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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국감] 인천공항 T1 리모델링 2.8조 뻥튀기·조종사 음주 무방비 논란…국토교통위, ‘안전·재정’ 총체적 난타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속개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는 '총체적 부실'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타로 채워졌다. 오전의 정치적 공방에서 나아가 오후 질의는 1조 원대 사업비가 2조8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난 인천공항 T1 리모델링 사업 의혹, 한국공항공사(KAC)의 존립 위기와 항공 정비(MRO) 및 지속가능항공유(SAF) 정책 실패, 조종사 음주 적발 실태, 공항 안전·보안 사고 급증 등 재정, 정책, 안전 전반의 문제를 샅샅이 훑었다. 오후 국토교통위 국감의 최대 뇌관은 인천공항 제1여객 터미널(T1) 리모델링 사업비 '뻥튀기' 의혹이었다.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2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적정성 검토 당시 1조195억 원이던 총 사업비가 불과 2년 만에 2조8466억 원으로 2.8배 늘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누락됐던 공사비(5502억)와 추가 공사비(8350억)가 기본 계획에 없다가 갑자기 늘어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정보통신 503%, 소방 전기 354% 상승은 말이 안 된다"고 가세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정 업체 '희림'이 설계사로 선정된 직후 사업비가 급증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실상 희림을 정해놓고 한 것"이라는 시중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절차에 따라 30% 이상 증액 시 KDI 적정성 재검토를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공항공사(KAC)의 재무 위기도 도마에 올랐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공항공사가 '존립의 위기'에 처했다"며 “부채가 5년 만에 4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늘었고, 지방 공항 운영으로 적자는 누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비핵심 자산 매각과 '인천공항과의 통합'을 근본 대책으로 제시했다. 한국공항공사의 위기는 다른 의원들의 질의에서도 확인됐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14개 지방 공항이 초토화됐다"며 “6개 공항이 활주로 이용률 10% 미만"이라고 지적했다.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공항공사가 21억원을 들인 '온라인 면세점'이 연간 목표 38억9000만원 대비 0.57%에 그쳤다며 “단순 중개 방식의 실패"라고 질타했다. 공항의 안전·보안 시스템도 도마에 올랐다. 이건태 의원은 “항공 종사자 업무 전 음주 적발이 110건으로 급증했지만 중징계는 35%에 불과하다"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을 촉구했다. 특히 “국토부의 1600여 회 단속에서 적발이 0건"이라며 '봐주기' 또는 '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박용갑 의원은 김해공항에서 자매가 언니 여권으로 항공사·보안·법무부 3단계 심사를 모두 통과한 사건을 지적하며 “쌍둥이는 어떡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공항 내부의 위험 요소도 드러났다.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에서 발암 물질인 벤조피렌 분진이 발생하고, 무정전 전원 장치(UPS) 배터리가 부풀고 녹아내려 화재가 발생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정 의원은 “개당 3만 원짜리 배터리 300여 개를 교체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기술 대응도 낙제점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뮌헨 공항 마비 사태를 언급하며 “한국공항공사 공항 27%만 드론 탐지 시스템이 있고, 그마저도 일부 장비만 갖췄다"고 지적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조류 충돌 방지 구역이 법령(8km)과 기준(13km)이 충돌하는 점 , 심지어 공항 인근 개발 시 '대체 서식지'를 만들어 새를 유인하는 모순된 정책을 질타했다. 미래 항공 산업 정책은 '실패'로 규정됐다. 권영진·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MRO 국내 정비율 70% 목표가 실패하고 오히려 후퇴했다"며 “숙련 정비사들이 반도체 업계로 이직해 중간 허리가 비었다"고 지적했다. 박희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속가능항공유(SAF) 국내 사용률이 “0.001%로 처참하다"며 2027년 1%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영국(1500억원) 등과 비교해 “인센티브 예산이 2년에 5억원, 1억 원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집행된 적 없다"고 꼬집었다. 반면 공항은 포화 상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은 김해공항이 “821억 원을 들인 새 출국장을 CIQ 인력 부족으로 놀리고 있다"며 국제선 입구가 아수라장이 된 사진을 공개했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청주공항 주차장이 5년째 상시 만차인데 제2 주차 빌딩은 4년째 타당성 검토만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공항을 둘러싼 노동자와 이용객의 불만도 터져 나왔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인천공항 인근 장봉도의 항공기 소음 녹취를 틀며 “1200가구 중 300가구만 보상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야간 보호 구역' 신설을 촉구했다. 유명인으로 인한 공항 혼란 문제는 여야 공통의 지적 사항이었다. 전영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이돌 '라이즈'의 항공편 정보가 단돈 1천 원에 불법 거래됐다"고 폭로하고, 팬들이 의자와 종이로 '자리 있음'을 표시하며 공항을 점거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정준호 의원은 “광고(PPL)를 위한 혼잡"이라며 '혼잡 유발 부담금'을 제안했다. 노동 현안도 집중 거론됐다. 전영규 의원은 “객실 승무원 비행 시간은 1200시간으로 조종사보다 200시간 길다"며 우주 방사선 피폭 위험을 경고했다. '노란봉투법' 시행에 대해서도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인천공항에 TF 구성을 촉구했고,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한국공항공사가 자회사 인건비를 '92% 낙찰률'로 깎고, 인천공항이 '4조 2교대' 근무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포스코홀딩스, 3분기 철강·양극재 ‘빛바랜 호조’

포스코그룹이 지난 3분기 생산·판매량 증가로 철강 사업과 이차전지 양극재 사업에서 실적 호조를 보였다. 다만, 포스코이앤씨의 공사 현장 사고에 따른 손실로 전체 실적이 소폭 부진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약 639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5% 감소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5.8% 줄어든 17조2610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3870억원으로 22% 감소했다. 철강 부문은 매출이 14조7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40.8% 늘어난 6560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매출이 8조8000억원으로 7.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800억원으로 31.8% 증가했다. 지난 8월 중국·일본산 열연강판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가 본격화하기 전 들어온 수입 물량의 영향으로 철강제품 판매가가 하락했다. 그러나 생산량이 늘어 가동률이 회복됐고, 원가 경쟁력 강화 노력을 지속하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이차전지소재 부문은 매출이 1조원으로 3.5% 증가한 반면 영업손실은 420억원을 냈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과 포스코아르헨티나 등 리튬 생산 법인이 양산 준비(램프업) 기간에 있지만, 리튬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 평가손실분이 약 370억원 환입되면서 전체 적자폭을 줄였다. 포스코퓨처엠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이 약 667억원으로 4775% 늘었고, 매출은 5.2% 줄어든 87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준공한 전구체 공장을 본격 가동하면서 양극재 판매량이 두배 가량 증가했다. 인프라 부문에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조2150억원, 1450억원으로 6.9%, 67.7% 감소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하절기 전력수요 증가에 따른 발전사업 수익 호조와 호주 세넥스 가스전 판매량 증가로 견조한 이익을 유지했다.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해외 투자 손실과 신안산선 사고에 따른 손실, 안전점검을 위해 모든 공사현장 운영을 일시 중단해 2881억원의 일회성 손실 비용이 반영됐다. 이날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저수익·비핵심자산 구조 개편 성과도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은 3분기 총 7건의 구조개편으로 약 4000억원의 현금을 창출했다. 2027년까지 총 63건의 추가 구조개편을 통해 1조2000억원의 현금을 추가 창출하고 그룹의 재무 건전성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향후 투자 우선 순위로는 수소환원제철 상용화와 인도·미국 등 상공정 중심 해외 설비 확대를 꼽았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이날 실적 설명회(콘퍼런스 콜)에서 “내수 시장에서는 후판1공장과 선재1공장처럼 생산 경쟁력이 떨어진 설비를 과감하게 가동 중단(셧다운)을 추진하고, 전기강판 생산 설비와 내년 상반기 광양제철소에 가동 예정인 전기로는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수소환원제철을 비롯한 환경 분야 투자는 포스코그룹의 탈탄소 로드맵에 따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성장하는 지역 중심으로 선공정 기반 투자가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인도와 미국, 인도네시아, 호주 순으로 투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럽연합(EU)이 철강제품 수입 쿼터 축소와 관세 50% 확대 방안을 내놓은 데 대해서는 “EU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와 개별 협상한다는 방침에 따라 쿼터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아웃리치 활동을 하고 있다"며 “유럽시장에서 수익성이 낮은 고객사향(向) 제품의 비중을 줄여 다른 지역으로 돌리고, 통상 장벽을 세우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나 통상 관련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역을 선별해 해당 고객사와 협업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알래스카에서 추진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포스코그룹이 참여하는 방안을 두고는 “아직 사업 규모와 LNG 시장 변동성, 인프라 도입 과정에서 발생할 손실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포스코그룹이 알래스카 LNG개발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2026~2028년 파이프라인과 LNG 터미널용 강재 등 철강 30만톤 정도를 공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단독] 국토부, UAM 상용화 핵심 ‘버티포트’ 직접 짓는다

도심항공교통(UAM)의 상용화 지연으로 민간투자가 위축되자 정부가 직접 초기 인프라 구축을 주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키를 전격 전환한다. 26일 본지 취재 결과, 국토교통부 도심항공교통정책과가 최근 'UAM 초기 버티포트 구축 전략 마련' 연구 용역을 긴급 입찰에 부친 것으로 확인됐다. 버티포트 인프라 조성에 총 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계약일로부터 300일(10개월)간 진행하는 사업 용역이다. 수직 이착륙장인 버티포트(Vertiport)는 UAM 상용화의 필수 인프라로, 인증된 기체와 명확한 수요가 전제되지 않으면 민간기업들이 막대한 자본 투자를 주저할 수밖에 없어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게 현실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체 인증 지연으로 상용화 목표가 전세계적으로 순연돼 민간업계는 불확실성 증가·투자 여력 감소로 사업 추진에 소극적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당초 올해로 설정했던 'K-UAM 상용화' 목표가 오는 2028년으로 미뤄진 시장의 현실을 정부가 공식 인정한 동시에 이같은 교착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공공 주도'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 사업 제안 요청서에는 '초기에는 지방 자치 단체 등 공공 주도로 인프라 시설물 구축이 효율적'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는 UAM 생태계 비용의 약 43.4%를 차지하는 가장 큰 장벽을 정부가 직접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국가 차원의 표준화된 청사진을 제공함으로써 민간 부문의 불확실성을 줄여주고 향후 수조 원에 달할 민간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정부가 그리는 버티포트의 미래상은 교통 허브를 넘어 상업·문화·레저 기능이 결합된 '도시 복합 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다. 이는 버티포트를 고부가가치 부동산 자산으로 재정의함으로써 민간 금융 자본과 부동산 개발사를 유치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운영 비용만 발생하는 시설물이 아니라 자체 수익 창출이 가능하도록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국토부 용역에는 △전략적 방향 수립 △기술·비용 분석 △공간·사회적 요소 분석 △해외 사례 벤치 마킹 등 구체적인 연구 목표들이 포함됐다. 이를 위해 우선 도시 규모와 형태와 기존 교통망과의 연계성, 항공기 정비(MRO) 시설과의 시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지상형·옥상형 등 유형별 버티포트 구축에 필요한 건축·토목·전기·통신 분야의 기술적 요건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신뢰성 있는 사업비 산정 모델을 개발한다. 아울러 공간 정보(GIS) 시스템을 기반으로 잠재적 입지를 분석하고, 소음·안전·사생활 침해 등 대중의 우려를 해소하고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도출한다. 해외 선진 버티포트 구축 사례와 입지 분석 연구를 심도 있게 조사하고, 이를 국내 환경에 적용할 방안을 모색한다. 이 같은 과업 내용들은 UAM을 기존 도시 시스템과 완벽하게 융합시키고, 철도·버스·자율 주행 자동차 등 지상 교통과 끊김 없이 연결되는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Seamless MaaS)의 핵심으로 만들려는 국토부의 종합 계획을 보여준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UAM 인프라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한국의 전략적 위치를 확보하기 위한 필연적인 행보다. 세계 주요국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하늘길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미국에선 연방항공청(FAA)과 NASA 주도로 민간의 혁신을 유도하는 시장 주도형 표준화 전략을 편다. 통합 실증 프로그램(AAM National Campaign)을 통해 안전성을 검증하고, 버티포트 설계 기술 지침(Engineering Brief 105)과 같은 표준을 제시해 민간 개발을 유도한다. 특히 로스엔젤레스(LA)시가 제시한 '도심 하늘 원칙(Principles of the Urban Sky)'은 안전·공평한 접근성 등 사회적 가치를 포괄하는 종합 정책 프레임 워크를 지향한다. 유럽연합(EU)은 유럽항공안전청(EASA)을 중심으로 세계에서 가장 먼저 포괄적인 '규제 우선' 접근법을 채택했다. 기체 인증 기준(SC-VTOL-01)부터 운항 규칙까지 상세한 규정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저고도 공역 관리 시스템인 'U-스페이스'를 통해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은 '저고도 경제'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정부 주도의 막대한 투자로 인프라 구축에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현재 광둥성 등 주요 지역에 수백 개의 버티포트 프로젝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국토부는 미국의 민간 주도 생태계, 유럽의 강력한 규제 프레임 워크, 중국의 초기 공공 투입 모델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연구 용역 중 해외 사례 분석이 핵심 과업으로 포함된 것은 선진 사례를 학습하고 국내 도시 환경에 맞게 최적화하려는 당국의 실용주의적 접근법에 근거한다는 분석이다. 궁극적으로 이번 연구는 UAM 상용화라는 원대한 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구체적인 장벽들을 해결하기 위해 설계됐다. 기술적 장벽보다 더 넘기 어려운 건 '사회적 수용성' 확보다. UAM 운항에 따른 소음·안전·사생활 침해는 잠재적인 갈등 요인이다. 정부는 UAM 기체의 소음 목표를 헬리콥터(약 80dB)보다 현저히 낮은 63~65dB 수준으로 설정했지만 도심 상공을 비행하는 새로운 소음원의 등장은 여전히 민감한 문제다. 이번 연구에서 '사회적 요소' 분석을 통해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인 입지 선정과 운영 방안을 마련해 이러한 대중의 우려를 최소화해야 한다. 전력 공급망 문제도 존재한다. 버티포트는 다수의 기체를 신속하게 충전하기 위해 패드당 1~2메가와트(MW)급의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며, 이는 수백~수천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까운 대도시 전력망에 엄청난 부담을 줄 수 있어 도시 에너지 인프라의 재설계가 필요한 과제다. 연구 용역의 과업 범위에 전기·기술적 요소 분석이 포함된 이유다. 도시 계획·법규와의 융합 또한 해결해야 한다. 고밀도로 개발된 도시에 새로운 교통 인프라를 추가하는 것은 거대한 도시계획적 도전이다. 특히 옥상형 버티포트는 건물의 하중 지지 능력·비상 대피로 확보 등 기존 건축법규의 대대적인 개정을 요구한다. 이번 연구 결과물은 향후 건축법·도시계획법 등 다방면에 걸친 구체적인 법령 개정의 기초 자료로 직접 활용될 전망이다. 이 연구가 성료되면 △신속한 법제화 △제주·고양 등 지자체·민간과의 구체적인 파트너십 체결 △공항-도심 셔틀이나 관광 노선부터 시작하는 단계적 구축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업계는 주문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체가 준비되면 즉시 상용화할 수 있도록 버티포트 구축·운용 시스템 고도화·제도 마련·실증 지원 등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며 “운용 개념서(ConOps)와 기술 로드맵 등 정책 방향을 고려해 초기 상용화 단계의 버티포트 구축 방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구조조정 자구안 시한 두 달 앞…대산 ‘가닥’, 울산·여수 ‘안개속’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을 위한 기업별 자구안 제출 시한이 2개월 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진도가 쉽게 빠지지 않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을 중심으로 논의 중인 충남 대산 석화산업단지 구조조정 방안의 연내 발표가 가시화한 것과 달리 다른 산업단지의 석화기업들은 고난이도 쟁점을 안고 있어 합의점 도출까지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석화기업 채권단은 올해 연말까지 개별기업들이 제출할 사업구조 재편안을 보고 자구 의지를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석화기업들이 어떻게든 협상을 매듭 짓고 채권단 지원을 받아 재무 건전성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어서 시한을 앞두고 석화업계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충남 대산 석화 산업단지의 구조조정 방안이 빠르면 12월 중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 방안은 울산, 충남 대산, 전남 여수의 대표 석화산업단지별로 요구되고 있다. 대산 석화산단에서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석화 기초소재 생산 설비를 통폐합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HD현대케미칼의 경우,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각각 60%, 4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구조여서 롯데케미칼이 대산공장 나프타분해설비(NCC)를 HD현대케미칼에 현물 출자하고, HD현대케미칼이 현금 출자해 최종적으로 HD현대케미칼 지분을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절반씩 가지는 방안으로 조정하는 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대산 산단에서 구조조정 방안의 가닥을 잡으면서 울산과 전남 여수도 연말 시한을 지키기 위해 논의에 속도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주요 석화 산단별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은 △여수 627만톤 △대산 478만톤 △울산 176만톤이다. 정부와 석화업계는 이 가운데 연산 270만~370만톤의 생산 능력을 감축시키는 내용의 자율협약을 맺었다. 여수 산단에서는 LG화학과 GS칼텍스, 롯데케미칼과 여천NCC 간 설비 통합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꼽히며, 울산에서는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에쓰오일이 사업 재편안을 논의 중이다. 다만, 합의점을 쉽게 찾을지는 미지수다. 대산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양사가 HD현대케미칼이라는 합작법인을 운영해왔기 때문에 비교적 접점을 찾기 수월하다는 분석이다. HD현대케미칼은 원유을 정제하는 정유 사업과 나프타를 이용한 석화제품 사업으로 이뤄져 수직 계열화 구조를 갖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합의점 도달의 불확실성이 큰 곳은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에쓰오일을 중심으로 한 울산 산단이다. 세 기업의 연간 에틸렌 생산 능력은 △SK지오센트릭 66만톤 △대한유화 90만톤 △에쓰오일 20만톤으로 크지 않아 비교적 빨리 합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세 기업은 지난달 외부 컨설팅 기업으로부터 사업재편 전략에 관해 자문을 받기 위해 '울산 석화단지 사업 재편을 위한 업무협약(LOI)'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간 설비 통합 논의가 아직 진전을 못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에쓰오일의 경우 공정률 85%로 이듬해 상반기 완공 예정인 '샤힌 프로젝트'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볼지 여부가 쟁점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원유를 정제해 에틸렌 뿐만 아니라 폴리에틸렌까지 직접 생산하는 설비를 짓는 사업이다. 정유사가 생산한 나프타를 석화사가 공급받아 NCC로 에틸렌을 생산하는 기존 생산 구조에서 탈피하게 된다. 샤힌 프로젝트이 완공되면 에틸렌 180만톤,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88만톤과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44만톤의 연간 생산 능력이 추가된다. 생산 규모가 가장 큰 여수 산단에서는 LG화학과 GS칼텍스, 롯데케미칼과 여천NCC 간 설비 통폐합이 거론돼왔지만 구체적인 진전은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여천NCC는 지분 절반씩 보유한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자금 지원을 두고 의견 대립을 보였던 만큼 구조조정 방안을 두고 원만한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부침에도 석화사들은 연말까지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협상의 고삐를 죌 전망이다. 정부와 업계가 협상 시한을 연말로 잡은 데다 채권단이 석화사의 구조조정 방안과 자구 노력을 보고 부채 만기 연장이나 탕감 같은 금융지원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석화사들은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실적 하락세를 타며 악화된 재무 건전성을 개선해야 해 채권단의 금융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롯데케미칼은 3000억원 넘는 영업 적자를 냈고, LG화학 석화부문과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도 영업적자가 1000억원을 넘어섰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석화사 9곳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 3사 중 적어도 한 곳으로부터 신용등급 하향 검토와 부정적 등급 전망을 받았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현대차-日도레이, 미래차 첨단 소재·부품 개발 ‘앞장’

현대자동차그룹이 일본 도레이그룹과 손잡고 미래 모빌리티 분야 소재·부품을 공동개발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도레이그룹과 전략적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4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 등 고성능 복합소재 공동개발을 위한 포괄적 협력 계약을 맺은 두 회사는 이후 협업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역량을 결합한 공동개발 추진 방안을 구체화해 이번에 전략적 관계를 구축했다. 도레이그룹과 계약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특수목적형 미래 모빌리티 등에 적용하기 위한 첨단 소재 및 부품 개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개발 대상에는 고성능 차량, 달 탐사 전용 로버(Rover), 휴머노이드 로봇 등이 포함된다. 또한, 연구개발(R&D)본부에서 새로운 차체 재료의 개발과 검증을 담당하는 기초소재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첨단 소재와 부품의 차량 단위 설계와 함께 적합성 검증과 성능 평가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도레이그룹은 도레이 인더스트리에서 공동개발 창구 역할을 담당한다.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개발 및 생산하는 △도레이첨단소재 △TAC(Toray Advanced Composites) △EACC(Euro Advanced Carbon Fiber Composites)가 탄소섬유 기술 기반의 중간재 및 성형 제품을 개발한다. 김흥수 현대차그룹 GSO(Global Strategy Office) 본부장은 “이번 계약은 지난해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 이후 양사가 본격적으로 협력해 성과를 창출하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테라다 미키 도레이그룹 복합재료사업본부 부문장은 “현대차그룹과 차세대 모빌리티에 필요한 혁신적인 복합소재 설루션을 창출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제철, AI·빅데이터 페스티벌 개최…디지털전환 성과 공유

현대제철이 생산·구매·경영지원 등 전사 영역에서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전환(DX) 혁신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23일 충남 당진 현대제철 연수원에서 한 해 DX 성과를 공유하는 'AI·빅데이터 페스티벌'을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이번 행사에서는 사업 전 영역의 DX 확산을 주제로 접수한 과제 131건 중 33건을 우수과제로 선정해 시상했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과 임직원, 우수과제 발표자가 행사에 참석한 가운데 포스터 발표와 성과물 시연 등이 진행됐다. 최우수 과제로 선정된 '원료하역부두 선석 계획 최적화 가이던스 개발'은 선박의 위치와 항만 접안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정해 항만 운영비용을 최소화한 사례를 담았다. 이 가이던스를 적용할 경우 다양한 제약조건 속에서도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아울러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산업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로봇 '스팟(SPOT)'이 안전 관리 혁신사례로 소개됐다. 스팟은 자율주행 기능과 다양한 센서를 활용한 기술을 선보였다. 서 사장은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제조 부문뿐만 아니라 전 부문에서 임직원의 혁신 의지와 노력을 볼 수 있었다"며 “DX 성공사례를 확산시키고 이에 대한 성과보상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LNG 끌고, 특수선 밀고…한화오션, 3분기 영업익 1032%↑ ‘어닝서프라이즈’

한화오션이 올해 3분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상선 부문의 견조한 실적과 특수선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전 분기 대비 이익은 감소했지만 주력 사업의 펀더멘털은 견고함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27일 한화오션은 2025년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 기준 매출 3조234억원, 영업이익 2898억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2조7031억원 대비 12%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256억 원 대비 1032% 급증하며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당기순이익은 2694억원으로 전년 동기 748억 원의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호실적은 상선 부문이 견인했다. 상선 부문은 LNG선 위주의 제품 믹스 개선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4% 증가한 307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 역시 2조 463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다. 특수선 부문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장보고-III 배치-II' 1~2번함 건조 등으로 매출은 375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961억 원) 대비 91%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2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하며 견고한 이익률을 유지했다. 반면, 해양 부문은 진행 중인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며 매출이 10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다. 또한 FPSO 관련 사고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48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가 지속됐다. 한화오션은 4분기에도 상선 부문에서 고선가 LNG선 중심의 연속 건조 효과로 이익 확대가 예상된다는 입장이다. 해양 부문 역시 선투입 비용에 대한 '체인지 오더(Change Order, 공사 변경 계약)' 정산이 이뤄지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한화오션의 2025년 3분기 누계 기준 매출은 9조4606억원, 누계 영업이익은 920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누계 대비 각각 26%, 1235% 증가한 수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2025 국감] 인천공항공사 국감, 안전 추궁 없고…변기 테러·계엄령 출근 ‘변죽만’

27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는 공항과 항공 본연의 이슈를 넘어선 각종 정치·사회적 논란으로 얼룩진 행태를 연출했다. 이날 국토교통위 국감은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을 비롯해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항공안전기술원·국립항공박물관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초반에는 기관장들의 업무 보고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학재 사장은 “지난해 국제 여객 세계 3위를 달성했고, 4단계 건설 완료로 연간 1억 명 처리가 가능해졌다"고 보고했다. 이정기 사장 직무대행 역시 “AI 엑스레이 판독 등 50여 개 혁신 과제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의 본질의가 시작되자마자 공항 운영과 안전 문제와 더불어 기관장의 정치적 처신·노조 파업, 국감 자료 절도 의혹까지 터져 나오며 국감장은 순식간에 과열 양상으로 치달았다. ◇ “21세기판 러다이트 운동"…추석 파업 '고의 시설물 훼손' 논란 질의의 포문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열었다. 김 의원은 지난 추석 연휴 기간 민주노총 산하 노조의 파업을 언급하며 이 기간에 “화장실 변기가 막히고 악취가 난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오물 투척, 쓰레기 봉투까지 넣어 변기를 일률적으로 뜯어서 막았다"며 “이런 변기 파괴 행위는 21세기판 러다이트 운동"이라고 질타했다. 이같은 추궁에 이학재 사장은 “고의로 한 것으로 판단돼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할 예정"이라며 “특정 민노총 조합원으로 특정이 돼서 지금 수사 의뢰할 예정"이라고 답해 노조측 반발과 함께 향후 파장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기관장들의 '정치적 행보'를 집중 공격했다. 신영대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 당일 밤, 이학재 사장과 이정기 사장 직무대행이 각각 새벽 1시경 공항으로 출근한 사실을 지적했다. 신 의원은 “법무부 장관이 출국 금지팀을 대기시켰다"며 “두 분 사장님이 출국 금지 사항을 점검시키기 위해 출근 지시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 “계엄 선포 당일 새벽 1시 출근, 왜?"…기관장 '정치 행보' 도마 위 답변에 나선 이학재 사장은 “연락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며 “공항은 정상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소신으로 나왔고, 오자마자 (계엄이) 해제돼 돌아갔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이정기 사장 직무대행 역시 “공항 안전과 공직 기강을 위해 출근한 것"이라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이학재 사장의 '기부금'과 '정치 활동'을 문제 삼았다. 천 의원은 공사 부채가 8조 원에 달함에도 이 사장 취임 후 기부금이 66.9% 급증해 시장형 공기업 14곳 중 1위를 차지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 사장이 '내년 지방선거 승리' 등을 주제로 한 국민의힘 인천시당 워크숍에 참석한 사실을 지적하며 “공기업 사장 지위를 이용한 정치 활동"이자 “내년 지방선거 출마 의도"라고 질타했다. 이 사장은 “기부금에는 직원 어린이집 신축 비용 134억원 등이 포함돼 오해가 있다"며 “민주당 행사에도 인사를 드렸다. 오해할 만한 행동은 조심하겠다"고 해명했다. ◇ “김해는 구멍", “김포는 오픈런"…공항 안전·운영 '빨간불' 양대 공항의 핵심 운영 문제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염태영 민주당 의원은 캄보디아 취업 사기 범죄 조직이 “인천공항에는 정찰 조직이 깔려 있어 김해국제공항을 통하라는 말이 있다"며 김해공항을 '구멍'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염 의원은 이 직무대행이 “한국공항공사 소관이 아니다"라고 답변한 점을 지적했다. 이 직무 대행은 “세심하게 신경 쓰지 못해 송구하다"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사과했다.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은 김해공항의 항공기 안전 시설인 로컬라이저 개선 사업이 APEC 정상회의 전에 완료되지 못해 2억 원짜리 '임시 땜빵' 공사를 진행한 뒤 100% 철거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손명수 민주당 의원은 새벽 5시부터 김포공항에 첫 비행기를 타기 위한 '오픈런'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안 검색대 통과에 최대 49분이 소요돼 6시 비행기 탑승 마감 시간인 5시 50분을 맞출 수 없다며 게이트 조기 개방 등 대책을 요구했다. 이밖에 국정감사 도중 사상 초유의 '자료 절도' 의혹도 제기됐다. 신영대 의원은 “어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협력관이 의원실의 자료를 통째로 훔쳐갔다"며 “이건 절도죄고 국회의원의 업무 방해 행위"라고 폭로했다. 그는 이학재 사장에게 “강하게 징계하지 않으면 형사 고발하겠다"고 경고했다. 맹성규 국토교통위 위원장도 “지켜야 될 선을 넘은 것 같다"며 이 사장에게 현황 파악과 필요 조치를 주문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AI 설계도 번역, 휴머노이드 용접…정기선 HD현대 회장, ‘글로벌 혁신 동맹’으로 미래 조선소 그린다

HD현대가 'APEC 2025 코리아'의 포문을 열며 인공 지능(AI)·로보틱스,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미래 조선업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조선소의 '완전한 자율화'와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해 산업의 경계를 넘는 '글로벌 혁신 동맹'을 선언한 것이다. 27일 HD현대는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서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의 일환으로 '퓨처 테크 포럼: 조선'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조선업의 미래 만들기(Shaping the Future of Shipbuilding)'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는 정기선 HD현대 회장을 비롯, 헌팅턴 잉걸스·안두릴·지멘스·페르소나 AI 등 핵심 파트너사의 최고위급 임원들이 연사로 나섰으며, 조선업계, 학계, 정부 및 군 관계자 등 총 600여 명이 참석했다. 기조 연설에 나선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아름다운 도시 경주는 한반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해양 강국 중 하나였던 신라의 수도였다"고 운을 떼며 , 조선업의 대전환을 위한 '글로벌 혁신 동맹'을 화두로 던졌다. 정 회장은 지금이 조선업 혁신의 '골든타임'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유럽 연합(EU)의 탄소 배출 부담금 제도가 이미 시행 중이고, 국제해사기구(IMO)에서도 새로운 글로벌 탄소 부담금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며 “친환경 선박은 이제 먼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 수준을 넘어, 당장 오늘, 기업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현재의 과제'가 됐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HD현대는 △AI 기반 운항 최적화 △전기 추진 △연료 전지 △암모니아와 같은 저탄소 연료, 나아가 소형 모듈 원자로(SMR)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선박의 효율과 지속가능성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 회장은 AI 기술이 조선업을 전례 없는 방식으로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로 위 자율 주행차보다 바다 위 자율 운항 선박이 현실에 훨씬 더 가까워져 있다"며 자회사 '아비커스'의 성과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아비커스는 3년 전 실제 화물을 실은 대형 상용 LNG 운반선으로 미국 휴스턴에서 한국까지 인간의 개입 없이 태평양 횡단에 성공한 바 있다. 정 회장은 “현재 아비커스의 솔루션은 전 세계 수백 척의 선박에 적용되고 있으며, 운항 중 연료 사용량을 5% 이상 절감시키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AI 기술은 선박 건조 공정 자체도 지능화하고 있다. 정 회장은 “첨단 로봇 기술을 활용해 고질적인 숙련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면서도(24/7) 더욱 안전한 '자율 조선소'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는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생산성 30% 향상, 공기 30% 단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지능형 조선은 설계 단계부터 혁신 중"이라며 엔비디아 옴니버스 플랫폼 기반의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예로 들었다. 정 회장은 “사용자가 선박 설계 아이디어를 말로 하면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이를 자동으로 해석해 해사 규정에 부합하는 구조 설계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건조의 모든 과정은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정밀하게 관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로보틱스가 공정 혁신의 핵심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미 초정밀 최첨단 용접 로봇을 활용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해 공정 전반에 근본적인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 회장은 이러한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그는 “HD현대는 미 해군을 필두로 한 미국의 새로운 해양 르네상스 시대를 함께 여는 '든든한 파트너'로서, 이 혁신의 여정에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피력했다. HD현대는 이미 한국·필리핀·뉴질랜드·페루 등 전 세계 해군에 100척 이상의 수상함과 잠수함을 성공적으로 인도한 경험이 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HII)와 새로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며 “이 협력은 오늘 말씀드린 AI 자율 운항·스마트 조선소·로보틱스 등 모든 혁신 분야를 포괄하며, 양국의 안보와 발전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HD현대의 파트너들이 각 사의 기술력을 소개하며 정 회장의 '글로벌 혁신 동맹' 비전을 뒷받침했다. 미국 AI 방산의 선두주자인 안두릴의 존 킴 한국 대표는 “드론과 미사일 등 복합적인 무인 위협이 가속화되는 시대"라며 이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방위 기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현재 HD현대와 안두릴은 '무인 수상정(USV)'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김형택 HD현대 함정AI전문위원은 “HD현대의 선박 자율 운항 기술과 안두릴의 자율 임무 수행 기술을 결합해 무인함정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을 소개했다. 패트릭 라이언 미국 선급(ABS) 최고 기술 책임자(CTO)는 AI·디지털 트윈·스마트 조선소·자율 운항 시스템·원격 검사 및 로보틱스 기술을 조선업의 미래를 이끌 핵심 혁신 기술로 소개했다. 이정민 HD현대 AI전략팀장은 '데이터와 AI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해양 산업'이라는 비전을 공유하며 자체 개발한 AI 솔루션인 '오션 와이즈'와 'HD 에이전트 명장 에이전트' 등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구체적인 AI 툴을 공개했다. 조 보만 지멘스 CTO는 AI 기반 디지털 트윈과 '마린 디지털 스레드'를 중심으로 한 지능형 제조 혁신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설계·생산·유지·보수 전 과정을 AI 기반 디지털 솔루션으로 연결하면 생산 효율성과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니콜라스 래드포드 페르소나 AI CEO는 “인구 감소·고령화, 숙련 노동자의 부족은 미래 산업 현장의 핵심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지능과 물리적 역량을 결합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제안하며 현재 HD현대와 공동 개발 중인 '조선 산업용 휴머노이드'의 현황을 공개해 청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포럼의 대미는 미국 헌팅턴 잉걸스(HII)와의 협력 세션이 장식했다. 에릭 츄닝 HII 부사장은 한미 조선업 협력 확대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양측의 협력은 구체적이고 광범위하다. HII와 HD현대는 미 해군의 군함 건조 역량 확대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하며, 특히 미 해군의 차세대 군수지원함 프로젝트(CL-X) 등 전략적 협력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로보틱스와 AI 등 첨단 기술 공동 연구개발(R&D)과 기술 교류를 확대하고, 나아가 해상 전력의 전 생애주기 지원과 정비체계(MRO) 구축 협력도 함께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포럼에서 제시된 HD현대의 '오션 트랜스포메이션' 비전은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제 진행 중인 전략에 기반한다. HD현대는 최근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를 합병해 '통합 HD현대중공업'을 출범시켰다. 이는 급증하는 글로벌 방산 시장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북극권 개발로 수요가 커지는 쇄빙선 등 특수 목적선 시장에서 '초격차'를 확보하기 위한 정기선 회장의 사업 재편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또한 중국 조선사들의 원가 경쟁력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생산기지를 적극 활용 중이다. HD현대베트남조선(HVS)과 HD현대중공업필리핀(HHIP)을 통해 건조 선종을 다양화하고 있으며 , 특히 페루 국영 시마(SIMA) 조선소와는 총 6406억 원 규모의 함정 4척을 현지에서 공동 생산하며 글로벌 방산 협력의 실적을 쌓고 있다. APEC 퓨처 테크 포럼의 첫 번째 기업으로 나선 HD현대는 AI와 로봇 기술, 그리고 미국과의 강력한 방산 동맹을 축으로 '글로벌 탑 티어 기술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SK이노베이션, 아태지역 LNG 강화·탈탄소 협력모델 모색

SK이노베이션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에너지기업들이 경주에 모여 액화천연가스(LNG)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강화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31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 서밋(APEC CEO Summit)에서 '아시아 퍼시픽 LNG 커넥트(Asia Pacific LNG Connect)' 세션을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APEC CEO 서밋은 글로벌 기업 CEO와 학계 인사, 정부 관계자 등이 모여 글로벌 경제 현안과 미래를 논의하는 연례 비즈니스 포럼이다. 이번 세션에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등이 참석해 그룹 차원의 글로벌 에너지 협력 의지를 직접 소개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생태계 구축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아울러 인공지능(AI) 시대 전력 수요에 대응할 방안과 동북아 LNG 시장에서 미국의 전략적 역할을 주요 화두로 다룰 예정이다. 31일 세션에는 SK이노베이션을 포함한 6개국 10개 에너지 기업의 리더들이 강연자로 나서 아태지역의 에너지 안보, 가격경쟁력, 에너지 공급 안정성 및 지속가능성 확보 방안을 모색한다. 첫 번째 세션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LNG의 역할과 지속가능성 강화'를 주제로 열린다. AI 혁신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에너지 전환 과정을 밟는 과정에서 원자력 발전의 경제성을 보완하는 동시에 석탄을 대체하는 LNG의 역할을 다룰 예정이다. 션 피트 산토스 부사장(EVP)은 고갈 가스전을 활용한 뭄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허브 구축 사례를 소개한다. 산토스는 SK이노베이션, 일본 제라와 함께 호주 바로사 가스전을 공동개발 중인 기업이다. 'US LNG 전망'을 주제로 열리는 세션2에서는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가 미국 LNG의 가격 경쟁력과 계약의 유연성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LNG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경험을 소개한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의 '제1차 LNG 물결'부터 장기계약 파트너로 참여했다. 미국 '셰일가스 산업의 개척자'로 알려진 해롤드 햄 콘티넨탈 리소시스 명예회장이 참석해 미 LNG 산업의 성공 요인과 미래 잠재력을 알릴 계획이다. 이밖에 아태지역 기업 패널들은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LNG 발전의 필요성과 전략적 활용방안을 제시하고, 지역 에너지 안보와 관련해 미국 LNG의 중요성을 공급 측면과 수요 측면에서도 살펴본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는 “이번 세션에서 아태지역의 에너지 안보, 공급망 안정성, 그리고 탈탄소 전환을 가속화하는 국가 간 협력모델이 제시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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