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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 세미나] “전기요금 kWh당 100원 넘으면 AI강국 힘들다”

우리나라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kWh)당 100원을 초과한 상태로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이할 수 없다는 주장이 국민의힘과 에너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이미 산업용 전기요금이 kWh당 180원에 달했는데 탈원전·가스 및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정책만으로는 가격과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주최, 에너지경제신문 주관으로 열린 '2025 전력산업 세미나'에서는 'AI 시대 탈원전·탈가스 정책 개선 방향'을 주제로 AI 시대 전력 정책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다. 세미나에서는 kWh당 100원 이하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원자력이 주요 전원으로 역할을 하고 100원을 웃도는 LNG와 재생에너지 발전은 보조적 전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력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들은 현재 이재명 정부가 탈원전을 부인하고 있지만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해서 미적지근한 반응을 내고 있는 만큼 사실상 탈원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원전을 보조전원으로 활용하고 재생에너지를 주전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정책 기조는 AI 시대에 적응 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AI 강국, 탈원전 정책으로 달성할 수 있나'를 주제로 발표하며 전력 가격 문제를 가장 먼저 짚었다. 정 교수는 “AI 전력 단가는 킬로와트시(kWh)당 100원을 넘는 순간 경제성이 사라진다"며 “AI 산업은 전력 비용에 극도로 민감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원자력 발전단가에는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해체 비용과 사용후핵연료 관리 비용까지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100원 이하를 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전원은 현실적으로 원자력뿐"이라고 말했다. 전력 수요의 특성 변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전우영 서울과학기술대 인문사회교양학부 교수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이 기존 전력 수급 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 교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순간적으로 대규모 전력을 소비했다가 급격히 수요가 줄어드는 패턴을 반복한다"며 “재생에너지와 데이터센터가 결합될 경우 전력 계통 안정성에 상당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LNG 발전은 회전체 기반으로 급격한 수요·공급 변동을 관성으로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며 “정전이 발생하더라도 30분 이내 투입이 가능해 계통 회복 탄력성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전원"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AI 정책과 에너지 정책의 연계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새로 출범한 정부가 의욕은 강하지만 현 정부가 추진하는 여러 에너지 정책에 대해 현장과 국회에서는 상당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간사)도 탈원전 기조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AI 시대에 탈원전을 정식으로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그런 선택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탈석탄 2040 목표 역시 현실성과 수용성 측면에서 문제를 안고 있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에너지 정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AI 정책은 '빈 깡통'에 불과하다"며 “AI·반도체·첨단산업 논의에서 에너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전력산업 세미나] “원전 재건설 스웨덴, 가스 확대 스페인…韓도 현실적인 전략 필요”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은 잘될 것이라는 막연한 전망은 위험하다." “현실적인 검증 없이 목표만 제시해서는 달성 실패 후 비용이 더욱 커질 것이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주최, 에너지경제신문 주관으로 열린 '2025 전력산업 세미나'에서 'AI 시대 탈원전·탈가스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현재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100기가와트(GW)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이 약 35GW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5년 안에 3배 가까이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세미나에 토론에서는 무리한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가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인공지능(AI) 시대에 필수적인 저렴한 전기요금 공급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탈탄소를 하되 국내 경제에 큰 부담을 주는 방향으로는 지속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에너지 정책은 우리 미래 세대에게 더 부유하고 경쟁력 있는 국가를 물려줄 수 있느냐를 가르는 문제"라며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지, 비용을 국민과 산업이 감당할 수 있는지, 사회적 합의와 지역 수용성이 확보될 수 있는지를 동시에 따져야 하는 매우 어려운 연립방정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목표만 제시한 채 현실 검증을 생략하면 결국 정책은 되돌아오게 되고, 그 비용은 더 커질 것"이라며 “다양한 시나리오 검증과 사회적 논의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적으로 에너지 전환 정책이 변화하고 있는 점도 언급됐다. 최승신 C2S 대표는 “지금까지는 재생에너지가 원전과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다는 '에너지 전환' 관점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변동성을 보완하는 '에너지 추가' 개념이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지난해 기준 전 세계 1차 에너지 소비에서 화석연료 비중은 85%를 넘는 반면, 태양광·풍력 비중은 2.7%에 불과하다"며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365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 요건이 되면서 원전과 LNG, 석탄 등 기존 발전원의 역할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스웨덴은 탈원전 이후 반복적인 정전 위험에 직면하자 가스 발전소를 재가동하고 원전 재건설과 소형모듈원전(SMR) 도입을 추진 중이며, 독일 역시 원전 폐쇄 이후 석탄 발전 폐지를 연기하고 추가 발전 용량 확보에 나섰다"며 “스페인 또한 대정전 이후 재생에너지 출력 제한과 가스 발전 확대를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우리나라 역시 원전·석탄·LNG 등 기존 인프라를 기반으로 재생에너지를 병행 확대하는 현실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전과 LNG 발전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업계 분석도 나왔다. 황태규 GS EPS 상무는 “재생에너지가 늘어날수록 LNG 발전은 없어지는 전원이 아니라 오히려 더 필요해지는 전원"이라며 “현장에서는 LNG 발전기가 하루에 두 번 이상 껐다 켜지는 운전을 반복하며 전력 수요와 태양광·풍력의 출력 변동을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력시장에서는 LNG가 비싸다는 이유로 밀려나지만 계통 운영 측면에서는 지금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현행 전력시장 제도가 이러한 역할과 가치를 제대로 보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앞으로는 단순 발전량 중심이 아니라 계통 안정에 기여하는 전원의 역할을 평가하고 보상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LNG 발전은 장기적으로 규모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전력 시스템 전환기에는 사라질 전원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조정 전원"이라며 “현실을 인정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훈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BG 상무는 “최근 원전 관련 행사를 가면 빅테크 기업 인사들이 많이 참석하는 게 눈에 띈다"며 “탄소중립, 에너지 안보, AI 시대에서 원전·LNG·신재생에너지를 섞어 쓰는 흐름은 분명하지만 원자력이 약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적인 상황을 고려해 에너지 믹스를 짜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가스 매장량도 적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에 환경이 좋지 않다. 그동안 원자력을 지속적으로 육성해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했고 발전단가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원전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해 필요한 에너지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kWh)당 180원을 넘어서는 상황에서는 데이터센터 확대가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진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제도를 통해 다양한 에너지원 선택을 시장 플레이어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PPA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전이나 LNG를 PPA를 통해 정치적 불안정성에 좌우받지 않고 수요자와 공급자가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그동안 한국전력을 통해 전력을 구매하는 방식에 대한 신뢰가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전력산업 구조개편으로 가되 에너지 기업이 거대 기업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해외 자원을 개발할 수 있는 체제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또 “현재 특정 지역에 재생에너지가 집중되고 있는데 스페인과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책을 만들 때 무조건 잘될 것이라는 전제를 깔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는 청중으로 참석, “킬로와트시(kWh)당 188원으로 전기를 사고는 데이터센터를 결코 할 수 없다"며 “원자력이나 가스 여부를 떠나 어떻게 하면 최대한 싸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을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전력산업 세미나] 전우영 교수 “LNG는 재생에너지와 함께 늘려야 하는 보완재”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은 재생에너지 발전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함께 확대해야 할 보완재이다." 전우영 서울과학기술대 인문사회교양학부 교수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주최, 에너지경제신문 주관으로 열린 '2025 전력산업 세미나'에서 'AI 전력수급과 LNG 발전의 필요성'을 주제로 이같이 밝혔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이를 보완할 LNG 발전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전 교수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2038년까지 118기가와트(GW)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뮬레이션 결과, 실제 발전량은 상시적으로 약 50GW 수준에서 큰 폭으로 변동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변동성을 감당하려면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발전원이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LNG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가 오거나 구름이 많아지면 118GW 설비 중 실제 발전이 10GW 수준에 그칠 수 있다"며 “발전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시간이 길게는 30~48시간까지 발생할 수 있어 해와 바람이 없는 시간을 대비한 백업 발전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는 최대 6시간 정도만 대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장시간 백업 전원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재생에너지의 계통 안정성 문제도 지적했다. LNG 발전은 거대 터빈이 회전하는 방식이어서 가동이 갑자기 멈추지 않고 터빈의 회전력이 잠시 유지되는 관성에 따라 전력 공급이 서서히 줄어든다. 반면 태양광은 이 같은 대형 터빈 기반의 관성이 없어 전력 공급을 단계적으로 줄이기 어려운 에너지원이라는 설명이다.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 측면의 불안정성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인공지능(AI) 관련 전력 수요는 2028~2030년 사이 현재의 2~3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전세계 인공지능(AI) 전력수요가 2028~2030년에는 약 2~3배 증가할 전망이다. 전 교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순간적으로 대규모 전력을 소비했다가 급격히 수요가 줄어드는 패턴을 반복한다"며 “재생에너지와 데이터센터가 결합될 경우 전력 계통 안정성에 상당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LNG 발전은 회전체 기반으로 급격한 수요·공급 변동을 관성으로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며 “정전 발생 시에도 30분 이내 투입이 가능해 계통 회복 탄력성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LNG 발전은 단계적으로 수소 혼소 발전으로 전환해 저탄소화가 가능하다"며 “수소 산업 인프라 확산을 위한 마중물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남북 경협은 재개돼야 한다

북한은 1984년 외국인 투자 촉진을 위해 합영법 제정 이후 지속적으로 경제 발전을 위한 자구적 조치를 취해 왔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때는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을 통해 유엔 대북 제재가 해제될 수 있다는 기대로 남북 간 교류가 활발히 진행될 것처럼 보였다.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루고 통일에 이러야 한다는 민족적 당위성의 문제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순수한 투자 측면에서 북한은 우리 기업들에게 새로운 투자처이자 혁신적인 이머징 마켓이 될 수 있다. 북한은 다른 이머징 마켓들이 가지고 있는 저렴한 노동력과 임대료라는 장점 외에도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고 인구의 대부분이 중고등 교육 이상을 수료하여 양질의 노동력 공급이 용이하다는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북한은 2,500만의 북한 시장 뿐만 아니라 1억 4천만 명에 이르는 중국 동북 3성(요녕. 길림. 흑룡강성) 시장 및 러시아 연해주, 중앙아시아 시장 등으로 진출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 지난 문재인 정부 때 추진했던 “한반도 신경제지도"에는 중국 동북러시아 극동지역의 적극적인 협력을 얻어 남북 경제 공동체를 구현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 있었다. 과거 우리 기업들의 북한 투자 방식은 주로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지구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방식은 북한 투자가 다시 재기될 경우 다수의 기업들이 동일하게 채택할 방식으로예상된다. 그러나 남북 관계 악화 시 지난 5.24조치와 같은 전면적인 교류 금지 조치가 다시 취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경우에 대비하여 우리 기업들은 중국에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한 후 북한에 투자하는 아웃 바운드 업무를 포함한 북한 투자 방식 등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남과 북한 사이의 특수성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어져 북한이 남한 기업들에게 다른 외국 투자자들보다 더 많은 투자 혜택을 부여하는 상황도 가정해 볼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은 남한 기업들이 투자하는 경우 일반적인 외국인 투자법이 아닌 북남경제협력법이라는 별도의 법률을 적용했다. 또한 우리 기업들이 주로 진출할 지하자원 개발에 대해선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하는 상황도 생각해 볼 수 있고, 실제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추진했던 황해도 연안군 정촌 흑연광산 개발은 북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 이런 사례를 볼 때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특구에 북한은 남한에 외국인 투자법 외 별도의 혜택을 부여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외국 기업의 북한 투자 시 직접 투자보다는 이미 관련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고 국제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한국에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한 후 이를 통해 북한에 투자하는 인바운드 업무를 포함한 북한 투자자 방식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투자하는 경우 한국 기업과 동일하게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만약 남북 간 교류가 재개되거나, 아니면 북미 간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유엔 제재가 해제된다면 우리 정부는 어떤 협력 사업을 진행할 지 생각해야 한다. 남북 교류가 잘 진행되었던 2006년 6월 남과 북은 "남북 경공업 및 지하자원 개발에 관한 합의“를 체결했다. 북한의 아연, 마그네사이트 등 남북이 합의한 광물 및 광산에 대해 남북이 공동으로 개발하는 사업이었다. 남과 북은 합의에 따라 2007년 7~12월까지 6개월간 북한 함경남도 단천지역 3개 광산(검덕 아연, 대흥 및 룡양 마그네사이트 광산)에 대해 3차례 공동조사를 했다. 남과 북 교류가 재개된다면 이것부터 복원해야 한다. 그리고 2011년 11월 필자가 한국광물자원공사(현, 한국광해광업공단)개발지원 본부장(실무단장)으로 북한을 방문해 북한 민족경제협력련합회 산하 명지총회사로부터 북한산 희토류 샘플 4개를 받았는데 이는 희토류 개발을 남한과 같이 하자는 의미였다. 그 날 광물자원공사와 북한 명지총회사는 “남북 자원개발 합의서"를 체결했다. 주요 내용은 북측에 부존되어 있는 광물 중에서 “희토류, 흑연, 마그네사이트, 연아연, 석회석, 석탄, 철광석" 등 7가지 광물과 북측에서 제공하는 광물(광산)을 공동 개발하기 위해 적극 협력키로 했다.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합의 사항은 이행되지 못했다. 결론은 이재명 정부의 실용 정책이 북한과의 교류 협력에도 적용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이를 잘 실행할 수 있는 통일부 산하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의 업무가 강화돼야 한다. 2007년 설립된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는 북한 지하자원넷을 통해 지속적으로 북한의 지하자원 관련 각종 현황 정보를 모니터링하여 제공하고 있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어떤 일이 잘 되기를 원한다면 그 일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일을 부탁하라"라는 말이 있다. 강천구

“재생에너지 한계 뚜렷, LNG 중요성 커져…역할 재설계해야”

재생에너지의 공급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AI·데이터센터의 급증하는 전력수요가 맞물리며 LNG의 전략적 가치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3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9회 LNG포럼에서 산업계·학계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새정부 에너지 전환기에 액화천연가스(LNG)를 핵심 전원으로 인정하고 국가 전략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LNG산업협회가 주최한 이번 포럼은 “2026년 LNG 산업·시장 전망"을 주제로, 내년 글로벌 LNG 수급과 가격, 전력계통 불안정 심화, 에너지 안보 패러다임 변화 등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발표를 맡은 최승신 C2S 컨설팅 대표는 최근 발표한 2026년 글로벌 에너지시장 전망 자료를 근거로 “세계는 아직 '에너지 전환'이 아니라 '에너지 추가(energy addition)' 단계"라고 진단했다. 최 대표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증가하는 동시에 석탄·석유·가스 소비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며 “풍력·태양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설비 결함, 비용 급등, 보조금 축소 등으로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며 현실적 한계를 지적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풍력은 8MW 이상 대형 터빈에서 고장 빈발, 보증·보험비가 급증하고 있다. 태양광은 중국발 과잉 공급으로 가격 널뛰기, 다수 기업 파산·상장 폐지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송전망·계통 제약으로 마이너스 전기요금 증가, 출력제어 손실이 급증하고 있다. 수소 역시 인프라 80%가 아직 개념 설계 단계, 경제성·전환 손실 과다 등의 문제가 여전한 상황이다. 최 대표는 “전환기 에너지 시스템은 비용 상승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즉시 대응 가능한 전원은 사실상 LNG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에너지 안보 3.0 시대'의 핵심 요소로 규정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노남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은 LNG 수요의 구조적 요인으로 △송전망 보강 지연 △수소·암모니아 전환 차질 △AI·반도체 산업의 지속적인 전력 수요 확대 △석탄→가스 전환 필요성 지속이라고 분석했다. 노 실장은 “단기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존재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LNG 수요 증가세가 다시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날 발표에서도 과잉공급과 공급부족이 공존하는 시장 구조, 미국·일본·아시아의 신규 가스 프로젝트 급증 등이 소개되며 LNG 시장의 불확실성과 기회가 동시에 커지고 있는 상황을 뒷받침했다.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최근 확정된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현실적 재조정을 어렵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특히 “AI와 데이터센터 수요를 현실적으로 충당하기 위해서는 LNG가 가장 현실적인데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LNG비중을 축소하려하고, 이는 LNG수입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정책적 모순을 지적했다. 그는 또 “APEC 2025 공동선언문에서 재확인된 LNG의 안보·유연성 역할을 한국도 다시 평가해야 한다"며 LNG를 '전환형 에너지'로 명확히 규정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일본이 LNG 과잉·가격 하락을 오히려 '기회'로 삼고 가스발전 기저화 검토, 아시아 시장 개척 및 트레이딩 시장 선점과 같은 적극적 전략을 펼치고 있는 상황과 맞닿는다. 박진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지정학 리스크를 강조하며 “에너지정책은 기후 대응보다 지정학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며 “너무 낙관적인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오히려 국가 에너지안보를 약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기후분야만 강조할 뿐 이같은 인식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경고했다. 특히 최근 홍해·중동 리스크, 유럽의 재생에너지 투자 부진, 미국의 기후의제 후퇴 등을 언급하며 △현실적 전원 믹스 기반의 실행 가능한 에너지계획 수립 △전력시장 예측 가능성 회복△LNG 도매·트레이딩 시장 제도 개선 △주배관망 투명성·공정성 강화와 같은 현실 기반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중요한 것은 생산량이 아니라 누가 에너지 공급을 통제하느냐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기업들이 더욱 대형화 될 필요도 있다"며 에너지 안보의 초점이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로 이동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민간LNG산업협회 김창규 부회장은 “에너지 시장이 구조적으로 빠르게 변하는 지금, LNG는 한국의 국가 생존과 산업 경쟁력을 지탱하는 전략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이 인도네시아 석탄 금지, 일부 국가의 LNG 수출 중단 조치에 대응이 늦었던 과거 사례를 언급하며 “안정적 공급을 넘어 능동적 LNG 트레이딩·조달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LNG는 전환기의 필수 전원이며, 재생에너지와 상호보완적 관계"라고 평가했다. 민간LNG산업협회는 “2026년 글로벌 LNG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가스 관련 단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LNG포럼을 대한민국 대표 가스 포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도시가스업계, 겨울 맞아 따뜻한 손길 나눠…‘제17회 봉사의 날’ 행사

“국민께 받은 사랑을 되돌려 드립니다" 도시가스업계가 겨울을 앞두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한국도시가스협회(회장 송재호)와 수도권 7개 도시가스사는 11월 27일, 아동양육시설 '안양의집'(원장 오주현)을 찾아 '제17회 도시가스업계 봉사의 날' 대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올해 대표행사는 ㈜삼천리(사장 전영택)가 주관해 열렸으며, 윤창현 산업통상부 자원산업정책국장, 송재호 한국도시가스협회 회장, 수도권 도시가스사 사장단과 삼천리 봉사자 등 50여 명이 함께 따뜻한 손길을 보탰다.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에 위치한 안양의집은 1947년 설립된 이후 수십 년 동안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의 성장과 자립을 지원해 온 공간이다. 현재 41명의 아동이 생활하고 있다. 도시가스업계 임직원들은 이날 아이들이 생활하는 공간의 낡은 벽지를 직접 교체하고, 도시가스 배관을 새롭게 도색하며 생활관을 말끔하게 정비했다.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최근 교체된 보일러 안전점검도 꼼꼼하게 진행했다. 또한 업계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담아 쌀을 함께 전달하며 작은 온정을 보탰다. 송재호 한국도시가스협회 회장은 “추운 겨울, 주변 이웃들이 조금이라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함께하겠다"며 “도시가스업계는 국민들께 받은 사랑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윤창현 산업통상부 자원산업정책국장도 봉사활동에 참여한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도시가스업계가 해마다 이어온 따뜻한 나눔 활동에 감사드린다. 올겨울에도 국민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안정적 공급과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도시가스업계는 2009년부터 '도시가스 봉사의 날'을 지정해 전국 각지에서 지속적인 나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보일러·가스기기 교체와 안전점검, 시설 개·보수, 김장 나눔, 생활필수품 전달 등 매년 다양한 방식으로 취약계층을 직접 찾아가 도움을 전하는 활동이 특징이다. 올해도 '2025년도 도시가스 봉사 주간'(11월 24일~12월 5일)을 운영하며, 전국 34개 도시가스사 임직원 1000여 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전국 3100여 취약계층 가구와 50개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활발한 봉사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포스코인터, 인니 팜오일 생산–정제–연료 풀밸류체인 구축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인도네시아 대형 팜 기업 삼푸르나 아그로(Sampoerna Agro)의 지분 65.72%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투자 규모는 총 약 1조 3000억 원으로, 포스코그룹이 최근 수년간 추진해온 해외 곡물·식량 사업 중 최대 규모다. 또한 동(東)칼리만탄 발릭파판에서는 연 50만 톤 규모의 팜유 정제공장(PT. ARC)이 준공되며 팜 원유 생산–정제–바이오연료 원료까지 이어지는 '풀 밸류체인'이 완성됐다. 이번 인수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총 15만ha(서울 면적의 약 2배)의 팜 농장을 보유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글로벌 팜 시장에서 사실상 메이저 플레이어 그룹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삼푸르나 아그로는 EBITDA 마진 30% 이상을 기록하는 인도네시아 대표 상장 팜 기업이다. 수마트라–칼리만탄 섬 전역에 12만 8,000ha에 달하는 농장을 보유하고 CPO(팜원유) 밀 8기, PKO 밀, 종자 R&D 센터까지 갖춘 구조적 강자가 매각되면서 글로벌 '경쟁전'이 예상됐던 자산이다. 특히 업로드된 자료에 따르면, 삼푸르나 아그로는 인도네시아 종자 시장 점유율 2위 기업이며, 평균 대비 높은 OER(착유율)과 맞춤형 품종을 제공하는 R&D 경쟁력이 돋보인다. 이는 팜 산업의 핵심이 “토양별 최적 품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강력한 장점이다. 포스코는 인수한 삼푸르나 아그로와 기존 파푸아 농장(BIA)의 생산 사이클이 서로 다르게 움직여, 연중 균등한 생산량 유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제공장과의 물리적 인접성으로 물류 효율도 크게 높아진다. 같은 날 준공된 PT. ARC는 포스코인터내셔널(60%)과 GS칼텍스(40%)가 공동 투자한 시설로, 연간 정제 능력은 50만 톤. 이는 한국이 1년 동안 수입하는 팜 정제유의 80%에 해당한다. 정제된 팜유는 △인도네시아 내수 △한국 △중국 등으로 공급되며, 특히 SAF(지속가능항공연료)의 주원료(POME)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기반이 된다. 향후 국내 항공사의 SAF 의무사용 확대 움직임과 맞물려 전략적 가치가 급증하는 자산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내부 전망에 따르면 삼푸르나 아그로 인수 이후 팜 사업 영업이익은 현재 약 1,000억 원 수준에서 2030년 3배, 2035년 5배까지 성장 가능하다. 자료는 또한 △정제 공급망 구축 효과 △PKO 사업 진입 △SAF 판매 확대 △탄소배출권 판매 △R&D 시너지 등으로 연간 최대 3,000만 달러(약 400억 원)의 시너지가 추가 창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팜유는 세계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식용유이자 바이오디젤·SAF의 핵심 원료다. 그러나 전 세계 ESG 규제가 강화되면서 팜 농장 신규 개발이 제한되고 있어, 기존 자산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구조다. 포스코는 이번 인수로 “탄소 규제의 역설적 수혜"까지 확보하게 된 셈이다. 한국 입장에서도 식용 유지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공급 안정성 강화를 위해 직접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철강·이차전지 소재 2 Core + New Engine'으로 개편했다. 이번 인수는 'New Engine'의 핵심축인 글로벌 식량·바이오에너지 사업을 본격 확장한 신호탄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이미 파푸아 팜 농장에서 3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바 있어, 이번 삼푸르나 인수는 사실상 “규모의 경제를 통한 이익 극대화 수순"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수는 단순한 해외 농장 매입이 아니라, 팜 원유 생산 → 정제 → 바이오연료(SAF) 원료 → 글로벌 판매까지 이어지는 한국 최초의 글로벌 팜 '풀 밸류체인' 구축이라는 산업적 의미를 가진다. 한국 기업이 식량·에너지·바이오연료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만큼, 이번 인수는 포스코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에서도 전환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기후테크] 더 귀해진 희토류…고사리 채굴법까지 등장

전 세계적으로 희토류(REEs)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심화되면서, 각국은 첨단 기술의 필수 요소인 이 핵심 광물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희토류 원소(REEs)는 스칸듐(Sc)과 이트륨(Y)을 포함한 란타넘족(族) 원소들로 구성된다. 독특한 자기촉매 특성 덕분에 풍력 터빈과 전기 자동차, 국방 및 첨단 전자 기술 등 현대 기술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까지 희토류 수요는 현재보다 3~7배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 무역갈등 속에 희토류 공급망도 흔들리고 있다. 전통적인 광물 자원 외의 대안을 찾는 것이 시급해졌다. 최근 발표되는 연구 결과는 이런 사정을 고려해 전통적인 채굴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채굴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석탄 폐기물에서 희토류를 추출하기도 하고, 특수한 식물, 심지어 유전자 변형 바이러스를 활용하기도 한다. 최근 학계에서 주목하는 혁신적인 희토류 채취 및 분리 기술들을 정리했다. ◇산업 폐기물 재활용: 석탄 재(coal ash) 및 광미(tailings)에서 회수 석탄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석탄 비산재(fly ash)나 석탄 광미(鑛尾, 광산 잔재물)는 환경 폐기물이지만 희토류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희토류의 잠재적 공급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서만 매립된 석탄재를 통해 연간 약 1만2000톤의 희토류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현재 미국의 소비량을 넘어서는 양이다. 미국 텍사스대학의 지하에너지·환경센터 연구팀은 지난 9월 '환경 과학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석탄 비산재에서 희토류를 추출하는 새로운 방법을 내놓았다. 이른바 '건식 소화' 추출 방식이다. 석탄 비산재에서 희토류를 추출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산 침출(acid leaching)이다. 칼슘(Ca) 함량이 높은 석탄재는 희토류 회수율이 약 70~100%로 높아 매력적이지만, 산성도가 높을 경우에는 침전물로 인해 경제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반대로 산성도가 낮으면 희토류 회수율이 약 33~55%로 떨어진다. 연구진은 대안으로 건식 소화, 즉 산 베이킹(acid baking) 방법을 개발했다. 고농도 질산으로 전처리한 후, 물에 녹여내는 방식이다. 이 방법으로 눈에 띄는 침전물 없이 약 74%의 높은 희토류 추출 효율을 달성했다. 더욱이 최종 침출액에서 알루미늄(Al), 철(Fe), 규소(Si) 등 불필요한 이차 양이온의 농도가 낮아져 후속 분리 공정의 부담도 줄였다. 미국 노스이스턴 대학교 화학공학과 연구팀은 지난달 '환경 과학 기술'에 발표한 논문에서 석탄 광미에서 희토류를 추출할 때 알칼리 전처리 과정을 추가하면 효율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알칼리 전처리는 희토류를 둘러싸고 있는 알루미노실리케이트 구조(주로 카올리나이트)를 분해한다. 특히 알칼리 전처리는 경희토류(LREEs, 주기율표 상에서 란타넘(La)에서 가돌리늄(Gd)까지의 원소를 말함)를 함유한 광물에 효과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희토류(HREEs)보다 추출 효율을 더 크게 향상시킨다는 의미다. 중희토륨은 가돌리늄(Gd)·터븀(Tb)·디스프로슘(Dy) 등을 말한다. ◇ 친환경 채굴: 고사리를 이용한 '식물 채굴' (phytomining) 중국 광저우 지구화학 연구소와 미국 버지니아 공대 연구팀은 지난 13일 '환경 과학 기술'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식물 기반 금속 채굴(phytomining) 방법을 소개했다. 이 전략은 '초축적 식물(hyperaccumulator plants)'을 이용해 토양에서 특정 금속을 추출해 식물 체내에 농축한 다음, 수확된 바이오매스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중국 남부의 이온 흡착형 희토류 광상에서 자생하는 희토류 초축적 식물인 고사리(Blechnum orientale)를 조사한 결과, 식물의 세포 외 조직에서 나노 크기의 모나자이트 결정이 자연적으로 형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모나자이트는 생물학적으로 유도된 광물화와 비평형 자기 조직화 과정을 통해 보통의 환경 조건(상온, 상압)에서 수지상(dendritic, 나뭇가지 모양) 나노 결정 형태로 만들어진다. 이는 고온과 고압이 필요한 전통적인 지질학적 모나자이트 형성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식물이 매개하는 광물 형성 경로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희토류 초축적 식물이 희토류를 격리하고 해독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밝혀졌다"면서 “식물에서 형성된 나노 모나자이트는 높은 표면적과 향상된 반응성을 가지고 있어서 코팅· 발광체·방사성폐기물 관리 등 광범위한 첨단 응용 분야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를 활용하는 희토류 분리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바이오공학과 이성욱 교수 등은 최근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실 모양의 박테리오파지(세균을 공격하는 바이러스)를 이용해 희토류를 분리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희토류 원소들은 화학적 유사성 때문에 분리하는 것이 특히 어렵고, 기존 분리 기술은 혹독한 화학 물질과 에너지 집약적인 다단계 공정(주로 용매 추출)에 의존한다. 이 교수팀은 이러한 희토류 분리 과정의 환경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열반응성 희토류 분리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바이러스는 LBPhELP라고 불리는 '이중 기능 생체 틀'로 설계됐다. 바이러스 껍질 표면 단백질에는 세균(Methylobacterium extorquens)에서 유래한 란탄족 결합 펩타이드(LBP, 펩타이드는 짧은 단백질)가 발현되도록 조작했다. 이 LBP는 희토류 이온과 선택적으로 결합하게 된다. 흥미롭게도 이 LBP는 경희토류를 선호하는 일반적인 LanM 단백질과 달리, 중희토류에 대해 결합 선호도를 보인다. 이 성질을 활용하면 희토류를 쉽게 분리할 수 있다. 온도에 반응하는 엘라스틴 유사 펩타이드(ELP)는 용액의 온도를 높이면 (예: 20°C에서 ∼50°C로) 소수성 모티프(펩타이드 중 물을 싫어하는 부위)가 노출돼 바이러스 입자의 응집이 일어난다. 만일 단백질에 희토류 이온이 결합하게 되면 열 응집 온도가 낮아진다. 연구팀은 “이 LBPhELP 시스템은 실제 광산 샘플(산성 광산 배수 및 알라나이트 광석 침출액)의 복잡한 금속 이온 혼합물에서도 중희토류에 대한 높은 선택성을 유지했고, 이러한 흡착-탈착 사이클을 여러 번 반복해도 성능 저하 없이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방법은 전통적인 희토류 채굴과 분리 방법과 비교할 때, 훨씬 작고, 스마트하며, 환경에 덜 해로운 방식이다. 미래 기술의 재료를 확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지역난방공사, 제1차 집단에너지 AI 기술 교류회 개최

한국지역난방공사(사장 정용기)가 한국지역난방공사 미래개발원에서 '제1차 집단에너지 AI 기술 교류회'를 개최한다. 이번 교류회는 집단에너지 업계 전반에 AI 전환(AX : AI Transformation) 흐름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업계 간 AI 기술 역량강화·성과창출·혁신사례 공유를 위한 상호 협력 플랫폼을 새롭게 구축하고자 마련되었다. 이번 교류회에는 한난을 포함해 집단에너지협회 회원사 등 약 14개 집단에너지 기업이 참여해 각 사의 AI 도입현황, 기술적용 성과, 향후 협력가능 분야 등을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주요 발표내용으로는 한난이 '스마트한난 : 집단에너지 AI를 달다'와 'AX를 통한 조직혁신 전략'을 주제로 자사의 AI 전환추진 현황과 성과를 소개하고, 청라에너지가 '민간 기업의 AI 전환을 위한 정부지원사업 소개'를 통해 업계가 활용 가능한 정책 지원 방안을 안내할 계획이다. 한편 한난은 이번 제1차 교류회를 시작으로 정례적인 기술 교류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교류회 결과는 업계 전반과 공유하고, 연 2회 정기 개최를 통해 집단에너지 산업의 AI 활용도 및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정용기 사장은 “AI 전환은 집단에너지 산업의 효율성, 안전성,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핵심과제"라며, “이번 교류회가 업계가 함께 성장하는 상생형 기술 협력 생태계 조성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한난은 향후에도 AI 기반 운영 고도화, 혁신기술 실증, 데이터 공동 활용 체계 등을 지속 확대하며 집단에너지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국가 탄소감축 정책, 이상과 현실 사이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 목표가 발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018년 배출량 7억 4천 만톤 대비하여 53~61%를 감축한다는 것이다. 2030년 목표인 40% 감축을 달성하고 5년 후엔 추가로 13%에서 21%를 줄이는 계획이다. 한쪽에서는 목표가 과하다, 다른 쪽에서는 부족하다는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하나의 목표값 대신 범위를 둔 것은 다행스럽다. 어떤 목표치를 염두에 두든 탄소감축의 핵심은 에너지 전환이다. 탄소감축의 기준년인 2018년 기준으로 탄소 방출량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에너지 전환의 중요성을 분명히 알 수 있다. 2018년도 이산화탄소 방출량 7억 3천 만톤의 90% 정도는 에너지 분야가 차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발전과 산업 부문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내연기관 중심인 수송 부문이 14%를 차지하고 있으니 이 세 부문의 에너지전환 정책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지 않으면 국가 탄소감축 정책은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가 될 뿐이다. 어떤 정책이 실행되어야 2035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먼저 우리의 에너지원 구성과 발전원 구성을 살펴보아야 한다. 2024년 말 기준으로 석유 39%, 석탄 22%, 천연가스 20%, 원자력 13%, 신재생에너지 등이 6%를 차지하고 있다. 여전히 80% 정도를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화석연료 사용의 감축과 신재생에너지의 비약적 증가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에너지 사용의 20%를 담당하고 있는 전력의 생산원을 살펴보면 2023년 말 기준으로 원자력 32%, 석탄 28%, 천연가스 28%, 신재생 11% 로 구성되어 있다. 즉, 56%를 차지하는 석탄발전과 천연가스 발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신재생 발전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의미다. 수송분야는 95% 이상이 육상 이동수단인 자동차에 이용되고 있고 자동차의 90% 이상이 석유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가 조속히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70%의 이산화탄소 방출을 차지하고 있는 발전과 산업 부문에서 석탄 발전과 천연가스 발전을 폐쇄하고, 10% 수준인 신재생에너지 전력이 이를 대체해야 한다. 또한 수송 부문에서는 90% 이상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차로 전환해야 한다. 문제는 시간적으로 또한 양적으로 달성이 가능한가이다. 에너지전환을 위해서는 2가지 전제 조건이 마련되어야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이것은 탄소중립이 가능하게 할 수 있는 탄소중립형 탄소가격과 에너지전환형 전기요금이다. 국가 온실가스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은 재생에너지 확충과 설비 전환 가속화로 요약되며, 이를 통해 에너지전환과 산업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기료 인상과 탄소세 부과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투자할 재원이 없으면 탄소중립 정책은 말뿐인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다. 어설프게 실행되는 탄소중립 정책은 재원을 낭비하고 국내 산업을 망가뜨린다. 이는 국내 산업의 공동화와 일자리 감소로 연결되어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에 큰 타격이 될 것이다. 어쩌면 인류 없는 건강한 지구 만들기가 되거나, 행복한 국민 없는 탄소중립 국가가 되는 것은 아닐까?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세계를 위한 기후변화 대응과 국가를 위한 탄소중립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신현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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