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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내는 여의도 광장아파트 38-1 재건축…현대건설 수주 유력

여의도 광장아파트 38-1번지 재건축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했다. 28번지와의 분리 재건축 이후 38-1번지가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30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조합 사무실에서 열린 '광장아파트 38-1 재건축정비사업' 시공자 선정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 1개사만 참석했다. 일반경쟁입찰은 2개사 이상 참여해야 성립하므로 이번 입찰은 자동 유찰됐다. 유찰되면 조합은 재공고 입찰을 내고 2회 유찰 시 수의계약 전환이 가능하다. 조합은 30일에 공공지원자 검토를 요청한 뒤 회신 결과에 따라 1~2주 내로 2차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의도 광장아파트 분리 재건축 이후 38-1번지(1·2동)가 절차 진행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총 10개 동 가운데 여의나루로를 사이에 두고 남쪽 38-1번지(1·2동)와 북쪽 28번지(3~10동)로 나뉘었다. 두 단지는 준공일이 달라 대지를 공유하지 않는다. 2개 동을 가진 38-1번지는 용적률(246%)이 높고 대지면적이 좁지만, 28번지는 낮은 용적률(183%)과 넓은 대지면적을 가졌다. 38-1번지는 통합 재건축을 원했으나 28번지는 단지별로 각자 재건축을 원했다. 두 단지는 2009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했으나 소송 끝에 2022년 분리 재건축을 확정했다. 이후 28번지는 신탁방식으로, 38-1번지는 조합방식으로 사업 추진에 나섰다. 당초 사업 시행자 지정 등이 5년가량 앞서 있어 진척이 빠를 것으로 예상됐던 28번지는 내부 갈등과 법적 공방으로 난항을 겪었다. 반면 뒤늦게 조합 방식으로 출발한 38-1번지는 조합원 단합력을 무기로 시공사 선정에 나서며 속도 면에서 역전했다. 조합이 선정한 공사비 예정가격 3.3㎡당 1590만원은 역대 최고가 공사비다. 김신혜 광장아파트38-1 재건축 조합장은 “관건은 우리가 어떻게 차별화해서 살아남을지"라며 “조합원들과는 출발점부터 분담금 부담에 대해선 합의가 돼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형 건설사 간의 출혈 경쟁 분위기가 사라지면서 38-1번지에는 현대건설의 단독 입찰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과거 SK·현대엔지니어링·대우건설·롯데건설 등도 관심을 보였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현대건설이 본격적으로 참여 의사를 나타내면서 경쟁 구도가 정리됐다. 김 조합장은 “조합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조합원의 87%가 현대건설을 선호한다"며 “단지 규모가 작음에도 현대건설이 깊은 관심을 보인 것에 높은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규모 단지라는 점에서 커뮤니티 시설 등에 제한이 있을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 김 조합장은 대규모 단지와 차별화된 프라이빗 주거공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광장 38-1번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52층, 2개 동, 414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으로 계획됐다. 유현준 교수가 설계를 맡았고, 스카이브릿지를 통해 모든 동을 연결할 수 있다. 전 세대 남향 배치로 공간 간섭을 최소화하고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 방향을 잡았다. 또 단지 앞으로 샛강공원과 학교가 위치해 있어 향후 여의도 일대가 고층화되더라도 가려지지 않는 영구 조망권을 확보했다. 기부채납 시설로는 서울시와의 협의를 통해 어린이 키즈카페(직업체험관)를 제공하기로 확정했다. 용적률을 최대한 확보해 사업성을 끌어올렸고, 이에 일반분양분은 약 70~80채 가량 확보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비계획 당시 예상 일반분양가는 3.3㎡당 8500만원 선으로 예상했으나 향후 부동산 상승 추세와 공사비 증가 등이 반영되어 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김 조합장은 “다음달 13일에 2차 현장설명회를 개최한 뒤 시공사 선정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며 “2028년 이주를 마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동탄·기흥·구리 토허제 왜 묶였나…“차입 비중 높고 과열 우려”

국토교통부가 동탄·기흥·구리 3곳을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한 배경 중 하나로 해당 지역 차입 규모가 30~40% 수준으로 높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30일 국토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백브리핑에서 국토부 이유리 주택정책과 과장은 동탄·기흥·구리 지역을 다음 달 1일부터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5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국토부는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지정 시 정량적 요인과 정성적 요인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3곳은 모두 최근 3개월 물가 상승률과 집값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법령상 기준인 1.3배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거래량의 추이나 청약 경쟁률, 인허가 공급 상황, 자가 보유율·점유율과 같은 정량 지표도 함께 고려한다. 정량 지표가 한번 충족됐다고 해서 바로 지정되는 것은 아니다.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발 호재나 자금 조달 계획서 상 차입 비중, 거래의 특성 등 정성적인 요인도 고려해 시장상황을 판단한다. 정부는 최근 반도체 업계 특수에 따른 성과급 등으로 유동성이 늘어났고, 이에 대한 실수요 영향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추가 규제 지정을 통해 집값 상승 기대감으로 대출을 얻어 진입하려는 가수요를 차단할 수 있으므로 시장 불안을 잠재우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이번 규제의 틀과 내용은 10·15대책과 동일하고 대상 지역 3곳만 추가 지정된 것이다. 10·15 대책 때는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으로 확대 지정했다. 풍선효과 우려에 대해 정부는 10·15 대책 당시에는 서울 권역과 인근지까지 상승세가 확대되는 상황이었으므로 광범위한 지역으로 규제지역을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과거와는 달리 반도체 라인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높은 상황이라 수요가 광범위하게 퍼질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동탄·기흥·구리를 반도체나 GTX 개발 등 특수성이 반영된 부동산 급등 시장으로 해석했다. 해당 지역의 차입 비율은 30~40%로 높은 편이라는 점도 이번 지정의 배경이다. 정부는 10·15 대책 이후 대출 차입을 통한 구입, 갭투자 등 수요가 줄었고, 거래량도 고점보단 꺾인 상황이라 시장 안정 측면에서 일정 부분 도움이 됐다고 판단했다. 이번 지정 대상이 되지 않은 다른 지역들의 경우 물가 상승률과 집값 상승률 1.3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고려 대상이 아니다. 전세 불안에 대해 이 과장은 “단기간에 공급 물꼬를 터주는 것이 정공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5월 말에 발표했던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를 통해 시차가 짧은 공급 모델들을 보완적으로 활용하고 근본적으로는 3기 신도시나 택지 지구 등 도심 공급 속도를 제고하는 투트랙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동탄 먼저 묶었다…하반기 집값 규제 신호탄 되나

정부가 경기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까지 확대하면서 하반기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첫 규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반도체 산업과 GTX 등 개발 호재로 단기간 급등한 지역을 정조준한 만큼 시장에서는 “동탄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추가 규제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오는 7월 1일부터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도는 7월 5일부터 이들 지역을 2027년 말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로 해당 지역에는 대출과 청약, 세제 규제에 더해 토지거래허가제까지 동시에 적용된다. 주택담보대출 한도와 청약 자격이 강화되고 다주택자 세 부담도 커진다.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를 거래할 경우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만큼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갭투자도 사실상 어려워진다. 정부는 최근 반도체 산업 기대감과 GTX-A 개통, 서울 접근성 개선 등으로 투자 수요가 집중되면서 집값이 단기간 과열됐다고 판단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동탄의 월간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올해 2월 0.78%에서 5월 1.57%까지 확대됐고, 기흥과 구리 역시 1% 안팎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거래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동시에 지정되면 대출 규제 문턱이 높아지고 취득세·보유세·양도세 부담도 커져 매수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동탄은 단기간에 반도체 대기업의 성과급 기대를 선반영한 매수세가 몰린 데다, 그동안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됐다는 프리미엄까지 작용하면서 주변 경쟁지역보다 가격이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며 “신규 매수자는 가격 수준을 신중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규제는 동탄·기흥·구리의 급격한 가격 상승과 거래 증가, 갭투자 등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며 “대출 규제와 세 부담,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요건이 맞물리면서 향후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투자 수요가 위축되고 거래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함 랩장은 “동탄과 기흥은 반도체 산업과 GTX-A, 용인 플랫폼시티 등 중장기 호재가 여전히 살아 있고, 구리 역시 서울 접근성과 역세권 개발 기대가 유효하다"며 “가격 급락보다는 상승세 둔화나 보합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역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반응은 엇갈렸다. 동탄 주민과 투자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매물이 쌓이기 시작했다", “단기간 급등한 만큼 숨고르기가 불가피하다"는 신중론이 올라왔다. 반면 “반도체 투자와 GTX-A 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그만큼 시장 과열을 인정한 것"이라는 반론도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의 의미를 '동탄' 자체보다 '다음 규제 지역'에서 찾고 있다. 정부가 집값 상승세가 가파른 지역에는 추가 규제를 주저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기 때문이다. 함 랩장은 “투자 자금이 완전히 사라지기보다는 규제가 덜한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 가능성이 있다"며 “남양주나 수원 권선 등 비규제지역으로 유동성이 이동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정부의 추가 모니터링과 규제 확대 여부가 수도권 시장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장혜원의 부동산현장] “AI 켜졌지만, 팹은 아직 지도 위”  반도체 투자 광주·전남 현실은?

“반도체 공장 들어온다고 땅 보러 온 사람은 아직 없어요. 말은 많은데, 공항이 먼저 옮겨야 되는 것 아니겠어요." 30일 낮 에너지경제신문이 광주송정역 앞에서 만난 택시기사는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얘기에 잠시 웃었다. 정부가 광주·전남권을 수도권에 이은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키우겠다고 발표한 다음 날이었다. 하지만 서울에서 KTX를 타고 내려온 취재진 눈앞의 송정역 주변은 아직 들뜬 개발 열기보다 평일 한낮의 일상에 가까웠다. 정부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총 800조원을 투자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기씩, 모두 4기의 메모리 반도체 팹을 구축하는 구상을 내놨다. 수도권에 집중된 생산 기반을 분산하고, 전력·용수·부지·인허가를 정부가 뒷받침해 메모리 생산 능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정부 자료에는 광주·전남권이 인프라와 정주 여건, 인력을 종합 고려한 새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적시됐다. 현장에서는 “어디에,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지을 것인가"라는 질문부터 풀어야 했다. 광주송정역에서 광주공항으로 향하는 길은 멀지 않았다. 광주공항과 군공항 부지는 대규모 산업단지 후보지로 거론돼 왔다. 넓은 부지와 KTX역, 도심 접근성이 장점이다. 공항 터미널 앞 주차장에서는 국내선 이용객과 차량이 오갔지만, 활주로 너머의 넓은 땅은 여전히 항공기와 군 시설의 영역이었다. 공항 주변 주민과 택시기사들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은 반도체가 아니라 군공항 이전이었다. 군공항과 민간공항 이전 논의는 오랜 기간 지역의 숙제로 남아 있다. 군공항은 소음 문제와 이전 후보지 선정, 중앙정부 지원 문제 등이 얽혀 있어 단기간에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한 지역 주민은 “공항이 옮겨져야 개발도 할 수 있는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얘기가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팹은 통상 수백만㎡ 단위의 부지와 안정적인 전력·용수 공급망을 요구한다. 군공항 이전 부지는 넓은 면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이전 자체가 선행 조건이다. 결국 '부지가 있다'는 것과 '반도체 공장이 곧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장이다. 광주공항 주변에서 만난 한 운전기사는 “공항만 나가는 게 아니라 군공항까지 같이 이전돼야 하는데, 이건 광주시만의 힘으로 풀 일이 아니다"며 “정부가 재원과 이전 방안을 확실히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반도체 구상의 또 다른 시험대는 물이다. 정부는 서남권 반도체 거점 조성과 관련해 전력과 용수 인프라를 책임지고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물은 단순히 강물이 흐르는지의 문제가 아니다. 가뭄에도 흔들리지 않는 원수 확보, 취수·송수관로, 정수·재이용 설비, 초순수 생산시설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광주공항 인근에서 황룡강 쪽으로 향하자 풍경은 조금 달라졌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강줄기와 제방, 주변 농지와 도로가 이어졌다. 강은 흐르고 있었지만, 눈으로 확인한 물길이 곧바로 반도체 공정용 물을 뜻하지는 않았다. 반도체 제조에는 미세 불순물까지 제거한 초순수가 필요하다. 취수량이 충분하더라도 정수 과정의 비용과 회수율, 폐수 처리 능력, 가뭄 시 공급 우선순위까지 따져야 한다. 현장에서는 물 부족에 대한 인식도 엇갈렸다. 일부 주민은 장성댐과 영산강 수계, 광주의 기존 상수도 공급 체계를 들어 “과거보다 물 사정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가뭄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팹 수요가 더해질 경우 생활·농업·산업용수 간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 지역 관계자는 “강물을 바로 공장에 쓰는 구조가 아니라 저수지와 송수 체계, 정수시설을 거쳐야 한다"며 “물의 양도 중요하지만 수질과 공급 안정성이 더 큰 과제"라고 말했다. 광주시 반도체AI 관련 부서 역시 정부 발표 직후에는 구체적 공급 경로와 광주 배정 물량을 확인하는 단계라는 입장을 보였다. 광주시 관계자는 정부가 언급한 산업용수 수치와 관련해 “정부 발표를 보고 있는 중"이라며 향후 발표 내용과 협의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는 반도체 유치의 성패가 투자 총액보다 '물길의 설계도'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대형 팹은 착공 전부터 수년간 용수와 전력 인프라를 깔아야 한다. 입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로 길이, 취수원, 저장시설, 펌프장 위치와 비용을 구체화하기도 어렵다. “하루 몇십만t, 몇백만t 공급 가능"이라는 숫자가 실제 공장 가동 시점의 공급 보증으로 이어지려면, 공학적 설계와 재원 조달, 환경 인허가가 뒤따라야 한다. 다만 광주가 빈 도화지는 아니다. 북구 GIST와 첨단3지구로 이동하자 분위기는 공항권과 또 달랐다. 넓은 도로와 연구·산업 시설, AI 관련 인프라가 이어졌다. 광주는 국가AI데이터센터와 AI집적단지, GIST를 중심으로 AI 연구와 인력 양성 기반을 꾸려 왔다. 정부도 GIST Arm스쿨 개교와 남부권 연합공대 인력 양성 등을 통해 반도체 인력 공급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의 강점은 반도체 대기업 팹을 당장 세울 수 있는 완성된 제조단지라기보다, AI와 연구 인프라를 반도체 산업과 연결할 수 있는 기반에 있다. AI 반도체 설계, 팹리스, 패키징, 장비·소재, 데이터센터와 연계한 실증 분야에서는 GIST와 국가AI 인프라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대규모 메모리 전공정 팹은 전력과 용수, 부지, 협력사 생태계가 동시에 갖춰져야 한다. 정부가 내놓은 구상은 단순한 지역 유치전이 아니다. 수도권 팹 집중의 한계를 넘기 위해 새로운 생산 거점을 만들겠다는 산업 전략이다. 정부는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생산 기반이 전력·용수·부지 측면에서 한계에 닿고 있다고 보고, 서남권을 새로운 생산 축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광주 현장에서 확인한 것은 '800조원'이라는 숫자의 크기만큼이나 실행의 순서가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공항 이전은 부지를 열어야 하고, 황룡강과 영산강 수계는 물길의 안정성을 증명해야 하며, 첨단3지구와 GIST는 연구 인프라를 기업의 실제 투자와 일자리로 연결해야 한다. 광주송정역으로 돌아오는 길, 택시기사는 “큰 공장이 들어와 일자리가 생기면 사람은 따라온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곧 “말만 남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광주의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는 이제 발표를 마쳤다. 다음 과제는 물과 전력, 부지와 이전, 그리고 사람의 시간을 어떻게 먼저 확보하느냐다. AI는 이미 광주에서 켜져 있다. 반도체 팹은 아직, 지도 위의 선을 공사 현장의 선으로 바꿔야 한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10억대 몸테크 가능한 이곳”…30대 수요 몰리는 노원 ‘미미삼’ 가보니

서울 노원구 월계동 일대 월계미륭·월계미성·월계삼호3차 아파트를 합쳐 부르는 '미미삼'. 1986년에 준공된 이곳은 재건축을 통해 6000여 가구 규모 매머드급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서울 외곽지에서 10억대 몸테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30대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30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현재 3930가구 규모인 미미삼 단지들은 6103가구로 다시 지어져 기존보다 2173가구가 늘어날 예정이다. 미미삼 인근은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 등 개발 호재가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 물류 용지 일대 15만㎡를 복합 개발하는 광운대 역세권개발사업인 '서울원'을 진행하고 있다. 미미삼은 광운대역과 인접해 오피스·상업시설·5성급 호텔 등 다양한 시설 이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등 교통망 확충 소식도 있다. GTX-C 노선 정차 예정지라는 점에서도 호재다. GTX 개통 시 광운대역에서 삼성역까지 9분 거리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공사도 진행 중이다. 공사가 끝나면 통행 시 50분 이상 소요됐던 월계나들목(IC)에서 대치나들목 구간이 10분대로 단축될 전망이다. 준공 목표는 2029년이다. 서울 외곽지라는 입지 조건과 재건축 기대감에 30대 몸테크 수요가 잇따르고 있다. 미미삼 인근 공인중개사는 “20평형대 기준 3억1000만원~3억5000만원 전세가 간간히 나오지만 금방 계약돼 전세매물은 씨가 말랐다고 봐야 한다"며 “재건축을 바라보고 실거주 문의를 하는 젊은 세대가 늘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모두 수리를 마친 첫 입주 매물이 3억5000만원에 나와 있었다. 미성아파트 매수를 고민하고 있다는 30대 신혼부부는 “조합 설립 이후부터는 10년간 매도를 못한다고 하니 고민"이라면서도 “조합 설립 이후에 집값이 한번 더 오를까 봐 매수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 설립은 내년 예정이다. 서울에서 10억원 대에 매매가 가능한 대단지 재건축이라는 점에서 전세난과 맞물려 실거주 목적 30대의 수요가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미삼에서 가장 큰 전용 59㎡는 6월 한 달 동안 최고 10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수 매매최고는 지난 2월 11억원이었다. 미미삼 재건축은 '월계시영고층아파트 재건축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조합설립추진위원회에 따르면 동의율 75.8%를 달성한 상태다. 재건축 과정이 모두 완료돼 입주가 실제로 이뤄지기까지는 10년을 바라봐야 한다. 추진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조합을 설립하고,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이주와 철거 등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리처분인가까지는 5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정부, ‘3대 메가프로젝트’ 시동…반도체·AI에 수천조 투자 승부수

정부가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수도권 중심의 산업 구조를 넘어 전국에 첨단산업 거점을 조성하고, 이를 뒷받침할 교통·전력·용수 인프라를 함께 구축해 국가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정부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열고 반도체와 AI 산업 육성 전략,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 기업형 첨단도시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가 공동으로 마련한 프로젝트다. 정부는 우선 반도체 분야에서 '3S+1F 전략'을 통해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한다. 용인 국가산업단지와 일반산단의 팹(Fab) 조성을 앞당겨 5년 안에 메모리 생산능력을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수도권에 이어 서남권에는 총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산거점을 구축한다. 메모리 팹 4기와 협력사, 인력 생태계를 조성해 수도권에 이어 제2의 반도체 생산축을 만든다. 충청권은 HBM 패키징 거점으로, 동남권과 대경권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혁신 거점으로 육성한다. AI 산업 육성도 속도를 낸다. 정부는 제조업 AI 전환(M.AX)을 통해 산업용 AI 로봇을 확산하고, 새만금과 대경권을 중심으로 로봇 생산기반을 구축해 2030년까지 피지컬 AI 글로벌 1위를 목표로 제시했다. AI 로봇 전문인력 1만명을 양성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피지컬 AI 파운데이션 모델도 개발할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도 대규모 투자 대상이다. 정부는 SK와 GS, 네이버 등 민간기업과 협력해 1단계로 8.4G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총 550조원의 민간 투자를 유치한다. 이후 SK의 추가 확장을 포함해 총 18.4GW 규모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를 기반으로 AI 반도체와 전력·냉각 설루션 등 데이터센터 관련 산업을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첨단산업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업형 첨단도시' 조성에 나선다. 기존 산업단지를 단순 생산공간이 아닌 연구개발과 주거, 교육, 문화 기능이 결합된 복합도시로 전환하고, 기업이 원하는 방식으로 입지를 개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 또 산업단지에서 주거지까지 30분, 공항·항만 등 물류거점까지 1시간 이내 이동이 가능한 교통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도로와 철도 등 광역 교통망을 확충한다. 산단 진입도로와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수요응답형 교통(DRT) 등 연계 교통망도 함께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는 첨단산업 입지 조성 기간도 대폭 단축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산업단지 기획부터 공장 가동까지 10년 이상 걸렸지만, 인허가와 보상, 설계를 병행하는 패스트트랙 방식을 도입해 절반 이상으로 줄인다는 목표다. 관계부처 사전컨설팅과 인허가 절차 간소화도 함께 추진된다. 정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대한민국이 저성장을 극복하고 대도약으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성장전략으로 추진하겠다"며 “기업과 긴밀히 협력해 투자 여건을 조성하고 전력과 용수, 교통 등 핵심 인프라를 적기에 공급해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반도체·GTX 호재에 집값 들썩 ‘동탄·기흥·구리’ 토허제 지정

국토교통부가 최근 집값 상승세가 가파른 경기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한다. 반도체 산업과 광역교통망 확충 등 개발 기대감으로 과열 양상이 나타나자 대출과 청약, 세제 규제를 강화해 투기 수요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한다고 밝혔다. 지정 효력은 오는 7월 1일부터 발생한다. 이번 지정으로 경기지역 투기과열지구는 기존 12곳에서 15곳으로 늘어난다. 새로 포함되는 곳은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다. 조정대상지역 역시 기존 12곳에서 15곳으로 확대된다. 국토부는 최근 반도체 산업 특수와 교통망 개선에 따른 개발 기대감이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화성시 동탄구는 반도체 산업 수요와 GTX-A 개통 효과가, 용인시 기흥구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기대감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구리시는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역세권 수요가 지속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월간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화성 동탄이 올해 2월 0.78%에서 5월 1.57%로 확대됐다. 용인 기흥은 같은 기간 1.08%, 0.74%, 0.85%, 0.95%를 기록했고, 구리는 2월 1.77%를 시작으로 3월 1.18%, 4월 1.16%, 5월 1.15%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번 지정으로 해당 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과 청약, 정비사업 등 각종 규제가 강화된다. 무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은 40%가 적용되고, 유주택자는 신규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이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되며 6개월 이내 전입 의무도 부과된다. 청약 규제도 강화된다. 청약 1순위 자격 요건이 강화되고, 재당첨 제한과 가점제 적용 비율이 확대된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조합원 주택 공급 제한 등 정비사업 관련 규제도 함께 적용된다. 또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와 증빙자료 제출이 강화되고, 다주택자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중과 등 세제 규제도 적용된다. 경기도도 별도 절차를 거쳐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오는 7월 5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6월 30일 공고 이후 5일이 지난 7월 5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국토부는 규제지역 확대와 함께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점검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신규 지정과 함께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는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하고 주택가격 상승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9·7 주택공급 확대방안과 수도권 도심 6만호 공급계획, 매입임대 확대와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 등 공급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범정부 주택공급 현장 애로해소 지원센터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며 공급 기반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삼중 규제는 동탄·기흥·구리 일대의 급격한 가격 상승과 거래 증가, 갭투자 등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대출 규제와 세 부담,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요건이 맞물리면서 향후 6개월~1년간 투자 수요가 위축되고 거래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반도체 산업과 GTX-A, 서울 접근성 등 중장기 호재가 유효해 가격 급락보다는 상승세 둔화와 보합 흐름이 예상된다"며 “인근 비규제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추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양산더스카이’ 공급

현대건설은 경남 양산시 물금읍 가촌리 971번지, 범어리 940-2번지 일원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양산더스카이'를 공급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힐스테이트 양산더스카이'는 2개 단지, 총 598가구로 지어진다. 1단지는 지하 4층~지상 20층, 4개 동에 전용면적 68, 84, 159㎡로 구성되고 총 299가구다. 2단지는 지하 3층~지상 20층, 4개 동에 전용면적 84, 159㎡로 이뤄져 있고 총 299가구다. '힐스테이트 양산더스카이'는 현대건설이 경남 양산시에 최초로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단지다. 황산로, 부산대학로 등을 통해 양산 내 이동이 편리하고 부산 2호선 증산역, KTX 물금역, 물금·남양산IC를 통해 부산 및 김해 접근성이 양호하다. '힐스테이트 양산더스카이'는 펜트하우스(2가구)를 제외한 전 가구가 판상형 4Bay 구조로 설계됐고 드레스룸과 팬트리(또는 알파룸)를 갖추는 등 수납 공간을 극대화한 평면을 선보인다. 또 실내 개방감을 높이기 위해 2.4m의 천장고(우물천장 포함 2.5m)를 도입했다. 안방을 제외한 거실에는 일반적인 철제 난간 대신 유리난간을 적용해 탁 트인 개방감과 세련된 외관을 완성할 계획이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실내 골프연습장, 피트니스, 힐스 라운지, 스터디 라운지 등과 숲을 테마로 한 친환경 실내 놀이공간인 'H아이숲'이 적용된다. 또한 입주민 교통 편의를 위해 단지별 셔틀버스 각 1대를 무상 제공할 예정이다. 각 세대는 현대건설의 층간소음 저감 특허 기술인 'H 사일런트 홈 시스템'을 전 가구에 적용(팬트리·드레스룸 등 기타 공간 일부 제외)했다. 안면인식으로 출입 시 출입카드 없이도 공동현관문 자동 개폐 및 엘리베이터 자동 호출을 할 수 있다. 아울러 '마이 힐스' 앱을 통해 조명·난방제어, 주차위치 확인 등 스마트폰으로 우리집 상태 확인과 제어가 가능하다. 차량에서 생활공간의 빌트인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시스템인 '카투홈'도 적용된다. 특히 계약금 5%(1차 5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무이자를 적용해 수요자들의 초기 자금 부담을 줄였다. 또, 양산시는 비규제지역으로 전매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우수한 입지와 미래가치, 브랜드 경쟁력까지 갖춰 많은 분들께서 견본주택을 찾아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현대건설만의 차별화된 설계와 기술력을 양산에서 처음 선보이는 만큼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견본주택은 경남 양산시 물금읍 범어리 2769-3번지 일대에 마련돼 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인터뷰] ‘재건축 기준 바꿨다’… 개포주공3단지 장영수 조합장의 성공 조건은?

“그냥 새 아파트를 짓는 데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대한민국 건축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아파트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 기존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 해 2019년에 개발 사업을 완료했다. 이제 입주 7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여전히 국내 대표 하이엔드 아파트로 꼽히는 단지다. 이 사업을 이끈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장영수 조합장이자 현 대표 청산인은 성공적인 재건축의 핵심으로 원칙과 전문성, 디테일을 꼽았다. 최근 디에이치 아너힐즈에서 만난 장 조합장은 재건축 사업의 성패는 결국 조합장의 기획력과 판단력에서 갈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합장이 어떤 그림을 그리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며 “시공사나 설계사에 알아서 해달라고 맡겨서는 좋은 단지를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원하는 단지의 수준과 방향을 먼저 정하고 이를 계약과 설계, 시공 과정에 구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다. 장 조합장은 대우엔지니어링에서 32년 반 동안 근무했고 이 가운데 14년은 임원으로 재직했다. 이후 자동차 부품회사 부사장을 거쳐 2012년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을 맡았다. 건국대 부동산학 석사와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 박사과정을 거친 그는 건설 실무와 부동산 이론을 두루 갖춘 전문가다. 개포주공3단지는 2012년 조합 설립 이후 6년 7개월 만인 2019년 8월 입주를 마쳤다. 조합 설립부터 입주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사업장이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속도다. 장 조합장은 빠른 사업 추진의 비결로 정확한 사업 시기 판단을 꼽았다. 그는 “정비계획 고시와 정비구역 지정이 끝난 뒤에는 행정적으로 되돌릴 단계가 아니다"라며 “그때부터는 브레이크를 밟을 이유가 없고 엑셀만 밟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관 절차가 끝난 이후에는 내부 갈등이나 의사결정 지연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사업 초기 분위기는 녹록지 않았다. 당시 개포주공3단지는 11평, 13평, 15평의 소형 평형 위주 단지였고 부동산 시장도 침체기였다. 조합원 상당수는 분담금 부담을 이유로 20~30평대 위주의 실속형 재건축을 원했다. 골프연습장과 수영장, 스카이라운지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을 도입하겠다는 구상에는 “왜 그런 시설이 필요하냐"는 반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장 조합장의 판단은 달랐다. 그는 “재건축은 지금의 시장 분위기가 아니라 준공 이후 10년, 20년 뒤 경쟁력까지 보고 결정해야 하는 사업"이라며 “그냥 새 아파트가 아니라 대한민국 공동주택의 기준을 바꾸는 단지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입지라면 강남에서 가장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고, 그 확신이 있었기에 조합원들을 설득하며 사업을 밀고 나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철학은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 탄생으로도 이어졌다. 장 조합장은 “당시 현대건설에는 힐스테이트만 있었지만 이 단지에는 기존 브랜드를 붙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현대건설에 프리미엄 브랜드를 새로 만들 것을 요구했고 그것이 디에이치의 출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브랜드만 바꾼 것이 아니었다. 그는 “시멘트와 철근, 자갈 같은 기본 자재를 제외하면 기존 힐스테이트에서 사용했던 디자인과 자재는 하나도 쓰지 못하게 했다"며 “가로등과 놀이터, 커뮤니티 시설까지 이 단지만을 위한 별도 설계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장 조합장은 좋은 아파트는 결국 디테일에서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엘리베이터 속도와 내부 에어컨, 커뮤니티 시설의 천장 높이, 음향 설계와 흡음재 적용까지 계약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계약서에 엘리베이터 속도를 분당 210m로 적은 것은 당시 처음이었다“며 "회의실이나 카페에서 소리가 울리지 않도록 흡음재까지 하나하나 챙겼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완성된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이후 강남권 하이엔드 아파트들의 벤치마크 대상이 됐다. 장 조합장은 “커뮤니티 시설은 많이 넣는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어디에 배치하고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까지 설계해야 한다"며 “단지 전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장 조합장은 재건축 성공의 핵심 역시 조합장의 역량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재건축 성공 여부의 96~98%는 조합장에게 달려 있다"며 “시공사와 설계사, 행정기관, 조합원 등 이해관계자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사업 절차와 다음 단계, 예상되는 문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부터 끝까지 사업 전체를 읽지 못하면 중간중간 사업이 멈출 수밖에 없다"며 “추진력만으로는 부족하고 전문성과 도덕성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재건축은 모든 조합원을 만족시키는 사업이 아닌 만큼 다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단을 내리는 것도 조합장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준공 이후 단지 자체와 관련한 소송이 단 한 건도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장 조합장은 “다른 단지들은 준공 이후에도 여러 건의 소송을 안고 가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준공 시점부터 지금까지 단지 관련 소송이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한 비법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원칙대로 하고 문제가 될 부분을 미리 챙긴 결과"라며 “조합원들이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신뢰를 갖게 되면 갈등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합 청산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장 조합장에 따르면 개포지구 5개 단지는 2013년 서울시교육청과 학교 건립 협약을 맺고 전체 사업비 약 1200억원 가운데 조합들이 약 900억원, 서울시교육청이 약 300억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개포주공3단지는 약100억원을 분담했지만 다른 단지의 입주와 학교 준공, 관련 정산 절차가 늦어지면서 청산도 함께 미뤄지고 있다. 그는 “우리는 할 일이 거의 남지 않았고 빨리 해산하고 싶지만 학교 정산이 끝나야 한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대표 청산인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장 조합장은 현재도 여러 재건축 단지에서 조합장 제의를 받고 있지만 모두 고사했다고 했다. 그는 “교육청에서도 '세상에 조합장들이 더 오래 하게 해달라는 민원은 많아도 빨리 끝내달라는 사람은 처음 본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이어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 것은 감사하지만 조합장은 인생에서 한 번이면 충분하다"며 “재건축은 조합원 재산뿐 아니라 도시의 미래를 만드는 일인 만큼 앞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내 경험을 참고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2026 국토교통기술대전] “시속 1200㎞ 하이퍼튜브·AI 철도” 속도·지능 경계 ‘극복’

철도의 미래가 '더 빠른 이동'과 '더 똑똑한 운영'이라는 두 갈래에서 동시에 달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진공에 가까운 튜브 안에서 자기부상 열차를 달리게 하는 하이퍼튜브가 시속 1200㎞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인공지능(AI)이 철도차량의 설계와 제작, 운행, 정비 전 과정을 연결하는 '피지컬 AI' 철도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국토교통기술대전' 마지막 날 전략기술세미나에서는 민재홍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하이퍼튜브연구단장과 이원상 현대로템 최고기술책임자(CTO·상무)가 각각 '철도 기술의 비전과 미래', '철도 모빌리티 분야 AX 및 피지컬 AI 활용'을 주제로 발표했다. 민 단장은 하이퍼튜브를 “철도 속도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는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소개했다. 하이퍼튜브는 진공에 가까운 튜브 안에서 차량을 자기부상 방식으로 띄우고 선형모터로 추진하는 개념이다. 바퀴와 레일의 마찰, 공기저항을 크게 줄여 기존 고속철도보다 훨씬 높은 속도를 목표로 한다. 기존 철도는 속도가 높아질수록 공기저항이 급격히 커지는 구조다. 특히 공기저항은 속도의 세제곱에 비례해 증가하는 만큼, 시속 350~400㎞를 넘어서는 구간부터는 속도 향상보다 에너지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하이퍼튜브는 공기 밀도를 낮춘 튜브와 자기부상 기술을 결합해 이 한계를 넘겠다는 구상이다. 철도연은 축소형 시험 장치에서 시속 1200㎞ 수준의 주행을 구현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아진공 환경에서도 공기 압축에 따른 속도 한계가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현재는 오송 시험선에 180m 규모의 하이퍼튜브 시험선을 구축 중이다. 기존 자기부상열차 시험선로를 개조해 추진과 부상 성능을 검증하는 시설로 활용하며, 올해 10월부터 추진 성능 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민 단장은 “하이퍼튜브는 단순히 빠른 열차를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속도와 에너지 효율, 승차감, 안전성, 경제성을 동시에 풀어야 하는 복합 시스템"이라며 “시험선 구축과 함께 실제 운행 모델의 건설비·운영비를 분석해 상용화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철도연은 향후 시험 결과를 토대로 실용화 모델과 운영 개념을 재정립할 방침이다. 단순히 더 긴 시험선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수요와 노선, 차량 크기, 운행 방식, 건설·운영 비용을 함께 따져 경제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로템은 AI 전환의 무대를 열차 자체로 확장했다. 피지컬 AI는 로봇만을 뜻하는 개념이 아니라, 물리 법칙이 작동하는 실제 공간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AI가 이를 분석해 예측·판단·제어까지 수행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철도차량은 달리는 동안 진동과 온도, 마모, 전력 사용량 등 방대한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만큼 피지컬 AI를 적용할 수 있는 대표적 산업 장비라는 설명이다. 이원상 현대로템 CTO는 “철도 모빌리티의 AX는 단순히 AI 기능 하나를 붙이는 문제가 아니라 설계와 제작, 운행, 유지보수까지 전 생애주기를 데이터로 연결하는 일"이라며 “철도차량 자체가 피지컬 AI의 핵심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우선 사내 업무 자동화 분야에서 AI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철도차량 수출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문서 번역, 부품목록 작성, 도면 검토, 기술 변경사항 비교 등 반복 업무에 AI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특히 철도차량 부품 카탈로그 작성은 기존에 프로젝트당 수개월이 걸리던 작업이지만, AI를 활용하면 수주 단위로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방대한 도면과 부품 데이터를 사람이 수작업으로 정리하는 대신 AI가 부품번호를 기반으로 형상과 도면, 관련 정보를 연결하는 구조다. 디지털트윈도 제조 현장에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현대로템은 차량 설계 데이터와 생산설비, 조립 순서, 작업자 동선, 지그와 치구 정보를 가상공장에 구현해 실제 제작 전에 공정을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조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간섭과 작업 순서 문제, 로봇 동선 등을 미리 찾아내 공정 지연과 재작업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이 CTO는 “예전에는 차량 3차원 모델을 화면에 띄우는 데만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GPU 성능 향상으로 이제는 복잡한 철도차량 모델도 실시간에 가깝게 구현하고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됐다"며 “설계와 제작, 운영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하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AI 기반 상태기반 유지보수(CBM)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 차량과 인프라에 부착한 센서가 진동, 온도, 마모 등 상태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하고, 이를 엣지컴퓨팅과 통신망을 통해 분석해 고장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사람이 정기적으로 차량 지붕이나 하부에 올라가 판토그래프와 대차 상태를 직접 점검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카메라와 3차원 스캐너가 자동으로 상태를 확인하고 AI가 이상 징후를 판별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서울교통공사 9호선에서는 카메라와 3D 스캐너를 활용해 차량 부품 상태를 자동 점검하는 기술을 실증하고 있다. 차량이 검사 설비를 통과하면 AI가 마모와 변형 여부를 분석하고, 문제 발생 가능성과 유지보수 필요 시점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트램 분야에서는 자율주행 기술과 AI 관제가 결합된다. 일반 철도와 달리 트램은 도로 위에서 자동차와 보행자, 자전거 등과 함께 움직여야 하는 만큼 카메라와 라이다, 레이더를 활용해 선로 주변 위험 요소를 실시간 인식해야 한다. 현대로템은 선로 위 장애물과 보행자, 차량을 감지하고 정밀 정차를 지원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교차로 신호체계와 연계해 트램에 우선신호를 부여하면 표정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이 CTO는 “피지컬 AI는 특정 로봇이나 단일 장비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물리 세계의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하고 예측하며 피드백을 통해 다음 단계로 고도화하는 AI"라며 “철도는 설계·제조·운영·유지보수 전반에서 이를 적용할 수 있는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하이퍼튜브가 '시속 1000㎞ 시대'라는 철도의 지평을 넓히는 기술이라면, AX와 피지컬 AI는 지금의 철도를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기술이다. 하나는 미래의 속도를 향하고, 다른 하나는 현재의 철도를 학습시키고 있다. 결국 두 기술은 철도가 단순한 운송수단을 넘어 스스로 상태를 읽고, 위험을 예측하며, 더 멀리 달리는 지능형 인프라로 바뀌는 길목에서 만난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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