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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에너지 전환의 그늘: 취약한 광물·원자재 공급망

허은녕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전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 1986년 말 석유 위기가 종식되자마자 국내 유일 부존 에너지원이던 무연탄 산업을 합리화한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급률이 50% 수준에서 3% 수준으로 급락하였다. 에너지수입의존도는 1997년 98.3%까지 상승하였으며 30여 년이 지난 2024년에도 93.6%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 덕분에 세계에너지협의회(WEC)의 2024년 보고서에 평가된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정 공급(Energy Security) 부문의 점수는 세계 50위권 수준이다. 그런데 높은 수입의존도 문제는 광물 등 원재료 부문으로 가면 더욱더 심각해서 우리나라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주요 원재료 수요의 99%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잘 알고 있는 공급망(supply chain) 이슈이다. 그런데 최근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무역분쟁에 더하여 온실가스 감축 정책은 우리나라의 공급망 문제를 더욱 심각한 문제로 만들 수 있다. 정책의 미래가 더 많은 광물과 원재료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의 에너지전환정책은 화석연료를 직접 사용하는 설비 대신 전기를 사용하는 설비로 바꾸는 단계와, 전기의 생산 방법을 이른바 '탄소중립발전'으로 전환하는 단계 등 두 가지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이를 경제학 분석에서 자주 사용하는 생산함수의 형태로 바꾸어 보자. 일반적인 생산함수에 사용하는 주요 투입 요소로는 자본(K), 노동(L) 및 에너지(E)와 원재료(M) 등이 있다. 화석연료를 직접 사용하는 방식에서 전기로 전환하는 단계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바꾸는 사례로 표현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자동차 두 생산품의 생산과정에 들어가는 K, L, E, M 간의 변화는 매우 적다. 그러나 늘어난 전기자동차에 사용할 전기를 생산하는 단계의 변화는 매우 다르다. 화석연료 발전 대신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이 증가하는 것은 전기의 생산과정에서 에너지(E)가 물질(M)로 대체되는 과정으로 표현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알루미늄, 실리콘, 구리 등과 원자력발전에 필요한 우라늄은 물론 배터리 등 전력저장장치의 생산에 필요한 광물수요 역시 많이 늘어난다. 또한 전기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추가적인 전력 생산과 송배전에 필요한 구리와 철 등의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또한 화석연료 발전시설에 비하여 원자력이나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이 초기 자본(K)이 많이 투입되지만, 시설을 가동하기 위한 비용은 적게 드는 형태임을 고려하면, 에너지전환정책은 국가 단위의 에너지 생산과정에서의 투입 요소가 에너지(E)에서 물질(M)과 자본(K)으로 대체되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세계 최고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는 2019년 유럽의 탄소중립 선언 직후에 출간한 『Net-Zero Europe』보고서에서 유럽이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탄소중립발전이 44%의 역할을 담당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한다면 현재 총에너지소비 중 21% 수준인 전력이 50% 수준 이상으로 증가하고 또 이를 탄소중립발전으로 공급하여야 함을 의미한다. 동시에 산업, 상업, 가정에 있는 에너지 사용설비 역시 상당 부분 교체될 것임을 의미한다. 여기에 필요한 광물과 원재료의 양은 실로 엄청날 것이다. 선진국들은 이미 광물 및 원재료의 공급망 문제가 매우 중요한 정책 이슈로 다루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제와 산업은 에너지 쪽보다 광물과 원자재 쪽이 더욱 취약하다. 이러한 구조적인 이슈는 정부의 재정과 예산 및 정부 구성에 아직도 그대로 나타난다. 다행인 것은 광물은 재활용하여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며, 우리나라는 철은 물론 비철금속 분야의 리사이클링산업이 잘 발달하여 있는 나라라는 점이다. 하지만 옆 나라 일본은 광물 등 원재료의 확보와 재활용 부문에서도 우리보다 상당히 앞서있다. 유명한 대기업 상사조직들이 여전히 국제적으로 활동 중이기 때문이다. 자원은 미쯔이, 전력은 마루베니, 그리고 모두 다 잘하는 미쓰비시 등 여러 대기업 상사조직이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적, 제도적 지원도 상당하다. 일본은 왜 대기업들이 정부의 지원과 제도를 통하여 이 부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지 우리나라 정부는 조금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전환의 종점이 어떠한 모습일지 세밀하게 예측하고 분석하여야 함은 물론 구성원 모두가 차근차근 함께 준비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허은녕

SK E&S, 인천공항 액화수소충전소 준공…하루 240대 버스 공급

인천국제공항이 세계 최초로 수소충전소를 포함한 '수소교통 복합기지'를 갖춘 공항으로 거듭났다. 민관 협력으로 조성된 이번 복합기지는 공항버스 등 상용차 중심의 수소 모빌리티 전환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국내 수소경제 확산을 이끄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 E&S 자회사인 하이버스는 인천광역시 중구 운서동에서 '인천공항 수소교통 복합기지 준공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사업에는 총 143억원이 투입됐으며, 국토교통부 지원금 70억원과 인천시 투자금 30억원, 하이버스 투자금 43억원으로 조성됐다. 하이버스는 전국 21개 액화수소 충전소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세계 최초 공항 내 수소교통 복합기지 준공을 계기로 공항 교통수요의 수소 전환을 본격화하고, 민관 협력 기반의 수소 모빌리티 확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수소교통 복합기지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차고지 내 2771㎡ 부지에 구축됐다. 시간당 320kg 충전이 가능하며, 하루 최대 240대의 대형 수소버스를 충전할 수 있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를 영하 253℃의 극저온으로 냉각해 액체 상태로 만든 수소로, 천연가스를 냉각해 액화하는 LNG와 유사한 원리다. 이 과정에서 부피는 기체수소 대비 약 1/800로 감소해 대용량 저장·운송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1회 운반시 기체수소는 200~400kg 운반이 가능한 반면, 액화수소는 3000kg까지 가능하다. 기체수소는 저장·운송 시 200bar 이상의 고압이 필요하지만 액화수소는 대기압에 가까운 조건에서도 저장·운송이 가능해 압력에 따른 폭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민관이 협력해 인천공항 내 수소교통 복합기지를 구축한 것은 공항 셔틀 및 리무진 버스 등 전국 단위의 공항 접근 교통수요가 집중되는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인천공항고속도로 등을 오가는 전체 교통량은 일평균 17만2000여 대에 이른다. 또한 인천공항이 한국 방문의 첫 관문인 점을 감안할 때, 공항버스의 수소버스 전환은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한국에 대한 친환경적이고 긍정적인 첫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실제 인천공항 셔틀버스 68대 중 절반 이상인 36대는 이미 수소버스로 전환됐으며, 올해에도 수소버스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 경기 등 타 지자체로 이동하는 공항 리무진도 이번 충전소 구축을 계기로 수소버스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수소모빌리티 보급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인천시는 2030년까지 시내버스를 100% 수소버스로 전환할 계획이며, 서울시와 경기도도 수소공항버스를 적극 도입해 나갈 방침이다. 공항버스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548km로 시내버스(229km)의 두 배 이상 돼 수소버스 전환 시 탄소감축 효과가 크다. 수소버스 1대는 연간 온실가스 56톤(t)을 감축해 30년생 소나무 약 8000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 또 수소버스는 충전 시간이 30분 이내로 전기버스보다 짧고, 주행거리가 600km 이상으로 장거리 노선 운행이 필요한 공항버스에 적합하다. 수소교통 복합기지는 인천 서구에 위치한 액화수소 생산기지와 연계해 안정적으로 수소를 공급받는다. SK이노베이션 E&S의 자회사 아이지이(IGE)는 2024년 5월 액화수소플랜트 준공 이후 액화수소 생산·공급·운송 체계를 갖췄다. 단일 공장 기준 하루 90톤, 연간 약 3만 톤의 생산 능력을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시설이다. 전영준 SK이노베이션 E&S 신에너지사업본부장은 “인천공항 수소교통 복합기지는 전국에서 공항을 오가는 수소버스에 안정적인 연료를 공급하는 허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인천 액화수소플랜트와 연계해 경쟁력 있는 수소 공급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이남주 인천시 미래산업국장, 신성영 인천시의회 의원, 박유진 인천 중구 부구청장, 배영민 인천국제공항공사 인프라본부장, 송민호 한국가스기술공사 에너지사업본부장, 전영준 SK이노베이션 E&S 신에너지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북극항로, 종전 러시아, 미국의 亞 피봇…한국, 지정학 저주 벗어날 절호의 기회 잡아야”

“북극항로는 우리나라가 지정학적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해양수산부 자문위원장)는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경기 용인정 국회의원)이 주최, 에너지경제신문 주관으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북극항로와 에너지 안보의 기회' 세미나에서 북극항로가 우리나라의 역사를 바꿀 전환점임을 강조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 해빙이 진행되면서 기존 동북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항로 외에도 북극을 경유해 유럽으로 이동할 수 있는 새로운 항로가 열리고 있다. 동북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항로의 거리는 약 2만2000km이지만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약 1만5000km로 줄일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 새로운 항로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미국은 이들의 북극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그린란드 합병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처럼 패권국 간 신항로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북극항로의 새로운 중간 거점으로 확고한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교수는 기조연설에서 “미국은 중국과의 패권 경쟁을 위해 아시아로 오고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과의 관계 개선이 어려워 동진하고 있다"며 “남북을 잇는 북극항로가 녹아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 세 가지 환경이 동시에 맞물리며 우리에게는 지정학적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박노벽 전 주러시아·주우크라이나 대사는 “전쟁 이전 러시아 에너지 수출의 핵심은 유럽이었지만, 현재는 사실상 봉쇄된 상태이다. 러시아는 에너지 수출의 방향을 아시아로 돌릴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였다"며 최근 러시아 정부가 발표한 '에너지 전략 2050'에서도 북극 지역과 극동 지역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언주 의원은 “북극은 더 이상 먼 변방이 아니라 자원·항로·안보가 교차하는 신패권의 무대로 부상하고 있다"며 “북극항로는 대한민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새로운 경제 성장의 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미나에서는 북극항로 개척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제시됐다. 김병구 울산항만공사 북극항로 TF 팀장은 울산항이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해 연간 총 물동량 2억 톤, 이 가운데 액화천연가스(LNG) 등 액체화물만 1억6000만 톤을 처리하는 동북아 최대 액체화물 항만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항만이 북극항로의 주요 중간 거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LNG를 유연하게 사고파는 '트레이딩'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부산·울산항이 중간 허브가 되려면 해당 항만에서 LNG를 실시간 가격과 수급 상황에 따라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북극항로가 아직 여름철에만 이용 가능하고 사고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극복해야 할 점도 많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범주 KEI컨설팅 전무는 “국내 LNG 시장은 플레이어 수가 적고 유연성이 낮아 트레이더가 반입한 물량을 국내에서 자유롭게 처분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시장과 제도가 개선된다면 가격 투명성 확보와 인프라 활용률 제고, LNG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북극항로를 통한 에너지 안보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의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안보정책연구실장도 “한국가스공사뿐 아니라 직수입자에게도 가스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트레이딩이 활성화 될 수 있다"며 “북극항로에서는 보험료가 수에즈 운하 대비 2~3배 높게 책정되고 있고, 극지 운항을 위한 강화 설비로 인해 선박 건조비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사고가 발생할 경우 법적 리스크도 매우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북극항로 세미나] “지정학적 이점과 기술력 결합해 대항해 중심 국가로 세워야”

북극항로가 차세대 글로벌 물류·에너지 축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항로 개척만으로 기회가 자동으로 열리지는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 최고 수준의 액체화물 인프라와 친환경 연료 공급 역량을 갖춘 울산항 등 국내 항만은 북극항로를 준비하고 있지만 액화천연가스(LNG) 거래 구조와 시장·제도는 여전히 경직돼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북극항로를 실질적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항만 경쟁력 강화에 더해 시장 개방과 제도 전환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과 에너지경제신문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북극항로와 에너지 안보의 기회' 세미나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북극항로 개척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임종순 서울여대 행정학과 교수(좌장)는 북극항로와 LNG 허브 구축을 단순한 경제 논리를 넘어선 '지정학 프로젝트'로 해석했다. 그는 “북극항로는 강대국 간 긴장을 완화하고 인류 번영을 이끄는 위대한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며 “지정학적 이점과 한국의 기술력을 결합해 대한민국을 대항해 중심 국가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구 울산항만공사 북극항로 TF 팀장은 울산항이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국내 최적의 항만이라고 강조했다. 울산항은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해 S-OIL,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주요 정유·에너지 기업이 밀집한 산업 거점이자 세계 4대 액체화물 상업용 탱크터미널 클러스터를 갖춘 에너지 중심 항만이다. 울산항은 연간 총 물동량 2억 톤, 이 중 액체화물만 1억6000만 톤을 처리하는 동북아 최대 액체화물 항만이다. 김 팀장은 “이미 구축된 인프라만으로도 북극항로 개척에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특히 LNG, 메탄올 등 친환경 에너지와 석유·천연가스를 저장하는 상업용 탱크터미널의 경우, 국내 저장시설의 50% 이상이 울산항에 집중돼 있다. 상업용 탱크터미널은 컨테이너가 아닌 액체 화물을 취급한다는 점만 다를 뿐 기능적으로는 컨테이너 터미널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는 울산항은 이미 북극항로 운항 경험도 축적했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북동항로와 북서항로를 포함해 총 17회의 북극항로 상업 운항이 이뤄졌으며 누적 물동량은 5만5388톤에 달한다"고 밝혔다. 울산 소재 제지 기업들이 캐나다에서 목재 펄프를 북서항로를 통해 정기적으로 수입하고 있는 사례는 울산항이 북극항로의 실질적 기·종점 항만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울산항의 또 다른 강점으로는 친환경 선박 연료 공급 역량이 꼽혔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 해운 부문 탄소중립을 목표로 각종 규제와 제도를 도입하면서, 글로벌 해운시장은 친환경 연료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수출입 물동량의 99.7%가 해운에 의존하는 만큼, 항만의 연료 경쟁력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울산항은 지난 2023년 정부로부터 국내 유일의 친환경 선박 연료 공급 거점 항만으로 지정됐으며, 이를 계기로 관련 투자가 본격화됐다. 특히 세계 최초로 그린 메탄올을 선박 연료로 공급한 항만이기도 하다. 김 팀장은 “그린 메탄올 공급 실적은 울산항이 친환경 에너지 벙커링 표준과 산업을 선도하는 항만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며 “북극항로를 통과하는 선박을 대상으로 친환경 연료를 공급하는 벙커링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벙커링 표준 절차 연구개발, 민관 합작 벙커링 기업 설립 등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토론에서는 북극항로의 구조적 한계도 분명히 지적됐다. 북극항로의 기회를 잡고 부산과 울산항이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가스를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는 사업자인 '트레이더'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태의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안보정책연구실장은 북극항로가 기후 변화로 주목받고 있지만, 여전히 구조적 제약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서 북극항로 개척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여름철에만 제한적으로 이용 가능한 상황"이라며 “이를 상시적·지속적으로 활용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북극항로는 금융·보험 측면에서도 부담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 실장은 “보험료가 수에즈 운하 대비 2~3배 높게 책정되고 있고, 극지 운항을 위한 강화 설비로 인해 선박 건조비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사고가 발생할 경우 법적 리스크도 매우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점에서 북극항로는 약점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극항로를 기존 항로를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공급망 다변화 차원의 '플랜 B'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기후 변화 속도, 금융·보험 인프라, 지정학적 안정성 등은 결국 타이밍의 문제"라며 “타이밍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준비로는 제도 개혁을 꼽았다. 그는 “트레이더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제3자 접근, 판매 제한 등 제도적 장벽을 풀어야 한다"며 “가스공사뿐 아니라 직수입자에게도 가스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트레이더를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부는 북극항로를 단순한 물류 효율화 수단이 아닌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전략 자산으로 평가하며 북극항로 개척을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북극항로 세미나] 김범조 KEI컨설팅 전무 “LNG는 이미 ‘유연 상품’…관건은 韓 시장·제도 전환”

우리나라가 북극항로의 핵심 거점으로 발전하려면 물동량 확보뿐만 아니라 시장 제도와 여건에 대한 개편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범조 KEI컨설팅 전무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북극항로와 에너지 안보의 기회' 세미나에서 “액화천연가스(LNG)는 더 이상 도착지가 고정된 경직적 상품이 아니다"며 “스팟(현물) 비중 확대와 계약 구조 변화로 항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크게 커졌다"고 밝혔다. 김 전무에 따르면 과거 LNG는 장기계약 중심, 도착지 제한이 강한 절대 계약 구조였지만, 셰일가스 생산 확대 이후 계약 유연성이 빠르게 높아졌다. 실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다수의 LNG선이 시장 상황에 따라 항로와 목적지를 바꾼 바 있다. 공급 주체 역시 국영 가스전이나 메이저 국제석유회사(IOC) 중심에서 벗어나 여러 가스전을 조합해 최적 공급을 설계하는 트레이더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LNG 가격 체계도 전통적인 유가연동(JCC)에서 벗어나 아시아 LNG 현물가격(JKM), 유럽 가스 허브가격(TTF) 등을 결합한 복합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김 전무는 “2010년대 중반부터 논의되던 LNG 상품의 변화가 이제서야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문제는 여건만으로 자동 성공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극항로 성공 조건으로 △물리적 인프라 △시장 형성 △제도적 지원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물리적 인프라 측면에서 한국은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가스공사가 단일 기업 기준 세계 최대 저장용량을 보유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LNG 저장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 터미널이 배관망으로 연결돼 있어 저장·이송·벙커링 활용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천연가스 수요 감소로 저장시설 이용률이 떨어질 가능성은 극복할 과제로 꼽았다. 가스공사 저장용량은 1216만㎘, 민간 저장용량은 193만㎘로 국가 전체적으로는 1409만㎘이다. 또한 국내 천연가스 주배관은 5346㎞로 끝과 끝이 서로 연결된 환상망 구조로 설계돼 있어, 주입과 사용이 어디서든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가장 큰 한계로는 시장이 지목됐다. 김 전무는 “국내 LNG 시장은 플레이어 수가 적고 유연성이 낮다"며 “트레이더가 반입한 물량을 국내에서 자유롭게 처분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2017년 도시가스사업법 개정 이후 반출입 규제가 강화되며 직수입 물량조차 용도별로 엄격히 관리되는 점이 협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반출입 제도 개선과 트레이더의 국내 활동 여건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안정적 수급 관리라는 도시가스사업법의 철학을 유지하되 LNG 상품 시장의 경쟁과 유연성을 어떻게 조화시킬지에 대한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 전무는 “시장과 제도가 개선된다면 가격 투명성 확보, 인프라 활용률 제고, LNG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북극항로를 통한 에너지 안보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중동·호주·미국에 더해 북극까지 공급원이 다변화되는 것은 한국에 분명한 전략적 기회"라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북극항로 세미나] 진수남 가스기술공사 사장직무대행 “국제질서와 산업전략 함께 고민할 때”

진수남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직무대행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북극항로와 에너지 안보의 기회' 세미나에 참석, 환영사로 북극항로 논의가 단순한 물류 차원을 넘어 국제 질서와 산업 전략을 함께 고민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극항로는 가능성의 영역을 지나 이제는 현실적 선택과 판단을 요구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며 “이는 국가 간 협력과 책임, 전략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의 통찰이 논의를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며 이번 논의가 관점 제시에 그치지 않고 정책과 전략, 실행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북극항로 세미나] 박노벽 전 대사 “러시아는 유럽을 잃었다…북극 에너지의 방향은 아시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극 에너지는 유럽이 아닌 아시아를 향할 것이며, 한국은 그 흐름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박노벽 전 주러시아·주우크라이나 대사는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북극항로와 에너지 안보의 기회' 세미나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질서를 “미·중·러 3각 경쟁이 본격화된 전환기"로 규정하며, 북극항로와 에너지 질서가 어떻게 재편될지를 외교·안보 관점에서 설명했다. 박 전 대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단순한 영토 분쟁이 아니라, 유라시아 대륙의 주도권을 둘러싼 전략적 충돌"이라며 “현재의 전쟁 양상은 미·러 대립을 넘어,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러시아의 위치를 재조정하려는 움직임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대러 전략을 '이중 구조'로 분석했다. 미국은 한편으로 러시아에 대해 에너지 제재와 금융 압박으로 전쟁 자금줄을 차단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종전 이후 러시아를 다시 세계 경제 질서로 편입시킬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사는 “이 과정에서 에너지 분야가 가장 중요한 지렛대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입장에서 가장 큰 변화는 유럽 시장의 상실이다. 박 전 대사는 “전쟁 이전 러시아 에너지 수출의 핵심은 유럽이었지만, 현재는 사실상 봉쇄된 상태"라며 “러시아는 에너지 수출의 방향을 아시아로 돌릴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최근 발표한 '에너지 전략 2050'을 언급하며, 북극 지역과 극동 지역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박 전 대사는 “전쟁 이전에는 시장 주도형 전략이었지만, 전쟁 이후에는 국가 주도형 전략으로 전환됐다"며 “다만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는 다시 해외 자본과 기술 없이는 회복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에 대한 러시아의 의존도 역시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전 대사는 “중국은 러시아를 전략적 동반자라기보다 종속 변수로 다루고 있으며, 가스 가격과 투자 조건에서 매우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역시 미국의 제재 변수와 외교적 균형 전략으로 인해 러시아 에너지 수입 확대에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현실적으로 기대를 거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이라는 분석이다. 박 전 대사는 “한국과 일본은 기술력, 금융 역량, 조선·플랜트 능력을 동시에 갖춘 몇 안 되는 국가"라며 “특히 야말(Yamal) 등 북극 LNG 프로젝트는 한국의 쇄빙 LNG선과 플랜트 기술 없이는 추진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러한 기회가 자동으로 주어지지는 않는다고 경고했다. 박 전 대사는 “러시아의 에너지 전략은 여전히 국가 안보 논리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며 “정치·외교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전략과 민관 협력 구조가 없다면, 한국은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극항로는 에너지, 외교, 안보가 동시에 맞물린 공간"이라며 “종전 이후 질서 재편 국면에서 한국이 얼마나 준비가 돼 있느냐가 향후 수십 년 에너지 안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북극항로 세미나] 이언주 의원 “북극항로, 에너지 안보 강화 韓 성장전략 새 축 부상”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경기 용인정 국회의원)은 북극항로에 대해서 “북극은 더 이상 먼 변방이 아니라 자원·항로·안보가 교차하는 신패권의 무대로 부상하고 있다"며 “북극항로는 대한민국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새로운 경제 성장의 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주최, 에너지경제신문 주관으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북극항로와 에너지 안보의 기회(강대국 대한민국을 향한 해양민족 선언)' 세미나에 참석, 축사를 통해 북극항로 개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최근 국제 정세 변화를 언급하며 북극의 전략적 가치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가능성과 제재 환경 변화 논의가 맞물리면서 북극항로와 에너지 공급망을 둘러싼 국제 질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극항로는 단순히 운송 거리를 줄이는 지름길이 아니라 에너지 조달 비용을 낮추고 공급망 안정성을 높여 우리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러시아와 북미 지역의 액화천연가스(LNG)와 천연가스, 향후 수소·암모니아 등 청정에너지가 북극항로를 통해 아시아로 본격 유입될 경우, 한국이 에너지 수입국을 넘어 에너지 물류와 거래의 중심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한국이 북극항로 시대를 현실적인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충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부산·울산·여수를 중심으로 한 항만 인프라와 LNG 저장·재기화, 벙커링 역량,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을 연계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는 북극항로에서 실질적인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회에서도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며, 북극항로가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책임 있게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섣부른 탈원전·탈석탄에 탈났다…독일, 경기침체 장기화 조짐

독일이 장기화된 경기침체 속에서 기존 에너지전환 정책의 속도를 조절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탈원전과 탈석탄을 추진하며 재생에너지 비중을 빠르게 확대해왔지만, 이 과정에서 천연가스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가스 공급이 끊기면서 에너지 비용 급등이 산업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19일 발간한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제26-1호)'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해부터 재생에너지 중심의 기존 에너지전환 정책에서 일부 수정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의 주요 배경으로 경기침체와 에너지 비용 부담을 지목했다. 독일 경제는 지난 2023년부터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국내총생산(GDP)은 2023년 -0.9%, 2024년 -0.5%를 기록한 뒤 2025년에는 0.2%에 그쳤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독일 산업계는 경기침체 원인 중 하나로 높은 에너지 가격과 에너지전환 비용을지목했다. 미국 베이커연구소 역시 독일의 급격한 재생에너지 확대가 제조업 경쟁력을 약화시켰다고 분석했다. 반면, 독일의 에너지전환 싱크탱크인 '아고라 에네르기벤데'는 전력수요는 탈탄소화가 진전되면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재생에너지 보급 축소 움직임을 비판했다. 에경연 보고서는 독일 에너지 비용의 급등 원인을 에너지전환 그 자체보다는 전환 과정의 비효율성에서 찾았다. 탈원전과 탈석탄 속도에 비해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인프라 확충이 뒤처지면서 그 공백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가스(PNG)로 메우는 구조가 형성됐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이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유럽연합은 러시아산 파이프라인가스(PNG) 수입을 대폭 줄이고, 대신 미국 등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늘렸다. 이로 인해 LNG 가격이 유럽지역은 10배, 아시아 지역은 8배나 폭등했었다. 독일은 석탄과 원전 비중이 2000년대 초반 80%를 넘었으나, 현재는 재생에너지와 가스발전이 이를 대체하는 구조로 전환됐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지난 2024년 기준 58%에 달하지만 가스발전 비중도 15%를 상회하며 꾸준히 확대됐다. 현재 독일은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거의 중단하고 액화천연가스(LNG)로 대체하고 있어 가스 비용 부담은 구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경제 전망 속에 독일 정부는 지난해 들어 재생에너지 차액지원제도(FiT)를 폐지하고 시장 기반 지원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한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20기가와트(GW) 규모의 가스발전소 신규 건설 계획도 제시했다. 다만 가스발전에 대한 정부 지원을 두고 유럽집행위원회(EC)가 일부만 승인하면서 독일 정부는 2032년까지 10GW 규모만 입찰로 추진하기로 했다. 독일 정부는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80%, 2035년 100%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전력수요 증가 폭이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에경연은 보고서에서 “한국 역시 제조업과 수출 비중이 높은 경제 구조를 가진 만큼 독일 사례를 면밀히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가스 발전의 역할은 불가피하지만 과도한 의존은 경계해야 하며 전력망 확충과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등 다양한 보완 수단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영월 상동광산 32년 만에 재개광…“경제 가치 최대 46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첨단산업 핵심 전략물자인 텅스텐을 생산하는 영월 상동광산이 폐광한 지 32년 만에 재개광한다. 강원특별자치도와 영월군, 알몬티 인더스트리는 15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텅스텐 광산을 중심으로 한 핵심 광물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텅스텐은 국가 핵심광물 38종 중 하나로 반도체와 방위산업 등 국가전략산업 전반에 필수적으로 활용되는 핵심 자원이다. 대한중석 상동광업소 시절인 1994년 폐광한 상동광산은 세계 평균 품위(0.18∼0.19%)의 약 2.5배에 달하는 0.44%의 고품위를 보유한 광산이다. 현재 국내 텅스텐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월 상동은 국내 유일의 텅스텐 생산 준비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제적 가치는 텅스텐 정광(품위 65%) 기준 약 27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이를 산화 텅스텐(품위 99%)으로 생산할 경우 약 46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텅스텐을 '푸른 보석'이라고 일컫는다. 자외선(UV)에 비춰보면 푸른빛을 띠기 때문이다. 알몬티는 대한중석을 인수한 미국 기업으로,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본사를 이전 중이다. 상동광산에서 생산한 연간 64만t의 텅스텐 원석을 품위 65%의 텅스텐으로 만드는 선광장 공장은 올해 마무리 단계에 있다. 조만간 시험생산을 거쳐 올해 안에 본격적인 생산과 출하를 앞두고 있다. 영월 상동의 선광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하게 되면 품위 65%의 텅스텐이 올해부터 연간 2천300t가량 생산된다. 이 중 2천100t은 기존 계약에 따라 향후 15년간 미국으로 전량 수출된다. 이어 공장 증설을 통해 연간 2천100t을 추가 생산할 수 있는 제2 생산라인이 본격적으로 가동하게 되며 이 중 절반은 내수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2024년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산솔면 녹전리 일원에 조성될 핵심 소재 산업단지 구축을 통해 품위 99%의 산화 텅스텐 생산라인까지 갖추면 2029년부터는 국내에서 필요로 하는 연간 3천t 전량을 자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핵심 광물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국가 공급망 안정성 확보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도와 군은 기대한다. 도는 텅스텐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의 기초 소개 공급 기반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영월군을 중심으로 지역 산업 활성화와 미래 성장 동력 창출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월군은 텅스텐을 기반으로 한 첨단산업 핵심소재단지 조성을 통해 소재·가공·활용 기업 유치 등 후방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도와 군은 광산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광미를 활용한 저탄소 소재 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자유특구 지정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김진태 도지사는 “상동광산이 32년 만에 다시 텅스텐 생산을 재개해 옛 명성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핵심광물 클러스터를 조성해 기업 유치부터 연구개발까지 아우르며 100% 해외 의존에서 100% 자급 체계로 변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스티븐 앨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영월 텅스텐은 한국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 차원에서도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된다"며 “상동 광산의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지속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고 말했다. 최명서 영월군수는 “첨단산업 핵심 소재단지 조성 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적 역할을 책임 있게 수행하고, 그 성과가 지역의 일자리와 산업 기반으로 이어지도록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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