의 자회사로, 기존 대비 고출력·고수명·안정성이 높은 F전해질(LiFSI)을 원가 절감 공법을 적용해 양산하고 있다. 현장 방문을 통해 전해질 생산 공정을 점검하고, 신제품 개발 및 공정 기술 확보를 위한 업계의 노력을 재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미국 신정부 출범이 한국 배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 배터리 산업 동향 및 기술 전망 등에 대한 전문기관 발제가 진행됐다. 이후,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내 소재·재활용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정부의 정책 지원 및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신원식 전북자치도 미래첨단산업국장은 “전북자치도는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관계부처, 산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도내 이차전지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상훈 기재부 단장은 “전기차 시장 둔화와 미국 신정부 출범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며, “차세대 기술 확보, 공급망 안정화, 수요 기반 확대 등을 통해 이차전지 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ajk79@ekn.kr ajk79@ekn.kr

해상풍력 사업자 숨통 터준다···고정가격계약 최종계약 체결기한 연장

정부가 해상풍력 발전사업자의 숨통을 터준다. 전력판매계약인 풍력고정가격계약에 낙찰된 사업자의 최종계약 체결기한을 연장해주면서다. 일부 해상풍력 사업자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정국 등으로 정세가 혼란스럽자 투자유치를 받기 어려워져 고정가격계약 낙찰 이후에도 최종계약을 체결하는데 주저하고 있었다. 13일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공급인증서 발급 및 거래시장 운영에 관한 규칙' 개정 내용에 대한 의견을 오는 17일까지 받는다. 개정 주요 내용은 풍력고정가격계약 낙찰 이후 최종계약 체결기한을 낙찰 후 2개월에서 3개월로 연장해준다. 또한 발전사업자가 여러 발전공기업과 동시에 계약을 체결하면 체결기한을 4개월로 한다. 1회 한정으로 최대 3개월 이내 범위에서 연장을 가능하도록 했다. 최대 3개월 이내 범위에서 연장을 얼마큼 해줄지는 풍력입찰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다. 개정안 대로가면 풍력발전사업자는 풍력고정가격계약 낙찰 후 최대 7개월까지 안에 최종계약을 체결하면 된다. 원래는 2개월안에 최종계약을 체결해야 하는데 최대 5개월이나 더 늘어나는 것이다. 풍력고정가격계약이란 해상풍력발전사업자가 한국전력과 발전공기업 등 대규모 발전사와 각각 전력, REC를 20년 동안 고정된 가격으로 체결하는 계약을 말한다. 에너지공단은 매년 1~2회 풍력 발전사업자를 대상으로 고정가격계약 입찰을 모집한다. 현재는 풍력고정가격계약에 낙찰된 사업자는 2개월 안에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수요자인 대규모 발전사와 REC 거래계약을 맺어야 한다. 만약 계약 체결기한을 지키지 못하면 낙찰금액이 일부 깎이는 패널티를 받는다. 계약 체결 후에는 풍력발전사업 인허가 절차 중 하나인 사용전검사를 78개월 안에 완료해야 한다. 일부 해상풍력 사업자들은 계약체결기한이 짧고 유연성이 없다는 문제를 토로해왔다. 많게는 수조원이나 들어가는 해상풍력 사업이다 보니 투자유치 등에서 변수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되긴 했지만 구체적인 시행령이 어떻게 마련될지는 알 수 없다. 또한, 아직 탄핵정국이 끝나지 않아 해외투자사들은 투자를 하기 꺼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개정안으로 해상풍력 사업자들은 고정가격계약 낙찰 이후에 시간을 더 벌 수 있어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에너지공단은 개정 사유에 대해 “체결기간 연장을 통한 공급의무자, 풍력 선정사업자의 부담을 경감하고 계약이행 불확실성 해소 및 안정적 보급여건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해상풍력을 추진 중인 기업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계약체결기한을 늘려준 것은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한다"며 “아직 국내 정세가 안정되지는 않았기에 투자유치에 여전히 어려운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김동연, ‘관리비 제로 아파트 비전’ 발표...“관리비 폭탄...제로에너지로 잡는다”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도가 2040년까지 단계적으로 도내 공공주택·택지지구 등 신축 아파트 80만호를 대상으로 신재생에너지 활용, 에너지 거래,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도입해 전기·냉난방비 등 공동주택 관리비를 대폭 절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경기주택도시공사(GH) 현장 최초로 제로에너지건축물 5등급 예비인증을 획득한 화성 동탄2 A93블록 장기전세주택 현장에서 민선 8기 RE100 비전의 확대 실천으로 이런 내용의 '관리비 제로 아파트 비전'을 발표했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아파트는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경기도민 4명 중 3명이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며 “아파트 주민의 요즘 살림살이는 어떤가. 월급은 제자리걸음인데 물가는 계속 치솟고 있고 최근 난방비 폭탄 소식에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어깨가 더욱 무겁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그러면서 “관리비 제로아파트를 실현할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기술의 발달로 신재생에너지 효율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주거와 실생활에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하면 관리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고 AI와 기후테크를 통해 유지관리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여기에 에너지 수익까지 더하면 명실상부한 관리비 제로를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아울러 “관리비 제로 아파트는 허황된 꿈이 아니다. 사고의 틀을 깨고 하나하나 새로운 길을 열어나가다 보면 머지않아 우리 사회에 뉴노멀이 될 것"이라며 “이미 가까이에서 그 가능성의 씨앗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도청 옆에 있는 이의119안전센터는 에너지 자립률 20%로 설계되었지만 실제 운영 결과 이보다 더 좋은, 훨씬 높은 효율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이어 “이제 우리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저장하고 순환시키는 새로운 주거 패러다임으로 가야 한다"며 “서울의 작은 오피스텔에 사는 한 도청 직원은 지난 겨울 난방용 가스 요금 15만원을 포함해서 관리비만 35만 원을 냈다고 하고 아파트 관리비가 50만원을 훌쩍 넘는 곳도 많다. 서민의 생활비 부담이 한계에 다다른 지 오래"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특히 “그런데도 정부는 근본적인 대책없이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수요를 억제할 생각만 하고, 고통 받는 국민을 위한 실질적인 민생 대책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획기적인 대전환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관리비 제로 아파트 계획을 4단계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우선 “1단계, 공용 전기비용 제로화다. 먼저 2026년까지 신축아파트 18만 2000호에 공용 전기비를 제로로 만들겠다"며 “공용 전기료 제로는 현재 기술수준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아파트 단지 내 태양광 발전을 통해 주차장 조명, 가로등, 엘리베이터, 경비실, 관리사무소 등의 공용 전기를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경기도는 이를 위해 제로 전기를 아파트 표준 모델로 개발하고 선도적으로 적용하겠다. 제로 에너지 아파트 표준모델 개발 협의체 등과 협력해서 건물 일체형 태양광, AI 태양광 시스템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 첨단 기술을 연구개발 하겠다"고 했다. 김 지사는 2단계로 '총 전기 비용 제로화'를 제시했다. 김 지사는 “2030년까지 신축 아파트 40만 4천 호를 대상으로 공용 전기를 넘어 가정용 전기료까지 제로로 만들겠다. 고효율 건물 일체형 태양광, 지능형 태양광 시스템 등을 확대보급해 세대 내 전기까지 태양광 전력으로 충당하도록 하겠다"며 “경기기후플랫폼을 고도화해서 RE100 추진 기업과 재생에너지 인증서 거래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주민들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도록 하겠다. 늘어난 태양광 발전량과 이를 통해 창출된 수익 모두 개별 가정의 전기료를 줄이는데에 획기적으로 사용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곧이어 3단계로 '에너지비용 제로화'를 언급하면서 “2040년까지 신축 아파트 21만 7000호를 대상으로 전기료뿐만 아니라 냉난방 비용까지 제로로 만들겠다. 태양광뿐만 아니라 하수, 폐수, 유출 지하수 등 버려지던 수열 에너지원도 적극 활용하겠다"며 “AI에너지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재생에너지의 생산, 소비, 저장 등 전 과정을 최적화하겠다. 아파트 단지에서 자체 생산한 에너지와 재생에너지 거래수익을 늘려 에너지 비용 부담을 근본적으로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마지막 4단계 '관리비 제로화'에 대해 “아파트 관리비 중 에너지 비용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청소, 수리, 경비 등 유지관리비용"이라며 “AI 관리 시스템, 로봇 등을 아파트 관리에 접목해 관리비를 절감하겠다"며 “관리시스템이 사용하는 에너지도 아파트 단지에서 자체 생산한 재생에너지로 충당해 2040년 명실상부한 관리비 제로 아파트를 실현하겠다"고 역설했다. 김 지사는 마지막으로 “관리비 제로 아파트는 모두의 나라, 내 삶의 선진국을 실현하는 아파트다. 단순한 생활비 절감을 넘어 에너지 자립, 2050 탄소중립실현, 미래 먹거리 창출 등 국가적 과제의 실천과도 맞닿아 있다"며 “관리비 제로 아파트는 나를 위해, 우리를 위해, 미래 세대를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함께 힘을 모은다면 더 멀리, 더 힘차게 갈 수 있다. 모두를 위한 미래, 경기도가 앞장서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도는 이 밖에 실현 방안으로 크게 에너지 자립, 돈버는 아파트, AI 첨단기술 도입 등을 추진한다. 우선 에너지 자립으로는 △산·관·학·연 전문가 협의체를 운영해 표준모델 개발. 태양광, 수열, 지열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액티브(에너지 생산) 기술과 고효율 패시브(에너지 저감) 기술 △연구용역(올해 3월부터 내년 3월)을 통해 아파트 태양광 설비의 경제성과 시공성 향상 방안 강구 △에너지비용 제로 아파트 시범사업 추진 등이다. 에너지비용 제로 아파트 시범사업 추진을 위해 도는 GH, 한국수자원공사와 하남 교산지구 '수열·태양광 활용 에너지비용 제로아파트'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향후 냉난방시스템 기술 개발을 위해 기업 참여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은 GH가 추진하는 하남 교산지구 내 임대주택 604호를 대상으로 국내 최초 '수열·태양광 활용 제로아파트'를 도입한다. 광역상수원 수열에너지를 활용한 냉·난방을 실시해 에너지비용의 50%를 절감하고 태양광 발전 시스템으로 에너지비용의 50%를 생산하며 해당 아파트는 2029년 준공예정이다. '돈버는 아파트'를 조성하기 위해 아파트 단지의 태양광 설비를 손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공동주택관리법을 개정하는 등 규제 개선을 추진하고 '경기 RE100 인증서(G-REC)' 거래 플랫폼도 적극 활용한다. 전기료 절감을 목적으로 생산한 태양광 전기를 경기도가 인증(G-REC)하면 일종의 증권처럼 RE100 기업과 거래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아파트에서 추가 수익을 얻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올해는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시행해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끝으로 AI 첨단기술, 건축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접목해 에너지 관리 효율을 극대화하고, 로봇 등을 활용해 관리비를 대폭 절감한다는 방안이다. 한편 도는 공동주택 외에도 건축물 제로에너지건축물 보급․확산 정책으로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조성 중인 광명학온 공공주택지구 문화공원에 제로에너지 1(+)등급(에너지자립률 200%) 시범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날 행사에는 협약기관인 GH, 한국수자원공사 이외에도 △(도의회) 유영일 도시환경위원회 부위원장, 임창휘 도시환경위원회 의원 △(학)성균관대학교 송두삼 교수, 명지대학교 이명주 교수 △(연)건설기술연구원 유기형 제로에너지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행사 후 김 지사는 참석자들과 함께 현장 직원들과 점심 식사를 하며 경기도 '관리비 제로 아파트'에 대해 소통했다. sih31@ekn.kr

[르포] “배터리 전쟁 본격화”…인터배터리 2025, 미래기술 한자리에

아무리 캐즘이라 해도 배터리 시장은 명실상부 한국 경제를 이끌어나갈 '미래 산업'이었다. 인터배터리에 모인 인파가 이를 증명했다. 5일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 13번째를 맞이하는 인터배터리 전시회엔 역대 최대 규모인 688개 기업들이 참여했다. 많은 기업과 관계자들이 모인만큼 행사장 입구는 관람객들로 붐볐다. 관람객들의 관심이 가장 쏟아진 곳은 단연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다.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한 이들의 부스엔 국내 배터리 시장의 현재와 미래가 모두 담겨있었다. 3사 중에서도 가장 큰 부스를 운영한 곳은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었다. LG엔솔은 참가업체 중 최대 규모인 총 540㎡ 규모로 △Hero 배터리 솔루션 존 △EV 배터리 솔루션 존 △Non·EV 배터리 솔루션 존 △미래준비 존 △지속가능성 존 등 5개 주요 존을 운영하며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선보였다. 부스에 들어서면 LG엔솔의 이번 전시회 대표작이자 '인터배터리 어워즈' 수상작 '46시리즈' 배터리가 관람객들을 반긴다. 46시리즈 배터리는 흔히 '46파이'라 불리는 제품으로 기존 2170 배터리 대비 5배 이상 출력을 강화한 제품이다. 그 옆에 놓인 'CAS(Cell Array Structure)' 기술은 46시리즈 배터리의 성능을 극대화하고 안전성을 강화하는 혁신적인 배터리 팩 솔루션이다. 다른 한쪽엔 LFP 셀투팩 셀 유닛이 전시됐다. 설명에 따르면 이 제품은 LFP의 경제성과 셀투팩의 혁신적인 효율성을 결합한 최적의 조합이라고 한다. LG엔솔은 이를 통해 K·배터리도 LFP 경쟁서 뒤처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포르쉐의 전기차 타이칸이 전시됐다. 뜬금없이 타이칸이 이곳에 전시된 이유는 LG엔솔의 '파우치형 배터리' E72B셀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LG엔솔 관계자에 따르면 이 모델은 자사의 하이니켈 양극재, 실리콘 음극재가 적용된 파우치형 배터리가 장착돼 주행거리, 출력, 충전속도 모든 면에서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 실제로 제원을 살펴보니 최대 505km의 주행거리, 800V DC 기반 10~80%를 18분 내에 충전이 가능했다. 전기 슈퍼카치고 매우 이상적인 수치였다. 그 옆엔 더 신기한 차량이 있었다. 앱테라 모터스의 태양광 3륜 차량으로 태양광과 전기를 통해서 움직이는 모델이었다. 설명에 따르면 이 차량은 오는 11월 출시 예정으로 태양광을 활용해 단 한 번 충전으로 최대 643km를 주행할 수 있다. Non·EV존엔 오는 4월 양산을 앞둔 ESS용 2세대 JF2 셀이 장착된 전력망용 시스템 JF2 DC·Link 등 다양한 볼거리도 만나볼 수 있었다. 또 AVEL의 재생 에너지 전력망 통합 관리 사업과 KooRoo의 전기 이륜차용 BSS(Battery Swapping Station·배터리 교환 스테이션) 사업도 선보였다. 미래준비 존에서는 배터리 제조뿐만 아닌 관리, 차세대 전지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을 선보였다. LG엔솔은 소듐이온과 바이폴라 배터리를 최초로 공개했다. 소듐이온 배터리는 리튬 자원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솔루션으로 리튬 대비 원료가 풍부하고 가격이 저렴해 가격 경쟁력이 높고 저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한다는 장점이 있다. 엔솔 부스를 나와선 삼성SDI 부스로 이동했다. 삼성SDI는 입구부터 “각형이 답이다"라는 문구를 새겨 넣으며 자사의 확실한 방향과 비전을 강조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제품은 각형 배터리"라며 “자사는 전기차 배터리 개발 초기부터 각형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형 배터리가 더 단단한 포장지에 쌓여있기 때문에 원형이나 파우치보다 전기차 화재 등에 더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SDI는 각형 배터리에 필수적인 '열전파 차단(No TP)' 기술도 선보였다. 이 기술은 배터리 제품의 특정 셀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셀과 셀 사이에 적용된 안전 소재 등에 의해 다른 셀로 열이 전파되는 것을 물리적으로 막아주는 기술이다. 옆으로 이동하면 각 소재별로 어떤 차량에 적합한지 설명해주는 '배터리 포트폴리오'도 전시됐다. 최근 전기차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NCA, 미드니켈, LFP 배터리의 각각의 장점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각형을 강조한다고 원통형도 놓은 것은 아니다. 한켠에 46파이 배터리 전용 공간을 두어 자사 제품이 어떤 기계에 들어가서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지 상세히 전시해 놓았다. 다른 쪽엔 현대차와 공동 개발 중인 배터리가 들어가는 귀여운 로봇들도 전시됐다. 서비스 로봇인 달이(DAL·e)는 환영 인사와 함께 삼성SDI의 배터리에 대해 소개하는 등 실제 시연을 통해 참관객들과 소통에 나선다. 그 옆에 놓인 바퀴 로봇은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다목적 모바일 플랫폼 모베드(MobED)다. 모베드는 납작한 직육면체 모양의 바디에 독립적인 기능성 바퀴 네 개가 달려있어 불규칙한 노면이나 장애물이 있는 곳에서도 안정적으로 빠르게 주행이 가능하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SK온이다. 부스 크기는 앞서 본 2개 기업보다 작았지만 볼거리는 충분했다. 특히 원형,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를 한눈에 보기 좋게 전시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곳은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다. 가격경쟁력, 성능, 수명, 안정성을 고루 갖춘 제품을 처음 선보였기 때문이다.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이 배터리는 값비싼 니켈과 코발트 함량을 낮춰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에너지밀도 향상을 위해 높은 전압을 활용했다. 구석에는 최근 출시된 현대차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이 전시됐다. SK온의 고용량 Advanced SF배터리가 탑재된 모델로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통해 SK온배터리의 우수성을 체험할 수 있다. 안쪽엔 1982년 유공부터 2021년 SK온 출범이후의 SK배터리 개발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배터리 히스토리 존'이 마련됐다. 박물관에서 볼법한 연대기가 보기 좋게 나열돼 있었다. 부스 중앙에 위치한 '배터리 세이프티' 구역에서는 차량 하부 모형 전시를 통해 차세대 무선BMS와 액침냉각 기술을 보여주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SK온의 셀투팩(Cell to Pack CTP) 기술이 적용된 'S·Pack+'이 전시됐다. 설명에 따르면 S·Pack+ 기술은 제조 공정 단순화, 제품설계 최적화를 통한 원가 절감이 가능해 높은 상품성을 가진다. 3층에 위치한 국내 배터리 3사 부스를 자세히 살펴본 뒤 1층으로 내려갔다. 이곳엔 우리 기업들의 최대 경쟁자 중국 기업들이 부스를 차렸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들의 부스 크기는 소박했다. 워낙 큰 부스를 보고 와서 그런지 동네 구멍가게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국내 업계에 가장 큰 긴장감을 불어넣은 BYD는 우려와 달리 인터배터리 행사에 큰 관심이 없는 듯했다. 한국에 출시한 아토3는 물론 자사의 대표작 '블레이드 배터리'마저 구경할 수 없었다. 전기 오토바이, 전기 자전거, 휴대폰 등에 들어가는 저용량 배터리만 전시돼 딱히 볼거리가 없었다. 맞은편에 있는 EVE는 그나마 많은 준비를 해왔다. 이 기업은 지난해 기준 글로벌 배터리 출하량 9위에 달하는 곳으로 국내 3사를 위협할 경쟁력을 갖고 있는 곳이다. 이들은 자사의 LFP, NCM 배터리 셀을 전시했다. 설명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내수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다양한 수입차 업체에도 납품을 하고 있다. 특히 KG모빌리티에도 '12V 시동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 기업과 열심히 접촉 중이며 최대한 공급처를 늘려갈 것임을 강조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캐즘·中공세 돌파” K-배터리 미래 먹거리 제시

캐즘을 맞이한 배터리 업계가 이를 헤쳐나갈 '차세대 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에 모인 다양한 기업들의 주제는 동일했다. 이들은 장기화가 전망되는 전기차 캐즘을 헤쳐 나갈 '미래 먹거리'를 선보이는데 주력했다. 특히 국내 배터리 3사의 경우 중국의 매서운 공세를 돌파해야 하는 점 역시 이번 전시회의 화두로 부상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국내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5일 개최됐다. 올해 13번째를 맞이한 이번 행사에는 688개 기업들이 참여해 3일 동안 각자의 배터리 제품과 기술성과를 공유한다. 올해 인터배터리에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사뿐만 아니라 포스코퓨처엠, 롯데케미칼, LG화학 등 소재사, BYD, EVE를 등 해외 기업들도 다수 참가했다. 가장 큰 부스규모를 자랑한 LG엔솔은 단순 '배터리 제조'를 넘어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써의 역량을 발휘하며 다양한 혁신 기술을 공개했다. LG엔솔이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다. LG엔솔의 46시리즈 배터리는 주행거리, 충전속도, 안전성 등 배터리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모든 요소에서 발전한 제품이다. 기존 2170 배터리보다 최소 5배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제공하며 고효율의 '환기 방향 제어' 기술을 통해 안전성 또한 한층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김동명 LG엔솔 사장은 “현재 시장은 수요가 다소 둔화된 상태이며,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며 “시장이 정리되고 다시 성장할 때를 대비해 최적의 상황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에 주목했다. 삼성SDI는 최근 상품화 적용 검토를 완료한 '열전파 차단(No TP)' 기술을 비롯해 전고체 배터리(ASB), 셀투팩 제품 등을 선보이며 자사 '각형 배터리'의 차별화된 안전성을 집중 홍보했다. 물론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원형 배터리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최주선 삼성 SDI 사장은 “46파이 배터리와 관련해 지난해 인터배터리에서 기술을 소개한 바 있다"며 “현재 구체적인 고객을 확보해 샘플 테스트를 진행했고 곧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SDI는 ESS 제품 'SBB(Samsung Battery Box) 1.5'도 전시했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기아 등 파트너사와 공동으로 로봇과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제품을 전시하고 함께 성장하는 배터리의 미래 가능성도 제시했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은 “캐즘으로 인해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려운 시장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저희는 1분기를 저점으로 보고 있고 2분기부터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후발주자로 꼽히는 SK온은 각형, 원통형 46파이 배터리 등 모든 분야 개발에 적극적이다. 3대 폼팩터(파우치형·각형·원통형)를 모두 전시하고 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준비가 됐음을 강조했다. 또 SK엔무브와 개발한 전기차용 '액침냉각' 기술을 선보였다. SK온은 이를 통해 독자적 무선 BMS를 접목해 액침냉각의 성능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박기수 SK온 연구개발(R&D)본부장은 “세계적으로 각형 배터리가 흐름을 타고 있어 뒤늦게라도 일단 시작했다"며 “개발은 완료했고 양산을 위해 최대한 스피드 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46파이 배터리에 대해선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을 위해 준비 중"이라며 “내부적으로 생산 기술에 방향성을 잡아서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사 이외에 소재사들도 다양한 비전을 제시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중국의 저가 LFP 공세를 이겨낼 소재로 'LMR(리튬망간리치)'를 강조했다. LMR 양극재는 니켈과 코발트의 비중은 낮추고 망간을 높여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높인 제품이다. LG화학은 국내 최초로 양산되는 '전구체 프리 양극재(LPF)'를 선보였다. LPF는 전구체를 따로 만들지 않고 맞춤 설계된 메탈에서 바로 소성해 양극재를 만드는 방식이다. 개막식에 참가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캐즘 극복을 위해 전기차 수요 진작과 더불어 2038년까지 ESS 시장 규모를 현재의 최대 15배로 늘려가는 등 전기차 외 배터리 수요처 다변화를 계속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며 “배터리 핵심 광물과 소재의 국내 생산을 촉진하도록 다양한 정책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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