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용산공원의 활용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야 의원과 환경공학·법학 전문가들이 토양·지하수 오염에 대한 과학적 검증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공원 조성과 주택 공급 등 향후 토지 이용 방향에 관계없이 시민 안전을 우선하고, 오염조사부터 정화·위해성평가·사후관리까지 연계하는 종합적인 환경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의실에서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이 공동주최하고 대한환경공학회와 한국환경법학회가 후원한 '용산공원 및 주변부지 환경안전 충분한가?' 정책세미나가 열렸다. 나경원 의원은 축사에서 정부의 용산공원 부지 주택 공급 구상에 우려를 나타내며 환경안전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국민에게 주택 공급은 절실합니다. 그러나 그 어떤 주택 공급 목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앞설 수는 없습니다"라며 “정부가 지금 먼저 해야 할 일은 아파트 건설 계획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오염 실태를 철저히 조사하고 정화 책임과 안전성 확보 방안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지혜 의원도 “용산공원은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국가적 자산"이라며 “과학적으로 조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필요한 정화와 사후관리를 충실히 이행하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국회 차원에서 환경정보 공개와 정화 책임 이행, 장기 모니터링, 지역사회 소통을 위한 법·제도적 보완 사항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맹승규 대한환경공학회장은 용산공원이 남산과 한강을 연결하는 중요한 생태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맹 회장은 “진정한 공원의 가치는 아름다운 경관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그 공간을 얼마나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며 오염물질의 이동 특성을 고려해 인근 주거지역과 학교 등 민감시설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호 한국환경법학회장도 “법적 차원에서는 오염 여부의 확인 뿐만 아니라 평가 및 오염 제거 절차 전반에서 판단의 근거를 확보하고 이를 시민들에게 설명하여 신뢰를 확보하는 과정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첫 번째 발제자인 정승우 국립군산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용산공원 및 주변 부지 토양지하수 오염과 환경관리 필요성'을 주제로 기존 환경조사의 한계와 추가 조사 필요성을 설명했다. 정 교수는 토양오염이 공간적으로 불균일하게 분포하고 지하수를 통해 이동할 수 있어 개별 개발사업 부지에 한정된 조사로는 오염 실태를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하수에 포함된 휘발성 오염물질이 토양을 거쳐 건축물 내부로 유입되는 증기침해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용산 미군기지뿐 아니라 주변 주거지역까지 토양·지하수·토양공기를 포괄하는 조사를 실시하고, 오염이 확인된 지역에는 위해 저감과 정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윤익준 법무법인 강남 전문위원은 '용산공원의 환경법적 이슈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용산공원 조성사업의 법적 성격과 환경영향평가·위해성평가 제도의 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윤 전문위원은 환경영향평가와 토양 위해성평가가 서로 다른 법적 절차로 운영되는 만큼 평가 결과가 실제 정화와 토지 이용 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개발사업의 추진 방식과 평가 대상 범위에 따라 주변 지역의 환경영향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은 장윤영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첫 번째 토론자인 김도형 법무법인 화우 환경규제대응센터장은 공원 조성과 주택 공급 모두 토양환경보전법상 '1지역' 우려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토지 이용 방식이 달라진다는 이유만으로 조사와 정화 의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며 “이제 공원조성이냐 주택공급 등 부지활용이냐는 이분법적이고 소모적인 논쟁은 끝내고" 환경안전을 위한 조사와 정화 대책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토론자인 오승규 한국지방세연구원 실장은 환경조사와 정화, 위해성평가, 토지 이용, 주민 보호, 사후 모니터링을 하나의 관리체계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발계획과 “인허가 단계에서 필요한 환경조사 수준을 명확히 하고 추가 오염 발견 시 후속 조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토양정화가 완료됐다는 사실만으로 특정 용도로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되며, 위해성평가 결과를 토지 이용 제한과 장기 모니터링 등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토론자인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용산 미군기지 오염 문제에 오염자부담원칙을 적용하고 환경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사무처장은 “미군기지 반환 과정에서 오염원인자의 책임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채 한국 정부가 조사와 정화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 공동조사 결과와 반환 협상 관련 환경자료를 공개하고 미국 측에 정화 책임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용산어린이정원에 대해 정화의 충분성과 장기 이용에 따른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개방을 중단하고, 용산공원 부지의 주택개발 논의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황성익 법무법인 KCL 변호사는 환경안전 문제를 과학적 위해성평가와 함께 환경정의·환경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변호사는 “위해성은 과학적으로 평가하되, 수용 가능한 위해는 민주적으로 정당화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위해성평가 결과가 토지 이용 방식과 노출 대상, 기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공원 이용을 전제로 한 평가 결과를 주거개발의 안전성 판단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 조사 원자료와 평가모델, 노출 가정, 잔류오염 정보 등을 공개하고 독립적인 검증과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토지 이용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 변호사는 “주택개발은 정화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정화의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라며 “개발사업 추진 여부와 관계없이 오염된 국유지에 대한 환경관리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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