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시 ‘통합개발’, 협의 깨지면 ‘개발 배제’…주민 ‘눈물’](http://www.ekn.kr/mnt/thum/202604/news-p.v1.20260429.0f5368c66f634974978f74cb261c0a8e_T1.jpg)
서울시가 역세권 고밀·복합개발을 전면 확대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공동개발 권고'가 협의 실패 시 일부 토지를 배제하는 근거로 작동하는 모순이 드러나고 있다. 통합개발을 전제로 설계된 제도가 실제로는 '선별적 개발'을 허용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1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입구역 인근 역세권 활성화사업은 이 같은 제도적 괴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해당 사업은 당초 동소문동 6가 일대 4개 소유권(총 679평)을 포함한 통합 개발 구상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일부 토지를 제외한 채 3개 소유권 중심으로 사업계획이 제출된 상태다. 대상지는 A교회(109번지 등 8필지, 469평), 107번지(124평), 106번지(26평), 105번지(60평)로 구성돼 있으며, 이 가운데 106번지가 협의 과정에서 제외됐다. 106번지 소유주 측은 해당 필지가 단순 소규모 토지가 아닌 기능적으로 핵심 축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해당 부지는 8차선 대로변에 위치하고 상업지역을 접한 입지로, 특히 105번지와 106번지는 도시계획상 공동개발이 권고된 구역"이라며 “두 필지를 연계한 통합 개발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도시개발공동구역 지정은 개별 토지소유자의 요청이 아닌 도시계획 논리에 따라 형성된 것인데, 일부 필지를 제외한 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정책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106번지는 면적은 26평에 불과하지만 일반상업지역 비중이 80%에 달해 105번지와 함께 상업 기능을 형성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해당 필지가 배제될 경우 대상지의 정형성과 배치 완결성이 떨어지고, 역세권 활성화사업의 핵심인 용적률 인센티브 확보에도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며 “소규모 필지라도 기능적으로 배제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같은 방식이 고착될 경우 향후 독자 개발 가능성 자체가 제한될 수 있다"며 재산권 침해 가능성도 제기했다. 해당 필지의 개발 제약은 구조적인 문제로도 이어진다. 성북구청 도시계획과 확인 결과, 106번지는 건축한계선 적용으로 단독 재건축이 사실상 어려운 구조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부지는 도로변 건축한계선(약 3m 후퇴) 규제로 인해 전체 대지면적의 절반가량이 건축 불가능 영역으로 제한되며, 실제 활용 가능한 면적은 약 13평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조건은 소규모 필지의 독자 개발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건축 가능 면적이 제한될 경우 건물 규모와 용적률 활용에 제약이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 자문단 역시 해당 필지의 구조적 한계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106번지 측은 “애초에 단독 개발이 어려운 구조로 설계된 필지를 공동개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사실상 토지 활용 자체를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도시계획상 공동개발을 전제로 한 구역에서 특정 필지만 배제하는 방식은 제도 취지와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핵심 쟁점은 제도 구조다. 역세권 활성화사업은 통합 개발을 통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공공기여를 확보하는 구조지만, 공동개발은 법적 강제력이 없는 '권고' 사항에 그친다. 이 때문에 협의가 결렬될 경우 일부 필지를 제외한 채 사업이 추진되는 '선별적 개발'이 가능해진다. 통합개발을 유도하면서도 합의 실패 시 분리 개발을 허용하는 이중 구조가 작동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민간 협의 결과가 사실상 행정 판단의 근거로 전환되는 점도 논란이다. 106번지 측은 A교회 측 PM이 작성한 '협의 경위서'가 당초 단순 참고자료로 설명됐음에도 실제로는 성북구청과 서울시에 제출돼 '사업 참여 의사가 없다'는 근거로 활용됐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문서 작성 당시 활용 목적과 행정 제출 여부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의미 없는 문서'라는 설명이 반복됐지만 실제로는 행정 판단 자료로 사용됐다"며 “민간 문서가 실제 의사와 다른 전제를 바탕으로 행정 판단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성북구청은 본지에 역세권 활성화사업과 관련한 토지소유자 참여 여부 판단은 사업시행자가 제출한 동의서와 협의자료 등 객관적 서류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구는 별도로 개별 토지소유자의 의사를 직접 확인하기보다는 관련 법령과 「서울특별시 역세권 활성화사업 운영기준」에 따라 제출된 자료가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검토해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특정 토지의 사업 참여 여부 역시 사업시행 측이 제출한 동의서 및 협의 경위 자료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행정기관이 민간 간 협의 과정에 개입하거나 이를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현재 사업은 계획 수립 단계로, 토지소유자 간 협의 결과에 따라 대상지 포함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며 “민간 사유지의 경우 당사자 동의가 전제되어야 하는 만큼 행정이 개별 참여 여부를 직접 결정하거나 개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본지에 “해당 지역은 역세권 활성화사업 이전에 이미 지구단위계획으로 공동개발 '권장' 형태가 설정돼 있던 곳"이라며 “공동개발을 강제할 경우 사유재산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현재 제도상 권고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개발이 권장에 그치는 구조인 만큼 개별 필지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부 토지가 제외된 채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며 “행정이 이를 강제로 조정하거나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로서는 토지소유자 간 협의가 우선이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협의가 병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제도적으로 특정 필지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장치는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구·시 입장을 종합할 경우, 결국 행정 판단이 사업시행자가 제출한 서류에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특정 주체가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해당 자료 중심으로 판단이 이뤄질 수밖에 없어 공정성 훼손 우려가 제기될 수 밖에 없다. 또한 구청 역시 실질적 검증보다는 서류 접수·검토에 머무르는 역할로 한정될 수 있다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는 특정 사업을 넘어 정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 3월 25일 역세권 고밀·복합개발을 전면 허용하는 정책을 발표하며 강북권 개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선택적 개발과 속도 중심 추진, 이익 편중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통합개발을 유도하는 정책과 달리 실행 단계에서는 '합의 실패 시 분리 개발'이 가능하고, 이에 대한 조정 장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인허가 속도전이 결합될 경우 협의 절차가 형식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교회 측은 106번지 소유주 측에 보낸 공식 회신을 통해 “2025년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했지만, 해당 건물에서 운영 중인 전광판 사업의 수익 규모와 개발 시 영업권 보상 수준에 대한 의견 차이가 커 공동개발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협의 과정에서 토지소유자 측이 공동개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이해했고, 이에 따라 협의 경위서를 작성해 행정기관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또 “공동개발은 권고사항일 뿐 강제 대상이 아니며, 현재도 협의는 가능하지만 사업 인허가 절차는 병행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A교회 및 PM 측은 본지의 별도 취재 질의에 대해서는 마감 시점까지 공식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다. 결국 이번 사례는 역세권 활성화사업이 '통합개발 유도 정책'인지, 아니면 '협의 실패 시 선별 개발을 허용하는 제도'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공공성을 전제로 설계된 정책이 민간 협상에 종속될 경우, 제도 취지는 구조적으로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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