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정수소발전시장(CHPS) 입찰 개설이 임박한 가운데, 연료전지 중심의 일반수소발전시장은 재개 가능성이 커지는 반면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 기반 수소혼소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와 전력당국은 지난해 돌연 중단했던 CHPS 입찰을 6월 선거 이후 재개하는 방향으로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해 전체 물량과 조건이 크게 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고, 석탄·암모니아는 물론 LNG·수소혼소까지 대상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업계 혼란은 여전한 분위기다. ◇지난해 마감 직전 취소…1년 가까이 재설계 CHPS(Clean Hydrogen Energy Portfolio Standards)는 정부가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연료인 수소 기반의 발전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한 경쟁입찰 제도다. 다만 초기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청정수소발전 외에 화석연료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일반수소발전 시장도 운영하고 있다. 청정수소발전 시장은 재생에너지 수전해를 통해 생산한 그린수소 등 탄소배출이 없거나 적은 청정수소를 활용한 발전이 대상이며, 대형 LNG 발전소의 수소 혼소·전소 사업 등이 포함된다. 반면 일반수소발전 시장은 LNG 개질수소나 부생수소 등을 사용하는 연료전지 중심 시장으로, 국내 연료전지 산업 생태계와 직결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CHPS 입찰은 지난해 10월 입찰이 열렸으나, 정부와 전력당국이 마감 직전 돌연 공고를 철회하고 입찰 구조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재검토 원인은 15년 장기 보상 구조가 정부의 '2040년 석탄화력 퇴출' 로드맵과 충돌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석탄발전 암모니아 혼소 방식이 낙찰될 경우 계약기간이 2040년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정부 내부에서는 석탄·암모니아 혼소 비중 축소와 LNG 기반 수소혼소 제한 여부 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고, 청정수소 중심으로 시장 구조를 다시 설계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청정수소의 기준을 국내에서 생산한 그린수소로 제한하고, LNG 수소혼소도 배제하기로 했다고 알려지는 등 업계 충격이 컸다. 이후 약 1년 가까이 청정수소 기준과 입찰 구조를 둘러싼 재조정 논의가 이어져 왔다. ◇일반수소는 재개 가능성…물량은 축소 전망 현재 시장에서는 이번 입찰에서 일반수소발전 시장이 포함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연료전지 업계는 물론 김소희 의원 등 국회에서도 산업 생태계를 위해 일반수소발전 시장 개설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올해 설비용량은 200메가와트(MW)안팎으로 예년 수준으로 거론된다. 연료전지업계에서는 시장 자체가 다시 열리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입찰 취소 이후 신규 사업 추진과 발전사업 허가 절차가 사실상 멈췄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자체가 장기간 열리지 않으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커졌었다"며 “일반수소발전 시장 재개 여부가 업계 생존과 직결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청정수소발전시장은 청정수소 입찰 물량 자체가 당초 계획 대비 크게 축소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특히 수소혼소보다는 전소 방식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관련 사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그동안 포스코인터내셔널 인천복합 3·4호기, 동서발전 울산복합 1·2호기 등은 수소혼소를 전제로 노후 LNG 발전소 개선과 용량 확대를 검토해왔다. 하지만 혼소 시장 개설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사업 방향 재검토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소혼소까지 입찰 대상에 포함되더라도 청정수소 기준을 국내생산 그린수소로 제한할 경우 사실상 생산지인 제주도 이외에는 그린수소를 이용한 혼소 발전이 불가능할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최종적으로 입찰이 무산되거나 규모가 지나치게 축소될 경우, 신규 투자나 용량확대 대신 기존 설비를 보수해 계속 운영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간 LNG 증설 사실상 어려워질 수도" 일각에서는 이번 CHPS 재편 방향이 장기적으로 민간 LNG 발전 투자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소혼소 기반 신규·증설 시장이 사실상 막힐 경우 민간 노후 LNG 발전소들의 대체·확대 투자 역시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공기업이 추진 중인 노후 석탄발전의 LNG 전환 사업은 별도 입찰 절차와 무관하게 기존 계획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반복되는 제도 변경과 입찰 지연으로 정책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소산업은 초기 시장인 만큼 예측 가능한 정책이 중요한데, 시장 규모와 조건이 계속 바뀌면서 사업자들의 투자 판단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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