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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의 부동산현장] “원가법 적용하면 정말 수익 나나”…LH 설명회 달군 사업자들의 ‘절박한 질문’

“서울에서 사업 부지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1∼2년 동안 토지주를 설득해 접수했는데 심의에서 제외돼 다시 신청하려니 인감이 첨부된 동의서를 또 받아야 했습니다. 그 사이 토지주가 마음을 바꾸면 설계비만 날아갑니다." 1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남부지역본부에서 열린 '2026년 하반기 주택매입 사업설명회'. 정부와 LH가 마련한 각종 지원책이 소개됐지만 건설사와 시행사 등 민간사업자들의 관심은 제도가 실제 사업성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에 쏠렸다. 정부의 8·13 주택 공급대책에 따라 수도권 규제지역의 신축매입 가격 산정에 원가법을 병행하고 토지 확보와 금융지원 요건도 완화됐지만, 현장에서는 공사비와 금융비용을 감당하면서 사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제도의 문턱은 낮아졌지만 수익성과 토지 확보, 감정평가 절차 등 실제 착공까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설명회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것은 신축매입약정 주택의 가격 산정 방식이었다. LH는 거래사례비교법을 원칙으로 적용하되 수도권 규제지역에서는 공사비 상승분을 반영할 수 있도록 원가법을 병행할 계획이다. 거래사례비교법과 원가법으로 각각 산정한 가격 가운데 원가법 평가액이 더 높으면 추가 가격을 인정하는 방식이다. 한 사업자는 질의응답에서 “기존 거래사례비교법으로 심의를 통과해도 수지가 맞지 않아 사업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원가법에서 실제 공사비와 세금·부대비용, 사업자의 적정 이윤을 어떤 기준으로 인정할지 구체적으로 알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기존 감정평가에서도 원가법을 활용한 검증이 이뤄졌는데 가격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실제 통계를 분석했는지 궁금하다"며 “원가법을 병행한다고 해도 사업성이 정말 개선될지 사업자들은 절박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원가법 적용이 모든 사업장의 수익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같은 건축물이라도 층수와 지하층, 구조, 커뮤니티 면적 등에 따라 재조달원가가 달라지고 사업자가 토지를 매입한 가격과 시공 방식에 따라서도 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거래사례비교법과 원가법을 적용한 표본을 비교해 5%, 10%, 15% 등의 가격 상승 요인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원가법을 적용한다고 무조건 사업자의 이익이 남는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LH, 감정평가업계가 객관적인 원가를 충분히 반영하기 위한 기준을 협의하고 있다"며 “매입가격은 약정 당시가 아니라 준공 시점에 결정되는 만큼 관련 매뉴얼을 정비해 현실적인 원가가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토지주의 감정평가 동의를 받는 절차도 현장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기존에는 사업을 접수할 때 대상 토지 전체에 대한 감정평가 동의를 확보해야 했다. 사업자가 심의에서 탈락한 뒤 재신청할 경우 토지주에게 인감서류를 포함한 동의를 다시 받아야 해 사업 추진이 무산되기도 했다. LH는 이달 중 접수 단계의 감정평가 동의 요건을 필지 기준 100%에서 75% 이상으로 낮출 예정이다. 지분 면적으로는 50% 이상을 확보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다만 매입심의를 통과하고 도면 협의를 마친 뒤 실제 감정평가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필지 기준 100% 동의를 받아야 한다. 토지주가 기존 동의를 철회하거나 재신청 과정에서 동의를 거부하는 위험도 사업자가 부담해야 한다. LH 관계자는 “감정평가 동의는 토지주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한 번 받은 동의가 계속 유효하다고 볼 수 없다"며 “접수 때는 75% 이상으로 문턱을 낮추지만 실제 감정평가를 하기 전까지는 전체 동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한 사업자는 “토지주가 인감서류를 여러 번 발급하는 데 부담을 느껴 사업 참여를 철회하는 경우가 있다"며 재신청 때 서류를 다시 받는 절차까지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다. LH는 서울지역본부와 추가로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민간사업자의 초기 금융비용을 낮추기 위한 지원책도 공개됐다. LH가 토지비의 최대 80%를 무이자로 지원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LH와 매입약정을 체결한 사업자에게 약정상 토지비의 30%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보증을 제공한다. HUG 관계자는 현재 전담 금융기관인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을 통해 4%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원액은 사업자가 토지를 실제로 취득한 가격이 아니라 LH와 매입약정을 체결할 때 확정된 토지비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토지비 30%는 토지 잔금에 필요한 10%와 설계비 등 초기 사업비 20%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다만 초기 사업비의 세부 사용처를 일률적으로 제한하지 않고 해당 사업에 필요한 직접비와 제반 비용으로 확인되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HUG는 현금흐름표 확인 등 심사 절차를 대폭 줄여 보증 신청 후 약 1주일 안에 승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직 실제 보증이 실행된 사례는 없지만 향후 LH의 매입약정 심사와 HUG 보증심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원스톱 방식도 검토한다. 관계자는 “사업 초기에는 인허가와 설계 등에 필요한 자금을 연 20%대 금리로 조달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LH의 매입약정 체결과 동시에 보증 승인이 이뤄져 토지 잔금일 등에 맞춰 대출을 실행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새로 도입된 초기 사업비 보증과 기존 총사업비 보증을 동시에 이용할 수는 없다. 사업자는 자금 조달 구조와 공사비 비중 등을 따져 두 상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착공 이후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사대금 지급 방식도 바뀐다. 기존에는 골조 완료와 준공, 품질점검 등 세 차례에 걸쳐 대금을 지급했지만 앞으로는 착공 후 3개월 단위로 공정률에 따라 지급한다. 지급 기준액은 매매예정금액의 90%에서 토지확보지원금을 뺀 금액이며, 감리자의 공정률 확인서와 공사 사진, 자금 집행 내역 등을 토대로 지급액을 산정한다. 다만 변경된 지급 방식은 2026년 접수 사업부터 적용된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사업자가 지난해 접수해 올해 초 약정을 체결한 착공 전 사업장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를 묻자 LH는 “2026년 접수분부터 적용된다고 이미 안내했다"고 답했다. LH가 제도를 개선하더라도 기존 사업장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아 자금난을 겪는 일부 사업자의 부담은 당장 해소되지 않는 셈이다. 기존주택 매입 과정에서도 가격 문제가 사업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됐다. LH는 서울지역 기존주택 매입 물량을 기존 1300가구에서 약 두 배로 확대했지만 심사를 마친 매도자가 산정가격에 불만을 품고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박상규 LH 매입임대사업처 차장은 “서울은 매도자가 심사를 모두 마친 뒤 매도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은데, 원인을 분석해 보면 거의 전부 가격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LH는 기존주택 매입가격을 토지 감정평가액과 건물 재조달원가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산정한다. LH는 이를 주변 실제 거래가격을 반영하는 거래사례비교법으로 바꿀 계획이다. LH는 2023년 고가 매입 논란 이후 표준건축비를 적용하다 2024년부터 재조달원가 반영 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였다. 하지만 현재 방식으로 산정한 가격은 시세의 약 90% 수준에 그쳐 서울 등 가격이 높은 지역에서는 매도자의 계약 포기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제도가 개선되면 기존주택 매입가격을 거래사례비교법에 따라 시세 수준으로 산정하되, 매입심의에서 가격 적정성과 공공성을 별도로 평가해 고가 매입을 방지할 방침이다. 계약 안내가 이미 이뤄진 물건은 종전 가격을 적용하지만, 그 이전 단계에 있는 접수 건에는 개선된 방식을 적용할 예정이다. LH는 현장 실태조사에 전문업체와 외부 전문가를 활용해 통상 3∼4개월가량 걸리는 신청부터 계약까지의 기간도 줄이기로 했다. 그러나 설명회 현장에서 나온 질문은 제도 개선만으로 민간 참여가 곧바로 늘어날 것이라고 낙관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줬다. 원가법이 실제 공사비와 적정 이윤을 얼마나 반영할지, 토지주 동의를 끝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 초기 금융지원이 사업자의 자금난을 해소할 만큼 신속하게 집행될지가 관건이다. 정부와 LH가 낮춘 것은 일단 사업의 입구다. 민간사업자들이 실제 착공 버튼을 누를지는 개선된 매입가격과 금융지원이 현장에서 얼마나 작동하는지에 달렸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환경·에너지에서 AI 인프라로”…SK에코플랜트, 4100억 매각으로 사업재편 속도

전통 건설사에서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체질을 바꿨던 SK에코플랜트가 이번엔 '인공지능(AI) 인프라' 전문 기업으로 또 한 번의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31일 해상풍력 전문 자회사 SK오션플랜트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매각 규모는 4100억원 수준이다. 앞서 이사회 결의를 통해선 완전자회사인 SK에코엔지니어링에 대한 흡수합병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는 그룹차원의 대대적인 포트폴리오 재정비의 연장선 상에 있다. 한국기업평가 분석에 따르면 SK그룹은 현재 인공지능(AI)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설정하고 반도체, 데이터센터(DC), 지분투자 등 AI 인프라 밸류체인을 망라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 중이다. 환경·에너지 부문 매각과 반도체 계열사 편입 등을 통해 그룹 전반의 이익창출력을 제고하겠다는 구상이다.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 수주를 바탕으로 한 수혜가 예상된다. SK에코플랜트는 DC 사업에서 구축을 담당한다. SK텔레콤·브로드밴드·하이퍼는 DC 사업 총괄·기존 DC 운영·신규 DC 개발 역할을 분담한다. 실적측면에서는 이미 사업재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계열 하이테크 관련 공사물량 확대 및 반도체 자회사 실적 개선 등으로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액 10조504억원, 영업이익 1조4650억원을 기록하는 등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편 외형은 성장했지만 건설 본업의 실적 부진과 재무 부담은 여전히 과제다. 비주택 사업과 장기 미착공 사업에서의 대손 반영 확대, 홈플러스 해운대점 등 PF 우발채무 대위변제 여파로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3102억원의 세전손실을 냈다. 지난 6월 6000억원 규모의 IPO 조건부 전환우선주(CPS) 매입으로 한숨 돌렸으나, 6월 말 연결 기준 약 1조4000억원에 달하는 PF 우발채무가 잔존해 있다. 과중한 부채성 자본 규모도 부담이다. 2022년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4000억원은 2027년부터 스텝업(Step-up) 금리가 적용될 예정이며, 자회사 SK에어플러스가 발행한 1조3000억원 규모의 RCPS 부담도 안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이 단기간에 수익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국내외 주요 DC 사업자들이 진입 중인 GPUaaS 시장의 경우, 글로벌 선도기업들조차 대규모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금융비용 부담으로 손실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한기평 관계자는 “현재는 AI 산업이 성장 초기 단계에 있어 외형 성장과 시장 선점의 중요성만 논의되고 있지만, 수익성 확보가 장기간 지연될 경우 대규모 투자가 재무리스크 확대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대한전문건설협회 “표준시장단가 확대 시 공사비 10% 하락…안전·품질 우려”

정부가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건설 현장에서는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이런 상황에서 공사비 산정 기준인 표준시장단가의 적용 범위를 중소규모 공사까지 확대할 경우 공사비가 오히려 낮아져 안전·품질 확보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며 단계적인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일 대한전문건설협회는 국토교통부 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표준시장단가 적용 확대에 따른 공사비 하락 우려와 종합·전문 건설업간 상호시장 개방에 따른 수주환경 악화를 지적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전문건설업자의 권익 보호와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설립된 단체다. 전문건설업은 철근·콘크리트, 실내건축, 도장 등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등록한 약 7만개 업체가 전문 시공기술을 바탕으로 전문공사를 직접 도급·하도급 받아 수행한다. 전문건설시장은 영세업체와 소규모 공사 중심의 시장구조다. 현재 약 5만8000개 업체가 등록돼있고 170만명의 종사자가 협회 소속이다. 전문건설 계약액 중 하도급 계약은 전체 계약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협회는 정부가 추진하는 표준시장단가 적용 범위 확대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 공사의 예정가격을 산정하는 기준은 100억원 이상 공사에는 표준시장단가가 적용되고, 100억원 미만 공사에는 표준품셈이 적용된다. 표준시장단가는 과거 수행된 공사의 공종별 계약·입찰·시공 단가를 기초로 하는 반면, 표준품셈은 정부와 공공기관이 공사 예정 가격을 정할 때 필요한 작업별 재료, 노무, 장비의 소요량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표준시장단가는 과거 수행된 공사 실적을 기반으로 축적된 실적단가라는 점에서 노임이나 자재 등을 고려하는 표준품셈과는 10%가량 차이가 난다는 설명이다. 협회 관계자는 “현 정부에서 낙찰율도 2% 이상 상승하고, 안전관리비도 올리는 등 안전에 집중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간다고 해서 반기는 입장이었다"면서도 “표준시장단가로 기준이 바뀌게 되면 단가를 깎겠다는 취지여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에서 내년부터 표준시장단가가 적용되는 공사 기준 규모를 50억원으로 낮추고, 2028년부터는 중소규모에 적합한 시장 단가를 개발해 전면 시행하겠다는 방향을 설정한 것은 무리라는 것이 협회의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표준시장단가적용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며 “시범사업이나 공정별로 해서 현장에 적용성을 갖추도록 해 단계적으로 나아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 간 상호시장 개방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상호시장 개방은 종합건설사업자와 전문건설사업자가 서로 상대 업종의 공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문제는 종합·전문 간 상호시장 개방 구조가 불균형하다는 점이다. 종합업종에는 등록기준과 실적제한 등으로 종합공사에 전문업체의 진입은 제한되지만 종합업체의 전문공사 진입으로 입찰이 과열돼 진입 격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은 “종합건설이 수주해도 종합건설이 직접 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건설에 하도급을 준다"며 “하도급 과정에서 수수료를 떼고 나면 그 안에서 안전·품질 등을 보장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사비 현실화와 전문건설업체의 수주 기반 회복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표준시장단가 확대와 상호시장 개방 등 제도 변화가 현장의 비용 구조와 중소업체의 경영 여건을 충분히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서울시, 미리내집 1만7500가구 더 공급…“장기 거주 넘어 내 집 마련까지”

서울시가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주택 '미리내집'을 2030년까지 1만7500가구 추가 공급한다. 보증금 분할납부제로 입주 초기 목돈 부담을 낮추고, 입주 전 출산한 자녀도 우선매수청구권 혜택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다만 입주민들은 장기간 거주할 수 있게 됐더라도 집값 상승으로 실제 내 집 마련에 필요한 자금 부담은 여전히 크다고 호소했다. 서울시는 2024년 7월 미리내집을 처음 공급한 이후 올해 8월까지 총 7108가구를 공급했으며, 앞으로 매년 약 4000가구를 확보해 2030년까지 1만7500가구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미리내집은 신혼부부와 예비 신혼부부가 시세보다 저렴한 보증금으로 장기간 거주하면서 출산과 내 집 마련을 준비하도록 지원하는 주거정책이다. 출산에 따라 거주기간을 연장하고 다자녀 가구에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주거와 양육 지원을 연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을 찾아 주거시설을 점검하고 미리내집 입주 신혼부부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잠실르엘은 총 1865가구 가운데 미리내집 98가구와 장기전세주택 100가구가 포함된 단지다. 잠실르엘은 서울시가 지난 4월 도입한 미리내집 보증금 분할납부제가 처음 적용된 곳이다. 입주할 때 보증금의 70%를 우선 내고 나머지 30%의 납부 부담을 분산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잠실르엘 미리내집 98가구 가운데 74가구, 약 76%가 분할납부를 신청했다. 이들 가구가 입주 당시 한꺼번에 내지 않고 나눠 낼 수 있게 된 보증금은 약 158억원이다. 서울 전체로는 올해 4∼8월 미리내집 계약자 533가구 중 489가구, 약 92%가 제도를 이용했다. 이를 통해 분산된 초기 보증금 납부액은 총 765억원이다. 보증금 자체를 감면하는 것이 아니라 납부 시점을 나눠 입주에 필요한 목돈 부담을 낮추는 방식이다. 오 시장은 “입주 자격을 얻고도 목돈 마련이 어려워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있다"며 “보증금의 70%를 먼저 내고 나머지 30%를 분할 납부하도록 해 입주 포기 사례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우선매수청구권의 자녀 수 인정 범위도 손질한다. 현재는 입주자 모집공고일 이후 출산한 자녀를 기준으로 혜택을 부여하지만, 입주 전 출산한 자녀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4자녀 이상 가구에는 입주 전 출산한 자녀까지 인정하고 있으며, 이를 확대하는 취지다. 다만 자녀 수 인정 범위 확대는 아직 검토 단계로, 적용 대상과 시행 시기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미리내집이 주거 불안을 줄이고 출산 계획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1월 미리내집 입주자 216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79가구인 36.6%가 입주 후 출산했다고 답했다. 향후 출산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84.7%였다. 다만 입주자 대상 조사인 만큼 이 결과만으로 미리내집의 출산 증가 효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서울시는 공급 확대와 함께 입주민 의견을 반영해 출산·육아 및 내 집 마련 지원제도를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강남권 고가 재건축 아파트 등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보증금 수준이 높아져 자산이 부족한 신혼부부에게는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는 문제도 남아 있다. 분할납부제를 이용하더라도 보증금 상당액을 입주 전에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이에 대해 장기전세주택은 공공임대가 저소득층만을 위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중산층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주택 서민과 중산층이 선호하는 고품질 공공주택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며 “신혼부부가 안심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내 집 마련까지 꿈꿀 수 있도록 주거사다리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국토부 내년 예산 69조원 역대 최대…공공기관 2차 이전 예산도 반영

국토교통부가 주택공급에 30조원을 투입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인 69조원 예산을 투입한다. 이번 예산안에는 공공기관 2차이전과 관련한 예산 1810억원도 반영한다. 1일 국토부는 2027년 예산안을 올해 본예산(62조8000억원)보다 6조2000억원 늘어난 69조원으로 편성했다. 사회복지 예산은 올해 본예산 41조7000억원에서 47조9000억원으로 14.9% 늘어났지만,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21조1000억원으로 올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국토부는 2030년까지 공적주택 110만가구 이상을 공급한다는 계획에 따라 청년 주거 지원에 초점을 맞춰 증액분 중 상당 부분을 주택 공급에 투입했다. 주택 공급 관련 예산은 올해 21조2000억원에서 내년 30조원으로 8조8000억원 늘어난다. 내년에는 올해 대비 12% 이상 증가한 공적주택 21만8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21만8000가구 중 공공임대는 17만2000가구, 공공분양은 3만4000가구,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1만2000가구다. 역세권과 중형 평형 등을 반영한 '보편형 임대주택' 공급에는 6조2000억원을 신규 투입한다. 주택 사업의 착공을 앞당기기 위한 금융 지원 방안도 마련한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은 주거시설 사업장이 조기에 착공하면 금융비용을 지원하는 '주거시설 PF대출 이차보전 사업'을 신설해 1696억원을 투입한다. 개발사업 착수 단계에서 공공이 선투자하는 주택사업장 전용 'PF 앵커리츠'에도 1000억원을 투입한다. 청년주거지원을 위해 보편형 임대주택 물량의 절반 이상을 청년에 지원하고, 청년월세 지원 예산을 1300억원에서 2319억원으로 확대한다.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도 예산을 확대한다. 자율자동차 관련 예산을 기존 731억원에서 내년 8801억원으로 획기적으로 늘린다. 광주를 포함해 5~6개 실증도시를 추가로 지정하고 자율주행차를 현행 200대에서 3000대까지 확대한다. 무인형 수요응답형교통체계(DRT)도 전국 50곳에 지원한다. 2028년 도심항공교통(K-UAM) 상용화를 위해 기체 확보와 버티포트 등 인프라 구축 예산도 82억원에서 419억원으로 늘린다. 건설 피지컬 AI 사업도 신규 지원한다. 스마트 건설 기술 등이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실·검증을 위한 비용에 585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도급·시공 중심의 해외건설을 고부가가치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해외건설 신전략펀드를 조성한다. 이에 정부재정 1조원을 투입해 총 3조원 규모 펀드로 우리 기업의 투자개발사업 참여를 지원한다. SOC 예산에는 2차 공공기관 이전 관련 1810억원 규모 예산도 반영됐다. 공공기관 이전 계획은 연내 발표 예정이지만 어느 기관이 이전할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예상치로 총액 반영됐다. 1차 이전의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한국전력공사 같이 자기 자금 조달이 가능한 기관들은 자기 자금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었고, 스스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기관들은 정부가 지원했다. 2차 이전도 동일하게 진행되나 향후 예산 심의 과정에서 구체화 될 전망이다. 주요 철도·공항 사업 예산은 올해 수준을 유지한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는 A노선 140억원, B노선 3662억원, C노선 716억원을 반영했다. 강릉∼제진 철도에 4450억원, 월곶∼판교 복선전철에 2150억원, 남부내륙철도에 2006억원을 투입한다. 공항 건설에서는 가덕도신공항에 4311억원, 새만금신공항에 1200억원, 울릉공항에 1137억원을 반영했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에는 보상비와 설계비 등 202억원을 반영했다. 안전관리를 위한 항목도 신설했다. 화재 관리를 위해 필로티 구조 공동주택 5000동에 대한 화재안전 개선 지원을 위해 50억원을 신규 지원하고, 공장·창고에 대한 범정부 합동 화재 안전실태조사에 314억원을 신설했다. 전기차에서 배출되는 사용후 배터리에 대한 성능평가 인프라 구축을 위해 158억원을 신규 추진하는 한편, 건설현장 불법행위 신고포상금도 현행 1000만원에서 41억원으로 대폭 확충한다. 이주열 국토부 정책기획관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편성 과정에서 관행적 예산이나 집행 부진 사업 위주로 지출 구조조정을 9조6000억원 한 결과"라며 “중점투자과제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세금폭탄’ 예고 후 한 달만에 ‘원점’…부동산 세제 개편 ‘혼란’만 키웠다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축소하려던 방침을 발표 29일 만에 철회했다.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현행 150%에서 200%로 높이려던 계획도 백지화했다. 충분한 검토 없이 세제 개편안을 내놓은 뒤 대통령과 여당의 재검토 요구, 시장 반발이 이어지자 핵심 내용을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세제는 시행 이전이라도 발표하는 순간 주택 보유와 매매, 증여 등 국민의 자산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정부안이 한 달도 안 돼 뒤집히면서 시장에는 불확실성만 남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추진한 '실거주 중심 과세'의 큰 방향도 일부 후퇴하면서 정책 신뢰와 예측 가능성이 훼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정경제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종합부동산세법과 소득세법 등 11개 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3일까지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확정안에 따르면 비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현행 공시가격 12억원이 유지된다. 지난달 3일 발표한 최초 개편안에는 이를 9억원으로 3억원 낮추는 내용이 담겼지만 이번에 전면 철회됐다.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기본공제도 정부 초안의 1인당 4억원에서 6억원으로 높아졌다. 부부 합산 공제액이 8억원에서 12억원으로 늘어나 단독명의 비거주 1주택자와 같은 수준을 적용받는다. 실거주 1주택자는 기존 정부안대로 기본공제가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된다. 실거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각각 9억원씩 총 18억원을 공제받는다. 당초보다 격차는 줄었지만 실거주 여부에 따른 종부세 공제 차등은 유지되는 셈이다. 주택분과 토지분 종부세 세 부담 상한도 현행 150%를 그대로 적용한다. 정부는 당초 전년도 보유세의 최대 200%까지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도록 상한을 높일 계획이었지만 이 역시 철회했다. 정부는 당초 '거주 중심 과세'를 앞세워 실거주 1주택자는 공제를 확대하고 비거주 1주택자는 세 부담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실제 거주 목적이 아닌 주택 보유에 더 무거운 세금을 물려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조세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발표 직후부터 직장 전근과 자녀 취학, 질병 치료, 부모 봉양, 해외 체류 등 불가피한 이유로 자기 집에 살지 못하는 1주택자까지 투기 수요로 간주한다는 반발이 나왔다. 임대차계약이 남아 입주하지 못하거나 생업 때문에 다른 지역에 전세로 거주하는 경우 등도 논란이 됐다. 정부는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를 예외로 인정하겠다며 연일 설명자료를 내놨지만 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어떤 사유를 어디까지 인정할지, 누가 어떤 서류로 실거주 여부를 입증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택 소유 형태와 거주 여부, 단독·공동명의에 따라 공제액이 달라지면서 세제가 지나치게 복잡해졌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정부가 지난달 3일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뒤 12일까지 내놓은 해명자료는 29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부동산 세제 관련 자료가 20건으로 약 69%를 차지했다. 한 차례의 세제 발표를 설명하기 위해 열흘 동안 하루 평균 3건에 가까운 해명자료를 쏟아낸 셈이다. 결국 비거주 1주택자의 공제 축소와 세 부담 상한 인상은 시행 문턱에도 가기 전에 원상복구됐다.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설계가 불필요한 논란과 시장 혼선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번 수정은 정부 자체의 입법예고 절차보다 대통령과 여당의 제동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세제 개편안 발표 나흘 만인 지난달 7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과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안 등 일부 핵심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여당도 종부세 개편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3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낮추는 방안과 세 부담 상한을 200%로 올리는 방침에 대해 추가 논의를 요구했다. 1주택자는 거주 여부에 따라 과세상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정부에 전달했다. 정부는 지난달 4일부터 20일까지 부처 협의와 입법예고를 진행하고 27일 차관회의를 거쳐 수정안을 확정했다. 형식적으로는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지만 결과적으로 당초 개편안의 핵심 내용을 여당 요구에 따라 되돌린 모양새가 됐다. 다만 민주당이 요구한 실거주·비거주 1주택자 간 공제 차등의 완전 폐지는 반영되지 않았다. 실거주자는 14억원, 비거주자는 12억원을 공제받아 2억원의 차이가 남는다. 앞으로 국회 심사 과정에서 이 차등을 유지할지를 놓고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정부가 세법 개정안을 수정하는 한 달 동안 시장이 이미 반응했다는 점이다. 비거주 1주택자의 공제 축소와 세 부담 상한 인상이 예고되자 서울 고가주택 밀집 지역에서는 세 부담을 우려한 매물이 늘고 매수자는 거래를 미루는 관망세가 짙어졌다. 주택 소유자들은 실거주 전환과 매도, 증여 여부를 놓고 셈법에 들어갔고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단독명의보다 공제액이 낮아지는 문제까지 따져야 했다. 그러나 정부가 핵심 방안을 철회하면서 지난 한 달간 시장 참가자들이 감수한 불확실성과 의사결정 비용만 남게 됐다. 세법 개정안은 입법예고와 국회 심사를 거쳐 바뀔 수 있는 정부안이다. 정부도 이번 수정이 국민과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완성도를 높이는 정상적인 입법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세제는 다른 정책보다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 국민이 자신의 세 부담을 예상하고 주택 보유와 처분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의견수렴을 거쳐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는 것은 필요하지만, 핵심 제도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발표한 뒤 단기간에 뒤집는 일이 반복되면 정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수정된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지만 논란은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실거주와 비거주를 구분하는 기준과 2억원의 공제 격차가 합리적인지, 국회 심사 과정에서 다시 수정될 가능성은 없는지 등이 남은 쟁점이다. 29일 만의 원상복구로 당장의 세 부담 논란은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며 꺼낸 세제가 오히려 시장의 계산법만 복잡하게 만들었다. 세금의 숫자는 되돌렸지만 한 번 흔들린 정책 신뢰까지 원상복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애초 예고됐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강화가 일정 부분 후퇴하면서 시장에는 예상보다 완화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실거주 1주택자는 공제액이 14억원으로 늘고 비거주 1주택자도 12억원을 유지하게 돼 1주택자 전반의 세 부담 강화 우려가 완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함 랩장은 “서울 고가 아파트를 전세 놓은 1주택자의 경우 보유세 증가에 따른 매도 또는 실거주 전환 압력이 있었지만, 이번 수정으로 세금발 매물 출회 가능성이 상당 부분 약해질 것"이라며 “대출 규제와 높은 가격으로 매수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강남권의 급매 증가와 가격 조정 압력도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세시장에 대해서는 “임대인이 세금 때문에 주택을 매도할 필요성이 줄면서 기존 임대주택의 전세 공급이 일부 유지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서울 전세시장은 입주 물량과 전세대출 규제, 월세 전환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번 세제 수정만으로 전셋값이 안정되거나 매물이 증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삼성물산 ‘래미안’…5년 만에 “더 심플하게” 옷 바꿔입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2021년 이후 5년 만에 새롭게 단장했다. 1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래미안의 신규 BI는 래미안을 상징하는 세 개의 수직선 형태를 그대로 유지해 고유한 정체성을 계승하면서도, 공간감과 여백을 강조해 간결한 형태로 재구성했다. 특히 지난 20여년간 유지해 오던 기존 래미안 브랜드의 시그니처 색상인 그린과 그레이 계열의 컬러를 절제된 블랙과 화이트 색상으로 바꿨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화려함보다는 주거의 본질에 온전히 집중하겠다는 래미안의 철학을 직관적으로 시각화했다"고 설명했다. 워드마크는 영문과 한글, 한자 3종으로 개발됐고, 기존보다 굵은 서체에 정교하게 조정된 자간을 적용해 안정감을 높였다. 이를 통해 건축물 외벽과 문주 등 실제 주거 공간부터 온라인‧모바일 등 디지털 환경까지 다양한 고객 접점에서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BI는 지난 8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트리니원에 첫 적용되고, 이후 입주하는 래미안 신규 아파트 단지에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삼성물산은 이번 브랜드 리뉴얼을 단순 BI 변화가 아닌, 고객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의 혁신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입주민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넥스트 홈', 도심 속 자연을 통해 온전한 휴식을 제공하는 조경 브랜드 '네이처 갤러리', 일상을 세심하게 관리하는 서비스 브랜드 '헤스티아' 등 래미안만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상품마케팅본부장(부사장)은 “이번 리뉴얼은 래미안이 지난 26년간 쌓아온 헤리티지를 계승하면서 변화하는 주거 가치에 맞춰 향후 100년을 이끌어갈 기준을 새롭게 정립하는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기술을 통해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더욱 깊고 풍요롭게 만드는 'Life Culture Brand'로 지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래미안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 철학과 변화된 BI를 다양한 컨텐츠로 선보일 예정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지자체·민간 ‘10년 추진’ 경기광주역세권2, 공공주택지구 지정에 ‘혼란’

경기 광주시와 민간이 약 10년간 진행해 온 경기 광주역세권 2단계 도시개발사업지가 8·13 대책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개발하는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로 지정되면서 혼란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되면 집단환지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기존 민간사업자와 토지주들이 맺은 계약 유지 여부도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31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기존 광주시 도시개발사업은 다음 달 구역 지정을 앞두고 국토교통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LH가 시행하는 4500가구 규모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로 지정됐다. 경기 광주시는 삼동·초월·곤지암 등 다른 역세권 중심 개발사업에 대해 국토부, LH 등 관계기관에 사업 추진을 위한 다방면의 건의를 해왔다. 이 가운데 광주역세권2단계 지역만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로 발표됐으며, 이 과정에서 국토부와 지자체 간 충분한 논의를 거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18년부터 광주시는 광주역세권2단계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며 수용과 집단환지를 병행해 토지주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집단환지를 선택한 토지주 일부는 민간사업자와 토지계약을 맺었다. 기존 사업 방식에서 환지를 선택할 경우 개발 이후의 가치 상승 혜택을 토지주가 누리게 된다. 광주시가 수용할 경우 사업으로 인한 토지가치상승분은 광주시로 귀속된다. LH가 공공주택지구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토지 감정평가를 통한 강제수용이 기본 사업 방식이다. 사업추진 속도를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민간사업자는 기존에 완료된 행정절차를 활용하면 정부의 주택공급 목표를 더 빠르게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입안과 관계기관 협의·중앙토지수용위원회·경기도 도시계획 심의·각종 영향평가 등을 마친 상태이므로 기존안을 활용하면 다시 해당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다. LH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더 빠르다는 시각도 있다. 보상 협의 시 감정평가사들이 평가를 하기 때문에 광주시가 하든 LH가 하든 협의 금액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신속하게 보상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지를 정리하고 공동주택이나 상부 건축물들이 들어서는 것까지 고려하면 LH가 진행하는 것이 더 빠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현금이 아닌 토지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LH의 대토보상제도를 활용하면 민간에서 실시하는 환지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로 지정되면서 집단환지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민간 사업자와 계약을 맺은 토지주들의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집단환지 방식을 위해 토지주들과 계약을 진행한 민간사업자는 구역지구 내 사유지 약 8만평 중 83개 필지, 약 3만4000평을 매입했다. 아파트 사업을 위해 민간사업자와 일부 토지주는 매매계약을 체결해 10%에 대한 계약금을 주고 받았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는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이뤄진 것이고,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됨에 따라 향후 계약은 유지되기 어렵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위해서는 각종 심의 등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지구 지정에 있어서 주민들의 반대가 있어도 철회한 선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LH는 “후보지 지정 권한은 국토부에 있고 LH는 사업성 등을 검토하는 역할"이라며 “지구지정형 사업은 아직 경계만 대략적으로 잡아둔 단계이므로, 주민공람 등 정식 절차에서 의견을 내어 논의해보라"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강남·서초 내리는데 노도강은 신고가…서울 집값 ‘15억 키 맞추기’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강남권과 비강남권의 가격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강남·서초구 아파트값은 하락했지만 노원·도봉·강북 등 서울 외곽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주택가격이 15억원 이하일 때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6억원까지 받을 수 있는 반면 15억원을 넘으면 한도가 4억원으로 줄어든다. 대출을 활용하려는 실수요가 비강남권 중소형 아파트로 이동하면서 기존 10억∼12억원대 주요 단지들이 15억원 안팎으로 수렴하는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31일 한국부동산원의 8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29% 올라 직전 주 0.22%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그러나 강남구는 0.11%, 서초구는 0.05% 각각 하락하며 서울 전체 흐름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반면 강북 14개 구의 평균 상승률은 0.40%로 강남 11개 구 평균인 0.20%의 두 배에 달했다. 중랑구가 0.56% 올라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성북·강북구가 각각 0.55%, 도봉·노원구가 각각 0.54% 상승했다. 서대문구도 0.53% 올랐다. 서남권에서도 강서구가 0.50%, 구로구가 0.49%, 관악구가 0.46% 상승했다. 강남·서초의 조정에도 동북·서북·서남권의 강세가 확산하면서 서울 전체 상승폭을 끌어올렸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YTN라디오 '생생경제'에서 “강남권은 가격을 낮춘 매물이 늘었지만 대출과 세제 불확실성으로 매수자들은 관망하고 있다"며 “반면 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 등 비강남권은 주간 상승률이 0.5%를 넘어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진단했다. 한국부동산원은 강남구의 경우 대치·압구정동, 서초구는 잠원·반포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세제 개편과 대출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가주택 시장의 매수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신고되지 않은 급매 호가를 근거로 강남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매도자가 가격을 낮춰 제시한 매물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져 신고되기 전까지는 시장가격 하락으로 확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소장도 “강남권 현장에서는 기존 가격보다 1억∼2억원가량 낮춘 매물이 늘고 있지만 살 사람은 없는 상황"이라며 “대출이 어렵고 세제 개편안이 어떻게 결정될지 알 수 없어 매수자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는 노원·강북구를 중심으로 종전 가격을 넘어선 거래가 잇따라 확인됐다. 노원구 상계주공1단지 전용면적 41.3㎡는 7월 말 5억2000만원에 거래된 뒤 8월 8일 5억6000만원, 14일에는 5억8000만원에 계약됐다. 보름 사이 실거래가격이 6000만원 상승했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84㎡는 8월 13일 9억23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1일 거래가격인 8억6500만원보다 5800만원 올랐다. 노원구 하계동 벽산 전용 84㎡도 10억1700만원에 손바뀜하며 종전 최고가격을 1억1900만원 넘어섰다. 비강남권에서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전용 59∼84㎡를 중심으로 가격 경신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비강남권 주요 단지에서는 기존 10억∼12억원대였던 주택가격이 15억원 안팎까지 오르는 거래가 나타났다. 성북구 길음뉴타운8단지래미안 전용 59㎡는 지난해 10억원을 밑돌았지만 지난 6월 14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말 12억3000만원에서 지난 7월 15억9000만원으로 7개월 만에 3억6000만원 올랐다. 강서구 우장산아이파크e편한세상 전용 59㎡는 8월 7일 14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전용 84㎡는 다음 날인 8일 16억3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선호 면적의 가격이 15억원을 넘어섰다. 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서울대입구 전용 59㎡는 지난 5월 14억5000만원에 계약됐다. 같은 단지 전용 84㎡는 6월 16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중랑구 면목동 사가정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도 15억3500만원에 거래돼 중랑구에서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가격이 15억원을 넘어선 사례가 나왔다. 거래 흐름을 종합하면 전용 59㎡ 등 중소형은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15억원 바로 아래까지 오르고, 입지와 상품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전용 84㎡는 15억∼16억원대로 넘어서는 양상이다. 비강남권의 가격 상승에는 주택가격에 따라 달라지는 대출한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는 15억원 이하 주택이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이 2억원이다. 주택가격이 15억원을 조금만 넘더라도 대출 가능 금액이 2억원 줄어든다. 현금 동원력이 부족한 무주택자와 30대 실수요자로서는 대출한도가 상대적으로 큰 15억원 이하 주택에 매수 여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비강남권에서는 집주인이 대출 경계선인 15억원을 기준으로 호가를 높이고, 실수요자가 남아 있는 매물을 매입하면서 실거래가격도 뒤따라 상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억원 이하에서 시작된 상승세가 지역 내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16억원대로 확산하는 점도 주목된다.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데도 전용 84㎡의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것은 전세난과 매물 부족, 신축 희소성 등이 대출 규제 효과를 일부 상쇄하고 있다는 의미다. 공사비와 토지비 상승으로 비강남권 신축 아파트의 분양가격이 높아진 점도 주변 구축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높아진 신축 분양가가 지역 내 새로운 가격 기준이 되면서 인근 구축 단지 소유자도 신축과의 가격 차이를 근거로 호가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강남권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분양가격이 통제되는 반면 비강남권은 공사비와 토지비 상승분이 분양가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반영된다"며 “일부 사업장에서는 비강남권의 3.3㎡당 분양가가 강남권을 웃도는 가격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시장 불안도 비강남권 매매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8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22% 올라 전주 0.19%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대문구가 0.45%로 가장 많이 올랐고 도봉·노원구가 각각 0.37%, 성북구가 0.36% 상승했다. 매매가격이 급등한 지역에서 전셋값도 동시에 오르는 모습이다. 전세 매물이 부족하고 임차 비용까지 오르면 무주택자는 전세를 갱신하는 대신 대출을 이용해 주택을 매입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의 매수 전환이 대출 가능한 비강남권 주택가격을 밀어 올리는 셈이다. 김 소장은 현재의 매수세가 2021년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2021년에는 집값 상승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포모'와 조급함이 매수를 자극했다면 지금은 전월세 매물을 구하지 못한 실수요자가 주거 안정을 위해 집을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집값 상승에 올라타기 위한 투자 전략이라기보다 자신의 자금에 맞춰 안정적으로 거주할 집을 찾는 생존을 위한 주거 전략에 가깝다"며 “강남보다 서민과 실수요자가 거주하는 서울 외곽지역의 가파른 상승세를 더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중저가주택의 강세가 이어질지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 수정과 국회 논의, 전세시장 흐름에 달렸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남권의 조정이 실제 하락 거래로 확산하지 않고 전셋값과 비강남권 신축 분양가가 계속 오르면 15억원을 향한 가격 키 맞추기가 더 넓은 지역으로 번질 수 있다. 반대로 주택가격이 15억원을 넘는 순간 주담대 한도가 2억원 줄어드는 만큼 거래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고가주택 수요를 억제하는 규제가 비강남권 중저가주택 가격을 밀어 올려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을 키우는 역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이재명 “집값 폭락 대비”…오세훈 “현실 인식 어안이 벙벙”

이재명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택가격과 공급정책, 부동산 경매시장에 대한 진단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 대통령이 조기 대량 공급과 투기 수요 억제로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에 대비하겠다고 밝히자 오 시장은 정부의 공급계획은 실행 일정조차 불투명하다며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부동산 현실 인식, 어안이 벙벙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전날 이 대통령이 엑스(X·옛 트위터)에 게시한 부동산 관련 발언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정부는 금융·세제 개혁은 물론 주택 공급 물량 확대와 신속한 공급에 국가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서울·수도권의 주택 조기 대량 공급은 반드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타파할 것"이라며 투기를 부추기는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조세제도도 조세 정의 차원에서 시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수도권 주택 공급을 앞당기기 위해 국토부의 공급 담당 인력을 늘리고 소규모 가용택지도 최대한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의 인허가 권한을 구청장에게 부여하는 등 조기 인허가와 착공을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대출 관리와 주택공급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가 엇박자라는 지적에는 수요와 용도에 따라 금융을 달리 적용하는 '핀셋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투기 수요에 대한 대출은 억제하되 주택공급 사업과 청년 등 실수요자에게 필요한 자금은 확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금리 상승 가능성과 주택담보대출 연체, 경매 물건 증가에도 주목했다. 부동산 투자자들을 향해 향후 금리 흐름과 경매 낙찰률을 살펴봐야 한다며 집값 상승을 전제로 한 투자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조기 대량 공급과 투기 수요 억제, 고금리에 의한 대출 연체와 경매 폭증 등으로 주택가격이 폭락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며 일정 기준 이하의 주택을 공공주택 보유 목적으로 대량 매입하는 시스템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공급 확대와 수요 억제로 집값을 안정시키되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 공공이 주택을 사들여 시장 충격을 완화하고 공공주택 재고도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이 대통령의 '집값 폭락 대비' 발언을 두고 “주택가격 폭락을 예견하는 것부터 황당하다"며 정부가 제시한 근거가 시장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급 목표만 요란할 뿐 구체적인 일정과 실행계획조차 보이지 않는 정부의 공급 발표를 조기 대량 공급이라고 생각한다면 대단히 큰 착각"이라며 “대통령 임기 내 착공조차 불투명한 계획으로는 집값을 안정시킬 수도, 국민에게 공급의 확신을 줄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지난 13일 신규 공공택지 10만가구 이상을 포함해 수도권에 23만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후보지 지정과 보상, 인허가, 착공까지 넘어야 할 절차가 많다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강남권 일부 급매물의 가격 조정을 정부가 투기 수요 억제의 성과로 판단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세금과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 변경을 앞두고 일부 초고가 주택이 일시적으로 호가를 낮춘 것일 뿐, 서울 외곽에서는 오히려 가격이 오르는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집값 폭락은커녕 정부가 실제로 주택을 공급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부터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며 정부가 시장에 공급의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과 오 시장은 주택 경매 지표를 놓고도 다른 해석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주택담보대출 연체와 경매 물건 증가를 집값 상승세를 제약할 수 있는 요인으로 제시했다. 반면 오 시장은 경매 물건이 늘어난다고 집값이 자동으로 하락하는 것은 아니라며 낙찰률뿐 아니라 감정가 대비 실제 낙찰가격을 나타내는 낙찰가율을 함께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올해 7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101.0%로 4개월 연속 100%를 웃돌았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경매에 나온 물건이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매 물건 증가는 집값 하락의 전조가 아니라 서울 주택의 대기 수요와 공급 부족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주장이다. 경매에 나온 주택의 소유자를 모두 투기 수요로 간주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내수 부진과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나 하나뿐인 집을 담보로 사업자금을 마련했다가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놓인 실수요자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경매 물건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집값 폭락의 신호인 양 반길 것이 아니라 집을 경매에 내놓을 수밖에 없는 국민의 고통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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