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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사고 작업업체 코리아카고 “사고 원인 몰라”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가 붕괴하면서 7명이 숨진 가운데 사고 당시 발파 해체 작업을 맡았던 코리아카코가 15일 “사고 원인을 추정하기 어려워 답답하다"고 밝혔다. 이날 코리아카코는 울산화력발전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지 9일 만이다. 코리아카코는 보일러 타워 4·5·6호기 해체공사 시공사인 HJ중공업이 발파 해체 작업 도급을 내준 업체다. 석철기 코리아카코 대표는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예상치 못한 비극을 겪는 유가족께 무거운 마음으로 사과와 위로를 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석 대표는 “유가족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수사기관 요청을 포함해 원인 규명에 필요한 절차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코리아카코 측은 취재진 질의에 대해 '수사 중이어서 답변이 곤란하다'고 말하는가 하면, 일부 사안에 대해선 부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추정하는 사고 원인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추정할 수 없어 우리도 답답하다"고 답했다. '위험한 작업에 왜 정직원은 1명 뿐이고, 나머지는 계약직이 투입됐느냐'는 질문에 “평소 우리 직원들과 지속해서 일했던 기능공들이고, 일부 일용직은 화재 감시나 신호 등 업무를 맡았다"고 주장했다. 또 “사고 당시 타워 25m 지점에서는 일부 취약화 작업(대형 구조물 철거 때 목표한 방향으로 쉽게 무너질 수 있도록 기둥과 철골 구조물 등을 미리 잘라놓는 것)과 함께 방호재를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며 “시공은 구조검토서대로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와이어를 연결한 전도 공법이 안전 측면에서 낫다는 의견이 있다'는 비판에 대해선 “와이어는 사람이 설치하기 위해 대상물에 직접 올라가고 다가가야 해서 발파 해체 공법이 훨씬 안전하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또 회사 측은 '왜 (하부 기둥이 아닌 높이) 25m 지점에서 취약화 작업이 이뤄졌는지', '현장에 감리가 있었는지', '외부에서도 취약화가 가능한데 왜 내부로 인력을 투입했는지' 등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한편 이달 6일 오후 2시 2분경 울산화력발전소에서 가로 25m, 세로 15.5m, 높이 63m 규모 보일러 타워 5호기가 붕괴해 당시 현장에 있던 코리아카코 소속 작업자 9명 중 7명이 매몰돼 모두 숨졌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시민환경단체 “고리 2호기 포함 노후 핵발전소 가동 중단해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지난 13일 고리원전 2호기 수명 연장을 결정한 데 대해 기후위기 시만행동과 탈핵시민행동, 종교환경회의 등 시민환경단체 등은 1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안위를 성토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이재명 정부와 원안위는 국민의 안전보다 핵산업의 이해를 앞세우는 바람에 부실한 안전성 검증과 중대한 절차적 하자에도 불구하고 고리 2호기의 수명 연장을 강행했다"면서 “이번 원안위의 허가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원안위 전체회의에서는 재적 위원 6명 중 5명이 찬성하면서 수명 연장이 결정됐다. 시민단체들은 “총원 9명인 위원 중 3명이 공석인 상태이고, 특히 기술 전문 위원이 없는 상황에서 투표로 결정하는 바람에 안전성 검토는 부실했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들은 또 원안위가 고리2호기의 '사고관리계획서'에 대한 심사에 앞서 수명연장에 필요한 방사선 환경영향평가서를 심사하려 시도했던 점은 중대한 절차상 하자라고 지적했다. 방사선 환경영향평가서는 사고관리계획서에 맞춰 작성하게 돼 있고, 중대사고를 반영하도록 돼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안위에 제출한 사고관리계획서에는 중대사고에 대한 평가가 빠져 있고, 드론·항공기 충돌 등 새로운 위협에 대한 대응책이 빠져 부실한 계획서라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시민단체들은 “이런 부실한 사고관리계획서가 원안위 심사를 통과하지도 않았는데, 이 계획서를 바탕으로 작성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명 연장을 시도한 것은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는 13일 원안위가 사고관리계획서를 먼저 심사하면서 해소됐지만, 사고관리계획서 심사 자체가 형식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고리2호기의 영구 정지와 더불어 남은 9기의 노후 핵발전소의 수명 중단을 위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는 등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준형 기후위기비상행동 집행위원은 “13일 원안위 회의를 방청했는데, 원안위 위원들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서 문제가 없다고 하니 됐다'는 식이었다"면서 “위원들이 꼼꼼하게 검토하기보다는 거수기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이상현 녹색당 공동대표는 “이번 수명연장 결정은 날치기라고 밖에 얘기할 수 없다"면서 “산업계가 값싼 전기를 사용하는 비용을 공공에 전가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 기장군 고리 원자력 본부에 있는 고리2호기는 1983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해 40년의 설계수명 40년을 채운 뒤 2023년 4월 가동이 정지됐다. 이번 10년 수명 연장으로 2033년까지 가동할 수 있게 됐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전기안전공사, 삼성SDS 상암데이터센터 UPS 특별안전점검

한국전기안전공사(사장 남화영)이 서울 마포구 삼성SDS 상암데이터센터에서 무정전전원장치(UPS) 설비 특별안전점검을 진행했다. UPS는 정전 상황에도 일정 시간 전력을 공급해주는 설비로, 민감한 전기설비나 데이터가 정전으로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다. 지난 9월 대전 국가정보관리원에서는 UPS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해 정부 업무시스템이 일부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이번 점검을 통해 상암데이터센터의 안전관리 실태와 대응 매뉴얼 확인 등을 진행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이번 점검을 통해 파악한 내용을 바탕으로 UPS 설비 안전관리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취약점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해당 업체가 정교한 안전 관리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전기안전공사 남화영 사장은 “특별안전점검을 통해 현행기준 대비 미흡사항에 대해 개선을 안내하고 점검결과 취약점을 안전점검 체계에 반영하여 '국정자원 화재' 같은 재난을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 작업현장 안전 위한 긴급 점검 시행

“안전은 현장에서 기본과 원칙을 얼마나 철저히 지키는가에 달려 있다. 현장 근로자의 작업중지권 사용을 더욱 활성화해야 하며 안전근로협의체를 통한 1, 2차 협력사 현장근로자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개선 사항을 신속히 시행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정복 한국서부발전 사장이 정부의 공공기관 산업재해 예방 집중점검 기간(11월 10일~12월 31일) 운영에 발맞춰 안전 강화 대책 일환으로 전체 사업소 안전 점검에 나섰다. 서부발전은 지난 11월 7일부터 11일까지 이정복 사장과 경영진이 태안, 서인천, 김포, 평택, 군산사업소와 건설 중인 구미, 공주사업장을 방문해 발전설비 시설물 상태와 주요 작업 안전조치 이행 상태를 집중점검했다.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은 지난 11일 태안발전본부에서 긴급 현장안전점검을 벌이며 안전이 최우선 경영 가치임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1, 2차 협력사 근로자의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집중 관리, 실질적 위험성 평가, 상시적 안전수준 점검 등을 통해 위험 사각지대를 철저히 해소할 것을 지시하고 하도급 인력에 대한 체계적 관리와 현장 중심의 위험성 평가가 병행될 때 무재해가 유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부발전은 '경영진 안전경영 책임담당제'를 통해 경영진이 정기적으로 작업 현장을 찾아 정밀 점검하고 있다. 아울러 사장 직속 안전 현안 해결 기구인 '스티어링 커미티'를 통해 경영진이 현장의 문제점을 직접 파악하고 해결하는 적극 행정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전, 3분기 영업익 5조6천억…전기요금 정상화·연료비 안정에 ‘반등 가속’

한국전력이 올해 3분기에도 큰 폭의 흑자를 이어가며 실적 개선 흐름을 굳혔다. 연료비 하락과 전기요금 조정, LNG·석탄 가격 안정화 등 구조적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적자 늪'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전은 13일 공시를 통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조 6519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6.4% 증가한 수준으로, 시장 전망치(5조 761억 원)도 2.0% 웃돌았다. 매출은 27조 5724억 원(전년 대비 +5.6%), 순이익은 3조7900억 원(전년 대비 +101.6%)으로 큰 폭의 개선을 기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등했던 국제 LNG 가격이 정상 범위로 내려오면서 발전 자회사 정산 단가가 크게 안정됐다. 석탄 가격 또한 2022~2023년 정점 대비 크게 하락하며 한전의 연료비 부담이 눈에 띄게 완화됐다.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이뤄진 전기요금 정상화 조치가 올해부터 본격 반영되며 손익 개선에 큰 기여를 했다. 전력도매가격(SMP)과 판매단가 간 역마진 구조가 상당 부분 해소되며 영업이익이 회복세로 전환됐다. 산업용 전력 수요가 회복된 데다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으로 냉방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력 판매량이 늘어난 점도 실적을 끌어올렸다. 한전은 2021~2022년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누적 40조 원 이상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이후 영업이익이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재무구조가 뚜렷하게 개선되는 흐름이다. 에너지업계에서는 “요금·연료비 조정 등 구조적 요인이 안정된 만큼 한전의 실적 정상화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이후 예고된 전기요금 동결 기조가 강화될 경우 한전의 수익성에 다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 LNG·석탄 가격의 변동성도 주요 변수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실적 개선은 한전의 근본적 원가구조가 개선된 덕분인 만큼, 요금정책이 정치 변수에 좌우되지 않는 안정적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권명호 동서발전 사장 “울산화력발전 사고, 국민께 송구”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이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와 관련, 13일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이날 오전 사고 현장 앞에서 입장문을 통해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분들에 대해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모든 임직원은 유가족·피해자 지원과 현장 수습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공 관계자와 협력해 전사 차원의 모든 지원을 다 하고 있다"며 “사고 원인을 명확히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노후 발전설비 폐지와 해체는 불가피한 과제"라며 “이번 사고의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폐지 과정의 모든 절차를 재점검하고, 안전 최우선을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동서발전이 이번 사고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사고 발생 일주일만이다. 지난 6일 오후 2시 2분께 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5호기 붕괴로 당시 현장에 있던 작업자 9명 중 7명이 매몰됐다. 현재까지 매몰자 중 6명의 시신이 수습됐으며, 1명은 실종 상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국산 가스터빈 시대-①] 모두가 코웃음 칠때…묵묵히 걸어 간 두산, 결국 해냈다

대한민국이 세계 다섯 번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을 독자적으로 확보했다. 그 주인공은 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은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과 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성능과 가격경쟁력까지 입증했다. 미국 GE, 독일 지멘스, 일본 MHI, 이탈리아 안살도 등 글로벌 빅4가 장악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두산에너빌리티(당시 두산중공업)의 'K-터빈'은 이제 우리나라 에너지 자립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모든 것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신인 두산중공업은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기술평가원의 국책과제로 '국산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을 시작했다. 당시 국내 발전소의 가스터빈은 100% 외산이었다. 유지·보수조차 외국 기술자 입회하에 이뤄질 만큼 기술주권이 부재했다. 두산은 이 한계를 깨기 위해 항공기 제트엔진과 동일한 기술 기반의 고온·고압 내연기관인 가스터빈을 독자 개발에 착수했다. 270MW급 H급 모델을 목표로, 230여 개 국내 중소·중견기업과 대학·연구기관이 함께 했다. 초내열 합금, 정밀주조, 고효율 압축기 등 '기계공학의 꽃'이라 불리는 기술이 총동원됐다. 두산이 터빈 기술개발에 착수했을 때만해도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그게 되겠냐"라는 냉소가 쏟아졌다. 기계공학의 최고 정점인 기술을 과연 우리나라가, 그리고 두산이 과연 확보할 수 있느냐인 것이다. 하지만 두산은 그룹의 부침에도 불구하고 개발 의지를 놓지 않고 묵묵히 전진했고 마침내 개발에 성공했다. 두산중공업과 한국서부발전은 2017년 협약을 맺은 데 이어 2019년 12월 김포열병합발전소에 가스터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국산 가스터빈의 첫 상용 실증이었다. 터빈은 2020년 1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전력계통에 연결되지 않은 채 성능 실증 과정을 거쳤으며, 2024년 7월부터는 실제 전력계통에 연결돼 발전을 하고 있다. 김포열병합발전소 프로젝트의 의미는 단순한 공급을 넘어선다. 국내 최초로 국산 기술이 전력 생산의 핵심부품을 담당한 역사적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가스터빈은 단일 제품으로만 30만 개 부품이 들어가는 초정밀 기계"라며 “이번 실증은 한국이 에너지 주권을 스스로 세운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가공·제관업체 54곳, 소재기업 17곳, 기자재 업체 140여 곳 등 국내 산업 생태계가 총출동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주조·열처리 기술, 고온합금 정밀가공 기술도 급속히 발전했다. 즉, '한 대의 터빈이 하나의 산업생태계를 키워낸 셈'이다. 현재 발전용 가스터빈 독자 기술을 가진 나라는 미국·독일·일본·이탈리아·한국 다섯 나라뿐이다. 특히 두산의 DGT6-300H 모델은 단순 효율 40%, 복합 효율 60%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후 380MW급 H+ 모델까지 병행 개발되며, 한국은 '기술 수입국'에서 '기술 공급국'으로 지위를 바꿔가고 있다. 그리고 올해 10월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의 경쟁력이 입증됐다. 미국의 유명 빅테크 기업과 380MW(메가와트)급 가스터빈 2기를 공급하는 계약 소식이 나왔다. 고객사 요청에 따라 계약 상대, 계약 규모는 비공개이다. 두산은 내년 말까지 가스터빈 2기를 계약기업에 공급할 계획이다. 미국은 가스터빈 종주국이다. 그 종주국의 유명 기업이 터빈 공급업체로 두산에너빌리티 터빈을 택했다는 것은 성능과 가격경쟁력이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다. 국내 발전시장 역시 급변 중이다. 2030년까지 약 18~20GW 규모의 신규 복합발전소가 건설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산 가스터빈을 중심으로 한 표준 복합화력 모델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스터빈 후발주자였던 일본은 실증사업을 기반으로 단숨에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했다. 간사이전력 히메지발전소에 자국산 터빈을 대량 공급해 성능·품질을 안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시장에서 50기 이상을 수주했다. 두산은 이 모델을 벤치마킹하며, 김포 실증을 발판으로 보령·안동 등 후속 프로젝트를 이어갔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우리의 목표는 단순한 국산화가 아니다. 김포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한국형 표준 복합화력 실증 발전소를 확립해 세계시장 점유율 7%를 달성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국산 가스터빈 개발은 단순히 한 기업의 기술 성취가 아니다. '에너지 자립'과 '산업생태계 혁신'을 동시에 이루어낸 국가 전략의 성공 모델이다. 두산은 앞으로 이 기술을 바탕으로 연 매출 3조원, 고용유발 3만 명 규모의 수출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국산 가스터빈이 세계 발전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력을 발휘한다면, 한국은 기술과 산업, 그리고 에너지 주권을 동시에 지키는 'K-에너지 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대한전기협회 임직원, ‘에너지복지 봉사활동’ 실시

대한전기협회(상근부회장 노용호)가 '에너지복지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한 나눔 문화 정착'을 목표로 서울 송파구 월드비전 송파종합사회복지관에서 '2025년 에너지복지 동절기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봉사에는 노용호 상근부회장을 비롯한 협회 임직원과 '에너지복지 서포터즈' 30여 명이 참여해 송파구 지역 어르신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급식 봉사와 김장 나눔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오전 9시 20분 복지관에 집결해 김장 담그기 봉사에 참여한 뒤, 정오 무렵 복지관을 찾은 어르신 약 70분에게 따뜻한 점심식사를 대접했다. 오후에는 직접 담근 김장김치와 생필품을 거여·마천·오금 지역의 취약계층 120가구에 전달하며 지역사회에 따뜻한 마음을 나눴다. 이번 행사는 협회가 에너지복지의 범위를 '전력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확장해 실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협회는 올해 초 '에너지복지 서포터즈'를 새롭게 발족하고, 임직원과 함께 계절별 맞춤형 봉사활동을 정례화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 주민 약 170명을 대상으로 여름철 에너지복지용품을 전달하며 폭염 속 생활안정을 도왔다. 이번 김장 나눔 봉사는 그 연장선에서 준비한 '계절형 에너지복지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노용호 대한전기협회 상근부회장은 “에너지복지는 협회가 가장 잘할 수 있고, 또 반드시 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협회 직원과 서포터즈가 함께 땀 흘리며 지역사회와 소통한 이번 활동을 계기로, 국민의 생활 속에서 체감되는 복지와 나눔이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전기협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협회는 에너지복지를 중심으로 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전력산업의 공공성과 신뢰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작은 나눔이 모여 더 큰 변화를 만드는 사회적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IEA ‘세계 에너지 전망 2025’ 보고서: ‘전기의 시대’ 도래를 선언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2일(현지 시간) 발표한 '세계 에너지 전망 2025(WEO-2025)' 보고서를 통해 에너지 안보가 지정학적 긴장의 중심에 있으며, 세계가 '전기의 시대(Age of Electricity)'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 수입국들은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전력망 회복력을 확보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경고했다. ◇격동의 에너지 시장과 4가지 핵심 변화 IEA는 보고서에서 2024년은 기록상 가장 더운 해였으며,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C를 초과한 첫 해였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석탄·석유·천연가스 소비량과 원자력 발전량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노력은 모멘텀을 잃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복잡한 배경 속에서 보고서는 미래 에너지 시스템을 특징 짓는 네 가지 공통적인 핵심 변화를 짚었다. 1. 에너지 안보의 변화: 전통적인 연료 공급 위험에 더해 핵심 광물 공급이 취약한 부분으로 부상하면서 에너지 안보의 성격이 변하고 있다. 2. '전기의 시대' 도래: 모든 에너지 전망 시나리오에서 전력 수요가 전체 에너지 사용량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력 공급 및 최종 소비 부문 전력화에 대한 투자는 이미 전 세계 에너지 투자액의 절반을 차지한다. 3. 성장의 중심 이동: 에너지 시스템의 무게 중심이 중국에서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 다른 신흥 개발도상국(EMDE)으로 이동하고 있다. 4. 재생에너지 및 원자력의 부상: 재생에너지는 모든 시나리오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요 에너지원이며, 특히 태양광(PV)이 이를 주도한다. 원자력 에너지의 부활도 동반된다. ◇기후 위기 경고와 전력 시스템의 취약성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2024년에 38기가톤(Gt, 1Gt=10억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정책 시나리오(CPS)에 따르면 2100년까지 기온 상승이 3.0°C에 육박할 것을 시사하며, 각국이 약속한 정책 시나리오(STEPS)를 따르더라도 2.5°C 상승으로 이어져, 국제적으로 합의된 1.5°C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강조한다. 전력은 현대 경제의 핵심이다. 전력 수요는 2035년까지 CPS 및 STEPS 두 시나리오에서 약 40%, 2050 탄소중립(NZE) 시나리오에서는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수요 증가는 가전제품, 에어컨, 전기차(EV), 데이터 센터 및 전력화된 난방 등 다양한 부문에서 발생한다. 특히 신흥 및 개발도상국의 소득 증가와 기온 상승이 에어컨 사용 급증을 부채질해 첨두(peak) 전력 수요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STEPS 시나리오에서 2035년까지 소득 증가로 인한 에어컨 사용이 전 세계 첨두 수요에 약 330GW를 추가하고, 기온 상승은 여기에 170GW를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 부문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최근 IEA 데이터에 따르면, 극심한 기상 현상으로 인한 필수 에너지 인프라 운영 중단이 2023년에 2억1000만 가구에 전력 공급 차질을 야기했으며, 송전 및 배전망 피해가 이 중 약 85%를 차지했다. IEA 보고서는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에너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면서 “특히 2050 넷제로 시나리오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25년부터 2035년까지 매년 평균 4조8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현재 수준보다 약 70% 높은 수치다. ◇한국 사회에 던지는 의미: 에너지 안보의 딜레마와 정책 방향 한국은 고도의 산업화와 높은 소득 수준으로 인해 일본과 함께 선진 아시아 경제권으로 분류되지만,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심각한 취약성을 안고 있다고 IEA 보고서는 지적했다. 1. 압도적인 수입 의존도와 지정학적 위험: 한국과 일본은 2024년 기준 전체 에너지 수요의 80%를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고, 이 화석연료는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이들 수입 연료는 호르무즈 해협, 말라카 해협, 남중국해 등 핵심 해상 병목 지점을 통과해야 하므로 지정학적 리스크에 고도로 노출돼 있다. 최근 몇 년간 액화천연가스(LNG) 현물 가격의 극심한 변동성(2022년 MBtu당 85달러까지 급등했다가 2024년 12달러로 하락)은 한국과 일본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전략 비축량을 확대하고 공급망 다변화 투자를 늘리도록 했다. MBtu는 100만 Btu(British thermal units, 브리티시 열단위, 즉 에너지 단위)이고, 1 MBtu는 약 1.055 GJ(기가줄)에 해당하는 에너지다. 2. '전기의 시대'를 이끄는 핵심 동력: 한국은 전력 부문에서 에너지 안보와 탈탄소화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한국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년)을 통해 원자력 발전 비중을 2038년까지 약 30%에서 35%로 확대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 2038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70% 이상을 원자력·재생에너지·수소/암모니아 등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충당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TEPS 시나리오에서 한국과 일본은 저탄소 전원 발전 비중이 25%포인트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주요 지역 중 가장 큰 상승폭에 해당한다. 이 시나리오에서 한국의 LNG 수요는 2035년까지 소폭 감소하거나 정체되는데, 이는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가 산업용 가스 수요 증가를 상쇄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24년 20TWh에서 단기적으로 거의 두 배로 증가하여, 2024년~2030년 동안 전력 수요 증가분의 약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사회의 중대한 딜레마 한국 사회는 에너지 수요의 80% 이상을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이 화석 연료는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 때문에 한국은 청정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안보, 비용,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복잡한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IEA는 한국에 대해 다음과 같은 충고를 던졌다. 1. 원자력 리스크 관리: 한국은 기존 원전 수명 연장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을 지지하고 있지만, 만약 원자력 발전 프로젝트가 지연돼 발전량이 현재 수준에 머무른다면, 2040년까지 거의 40bcm의 추가 천연가스 또는 180GW의 추가 태양광 설비가 필요하게 될 수 있다. 이는 원자력 발전의 예측 가능성 확보와 대규모 투자 유치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여기서 1bcm(billion cubic meters)은 10억 세제곱미터(㎥)를 의미한다. 2. 전력망 회복력 확보: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변동성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전력망 투자가 필수적이다. 전력 인프라의 취약성은 경제 및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므로, 전력망 현대화 및 확장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 3. 가격 및 경쟁력 유지: 한국은 화석연료 수입국으로서 에너지 가격 변동에 매우 민감하다. STEPS 시나리오에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수입 지역의 가구 에너지 비용은 CPS 시나리오보다 높아질 수 있다. 이는 전반적인 에너지 효율 개선과 저탄소 전원 확대 정책이 가격 안정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책 지원을 통해 에너지 효율 향상 및 저탄소 기술 확산 속도를 가속화해야 한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지역난방공사, 3분기 영업이익 4036억원…전년 대비 89% 급증

한국지역난방공사(사장 정용기)가 지난해 대비 대폭 개선된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공사에 따르면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조958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4920억원) 대비 약 1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036억원으로 전년(2141억원)보다 89%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2609억원으로 전년(1435억원) 대비 82% 개선됐다. 사업부문별 손익에서도 열병합발전 중심의 열사업이 2453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전력사업은 전력시장 가격 안정화에 힘입어 9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신재생에너지와 지역냉방 부문도 소폭 개선세를 보였다. 전년까지 적자를 보이던 일부 지역난방 사업소도 안정적인 수익구조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는 이번 호실적의 배경으로 전력·열요금 정상화 조치, 연료비 단가 하락, 에너지 효율화 투자 성과를 꼽았다. 특히 천연가스 가격 안정과 발전효율 개선이 수익성 회복에 기여했으며, 신재생 연계형 열원 공급 확대로 외부수열 의존도를 줄인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공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청정열원 전환 및 탄소중립 인프라 확충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2025년 주요 투자계획에는 열병합 발전소 고효율화, 지역냉난방 네트워크 확장, 신재생 및 바이오에너지 실증사업 확대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Our Energy, Save Green Value'를 핵심 슬로건으로, 안전·포용사회 구현과 지속가능경영 선도 등 ESG 중심 경영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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