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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의 핵심 변수 메탄(CH₄)…온난화 단기 대응책으로 주목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가운데 메탄(CH₄)은 이산화탄소(CO₂) 다음으로 중요하게 꼽힌다. 한번 배출되면 대기 중에서 평균 9년가량 잔존해 CO₂보다 훨씬 짧지만, 태양에서 지구로 왔다가 다시 우주로 빠져 나가는 에너지를 훨씬 더 많이 붙잡기 때문에 지구온난화 잠재력은 더 높다. 지난 20여 년 동안 대기 중 메탄 농도는 인위적 배출과 자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꾸준히 증가해 왔다. 과학계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 대비 현재까지 진행된 지구 평균기온 상승 중 상당 부분이 메탄 증가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메탄은 30~40년 규모에서 온도 상승을 크게 자극하는 특성이 있어, 배출이 늘 경우 단기간에 기후 위험이 급증할 수 있다. 반대로 감축 효과 역시 비교적 빠르게 나타난다. 메탄은 단기적으로 CO₂보다 지구 온난화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 메탄 감축은 수십 년 단위의 장기 전략이 아니라, 당장 기후 변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즉각적 대응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각국 정부와 국제사회는 메탄을 기후 정책의 핵심 변수로 주목하는 이유다. ◇글로벌 메탄 배출, 아시아가 핵심 무대 전 세계 메탄 배출의 상당 부분은 인위적 활동에서 비롯된다. 미 하버드대학 연구팀이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인위적 메탄 배출량은 약 375테라그램(Tg), 즉 3억7500만톤으로 추정된다. 이는 각국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공식 보고한 수치보다 약 15% 높은 수준이다. 하버드대학 연구팀이 위성 관측 자료를 활용한 역모델링 분석 결과, 전 세계 인위적 배출량의 약 39%가 중국·미국·인도·브라질 등 상위 4개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원을 세부적으로 보면 축산·폐기물·석유가스산업·벼농사 순으로 기여도가 컸다. 특히 석유·가스 부문과 벼농사의 경우, 기존 국가 보고 체계에서 실제 배출량이 과소 또는 과대 평가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더해, 그동안 공식 인벤토리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수력발전 저수지가 전 세계 인위적 메탄 배출량의 약 6%를 차지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수력발전 저수지에서는 댐 건설로 물에 잠긴 유기물이 썩으면서 메탄이 발생하며, 터빈을 통과할 때 기포 형태로 빠져나오거나 물속에 녹아 있다가 대기로 방출된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의 비중이 두드러진다. 2008~2017년 평균 기준으로 아시아는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동아시아가 아시아 전체 배출량의 3분의 1 이상을 기여했다. 특히 동아시아 메탄 배출의 94%는 인위적 발생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돼, 정책 개입 여지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의 메탄 배출 구조와 '보이지 않는 편차' 한국 역시 메탄 배출의 대부분이 인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국제 연구진이 구축한 배출량 통계(EDGAR v7.0 인벤토리)에 따르면, 한국의 메탄 배출은 폐수 처리와 농업 부문이 전체의 약 86%를 차지한다. 농업 부문에는 가축 장내 발효와 벼 재배가 포함된다. 폐수 슬러지 처리 탱크나 되새김질 하는가축의 장, 벼논(무논)의 바닥 등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할 때는 CO₂ 대신에 메탄이 생성된다. 국립기상과학원 연구진이 최근 공개한 연구에서는 한국의 메탄 배출량을 대기 관측과 역모델링 기법으로 재추정했다. 이에 따르면 2010~2021년 12년간 한국의 연평균 메탄 배출량은 약 1.66Tg, 즉 166만톤으로, 기존 상향식 인벤토리 추정치보다 3~9%가량 낮게 나타났다. 이는 특히 농업 부문에서 계절별 배출량이 과대평가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연구는 또 다른 중요한 변화도 보여준다. 같은 기간 폐기물 부문의 메탄 배출은 약 22% 증가한 반면, 농업 부문 배출은 소폭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논 면적 감소와 농업 관행 개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서울 수도권과 같은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폐기물 부문의 실제 배출량이 기존 인벤토리보다 낮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도시 메탄 관리 정책의 정밀화 필요성도 부각됐다. ◇ 벼농사의 역설… 메탄 배출과 냉각 효과의 공존 벼농사는 기후변화 논의에서 가장 복합적인 대상 중 하나다. 두 얼굴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논은 전 세계 농업 메탄 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주요 배출원이지만, 동시에 지표면 온도를 낮추는 생물물리학적 냉각 효과를 제공한다. 중국 저장대학 연구팀이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위성 기반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논 지역은 벼 재배 기간 동안 다른 경작지보다 주간 지표면 온도가 평균 0.2℃ 이상 낮게 나타났다. 논의 규모가 클수록 냉각 효과는 더 뚜렷했고, 이 효과는 논 경계를 넘어 주변 지역으로까지 확산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논에서 일어나는 증발산 작용을 통해 태양 에너지가 잠열 형태로 전환해 지표를 가열하는 현열을 줄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물이 액체에서 기체인 수증기로 전환되는 데 태양에너지가 사용되면서 주변 기온 상승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다만 이러한 냉각 효과는 주간에 집중되며, 야간에는 태양 복사가 없어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이 여름철 지역 열환경을 완화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는 점은, 농업 정책과 기후 적응 전략을 함께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 메탄 감축을 향한 국제사회와 한국의 선택지 한국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약속하면서, 2030년과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시했다. 동시에 한국은 국제 메탄 서약(Global Methane Pledge)에 참여해, 2030년까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30% 감축하는 공동 목표에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확한 배출량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 대기 관측과 역모델링을 활용한 최근 연구들은 기존 상향식 인벤토리의 한계를 보완하고, 부문별 배출 편차를 교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은 배출 계수의 정교화, 계절·지역별 시간 프로파일 개선, 관측소 확대와 같은 기초 인프라 투자가 메탄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편, 메탄의 강력하지만 짧은 온난화 효과를 상쇄하기 위한 보완적 해법도 제안되고 있다. 영국 런던 정치경제대학교 그랜섬 기후변화환경연구소 연구진은 최근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기고한 글에서 메탄의 기후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시적 CO₂ 제거'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나무를 심어 CO₂를 흡수하는 것과 같은 자연 기반 해법을 적용하면 CO₂를 영구적으로 제거할 수는 없더라도 메탄 영향에 대한 완충 작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단기적인 온도 상승을 억제하면서 세대 간 부담 전가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아울러 농업 부문을 보다 유연하게 기후 정책 체계 안으로 편입시키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메탄 문제는 단순한 감축의 대상이 아니라, 농업·에너지·폐기물·기후 적응이 교차하는 복합 의제다. 특히 벼농사처럼 온난화 요인과 냉각 효과를 동시에 지닌 시스템의 경우, 배출 감축과 지역 기후 완화라는 두 가지 측면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잡힌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 메탄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향후 수십 년간 기후 변화의 속도와 사회적 비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환경단체, 수도권 폐기물 타지역 이송 처리 추진 비판

내년 1월 1일부터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충북 등 타 시·도로 이송 처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환경운동연합은 15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화견을 열고 이를 규탄했다. 이날 기자화견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서울시 등이 내년부터 인천 수도권매립지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금지하기로 최근 결정하면서 서울시가 생활폐기물 일부를 관외 민간 소각업체에 의뢰해 처리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기자회견에서 충북청주환경운동연합의 박종순 사무처장은 “지금도 청주시 북이면 주민들은 소각장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데, 수도권의 무책임한 행정 실패를 왜 비수도권 지역 주민들이 감당해야 하느냐"면서 “서울에서도 반대하는 소각을 왜 지역에서 처리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박 사무처장은 “민간소각 시설에 의존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발생지 책임원칙과 공공처리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이누리 사무국장은 “수도권 지자체들이 민간소각장과 지방 처리에 의존한다면 결국 반대가 덜한 곳으로 떠돌게 될 것"이라면서 “1회용품·포장재 규제를 강화하고, 재활용 확대를 위한 로드맵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환경연합의 박정음 자원순환팀장은 “서울 마포 소각장 건립을 위한 526억원의 예산이 묶여있는데 정작 핵심인 감량·재활용 사업 예산은 오히려 삭감되거나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서울·경기·인천과 기후부는 민간 위탁에 의존하는 임시방편을 즉각 중단하고 공공성과 발생지 책임 원칙에 기반한 근본적인 폐기물 감량·재활용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기자회견에 이어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국회 토론회 등 관련 활동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전력산업 세미나]김형동 의원 “에너지 정책, 국민 수용성 우선돼야…정부 정책에 강한 문제의식”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간사)은 15일 국회에서열린 'AI 시대 탈원전·탈가스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정책의 선의는 의심하지 않지만,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새로 출범한 정부가 의욕은 강하지만, 김성환 장관과 현 정부가 가져가는 여러 에너지 정책에 대해서는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에너지 정책은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수용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은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며 “국회는 다양한 의견을 듣고 균형 잡힌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우리 당은 물론 국회 내에서도 에너지·환경·기후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고 평가하며, “오늘 참석한 발제자와 토론자들 역시 각 분야에서 가장 전문적인 분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논의된 내용들을 잘 듣고 국회가 만드는 제도와 정책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리 당이나 김소희 의원이 정책적으로 잘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비판과 조언을 해달라. 그 의견들을 균형 잡힌 정책을 만드는 데 반드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끝으로 “오늘 토론회를 개최해 준 김소희 의원과 귀한 시간을 내주신 발제자·토론자, 참석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전력산업 세미나]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탈원전·탈가스 불가능해…‘에너지 믹스’로 가야”

“AI 시대 에너지 정책에서 '탈원전·탈가스 동시 추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원전·LNG·재생에너지를 함께 쓰는 '현실적 에너지 믹스'로 가야 한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은 15일 김소희 국회의원 주최, 에너지경제신문 주관으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AI 시대 탈원전·탈가스 정책 개선방향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축사에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표한 '한국 2025 에너지 정책 검토 보고서'를 언급하며, 한국은 주변국과 전력망이 연결되지 않은 고립 계통 국가인 만큼 원전과 재생에너지, 탈탄소 기술을 함께 활용하는 에너지 믹스를 권고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석탄발전 비중은 줄여야 하지만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며 “원전과 LNG, 재생에너지, 수소를 현실적으로 조합해 전력 중심 경제에 맞는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를 고려할 때 탈원전 기조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AI 시대에 탈원전을 정식으로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며 “탈석탄 2040 목표 역시 현재 혼자서라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고, 탈원전 부분에 대해서는 최근 부처 내부에서도 조금씩 설득이 진행되는 분위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원전 활용에 대한 국민 여론도 언급했다. 그는 “상임위에서 확인했을 때 원전에 대한 국민 찬성 여론은 이미 60%를 넘었다"며 “AI 시대 원전이 필요하다는 인식까지 더해지면 70% 이상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LNG에 대해서는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조율해 줄 수 있는 LNG의 역할은 분명히 있다. 탈석탄·탈가스·탈원전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에너지 정책은 이념적 구호가 아니라 국가 경제와 산업 경쟁력, 일자리, 가계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축사를 통해 “AI 시대에 모든 것을 좌우하는 핵심이 에너지"라며 “오늘과 같은 전력·에너지 중심의 국회 논의는 매우 시의적절하고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 경선 과정에서 정부의 AI 정책을 비판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에너지 정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AI 정책은 '빈 깡통'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며 “AI·반도체·첨단산업 논의에서 에너지는 선택이 아니라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논의 결과가 국회의 입법 활동과 정부 정책으로 연결돼야 한다"며 “국회 역시 AI 시대 에너지 전략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간사)은 “새로 출범한 정부가 의욕은 강하지만, 현 정부가 추진하는 여러 에너지 정책에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며 “에너지 정책은 적어도 국민이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참석해주신 분들과 의견을 주신 전문가 여려분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전문적인 분들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나오는 말씀을 듣고, 국회가 만드는 제도와 정책에 충실히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세종대, 한국ESG대상 대학교 ESG 부문 최우수상

세종대학교(총장 엄종화)는 지난 10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한국ESG학회(회장 고문현) 주최로 진행된 '제3회 한국ESG대상'에서 대학교 ESG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세종대가 지난 20여 년간 기후변화대응 및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교육·연구·사회공헌 활동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며 ESG 경영을 선도해 온 점이 높게 평가된 결과다. 환경(E) 측면에서 세종대는 2003년 국내 최초로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으로 지정된 이후 전문인력 양성과 융합연구를 지속해 그동안 박사 92명, 석사 106명 등 총 198명의 기후변화 분야 전문인력을 배출했다. 이들은 에너지 공기업, 금융권, NGO, 언론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가 기후 대응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세종대는 온실가스 인벤토리와 배출계수 개발, 탄소중립 동향 분석, 에너지정책 및 감축 전략 등 다방면의 연구를 수행해 SCI급 논문 93편과 KCI 논문 124편, 학술발표 400여 건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등 학문적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다. 사회(S) 분야에서도 전 생애주기 교육을 기반으로 한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세종기후환경캠프'와 'Campus for Climate Change' 등을 통해 대학생 대상 탄소중립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대학(원)생 그린 리더 양성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38명의 그린 리더를 배출했다. 이들은 이후 초등학생 대상 기후 수업을 수행해 교육이 다시 사회로 환류되는 선순환형 모델을 실현하는 등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종대는 'Green Job 직업체험교육'과 '유아 대상 기후인식 교육' 등 생애 단계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지배구조(G) 측면에서도 세종대는 기후변화·탄소중립 관련 국내 178개 기관 및 기업과 MOU를 체결하며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또한 학과 운영과정에서 교수·재학생·동문·직원 등 다양한 구성원의 참여를 확대해 투명하고 지속 가능한 학내 운영 모델을 구축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엄종화 총장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발전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지속하고, 글로벌 ESG 모델 대학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세계 최고 재활용률 자랑하더니…알고보니 뻥튀기 ‘불순물까지 계산’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재활용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정부 통계와 달리 실제 성과는 크게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재활용 처리시설에 들어간 양만으로 성과를 계산하면서, 불순물과 잔재물까지 재활용으로 집계되는 구조가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실제로 다시 제품으로 사용된 양을 기준으로 재활용 성과를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12일 발표한 '투입 중심 재활용에서 고품질 순환자원 생산으로: 재활용 기준·통계의 구조적 혁신 과제' 보고서에서 “국내 재활용 성과 측정 방식은 실질적인 순환경제 이행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통계상의 거품을 유발하는 왜곡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의 핵심은 재활용률 계산을 투입량 기준이 아니라 산출량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폐기물 재활용률은 86.8%이다. 전 세계 폐기물 재활용률이 9% 수준인 것에 비하면 10배 가까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재활용률은 실제와는 너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재활용률 계산이 투입량 기준이다 보니 선별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순물과 잔재물까지 계산하는 것은 물론, 최종적으로 매립·소각되는 물량까지 모두 재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대학교 연구팀이 2023년 플라스틱 물질 재활용률을 국제 기준(유럽연합(EU)·미국 방식)에 맞춰 재분석한 결과 실제 재활용률은 16.4%에 불과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EU는 국가 간 비교 가능하고 신뢰성 있는 재활용 통계를 구축하기 위해 투입 기준에서 산출 기준으로의 전환을 권고하고 있다. 보고서는 순환자원의 품질·유해성 기준이 최종 산업 기준이 아닌 처리 단계 기준에 묶여 있어 기업의 원료 대체 투자와 국제 교역을 가로막고 있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EU 등 해외에서는 이미 제품으로 인정받은 재활용 원료가 국내에서는 여전히 폐기물로 간주돼 수입·사용이 제한되는 역차별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제도 역시 재활용 실적을 시설 투입량 기준으로 평가하면서 실제 순환경제 효과와 재사용 가치는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불순물이 대량 발생해도 통계상 성과는 높게 집계되는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순환자원 활성화를 위해 재활용률 산정 기준을 산출 기준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설별 불순물·잔재물 발생량을 의무적으로 기록·모니터링해 통계 왜곡을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폐기물 종료 기준의 법제화를 통해 EU처럼 고철·파유리 등 품목별로 품질·유해성 기준을 충족할 경우 폐기물 지위를 종료하고 해당 물질을 제품·원료로 인정해야 한다고 봤다. 이와 함께 품질 등급제 도입과 수요자 인센티브 확대도 제안했다. 순환자원의 품질과 유해물질 허용 기준을 용도별로 세분화해 국가 인증 등급을 부여하고 탄소배출권 추가 부여, 세액 공제, 공공조달 가점 등 인센티브를 강화해 고부가가치 시장을 육성해야 한다는 취지다. 입법조사처는 “현재 우리나라는 인구 증가세가 정체된 상황에서도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택배·배달 포장재 등 재활용이 어려운 폐기물 발생이 지속적으로 확대돼 폐기물 총량 증가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현행 폐기물 관리 체계는 처리 관점에 머물러 고부가가치 재활용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이로 인해 매립·소각될 잔재물이 필연적으로 증가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내년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등 기존 규제 중심 정책은 한계에 직면했다"며 “재활용 시스템의 질적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탄소중립의 핵심 기술, 국내 CCS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마라

전 세계적으로 반복되는 기후재난과 이로 인한 피해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지구의 나이 약 46 억 년 동안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있다. 10만 년 주기로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와 지구 온난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과학적 증거도 존재한다. 일부에서는 기후변화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산업화 이후 폭발적인 화석연료 사용 증가로 인한 탄소 방출의 급증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범지구적인 2050 탄소중립 정책이 성공하면 정말로 기후변화가 멈출 것인지에 대한 과학적 다툼과 찬반은 뒤로 하고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에너지전환으로 탄소 방출을 줄이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의 길은 어렵고 멀지만 꼭 가야 하는 길인데 우리의 발걸음은 여전히 잰걸음에 불과하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 향상을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거나, 원전 또는 수소와 같은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에너지전환을 실행하고, 또한 산업체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지층에 저장하거나 유용한 물질로 전환하여 재활용하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기술을 활용해야한다. 에너지전환은 국민 경제 및 국가 산업 문제와 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의 문제로 장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반면에 당장 활용이 가능한 방법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검증되고 활용 중인 CCS 기술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50개의 CCS사업이 운영 중에 있다. 2030년에 4억 톤, 2050년엔 10억 톤 저장을 목표로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탄소중립의 선두 주자인 노르웨이의 탄소중립 실천 과정을 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르웨이는 북해에서 석유 하루 200만 배럴를 생산 중이며 가스를 포함하면 석유환산으로 약 385만 배럴 규모를 생산하고 있는 산유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부터 35년 전인 1991년에 탄소세를 도입하여 꾸준히 탈탄소 정책을 추진한 결과 대표적인 유럽의 탄소저장 허브 국가로 자리매김하였다. 인구 500만인 이들은 어떻게 과감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을까? 먼저 꾸준히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하는 북해의 유전으로부터 확보된 자금으로 장기적인 에너지전환 부문에 투자가 가능했을 것이다. 또한 국가 에너지원 믹스를 살펴보면 재생에너지 비율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전력의 90% 이상을 수력이 공급하고 있어 풍력을 포함하면 전력의 100% 가까이 신재생 에너지로 공급이 가능한 국가이다. 즉, 풍부한 신재생에너지원과 막대한 자금의 바탕 위에 탄소세와 같은 정부 정책이 함께 작동되었기 때문에 탄소중립의 선두 주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와 비교하면 한국은 아무것도 준비된 것이 없다. 2025년 한국의 상황은 어떤가? 한국 정부도 여러 차례에 걸쳐 청사진을 발표했다. 2010년 계획에는 CCS를 통해 2030년까지 연간 3천만 톤을 감축하겠다는 내용이었다. 2023년 계획에서는 2030년까지 연간 5백만 톤, 2050년에 약 5천만 톤을 감축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은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는데 말이다. 국내에서 첫 번째 CCS 저장소로는 생산이 종료된 동해-1 폐가스전이 검토되고 있지만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2030년 목표를 맞추려면 1백만 톤 규모의 저장소가 5개 필요하고 2050년 목표를 맞추려면 1백만 톤 규모의 저장소가 50개 이상이 준비되어야 한다. CCS 사업도 자원개발처럼 지하의 저장소를 찾아서 주입 설비를 건설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어도 5년~10년 전에 미리 준비를 해야한다. 실행력 없는 계획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언제까지 계획만 수정하며 시간을 보낼 것인가? 신현돈

소방관 ‘보이지 않는 독’과 사투…화재 진압 때 ‘1급 발암물질’ 노출

29년간 1000건이 넘는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이 백혈병에 걸렸다면, 그 질병은 개인의 체질 문제일까, 아니면 직업이 남긴 흔적일까. 지난 14일 서울행정법원은 그 질문에 분명한 답을 내렸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진단받은 소방관 A씨에 대해 법원은 공무상 질병을 인정하며 인사혁신처의 요양 불승인 처분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유해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됐다"는 점을 명시했고, A씨의 근무 이력 대부분이 화재 진압과 구조 업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단순한 개인 소송의 승패를 넘어선다. 오랫동안 '입증이 어렵다'는 이유로 개인의 책임으로 남겨졌던 소방관의 직업성 질병 문제를, 사법부가 공식적으로 공적 위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인사혁신처가 A씨의 화재 진압 경력을 2년 2개월로 축소 평가한 것과 달리, 법원은 실제 출동 건수와 직무 실태를 근거로 누적 노출의 현실을 인정했다. ◇불길만이 아니다, 화재 현장의 '화학 칵테일' 소방관이 현장에서 마주하는 위험은 불꽃과 붕괴 위험에 그치지 않는다. 건축자재·가구·플라스틱·전자제품 등이 불에 탈 때 발생하는 연소 부산물은 수백 종의 화학물질이 뒤섞인 '화학 칵테일'을 형성한다. 여기에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벤젠, 포름알데히드, 중금속 성분, 각종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포함된다. 이 물질들은 연기와 초미세먼지 형태로 공기 중에 떠다니다 호흡을 통해 폐로 들어가고, 피부에 달라붙어 혈류로 흡수된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러한 복합 노출의 위험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IARC는 2023년 발표한 IARC 모노그래프 132권(Monographs Volume 132)에서 '소방관으로서의 직업적 노출'을 인간에게 발암성이 있음(Group 1)으로 분류했다. 이는 2010년의 '발암 가능성 있음(2B군)'에서 최고 등급으로의 상향 조정이다. IARC는 소방관 집단에서 관찰된 암 발생 증가에 대한 역학적 증거와, 연소 부산물의 발암 기전 연구 결과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IARC 모노그래프는 다양한 화학물질과 직업·환경적 노출 요인이 인간에게 발암성을 가지는지를 과학적 근거에 따라 평가·분류해 정리한 국제적 권위의 발암성 평가 보고서다. ◇수치로 확인된 노출…환경 기준의 수십·수백 배 화재 현장의 위험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국립소방연구원과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2024년 2월 발표한 '화재 현장 활동대원에게 노출되는 미세먼지 평가' 연구에 따르면, 실제 화재 및 모의 화재 현장에서 측정된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당 평균 3306.9㎍(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에 달했다. 이는 환경부가 '나쁨'으로 분류하는 기준의 94배이며, 1만1670㎍/㎥로 측정된 최고값은 '나쁨' 기준의 300배가 넘었다. 문제는 불이 꺼진 뒤에도 위험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잔불 정리와 화재 원인 조사 과정에서 바닥에 쌓인 분진이 다시 공기 중으로 떠오르며 고농도 초미세먼지를 형성한다. 이 단계에서 많은 소방관이 불편함 때문에 공기호흡기를 벗기도 한다. 연구진은 바로 이 시점이 가장 취약한 노출 구간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지원을 받아 애리조나대학 연구팀이 교진행한 연구 결과는 노출이 일시적이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화재 진압 전후 소방관의 소변을 분석해 PAH 대사체 농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그 결과를 지난 2021년 '노출과학 및 환경 역학 저널(Journal of Exposure Science & Environmental Epidemiology)'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흡입뿐 아니라 피부 접촉이 주요 노출 경로일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는 방화복과 후드, 장갑 등 보호 장비가 '보호막'인 동시에 관리가 부실할 경우 '2차 오염원'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오염된 장비를 제때 세척하지 않고 반복 착용할 경우, 유해물질은 소방관의 몸 주변에 상시적으로 존재하게 된다. ◇보호 장비 속의 또 다른 위험, PFAS 최근 들어 논란이 커진 것은 방화복에 사용되는 과불화화합물(퍼플루오로알킬 및 폴리플루오로알킬 물질, PFAS)다. PFAS는 물과 기름을 튕겨내는 성질 때문에 사용돼 왔지만, 환경과 인체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린다. 2023년과 2024년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기술보고서에 따르면, 소방관 방화복 직물에는 많으면 20종 이상의 PFAS가 존재한다. 이 PFAS는 마모와 열, 자외선 노출이 증가할수록 방출량도 늘어난다. PFAS는 일부 암과 면역계 이상, 생식 건강 문제와의 연관성이 제기돼 왔다. 소방관은 화재 연기뿐 아니라,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착용하는 장비를 통해서도 장기간 저농도 노출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중의 위험에 놓여 있다. 역학 연구는 소방관 집단에서 특정 암 발생 위험이 높다는 신호를 꾸준히 보고해 왔다. 예일대 보건대학원의 엘리자베드 B. 클라우드 박사가 주도한 연구팀은 2025년 '암(Cancer)'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소방관이 악성 뇌종양인 신경교종에서 특정 돌연변이 시그니처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시그니처는 난연제와 냉매 등에 쓰이는 할로알칸 계열 화학물질 노출과 연관돼 있다. 미국 암학회(ACS)의 로렌 테라스 박사 연구팀은 2025년 '국제 역학 저녈(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에 발표한 대규모 연구에서 소방관은 일반인에 비해 피부암 위험이 72%, 신장암 위험이 39% 더 높다고 밝혔다. 백혈병을 포함한 혈액암 역시 여러 연구에서 직업적 노출과의 관련성이 제기돼 왔다. ◇피해 예방과 보상을 위한 제도는 '걸음마' 수준 보이지 않는 독과의 사투는 이제 소방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응답해야 할 공공의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23년 '공상추정제'가 도입되면서 위험 업무에 장기간 종사한 공무원의 질병에 대해 공무상 재해로 추정하는 길이 열렸다. 같은 해 개정된 공무원재해보상법에는 소방공무원의 직업성 암이 특례 질병으로 포함됐다. 서울행정법원의 이번 판결은 이러한 제도 변화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보상 제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노출 자체를 줄이기 위한 장비 개선, PFAS 대체 소재 도입, 화재 단계별 호흡기 착용 기준의 엄격한 적용, 그리고 퇴직 이후까지 이어지는 장기 건강 모니터링 체계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29년간 화재 현장을 누빈 소방관의 백혈병을 공무상 질병으로 인정한 법원의 판단은, 소방관의 질병을 더 이상 개인의 체질이나 운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소방관은 불길과 싸우는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독성 화학물질과 평생에 걸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번 판결은 묻고 있다. 생명을 구하는 이들이 감내해 온 위험을, 사회는 어디까지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기후 리포트] 남미 아마존, 전례 없던 ‘초열대기후’로 진입

브라질 타파조스 강변에서 평생을 살아온 한 지역 부족장은 최근 몇 년 사이 “한 번도 겪어 본 적 없는 건기"를 경험했다고 말한다. 생태수문학자 마갈리 네미 박사는 이 부족장 증언을 '아마존의 역설'로 소개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UBC) 소속으로 최근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남미 아마존 생태계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네미 박사는 대학 보도 자료를 통해 연구 뒷얘기를 전했다. 당시 타파조스 강 수위는 건기임을 고려하더라도 비정상적으로 낮았다는 것이다. 그는 “아마존이 거대한 탄소·수분 저장고로서 지구 기후의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단 한 번의 이례적 건기만으로도 치명적 타격을 받을 만큼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연구들은 아마존이 지금 수천만 년 동안 지구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기후 체제, 즉 초열대기후(hypertropics)로 서서히 진입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초열대기후란 무엇인가 초열대기후는 기존 열대 기후의 변동 범위를 넘어서는 전례 없는 고온·건조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는 새로운 기후 체제를 뜻한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 연구팀은 지난 10일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용어를 사용했다. 연구팀은 이 조건을 “지구상에 현재 존재하지 않는 무(無)유사(no-analogue,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비슷한 사례가 없는) 기후"라고 규정했다. 기온이 역사적 열대 기후의 99퍼센타일을 넘어서는 상황(상위 1%에 해당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상태를 초열대라고 정의한다. 과거 열대 지역에서 경험된 가장 무더운 날들보다 더 뜨거운 날이 자꾸 반복되는 상태를 뜻한다. 열대가 원래 더운 기후이지만, 그 범위조차 벗어나는 '이상하게 더운 기후'가 계속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극단적 조건은 지구가 지금보다 훨씬 뜨거웠던 에오세(世)~마이오세(약 1000만~4000만 년 전)에 마지막으로 나타났던 것으로 분석된다. UBC 연구팀은 “아마존은 현재도 해마다 며칠 또는 몇 주간 이런 조건을 경험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이 지금처럼 통제되지 않는다면 2100년경에는 연간 150일 이상 초열대 조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연구진은 특히 이 현상이 건기를 넘어 우기에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곧 아마존 생태계가 역사적으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기후 체제로 진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마존을 초열대로 밀어 넣는 원인들 아마존의 초열대화는 기후 변화와 삼림 파괴라는 두 요인이 결합해 가속화되고 있다. 첫째, 지구 온난화는 건기의 길이를 늘리고 기온을 상승시켜 대기의 수분 요구량(VPD)을 높여 '고온 건조(hot drought)' 상태를 유발한다. 기온이 1도 상승하면 대기가 품을 수 있는 수증기가 7%가량 늘어난다. 기온이 상승하면 증발이 가속화되는데, 이를 대기의 수분 요구량이 증가한다고 표현한다. UC 버클리 연구팀은 토양 수분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나무들은 급격한 수분 스트레스를 받아 기공을 닫고 광합성을 중단하며, '탄소 기아(carbon starvation)'에 빠진다는 사실을 실측을 통해 확인했다. 둘째, 아마존은 스스로 비를 만들어내는 순환 구조를 가진 숲이다. 네미 박사탐의 논문에 따르면, 아마존 동부 지역의 나무는 건기에도 잎을 통해 수분이 증발되는 증산작용을 지속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물의 대부분은 수십 m 깊은 지하수가 아니라 최근 몇 주 또는 몇 달 내에 내린 강우가 머무는 토양 상층부(50㎝ 이내)에서 공급된다. 이는 숲이 빗물 재활용에 매우 의존하는 체계임을 의미한다. 산림 벌채·산불·도로 건설 등으로 증산이 줄면 숲 전체의 강우 순환이 흔들리고, 나무 고사율이 더 빠르게 증가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이러한 변화, 즉 초열대 상황이 계속되면 아마존이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임계점)를 넘어 결국 사바나화(savannization)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열대우림이 지금과 같은 울창한 숲 구조를 잃고, 훨씬 건조하고 나무가 성기게 드문드문 분포하는 '사바나에 가까운 형태'로 변질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아마존 생태계가 맞닥뜨릴 변화 초열대 기후가 본격화될 경우 아마존의 종 조성·기능·구조는 급속히 변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UC 버클리 연구진의 논문은 고온 건조 조건에서 연간 나무 고사율이 기존 대비 약 55%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현재 열대우림 평균 고사율이 약 1%라면, 극한 조건에서는 최대 1.55%까지 상승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숲의 탄소 저장 능력을 크게 약화시킨다. 나무 고사는 생리학적 임계점과 직접 연결된다. UCB 논문이 밝힌 바와 같이, 토양 수분이 임계값을 넘어서 감소하면 증산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이후 지속되는 건조는 물관부 색전(embolism) 현상을 일으켜 수분 이동 경로가 차단된다. 이는 인간의 뇌졸중과 유사한 과정이다. 뿌리에서 흡수한 물과 무기질을 잎까지 끌어올리는 통로인 물관부의 조직을 치명적으로 손상시킨다. 이후 나무는 잎 온도를 낮출 능력을 잃고 '열 스트레스'로 결국 말라죽게 된다. 아울러 생물다양성 측면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UC 버클리 연구팀은 성장 속도가 빠르고 목재 밀도가 낮은 종이 고온·건조 조건에서 더 취약해 먼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고밀도 목재 종은 상대적으로 강하지만, 고밀도 목재로의 대체 속도가 기후 변화 속도를 따라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지역과 지구에 미칠 파급 효과 초열대 기후로의 전환은 지역 주민의 삶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네미 박사의 현장 연구에 따르면, 아마존 주민 대다수는 도로보다 강을 주요 이동 수단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강 수위 감소는 식량·의약품 공급망을 단절시켜 생계 기반 전체를 흔들 수 있다. 지구적 차원에서는 탄소 순환의 균형이 무너진다. 아마존은 지금까지 인류 배출 CO₂ 의 상당량을 흡수해 왔으나, 고온·건조 스트레스가 심화되면 숲은 탄소 흡수원에서 순배출원(source)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UC 버클리 연구는 2015~2016년 엘니뇨 시기 아마존을 포함한 전체 열대 지역이 평년보다 약 25억 톤 더 많은 탄소를 방출했다는 자료를 제시한다. 아마존이 탄소 저장고 기능을 상실할 경우 대기 CO₂ 농도는 더 빠르게 상승한다. 이는 기후 변화의 가속화—즉 전 지구적 악순환—을 촉발한다. 이러한 영향은 서부 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 다른 열대우림에도 파급될 수 있다. ◇'기후 에어백'이 터지기 전에 네미 박사는 대기과학자 루시아나 가티의 말을 인용해 아마존을 '지구의 허파'가 아닌 '지구의 에어백(airbag)' 으로 비유한다. 충격을 흡수해 완화시키는 장치라는 뜻이다. 문제는 이 에어백이 이미 과부하 상태라는 점이다. 증산 중단, 색전 발생, 고사율 증가라는 일련의 과정은 '압력이 한계에 달한 에어백'과 유사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UC 버클리 연구팀 역시 향후 10~20년이 아마존 생태계의 운명뿐 아니라 지구 기후 안정성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핵심 시기라고 경고한다. 온실가스 감축과 산림 보전 정책이 지금 즉시 강화되지 않는다면, 초열대기후는 먼 미래의 위협이 아니라 가까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세탁기 배출 미세플라스틱, 물고기 아가미 닮은 필터로 걸러낸다

합성섬유가 들어있는 옷감을 세탁기에 넣어 돌리면 미세한 섬유 형태의 미세플라스틱(MP)이 배출된다. 이 미세플라스틱은 하수처리장에서도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상당 부분 강이나 바다로 배출된다. 생태계에 영향이 우려되는 이 세탁기의 MP 섬유를 가정에서부터 원천 차단할 수 있는 혁신적인 여과 시스템이 개발됐다. 기존 세탁기 필터의 한계였던 낮은 효율성과 잦은 막힘 문제를 해결한 이 장치는 놀랍게도 '물고기'의 아가미 구조에서 영감을 얻었다. 독일 본대학교 유기체생물학연구소와 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 에너지·지속가능연구소 등 연구팀은 최근 'npj 신규 오염물질(Emerging Contaminant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생체 모방 필터를 소개했다. ◇왜 새로운 여과 시스템이 필요한가? MP는 5㎜보다 작은 플라스틱 입자나 섬유로, 물·토양·공기 등 모든 환경에서 발견되는 유해 오염물질이다. 특히 세탁기는 MP 섬유가 환경으로 유입되는 주요 경로 중 하나인데, 한 사람이 1년에 10g에서 최대 120g의 MP 섬유를 방출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과되지 않는 MP는 하수도로 배출된다. 하수처리장에서는 84~94%의 MP를 제거하지만, 나머지는 강과 바다로 들어간다. 따라서 MP가 하수 시스템에 도달하기 전에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세탁기에는 펌프 보호를 위한 거친 필터만 있을 뿐, MP를 거르는 장치는 없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서 관련 여과장치를 개발했지만, 본격적인 적용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존 가정용 여과 솔루션들은 막힘에 취약하고 포집 효율이 낮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고기 아가미 속 숨겨진 과학, FiF 필터의 원리 새로 개발된 생체 모방 필터(fish-inspired filter, FiF)는 활발하게 먹이를 먹는 '돌진 여과어(ram-feeding fishes)'의 아가미 아치 시스템을 모방했다. 이 물고기들은 앞으로 헤엄치면서 아가미 아치 시스템을 통해 물의 흐름을 유도하는데, 물고기 아가미는 식도 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원뿔 모양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FiF는 이 구조를 본떠 원뿔형 필터 요소와 주기적인 자체 청소 메커니즘을 결합한 '반교차 흐름 여과(semi-cross-flow filtration)' 방식을 사용한다. 가장 큰 효과는 필터 막힘 지연에 있다. FiF는 포집된 MP 섬유의 최대 84.8%를 주기적인 청소 메커니즘을 통해 필터 외부의 농축액(concentrate)으로 수집한다. 우선 반교차 흐름 여과는 필터 표면에 입자가 쌓이는 데드 엔드 여과(dead-end filtration)와는 다른 방식을 채택한다. FiF는 원뿔형 구조를 통해 물이 필터 표면에 접하는 각도를 낮춰 MP 섬유가 필터에 달라붙지 않고 계속 굴러가도록 유도한다. ◇세탁기에 부착하면 나타나는 놀라운 효과 자체 청소 메커니즘은 물고기가 먹이를 삼키듯, FiF는 주기적으로 농축액 밸브를 열어 필터 요소에 쌓인 입자들을 외부의 농축액 배출구로 배출시킨다. 이를 통해 필터 막힘을 지연시킬 수 있다. FiF가 수집하는 농축액의 부피는 여과된 유체 부피의 약 5%에 불과하다. 이는 기존 교차 흐름 여과 공정에서 농축액 부피가 10~50%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양으로, 수거된 MP의 처리 및 폐기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성능 덕분에, FiF는 농축액 배출구가 없는 일반적인 데드 엔드 필터와 비교했을 때, 필터 자체에 MP 섬유가 남아 있는 양이 약 7분의 1에 불과해 막힘이 최대 7배까지 지연될 수 있다. 세탁기에 FiF를 부착해 사용할 경우, 높은 효율성과 모듈식 설계라는 이점을 제공한다. 실험실 테스트 결과, FiF는 MP 테스트 섬유의 최대 99.6%를 포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탁기에서 실제 효과가 있을까? 실험 결과를 종합해 볼 때, FiF는 미세플라스틱을 걸러내는 데 상당히 효과적일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가장 성능이 좋았던 FiF 조합(Large-11 필터 요소, 78 μm 메쉬, 소용돌이형 유입구)은 99% 이상의 MP 섬유를 포집했고, 투과액(깨끗한 물)에 남는 MP 섬유의 양은 0.8 ± 2.2%에 불과했다. 이는 FiF가 거친 섬유 분리, 낮은 농축액 부피, 모듈식 청소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세탁기와 같은 응용 분야에 특히 적합한 대안임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세탁기 환경에 맞게 필터 크기, 공격각, 메쉬 크기 등 다양한 매개변수를 조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낮은 공격각이 섬유가 구르도록 유도하여 성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FiF는 생체 모방 여과 메커니즘의 잠재력을 보여주며, 복잡한 분리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앞으로 청소 간격을 필터 압력 차이에 연결하는 감각 시스템을 추가하거나, 세탁기에서 발생하는 모래·먼지·머리카락 등 다른 입자들과 혼합된 환경에서의 테스트를 통해 성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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