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는 어린 시절 '봄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미래를 꿈꿨다. 젊은 날의 헤세는 소소한 기쁨, 자연의 향유, 내면의 풍요 등을 중요시했다. 이것은 도시와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여름'은 헤세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다. 따뜻한 날씨 탓도 있지만, 자연의 순환상 어른이 다시 아이가 되고, 삶이 다시 기적이 되는 계절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때부터 끊임없이 늙어가는 것에 대해 성찰하고 사랑과 우정, 운명애와 같은 인간의 본능적인 관계에 대해 고민했다. 이 계절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청춘에 대해 이야기하는 헤세다. 헤세는 자신이 겪었던 청춘에 대한 고민을 깊게 통찰하며 사람은 누구나 다 고독한 존재임을, 그리고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갈 존재임을 깨닫는다. 우리에게 자연을 향유(享有)하라 말하고, 무위(無爲)하라 조언한다. 전쟁보다 평화를 사랑하고 자기만의 길을 가라 응원해준다. 이런 헤세의 뜻깊은 조언은 삶을 방황하는 20·30대들에게도, 오래 살았음에도 여전히 인생의 답을 모르는 40·50대에게도 유익한 내용이 될 것이다. 또 매일 사유하고, 상념에 잠기는데 시간을 쓴 헤세의 조언은 각박한 이 사회에 꼭 맞는 위로와 지침이 될 것이다. 헤세는 '가을'을 더 높은 삶으로 들어가는 계절, 죽음을 예비하는 계절로 봤다. 그곳에서 헤세는 노화, 의미 있는 삶, 책의 의미, 행복, 당파심, 삶의 고통, 고통의 의미 그리고 자기실현의 길을 깨닫기에 힘썼다. '겨울'은 삶을 또다시 창조의 광채로 빛나는 시기로 인식하며, 죽어도 끝이 아니며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때 헤세는 늙음의 가치, 노년과 죽음에 대한 단상에 대해 고민했던 것으로 보인다. 헤세에게 봄과 여름도 특별하지만, 가을과 겨울은 특히 더 특별하다. 이미 청춘과 중년의 삶을 넘긴 그가 천천히 나이 들며,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때 삶을 관조하라 말하며, 세상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행복에 이르는 자기실현을 강조한다. 이 책은 삶의 순리에 대해 그리고 남을 위한 인생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사는 방법에 대해 친절한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목 : 머지않아 우리는 먼지가 되리니 - 헤르만 헤세의 노년과 죽음에 대한 단상 저자 : 홍성광 발행처 : 사유와공감 여헌우 기자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