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오는 2031년까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해 31만호를 착공하고 기존 주택 멸실 물량을 제외하더라도 약 8만7000호의 주택을 순수하게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특히 최근 3년간 서울에서 준공된 정비사업을 분석한 결과 기존 주택보다 36.4% 많은 약 2만호가 순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신규 공공택지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활용 등을 통한 공급 확대에 나선 가운데 서울시는 가용택지가 부족한 서울에서는 외곽 녹지를 개발하기보다 기존 도심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성을 높이는 것이 실질적인 공급 확대 방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13일 정부의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발표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계획 중인 정비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경우 2031년까지 서울 253개 구역에서 최대 31만호를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철거되는 기존 주택도 포함된다. 서울시는 기존 주택 멸실 물량을 제외할 경우 실제 늘어나는 주택은 약 8만7000호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을 비롯해 사업성 보정계수, 현황용적률 인정, 공공기여 부담 완화 등을 통해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높이고 사업기간을 단축해 31만호 착공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가 이날 특히 강조한 것은 정비사업을 통한 '순증 효과'다. 최근 3년간 서울에서 준공된 정비사업 59곳을 분석한 결과 재개발 사업에서는 기존보다 약 7000호가 늘어나 27.4%의 순증률을 기록했다. 재건축에서는 약 1만3000호가 증가해 순증률이 44.2%에 달했다. 재개발과 재건축을 합하면 기존 주택보다 약 2만호가 늘어나 전체 순증률은 36.4%로 집계됐다. 이는 정비사업 과정에서 기존 주택이 철거되는 만큼 전체 공급물량만으로 공급 효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에 대해 서울시가 실제 준공 사업장의 순증 실적을 제시한 것이다. 서울시는 가용택지가 제한된 서울의 특성상 신규 택지를 계속 발굴하는 것보다 기존 도심의 정비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공급 확대에 보다 직접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 역시 이번 대책에서 2030년까지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약 23만4000호가 정상 착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조합설립 동의율을 현행 75%에서 70%로 낮추는 등 정비사업 절차를 단축하는 방안도 내놨다. 서울시는 이 같은 정부의 방향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정부 대책에는 서울시가 요구해온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를 비롯해 이주비 대출 LTV 산정방식 개선, 시공사 선정 시 수의계약 조건 완화, 공원·녹지 의무확보 기준 일부 완화 등이 포함됐다. 공공기여 임대주택 인수가격 현실화와 PF 금융지원 확대 역시 정비사업의 자금 부담을 낮추고 사업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서울시는 정비사업의 공급 효과를 더욱 높이려면 추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완화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 조정 등 사업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제도가 이번 정부 대책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서울은 가용택지가 제한돼 기존 도심의 재개발·재건축이 주택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사업성을 높이고 거래 경직성을 완화하는 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충분한 공급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시는 도심 정비사업과 그린벨트 개발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추가 신규 공공택지 10만호+α를 확보하기로 하고 서울 및 서울 인접 수도권 그린벨트 활용 가능성도 열어놓은 상태다. 반면 서울시는 미래세대의 자산인 녹지를 주택용지로 사용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직장과 교통, 생활 인프라가 이미 갖춰진 도심에서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하는 것이 서울의 주택 수요에 보다 직접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논리다. 서울시는 정부가 신규택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도 정비사업의 실제 공급 효과와 서울의 도시계획, 녹지 보전 가치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가 재개발·재건축의 원활한 추진 필요성을 인정하고 서울시가 지속적으로 제안해 온 제도개선 과제를 일부 수용한 것은 다행"이라며 “이번 대책을 계기로 주택정책의 무게중심이 수요 억제에서 충분한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는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정부와 협력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협력하되 반영되지 않은 규제개선 과제는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분명하게 요구하고 녹지 훼손에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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