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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올림픽’ 강릉 ITS 세계총회 개막…AI 교통혁신·수출길 모색

세계 첨단 교통기술과 정책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2026 강릉 ITS 세계총회'가 19일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막을 올린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교통체계 혁신과 국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무대가 마련된다. 국토교통부와 강릉시는 오는 23일까지 닷새간 '이동을 넘어 하나되는 세계(Beyond Mobility, Connected World)'를 주제로 총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능형교통체계(ITS)는 첨단기술을 활용해 교통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교통 운영을 과학화·자동화해 이동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체계다. ITS 세계총회는 각국 정부와 기업, 학계, 연구기관이 정책과 연구성과, 최신 기술을 공유하는 국제행사로 '교통올림픽'으로도 불린다. 국내 개최는 1998년 서울, 2010년 부산에 이어 세 번째이자 16년 만이다. 이번 총회는 90개국 6만명 방문을 목표로 열린다. 193개 학술 세션과 108개 기관·기업이 참여하는 428개 전시부스, 기술 시연·시찰 등을 통해 AI 기반 ITS와 자율주행, 디지털 인프라 등 미래 교통기술을 선보인다. 국제협력 논의의 중심은 고위급 회의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독일·아일랜드·카자흐스탄·말레이시아·싱가포르·스페인·미국·우즈베키스탄·베트남 등 9개국과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 국제도로연맹(IRF)의 장·차관 및 고위급 인사들과 'AI 기반 ITS를 통한 미래 교통혁신'을 주제로 정책 발전 방안을 논의한다.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AI와 ITS의 결합이 가져올 미래 교통의 변화를 제시한다. 참석자들은 회의를 마무리하며 ITS 발전 방향과 국제협력에 관한 공통 인식을 담은 핵심 메시지를 채택할 예정이다. 홍 장관과 정의경 국토부 2차관은 말레이시아·싱가포르·베트남·우즈베키스탄·아일랜드 및 UNECE와 양자면담도 진행한다. 기술·정책 교류와 실증, 공동연구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미국·일본·슬로바키아·IRF 등과는 실무 협력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협력 과제를 모색한다. 각국 장·차관들은 강릉시 도시정보센터를 방문해 교통신호 제어와 실시간 교통정보 관리 등 국내 ITS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기술 전시회에서는 주차로봇과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을 직접 체험한다. 국내 기업의 수출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범부처 수출지원 기관인 수출 플러스 지원단은 KOTRA,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한국무역협회,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7개 기관과 함께 ITS 기업과 지역 기업에 수출지원·수출금융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시민들이 일상 속 교통기술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행사도 마련된다. 스마트환승센터와 AI 주차 안내, 번호판 인식 기술 등을 소개하고, 미래 교통산업을 이끌 청년들의 참여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대학·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유스 펠로십'에서는 선도 IT 기업의 실제 데이터를 활용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전문가 멘토링과 워크숍으로 발전시킨다. ITS 아이디어 공모전도 열린다. 총회와 연계한 'K-드론 페스티벌'에서는 개막일인 19일 오후 8시 강릉 컨벤션센터 앞에서 드론 3500대가 참여하는 라이트쇼를 선보인다. 행사 기간 드론 전시관을 운영하고, 19∼22일에는 강릉 특산물과 기념품 등을 드론으로 배송하는 참여형 시연을 진행한다. 미니드론 레이싱과 임무 수행, 드론 시뮬레이터 등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22일 오후 7시 하키센터에서는 피겨스케이팅 차준환 선수 등이 출연하는 ITS 아이스쇼가 열린다. 하키센터 앞 야외광장에서는 행사 기간 지역축제와 상생마켓, ITS 체험존, 푸드트럭 등을 갖춘 퍼블릭 존을 운영한다. 마지막 날인 23일 오후 6시에는 K-뮤직 콘서트로 참가자와 방문객이 함께하는 문화교류의 장을 마련한다. 홍 장관은 “ITS는 단순한 교통관리를 넘어 자율주행, AI 등 첨단기술과 결합하면서 미래 교통을 변화시키는 핵심 분야로 발전하고 있다"며 “이번 총회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축적해 온 ITS 정책과 기술 역량을 세계에 알리고, 국가 간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과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토허구역 확대 1년…갭투자 막았지만 집값 못 잡았다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지정된 지 1년이 지났다. 갭투자는 차단했지만 전·월세 매물 소멸과 집값 상승이라는 연쇄 부작용을 낳으면서 순기능보다 부작용이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갭투자는 막았으나 전·월세·매매가격의 트리플 상승과 인접지 풍선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을 통해 기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에 적용되던 토허구역과 규제지역을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수원장안·팔달·영통, 성남수정·중원·분당, 안양동안, 과천, 용인수지, 광명, 하남, 의왕)으로 확대 지정했다. 토허구역 지정에 따라 주택을 구매하려면 지자체 허가가 필요하다. 또 허가일로부터 4개월 이내 입주해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여된다. 토허제 효력은 올해 12월31일까지다. 서울 아파트 갭투자 거래 비중은 지난해 10월 37.9%에서 올해 8월 6.1%로 감소했다. 국토부는 전날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으로 투기수요가 억제되며 갭투자 거래가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허구역 지정 이후에도 집값 상승세는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셋째 주부터 이달 첫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10.42% 올랐다. 그 중에서도 중하위 지역이 상승을 주도하며 성북구(16.51%), 서대문구(14.40%), 강서구(14.39%), 영등포구(13.55%), 관악구(13.49%) 등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강남(-0.95%), 서초(0.81%), 과천(1.31%) 등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경기 지역에서는 올해 들어 광명(16.70%), 수원 영통(16.19%), 성남 분당(16.01%), 용인 수지(15.56%) 순으로 크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토허구역 확대로 갭투자 감소라는 일부 목적은 달성했지만 전·월세·매매가격 상승은 막지 못해 오히려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크다고 평가했다. 특히 갭투자 거래에 있어서 정부가 비거주를 전부 투기 수요로 보고 있기 때문에 시장과 시각차가 존재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대출이 안나오는 상황에서 1주택자가 전세끼고 주택을 매매하는 것도 투기로 보는건 무리가 있다"며 “(당초 정부의 의도에 따르면) 갭투자를 막으면 전세·월세·매매 시세가 안정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대출을 이용해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 수요가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면 토허제 지정이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나, 실수요가 주된 원인이라면 의도했던 정책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갭투자 차단이 임대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고 교수는 “갭투자를 막으면 전·월세 매물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전·월세 가격 상승이 상승해 전·월세 수요가 오히려 매매 수요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월세 및 매매가격 상승이 토허구역 지정뿐만 아니라 여러 임대 관련 규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본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강화와 등록 임대사업자가 혜택 종료가 맞물리면서 전·월세 매물이 대거 소멸했고 이것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2026 국감] 한강버스 리베이트 의혹에 국감 격돌…野 “수사의뢰 지연·은폐 의혹” 오세훈 “정치공세”

서울시 한강버스 사업을 둘러싼 리베이트 의혹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서울시가 선박 건조업체의 수상한 자금 흐름과 공직자 비리 의혹을 파악하고도 경찰 수사의뢰를 미루는 등 진상규명을 회피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감사원 감사청구 이후에도 자체 조사를 지속했다며 의혹 은폐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1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강버스 선박 건조업체 선정 과정과 서울시의 감사·수사 대응을 집중 추궁했다. 조 의원은 “한강버스 개통을 서두르면서 선박 건조 실적과 엔진 제작 실적도 없는 업체를 무리하게 참여시켜 공직자 비리의 문을 열었다"며 “서울시가 비리 의혹을 알고도 6·3 지방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덮으려 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특히 서울시가 자체 조사 과정에서 의혹을 파악하고도 경찰 수사의뢰 대신 감사원 공익감사청구를 선택한 점을 문제 삼았다. 조 의원은 “감사원 공익감사청구가 청구 당일 각하됐는데도 즉각 수사의뢰하지 않았다"며 “진정으로 비리를 밝힐 의지가 있었다면 처음부터 수사기관에 의뢰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체 감사기구를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공익감사청구가 받아들여지려면 엄격한 요건이 필요한데, 서울시는 언론 보도와 시정질문 등을 중심으로 부실한 자료를 제출했다"며 “감사원 청구는 사실상 비리 의혹을 덮기 위한 위장전술에 불과했던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정상훈 서울시 행정1부시장 직무대리는 “공익감사청구서를 제출한 뒤 감사가 개시되면 구체적인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에는 제보자의 진술 외에 의혹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조 의원은 “당시 감사보고서에 이미 15억원 규모의 리베이트 가능성이 제기됐는데도 왜 수사를 의뢰하지 않았느냐"며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경찰 수사가 필요했던 것 아니냐"고 재차 추궁했다. 오 시장은 감사원 감사청구 각하 이후 서울시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7월 23일부터 국정감사 직전까지 자료 조사 요구 3회, 방문 조사 1회, 관계자 면담 조사 4회, 유선 조사 23회 등을 진행했다"며 “9월까지도 의혹과 관련된 SH공사 관계자 면담 조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사원 감사청구가 각하된 뒤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국정감사 직전에 갑자기 수사의뢰했다는 주장은 사실관계가 분명히 다르다"며 “정당한 국정감사라고 하지만 저희는 정치공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야당 의원들이 해당 사안을 '15억원 리베이트 사건'으로 규정하는 데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15억원이라는 금액이 어디에서 나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며 “가덕중공업의 선박 건조 비용이 다른 업체보다 높게 책정된 부분은 있지만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는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파악된 것은 약 3억2000만~3억4000만원이 성우이앤지라는 회사에 컨설팅비 명목으로 지급됐다는 것"이라며 “중소형 선박 거래에서는 약 2%의 중개수수료가 관행적으로 지급되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개수수료는 합법적인 거래인데 왜 리베이트라고 규정하느냐"며 “해당 금액이 SH공사 직원에게 전달됐다는 단서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시 감사자료를 제시하며 자금 사용처와 수사의뢰 지연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김 의원은 “가덕중공업의 사업비 지출 내역을 보면 약 15억원이 목적 외로 사용됐다는 의혹이 있고, 이 가운데 3억2000만원은 선박 수주 관련 커미션으로 지급된 정황이 확인됐다"며 “단순한 제보 수준이 아니라 일정 부분 조사로 확인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 내부에서 수사의뢰서가 작성됐음에도 실제 수사의뢰가 이뤄지지 않은 경위를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조사 담당자의 업무일지에 수사의뢰를 준비하라는 내용이 기록돼 있고 관련 서류가 비서실장에게까지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의뢰 시기를 조정하라는 논의가 있었다면 누가 어떤 이유로 결정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감사자료 폐기 지시 여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 의원은 “조사 담당자의 메모에는 자료를 폐기하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며 “이러한 지시가 실제로 있었다면 리베이트 의혹을 넘어 직권남용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울시 감사 담당자는 “인쇄된 서류는 폐기하고 원본 파일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라는 취지였다"며 “관련 자료는 현재까지 보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 시장이 설명한 선박 중개수수료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허 의원은 “중개수수료 2%가 관행이라는 설명과 달리 언론 보도에서는 관련 전문가가 이를 일반적인 관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며 “수수료를 받은 성우이앤지는 해운중개업 등록도 하지 않은 업체로, 한강버스 사업 진행 중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운중개업 등록도 하지 않은 업체에 수억원의 수수료가 지급됐다면 정상적인 거래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확보한 통화 녹취 내용도 공개했다. 그가 제시한 녹취에는 한강버스 사업 관계자가 “브로커 비용은 조사하면 나올 것", “빨리 돈을 돌려달라고 하라"는 취지로 말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허 의원은 “이처럼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통화 녹취까지 확보하고도 왜 즉시 수사의뢰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했다. 수사의뢰서 작성 경위를 놓고도 질의가 이어졌다. 서울시 감사위원회 관계자는 당시 감사원 공익감사청구와 경찰 수사의뢰가 모두 검토됐으며, 수사의뢰서는 대안으로 준비됐다고 설명했다. 또 9월 9일 관련 사안을 보고한 뒤 두 가지 방안을 논의했으나 당일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이후 공익감사청구를 우선 추진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허 의원은 “수사의뢰서까지 작성할 정도로 구체적인 의혹을 파악하고 있었다면 왜 수사를 미뤘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가 지난 16일 경찰에 제출한 수사의뢰서의 내용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담당자는 “10월 16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수사의뢰서에 리베이트라는 표현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관련 정황과 금전 지급 사실은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사자료 폐기 지시 의혹은 수사의뢰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담당자는 “확인 결과 자료 폐기 지시는 없었고 실제 문서도 보관돼 있었다"며 “따라서 해당 내용을 수사의뢰서에 명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2026 국감] 오세훈 “불합리한 규제 풀어 주택공급 지속”…전월세난 대응 강화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정비사업 관련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주택공급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월세난에 대응해 민간 임대주택 공급 기반을 확대하는 한편 한강을 교통·문화·여가가 어우러진 시민 생활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오 시장은 1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 인사말을 통해 “충분하고 지속적인 공급이 주거 불안을 낮추는 출발점이라는 원칙 아래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여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올해 1만5000호가 실제 착공에 들어갔고 모아주택도 지난 8월 첫 준공의 결실을 맺었다"며 “그동안 꾸준히 다져온 공급 기반이 이제 비로소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현장의 어려움과 불합리한 규제를 풀어 주택 공급이 중단 없이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과 모아주택 등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도심 주택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허가 지연과 공사비 갈등 등 공급을 가로막는 요인을 해소해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는 공급 실적을 확보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심화하는 전월세난에 대한 대응 의지도 밝혔다. 오 시장은 “주거비 부담을 덜고 민간 임대주택 공급 기반을 넓혀 임차시장의 안정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주택 매매시장뿐 아니라 임대차시장 안정도 주요 정책 과제로 삼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정비사업을 통한 신규 주택공급과 함께 민간 임대주택 공급 기반을 확충해 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은 한강을 중심으로 한 도시공간 혁신과 시민 생활환경 개선도 강조했다. 그는 “한강을 교통과 문화, 여가가 어우러지는 서울의 대표적인 생활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9월 정식 운항을 시작한 한강버스는 누적 탑승객 70만명을 넘어섰고, 올해 9월에는 노들 글로벌 예술섬의 수변문화공간을 시민께 개방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한강버스와 노들 글로벌 예술섬을 비롯해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한강을 단순한 수변 공간에서 벗어나 교통과 문화, 휴식 기능을 함께 갖춘 생활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강북권 성장거점 조성 방안도 제시했다. 창동 서울아레나를 중심으로 동북권에 문화산업 거점을 구축하고 강북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서울 달빛야장'과 문화시설 야간 개방을 확대해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야간경제 활성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도시 안전관리 강화 방침도 밝혔다. 지반침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확대하고 공공·민간 건설공사장에 대한 안전 점검을 강화해 위험요인을 사전에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는 정책의 성과를 사업의 숫자와 규모만으로 평가하지 않겠다"며 “시민의 삶이 실제로 얼마나 나아졌는지, 그 변화를 얼마나 체감하고 있는지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종묘 앞 세운4구역 ‘초고층 논란’…실제 계획은 달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두고 국가유산청과 서울시의 입장차가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선 '초고층 빌딩'이 들어선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실제 건축계획은 종묘와 가까운 건축물의 높이는 낮추고 종묘와 멀어질수록 높아지는 구조로 계획됐다. 18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세운4구역 재개발에 따른 종묘 경관 훼손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현장에는 향후 건축물이 들어설 위치에 맞춰 높이 94m, 99m, 141m, 142m를 표시한 애드벌룬 4개가 설치됐다. 현장을 방문한 의원들은 애드벌룬이 종묘 경관을 가리지 않는다며 국가유산청이 제기해 온 경관 훼손 우려에 의문을 제기했다. 세운4구역에 들어설 건축물의 높이는 종묘와 가까운 종로변은 상대적으로 낮게, 남쪽인 청계천변은 높게 계획됐다.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계획상 높이 기준은 종로변 101m, 청계천변 145m로 변경됐지만, 서울시가 제시한 건축계획상 높이는 각각 98.7m와 141.9m다. 일각에서는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두고 종묘 앞에 '초고층' 빌딩이 들어선다고 우려하지만 실제 건축계획과는 차이가 있었다. 현행 '건축법 시행령'과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 재난관리에 관한 특별법'은 50층 이상 또는 높이 200m 이상인 건축물을 초고층 건축물로 규정하고 있다. 세운4구역 건축계획의 최고 높이인 141.9m는 이러한 법적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종묘와 가까운 전면부 건축물 높이는 낮추고 후면부로 갈수록 높아지도록 단계적으로 높이를 계획해 일반적 의미의 초고층 빌딩과는 거리가 있었다. 앞서 시는 지난해 11월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 세운4구역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3차원 경관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시는 해당 건축물이 종묘 정전의 주요 시야각 범위 밖에 있어 경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컴퓨터로 구현한 모습과 실제 현장과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실증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현장실증은 실제 건축물 높이에 맞춰 애드벌룬을 띄우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시는 실증 결과를 공개하면서 기존 3차원 시뮬레이션과 실제 높이를 표시한 애드벌룬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증 결과에도 국가유산청과 서울시 사이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통해 종묘의 유산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는 객관적이고 공개적인 현장 검증을 통해 실제 어느 지점에서 어떤 경관 훼손이 발생하는지부터 확인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종묘의 역사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건축물 높이 제한과 범위를 설정하려면 실제 경관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게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김광현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국가유산청과 서울시가 같은 장소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실측하고 그 결과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논란을 해결하는 출발점"이라며 “종묘 경관에 대한 판단은 '초고층'이라는 표현보다 실제 현장에서 확인되는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운4구역 논란의 핵심은 들어설 건물이 종묘의 경관을 실제로 얼마나 훼손하느냐를 확인하는 데 있다. 논의가 진전되려면 개발에 따른 경관 훼손을 우려하는 측은 구체적으로 어느 지점에서 어떤 영향이 발생하는지를 제시하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측도 그 근거를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해야 한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오세훈표 장기전세 20년… 평균 거주 7년 6개월, 72%가 내 집 마련

올해 도입 20년을 맞은 장기전세주택. 계약연장이나 분양전환을 두고 일부 거주민들 간의 갈등이 발생하는 가운데, 퇴거자의 72%가 자가로 이주함에 따라 장기전세주택이 주거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17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가 집계한 올해 9월 기준 장기전세주택 퇴거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7년 6개월로 최장 거주기간인 20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0년부터 서울 마포구의 한 장기전세주택에 거주한 심○○씨는 계약 기간 만료 전에 신축 아파트 청약에 당첨돼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었다. 세 자녀를 키우는 이○○씨 가족은 반지하 등을 전전하며 세 차례 이사를 거듭하다 2014년 중랑구의 한 장기전세주택에 입주했다. 이씨 가족은 8년 간 자산을 모아 15년만에 자가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씨는 주거비 부담이 줄면서 결혼 후 처음으로 적금 만기를 경험했고, 육아휴직도 사용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는 통계에서도 확인됐다. 2022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실시한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패널조사'에 따르면 장기전세주택 퇴거자 1708명의 평균 거주기간은 8.4년이었다. 이는 공공임대주택 평균(13년)보다 4.6년 짧은 기간이다. 특히 퇴거자의 72%가 자가로 이주해 공공임대주택 전체 퇴거자의 자가 이주 비율(60%)보다 12%포인트 높았다. 장기전세주택 입주자들이 자산을 모을 수 있었던 이유로 주거비 절감 효과가 꼽힌다. 지난해 장기전세주택의 평균 보증금은 3억4900만원으로, 당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 6억4800만원의 약 54% 수준이다. 2007년 입주자의 경우 시세의 23% 수준인 보증금으로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입주연도별 평균 보증금과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의 차이를 토대로 산출한 결과, 지난해 입주자들이 절감한 보증금 부담이 약 1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시세와의 차액만큼 대출 부담이 줄어 저축과 청약에 활용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김○○씨 가족은 2011년 40평대 방 4개짜리 장기전세주택에 입주했다. 셋째 딸을 출산한 뒤 무주택 기간으로 청약통장을 유지하며 저축한 끝에 약 4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역세권 분양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 자가 마련 기회뿐만 아니라 장기간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제공한 점도 주요했다. 최대 20년까지 안정적인 거주가 보장되는데다, 실제 평균 거주기간도 8.4년으로 임대차계약 갱신청구권을 통해 보장되는 4년보다 두 배 이상 길다. 집주인의 계약 종료나 급격한 전셋값 인상에 대한 걱정 없이 기존 생활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직장과 학교 등 기존 생활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자산 형성 토대가 됐다. 전체 단지의 45%가 지하철역 반경 500m 이내에 있고, 83%는 초등학교를 걸어서 등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500가구 이상 대단지도 46%다. 장기전세주택 제도는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첫 임기 때 처음 도입됐다. 당시 오 시장은 “아파트는 사는 것, 시프트는 사는 곳"이라며 주택에 대한 관점을 '소유'에서 '거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무주택 시민에게 시세보다 저렴한 주택에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기간을 제공하고, 그동안 자산을 모아 내 집 마련을 준비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장기전세주택은 국비 지원 없이 서울시 재정 100%로 시작했다. 시장이 바뀐 기간에도 제도는 유지됐다. 2021년 복귀한 오 시장은 장기전세주택에서 출발한 주거사다리 구상을 안정적 거주지원과 주택 공급 확대 두 축으로 구체화했다. 2024년에는 장기전세주택 대상을 신혼부부와 출산가구로 확대한 '미리내집'을 도입했다. 입주 후 자녀를 출산하면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고, 두 자녀 이상을 출산한 가구는 장기 거주 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주택을 우선 매수할 기회를 갖는다. 시는 2030년까지 미리내집 1만7500가구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10월 기준 현재 미리내집을 포함한 공급 물량은 총 3만8296가구다. 장기전세주택은 내년부터 최장 20년 거주기간 만료를 맞는다. 2007년 입주한 초기 세대를 시작으로 2031년까지 모두 9361가구의 거주기간이 순차적으로 만료될 예정이다. 일부 장기 거주자들은 서울 전월세·매매가가 오른 상황에서 새로운 거처를 구하기 어렵다며 계약 연장이나 분양 전환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에 시는 최장 20년 거주와 분양 전환 불가라는 당초 계약 원칙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일부 가구의 거주기간을 일괄적으로 연장하거나 분양 전환을 허용할 경우, 같은 조건에 따라 이미 퇴거한 가구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입주를 기다리는 다른 무주택 시민의 기회가 줄어 선순환 구조가 깨질 수 있다고도 봤다. 다만 시는 만기를 앞둔 가구가 새로운 주거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가구별 상황을 살피고 지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공공자산의 공정한 활용과 형평성 측면에서 20년 만기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지엽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20년간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장기전세주택은 용도지역 및 용적률 상향 등 여러 도시계획 인센티브를 통해 확보되는 공공자산이기 때문에 그 혜택을 다수의 시민들이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혜택이 특정인에게 귀속된다면 인센티브의 명분과 취지를 상실하게 될 것이며 사회적 정의에도 맞지 않고 공정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골조공사 99% 끝났는데 안전진단 다시?”…리모델링 규제에 조합·건설사 반발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둘러싼 구조안전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미 사업계획을 승인받고 공사를 진행 중인 단지까지 추가 안전진단 부담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수직증축을 포기하고 필로티형 수평증축으로 전환한 경기 성남시 분당 일대 조합들은 법령해석 변경에 따른 추가 절차가 사업 지연과 공사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16일 열린 '2026 KRC 구조정책세미나'에서는 '리모델링 구조안전의 딜레마와 합리적 제도개선 방안'을 주제로 필로티 증축의 법적 분류와 구조안전성, 기존 건축물 기초 말뚝의 시험 기준, 시공단계 안전관리 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날 김진영 아주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와 임철우 시엘에스이엔지 대표(건축구조기술사)가 주제발표에 나섰다. 이어 신동우 한국리모델링융합회장(아주대 명예교수)을 좌장으로 전문가 토론이 진행됐다. 김진영 교수는 “2023년 7월 법제처 법령해석 이후 필로티 설치를 위한 1개층 증축도 수직증축형 리모델링으로 분류되면서 안전성 검토 절차가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공동주택은 150개 단지, 12만980가구에 달했다. 필로티는 건축물 1층 일부를 기둥 등으로 지지해 보행이나 주차 공간으로 활용하는 구조다. 공동주택 리모델링에서는 주차 공간 확충과 저층 세대의 주거환경 개선 등을 위해 적용됐다. 김 교수는 “2005년 이후 약 18년간 필로티 설치를 수평증축으로 간주해 왔으나 법령해석 변경으로 세대수 증가가 없는 1개층 증축에도 수직증축에 준하는 검토 절차가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반적인 필로티 건축물과 기존 내력벽이 하부까지 연속되는 공동주택 리모델링 필로티는 구조적 특성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가 제시한 구조해석 사례에서는 필로티형 1개층을 추가할 경우 기존 골조의 중력하중 증가율이 약 4~5% 수준으로 분석됐다. 그는 “추가 하중과 실제 구조 거동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필로티형 1개층 증축과 3개층 수직증축에 동일한 검토 절차를 적용하는 것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합 측은 강화된 기준이 이미 승인받아 진행 중인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명수 성남시공동주택리모델링연합회장(느티마을3단지 리모델링주택조합장)은 토론에서 “분당 일대 5개 조합이 당초 3개층 수직증축을 전제로 사업을 추진했으나 안전성 검토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이행하기 어려운 조건을 요구받아 수평증축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각 조합이 건축심의를 통과하고 수직증축 1차 안전성 검토에서 조건부 통과를 받기까지 2~3년이 걸렸다"며 “조건부 사항을 확인해 보니 기존 건축물이 있는 현장에서 시공할 수 없는 조건이 다수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단지에서 말뚝을 수십 개 추가해야 하는 조건이 제시됐지만 실제 시공 공간이 부족해 수직증축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조합들은 필로티를 적용한 수평증축으로 사업계획을 전면 변경했다. 기존 설계와 구조설계, 각종 심의와 권리변동계획 등을 다시 진행하는 데 추가로 3~4년이 소요됐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기준과 절차를 믿고 추진한 사업이 막혔지만 갈등과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조합과 조합원들에게 돌아왔다"고 말했다. 특히 분당의 3개 단지는 수평증축 기준으로 인허가를 받아 착공했고, 올해 10월 기준 골조공사가 99% 이상 완료됐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단지별 법 해석이 달라졌다는 이유로 이미 승인된 사업의 분류와 절차를 바꾼다면 조합은 무엇을 믿고 사업을 추진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2023년 국토교통부와 성남시의 시행 공문에서 기존 조합과 신규 조합에 대한 적용 방안을 구분해 안내했다는 점도 언급하며, 승인 당시 기준과 행정 안내의 일관성을 지켜 달라고 요구했다. 다만 이러한 내용은 조합 측의 주장으로, 추가 안전성 검토의 적용 범위와 법적 근거에 대한 관계기관의 입장은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임철우 대표는 수직증축 리모델링 과정에서 시행하는 2차 정밀안전진단과 말뚝 정재하시험의 평가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말뚝 정재하시험은 건축물 기초를 지지하는 말뚝에 하중을 가해 지지력과 침하 특성을 확인하는 시험이다. 임 대표는 “설계 지지력의 200~300%에 달하는 시험하중 적용, 안전율 2~3을 반영한 지지력 평가, 시험 결과 가운데 최소값을 전체 기초 재설계에 적용하는 방식 등을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수십 년 동안 부등침하 없이 사용해 온 건축물에도 신축 건축물과 유사한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설계 지지력이 400kN인 말뚝 5개소를 시험해 4개소가 설계 지지력 이상을 나타내더라도 나머지 1개소에서 200kN이 측정되면 최솟값을 기준으로 전체 기초를 재설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건축물의 사용 이력과 실제 침하 상태, 전체 구조적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토론에서도 획일적인 안전성 평가와 추가 검토 절차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이상현 단국대학교 교수는 구조안전 기준의 적정성을 판단할 때 기술 수준과 실제 불확실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수직증축이냐 아니냐는 분류의 문제이고, 수직증축을 했을 때 얼마나 위험한지는 다른 문제"라며 구조적 위험을 개별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리모델링 건축물은 용도와 기존 하중 등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많아 신축 건축물과 다른 평가 방식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기존 구조체를 해체하거나 신·구 구조체를 연결하는 공정에서는 구조안전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해당 단계에 대한 전문적인 확인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성운 GS건설 상무는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사업비와 금융조달 계획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 상무는 “리모델링 사업이 성공하려면 조합과 건설사, 금융조달이 맞아야 한다"며 “이주를 하고 난 다음 안전진단을 실시하면 결과가 좋든 나쁘든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리모델링 공사비가 신축보다 높고 시공 난도도 큰 상황에서 추가 검토 절차가 반복되면 건설사와 금융기관 모두 사업 참여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20층 건축물에 1개층을 추가하는 경우 하중 증가율은 약 5%이지만, 이에 따른 말뚝 보강 요구가 과도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상무는 전문기관의 안전성 검토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실제 보강설계와 시공은 법적 책임을 지는 민간 기술자들이 수행할 수 있도록 절차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명수 회장은 조합 역시 구조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당 3개 단지에서 자체적으로 구조안전진단과 보수·보강을 실시했고, 건축구조기술사와 별도 계약을 체결해 감리에 준하는 구조안전 확인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구조기술사가 직접 확인하면서 일반 건축감리에서 발견하지 못한 구조적 문제를 보완한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구조기술사의 전 공정 상주보다는 기초공사와 주요 구조체 시공 등 핵심 공정에 집중해 확인하는 방식이 비용과 실효성 측면에서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이미 승인받아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서는 승인 당시 기준과 행정 안내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추가 절차가 필요하다면 안전상 필요성과 법적 근거, 검토 범위와 완료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미 실시한 안전진단과 구조검토, 보강설계, 시공 확인을 충분히 고려해 중복 절차와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국토부와 인허가기관, 전문기관이 공동으로 적용 기준과 해결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리모델링의 구조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실제 위험 수준과 사업 진행 단계에 맞는 검토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특히 이미 인허가를 받아 공사가 진행 중인 단지에 대한 변경된 기준의 적용 범위와 기존 안전성 검토 결과의 인정 여부가 주요 제도 개선 과제로 제기됐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정부, 2주마다 주택공급 점검…올해 목표달성까지 3만~5만호 남아

정부가 2주마다 '주택공급 정례브리핑'을 통해 주택공급 이행상황을 공개한다. 올해 수도권 주택 착공 물량을 21만8000호에서 23만5000호로 전망함에 따라 목표 달성을 위해선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3만3000호에서 5만호를 착공해야하는 상황이다. 16일 서울정부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제1차 주택공급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앞으로 매월 두 파례 국무조정실과 국토교통부가 교대로 주택공급 대책 이행상황과 주요 추진 성과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올해 주택 공급 목표는 착공 기준 수도권 26만8000호다. 10월 둘째 주까지 연간 목표의 약 37%인 9만9000호 이상 착공했다. 공공주택은 올해 목표의 약 26% 수준인 1만6000호가 착공됐다. 3기 신도시의 경우 7300호가 착공됐으며, 그 중 고양창릉과 인천계양에서 각각 2300호, 하남교산과 남양주왕숙2에서 각각 1100호 착공됐다. 노후청사 복합개발 등을 통해 서울 등 도심에는 약 2000호 주택을 착공했다. 도심 내 신축매입주택 공급은 올해 1만3000호 착공돼 목표의 31%를 달성했다. 이 중 서울 물량은 3600호다. 착공 실적의 선행지표인 매입약정 접수 건수는 지난 8월 부터 월 평균 60% 이상 증가한 1만8000건 수준이다. 민간정비사업은 올해 1만7000호 착공했다. 서울은 중계본동 약 3100호, 흑석11구역 약 1500호, 신림2구역 약1400호 등이 착공됐다. 일반 민간주택 착공물량은 4만7000호다. 4분기 주택공급에 있어선 연말까지 1만5000호 이상의 주택에 대해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3분기까지 공공분양주택 1만4800호를 공급했으며, 연말까지 1만호를 추가 분양 공고할 계획이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연말까지 예정된 착공 물량을 고려하면 올해 수도권에서 21만8000호에서 23만5000호 수준의 착공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착공 목표 수준에 미달한 이유는 정비사업과 비아파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우진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LH를 중심으로 한 공공물량은 100%에 가깝게 갈 것으로 예상하지만 비중이 큰 정비사업과 비아파트가 컨트롤이 어렵다"며 “정비사업은 올해 7만2000호 목표인데, 서울시는 적극적으로 연내 목표 달성하겠다고 해 지켜보고 있고 경기·인천이 서울보다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열세라 물량이 빠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비사업의 경우 절차를 간소화하고, 공공기여 임대주택 매입가격을 올리는 등 사업성을 높이는 장치들을 9·7 대책 발표하면서 법 개정안을 올렸는데 본회의에서 몇 개월 째 계류되는 측면이 있다"고 부연했다. 착공 물량이 4분기에 집중돼있는 이유에 대해선 공공 물량은 정부의 예산 구조에 따라 연말에 물량이 몰리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 정비사업은 우연히 몰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정책관은 “LH가 공조직이다보니 연초에 계획을 세우다보면 보통 하반기에 부지가 조성된다"며 “LH 조성 택지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연말까지 국토부와 금융당국에 각각 설치된 애로해소센터를 통합한 '통합 주택공급 지원센터'를 출범해 인허가 문제와 금융 문제를 일괄해 지원할 계획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서울시 “정비구역 389곳 해제에 43만호 공급 기반 사라져”…도시재생 1조원 투입도 도마

서울시가 과거 20년간의 주택공급 정책을 되돌아보며 대규모 정비구역 해제와 도시재생 중심 정책이 현재의 주택공급 부족을 초래한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과거 정비구역 389곳이 해제되면서 약 43만호의 잠재적 주택공급 기반이 사라졌고, 도시재생사업에 1조원이 넘는 재정이 투입됐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정비사업을 다시 추진하면서 기존 투자금의 매몰 가능성까지 제기됐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16일 '서울시 주택공급 정책 20년 평가와 성찰' 브리핑을 열고 뉴타운·재개발·재건축 정책의 변화와 정비구역 해제, 도시재생사업 추진 과정 등을 분석한 백서를 공개했다.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서울시가 어떻게 주택공급 정책을 추진했고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정확하게 정리하지 않으면 현재 추진하는 주택공급 대책의 기초도 흔들릴 수 있다"며 백서 발간 배경을 설명했다. 과거 정비구역 해제 업무를 총괄했던 김 부시장은 당시 행정 과정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냈다. 그는 “서울시 공무원으로서 법적으로 추진해야 할 부분들을 하지 못했다"며 “아무리 전임 시장이 시켰더라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책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는 진실이 남아야지 승자의 역사가 되면 안 된다"며 정확한 근거와 통계를 통해 과거 정책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이번 백서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지적한 부분은 과거 정비사업 억제 정책에 따른 주택공급 체계의 단절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과거 뉴타운·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총 389곳의 정비구역이 해제됐으며, 이에 따른 잠재적 주택공급 규모는 약 43만호로 추산됐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정비구역 해제가 단순히 당시 사업을 중단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이후 주택공급에도 장기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정비구역 지정부터 착공과 준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사업 특성상 공급 기반이 한 번 무너지면 단기간에 복구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명 실장은 주택공급의 연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특히 과거 정비구역 해제 과정에서 주민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거나 행정 절차의 적법성을 둘러싼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독산2구역과 장위8·9구역, 사직2구역 등을 거론했다. 독산2구역에서는 주민 의견조사와 직권해제 절차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발생했고, 장위8·9구역에서는 주민 의견조사의 참여율과 대표성 문제가 제기됐다는 설명이다. 사직2구역 역시 사업 인허가와 역사문화 보존을 이유로 한 정비구역 해제 과정에서 법적 다툼이 이어졌던 사례로 제시됐다. 다만 서울시는 과거 정비구역 해제 전체가 위법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부시장은 오세훈 시장의 첫 재임 시기에도 정비구역 해제가 이뤄졌다는 질문에 당시 해제 대상은 예정구역이었으며 주민 재산권 회복과 의사 반영 차원에서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임 시정의 해제 조치가 모두 비정상적이었느냐는 질문에는 “모두 다 비정상적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의 직권해제부터 법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정비사업을 억제하는 대신 추진했던 도시재생 정책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시에 따르면 도시재생 활성화사업에는 총 1조960억원이 투입됐다. 서울시는 도시재생사업이 골목길 정비와 생활환경 개선 등에 일정한 역할을 했지만 노후 주거지의 근본적인 주거환경 개선과 신규 주택공급 확대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과거 해제된 정비구역 가운데 177곳에서 정비사업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정비사업을 중단한 뒤 도시재생에 재정을 투입했지만 다시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일부 기존 투자금이 매몰비용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명 실장은 도시재생사업이 골목길 정비 등 외형적인 환경 개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실질적인 주거환경과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도시재생사업에 투입된 1조960억원 전체가 매몰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매몰비용은 사업별 투자 내역과 정비사업 재추진 과정에서 기존 시설의 활용 여부 등을 구분해 산정해야 한다. 서울시는 과거 획일적인 높이 제한과 역사문화 보존을 이유로 한 일부 정비사업 규제도 공급 지연 요인으로 지목했다. 대표적으로 35층 높이 제한과 기존 건축물 일부를 보존하는 이른바 '흔적 남기기' 정책 등을 거론했다. 이러한 규제가 일부 지역의 사업성을 떨어뜨리거나 사업 추진 기간을 장기화시켰다는 것이다. 또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신규 정비구역 지정 실적이 없었다는 점을 들어 당시 정책 방향이 신규 주택공급 기반 확충에 소극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서울시는 과거 정비사업 억제 정책이 현재의 주택공급 부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바탕으로 앞으로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2021년 오세훈 시장 재취임 이후 6대 규제 완화를 비롯해 신속통합기획, 사업성 개선, 공공기여 부담 완화 등의 정책을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 주거지에는 모아타운·모아주택 등을 적용해 공급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서울시가 제시한 공급 목표는 올해 3만호 착공을 비롯해 2027년까지 누적 8만5000호,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이다. 시는 2031년까지 기존 주택 멸실 등을 고려한 순증 물량을 약 8만7000호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정비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이주 수요가 특정 시기와 지역에 집중될 가능성은 새로운 과제로 꼽혔다. 명 실장은 “정비사업 공급이 단절됐다가 한꺼번에 재개될 경우 전월세 시장에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역별 철거·입주 물량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이주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재개발 이주 가구 상당수가 다가구·다세대주택 등 비아파트로 이동한다는 분석을 토대로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도 정부에 요구할 계획이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에 대한 서울시의 비판도 이어졌다. 김 부시장은 정부가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확대하는 반면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에는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는 충분한 양의 아파트 공급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데 정부는 도심 공공복합만 이야기하고 있다"며 “민간사업은 계속 발목을 잡고 이주 대책은 서울시에 미루는 부분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공공이 사업성이 낮거나 주민 스스로 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지역을 지원하는 역할에는 공감하지만 민간 정비사업이 가능한 지역까지 공공사업을 확대하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치구의 인허가 지연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김 부시장은 일부 정비사업 구역에서 자치구의 행정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 행정의 연속성과 법적 절차 준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백서 발표 시점이 국회 국정감사 일정과 맞물린 데 대해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김 부시장은 “시기가 그렇게 됐지만 의도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해부터 꾸준히 준비해왔고 과거 주택공급 정책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나오는 만큼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이번 정책 평가는 과거 정비구역 해제와 도시재생사업의 성과를 둘러싼 논쟁을 다시 불러올 전망이다. 특히 잠재 공급 물량 43만호를 실제 공급 감소분으로 볼 수 있는지, 도시재생 예산 가운데 어느 정도가 매몰비용에 해당하는지 등은 추가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서울시가 과거 정책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공급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힌 가운데 정비사업 정상화가 실제 착공과 입주 물량 증가로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정책 성과를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나경원 “용산공원 담장 밖에서도 발암물질 검출…임대주택 공급 앞서 조사해야”

정부의 용산공원 내 임대주택 공급 구상을 둘러싸고 토양·지하수 오염에 따른 주거 안전성 문제가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용산공원 내부뿐 아니라 담장 밖에서도 발암물질이 검출된 만큼 주택 공급에 앞서 오염 실태와 인체 위해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전날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이승환 한강유역환경청장을 상대로 용산공원 주변 토양·지하수 오염 실태와 환경당국의 대응을 집중 추궁했다. 나 의원은 “용산공원 안뿐만 아니라 공원 밖에도 여러 가지 발암물질이 발견된 것을 알고 있느냐"며 환경청이 관련 오염 사실을 파악하고 있는지 질의했다. 이에 이 청장은 “사후에 조치 결과를 보고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2020년 유엔사부지에서 발생한 토양오염 문제에 대해서도 관련 보고를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나 의원은 유엔사부지에서 2005년 이후 여러 차례 오염이 확인됐는데도 환경당국이 적극적인 조사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특히 토양오염 측정과 조사 권한을 가진 관할 환경청이 관계기관의 사후 보고에만 의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나 의원이 토양오염 상시측정 의무를 묻자 이 청장은 “상황에 따라 다를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했다. 이에 나 의원은 토양환경보전법 제5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를 제시하며 환경청의 법적 권한과 책임을 따져 물었다. 토양환경보전법 제5조는 전국적인 토양오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측정망 설치와 상시측정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는 관련 권한을 유역환경청장 또는 지방환경청장에게 위임하고 있다. 나 의원은 “환경청장이 권한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니까 그동안 어떤 조사도 안 하고 보고받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라며 “보고만 받을 것이 아니라 즉각 조사하실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용산공원 주변 환경오염 문제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제기됐다. 특히 유엔사부지는 반복적인 토양오염과 정화 작업에도 불구하고 추가 오염이 발견되면서 정화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승우 국립군산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의 '용산공원 및 주변지역 토양·지하수 오염과 환경관리 필요성' 발표자료에 따르면 유엔사부지는 2005년 이후 세 차례 조사와 정화 작업을 거쳤다. 그러나 아파트 복합개발 공사가 진행 중이던 2023년 오염토양이 다시 발견됐다. 네 번째 오염 신고는 같은 해 11월 14일 이뤄졌다. 2020년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는 녹사평역 주변의 유류오염 지하수가 유엔사부지 개발사업 구역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는 개별 개발부지의 오염토양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는 주변 지역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까지 차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오염원의 위치와 지하수 이동 경로를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최근 조사에서는 녹사평역 일대 지하수 관측공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 연구팀이 올해 8~9월 녹사평역 주변 지하수 관측공의 가스를 조사한 결과 벤젠 농도는 최대 2073㎍/㎥에 달했다. 연구팀은 일부 관측공에서 측정된 농도를 토대로 증기침입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발암위해도 기준을 초과하는 결과가 도출됐다고 설명했다. 증기침입은 토양이나 지하수에 포함된 휘발성 오염물질이 기체 상태로 이동해 건물의 균열이나 틈새 등을 통해 실내로 유입되는 현상이다. 다만 지하수 관측공에서 검출된 벤젠 농도가 실제 주거공간의 공기 중 농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주민의 실질적인 노출 여부와 위해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실내외 공기질과 건물 하부 토양가스, 지하수 오염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나 의원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근거로 용산공원 일대 주택 공급 계획에 앞서 환경 안전성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군산대학교 교수팀이 발견한 것에 따르면 용산공원 담장 밖에서도 발암물질이 허용되는 기준의 430배가 검출됐다"며 오염 문제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대주택 공급을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지 따져 물었다. 다만 나 의원이 언급한 '430배'는 해당 발언에서 적용 기준과 측정 대상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수치로, 실제 주민 노출 농도나 법정 대기환경기준 초과 수준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나 의원은 용산공원과 주변 지역의 오염 문제가 반복적으로 확인된 만큼 환경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토양오염 측정 권한을 위임받은 한강유역환경청이 오염 실태를 직접 확인하고 필요한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 의원은 “문제가 되면 유역청장으로서는 상시 조사할 권한을 위임받았기 때문에 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냥 기다리고만 있고 보고를 해달라고만 요구하는 것은 본래의 책무를 안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에 따른 권한과 책무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 권한과 책무를 이행하라"며 즉각적인 조사를 재차 촉구했다. 이에 이 청장은 “예,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용산공원 주변 지역은 과거 미군기지 운영에 따른 토양·지하수 오염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곳이다. 향후 주택 공급과 도시개발이 본격화할 경우 오염원 조사와 정화 수준, 장기적인 환경관리 대책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주거시설은 장기간 생활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일시적인 오염물질 검출 여부뿐 아니라 지하수 이동에 따른 재오염 가능성과 실내 유해물질 유입 위험까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국정감사를 계기로 한강유역환경청이 용산공원 외곽과 유엔사부지, 녹사평역 일대에 대한 추가 조사에 착수할지 주목된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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