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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 공급 부족 책임론 반박…“대통령 억지 주장에 개탄”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주택 공급 부족 책임론을 정면 반박했다.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2022년부터 인허가 물량이 줄었다고 지적한 것을 두고 전임 박원순 시장 시절 공급 공백이 원인이라며 비판했다. 21일 오 시장은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6 서울 주택정책 성과공유회'에서 과거 정책으로 끊긴 정비사업 공급망을 지난 5년간 복원했다며 2031년까지 31만가구를 착공하겠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오 시장은 박 전 시장 시절 정비구역 389곳이 해제되면서 약 43만가구의 공급 잠재 물량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정비사업 추진위원회나 조합 내 갈등을 빌미로 주민의 30%가 반대하면 정비구역을 해제하기 바빴다"며 “오히려 독려해야 할 정비 사업을 '뉴타운 출구 전략'이라고 칭하며 정비사업의 바탕을 만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주거용 건축물 35층 높이 규제도 박 전 시장 때 도입돼 많은 재개발 사업이 주춤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주민 동의 절차도 1회에서 3회로 강화됐다"며 “대표적인 사례가 성수 1·2·3구역"이라고 말했다. 당시 중앙정부 규제도 비판했다. 재건축 구조 안전성 비중이 20%에서 50%로 높아져 구조 안전성 통과한 사업지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 46개 단지 중 즉시 재건축 판정을 받은 곳이 한 곳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시는 2021년 주거정비지수제를 폐지한 이후 신속통합기획을 비롯해 사업성 보정계수·표준처리기한제 등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최근 5년간 신속통합기획으로 총 214개 구역·30만7000가구 규모의 신규 정비구역을 지정했다. 연평균 신규 지정 구역은 35곳으로 지난 10년 평균(17곳)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 주거지에는 모아타운을 도입해 168곳, 4만3000가구가 조합설립 단계에 진입했다. 시는 7월 기준 연간 착공 목표치인 3만가구 중 1만5000가구 착공을 완료했다. 2031년까지 253개 구역에서 31만가구를 착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존 가구 수를 제외한 순증 규모는 8만7000가구다. 정비사업을 통해 재개발은 기존보다 29%, 재건축은 48%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 시장은 정부의 8·13 공급대책에 서울시가 요구한 정비사업 규제 완화 방안이 일부 반영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추가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의 3년 한시 완화와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축소·민간 정비사업의 법적상한용적률 1.2배 허용 등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의 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로 넘기는 방안에는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오 시장은 “전체 정비사업 기간 가운데 서울시가 담당하는 절차는 2.7%에 불과하고 시 심의 기간도 기존 6개월~1년에서 1~3개월로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비사업 관련 업무 경험자가 한 명도 없는 자치구가 17곳"이라며 “권한 이양이 오히려 자치구별 판단 기준의 차이와 주민 갈등을 키워 사업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용산공원 개발에 대해서는 공원 본체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도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량을 당초 6000가구에서 최대 8000가구로 수용가능하다고 양보한 점과 캠프킴 수송부부지 등 용산공원 주변 부지 공급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시가 실질적인 대안으로 제안한 탄천물재생센터도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에 동의하면서도 공급 실효성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최대 1만3000가구 공급이 가능한 탄천 물재생센터 부지는 41만1000㎡로 용산 어린이 정원보다 넓다"며 “지금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인사 검증을 받고 계시는 장관 후보자께서 염두에 두고 계시다고 보여지는 방사청 부지와 군인아파트 부지, 장교숙소를 다 합한 것은 그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인터뷰] 이정훈 교수 “AI도시 결정 책임 누구…‘리빙랩’ 중요한 이유”

“인공지능(AI)시티에서 중요한것은 시민이 직접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리빙랩(Living Lab)'이 잘 만들어져야하고, 실증이나 테스트베드를 잘 디자인해서 AI가 실제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시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야하죠." 이정훈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연구실에서 진행된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K-AI 시티를 육성하고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 중요한 것으로 리빙랩의 중요성을 꼽았다. 구체적인 실증경험을 통해 시민 체감도를 높이고, AI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조율하는 현장이 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현재 서울특별시 명예시장과 대통령 직속 국가 인공지능 전략 위원회 분과위원 등 정부와 학계 다방면에서 왕성한 활동 중이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이 교수를 만나 스마트시티·AI시티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들어봤다. 스마트시티부터 AI시티에 이르기까지, 미래 도시는 다양한 모습으로 대변된다. 한국에서 AI시티의 개념을 이 교수는 '전환과 진화'로 본다. 스마트시티와 AI시티의 개념에 대해 여러 해석이 있지만, 외국은 일반적으로 AI시티를 스마트시티 안에서 AI기술로 인해 또 한 번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이해한다. 본격적으로 AI가 적용되면서 예측과 판단을 할 수 있게 됐다. 이 교수는 이를 '도시의 지능화' 수준이 발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이 교수는 “스마트도시가 도시를 데이터화했다면, AI도시는 그 데이터를 도시의 지능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정보를 이용할 때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해당 구간이 걸리는 시간이 어느정도인지만 알 수 있다면, 지능의 개념이 도입됐을 때는 도로가 막히는지, 안막히는지 판단을 할 수 있게 의견을 제시한다. 학습경험을 한 지능이 도시의 여러 서비스들에 적용이 돼서 새로운 가치를 준다. AI기반 도시운영체계는 교통·환경·에너지 분야 중심에서 도시행정·재난대응 등으로 확장됐다. 지금까지 교통·환경·에너지 분야가 스마트시티를 이끌어왔고, 이에 따라 많은 행정데이터들이 축적돼있다. 도시행정이나 재난대응으로 확장된 것은 사용 가능한 데이터들이 많아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도 AI행정을 통해 행정의 생산성을 높였다. 순환보직을 하는 공무원들의 경우 현업에서 조례 등 법령을 알아보거나 구체적인 사례를 체크할 때 AI를 활용한 신속행정이 가능하다. 재난대응의 경우 개별적인 데이터에서 통합 데이터로 나아가면서 사전예측이 핵심이 됐다. 축적된 데이터들을 근거로 특정 지역에 홍수 위험이 높다거나 하는 예측을 할 수 있기에 사후대응이 아닌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다. 도시가 먼저 개인을 인지하고 대응한다. 데이터들을 통합해서 학습시키고 정확도를 점점 높인다는 점에서 플랫폼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컴퓨터와의 대화가 가능해짐에 따라 향후 체감될 변화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의 '정부 3.0'·문재인 정부의 '지능형 정부(디지털 뉴딜)'·윤석열 정부의 '디지털플랫폼정부'에 이어 현 정부에서도 'AI 정부'가 주요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교수는 정권마다 명칭과 특성을 차이가 있을 지라도 정부 행정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점에서 큰 맥락은 정책성 연속성을 가진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공공데이터 개방부터 디지털 행정, 플랫폼기반의 행정, AI 기반의 행정으로 나아가며 UN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국제적 인지도가 높은 편"이라면서 “우리나라는 꽤 높은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의 공공 데이터 축적을 보유하고 있고, IT기업 생태계도 잘 갖춰져 있다"고 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AI가 읽고 활용할 수 있는 표준과 품질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들의 연결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선 범 부처적으로 AI 거버넌스의 국가적인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세종시와 부산시에서 2018년부터 스마트시티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다. 입주 시기를 기점으로 봤을 때 이 도시들은 여전히 신도시다. 데이터들이 충분히 쌓이지 않은 상황이라 활용 역시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해당 도시들에도 리빙랩이 각각 있지만 시민 체감도를 높이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분양가 등의 문제로 사업 속도가 느려졌다. 정부 주도가 아니라 SPC주도이다 보니, 사업이 진행되지 않아 수익이 나지 않았고 악순환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데이터가 데이터 허브에 잘 쌓이고, 이를 AI가 학습·분석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시민 피드백으로 가는 그 순환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AI의 활용성이 높아질수록 책임성에 대한 논의도 나온다. 미국 LA에서는 에이전틱 AI를 도입해 건축 허가 승인을 자율결정 하는 사례도 있다. AI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의 문제에 대해 이 교수는 '어떤 결정이 얼마나 중요하고 위험한 결정인가'를 사회가 합의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요하고 위험한 결정일수록 그 영향력에 따라 사람이 개입하는 수준이 단계적으로 잘 설계돼야 한다"며 “단순한 반복적인 행정 업무는 AI가 자율적으로 하게될 것이고, AI의 자율성을 어느정도까지 허용할지는 거버넌스를 통해 위험수준을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가 위험수준을 합의하는 일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정할 수 없기에 실증 경험이 중요해진다. 거버넌스의 논의를 주도하는 것은 시민을 보호하는 입장에서 정부가 주도하고 시민단체가 함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결국은 시민이 체감하고 수용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피드백을 통해 서비스가 발전하고, 더 많은 서비스가 새롭게 생기는 선순환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AI 시대의 도시는 데이터의 표준화를 통해 생성된 가치가 원활하게 순환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이 교수는 플랫폼은 '데이터·지능·에이전트'의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데이터는 표준화돼서 연결되고, 이를 AI가 학습해 추론·예측하며 이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는 에이전트가 필요하다. K-AI시티에서는 자율주행차가 대표적이다. 상황데이터들을 보고, AI가 상황을 인지해 돌발상황에 대응한다. 여러 학습과정을 거쳐 플랫폼에 다시 데이터가 쌓이며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계속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정부 부처별로, 지자체 별로 자체 플랫폼이 만들어지지 않으려면 공통으로 합의된 인프라와 표준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이 역할을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가 조율자로서 맡아야한다고 본다. 정부는 공통의 표준을 위해 데이터 허브 2.0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나의 표준과 연결된 여러 플랫폼 연합의 모습이 한국형 AI 도시의 방향이다. 국정과제로 있는 K-AI시티는 원주와 천안·아산시에 특화 시범도시로 추진 중이다.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충분한 정부지원과 시민 체감형 과제를 우선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운영을 하다가도 자금문제로 그 다음 단계 운영으로 못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위해 충분한 국고보조가 필요하고, 시민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AI를 갖고 풀 수 있는 문제들을 먼저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AI가 실제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줘야 다른 도시에도 확장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한국이 통합 플랫폼이나 테스트베드 등 실행력이 높은 것은 중요한 자산으로 봤다. 다만 약점은 지속성과 확장성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이 교수는 K-AI 시티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AI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의 측면에서 기술적인 로드맵 뿐만아니라 사회 전체적인 변화에 대한 국가적 로드맵도 필요하다"며 “앞으로 AI 민주주의 등 AI를 둘러싸고 어떻게 대응을 할 것인지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과정 자체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119만호 중 최대 70만호 ‘재등장’…공급 기준도 제각각

정부가 발표한 공적주택 119만호 가운데 최대 70만호가 앞서 내놓은 수도권 주택공급대책과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주택의 착공뿐만 아니라 매입임대 약정과 전세임대 계약까지 모두 '공급'으로 합산하면서 119만호가 실제 입주 가능한 주택으로 전환되는 시점도 유형마다 다르다. 정부는 2030년 장기공공임대주택 비중을 전체 주택의 10% 이상으로 높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 수준을 넘어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수도권 92만호의 지역별 배분과 연도별 실행계획, 5년간 재원조달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새로 도입하는 보편형 공공임대도 공급량만 19만호로 정했을 뿐 입주자의 소득·자산 기준과 임대료 수준은 확정하지 못했다. 21일 국토교통부의 '주거안정플랜' 백브리핑에서는 정부가 내세운 119만호의 실체와 기존 공급대책과의 중복, 재원 마련 방안에 관한 질문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수도권 주택공급대책과의 중복 규모를 묻는 질문에 “정확하게 산출해 봐야 하지만 65만~70만호 정도가 겹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119만호의 55~59%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다만 정부는 정확한 중복 물량과 신규·순증 물량을 추후 다시 산출해 설명하겠다고 했다. 정책 발표 시점에도 119만호 가운데 기존에 발표된 물량과 이번 플랜을 통해 추가되는 물량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셈이다. 앞서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대책에서 제시한 149만1000호와 이번 공적주택 119만호는 대상 지역과 공급 주체, 산정 기준이 다르다. 149만1000호는 수도권에서 향후 5년간 착공할 공공·민간주택을 합친 수치다. 반면 119만호는 전국의 공공주택을 대상으로 한다. 건설임대와 공공분양뿐 아니라 기존 주택을 사들이는 매입임대, 민간주택을 빌려 재임대하는 전세임대까지 포함했다. '1호'를 공급으로 인정하는 시점도 다르다. 건설형은 착공, 매입형은 주택 매입이나 매입약정, 전세임대는 임대차계약 체결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같은 공급 실적으로 잡히더라도 실제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특히 119만호 가운데 직접 건설하는 공공임대는 35만호다. 나머지 공공임대는 매입임대 31만호와 전세임대 23만호로 구성된다. 정부가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입주할 수 있다고 밝힌 물량도 전체 계획의 약 13%인 15만호이며, 수도권 물량은 10만호다. 국토부 관계자는 “149만1000호는 수도권 공공·민간주택의 착공 목표이고, 119만호는 전국을 대상으로 매입약정과 전세임대 계약까지 포함한 수치"라며 “지역과 사업 프로그램, 공급 기준이 서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공공분양 24만3000호는 연평균 약 4만9000호 규모다. 이전 5년간 연평균 실적 2만1000호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이다. 그러나 공공택지에 공급되는 저렴한 주택이 최초 수분양자에게만 시세차익을 안기는 '로또 분양'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질문에 정부는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국토부는 “공공분양만의 문제가 아니라 분양가상한제 주택 전반에서 발생하는 문제"라며 “주택정책 부문에서 별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환매조건이나 전매차익 환수 등 공공성을 장기간 유지할 장치는 이번 플랜에 담기지 않았다. 보편형 공공임대와 기존 통합공공임대의 차별성도 쟁점이 됐다. 통합공공임대는 복잡하게 나뉜 공공임대 유형을 하나로 합쳐 다양한 계층의 입주 편의를 높인 제도다. 여기에 다시 보편형이라는 별도 유형을 만드는 것이 정책 중복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부는 두 유형의 정책 대상을 분리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존 통합공공임대가 저소득·주거취약계층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어 이를 중산층까지 확대하면 취약계층의 몫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통합공공임대는 취약계층을 위해 유지·확대하고 보편형 임대는 별도 물량으로 추가해 '두 개의 트랙'으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김이탁 국토부 1차관은 “보편형 공공임대는 소득 3·4분위 이하 중심의 통합공공임대보다 대상을 확대하는 개념"이라며 “취약계층에 대한 공급을 역대 정부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면서 중산층형 공공임대를 추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편형 임대에 적용할 소득·자산 기준과 구체적인 임대료는 정해지지 않았다. 국토부는 해당 기준이 민감하고 핵심적인 사안인 만큼 청년과 전문가 의견을 추가로 들은 뒤 별도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역세권·도심에 중형 평형과 민영주택 수준의 품질을 갖춘 주택을 공급하면서 부담 가능한 임대료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문제도 남는다. 정부는 보편형 임대의 재정지원 단가를 통합공공임대보다 약 10% 높여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했다. 사업비는 주택도시기금의 출자·융자와 입주자 보증금, LH·지방공사의 자체 부담으로 조달한다. 예컨대 표준사업비를 기준으로 재정 출자와 기금 융자, 입주자 보증금으로 대부분을 충당하고 나머지를 사업자가 부담하는 구조다. 실제 사업비가 지원 기준을 웃돌면 LH 등 사업자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보편형 임대 19만호와 노후 공공임대 재건축이 이번 플랜의 가장 큰 시험대"라며 “선호 입지의 토지 확보와 건설비, 재정부담, 기존 입주자 이주 문제, LH와 지방공사의 사업 수행능력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내년도 공적주택 공급을 위해 약 30조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공적주택 관련 예산 약 20조7000억원보다 9조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공공임대 관련 예산은 올해 19조6000억원에서 내년 28조5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하고, 공공분양 예산도 약 3000억원 늘어난다. 일반회계와 주택도시기금을 합친 수치로 주거급여는 포함되지 않았다. 내년 신설 예정인 미래대응기금에서는 주택 분야에 3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주택공급에 2조8000억원을 사용하고 나머지 4000억원가량은 주거급여와 청년월세 지원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다만 정부는 5년간 필요한 총재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연도별 물량과 주택 건설단가, 주거급여 대상과 지원 한도가 달라질 수 있어 5년치 재정 소요를 하나의 숫자로 제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028년 이후에는 일반회계와 주택도시기금, 미래대응기금 등을 동원해 필요한 재원을 확보한다는 원칙만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안에는 플랜 이행에 필요한 공급 물량이 반영돼 있다"면서도 “연도별 물량과 단가, 사업 구성이 바뀔 수 있어 5년간 총비용을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주택 품질을 높일수록 재정과 사업자 부담도 함께 커진다는 점이다. 역세권의 높은 토지가격과 공사비를 반영하고 중형 평형과 고급 마감재를 적용하면서 임대료까지 낮추려면 정부 지원 확대가 불가피하다. LH의 부채와 장기적인 임대주택 운영비까지 감안하면 내년 예산 확보만으로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주거복지 전달체계를 LH에서 지자체 중심으로 전환하는 계획도 법 개정과 인력·예산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정부는 모든 기초지자체에 주거복지센터를 설치하고 전문인력을 배치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와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설치 의무화를 위한 법률 개정 시기와 국비 지원 규모, 지자체별 인력 배치계획은 확정하지 않았다. 정부는 장기공공임대 비중이 현재 8.4%에서 2030년 10% 이상으로 높아지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마다 공공·사회주택을 분류하는 기준이 다른 만큼 재고 비율만으로 OECD 국가의 주거복지 수준을 넘어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함 랩장은 “주거안정플랜의 성패는 몇 만호를 발표했느냐보다 국민이 원하는 지역에서 원하는 품질의 주택에 실제로 입주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며 “공급 물량뿐 아니라 입지와 면적, 임대료, 입주율과 주거만족도를 함께 관리하고 실제 착공·입주 실적을 매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2030년까지 공적주택 119만호 공급…‘보편형 공공임대’ 19만호 도입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공공임대와 공공분양 등을 포함한 공적주택 119만호를 공급한다. 이 가운데 77%인 92만호를 주거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에 배치한다. 중산층 등 다양한 계층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보편형 공공임대'도 새로 도입해 19만호를 공급한다. 장기공공임대주택은 2030년 250만호 이상으로 늘려 전체 주택의 10% 수준까지 확대한다.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실제 입주할 수 있는 공적주택 15만호를 공급해 단기적인 전월세 시장 안정도 꾀한다. 21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두텁고 촘촘한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주거안정플랜'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향후 5년간 적용되는 정부의 중장기 주거복지 실행계획이다. 우선 정부는 2030년까지 연평균 약 24만호씩 총 119만호의 공적주택을 공급한다. 공공임대는 공공택지 등에 짓는 건설임대 35만호, 도심에서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매입임대 31만호, 기존 민간주택을 활용하는 전세임대 23만호 등으로 구성한다. 이를 통해 10년 이상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를 2024년 193만1000호에서 2030년 250만호 이상으로 늘린다.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위한 공공분양도 24만호 공급한다. 이 가운데 21만호가 수도권 물량이다. 3기 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공급하고 초기 자금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지분적립형과 수익공유형 등 공공분양 모델도 도입한다. 단기간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는 물량도 시장에 내놓는다.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입주 가능한 공적주택은 전국 약 15만호로, 이 가운데 수도권이 약 10만호다. 정부는 실제 입주 가능한 선택지를 늘려 전월세 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대책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보편형 공공임대' 신설이다. 기존 취약계층 중심의 공공임대에서 대상을 넓혀 다양한 계층이 부담 가능한 임대료로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한다. 역세권과 도심 등 선호 입지를 중심으로 중형 평형을 확대하고 구조와 마감재 등의 품질도 개선한다. 2030년까지 건설형 17만5000호와 매입형 1만8000호 등 총 19만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노후 공공임대는 재건축·리모델링과 시설개선을 추진하고 신축 공공임대에는 중형 평형 확대와 층간소음 저감 바닥구조 등을 적용한다. 주거급여 지원 대상과 범위도 확대하고 쪽방·고시원 등 주거취약가구의 공공임대 이주 지원을 강화한다. 청년에게는 24만3000호, 신혼·양육가구에는 32만8000호, 고령가구에는 5만4000호의 공적주택을 공급한다. 청년 월세지원 소득기준을 완화하고 차상위 이하 청년의 지원기간은 24개월에서 48개월로 늘린다. 신혼부부의 공공임대 소득·재계약 요건과 정책대출 기준도 완화한다. 공공임대 신청 절차도 개편한다. LH와 지방공사 등이 따로 진행하던 모집공고와 자격검증을 하나의 대기자 통합시스템으로 연결해 입주자 선정에 걸리는 기간을 현재 150일에서 40일로 단축한다. 다만 119만호가 모두 신규주택은 아니다. 신규 착공뿐 아니라 기존 주택 매입·매입약정과 전세임대 계약 등이 포함된 수치다. 앞서 정부가 공급대책에서 제시한 수도권 149만1000호+α가 '착공'을 기준으로 한 것과 산정 방식이 다르다. 김이탁 국토부 1차관은 “좋은 집은 더 많이 공급하고 필요한 국민에게는 더 촘촘한 지원을 제공해 소득과 연령, 거주지역에 관계없이 국민이 주거안정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삼성물산, 1.8조 성수3지구 재개발 수주…72층 ‘래미안’ 들어선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공사비 1조8275억원 규모의 서울 성동구 성수3지구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확보했다. 반포와 압구정 등 강남권 핵심 정비사업에 이어 한강변 대형 재개발 사업까지 수주하며 서울 주요 정비사업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이 지난 19일 총회를 열고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안건을 가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성수3지구 재개발은 서울 성동구 성수2가1동 572-7번지 일대 약 11만4193㎡ 부지에 최고 72층, 11개동, 2203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업무·근린생활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공사비는 약 1조8275억원이다. 조합원 959명 가운데 669명이 시공사 선정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중 598명이 삼성물산 선정에 찬성했다. 앞서 시공사 입찰이 두 차례 유찰되면서 삼성물산은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이번 총회를 거쳐 시공사 지위를 최종 확보했다. 삼성물산은 단지명으로 '래미안 레비르 성수(RAEMIAN REVIR SEONGSU)'를 제안했다. '레비르'는 절대적 가치의 영역을 의미하는 스웨덴어에서 따왔다. 단지 설계에는 영국의 글로벌 건축설계사 포스터+파트너스(Foster+Partners)가 참여한다. 포스터+파트너스는 미국 애플파크와 런던 시청사, 홍콩 HSBC 본사 등을 설계했으며 최근 삼성물산이 시공권을 확보한 압구정4구역 재건축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성수3지구에는 최고 높이 250m의 초고층 타워가 들어선다. 한강의 흐름과 수면에 비친 빛을 형상화한 입면 디자인을 적용해 성수 한강변의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포스터+파트너스의 조망분석 솔루션 '사이클롭스(CYCLOPS)'를 활용해 주거동 배치와 가구별 한강 조망 범위를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강 조망이 가능한 주택을 1216가구로 계획해 조합원 959명 모두가 해당 주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3면 개방형 파노라마 조망 평면은 1588가구, 침실과 거실·욕실 등 집 안 곳곳에서 한강을 볼 수 있는 평면은 995가구에 적용할 예정이다. 펜트하우스에는 9면 개방형 특화 평면을 제안했다. 한강변 2개동에는 24가구 규모의 '레비르 스위트'를 조성한다. 이곳에는 건식 바닥 시스템 '넥스트 플로어'와 모듈형 욕실 '넥스트 바스' 등 삼성물산의 미래 주거모델 '넥스트홈' 기술을 적용한다. 커뮤니티 시설은 약 4만1500㎡ 규모로 총 102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한강변에는 길이 55m의 파노라마 브릿지 '클럽 리버프론트'를 설치해 수영장과 라운지, 게스트하우스 등을 배치한다. '클럽 레비르'에는 골프클럽과 수영장, 라운지 레스토랑 등이 들어선다. 조경은 미국 조경 디자인그룹 SWA와 협업한다. 단지 중앙에 약 5만2800㎡ 규모의 대형 광장을 조성하고 정원과 수경시설, 휴게공간 등을 배치할 예정이다. 임철진 삼성물산 주택영업본부장은 “성수3지구가 지닌 입지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단지 곳곳마다 세심하고 차별화된 설계 요소들을 반영했다"며 “초고층 시공 역량과 미래 주거 기술을 바탕으로 성수 한강변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IPARK현대산업개발, AI·DX 안전 기술 총동원…추석연휴 대비 CEO 현장 안전 점검

IPARK현대산업개발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인천 시티오씨엘 현장에서 18일 CEO 주관 현장 안전보건 점검을 실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안전 점검 현장에는 정경구 IPARK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와 양승철 CSO·강민석 건축본부장·최영근 건축 PD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점검이 진행된 시티오씨엘 8단지 현장은 현재 터파기 작업과 지반을 다지는 지반 개량 작업, 지하층 시공을 위한 골조작업 등 고위험 작업이 집중된 단계다. 이에 경영진은 해당 공종의 안전관리실태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안전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DX) 도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드론을 투입해 현장 안전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한편, 생체 신호 측정 키오스크, 원스톱 보관관리 시스템, CCTV 통합관제센터 등을 활용해 근로자와 현장의 안전을 상시 모니터링 중이다. 이와 함께 지능형 영상 감지 카메라, 웨어러블 에어백 등 스마트 안전 기술을 도입해 안전한 작업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도 IPARK현대산업개발은 정기적인 경영진 현장점검과 고위험 작업 밀착관리를 지속하고, AI·DX 기반의 안전관리 기술을 확대해 현장 안전관리를 고도화해 나갈 방침이다. 정경구 대표이사는 “나흘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휴무 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현장 안전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연휴 기간에도 현장 안전을 위해 힘써주는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모두가 안전하게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현장] 신호등이 구급차 길 열고 AI가 정체 감지…강릉 전체가 ‘ITS 실험실’

“안목 커피거리 공영주차장에 혼잡 상황을 발생시켜 보겠습니다." 18일 강원 강릉시 도시정보센터 대형 상황판에 안목 커피거리 일대 폐쇄회로(CC)TV 영상과 주차장 혼잡도가 동시에 떠올랐다. 인공지능(AI)이 이상 상황을 감지하자 인근 CCTV와 주차장 점유율, 도로전광표지판 작동 상태가 한 화면에 자동 배치됐다. 관제요원이 수많은 화면을 일일이 찾아보지 않아도 AI가 사고와 정체, 주차 혼잡 등 상황에 맞는 정보를 먼저 골라주는 방식이다. 이어 회전교차로에 차량이 멈춰 선 상황을 가정하자 AI가 차량의 움직임을 추적해 이상 정차 여부를 판별했다. 긴급차량 출동 시연에서는 차량의 이동 경로를 따라 주변 CCTV 화면이 순차적으로 바뀌고 우선신호 작동 여부가 표시됐다. 남대천 수위가 높아지는 재난 상황을 입력하자 하천 주변 CCTV와 관련 정보가 곧바로 상황판에 나타났다. 교통과 방범, 재난, 자율주행 데이터를 한데 모은 이 센터는 다음 달 19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2026 강릉 ITS 세계총회'의 주요 기술시찰 장소다. 총회 기간 해외 교통 전문가들은 이곳에서 강릉 전역에 구축된 지능형교통체계(ITS)의 작동 과정을 직접 살펴보게 된다. 강릉시는 인구 약 20만명의 중소도시지만 연간 관광객이 3000만명을 넘는다. 주말과 여름철이면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고 지역 내 승용차 이용 비율도 높아 교통량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강릉시는 이러한 지역 특성을 반영해 도시 전체를 하나의 ITS 실증무대로 만들었다. 시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6단계에 걸쳐 총 975억원 규모의 ITS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단계에서는 자가통신망과 기본 교통정보 수집망을 구축했고 이후 도시정보센터, 실시간 신호정보, 스마트교차로와 스마트횡단보도, 주차정보시스템 등을 차례로 확충했다. 올해는 교통 빅데이터 플랫폼과 AI 상황실, 홍보체험관 고도화를 추진한다. 현재 강릉에는 온라인 신호제어기 359개, 스마트교차로 100개, 교통상황 감시용 CCTV 52개소, 교차로 감시카메라 49개소, 도로전광표지판 29개소, 스마트횡단보도 26개소 등이 구축돼 있다. 도시정보센터는 교통·방범·산불·재난·주정차 단속 등에 활용되는 CCTV 3229대를 통합 관리한다. 센터에는 관제사 16명을 포함해 모두 44명이 근무하며 24시간 운영된다. 대표 서비스는 실시간 교통신호 정보 제공이다. 운전자가 교차로에 도착하기 전 신호 상태와 남은 시간을 확인해 급정거나 무리한 통과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처음에는 카카오내비에서만 제공했지만 현재 티맵과 현대차그룹 내비게이션, 네이버 지도까지 4개 플랫폼으로 확대됐다. AI 기반 스마트교차로는 시간대와 요일별 교통량, 민원 발생 현황을 분석해 적정 신호시간을 제안한다. 강릉시에 따르면 9개 신호연동 구간에 최적 신호를 적용한 결과 평균 교차로 지체시간은 20.9초에서 17.9초로 14.5% 줄고 평균 통행속도는 23.4㎞/h에서 24.8㎞/h로 6.2% 높아졌다. 특히 아산병원교차로에서는 통행속도가 시속 5.9㎞ 빨라지고 지체시간은 162초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는 AI가 신호 운영안을 추천하면 사람이 검토해 반영하는 구조지만, 시는 장기적으로 도시 전체 교통 상황을 AI가 분석하고 신호까지 자동 조정하는 체계를 구상하고 있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긴급차량 우선신호는 소방차와 구급차가 출동하면 진행 방향에 녹색신호를 부여하고, 차량이 교차로를 통과하면 일반 신호체계로 되돌리는 방식이다. 강릉시 집계에 따르면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긴급차량 우선신호는 총 7235건 사용됐다. 시스템 도입 이후 긴급차량의 평균 현장 도착시간은 13분에서 5분으로 60.5% 단축됐다. 지난해에만 1449건이 운영됐다. 스마트횡단보도에서는 AI가 노약자나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움직임을 인식해 필요한 경우 보행신호를 연장한다. 적색신호의 남은 시간도 표시해 보행자가 기다려야 할 시간을 알 수 있도록 했다. 효과 분석 결과 정지선 미준수는 506건에서 448건으로 11.5%, 무단횡단은 802건에서 75건으로 90.6% 감소했다. 정해진 시간 안에 횡단을 마치지 못한 보행자도 136명에서 47명으로 65.4% 줄었다. 강릉시는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도 68.5㎞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관광형 자율주행차 6대와 벽지노선을 운행하는 자율주행 마실버스 1대가 도심과 관광지 등을 연결한다. 연간 이용자는 2024년 3432명에서 지난해 1만3011명으로 278% 증가했고 탑승객 만족도는 91%를 넘었다. 관광도시의 고질적인 주차난을 완화하기 위해 주요 주차장 18곳의 빈 주차면도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현재 관련 정보는 주차정보 홈페이지와 도로전광판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민간 내비게이션과 연계해 혼잡한 주차장 대신 주변 주차장으로 차량을 분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강릉시는 이번 ITS 세계총회를 기술 전시를 넘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창구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중소 관광도시 전체에 적용한 실시간 신호제어와 교통약자 지원, 긴급차량 우선신호, 자율주행 서비스를 해외 도시에 선보여 '중소도시형 K-ITS'의 수출 가능성을 타진한다. 강릉시 관계자는 “각 나라의 신호체계와 표준이 달라 개별 시스템을 그대로 수출하기에는 조정이 필요하다"면서도 “우리 시스템이 해외에 정착하면 국내 기업의 수출 기반도 더 강해질 수 있는 만큼 공적개발원조(ODA) 등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현장] ‘교통올림픽’ 한 달 앞으로…강릉, K-ITS 세계시장 출격 준비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빙상 선수들이 속도를 겨루던 강릉 올림픽파크가 8년 만에 세계 첨단교통기술의 경연장으로 변신한다.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은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스마트 교통 인프라를 선보이는 대형 전시장으로 바뀌고 그 옆에는 총공사비 926억원을 투입한 강릉컨벤션센터가 새로 들어섰다. 다음달 19일부터 23일까지 닷새간 열리는 '2026 강릉 ITS 세계총회'를 한 달 앞두고 찾은 강릉 올림픽파크에서는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번 총회의 무대는 행사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스마트 교차로와 횡단보도, 실시간 교통신호 정보부터 자율주행차까지 강릉 도심 전체가 한국의 지능형교통체계(ITS)를 세계에 보여주는 거대한 실증무대가 된다. 국토교통부와 강릉시는 이를 통해 국내 ITS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는 것을 넘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까지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ITS 세계총회는 첨단교통기술을 활용해 교통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교통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ITS 분야 최대 규모의 전시·학술행사다.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 학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교통올림픽'으로도 불린다. 한국 개최는 1998년 서울과 2010년 부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윤영 국토부 첨단도로교통과 팀장은 지난 17일 강릉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릉 ITS 세계총회는 우리의 ITS 기술과 역량을 잘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하나의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우리 기업과 기술이 해외로 수출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 총회는 'Beyond Mobility, Connected World(이동성을 넘어, 연결된 세계)'를 주제로 강릉 올림픽파크 일원에서 열린다. 조직위원회는 90개국, 연인원 6만명 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대로 개최될 경우 역대 최대 규모의 ITS 세계총회가 될 것이라는 게 조직위 설명이다. 17일 간담회에서 조직위가 공개한 집계에 따르면 당시까지 참가 등록자는 3180명으로 국내 2144명, 해외 1036명이다. 현재 참가 등록 국가는 70개국이며 조직위는 총회 개최 때까지 90개국 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행사는 단순한 기술 전시에 그치지 않는다. 개·폐회식을 비롯해 장관회의와 학술회의, 전시, 기술시연·시찰, 정책토론과 시민 참여 프로그램 등이 닷새 동안 이어진다. 학술 프로그램은 총 193개 세션으로 구성된다. 논문은 당초 목표인 300편을 웃도는 449편이 접수됐다. AI와 자율주행, 스마트 인프라 등 미래 교통체계의 발전 방향을 놓고 세계 각국 정부와 연구기관, 기업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댄다. 총회 기간 올림픽파크 전체도 거대한 ITS 행사장으로 바뀐다. 새로 건립된 강릉컨벤션센터에서는 개·폐회식과 공식회의, 학술세션이 열리고 평창올림픽 당시 경기장으로 쓰였던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은 전시장으로 활용된다. 하키센터 주차장에서는 ITS 기술 시연이 진행되며 올림픽파크 야외광장에서는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부대행사가 열린다. 강릉 총회가 앞선 서울·부산 총회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개최지가 인구 20만명대 중소 관광도시라는 점이다. 강릉은 상주 인구에 비해 관광객이 압도적으로 많다. 간담회에서 국토부는 강릉의 인구가 약 20만5000명인 반면 연간 방문객은 약 3500만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여름 피서철이나 연휴에는 한정된 도로에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만큼, 중소 관광도시가 ITS를 활용해 급증하는 교통수요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증무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릉시는 이미 도시 전역에 ITS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359개 교차로가 온라인으로 연결돼 있으며 스마트 교차로와 스마트 횡단보도, 실시간 신호정보 제공 등의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특히 차량이 강릉에 진입하면 카카오내비와 네이버지도, 티맵, 현대 블루링크 등을 통해 실시간 신호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관광 성수기처럼 교통량이 일시에 늘어날 경우 스마트 교차로 등을 활용해 신호체계를 조정함으로써 한정된 도로의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AI가 기존 ITS와 결합하면서 교통관리 방식도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CCTV와 센서가 교통량을 파악하면 관제센터에서 이를 확인해 신호주기를 조정하는 방식이었다. AI 기반 신호제어 시스템은 여기서 더 나아가 교통량을 측정하고 AI가 이를 분석해 필요한 신호시간까지 판단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긴급차량의 이동을 돕는 기술도 있다. 구급차나 소방차가 접근할 경우 정해진 신호주기와 관계없이 우선신호를 부여해 목적지까지 빠르게 이동하도록 돕는다. 보행자 안전에도 ITS가 활용된다. 스마트 횡단보도는 어린이나 고령자 등이 정해진 시간 안에 길을 건너지 못하고 횡단보도에 남아 있을 경우 이를 감지해 보행신호 시간을 연장한다. 조직위는 총회 기간 해외 참가자들이 강릉 시내를 직접 둘러보며 이 같은 ITS 서비스를 체험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 팀장은 “기존 ITS가 도로상의 정보를 취합해 일반에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면 현재 ITS는 AI와 접목해 스스로 분석하고 판단해 제어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조직위가 이번 총회에서 특히 공을 들이는 부분은 국내 ITS 기업의 해외 진출이다. 전시장에 마련된 434개 부스는 판매가 모두 완료됐다. 해외 37개 기관과 국내 72개 기관이 전시에 참여할 예정이다. 조직위는 단순히 국내 기술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 정부·기관·기업과 국내 기업이 실제 사업을 논의할 수 있도록 별도의 비즈니스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전시장 내 컨퍼런스 스테이지에서는 국내외 기업들이 기술과 사업모델을 소개하는 27차례의 발표 세션이 진행된다. 별도의 비즈니스 매칭 공간에서는 해외 기관·기업과 국내 기업을 사전에 연결해 총회 기간 약 405회의 비즈니스 미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눈으로 보는 기술 전시뿐 아니라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강릉 시내를 운행하는 자율주행차를 직접 타보는 프로그램과 자동 주차로봇 등의 시연이 진행된다. 하키센터 인근 주차장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는 10여개의 기술시연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조직위에 따르면 강릉에는 2021년 이후 국비 등을 포함해 약 1000억원이 투입돼 최신 ITS 시설이 구축됐다. 총회 참가자들은 도시정보센터를 방문하거나 직접 차량을 타고 강릉 도심을 이동하며 실제 운영 중인 기술을 살펴볼 수 있다. 한국은 앞선 ITS 세계총회를 해외 진출의 계기로 활용한 경험도 있다. 2010년 부산 총회 이후 국내 기업이 콜롬비아 보고타 버스정보시스템(BIS) 사업을 수주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이번 총회를 단순 국제행사가 아닌 'K-ITS 수출 플랫폼'으로 만들려는 이유다. 총회를 위해 새로 지은 강릉컨벤션센터도 모습을 드러냈다. 강릉시는 총공사비 약 926억원을 투입해 올림픽파크 내에 연면적 약 1만8000㎡,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컨벤션센터를 건립했다. 2024년 11월 착공해 올해 7월 준공했다. 중심시설인 컨벤션홀은 약 2300㎡ 규모로 2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 이동식 벽체를 활용해 행사 규모에 따라 공간을 분할할 수 있도록 했으며 중소 회의실 역시 필요에 따라 공간을 합치거나 나눠 사용할 수 있는 가변형 구조로 설계됐다. 무엇보다 기존 올림픽 시설과의 연결에 초점을 맞췄다. 컨벤션센터와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아이스아레나가 통합광장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컨벤션센터 옥상정원을 지나 약 200m를 이동하면 전시장으로 활용될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 도착할 수 있다. 국제행사 일정에 맞추기 위해 공사기간을 줄이는 것도 과제였다. 강릉시는 부지 정지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건축공사를 별도로 발주하고 설계와 시공 일부를 병행하는 패스트트랙 방식을 적용해 전체 사업기간을 단축했다. 총회에 앞서 교통 관련 학술행사를 실제 개최하며 시설과 설비 운영, 돌발상황 대응체계도 점검하고 있다. 컨벤션센터의 역할은 총회와 함께 끝나지 않는다. 강릉시는 KTX 개통으로 개선된 접근성과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확충된 숙박 인프라에 컨벤션시설까지 더해 향후 국내외 대형회의와 전시를 유치하는 MICE 산업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강릉시는 이번 총회 개최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약 1980억원, 고용효과를 약 98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결국 강릉 총회의 성패는 닷새간 국제행사를 무사히 치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산을 미래교통 산업과 MICE 인프라로 다시 활용하고, 강릉이라는 중소 관광도시에서 실제 운영되는 ITS 기술을 세계 각국에 보여준 뒤 국내 기업의 해외 사업으로 얼마나 연결하느냐가 다음 과제로 남는다. 한 달 뒤 세계 각국의 교통 전문가와 기업인이 강릉에 모이면 한때 빙상 선수들이 속도를 겨루던 올림픽파크에서는 이번에는 AI와 자율주행, 그리고 미래 교통기술의 속도 경쟁이 펼쳐진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8년 채운 뉴스테이, 분양전환 길 열리나…위례 선례 확산 주목

8년 만에 뉴스테이 의무임대 기간이 종료되는 가운데 분양전환을 두고 국토교통부·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입주민 간의 입장차가 확연하다. 지난해 경기 성남 위례 뉴스테이에서 2년 연장·무주택 우선 분양으로 분양전환이 받아들여졌던 선례가 나머지 뉴스테이 49개 단지 약 4만세대에도 적용될지 관심이 모인다. 18일 오후 유의동 국토교통위원장 겸 경기 평택시을 국회의원과 이준석 경기 화성시을 국회의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뉴스테이 임대 후 분양전환 해법 토론회'에서 분양전환을 두고 제도 공백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뉴스테이는 중산층 주거안정을 위해 2015년 박근혜 정부에서 도입한 기업형 임대주택 제도다. 8년 동안 장기거주가 가능하고 임대료 상승률은 연 5% 이내로 제한된다. 소득수준 제한도 없고, 유주택자여도 입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산층을 위한 제도로 도입됐다. 문제는 뉴스테이 제도의 입구는 법률이 규율했지만 출구에 대해선 명확히 규정된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원혁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은 뉴스테이의 입구를 촘촘하게 규율하고 있지만, 출구로 눈을 돌리면 사정이 정반대"라며 “의무임대기간이 종료된 이후 사업자가 분양전환을 해야하는지, 기존 임차인에게 우선권을 부여해야하는지, 분양전환가격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처리방향을 언제까지 결정해 통지할 것인지 등을 정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법에서 분양전환 등에 관해 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주주 간 협약이나 리츠의 내부 의사결정 등 임차인이 열람하기 어려운 사적 계약에 의해 분양전환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HUG는 뉴스테이는 민간임대주택이기 때문에 공공임대와 동일하게 볼 수 없지만 분양전환 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HUG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민간임대주택에 대해선 임차인 공고 모집을 할 때 분양전환 대상이 아니라고 명시하고 있다"면서도 “국토부와 이 사안에 대해 작년부터 고민했었고, 무주택 임차인을 대상으로 분양전환을 하고, 우선 매수 신청 기한 종료일까지 무주택 자격을 충족하면 현재 유주택자도 분양전환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국토부와 HUG의 이러한 결정에는 위례 뉴스테이 사례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경기 성남 위례신도시 'e편한세상 테라스위례'는 8년 의무임대 종료를 앞두고 임대 2년 연장과 무주택 임차인 우선 분양을 핵심으로 한 합의안이 마련됐다. 유주택자의 경우 보유주택을 처분하는 것을 전제로 조건부 신청을 받았다. 위례 뉴스테이 리츠와 임차인 대표단이 분양·거주 조건에 원칙을 세운 첫 사례였다는 점에서 다른 뉴스테이 단지에도 분양전환이 이뤄질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제도나 법의 공백에서 생기는 땜질식 처방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이유경 TV조선 기자는 “e편한세상 테라스위례 사례도 분양전환을 결정했지만 분양가 산정을 두고 여전히 갈등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설계 단계부터 정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정례화된 합의 채널을 통해 혼란을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오세훈 “서울 집값·공급난 내 탓?…대통령 취임 전후 다시 뛰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주택 공급 감소와 집값 상승의 책임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이 대통령이 2022년 이후 서울의 주택 인허가·착공 물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오 시장 재임 기간의 공급 위축을 지적하자, 오 시장은 박원순 전 시장 시절 대규모 정비구역 해제로 인한 공급 공백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세훈 탓을 해도 좋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대통령께서 주택이 착공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과정과 시간이 필요한지 모르실 리 없다"며 “서울 전역의 재개발·재건축을 해제하며 그 과정을 통째로 날려버린 분이 박원순 시장이라는 것은 달라지지 않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의 단기적 원인과 관련해 “2022년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고 오세훈 시장이 당선된 해부터 허가와 착공 건수가 절반으로 줄었다"며 “그때부터 2025년까지 공급이 거의 절반으로 축소됐다"고 말했다. 박 전 시장의 정책을 공급 부족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서울시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상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은 정비사업이 정비구역 지정과 계획 수립, 조합 설립, 사업시행계획인가 등을 거쳐 착공까지 장기간이 걸리는 만큼 현재의 착공 감소를 현 시장의 임기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는 “서울시가 대통령께 제출한 재개발·재건축 경과 보고서를 제대로 들여다보기만 했어도 오늘과 같은 말씀은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보고서를 보지 않은 것인지, 보고도 믿고 싶은 내용만 골라 본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앞서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진 박 전 시장 재임 기간의 정비사업 억제 정책을 서울 주택 공급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정부는 2022년 이후 실제 인허가·착공 실적이 감소한 점을 들어 현 서울시정의 공급 정책에도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서울 집값 흐름을 둘러싼 책임 공방도 이어졌다. 오 시장은 “민선 8기 취임 이후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서울 집값이 이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오름세로 돌아섰다"며 “토지거래허가제 재지정 이후 안정세에 접어들었던 집값이 다시 뛰기 시작한 시점도 대통령 취임 시기와 맞물려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은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채 기회가 될 때마다 오세훈 취임 이후 착공이 줄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서울 집값 상승이 오세훈 때문이라면 제가 왜 다시 서울시장에 당선됐고 서울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왜 계속 하락하고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인허가·착공 감소와 집값 상승은 금리와 공사비, 정비사업 규제, 대출 정책, 시장 심리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특정 정부나 시장 한 명의 책임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 시장은 강남권 일부 지역의 가격 조정만으로 서울 주택시장이 안정됐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께 강남 몇 곳의 주춤한 가격만 보고 '희망회로'를 돌려서는 안 된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서울 외곽 지역에서 나타나는 '키 맞추기 상승' 역시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보고 계신 듯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오 시장은 “대출이 안 되니 집을 살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전세마저 씨가 말라가면서 서울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있다"며 “청년을 서울 밖으로 밀어내고 중산층의 내 집 마련 희망을 끊어놓는 것이 균형발전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민들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 기조를 전면 전환하겠다'는 답변 대신 '이게 다 오세훈 때문이다'라는 남 탓만 들은 셈"이라며 “오세훈 탓을 백 번 해도 좋으니 그중 단 한 번만이라도 집을 구하지 못해 좌절하는 청년과 대출 문턱 앞에서 내 집 마련을 포기하는 신혼부부의 현실을 봐달라"고 촉구했다. 오 시장은 끝으로 “문제는 대통령 스스로 잘못된 확신에 갇혀 현실을 거부하고 있다는 데 있다"며 “시민의 삶이 더 무너지기 전에 자기 확신의 과잉을 거두고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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