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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운영 ‘기후시민회의’ 4월에 출범…탄소중립 정책 공론화 기구

정부가 국민이 직접 탄소중립 정책 논의에 참여하는 국가 단위 상설 공론기구인 '기후시민회의'를 오는 4월부터 공식 운영한다.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이하 기후위, 전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이르면 다음달 중에 기후시민회의 구성과 발족 절차를 마무리하고, 4월부터 1차년도 활동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이날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이하 국회 기후특위)와 기후위의 공동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관련 토론회에서 기후위 홍동곤 사무차장은 이같은 기후시민회의 운영 계획안을 공개했다. 기후시민회의에서는 탄소중립과 관련해 시민의 삶과 관련된 정책을 정부가 수립할 때 시민이 직접 참여해 의견을 제시하는 논의의 장이다. 정부는 기후시민회의를 국민 참여형 한국형 기후 공론장으로 구축하고, '세계 최초의 국가 단위 기후 시민논의 상설기구'로 정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후시민회의가 본격 운영되기 위해서는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개정안에는 기후시민회의를 기후위 상설기구로 운영하도록 하는 근거 조항이 담겨 있는데, 지난해 12월 18일 국회 기후특위를 통과한 바 있다. 법안에 따르면, 시민회의 참여자는 지역·성별·연령 등을 고려해 선정하고, 기후시민회의에서 도출된 토론 결과를 기후위에 보고하도록 규정했다. 국가기후위는 이를 주요 정책과 계획에 최대한 반영하도록 명시됐다. ◇지역·성별·연령 반영해 200명 선정 기후시민회의 세부 운영 사항은 시행령에 담길 예정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홍 사무차장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기후시민회의는 총 200명의 시민 참여단으로 구성된다. 무작위 전화번호 추출 방식으로 약 2000명을 확보한 뒤, 지역·성별·연령 등 인구통계를 반영해 최종 참여자를 선정한다. 구성은 의제 선정과 논의 방식을 설계하는 기획참여단 20명과 실제 학습·토론을 수행하는 숙의참여단 180명으로 나뉜다. 숙의참여단은 온실가스 감축 분과 2개(각 60명)와 기후적응 분과 1개(60명) 등 총 3개 분과로 운영된다. 이와 함께 외부 전문가 10명이 자문단으로 참여해 기획참여단의 의제 설정 등을 지원하게 된다. 홍 사무처장은 “기후위기는 2050년을 향해 갈수록 미래세대의 부담이 커진다는 점을 고려해, 참여단 구성 시 10~30대 인구에 110% 가중치를 부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성 논란을 줄이기 위해 지역·성별·연령의 균형을 고려하고, 지방 거주자의 참여 편의를 위해 일부 의제는 권역별 토론 방식으로 운영한다. 독립성 확보를 위해 참여단은 1년 단위로 재구성하게 되는데, 매년 기획참여단과 숙의참여단 모두 절반씩 교체된다. 투명성 확보를 위해 논의 과정은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며, 관련 자료와 결과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국가기후위원회는 전 과정을 객관적으로 검증·평가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와 관련 올해 기후시민회의 운영 예산 25억원은 이미 배정돼 있어 '탄소중립법'과 관련 시행령 등이 개정되면 곧바로 시민회의의 설치와 운영이 가능할 전망이다. ◇상향식 의제 선정…숙의 거쳐 정부 정책에 반영 기후시민회의 운영은의 핵심은 시민 참여 중심의 상향식 의제 선정 구조다.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국민 제안 의제를 수렴하고, 시민과 미래세대가 참여하는 토론회를 거쳐 기획참여단이 최종 의제를 선정한다. 이후 시민들은 학습과 토론을 통해 권고안을 도출하게 된다. 생활밀착형 정책 제안과 중·장기 기후정책 방향 제시가 주요 역할이다. 숙의 과정은 학습–탐구–결정의 3단계로 운영된다. 각 의제별 논의 기간은 최소 3~4개월이며, 회의는 6~8회 이상 진행된다. 합의 기준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75% 이상 찬성으로 설정됐다. 공론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안건은 별도의 검토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날 토론회에서 일부 토론자들은 “이미 마련된 정책의 사회적 수용성을 확인하는 역할에 머물 것인지, 정부 정책을 정당화하는 절차적 장치로 작동할 위험은 없는지 등을 잘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센터 최재철 이사장은 “시민회의가 성공하려면 폐쇄성을 벗어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고,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권고안이 정부 의견과 다를 경우 국회에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회 기후특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소희 의원은 “과거 비슷한 시민회의를 운영해본 경험에 비추어 새로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하게 되기 때문에, 참여 시민들의 의제 학습에 필요한 검증된 데이터를 제대로 제공하는 부분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기후특위 위원장인 위성곤 의원은 “공론화를 통해 도출한 시민회의의 권고안을 정부가 정책에 반영할 지 여부를 의무적으로 답변하도록 할 필요가 있고, 시민회의를 지원할 사무국을 설치할 필요도 있어보인다"고 밝혔다. ◇국회에서도 별도의 공론조사 진행 한편 국회 기후특위에서는 이와 관련한 별도 공론조사를 위해 20억5000만 원의 예산을 확보해 300명의 패널을 모집 중인데, 이를 대행할 업체 선정은 완료된 상태다. 국회 기후특위 공론조사는 2040년, 204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정하기 위한 1회성 논의 기구로 3월 말까지 운영될 예정이며, 기후시민회의와는 별개의 절차다. 국회 공론조사는 헌법재판소가 지난 2024년 여름 미래세대 기후소송에서 위헌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이 있다. 위성곤 위원장은 “올 2월 말까지 헌재에 답을 보내기로 돼 있어서 서두르고 있지만,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맑아진 하늘의 역설…선박 오염 줄였더니 산호가 하얗게  죽었다

환경을 보호하려는 인류의 선의가 때로는 예상치 못한 생태계의 비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 호주의 상징인 대보초(Great Barrier Reef) 해역에서 발생한 산호초 백화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역설적이게도 지구를 더럽히던 선박들의 '나쁜 연기'가 사라진 점이 지목됐다. 호주 멜버른대학교와 핀란드 기상연구소 등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지구 및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2020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시행된 선박 연료의 황 함량 규제(FSC 2020)가 대보초 해역의 온도를 높여 산호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해냈다. 산호초 백화현상은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는 등 열적 스트레스가 발생할 때 산호(산호충, 동물)와 공생 관계인 조류(藻類, algal symbiont) 사이의 결합이 깨지면서 일어난다. 산호는 이 공생 조류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고 고유의 아름다운 색을 유지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은 조류가 산호 공생체를 떠나버리면 산호는 하얀 골격을 드러내며 굶어 죽을 위험에 처하게 된다. 연구팀은 상승하는 해수 온도뿐만 아니라 강한 태양 복사 에너지 역시 이러한 백화현상을 가속화하는 주요 원인임을 강조했다. 과거 선박들이 내뿜던 황산염 에어로졸은 대기 중에서 햇빛을 직접 반사하거나, 구름의 응결핵(CCN) 역할을 해 구름을 더 밝게 만들어 바다에 일종의 '인공 차양막'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2020년 규제로 선박 연료의 황 함량이 3.5%에서 0.5%로 대폭 줄어들자, 이 차양막이 순식간에 걷히는 '디마스킹(demasking)'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2022년 2월 대규모 백화현상이 일어나던 시기에 대보초 해역에 도달하는 낮 시간 태양 복사 에너지는 규제 이전보다 제곱미터당(㎡) 약 11와트(W)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해수면 온도는 약 0.05℃에서 0.15℃ 사이로 상승했는데, 이는 산호가 느끼는 열적 스트레스를 평소보다 5~10% 더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결국 대기 오염을 개선해 인류의 건강을 지키려던 조치가 아이러니하게도 취약한 해양 생태계에는 치명적인 열기가 되어 돌아온 셈이다. 이러한 '환경 개선의 역설'은 바다뿐만 아니라 육지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중국 칭화대학교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등 연구팀이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중국의 강력한 대기 질 개선 정책이 오히려 지구 온난화 방지 효과를 늦추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중국은 '아름다운 중국(Beautiful China)' 비전과 탄소 중립 정책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있지만, 동시에 대기 오염 물질인 황산염 등을 급격히 제거하면서 이들이 제공하던 냉각 효과(햇빛 반사)도 함께 사라졌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대기 정화로 인한 온난화 효과(약 0.12℃ 상승)가 이산화탄소 감축으로 인한 냉각 효과(약 0.16℃ 하강)를 2070년경까지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대기 오염 개선이라는 정당한 목표가 온난화 가속이라는 부작용을 낳지 않도록, 더욱 정교하고 공격적인 메탄 감축 및 탄소 중립 정책이 병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이슈&인사이트] 기후금융의 재정렬과 한국 금융의 선택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금융이 기후변화 대응의 선봉에 서야 한다는 선언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였다. 그런데 최근 글로벌 기후금융 진영에 의미심장한 지각변동이 있었다. 미국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주요 대형은행들이 넷제로 은행 동맹(NZBA·Net-Zero Banking Alliance)을 떠났다. 블랙록, 뱅가드 등 자산운용사와 알리안츠 등 보험사 역시 유사한 행보를 보였다. 2025년 1월 17일 미국 연준(Fed)도 글로벌 중앙은행 간 모임인 녹색금융협의체(Network for Greening the Financial System)에서 전격 탈퇴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기후금융 이니셔티브가 정치적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이후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유행하던 '깨어있는 자본주의(woke capitalism)'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다. 공화당이 장악한 텍사스, 웨스트버지니아 등 다수 주 정부는 ESG를 추진하는 금융기관에 노골적인 제재와 경고를 가하고 있다. 예컨대 텍사스의 경우 금융기관이 화석연료 산업에 대출을 줄이면 '텍사스 연기금'의 투자를 받지 못한다. 기후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 반독점 소송과 정치적 리스크로 연결되는 환경에서 미국 금융기관들이 방어적 선택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를 곧바로 “기후금융의 실패"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겉으로 보면 기후금융의 후퇴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금 더 들여다보면 단순한 이탈이라기보다 정치·제도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나타난 '재정렬'에 가깝다. 아이러니하게도 시장은 여전히 저탄소 전환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며 재생에너지와 저탄소 전환 투자의 필요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정치와 시장이 엇갈리는 국면이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은 국내 금융권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 은행들은 이미 금융배출량(financed emissions)을 기후 리스크 관리의 핵심 지표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수 은행이 2050년 넷제로 목표와 2030년 중간 감축 목표(기준년도 대비 30~40% 감축)를 설정했다. 그러나 국내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25.6%, '22년 기준)이 다른 나라(OECD 평균 13.4%)보다 높다. 더욱이 중소기업 대출이 은행 기업대출의 대부분을 차지(중소기업대출/기업대출=80%)하는 구조다. 금융배출량을 단기간에 줄이기 어려운 이유다. 중소기업은 감축 유인이 약하고 친환경 기술에 투자할 여력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여건에서 2030년 중간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면 그 피해는 중소기업에 집중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의 시각은 분명하다. 작년 금융감독원의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기후금융 컨퍼런스, 2025년 3월 18일)는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탄소 감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시나리오가 무대응 시나리오보다 장기 경제성장률이 높고 금융권 손실도 더 적게 나타났다. 이는 기후 대응이 비용이 아니라 '위험 관리이자 성장 전략'임을 보여준다. 한은 총재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단기적으론 고탄소 산업의 자산 가치 하락이라는 충격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기술 혁신과 기후 리스크 완화를 통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금융은 더 이상 선언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 구호가 아니라 리스크 관리 언어로 재정의돼야 한다. 미국 금융기관들의 이탈은 기후금융의 종말이 아니다. '이념 중심 동맹'에서 '실질적 위험 관리'로의 전환 신호일 수 있다. 한국 금융권 역시 글로벌 정치 지형 변화에 흔들리기보다 국내 산업 구조와 지역 경제 특성을 반영한 현실적 기후금융 전략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시점이다. 기후 리스크는 사라지지 않는다. 문제는 “외면할 것인가 관리할 것인가"다. bienns@ekn.co.kr

주방 일회용 고무장갑과 수세미가 가족 건강을 위협할 수도

주방에서 매일 사용하는 일회용 고무장갑과 수세미가 생각지도 못한 건강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돼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적인 가사 노동의 필수품인 이들 도구에서 발암물질과 항생제 내성균(슈퍼박테리아)이 검출되었기 때문이다. 먼저, 일회용 고무장갑에서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체 발암 추정 물질(그룹 2A)로 분류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주목을 끌고 있다. 일본 가고시마 대학 연구팀이 최근 국제 학술지 '환경 과학 기술 회보(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Letter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시중의 1회용 고무장갑을 분석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2ppm(mg/kg)이 넘는 높은 농도의 NDMA가 검출됐다. 논문에 따르면, 고무장갑 속의 NDMA는 보관 과정에서 공기 중으로 휘발돼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거나, 사용 시 물에 쉽게 녹아 나오는 특성이 있다. 특히 온도가 높을수록 NDMA가 더 빠르게 용출되는 것으로 나타나,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주방 환경에서 노출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니트릴 장갑이 라텍스나 폴리염화비닐(PVC) 장갑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NDMA 농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었고, 제품 제조 직후나 밀봉된 상태에서 그 수치가 가장 높았다. 주방 수세미 역시 세균의 온상이 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순천대 식품영양학과 윤재현 교수팀이 최근 'LWT - 식품과학기술(LWT-Food Science and Technology)'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전남 지역 가정에서 수집한 수세미 110개의 22.7%에서 바실러스 세레우스(Bacillus cereus)균이, 3.6%에서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이 검출됐다. 더욱 심각한 점은 이 균들이 단순히 존재하는 것을 넘어, 식중독을 일으키는 독소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다제내성균이었다는 사실이다. 수세미는 항상 젖어 있고 음식물 찌꺼기가 끼기 쉬워 미생물이 증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데, 오염된 수세미로 설거지를 할 경우 교차 오염을 통해 세균이 식기나 조리대로 확산될 위험도 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방 도구로부터 건강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실천 요령을 제시한다. 첫째, 일회용 고무장갑을 사용하기 전에는 반드시 물로 한 번 씻어내는 것이 좋다. 연구 결과, 장갑을 물로 씻거나 열을 가해 건조하면 NDMA 함량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발암물질 노출을 줄이고 취급하는 식재료의 오염을 막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둘째, 수세미의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정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수세미는 미생물 저장고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사용 후에는 음식물 찌꺼기를 깨끗이 제거하고 잘 말려야 한다. 또한, 겉보기에 깨끗하더라도 세균 증식과 내성균 확산을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주방은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소중한 공간인 만큼, 흔히 사용하는 일회용품과 소모품의 안전성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하고 올바른 사용법을 익히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배출권 가격 하루 만에 8% 급등…4차 계획 이후 본격 상승 신호되나

국내 탄소배출권 가격이 하루 만에 8% 넘게 급등하며 4차 배출권거래제 계획기간(2026~2030년) 시행 이후 첫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정부가 배출권 총할당량을 대폭 줄인 데다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수급 변화 기대까지 겹치면서 시장이 반등 국면에 들어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27일 배출권시장정보플랫폼에 따르면 지난해 탄소배출량을 기준으로 거래되는 배출권인 'KAU25'의 톤당 가격은 종가 기준 1만2800원으로 전일 대비 0.8% 상승했다. 앞서 KAU25 가격은 지난 26일 하루 만에 8.6% 급등하며 1만2700원을 기록한 바 있다. KAU25는 지난해 7월 거래가 시작된 이후 최근 4개월 동안 톤당 1만원 안팎에서 정체 양상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달 1일 4차 배출권거래제 계획기간이 본격 시행된 이후 급등세가 나타나며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김태선 나무이엔알(NAMU EnR) 대표는 “연말 시장조성자들의 포지션 정리 이후 저점 매수세가 유입돼고 EU-CBAM에 따른 중장기 가격 상승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계획기간 동안 배출권 총할당량을 직전 계획기간 대비 17% 줄이기로 했다. 공급 축소가 예고된 상황에서 배출권 가격이 장기간 톤당 1만원 수준에 머무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정부도 배출권 가격 정상화 필요성에 대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임상준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가격이 최소 톤당 2만원 이상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임 이사장은 “유럽은 배출권 가격이 12만원 수준이고 미국도 4만~5만원대"라며 “국내도 적어도 2~3만원은 돼야 시장 기능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탄소배출권은 기업이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정부는 일정 기간 동안 기업별로 배출 가능한 온실가스 총량을 정해 배출권을 할당하고 기업은 보유한 배출권 범위 내에서만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다. 배출권이 부족한 기업은 시장에서 추가로 구매해야 하며, 반대로 잉여 배출권이 있는 기업은 이를 판매할 수 있다. CBAM은 EU로 수출되는 제품 가운데 탄소배출량이 많은 품목에 대해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배출량만큼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다. 국내에서 탄소배출권을 통해 충분한 탄소비용을 지불하지 못한 경우 그 차액만큼을 CBAM을 통해 유럽에 납부해야 하는 구조다. 나무이엔알은 최근 보고서에서 EU-CBAM 비용 분석 결과, 기업 부담이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철강 수출 물량을 연간 300만톤으로 가정할 경우 올해 EU-CBAM 납부금액은 1270억원(인증서 77만톤), 오는 2034년에는 1조8189억원(431만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연평균 기준으로는 7166억원의 대응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보고서는 “EU-CBAM 대응 전략으로는 저탄소 철강 제품 생산을 통한 내재 배출계수 개선과 함께 국내 배출권 가격의 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북반구 한파 원인은 제트기류의 남하

한반도 겨울 추위가 매섭다. 서울의 경우 새해 들어 26일까지 최저기온 평균이 -7.6℃를 기록했다. 절기상 대한(大寒)인 지난 20일 무렵부터 아침 최저기온이 -10℃ 안팎까지 떨어지는 강추위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고 있다. 강한 바람에 체감온도는 더 낮아 시민들은 추위에 떨어야 했고, 수도계량기 동파 신고도 잇따랐다. 미국을 비롯한 북미 대륙에도 맹추위가 닥쳤다. 마국 남부에서 북동부에 이르기까지 초강력 겨울 폭풍이 이동하면서 폭설과 결빙, 기록적인 한파를 동반했다. 항공편이 대규모로 결항되고, 광범위한 정전과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등 겨울 기상의 위력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북반구 곳곳에서 한꺼번에 극심한 추위가 나타나면서 자연스럽게 '북극 진동'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연 북극진동(Arctic Oscillation, AO)이 강추위의 원인일까. ◇“북극진동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오는 이유 북극진동은 북극과 중위도 사이의 기압 차이가 시소처럼 오르내리는 것을 말하고, 겨울철 한파의 발생 가능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된다. 이런 북극진동의 상황을 나타내는 것이 북극진동 지수(AO index)다. 그렇다면 실제로 최근 북극진동 지수는 어떤 상태였을까. 미국 해양대기국(NOAA)에서 제공하는 올겨울 북극진동 지수를 살펴보면, 겨울 초반부터 전반적으로 0 이하의 값이 자주 나타났고, 1월 들어서는 –1에서 –2 이하로 내려가는 구간이 반복됐다. 단기 예측에서도 이 음의 상태가 유지되거나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이는 대기 순환 차원에서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로 내려오기 쉬운 조건이 형성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한반도 상공에서는 대기 하층과 상층 모두에서 북쪽의 찬 공기가 동시에 유입되는 구조가 관측됐다. 북미 역시 비슷한 시기에 대륙 규모의 한기 남하를 겪었다. 지난해 12월 1일 이후 서울의 일평균 기온과 비교하면, 북극진동 지수가 가리킨 방향과 현실의 날씨가 상당 부분 맞아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7일 이후의 예측값을 보면, 추위가 당분간 계속될 것임을 예상할 수도 있다. ◇북극진동이 음수가 되면 왜 북반구가 추워질까 북극진동 지수가 음의 값을 보인다는 것은 북극 상공의 기압 구조가 평소보다 느슨해졌다는 의미다. 원래 겨울철에는 북극 상공의 강한 저기압과 중위도의 상대적으로 높은 기압 차이로 인해 찬 공기가 북극에 갇히는 경향이 있다. 이때 제트기류는 비교적 곧게 흐르며, 중위도의 겨울은 상대적으로 안정된다. 하지만 북극진동이 음의 상태로 전환되면 이런 균형이 깨진다. 북극의 찬 공기를 붙잡아 두는 힘이 약해지면 제트기류는 남북으로 크게 굽이치며 흐르게 된다. 그 결과 북극의 냉기가 여러 갈래로 갈라져 한반도와 북미, 유럽 등 중위도 지역으로 쏟아져 내려온다. 강한 한파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거나, 동시에 여러 지역에서 나타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동아시아나 유럽, 북미 등에 한파가 닥치는 세부적인 원인은 제각각이지만, 그 바탕에는 북극진동 지수가 있다"면서 “체력이 약해지면 감기에 걸리는 것처럼, 북극진동 지수가 음수가 되면 제트기류가 약해지고 곳곳에 악기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한반도의 경우 서고동저형 기압 배치가 유지되면서 북서쪽에서 한기가 계속 들어오는 상황인데, 더 넓게 보면 캄챠카 반도에 발달한 고기압(기압능)으로 인해 공기 흐름이 느려지는 블로킹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북태평양의 고수온 현상이 블로킹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왜 북극진동은 자주 음수가 되는가 여기서 다시 한 번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최근 들어 왜 북극진동이 음의 상태로 자주 나타나는가 하는 점이다. 이 현상은 지구온난화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북극은 전 지구 평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따뜻해지고 있다. 이른바 '북극 증폭' 현상이다. 북극이 빠르게 따뜻해지면서 북극과 중위도 사이의 온도 차가 줄어들고, 그 결과 제트기류는 약해지고 불안정해진다. 김백민 교수는 “올겨울 북극진동 지수가 음수를 보이는 것은 북극해에 접하고 있는 바렌츠-카라해(海)의 바다얼음이 예년보다 덜 확장된 탓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겨울인데도 바렌츠-카라해에서 바다가 예년보다 많이 열려 있고 열이 많이 방출된 탓에 제트기류가 크게 출렁이게 됐다는 것이다. 올여름 성층권에서 한기를 막아주는 극소용돌이(polar vortex)가 약해지면서, 아래 대류권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제트기류가 약해질수록 대기 흐름은 직선성을 잃고 남북으로 크게 흔들리게 되며, 결과적으로 북극진동이 음의 상태로 전환될 가능성도 커진다. 제트기류가 남쪽으로 출렁이게 되면 담장이 무너진 것처럼 북쪽 한기가 남으로 쏟아져 내려오게 된다. 역설적으로, 지구가 따뜻해질수록 겨울철 강한 한파가 나타날 조건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북극진동 지수는 겨울을 읽는 하나의 창 김 교수 등 전문가들은 “북극진동 지수 하나만으로 겨울 날씨를 단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시베리아 고기압의 강도, 해수면 온도, 다른 기후 진동 요소들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북극진동 지수가 겨울철 대기 흐름의 큰 방향을 읽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것은 분명하다. 북극진동 지수가 음의 방향으로 깊어질수록, 북반구 중위도 지역은 강한 한파와 폭설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최근의 한반도 한파와 북미의 혹한은 이 지표가 실제 기상 현상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점점 따뜻해지는 지구에서 겨울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형태를 바꾸고 있다. 북극진동 지수는 그 변화의 방향을 들여다볼 수 있는 하나의 창으로, 앞으로의 겨울을 이해하고 대비하는 데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아침 영하 10도 안팎 추위…빙판길 주의

오는 27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이 -10℃(도) 안팎으로 떨어지는 등 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 새벽과 아침 사이 일부 지역에서는 눈이 내려 빙판길에 주의가 필요하겠다. 26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전국 최저기온은 -13도에서 0도, 최고기온은 -4도에서 8도로 예보됐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의 영향으로 중부지방과 경북·전북 내륙의 아침 기온은 -10도 안팎까지 떨어지겠고 강원 동해안과 그 밖의 남부지방은 -5도 안팎을 보이겠다. 낮에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기온이 0도 이하에 머무는 가운데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새벽부터 아침 사이 충남 서부와 전라권 서부, 제주에는 비 또는 눈이 내리겠다. 인천과 경기 남부, 그 밖의 충청권 내륙 등지에는 0.1㎝ 미만의 눈이 날리는 곳이 있겠다. 기온이 낮은 탓에 내린 눈이 얼어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있어 교통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환경포커스] 발암물질 다이옥신 섭취 주의…15%는 관리 필요

인체에 오래 잔류하면서 암을 일으키는 다이옥신(dioxin) 오염도가 줄고 있으나, 한국인의 실제 노출 수준은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도 다이옥신 등 잔류성 유기 오염물질 노출을 줄이기 위한 중장기 관리 전략을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 다이옥신은 극미량으로도 인체에 심각한 독성을 유발하는 물질로, 한 번 환경에 배출되면 쉽게 분해되지 않고 생태계와 인체에 축적되는 대표적인 잔류성 오염물질(POPs)이다. 구조가 비슷한 폴리염화비페닐(Dioxin-like PCBs) 12종까지 포함하면 다이옥신 종류는 모두 222종에 이른다. ◇한국인의 다이옥신 노출 실태: 식품을 통한 만성 노출 한국인의 다이옥신 노출 수준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연세대 의대 환경공해연구소 이용진 교수(부소장)과 이동진 연구원 등이 수행했다. 이들은 최근 국제 학술지 '식품 및 화학 독성학(Food and Chemical Toxicology)'에 한국 성인의 다이옥신 노출 패턴과 식이 요인의 관련성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성인 153명을 대상으로 식습관 설문과 혈중 다이옥신 농도 분석을 병행했다. 연구 결과, 조사 대상자의 평균 혈중 총 다이옥신 농도는 3.647 pg TEQ/g-lipid로 나타났다. 다이옥신 농도를 표시할 때 사용되는 pg(피코그램, picogram)은 1조 분의 1그램에 해당하는 극미량 단위로, 다이옥신이 극소량으로도 인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TEQ(Toxic Equivalency)는 여러 종류의 다이옥신과 다이옥신 유사 물질의 독성을, 가장 독성이 강한 TCDD(2,3,7,8-테트라클로로디벤조-p-다이옥신)를 기준으로 환산해 합산한 지표로, 실제 인체 위해성을 평가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통용된다. 총 다이옥신의 평균 농도는 3.647 pg TEQ/g-lipid는 인체 지방성분 1g에 들어 있는 다이옥신을 TCDD 독성으로 환산했을 때 3.647pg이 들어있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에서 측정된 최소치는 0.074pg, 최대치는 42.258 pg이었다. 이는 과거 고엽제 살포로 심각한 오염이 발생했던 베트남 일부 지역이나, 대규모 화학 공장이 밀집했던 이탈리아 브레시아 지역의 보고치(5.0~7.5 pg TEQ/g-lipid)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15%는 '위해지수' 높아 장기 관리 필요 한국의 경우 특정 산업시설에서의 고농도 노출보다는 일상적인 식품 섭취를 통한 만성적·누적 노출이 주요 경로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고등어나 갈치와 같은 어류보다 조개·굴·바지락 등 조개류(패류) 섭취가 혈중 다이옥신 유사 PCB(DL-PCBs) 농도를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는 패류가 해저 퇴적물에 축적된 다이옥신류를 여과 섭식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농축하는 생태학적 특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러한 수치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위해지수(hazard quotient, HQ)의 평균값은 0.54로 전반적으로는 기준치 이내였으나, 조사 대상자의 약 15%는 위해지수가 1.0을 초과해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태로 나타났다. 여성과 고령층에서 위해지수가 더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다이옥신이 체지방에 축적되는 특성상 체내 잔류 기간이 길고, 연령 증가에 따라 누적 노출량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한 고소득층일수록 육류와 해산물 섭취 빈도가 높아 노출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 반면, 교육 수준이 높은 집단은 지방 섭취를 줄이는 식습관으로 상대적으로 노출 위험이 낮았다. ◇다이옥신의 실질적 피해: 베트남 고엽제 노출 아동 사례 다이옥신의 인체 위해성은 해외 역학 연구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일본 가나자와 의과대학 연구팀은 지난달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고엽제(Agent Orange)에 노출된 베트남 산모와 그 자녀를 장기간 추적 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 주목한 물질은 TCDD다. TCDD는 고엽제 제조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생성된 불순물 형태로 포함됐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TCDD를 사람에게 발암성이 있는 물질(Group 1)로 분류하고 있다. 고엽제는 잎사귀를 말라 죽게 하는 제초제로 베트남 전쟁에서 미군이 북베트남군과 베트콩을 상대로 살포했다. 미군은 초목들을 고사시킴으로써 밀림에 은신하던 베트콩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했다. 가나자와 의대 연구팀에 따르면 TCDD에 노출된 산모에게서 태어난 여아는 출생 시 머리둘레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경향을 보였으며, 이러한 초기 신체 지표 변화는 성장 과정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 신경 발달 장애 위험 증가와 연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여아의 경우 복부 지방 축적이 두드러지게 증가해, 향후 비만과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연구는 다이옥신 노출이 단순한 환경 오염 문제를 넘어, 태아기 노출을 통해 신체·신경 발달에 장기적이고 비가역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물질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정부의 대응: 제4차 잔류성오염물질 관리기본계획 추진 다이옥신은 스톡홀름 협약에 따라 국제적으로 관리되는 대표적인 잔류성 오염물질(persistent organic pollutants, POPs)이다. 잔류성 오염물질은 공통적으로 강한 독성, 환경 중 잔류성, 생물 농축성, 장거리 이동성이라는 네 가지 특성을 지닌다. 다이옥신 외에도 폴리염화비페닐(PCBs), 다이옥신 유사 푸란(PCDFs), 과거 살충제로 사용된 DDT, 그리고 최근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과불화화합물(PFAS)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 물질은 체내에서 호르몬 체계를 교란해 갑상선 기능 저하, 생식 독성, 면역 기능 약화, 암 발생 위험 증가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한다. 특히 지방 조직에 축적되는 특성으로 인해 단기간 노출보다 장기적·누적 노출의 위험성이 훨씬 크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지적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4차 잔류성오염물질 관리기본계획(2026~2030)'을 확정·발표했다. 정부는 '사람과 생태계에 안전한 POPs 프리 사회 구현'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향후 5년간 총 377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계획에는 다이옥신 배출 시설에 대한 점검 강화와 노후 소각시설 개선, 신규 잔류성 오염물질에 대한 분석 기술 확보, 인체 노출 실태 조사 확대 등이 포함됐다. 특히 국제적으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PFAS에 대해서는 별도의 관리 체계를 구축해, 거품형 소화햑제에 포함된 과불화화합물 성분(PFOS·PFOA)의 단계적 퇴출을 유도하고 전국 정수장과 하천을 대상으로 오염 분포를 정밀 조사할 방침이다. 정부는 특히 인체·환경 시료에 대한 모니터링 항목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혈액·모유·식품 등을 대상으로 한 인체 노출 조사 주기를 체계화해, 취약 계층과 고노출 집단을 조기에 파악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잔류성 오염물질로 인한 국민 건강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고, 장기적으로는 국제 환경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기후 신호등] 당(唐)제국 무너뜨린 것, 반란이 아니라 ‘기후변화’였다

한 제국(帝國)이 무너질 때, 우리는 흔히 인간의 어리석은 선택을 떠올린다. 부패한 정치, 무능한 황제, 통제되지 않은 반란군이 역사의 주범처럼 등장한다. 그러나 최근 과학자들은 당나라의 멸망을 전혀 다른 방향에서 다시 읽어냈다. 이 제국을 서서히 붕괴시킨 것은 사람보다 먼저 기후의 변화였다는 결론이다. 스위스 바젤대학교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중국과학원과 란저우대학교 등 국제연구팀은 최근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중국 당나라가 서기 907년에 막을 내리는 데 기후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했다. ◇황허 루프, 제국의 심장이 흔들리다 기후 과학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1200년 전 당나라 당시(서기 800~907년)의 기후 변화를 복원했다. 그 결과, 당시 중국에서도 황허가 말굽 모양으로 크게 굽이치는 황허(黃河) 루프 지역에 가장 치명적으로 작용한 것을 확인했다. 황허 루프(loop) 지역은 주로 내몽골 자치구 남서부와 닝샤(寧夏)·산시(陝西) 북부 일부를 포함한다. 황허의 물에 의존하는 관개 농업 덕분에 중국 북부 내륙에서 드물게 강 유역의 비옥한 평야가 형성돼 예로부터 '사막 속의 곡창'이라 불리기도 했다. 황허 루프 지역은 중국 역사에서 농경 문명과 유목 문화가 맞부딪히는 경계 공간이기도 했다. 흉노·선비·돌궐 등 북방 세력이 중국 농경 지역으로 진입하는 관문이었다. 따라서 이곳은 당나라가 북방 방어를 위해 군대와 곡물을 집중 배치한 전략적 요충지였다. 동시에 농업 생산과 군량 공급의 핵심 지역이기도 했다. 그러나 기후는 이 지역에 가혹했다. 장기간 가뭄이 이어지다 갑작스러운 집중호우가 발생했고, 황허는 잦은 범람으로 농경지와 군사 시설을 동시에 파괴했다. 연구진이 재구성한 수문 지표에 따르면, 8세기 후반부터 9세기 중반까지 이 지역은 '평균적인 해'보다 극단적인 해가 훨씬 많아진 시기였다. 기후 변화는 농업 구조의 변화와 맞물리며 위기를 증폭시켰다. 당나라는 오랫동안 가뭄에 강한 조를 재배해 왔지만, 점차 밀과 쌀 중심의 농업으로 이동했다. 당나라는 원래 가뭄에 강한 조 중심의 농업 체계를 유지해 왔으나, 제국이 확장되고 인구가 급증하면서 더 높은 수익과 수확량을 보장하는 밀과 쌀로 주곡을 점차 전환했다. 특히 도시 인구의 밀도를 지탱하고 제국의 팽창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모작 등 집약적 농업을 선택했다. 하지만 9세기 말에서 10세기 초, 기온이 낮아지고 건조해지는 기후 변화가 닥치자 이 선택은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왔다. 밀과 쌀은 조에 비해 물 부족에 훨씬 취약했고, 기후 변화에 따른 수확량 감소와 기근을 견뎌내지 못했다. 결국, 기후에 적응하지 못한 농업 전략이 식량 체계 전체의 회복력을 떨어뜨리는 '잘못된 선택'이 된 것이다. ◇북방 전선의 식량 부족과 장거리 보급의 한계 연구진은 복원된 기후 데이터를 바탕으로 당시 농업 생산성을 추정했다. 그 결과,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던 시기에는 곡물 생산량이 급격히 줄었고, 특히 북방 군사 거점으로 보낼 수 있는 잉여 식량이 거의 사라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나라는 북방 국경을 방어하기 위해 수만 명의 병사를 수용하는 대규모 요새와 관리 센터를 구축했다. 그러나 이 지역은 자연적으로 강수량이 적고 기후가 불안정해 자체적인 식량 생산만으로는 군대를 유지할 수 없었다. 북방 군사 기지(진무군, 천덕군 등)는 식량의 약 80%를 외부에 의존했다. 이에 따라 곡물은 제국의 중심지인 황허 동부와 남동부 유역에서 수집돼 태원이나 성주 같은 중간 허브를 거쳐 수백 ㎞ 떨어진 전방으로 운송됐다. 연구팀은 과거 기후 데이터를 기반으로 당시 보급로의 취약성을 모델링했다. 기후 변화는 단순한 식량 부족을 넘어, 식량을 실어 나를 네트워크 자체를 무력화시켰다. 건조한 시기가 지속되자 북방의 초원과 반건조 지역(무우스 사막 주변 등)은 물과 가축용 사료가 부족해졌다. 이는 운송용 말과 소, 그리고 사람의 생존을 위협해 육상 보급로를 사실상 고립시켰다. 역설적으로 가뭄 기간 중에도 발생하는 급격한 홍수는 하천 기반의 운송 시스템을 마비시켰다. 강물이 불어나면 강을 건너거나 배를 이용한 운송이 불가능해졌고, 주요 교차로와 보급 기지들이 침수되거나 파괴됐다. 연구팀은 53개의 환경 응답 구간(bin)을 설정하고, 각 기후 조건에서 보급망이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최소 비용 경로(LCP)'와 '네트워크 분석' 기법으로 시뮬레이션했다. 분석 결과, 기후 스트레스가 심해질수록 보급 경로의 이동 시간과 에너지 소모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특정 보급로가 기후로 인해 단절될 경우, 대체 경로를 찾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제국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보급망의 일부가 끊어질 경우 전체 군사 체계가 무너질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식량 공급망이 무너진 북방 지역의 군대와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각자도생의 길을 선택했다. 중앙 정부로부터 식량 보급이 끊기자, 현지의 지휘관(번진)들은 스스로 행정·재정·군사 권한을 장악하고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했다. 식량난으로 고통받는 농민들과 급료를 받지 못한 병사들은 쉽게 반란의 주체가 됐다. 884년 황소의 난과 같은 거대한 사회적 혼란은 이러한 경제적·환경적 기반의 붕괴 위에서 폭발했으며, 결국 907년 당나라의 최종적인 멸망으로 이어졌다. 결론적으로, 당나라는 기후에 맞지 않는 작물을 선택함으로써 식량 체계를 스스로 취약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기후 변화라는 외부 압력이 가해졌을 때 제국의 생명선인 보급망이 버티지 못하고 끊어지며 몰락하게 된 것이다. ◇1200년 전의 기온과 강수량 어떻게 파악했나 연구팀은 1200년 전의 기후를 복원하기 위해 '고기후 프록시(proxy)'라 불리는 세 가지 핵심 자연 기록을 활용했다. 먼저 동굴 석순 기록을 분석해 과거 따뜻한 계절의 연간 기온 변화를 추정했고, 꽃가루 데이터를 통해 동아시아 여름 몬순의 강도와 연평균 강수량을 재구성했다. 석순은 빗물이 동굴로 스며들며 미네랄이 쌓여 만들어지는데, 그 안에는 당시 강수량과 기온 조건이 산소 동위원소 형태로 기록된다. 석순 자료는 9세기 이후 북중국 지역에서 여름 몬순이 약화되며 강수 변동성이 커졌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비가 오더라도 일정하지 않았고, 한 번에 쏟아지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의미다. 또한, 황하 상류 지역의 나무 나이테 기록은 수 세기에 걸친 강물 유출량의 역동적인 변화를 파악하는 결정적인 단서로 활용됐다. 나무는 해마다 성장 흔적을 남기는데, 비가 충분하고 기온이 온화하면 나이테가 넓어지고, 가뭄이 들거나 추워지면 얇아진다. 수백 년치 나이테 자료를 분석한 결과, 9세기 들어 이 지역의 토양 수분이 급격히 줄어들었음이 드러났다. 이는 단순히 비가 적게 온 것이 아니라, 강수와 증발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뜻이었다. 여기에 1500회 이상의 홍수 사건이 기록된 역사 문헌 데이터를 더해 기상 재구성의 정확도를 높였다. 『구당서』와 『신당서』 같은 사서에 등장하는 가뭄·홍수·흉년 기록을 연대별로 정리해 과학 자료와 대조했다. 그 결과, 나이테와 석순이 가리키는 기후 악화 시기와 실제 사회적 재난 기록이 놀라울 정도로 겹쳐졌다. 자연과 인간의 기록이 같은 방향을 가리킨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데이터 수집을 넘어 현대의 공간 분석 기술(GIS)과 통계 소프트웨어(R)를 결합한 '다구성 요소 모델'을 구축했다. 연구팀은 800~907년을 데이터 변동성에 따라 53개의 환경 응답 구간(bin)으로 정밀하게 나눴다. 특히 강수량뿐만 아니라 증발산으로 인한 수분 손실까지 고려하는 표준 강수 증발산 지수(SPEI)를 활용해 당시 특정 지역이 겪었을 가뭄의 정도를 시뮬레이션했다. 이를 통해 당나라의 주요 도시와 군사 기지가 가뭄과 홍수에 얼마나 취약했는지를 보여주는 '수문기후 취약성 지도'가 완성됐다.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 식량 자급이 불가능해진 북방 군사 지역은 먼 거리의 식량 공급망에 의존하게 되었으나 잦은 홍수와 가뭄으로 인해 이 공급망마저 끊기면서 사회적 혼란과 왕조의 몰락이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고기후 데이터와 최신 공간 모델링 기법의 결합이 역사적 대전환의 원인을 밝히는 데 얼마나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같은 시대, 신라도 비슷한 시험대에 올랐다 서기 859~873년 당시 당나라는 전국적 자연재해와 기근에 시달렸다. 황하 범람과 가뭄이 반복되며 농민층의 생존 기반이 붕괴됐고, 이는 대규모 민란의 토양이 됐다. 특히, 874년 황소의 난이 발생했다. 소금 밀매상 출신 황소가 주도한 대규모 농민 반란이다. 반란군은 남중국에서 북상해 880년 당 수도인 장안이 함락됐다. 884년 황소의 난이 진압됐지만, 반란을 진압한 군벌의 세력이 확대됐다. 888~904년에는 절도사 군벌 간 내전이 격화됐고, 황제는 군벌을 통제하지 못하고 오히려 군벌의 보호 아래 전전해야 했다. 904년 군벌 주전충이 황제를 살해하고 수도를 낙양으로 옮긴 데 이어 907년에는 주전충이 마지막 황제 애제를 폐위하고 후량(後梁)을 건국하면서 당은 멸망에 이르렀다. 이러한 흐름은 한반도 신라와도 겹친다. 9세기 신라는 잦은 흉년과 자연재해 속에서 지방 세력이 성장했고, 중앙의 통제력은 약화됐다. 『삼국사기』에 기록된 가뭄과 홍수, 기근은 이 시기가 단순한 정치 혼란기가 아니라, 환경적 압력이 누적된 시기였음을 시사한다. 860년대 이후 자연재해와 세금 부담으로 인해 농민 봉기가 빈발했고, 지방 군사력을 장악한 호족 세력이 독자적인 지배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889년 원종·애노의 난 이후 각지에서 반란과 자치 움직임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900년에는 견훤이 후백제를, 901년에는 궁예가 후고구려(마진)을 세우면서 한반도는 후삼국 구도로 본격 진입하게 된다. 당이 멸망한 907년 무렵에는 통일신라가 사실상 국가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공식적으로는 935년 경순왕의 항복으로 통일신라는 공식적으로 멸망하게 된다. 이처럼 당나라와 통일신라는 서로 다른 제국이었지만, 같은 기후 체계 안에 놓여 있었다. 기후 변화는 국경을 가리지 않았던 셈이다. ◇재난 견딜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중요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고해상도 기후 데이터를 공간 모델링 기법과 통합, 중국의 수문기후 변화가 사회정치적 변혁에 어떻게 기여했는를 규명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복합 다성분 모델을 통해 기후변화와 환경적 반응, 사회정치적 발전 간의 다양한 상호작용과 연관성을 살펴본 것이다. 이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환경적 문제들이 사회 불안정에 기여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사회의 실패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이다. 거대한 제국을 무너뜨린 것은 단 한 번의 재난이 아니라, 재난을 견디지 못하게 만든 구조적 선택의 누적이었다는 것이다. 기후 변화 자체보다 더 위험한 것은, 변화에 맞지 않는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는 일이었다. 과학자들이 나무와 동굴, 기록을 통해 되살려낸 1000년 전의 기후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기후는 항상 변해왔지만, 그 변화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역사를 갈랐다"고. 연구팀은 “당나라 말기라는 특정 시기만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유사한 생태적 환경이 다른 사회정치적 시스템에 유사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같은 시기 같은 기후 영향권에 있던 통일신라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타났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도 있다. 당나라의 몰락은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기후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을 향한 오래된 경고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대구 낙동강에 강변여과수·복류수 취수 시설 도입…“5월부터 테스트 시작”

녹조 등으로 상수원인 낙동강의 수질 악화와 반복되는 수질 오염사고에 대한 우려로 수돗물 불신이 높은 대구지역에 지금보다 더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는 방안이 정부 주도로 추진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3일 대구 지역 수돗물 원수를 취수하는 낙동강에 강변여과수 또는 복류수 취수 시설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강이나 하천에서 물을 직접 취수하는 대신에 강에서 떨어진 곳에 취수정을 설치하거나(강변여과수), 강 바닥 모래·자갈층 아래에 취수관(취수구)을 묻어서 물을 끌어오는 방식(복류수)이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후부 주최로 열린 '낙동강 먹는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 토론회'에서 김효정 기후부 물이용정책관은 “올해 관련 타당성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고, 이를 위해 5월부터는 소규모로 파일럿 테스트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정책관은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해 2029년부터는 취수가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시설을 단계적으로 늘려 2032년까지는 대구시 취수량에 해당하는 하루 60만㎥까지 취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 주제발표에서 맹승규 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대한환경공학회장)은 “간접취수 방식인 복류수나 강변여과수는 독일·네덜란드 등 서유럽 국가에서 과거 강물 오염이 심했을 때 널리 사용된 취수 방법으로 이미 확립돼 있는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간접 취수 방식은 강물이 모래·자갈층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오염물질의 여과·흡착·분해 작용이 진행되고, 이에 따라 양질의 원수를 확보하게 된다는 원리다. 강변여과수의 경우 보통 지하수 30%와 강물 70%를 취수하게 되는데, 취수정이 강에 가까울수록 강 수질의 영향을 받게 된다. 맹 교수는 “낙동강 하류 창녕에서는 강변여과수가 일부 도입됐는데, 대구는 모래·자갈 지층이 발달되지 않은 지질학적 한계로 강변여과수는 어려울 수 있다"면서 “차선책인 복류수 방식은 지금까지 본격적으로 검토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복류수 방식은 강바닥을 5m 깊이로 파헤쳐 취수관(구멍이 많이 뚫린 관)을 묻은 후, 그 위에 인공적으로 모래·자갈 여과층을 덮는 기술이다. 여과층을 통과하는 거리나 시간이 짧아 취수 때 오염물질이 유입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반면 강변여과수의 경우 여과층이 막힐 경우 취수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고, 역세척을 통해 재생하기도 어렵다. 복수류는 역세척이 가능해 관리가 쉬운 편이다. 손광익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 정책분과위원장(영남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은 “기후변화 시대에는 미래 물 이용에서 불확실성이 커져 취수원 다변화가 중요하다"면서 “강물이든 댐 물이든, 복류수든 강변여과수든 모두 낙동강 물을 취수하는 것이라 취수원 다변화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4대강 보를 존치한 상태에서 과거 페놀오염사고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오염물질이 하류로 흘러내려가는 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리게 돼 복류수나 강변여과수 취수 시설이 도입되면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토론회를 끝까지 지켜본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대구시민들이 깨끗한 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3중 필터'를 잘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낙동강 본류 수질을 한강 수질만큼 개선하기 위해 상류의 봉화 석포제련소와 녹조 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하고, 강변여과수나 복류수 취수를 통해 원수 수질을 안동댐 만큼 개선하며, 고도정수처리 시설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는 대한환경공학회와 대한상하수도학회, 한국물환경학회가 공동주관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21년 본류 수질개선과 대구 취수원 이전 등을 담은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을 마렸했으나, 지역 갈등으로 인해 추진이 어려워진 상태다. 대구 취수원을 상류인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이전해 하루 30만㎥(대구 취수량의 50% 수준)을 취수하는 방안은 공사비 5104억원, 운영비 연간 112억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구미 지역의 반발에 부딪혔다. 대구 취수원을 상류 안동댐으로 옮겨 하루 46만㎥(대구 취수량의 72% 수준)를 취수하는 방안의 경우 공사비 1조5280억원과 연간 운영비 334억원이 필요한데, 낮은 경제성으로 인해 재정 당국과의 사업 협의가 불투명한 상태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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