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노인주택 좋다는데…중산층은 갈 곳이 없다 ②](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909.7d6dec71c6e34adc8bc9657f1efca6a0_T1.png)
누구나 노인이 된다. 노년기에 접어든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여생을 보내기를 원함에도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노인주택보다 요양원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요양원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요양원에 가기엔 건강한 실버세대에게 노인주택이 대안이 되는 이유, 중산층 실버가구에게 부족한 선택지와 입법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차례로 짚어본다. 요양원을 가기엔 건강하고, 기존에 살던 집에서 살기엔 안전과 돌봄이 걱정되는 실버세대에게 '집 아니면 요양원'으로 좁혀진 선택지는 여전히 부족하다. 이들에게 대안으로 논의되는 것이 '노인주택'이다. 본지는 '“요양원 가기엔 건강한데"…노인주택보다 요양원이 많은 이유①'에서 자립생활 중심으로 프라이버시가 존중되는 노인주택이 사업 구조적 한계로 정체상태임을 짚었다. 낮은 진입장벽을 가진 요양원 사업이 소위 돈벌이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입소자의 생활 환경이나 서비스 수준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공급되는 문제도 다뤘다. 노인주택은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지만, 여기서는 '노인 생활 특성을 배려해 물리적 거주 조건이나 서비스가 제공되고, 다수의 노인이 모여 거주하며, 노인의 자립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건축물 및 인적서비스가 지원되는 주택'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치매·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노인이 입소해 필요한 서비스를 받고 생활하는 시설은 요양원이 해당되는 '노인의료복지시설' 이므로 이는 제외한다. 노인주택 중에서 '중산층' 실버세대가 선택할 수 있는 주택을 찾는다면 또 다른 고민에 부딪히게 된다. 노인주택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노인복지주택'과 '고령자복지주택'은 이름은 비슷하지만 각각 다른 법적 근거에 따라 운영된다. 이는 정책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노인복지주택은 보건·돌봄 등 복지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반면, 고령자복지주택은 저소득 주거약자 노인의 안정적인 주거 공급에 집중한다. 노인복지주택은 노인복지법에 근거한 것으로 공공과 민간 모두 공급할 수 있다. 중산층 이상을 포함한 노인의 보건·돌봄·시설 운영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건축법상 노유자시설, 주택법상 준주택으로 분류되며 보건복지부 소관이다. 고령자복지주택은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른 공공임대주택이다. 이는 취약계층 노인의 안정적 주거 확보를 목표로 한다. 국토교통부 소관 사업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지방공사 등 공공주택사업자가 주도해 공급한다. 고령자복지주택은 중산층 실버세대를 대상으로 한 주택이 아니다. 결국 중산층 실버세대가 선택할 수 있는 노인주택은 노인복지주택으로 좁혀진다. 노인복지주택은 시니어스타워·더 시그넘 하우스·노블레스타워 등 전국에 38개소가 있다. 노인복지주택과 유사하지만 단독취사가 허용되지 않는 대신 급식을 제공하는 (유료)양로시설 192개소까지 포함하면 중산층 실버세대가 선택할 수 있는 시설은 전국 230개소가 수준이다. 노인복지주택의 운영 주체는 크게 대기업·재단, 병원·종교단체, 민간사업자로 구분할 수 있다. 노인복지주택 임대사업은 임대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므로 사업주체의 안전성과 신뢰도가 크게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보증금과 월 생활비가 추가적인 수입이 없는 은퇴한 중산층에게도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건국대에서 운영하는 '더 클래식 500'의 보증금은 9억원·월 생활비는 세대당 500만원이다. 삼성생명 공익재단이 운영하는 '삼성 노블카운티'는 보증금 3억~6억원·월 생활비 336만원이다. 송도병원이 운영하는 '서울시니어스 가양타워'는 보증금 4~5억원·월 생활비 160만원이다. 천주교회 인천교구에서 운영하는 '마리스텔라'는 보증금 2.5억~3.5억원·월 생활비 145만원이다. 단, 더 클래식 500은 단일 평수로 56평형 기준이다. 노인주택 시장이 고가로 형성돼있는 가운데 중산층 실버세대에게 충분한 선택지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고, 서울시도 공급 확대에 나섰다. 시는 지난 4월 '서울형 시니어주택 공급 촉진계획'을 발표하면서 고가 실버타운 위주로 편성된 시니어주택 시장에서 약 49만명에 달하는 서울 중산층 실버세대가 사실상 선택지가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시는 중산층을 포함한 실버세대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입주할 수 있도록 각종 도시 건축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규제를 완화해 민간사업자 참여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2035년까지 서울형 시니어주택 1만2000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공택지를 기반으로 복합개발하는 민간 컨소시엄의 사업자가 노인복지주택을 공급하는 패턴이 두드러지고 있다. 컨소시엄 규모에 맞춰 노인복지주택도 500세대 이상 대형 규모로 개발하는 추세다. 실제로 청라지구에 인천경제자유청 보유의 의료복합용지를 공모 방식으로 사업자 공모한 결과, 아산병원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병원과 오피스텔 2800세대·노인복지주택 1100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롯데호텔의 노인복지주택 운영 브랜드인 'VL르웨스트'는 서울 강서구 마곡에서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보유한 마곡 MICE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한다. 다만 이 같은 대규모 복합개발이 중산층 실버세대 선택지를 확충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결국 소득과 자산 수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가격대의 노인복지주택이 얼마나 공급되느냐가 관건이다. 서울시도 이를 고려해 민간 사업자가 다양한 형태의 시니어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사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보고 있다. 역세권 내 노인복지주택 등을 30% 이상 확보하면 공공기여를 10% 완화하고, 50% 이상 확보하면 공공기여를 20% 완화한다.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시니어주택 건축 시 무장애 설계 등을 적용하면 조례상 용적률의 최대 10% 범위 내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2단계 이상 용도지역 상향도 적용할 방침이다. 공공기여 5%포인트(p) 완화, 제1종 전용 주거지역 내 노인복지주택 허용 등 기준도 정비했다. 도심 인프라 활용이 가능한 도시정비형 재개발에서 시니어주택을 도입할 경우 최대 200%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건물 높이도 최대 30m까지 완화한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폐교하거나 통폐합한 학교 부지에 이를 건립할 경우에는 건폐율·용적률을 완화하는 조례 개정도 추진 중이다. 노인복지주택 공급이 확대되고 보증금과 월 생활비 수준이 감당가능한 수준으로 낮아질 필요가 있지만, 은퇴이후 월 생활비를 지불하는 방식에 대해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온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불하는 생활비에 주거비·관리비·식비·돌봄비 등이 포함됐음을 고려하면 지불할 만한 수준일 수 있다"며 “자가를 가진 고령자라면 기존 주택을 임대해 얻는 수입으로 비용 일부를 충당하는 등 기존 주택 자산을 노후 생활 자산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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