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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호르무즈 위기와 에너지전환의 새로운 조건

중동 정세가 긴장되면서 국제 에너지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 통로 가운데 하나로, 이 해협을 통해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 해상 원유 거래량의 약 25%가 이동한다. 또한 세계 LNG 교역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지난다. 좁은 해협 하나가 원유와 천연가스를 동시에 연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르무즈는 세계 최대 에너지 요충지이자 대표적인 병목지점(chokepoint)으로 평가된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국제유가 상승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과거에도 국제 원유 가격은 여러 차례 급등했다. 1970년대의 석유위기는 공급 충격이 중심이었다. 산유국의 실제 공급 감소폭은 제한적이었지만 당시 국제 사회는 석유 의존도가 매우 높았고 대체 수단도 충분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국제유가는 단기간에 네 배 가까이 상승했다. 당시 위기의 핵심은 공급량 자체보다 공급 감소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었다. 반면 2008년 국제유가 급등은 다른 구조였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원유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고, 여기에 금융시장 자금이 유입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47달러까지 상승했다. 공급 감소보다 수요 확대와 금융 요인이 가격 상승을 주도한 사례였다. 즉 1970년대의 유가 상승은 공급 중심 충격이었다면, 2008년은 수요 압력이 원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현재의 상황은 이 두 사례와 모두 다르다. 공급 차질 가능성과 함께 공급망 전체의 불확실성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은 원유뿐 아니라 LNG 가격에도 영향을 준다. 중동산 LNG는 아시아 시장의 핵심 공급원이며, 이 경로가 흔들리면 한국과 일본, 중국 같은 LNG 수입국의 전력 생산 비용도 직접 영향을 받는다. 동시에 선박 보험료 상승, 우회 항로 확대, 운임 증가가 발생하면 석유화학 원료와 산업용 자재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움직인다. 즉 현재의 에너지위기는 특정 연료의 가격 문제가 아니라 원유, LNG, 해상운송, 전력 생산 비용, 산업 원료 가격이 함께 연결되는 복합적 에너지 시스템 충격이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외부 충격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다. 또한 우리 산업의 핵심인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자동차와 같은 제조업은 에너지 가격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같은 국제 연료 가격 상승이라도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는 생산비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난다. 국제 연료가격 상승이 산업 경쟁력 문제로 직결된다. 그러나 현재의 위기를 단기적인 공급 충격으로만 볼 수는 없다. 더 중요한 것은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전환이라는 장기적 과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이다. 최근 국제 에너지 논의에서 자주 등장하는 표현 가운데 하나가 에너지복원력(energy resilience)이다. 이는 단순히 연료를 더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공급망 충격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에너지 시스템 전체가 기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5년 「World Energy Outlook」에서 에너지 안보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에너지 시스템의 복원력이 에너지정책의 핵심 조건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복원력 있는 전환(resilient transition)이라는 개념도 중요해지고 있다. 탄소중립이라는 장기 목표는 유지하되, 외부 충격이 반복되더라도 전환 자체가 중단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저장장치, 송전망, 전략비축, 수입선 다변화가 함께 논의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반복되는 공급 충격 자체가 에너지전환의 필요성을 더 분명하게 만든다. 수입 화석연료 의존 구조는 외부 충격이 반복될수록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다. 반대로 국내에서 생산 가능한 전원과 전력망 유연성은 장기적인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Reuters 등 주요 국제 언론은 이번 호르무즈 해협 위기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냈으며, 에너지전환은 더욱 견고하게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수입 의존도가 높고 제조업 비중이 큰 경제에서는 공급 안정, 가격 관리, 산업 경쟁력, 탄소 감축이 동시에 고려될 수밖에 없다. 단기적 대응은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전환이라는 방향을 유지하면서 시스템의 복원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위기가 의미하는 것은 더 많은 연료를 확보하는 일에 머무르지 않고, 외부 충격 속에서도 전환의 방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더 정교하게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것이 이번 위기가 시사하는 에너지전환의 새로운 조건이다. ekn@ekn.kr

[기후 신호등] 전쟁이 몰고온 고유가…탄소 배출 늘릴까,  줄일까?

지난달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보름을 넘겼지만 여전히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세계적으로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에 비상이 걸렸고, 유가도 배럴당 100달러 안팎까지 치솟고 있다. 이처럼 유가가 급등할 경우 탄소 배출량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가격이 오르면 소비가 줄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어들 것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은 반드시 그렇지만 않다. 유가 급등이 탄소 배출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최신 연구들은 상반된 수치들을 내놓고 있다. 원유 가격의 상승이 반드시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진다는 낙관론을 넘어 각국의 에너지 의존도와 경제 구조에 따라 탄소 배출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가와 온실가스 배출량 사이에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해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살펴본다. ◇고유가가 견인하는 탄소 감축: 가격 기제의 실질적 효과 많은 연구는 유가 상승이 화석 연료 소비를 억제하고 대체 에너지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강력한 가격 기제로 작용함을 수치로 증명하고 있다. 중국 구이저우 재경대학교 연구팀은 2024년 '에너지(Energy)'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중국의 1990-2019년 데이터를 모델로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원유 가격이 1% 상승할 때 탄소 배출량은 단기적으로 0.351%, 장기적으로는 0.13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고유가가 기업과 가계의 에너지 소비 행태를 즉각적으로 변화시키고, 장기적으로도 중국의 탄소 배출 수준에 유의미한 부정적(감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중국 하이난 대학교 연구팀이 2023년 '환경 과학과 오염 연구 (Environmental Science and Pollution Research (ESPR))'에 게재한 논문은 교통 부문에 집중했다. 이 연구는 유가가 1% 상승할 때 교통 부문의 탄소 배출 강도가 단기적으로는 0.121%, 장기적으로는 0.141% 감소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특히 고유가가 혁신적이고 에너지 효율적 기술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면서, 가계가 유류 차량에서 전기차와 같은 대체 수단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게 만들고, 그 결과 장기적으로 감축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중국 베이징 이공대학교 연구팀이 2022년 같은 저널(ESPR)에 발표한 유럽 30개국 대상 연구에서도 유가 상승의 '긍정적' 영향이 확인됐다. 회귀 분석 결과, 유가가 1% 상승할 때 전체 탄소 배출량은 약 0.0036%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가 상승 시 소비자들이 즉각적으로 탄소 배출이 적은 대체 에너지원으로 이동해 결과적으로 전체 배출량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 수치는 작아 보이지만, 유럽 전역의 에너지 소비 규모를 고려할 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또한, 중국 창저우 정보직업기술대학 연구팀은 지난 2018년 '자연과 사회에서의 이산 동역학 (Discrete Dynamics in Nature and Society)'에 미국 사례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유가 상승이 탄소 배출량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킨다는 점을 증명했다. 고유가가 석유 수요의 증가 속도를 늦추고 에너지 구조에서 석유의 비중을 낮춰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연료 대체와 산유국의 역설: 탄소 배출이 급증할 위험성 반면, 고유가가 오히려 환경에 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경고도 만만치 않다. 유가 상승 시 비싼 석유 대신 저렴하지만 탄소 집약도가 높은 '석탄'으로 에너지를 대체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튀니지 젠두바 대학교 연구팀이 지난 2018년 '경제학 회보(Economics Bulletin)'에 게재한 논문은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준다. 이 논문에서 제시한 중국의 사례를 보면, 유가가 1% 상승할 때 탄소 배출량은 단기적으로 25%, 장기적으로는 무려 49%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중국은 석탄에 크게 의존하는 산업 구조여서 유가가 치솟을 경우 자국에 풍부한 석탄으로 에너지를 급격히 대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석탄 소비가 1% 증가할 때 탄소 배출량은 112% 폭증하는 상관관계가 관찰되기도 했다. 유가 상승은 결과적으로 배출량이 유가 하락 시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 구조에 따른 차이도 극명하게 나타난다. 나이지리아 라피아 연방대학교 연구팀이 2023년 '자원 정책(Resources Policy)'에 발표한 아프리카 30개국 대상 연구에 따르면, 석유 순수입국에서는 유가 1% 상승 시 탄소 배출량이 0.081% 감소하지만, 석유 수출국에서는 오히려 탄소 배출량이 0.038% 늘리는 결과를 낳았다. 연구팀은 석유 수출국에서는 유가 상승이 국가 수입 증대와 경제 성장을 더 늘리는 자극제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자원 부국인 카자흐스탄의 사례는 더욱 뚜렷하다. 카자흐스탄 알-파라비 국립대학교 연구팀이 지난해 '에너지 경제학과 정책 국제 저널 (International Journal of Energy Economics and Policy)'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유가가 1% 상승할 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단기적으로 0.373%, 장기적으로 1.55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제 성장은 탄소 배출량을 단기 0.101%, 장기 0.424%만큼 동시에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원 수출 의존도가 높은 카자흐스탄에서 유가 상승이 경제 발전에는 긍정적이지만, 탄소 배출량 역시 동시에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 상승의 '원인'과 '내부 역량'에 따른 차별화된 결과 유가 상승 그 자체보다 상승의 원인과 기업의 대응 능력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단순히 유가의 높고 낮음보다, '왜 유가가 올랐는가'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칠레 산 세바스티안 대학교 연구팀은 2024년 '에너지 리포츠(Energy Reports)'에 발표한 연구에서 유가 상승의 원인을 두 가지로 구분한 뒤 온실가스 배출량을 분석했다. 공급 감소로 인해 유가가 10% 급등할 경우(공급 충격), 당해 연도 탄소 배출량은 1.3% 감소하고 2년 뒤에는 1.8%까지 감축 효과가 확대됐다. 그러나 세계 경제 호황에 따른 수요 증가로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수요 충격)에는 오히려 당해 연도 배출량이 2.4%, 2년 뒤에는 8.9%까지 대폭 증가하는 상반된 결과가 나타났다. 경제 활동 자체가 팽창하면 유가가 상승해도 탄소 배출량은 오히려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 하일 대학교 연구팀은 2023년 '에너지 (Energy)'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고유가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촉발하는 규모를 수치화했다. 논문에서는 유가 상승 시 중국의 재생 에너지 소비는 단기적으로 28%, 장기적으로는 232%나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우 유가 상승이 단기적으로 석탄 소비를 자극해 탄소 배출이 일시 늘어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저탄소 구조로의 체질 개선을 강력히 이끌게 된다는 점을 입증했다. 중국 칭다오 대학교 연구팀이 2022년 '자원 정책'에 발표한 논문은 유가와 같은 외부 가격 변수보다 '인적 자본 효율성(human capital efficiency, HCE)' 같은 내부 역량이 탄소 감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HCE가 1단위 높아질 때 유가 변동 주기와 상관없이 탄소 배출량은 0.567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숙련된 인적 자원을 보유한 기업일수록 고유가 상황에서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더 중요하게 고려해서 효율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가 주기와 관계없이 탄소 배출을 줄이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국내에서도 석탄화력발전 가동률 높아질 수도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1일 김성환 장관 주재로 에너지대책 점검 회의를 열고,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원자력발전과 석탄화력발전 가동률을 높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원전의 경우 현재 15기(설비용량 16.45GW)가 가동 중인데, 이달 내로 2기를 재가동하고, 5월 중순까지 추가로 4기를 재가동할 계획이다. 특히 LNG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는 경우 석탄발전 가동률도 높일 방침이다. 3월 말까지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이어서 주중에는 전체 60기의 석탄발전기 중 15기의 출력을 80%로 낮추고 있고, 주말에는 최대 29기까지 발전기를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기후부는 향후 황사와 미세먼지 영향이 적은 시기에는 석탄발전 가동률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후부는 미세먼지 오염을 줄이기 위해 저유황탄 사용과 대기오염방지시설의 가동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석탄화력발전 가동률을 높일 경우 LNG 발전소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이 30~50% 증가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편, 기후부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올해 재생에너지 보급·융자 사업예산을 신속히 집행하고, 재생에너지 설비의 조기 가동을 위해 사업의 인허가 및 계통연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장의 어려움을 관계기관과 협력하여 신속히 해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유가 배럴당 100달러 돌파, 온실가스 감축의 기회인가? 다양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결론을 내린다면,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고유가 상황은 대체로 온실가스 감축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가능성이 크다. 높은 비용 부담은 화석 연료 소비에 대한 강력한 억제책이 되고, 재생 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기술에 대한 투자 수익성을 높여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럽과 첨단 교통 시스템을 갖춘 지역에서는 1% 유가 상승 시 0.003%에서 0.14% 수준의 배출량 감소가 실질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공급 부족에 따른 유가 급등 시에는 최대 1.8% 수준의 누적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수치는 고유가가 환경에 주는 혜택을 방증한다. 하지만 배럴당 100달러라는 가격이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무엇보다 유가 상승이 석탄 사용의 폭증으로 이어지는 '역행적 연료 대체'를 막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 탄소세 등과 같은 규제를 도입하거나, 재생에너지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 같은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산유국들이 고유가로 얻은 막대한 부를 다시 화석연료 시추가 아닌 재생 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국제적 공조도 병행돼야 한다. 결국 100달러의 유가는 탄소 감축을 위한 강력한 '채찍'이 될 수 있지만, 그 효과는 각국이 보유한 기술 혁신 역량과 인적 자본의 효율성에 의해 결정될 수밖에 없다. 국가든, 기업이든 유가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 “LNG 수급 최우선…전기요금에 영향 미치지 않게 할 것”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미국·이란 전쟁에 대비해 전사 비상경영체계를 전격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스 공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가스공사는 12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제8회 KOGAS 포럼'을 개최했다. 최 사장은 포럼 인삿말에서 “최근 중동 사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당시와 같은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또다시 재현될지 모른다는 공포와 우려가 번지고 있다"며 “전사 비상경영체계를 전격 가동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천연가스 공급 중단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정적인 공급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스공사의 LNG 의무 비축량은 일평균 사용량의 9일분이다. 원유 비축량 208일분보다 현저히 적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영하 162도로 냉각해 보관해야 하는 LNG 특성상 많은 물량을 저장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다만 LNG는 중동 외에도 수입원이 다양화돼 있다. 또한 현재는 봄철로 접어들면서 LNG 수요가 비교적 적어지는 시기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약 20%다. 국내 LNG 도입 물량은 장기계약이 약 80%, 현물이 20%로 부족 물량을 현물로 보충하는 구조다. 가스공사는 이같은 여건 등을 고려해 LNG 물량 부족이 전기요금 인상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최 사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가스공사는 안정적인 가스 공급을 통해 국민 생활의 편익 증진과 공공복리 향상에 이바지한다는 설립 취지 아래 ESG 경영의 토대를 다져왔다"며 “AX(인공지능 전환)와 GX(녹색 전환) 등 시대적 대전환 속에서도 ESG 경영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가스공사의 ESG 경영 강화를 위해 환경교육 확대와 CCUS(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 개발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최고가격제 첫날, 기름값 억제효과는 최고…뒷감당은 걱정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13일 전국 기름값이 리터당 20원 넘게 하락하면서 효과를 보였다. 다만 국내 기름값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거래가격은 크게 올라, 정유사 손실을 보전해주는 정부의 금액도 상당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L)당 1873원으로 전날보다 26원 하락했다. 같은 시각 경유 가격은 1884원으로 전날보다 35원 하락했다. 서울 지역 기름값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1896원으로 전날보다 31원 떨어졌고, 평균 경유 가격은 1890원으로 전날보다 46원 떨어졌다. 정부는 이날 0시부터 정유사의 공급가격을 제한하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했다. 최고가격은 휘발유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실내 등유 1320원으로 지정했다. 향후 중동 상황과 유가 동향 등을 살펴 2주 단위로 최고가격을 재지정할 예정이다. 중동 전쟁으로 지난달 28일부터 급격히 오른 기름값은 지난 9일을 정점으로 나흘 연속 하락했다. 정부가 제시한 1차 최고가격은 정유사가 제출한 평균 공급가격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 11일 기준 평균 공급가격과 비교하면 휘발유는 리터당 109원(1833원→1724원), 경유는 218원(1931원→1713원), 등유는 408원(1728원→1320원) 각각 낮다. 최고가격 산정은 '기준가격 × 변동률 + 제세금' 방식으로 이뤄졌다. 기준가격은 국제유가 급등 이전인 2월 마지막 주의 정유사 세전 공급가격을 적용했다. 평시 가격을 기준으로 삼아 가격 안정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여기에 아시아 석유제품 시장의 기준 가격으로 활용되는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MOPS)의 최근 2주간 변동률 평균을 반영해 변동률을 계산했다. 이후 교통·에너지·환경세와 부가가치세 등 각종 세금을 더해 최종 상한선을 확정했다. 최고가격제로 국내 기름값은 낮아졌지만, 국제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어 그 손실만큼 정부가 정유사에 보전해주는 금액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기름값의 벤치마크인 싱가포르 거래가격은 12일 기준 배럴당 휘발유(옥탄가 92론) 130.12달러로 전날보다 11.4% 올랐다. 경유(황함량 0.001%)는 194.5달러로 전날보다 18.2% 올랐다. 여기에 환율까지 적용돼 국내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최고가격제로 정유업계가 손실을 보았을 경우 회계, 법률, 교수 등 석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통해 분기별로 손실액을 보전할 계획이다. 각 정유사가 손실액을 계산하면 회계법인이 검증해 정산위원회에서 최종 확정하는 방식이다. 다만 유가 하락 시점에는 정유사가 최고가격 덕분에 이익을 얻는 구간도 생길 수 있으므로 수익·손실을 따져 사후 정산할 방침이다. ※ 이 기사는 에너지경제신문이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개발한 'AI 뉴스 어시스턴트' 시스템과 기자의 협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데이터의 정밀성과 현장 취재를 결합해 보다 신뢰도 높은 뉴스를 제공합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기름값 폭등에 정부 칼 빼들어…최고가격제 13일 0시부터 시행

정부가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급등한 국내 기름값을 잡기 위해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한다. 정유사가 주유소 등에 공급하는 석유제품 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방식으로 급격한 유가 상승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1차 최고가격은 리터(L)당 보통휘발유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으로 정해졌다. 정부는 이와 함께 석유제품 매점매석을 금지하는 고시도 동시에 시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국내 석유 수급 차질을 방지하고 전국 주유소 가격 모니터링을 강화해 가격 교란 행위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석유제품 가격 안정 방안'을 발표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관보 게재 절차를 거쳐 13일 0시부터 시행된다. 정부가 시장 가격에 직접 개입하기로 한 것은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과거와 달리 국내 가격에 상승분이 거의 즉각적으로 반영되며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전날인 지난달 27일 이후 국내 휘발유 가격은 이날 오전 7시 30분 기준 리터당 약 200원 상승했고, 경유 가격도 300원 이상 뛰었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3월 들어 국내 석유제품 가격 상승폭이 비정상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정부가 제시한 1차 최고가격은 정유사가 제출한 평균 공급가격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 11일 기준 평균 공급가격과 비교하면 휘발유는 리터당 109원(1833원→1724원), 경유는 218원(1931원→1713원), 등유는 408원(1728원→1320원) 각각 낮다. 최고가격 산정은 '기준가격 × 변동률 + 제세금' 방식으로 이뤄졌다. 기준가격은 국제 유가 급등 이전인 2월 마지막 주의 정유사 세전 공급가격을 적용했다. 평시 가격을 기준으로 삼아 가격 안정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여기에 아시아 석유제품 시장의 기준 가격으로 활용되는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MOPS)의 최근 2주간 변동률 평균을 반영해 변동률을 계산했다. 이후 교통·에너지·환경세와 부가가치세 등 각종 세금을 더해 최종 상한선을 확정했다. 양 실장은 “국제 가격이 급등할 때 국내 가격에 너무 빠르게 반영되는 부분을 완화하려는 것"이라며 “가격을 단순히 억누르는 정책이 아니라 정부가 개입해 가격 변동성을 줄이고 소비자들에게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최고가격은 국제 유가 흐름을 반영해 2주 단위로 다시 계산해 조정된다. 적용 대상은 보통휘발유, 경유, 등유 등 생활과 밀접한 석유제품이다. 소비층이 제한적인 고급휘발유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전국 1만300여개 주유소의 가격 구조가 지역·경영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 일률적인 판매가격 규제가 어렵다고 보고 주유소 판매가격이 아니라 정유사의 공급가격을 관리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대신 주유소 가격에 대한 감시는 더욱 강화된다. 정부는 카드 결제 데이터 등을 활용해 하루에도 여러 차례 전국 주유소 판매가격을 수집·분석하고 있다. 양 실장은 “특별히 가격이 튀는 업체를 집중 감시하면 충분히 가격 관리가 가능하다"며 “시민단체와 함께 석유공사 오피넷이나 내비게이션 등을 통한 가격 공개를 강화하고, 저렴하고 품질 좋은 '착한 주유소' 공표 제도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1년새 크게 오른 비철금속 가격, 중동 전쟁에 수급 불안까지

구리와 알루미늄, 니켈 등 주요 비철금속 가격이 지난 1년 사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중동 전쟁 여파까지 겹치면서 공급 불안과 에너지 비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며 금속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한국광해광업공단과 런던금속거래소(LME) 자료에 따르면 구리 가격은 지난해 3월 톤당 8825달러에서 올해 3월 1만2920달러로 약 46%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가 본격화되며 9000달러대에서 그해 10월에는 1만1000달러를 돌파했고, 올해 1월 19일에는 1만3844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알루미늄 가격 역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3월 11일 톤당 2725달러였던 현물 가격은 올해 3월 10일 3402.5달러로 약 24.8% 상승했다. 지난해 4월 22일 2285달러로 저점을 기록한 뒤 같은 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로 전환했고, 지난해 12월에는 3000달러를 넘었다. 니켈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저점을 찍은 뒤 반등했다. 지난해 11월 1만4125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올해 1월 9일에는 1만8450달러까지 급등했다. 이후에는 평균 1만7000달러대 수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아연 가격도 회복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해 4월 초 톤당 250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가격은 2026년 3월 약 3300달러 수준으로 상승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3487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하며 3000달러대를 유지했다. 주석 가격은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상반기 톤당 3만~3만500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던 가격은 지난해 10월 이후 상승세로 전환해 올해 1월 22일 5만6600달러까지 급등했다. 이후에는 5만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안정 구간에 들어섰다. 최근 금속 가격 상승은 중동 정세 불안과도 맞물려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이어지면서 원자재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알루미늄 시장은 중동 상황에 민감하다. 중동은 전 세계 알루미늄 생산량의 약 8%를 차지하고 있는데,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원료인 보크사이트와 알루미나 수입과 생산제품의 수출이 모두 막힌 상황이다. 중동 주요 생산업체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바레인의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바(Alba)는 연간 약 160만톤을 생산하는 세계적인 제련소로 최근 일부 고객에게 공급 중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에미리츠 글로벌 알루미늄(EGA) 역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따른 원료 수입 차질 우려가 제기된다. 구리 시장에서도 전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란은 세계 10위권 규모의 구리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로, 주요 광산인 사르체슈메(Sarcheshmeh) 광산이 전쟁 여파로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너지 가격 상승도 금속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구리는 채광 이후 제련 과정에서 전력 소모가 많은 금속으로, 에너지 비용 상승이 생산 단가를 크게 끌어올린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커지면서 LNG 가격도 급등했다. 네덜란드 TTF 거래소 LNG 선물 가격은 이틀 만에 약 85% 상승해 MWh당 60유로를 넘어섰고, 동북아 LNG 현물 지표인 JKM 역시 100만 BTU당 15달러대를 기록했다. ※ 이 기사는 에너지경제신문이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개발한 'AI 뉴스 어시스턴트' 시스템과 기자의 협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데이터의 정밀성과 현장 취재를 결합해 보다 신뢰도 높은 뉴스를 제공합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안전자산’ 금값 79%, 은값 172% 상승…중동 전쟁에서 반대 양상

달러 가치 하락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에 따라 금·은·백금 등 주요 귀금속 가격이 지난 1년 사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만 최근 중동 전쟁 국면에서는 전통적인 '전쟁→금값 상승' 공식이 흔들리는 모습도 나타났다. 전쟁 확전 국면에서는 달러 강세와 금리 상승 우려가 겹치며 금값이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았지만, 최근 전쟁 완화 기대가 나오면서 다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한국광해광업공단 자료 등에 따르면 금 가격은 지난해 3월 11일 온스당 2916.9달러에서 올해 3월 10일 5209.7달러로 상승했다. 약 1년 동안 78.7%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은 가격은 32.55달러에서 88.53달러로 172% 급등했으며, 백금 역시 단기간 두 배 가까이 오르는 등 귀금속 전반이 강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금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 속도가 가팔라졌다. 지난해 2분기 평균 가격은 온스당 3050.2달러였으나 3분기에는 3400.8달러로 11.5% 상승했다. 이어 4분기 평균은 4250.6달러로 25% 증가했고, 올해 1분기 평균은 5050.1달러로 다시 18.8%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9월 이후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9월 초 3000달러대 초반에서 10월 중순에는 4000달러를 돌파하며 약 33% 상승했다. 올해 2월에는 온스당 5306.95달러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은 가격은 귀금속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3월 11일 온스당 32.55달러였던 런던 은 고시가격은 올해 3월 10일 88.53달러로 1년 만에 172% 상승했다. 지난해 5월부터 8월 사이 가격은 약 120% 급등했고, 8월 20일에는 118.45달러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올해 1월 6일 74.65달러까지 하락하며 약 37% 조정을 받았다. 최근에는 80~90달러 범위에서 가격이 움직이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백금 가격 역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해 9월 말 온스당 1420달러를 기록하며 6개월 사이 약 44.8% 상승했고, 이후 상승세가 이어지며 올해 1월 초에는 2902달러까지 올랐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 초까지 가격은 1400달러에서 2900달러로 약 107% 상승했다. 이후에는 조정세가 나타나며 2200달러대로 내려왔다. 귀금속 가격은 최근 중동 전쟁 국면에서 전통적인 안전자산 흐름과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였다. 기존에는 안전자산 선호에 따라 귀금속 가격이 오르는 흐름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귀금속 가격이 일시적인 조정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조기에 끝내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일부 완화됐다. 이에 달러 자금이 일부 귀금속 시장으로 되돌아오며 다시 가격 반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에너지안보 점검] “수소댐 지어 에너지 위기 돌파하자”

대규모로 수소를 생산·저장해 필요할 때 공급하자는 '수소댐' 아이디어가 제기됐다.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으면서 수소가 재생에너지를 보완하고 원유·가스를 대체할 연료로 부각되고 있다. 민간기업들은 수소경제 육성을 위해 국회에 수소사업법 통과와 정부의 더 많은 지원 요청했다. 국회수소경제포럼과 한국수소연합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수소경제 민간투자 지속·확대를 위한 정책 방향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재훈 한국청정수소진흥연구원 사무국장은 토론회에서 '민간 주도 전국 주요 거점 내 수소댐 구축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수소댐은 물을 저장해 필요할 때 생활·산업용수로 공급하는 댐처럼 수소를 저장·활용하자는 개념이다. 구체적으로 재생에너지 또는 원자력 발전 전기를 받을 수 있는 주요 거점에서 전기를 수소로 변환해 저장한다. 이후 수소댐에 저장한 수소를 철강 생산·석유화학 플랜트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등에 공급할 수 있도록 수소망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철강·석유화학 산업과 LNG 발전소가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사용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 사무국장은 “석탄발전 폐쇄와 LNG 발전 감축에 대비해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해 수소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삼성물산, 두산퓨얼셀, 포스코홀딩스, 현대차 등 수소 관련 민간기업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수소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지난 1월 17일 이종배·정태호 의원 등 총 24명의 의원이 발의한 '수소 및 수소화합물 사업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해당 법안은 수소경제 육성과 수소 운송·활용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수소는 아직 경제성이 부족한 만큼 수소산업에 대한 조세특례와 수소 생산용 전기요금 할인 등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수소 생산 기업이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전력을 안정적으로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그린수소의 생산비용은 kg당 1만7300원인 반면 화석연료 기반 회색수소는 약 7000원 수준이다. 김 교수는 시장 보호와 생산세액공제 등을 통해 생산비를 kg당 1만원 수준까지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수소특화단지 추가 지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소특화단지는 수소 산업 관련 기업과 지원 시설을 한곳에 모아 집중 육성하는 지역으로 수소댐과 유사한 개념의 산업클러스터다. 현재 강원 동해·삼척과 경북 포항이 지정돼 있으며 추가로 신규 5곳을 선정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종배 국회수소경제포럼 공동대표의원은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요동치면서 에너지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며 “수소는 재생에너지 못지않게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민간의 장기적인 투자가 국가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청와대가 에너지 위기관리 컨트롤 타워돼야 한다

이란전쟁이 길어지면서 중동산 원유와 기타 산업용 원자재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우리 주력산업인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원료가스, 비료 생산용 암모니아, 석유화학 원재료 등이 중동 국가에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태를 대비한 정부 차원의 전략이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장 이란전쟁와 관련해 반도체 기업들이 사용하는 가스 수급이 문제다. 헬륨가스는 반도체 핵심인 웨이퍼를 냉각하는데 사용된다. 지난해 국내 수입량의 65%가 호르무즈 해협쪽에 있는 카타르에서 공급 받았다. 그런데 최근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플랜트 시설이 이란의 공격을 받아 멈췄다. 이 뿐만 아니라 농업분야에서 사용되는 질소 비용인 암모니아와 인산비료의 원료인 황의 주요 수출국은 대부분 중동 국가들로 원유와 LNG를 정제하고 처리하는 과정의 부산물로 생산된다. 요소 수출량의 35%, 황의 45%가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한다. 더 중요한 것은 석유화학의 핵심 원재료인 나프타 수입이다. 국내 나프타 재고는 1개월 물량도 안된다. 석유화학은 통상 원유를 정제해 제조한 나프타를 NCC(나프타 분해 시설)에 투입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한다. 그런데 최근 2~3년 간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에틸렌 가격이 급락해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구조조정이 단행 되었다. 국내 나프타 공급량 중 절반은 국내 정유사가 생산하고 나머지를 수입하는데. 수입량 절반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들어온다. 문제는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대책으로 첫째, 다변화가 필요하다. 중동 아닌 미국이나 인도 등에서 확보하는 외교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국내 나프타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 이번 이란전쟁이 우리나라 수출을 견인해 온 반도체, 석유화학, 배터리 등의 성장에 비상등이 켜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와 기업은 중동 위기가 길어지고 원료 생산 시설이 파괴되는 상황과 이 후 복귀까지를 대비해 제1, 제2 전략 뿐만 아니라 단기, 중기, 장기 마스터 플랜도 마련되어야 한다. 또 정부는 이번 이란전쟁에서 원유 수급과 가격 상승에 따른 대책만을 집중해 생각하는데 자세히 보면 가스 도입도 문제다. 가스는 국내 전력 생산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전력망을 떠받치는 LNG 공급망이 문제다. 국내 전력 시스템의 상당 부분은 수입 LNG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계약된 물량의 가스가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 전력사들은 가격이 급등한 현물시장에서 대체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가스 발전은 가정용 뿐만 아니라 반도체 제조, 첨단 전자제품 생산과 데이터센터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당장은 전력 비축 물량과 LNG 교역의 가격 탄력성이 공급 차질의 기간을 제한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란전쟁이 장기화 되면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취약성은 원유 뿐만 아니라 가스에도 있는 만큼 전력망과 산업 엔진을 움직이는 가스 공급에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자동차의 경우 중동 내 판매 감소 및 물류 불안으로 수출 차질이 예상되며 연료비 급등으로 인한 자동차 판매 감소도 우려된다. 항공 분야는 중동 항공사 운항 중지로 유럽행 항공 노선 공급석 감소가 우려 되며, 특히 유류비 증가로 항공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이번 이란전쟁으로 우리나라 에너지 위기관리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이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에너지 기능을 이관 받은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움직임은 산업통상부 만큼 크게 움직임이 없다, 이는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급 및 안보 업무는 산업통상부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란전쟁 이 후 산업부는 긴급 대책반을 가동해 석유와 가스 수급 상황을 비롯한 비축유 방출 및 대체 물량 도입 등 에너지 전반의 현안을 챙기고 있다. 하지만 기후에너지부는 잘 보이지 않는다. 기후에너지부가 이재명 정부의 부처 조직개편에서 기후와 환경, 에너지 정책 등을 총괄하는 공룡 부처로 출범 했지만 이란전쟁 같은 상황이 발생할 시 에너지 위기관리 대응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석유.가스 등 자원산업과 원전 수출 정책 기능은 산업부에 남겨 놓았기 때문이다. 이란전쟁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우리나라로서는 매우 중요한 현안 문제다. 봉쇄가 장기화 될수록 에너지 수급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따라서 정부는 현상황을 비상사태로 인식하고 청와대가 직접 컨트롤 타워가 돼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문 총력 대응 체제를 갖춰야 한다. 정부의 발빠른 대응만이 이번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 ekn@ekn.kr

[EE칼럼] 작금의 중동사태와 IEA의 원유비축 요구량이 90일분인 이유

허은녕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전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잘 알고 있는 아일랜드 소설가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다. 멀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던 4년 전에, 그리고 가깝게는 작년 6월에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했을 때, 지금과 같은 사태가 있을 것은 예견된 것이었다. 전쟁 전문가들 말대로 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고 언제, 어떻게 벌어질 것인지의 문제였다. 당장에 우리 군의 참전 문제나 국민의 직접적인 피해가 있지는 않으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및 전쟁의 장기화로 인한 피해는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그러면 그동안 잘 준비하고 있었나? 먼저,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을 보자. 2025년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약 69%로 숫자로는 낮은 숫자는 아니지만 일본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90%를 넘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0여 년간 미국산 셰일가스/석유 및 카자흐스탄 원유 등의 수입을 늘려 온 반면 일본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린 탓에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의 장기화로 다시 중동에서 수입량을 늘려야 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도 마찬가지로,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2021년에는 60% 아래로 까지 떨어졌었으나 지난 4년 동안 70% 수준으로 다시 올라온 것이다. 미국산 원유 가격이 유럽이나 중동산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저렴하기에 우리나라의 미국산 원유 도입 증가는 중동 의존도도 줄이고 동시에 도입 가격도 낮출 수 있었던 좋은 정책이었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국가들이 앞다투어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리자, 그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원유 비축분은 얼마나 있을까?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선진 각국 (또는 수입국) 에 90일분의 원유를 비축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일 우리나라의 원유 비축량은“정부 비축량 7천648만 배럴과 민간 업계 비축량 7천383만 배럴을 합치면 즉시 사용 가능한 물량이 약 1억 5천700만 배럴 수준"이라고 발표하였다. 정부 비축량과 민간 비축량이 대략 각각 85일분, 80일분, 합하면 165일분이다. 정부와 민간을 합친 전체 원유 비축량이 거의 6개월분에 다다르고 있으니 단기적인 전쟁으로 인한 충격은 충분히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다. 정부는 추가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양을 합치면 약 208일분의 원유가 사용 가능하다고 발표하였다. 일본은 어떨까? 일본은 정부 규정으로 국가 원유 비축량이 145일 수준이며, 석유회사들은 9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원유를 비축하여야 한다. 언제나 235일분의 비축이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 이후 밝힌 일본의 비축량은 254일분이다. 대만은 120일분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하지만 2023년 3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정부 비축량은 IEA 기준으로 106일분이었다. 일본은 129일분, 독일은 116일분을 비축하고 있었다. 지난 3년 동안 우리나라의 정부 비축분 원유량이 무려 20일분가량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중동 의존도 및 원유 비축량은 분명 세계 최고의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히 안전한 수준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의 추세는 더욱더 안전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였음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 그리고 여러 학술 분석에 따르면, 1980년대 2차 석유 위기를 불러온 이란-이라크 전쟁과 같은 중동 산유국 간에 벌어지는 장기적인 전쟁이 아니라면, 전쟁으로 인한 국제 석유 시장 가격의 급등은 짧게는 1개월, 길게는 3개월 정도일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1990년 걸프전쟁,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경우 모두 전쟁 발발 2~3개월 안에 국제원유 가격이 기존의 수준으로 회복하였다. 이는 세계에 원유를 수출하는 국가가 중동 국가들 이외에도 많기 때문이다. 조금 시간이 걸리지만, 그리고 조금 더 비싸겠지만, 순차적으로 다른 국가로 수입원을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다른 양이 아닌 90일분의 원유를 비축할 것을 권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 당장 충분한 것 같지만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우리의 상황이 되지 않으려면 잘 나갈 때 더욱 더 잘 준비하여야 한다. 우물쭈물하다가는 큰코 다친다. 우리 국민이.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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