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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포털 ‘다음’ 분사 이달 마무리…11년 만에 독립 법인 재출범

카카오가 포털 서비스 '다음'의 분사 작업에 속도를 내며, 이달 중 분사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할 계획이다.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을 합병한 지 11년 만에 별도 법인으로 다시 독립하게 되는 셈이다. 18일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한 포털 다음 분사 작업을 사실상 이달 중 마무리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직원들의 전적 동의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는 2023년 5월 다음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전환해 독자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형태로 운영해 왔다. 그러나 최근 포털·검색·콘텐츠 시장에서 네이버와 구글 등과의 경쟁 심화, 실적 부진 등으로 인해 조직 유연성과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이달 중 다음 분사 작업을 마무리하고, 상반기 중 이사회를 열어 분사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현재 직원들의 전적 동의 절차가 진행 중이며, 구성원 설득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다음은 한때 네이버와 함께 국내 포털 시장의 양대 축으로 자리했으나, 최근 몇 년간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하락했다. 웹로그 분석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5월 기준 다음의 국내 검색 점유율은 3.07%로, 네이버(60.34%), 구글(31.66%)에 크게 뒤처진 4위에 머물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다음을 독립 법인으로 전환해 조직 유연성을 확보하고, 부진한 실적 개선을 위한 사업 재편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최근 비핵심 자산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분사 이후 다음의 매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다음 분사의 핵심은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며, 매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다음은 독립적인 서비스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사업"이라며, “분사를 통해 자율적 실험과 독립 경영이 가능한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다음은 올해 들어 서비스 경쟁력 회복을 위해 전면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지난 1월에는 9년 만에 앱 개편과 로고 교체를 실시했고 4월에는 큐레이션 챗봇 '디디(DD)'와 숏폼 콘텐츠 전용 탭 '루프(loop)'를 도입하는 등 사용자 경험과 콘텐츠 편의성을 크게 강화했다. 앞으로도 AI 기반 맞춤형 서비스와 다양한 실험을 통해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이후 전망과 K-항공업계의 다섯 가지 숙제

6년에 걸친 대장정 끝에 내년 말 보유 기재 220여대가 넘는 '통합 대한항공'이 이륙한다. 이에 따라 시장 재편이 기정사실이 됐지만 환경·정비·디지털 전환·안전·지배 구조 등 5대 부문은 여전히 국내 항공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18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회사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통해 내년 11월 '통합 대한항공'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2020년 11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발표한지 꼬박 6년 만의 일이다. 통합 대한항공은 단숨에 223대의 기단을 보유한 글로벌 10위권 항공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에어프랑스‑KLM그룹과 루프트한자그룹 등의 선례처럼 대형 항공사(FSC) 재편은 비용 절감과 기종 통일, 화물 사업 확대, 유지·보수·분해 후 조립(MRO) 사업 확장 등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기업 가치 재평가를 가능케 한다.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항공 산업의 특성상 노선 네트워크를 확장함으로써 △시장 점유율 확대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절감·국제 경쟁력 제고 △수익성·효율성·재무 구조 개선 △MRO 등 신 성장 동력 육성 △지속 가능한 항공유(SAF)와 같은 기후 변화 대응 △지상 조업 등 항공업계 생태계 차원의 경쟁력 확보 등이 경쟁력 제고의 핵심"이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인수·합병(M&A)은 필수불가결하다"고 진단했다. 현재 인구 1억명 이하 국가에서 FSC가 2개 이상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아랍 에미리트 연합(UAE) 뿐이다. 국내에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 회사로 합쳐지게 됨으로써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는 막을 내리게 됐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난립하고 있어 운항 준비 중인 경우까지 포함하면 총 12개사로, 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 11개사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때문에 좌석 공급 과잉에 따른 과당 경쟁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와 관련, 진에어를 중심으로 한 3사 통합 LCC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통합 진에어'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품는 만큼 단숨에 LCC 업계 1위로 올라서 제주항공·티웨이항공과 '1강 2중 체제'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사모펀드와 타 업종의 자금이 항공사 지분 매입에 몰리며 소유 구조 변동성도 커졌다. VIG 파트너스는 이스타항공을,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을, 소시어스는 에어인천 등을 인수해 국내 항공 운송 시장의 외형 성장도 기대된다. 또한 공정위와 국토부는 한진그룹 계열사들에 의한 시장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겠다며 40개 중복 노선의 운수권과 슬롯을 재분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당국의 조치가 지나친 가격 경쟁을 축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로의 유럽·미주 노선 이관과 대한항공의 신규 노선 개발을 통해 고객 선택지 확대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장거리 노선 시간대는 거의 중복되기 때문에 비효율이 발생해왔다"며 “남는 기재를 새로운 노선에 투입하면 인적·물적 자원 낭비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통합 이후 자체 정비 물량 증가가 예상돼 이에 대비한 기술·시설 등 제반 역량이 강화되고, 해외로 유출되는 물량을 국내에서 해결해 MRO 산업 발전과 신규 고용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전언이다. 아시아나항공 고객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갖는 마일리지 환산 문제는 외부 용역을 통해 다음달 말까지 결론이 도출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탑승 실적분은 1대 1로, 신용 카드 결제액수에 따라 쌓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는 대한항공의 3분의 2 수준으로 환산될 것으로 보고있다. 한편 디지털 전환·환경·안전 등 5개 분야에 대해서는 국내 항공사들과 공항공사들이 공히 장기적 안목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는 관측이 존재한다. 최 명예교수는 “데이터 기반의 수요 분석을 통한 운영 최적화와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인공 지능(AI)을 통한 스마트 물류 시스템으로 효율성·수익성·신뢰성·지속 가능성·안전·보안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탄소 중립이 화두인 만큼 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GS칼텍스·SK에너지 등 정유 4사는 2030년까지 6조원을 SAF 전용 시설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생산·구매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생산 설비 투자 보조금이나 세액 공제 등 정부 차원의 항공·정유업계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평이다. 안전은 항공운송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지난달 30일 국토부의 '항공 안전 혁신 방안'이 발표됐지만 현장 적용과 공정 문화(저스트 컬처) 정착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비 처벌을 전제로 한 보고 문화가 확립되지 않으면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글로벌 항공기 공급망 문제가 심각해지는 점도 과제다. 인증 지연이나 지정학적 관세 정책 탓에 신조기 납기 불확실성이 나날이 커져 각 항공사들은 대량 구매 등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취약한 지배 구조 역시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한진칼 지분을 18.46% 보유한 호반그룹은 단순 투자라고 공시했지만 꾸준히 확대할 뜻을 내비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다. 최 명예교수는 “창업자 가족이 오너십을 유지하며 전문 경영인과 협업하는 경영 방식이 한국 대기업의 전통"이라며 “가족 기업인 한진그룹의 성장 잠재력을 키우면서도 취약한 소유 지배 구조를 개선할 대책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SKT, 고객신뢰 위원회 출범…위원장에 안완기 前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SK텔레콤은 최근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로 불편과 불안을 겪은 고객의 신뢰 회복을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고객신뢰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SK텔레콤은 고객이 SKT에 요구하는 바를 구체화하고 변화의 방향을 자문할 수 있는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고객신뢰 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지난 16일 발족하고 첫 회의를 진행했다고 18일 밝혔다. 독립 기구인 위원회는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SKT가 마련한 고객 신뢰 향상 방안을 검증하는 것은 물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자문하는 활동을 하게 된다. 또 활동 내용과 경과를 외부와 투명하게 소통하는 역할도 한다. 위원장은 안완기 전 한국생산성본부 회장(현 한국공학대학 석좌교수)이 맡는다. 한국테크노파크진흥회 회장과 한국가스공사 부사장 등을 역임한 안완기 위원장은 국내 기업, 기관들의 소비자 만족 평가 컨설팅 및 교육 전문기관인 한국생산성본부 회장(2021~2024년)으로 재임했다. 동 기간 안 위원장은 고객의 개념을 소비자, 협력사, 직원으로까지 확대해 고객만족도 제고와 생산성 향상을 지원한 바 있다. 신종원 전 소비자분쟁조정위원장, 손정혜 법무법인 혜명 변호사는 위원으로 참여한다. 신 위원은 소비자 권익 보호와 집단 분쟁 해결에 정통한 전문가로, 실질적 제도 개선 논의에서 중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손 위원은 여성,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 지원과 인권 및 공익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분쟁 조정 및 중재 분야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도 합류한다. 김 위원은 트렌드 전문가이면서, 과거 소비자정책포럼 간사를 역임하며 소비자 보호와 정책 자문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바 있다. 김채연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전 고려대 다양성위원회 위원장)는 인지심리학 관점에서 개선안이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지 검증하고, 광범위한 사용자들의 요구가 다양성 측면에서 조율되도록 힘을 보탤 예정이다. 위원회는 5월 16일 위원장을 선임하고, 위원회의 역할, 운영 방식, 향후 일정 등을 논의했다. 회의에서 위원들은 위원회의 다양한 활동에 대한 사회적 신뢰와 이해도를 제고하고 고객에게 투명하게 알릴 수 있는 채널을 만들기로 했다. 앞으로 위원회는 매 격주로 개최되며, 수시 회의를 열어 신속한 실행이 필요한 조치들에 대해 자문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회사의 중장기 로드맵을 요구하고 위원회 검토를 거쳐 발표하기로 합의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시작했다. SKT는 기존 회사 내부 조직인 고객가치혁신실을 위원회 '간사 조직'으로 배치해 위원회의 원활한 운영을 돕고, 위원회가 자문한 조치들이 빠르게 실행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고객 신뢰 활동에 대한 고객·시장의 인식, 그에 따른 성과 측정 지표를 개발해 위원회에 제공해 고객 신뢰 활동의 효과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SKT는 지난 12일 회사 내에 '고객가치혁신TF'를 신설했다. 고객가치혁신TF는 고객 보호, 정보 보안 등의 영역에서 다양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중장기 고객가치 향상 방안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고객신뢰 위원회에서는 고객가치혁신TF에서 마련한 방안을 고객 관점에서 검증하고 개선 사항을 권고하는 활동을 지속하게 된다. SKT 관계자는 “고객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고객 여러분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시작하겠다"며 “이번 고객신뢰 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고객과 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고객가치 향상 방안이 실행될 수 있도록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장기적으로는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 삼아 회사가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주간 신차] 전기차와 럭셔리 SUV 등장…2025 아이오닉 5·코나 일렉트릭·그레칼레 네로 인피니토 출시

5월 셋째 주 현대자동차와 마세라티가 각각 전기차와 럭셔리 SUV의 신차를 선보이며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고객 선호도가 높은 편의 및 안전 사양을 기본 적용하고 가격 인상을 최소화해 상품성을 강화한 '2025 아이오닉 5'와 '2025 코나 일렉트릭'을 13일(화)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 현대차는 2025 아이오닉 5의 △엔트리 트림인 E-VALUE+에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 △익스클루시브 트림에 동승석 전동시트 △프레스티지 트림에 2열 열선시트를 기본 적용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한 △서라운드 뷰 모니터 △후측방 모니터 등 주차 편의를 위한 핵심 사양으로 구성된 '파킹 어시스트 Lite 패키지'를 신설하고 기존 최상위 트림인 프레스티지에서만 운영해온 N Line을 익스클루시브 트림까지 확대 적용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2025 코나 일렉트릭은 엔트리 트림인 E-VALUE+에 △후측방 충돌 경고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경고 등의 안전 사양을 기본 적용해 상품성을 한층 높였다. 또한 인조가죽 시트, 1열 열선/통풍시트 등이 포함된 '컴포트 초이스' 패키지를 엔트리 트림인 E-VALUE+에 운영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강화된 상품성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돌아온 2025 아이오닉 5와 2025 코나 일렉트릭을 많은 고객이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탈리안 럭셔리카 브랜드 마세라티가 한정판 그레칼레 스페셜 에디션 '네로 인피니토'를 출시했다. '네로 인피니토'는 이탈리아어로 '끝없는 흑색'을 의미한다. 마세라티는 절제된 품격과 대담한 존재감을 동시에 추구하는 안목 높은 고객을 위해 맞춤 제작 프로그램 '푸오리세리에'를 통해 스페셜 에디션 모델을 제작, 이름처럼 깊고 무한한 매력을 품은 블랙 컬러로 완성한 그레칼레 네로 인피니토를 선보였다. 외관은 인기 컬러인 '네로 템페스타'를 적용했다. 여기에 파노라마 선루프, 매트 블랙으로 마감한 21인치 페가소 휠 및 블랙 컬러의 브레이크 캘리퍼를 적용했다. 외관과 대비를 이루는 실내는 블랙 컬러를 중심으로 로쏘 컬러의 딥 레드 프리미엄 가죽을 포인트로 더해 정제된 세련미와 함께 마세라티 특유의 열정과 역동성을 완성했다. 또 푸오리세리에 스포츠 프리미엄 가죽 시트, 운전석 메모리 기능이 포함된 14-방향 전동 스포츠 시트 등을 갖췄다. 이외에도 앞좌석과 뒷좌석(외측) 열선 시트, 앞좌석 통풍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및 열선식 앞유리 워셔 노즐이 포함된 기후 패키지, 소너스 파베르 하이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 품목을 제공한다. 제품 사양은 2025년형 그레칼레 모데나 트림과 동일하다. 럭셔리 SUV답게 동급 최고의 실내 공간과 편안함을 제공함과 동시에 스포티함과 우아함 사이의 균형을 실현했다. 2.0L 4기통 터보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최고출력 330ps를 발휘한다. 10대 한정으로 출시된 그레칼레 네로 인피니토는 오는 6월 말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다카유키 기무라 마세라티 코리아 총괄은 “블랙은 디자인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색상으로, 이번 스페셜 에디션은 외관부터 실내까지 모든 디테일을 세심하게 마감해 세련미를 더했다"며 “그레칼레 네로 인피니토가 마세라티만의 감성과 디자인 철학을 사랑하는 한국 고객에게 특별한 영감을 선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삼성·애플 ‘관세 불확실성’ 제품 가격 인상 압박 커진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새로 출시하는 스마트폰 판매 가격을 인상할지 여부에 국내 소비자들이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관세 불확실성'에 미국 판매가를 올리는 게 불가피해 보이는데 '균일가 정책'에 따라 한국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양사 모두 가격은 올리더라도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등 고객 이탈 최소화를 위한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7월9일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 Z플립·폴드7을 공개할 예정이다. 뉴욕에서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2022년 8월 이후 3년여만이다. 미국 시장을 정조준하며 삼성전자가 꺼낸 카드는 '상품성'이다. 복수의 글로벌 IT매체들은 이 회사가 갤럭시 Z플립·폴드7를 준비하며 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부 커버 디스플레이 화면이 커지고 힌지 내구성 향상으로 내부 주름도 거의 보이지 않도록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프로세서, 배터리, 카메라 모두 갤럭시 S시리즈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유통망이다. 스마트폰의 절반 이상을 만드는 베트남이 '관세 리스크'에 노출됐다. 미국은 앞서 각국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베트남에 최고 수준인 46%를 부과했다. 협상 기간 동안 유예받긴 했지만 기본관세 10%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관세, 제조원가, 환율 등 다양한 환경을 반영해 제품 가격을 예년보다 더 많이 올릴 것으로 본다. 애플이 9월 출시하는 아이폰17 시리즈 판매가를 인상하는 것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신제품 디자인을 변경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대신 가격 인상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폰 가격은 달러 기준으로 2022년 이후 3년여간 동결돼왔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만든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전쟁' 휴전에 접어들며 협상을 벌이고 있긴 하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11일 중국에서 수입되는 아이폰을 상호관세 제외 품목으로 지정했다. 다만 '펜타닐 관세' 20%는 여전히 적용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갤럭시와 아이폰 미국 판매 가격이 오르면 한국 소비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라인업 다양화 등 정책을 통해 가격 인상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언팩 일정과 맞물려 보급형 폴더블폰인 '갤럭시 Z플립 FE'를 선보일 계획이다. 플래그십 모델 대비 합리적인 프로세서 등을 넣어 가격 경쟁력을 높인 모델이다. 갤럭시S24에 탑재된 엑시노스 2400 칩셋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해진다. 가격은 256GB 모델 기준 1000달러(약 140만원) 미만 수준에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신제품 출시 일정까지 조절하며 고객 선택지를 대폭 늘릴 방침이다. 이 회사는 매년 9월 아이폰과 프로·프로맥스 신제품을 동시에 공개해왔다. 앞으로는 일정을 두 차례로 나눠 일부 모델을 이듬해 초 출시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갤럭시 S25 엣지와 승부를 펼치는 슬림 모델과 갤럭시 Z시리즈와 경쟁하는 첫 폴더블폰을 조만간 선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SKT 기약 없는 신규가입 모집…KT·LG U+ ‘빈틈’ 파고든다

SK텔레콤이 가입자식별모듈(유심·USIM) 해킹 사고로 신규 가입을 잠정 중단한 가운데,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가 공세적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서며 통신시장 점유율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 유심 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행정지도를 받고, 이달 5일부터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신규가입 및 번호이동 접수를 중단한 상태다. 현재는 기존 고객의 유심 교체에 전 물량을 투입 중이며, 신규 가입 재개 시점은 유심 수급 정상화와 정부와의 협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유심 물량이 일반 소비자에게 원활히 공급될 수준에 이르러야 신규 가입 재개가 가능하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5일 기준 유심 교체를 예약하고도 대기 중인 인원은 약 692만명에 달하며, 교체 완료자(187만명) 대비 약 4배 가까운 수치다. SK텔레콤은 이달 중순 이후 공급망이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당분간 신규 영업 공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은 KT와 LG유플러스에게는 가입자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 S25 엣지' 사전예약이 오는 20일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양사는 파격적인 마케팅과 멤버십 혜택을 앞세워 가입자 확보전에 돌입했다. 갤럭시 S25 엣지는 기존 갤럭시 S 시리즈 중 가장 얇은 두께(5.8mm)를 자랑하는 모델로, 슬림한 디자인을 앞세워 흥행이 예상되는 제품이다. KT는 사전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256GB 구매 시 512GB 업그레이드' 혜택을 제공하고, 구글 원 AI 프리미엄 6개월, 윌라 오디오북 3개월, 디지털 매거진 '모아진' 3개월 무제한 구독 등을 묶은 콘텐츠 패키지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유플러스닷컴' 접속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최대 20만원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아울러 양사는 외식·테마파크 할인 등 멤버십 혜택도 강화 중이다. 체험형 AI존, 참여형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선호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도 병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LG유플러스는 최근 자사 전용 스마트폰인 '갤럭시 버디4'를 출시했다. 출고가 39만9300원의 이 제품은 LG유플러스 요금제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는 통신사 전용 모델로, 가격 민감형 소비자를 타깃으로 가입자 저변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이로 인해 통신 시장의 판도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SK텔레콤의 휴대폰 가입자 수는 2272만9085명으로 전체의 40.3%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KT는 23.3%, LG유플러스는 19.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10년 넘게 40%대 점유율을 유지해왔지만, 이번 해킹 사고로 인한 신뢰도 저하와 신규 가입 중단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1위 고착 구도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해킹 사고 공지가 나온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약 3주간, SK텔레콤에서 KT·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한 인원은 33만7768명에 달한다. 경쟁사들이 이탈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 지각변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선 통신은 각 통신사 수익의 핵심 축"이라며 “SK텔레콤과 20%p 이상 격차가 나는 KT·LG유플러스 입장에선 이번 상황이 단순한 마케팅 기회가 아닌 실질적 반등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여부를 오는 6월 말까지 결정할 방침이다. 민관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와 법률 검토를 바탕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법조계는 이번 사고가 통신 서비스 자체 중단은 아니기 때문에 약관상 위약금 면제 조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하지만 국회 입법조사처는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은 바 있어, 최종 결론에 따라 시장에 미칠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위약금 면제가 결정될 경우 기존 SK텔레콤 가입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KT·LG유플러스의 가입자 유치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스트리밍·AI에 소셜플레이션까지?…늘어나는 구독에 허리 휜다

구독경제 모델이 소비시장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생활물가가 전반적으로 인상한 가운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콘텐츠에 이어 인공지능(AI), 독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디지털 서비스 영역이 유료화 대열에 합류하면서다. 16일 구독 번들링·결제 전문업체 방고(Bango)의 '구독 전쟁 2024'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소비자는 평균 3.4개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며 매월 약 4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단위로 환산하면 약 50만원을 디지털 소비에 지출한 셈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광고요금제 가격을 월 5500원에서 7000원으로 약 27%가량 인상했다. 베이식 상품은 월 95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26.3% 올렸다. 국내에서 이들 상품의 가격을 인상한 건 출시 이후 처음이다. 디즈니+, 유튜브 프리미엄, 티빙, 웨이브 등 다른 기업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의 요금제 가격을 살펴보면 대체로 9900원에서 1만7000원 사이로 형성됐다. 고가 요금제를 선택할 수록 화질 향상 및 계정 공유 인원·혜택 등이 늘어나는 구조지만, 광고요금제(월 5500원)를 제외하곤 낮은 가격은 아니라는 평가다. 업무 영역에서의 이용 빈도가 늘고 있는 AI 서비스도 유료 구독 비즈니스 모델(BM)을 채택하고 있다. KB국민카드가 최근 10개 구독서비스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생성형 AI 서비스의 이용 건수가 2023년 대비 299% 급증해 가장 높은 성장율을 기록했다. 챗GPT의 유료 서비스인 '챗GPT 플러스'는 월 2만9000원으로, 무료 모델 대비 답변 정확도와 이미지·영상 생성 한도가 늘어난다. '제미나이 어드밴스드'는 같은 가격에 딥리서치를 활용한 보고서 작성, 최대 1500장 이상의 자료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퍼플렉시티 프로의 1년 구독료는 약 29만원인데, 무료 버전보다 더 좋은 생성형 AI 모델을 적용해 답변 추론 과정을 보여주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SNS도 유료 구독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면서 이른바 '소셜플레이션'까지 더해질 전망이다. 블루스카이는 최근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블루스카이 플러스' 출시 계획을 밝혔다. 고품질 동영상 업로드, 색상·아바타 프레임과 같은 프로필 사용자 지정 등 기능이 포함돼 있다. 하이퍼커넥트의 글로벌 영상 채팅 플랫폼 아자르도 최근 플러스·프리미엄·수프림 등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매칭 상대의 성별이나 국가를 선택하는 필터링 서비스, 매칭 중 만난 상대와 깊은 대화를 나누기 위한 비디오 콜 추가로 걸기 등 기능이 있다. 물론 가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지는 않다.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의 경우, 네이버 멤버십 제휴 상품이나 통신사 결합상품은 인상 대열에 오르지 않아 이들을 적절히 활용하면 가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일례로 네이버 멤버십에 가입하면 넷플릭스 서비스를 월 4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통신업계가 OTT와의 구독 결합 상품을 늘리는 추세라면, 카드업계는 AI 구독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첫 정기구독 결제 시 사이버 머니를 적립해 주거나 네이버페이 쿠폰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일례로 하나카드는 해외 AI 플랫폼을 구독 결제하면 5달러를 지급하며, BC카드는 이달 말까지 퍼플렉시티 프로 1년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문제는 여러 개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운데 추가 결제가 불가피한 상품이 늘어간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5.9%는 하나 이상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OTT 이용률이 90.1%로 가장 높았다. 쇼핑멤버십(83.8%), 음악스트리밍(73.4%)이 뒤를 이었다. 월 2만9000원대 AI 서비스 1개에 유튜브 프리미엄(월 1만4900원), 넷플릭스 광고요금제(5500원)를 모두 구독한다고 가정하면 월 최소 5만원가량이 구독 비용으로 지출되는 셈이다. AI 서비스 구독을 추가하거나, 독서 플랫폼 등 구독 영역이 늘어나면 요금도 동반상승하는 구조다. 결합상품의 경우, 구독권 원가가 상승하면 함께 인상되는 구조로 향후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각에선 구독 서비스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전문가들은 소비자 스스로 소비 패턴과 사용 빈도 등을 분석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권한다. 자신의 업무 특성에 부합한 AI 서비스나 장기 구독 요인이 충분한 OTT 서비스 등 자신의 생활 패턴과 잘 맞는 서비스 중 핵심 상품 위주로 구독 체계를 갖추라는 취지다. 한편 공정위는 다음달까지 OTT·독서·AI 등 구독서비스 분야 사업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시행할 방침이다. △사업 일반현황 △고객센터 운영 현황 △계약 체결·갱신 시 정보제공 현황 △청약철회·일반해지·중도해지 정책 현황 등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반도체 매출지도, 삼성은 ‘세계’로 SK는 ‘미국’으로 그린다

국내 반도체 양대 기업의 매출 분포를 놓고 시장의 해석이 갈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란히 글로벌 공급 회복과 메모리 반등의 수혜를 입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매출을 견인한 지역과 전략은 사뭇 달랐다. 삼성전자는 지역별 매출을 고르게 분산시키며 안정감을 보여준 반면, SK하이닉스는 미국향 수출 급증에 의존하는 구조를 드러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삼성전자의 총 매출은 79조1405억원, SK하이닉스는 17조6391억원을 기록했다. 숫자로만 보면 삼성전자가 압도적이지만, 더 주목할 대목은 매출의 '출처'다. 삼성전자의 지역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미국 22.3%, 중국 16.3%, 유럽 10.4%, 아시아 및 기타 13.6%, 국내 11.0%로 비교적 균형 있게 분포돼 있다. 각 지역이 전체 매출의 10~20%를 고르게 차지하며 지정학적 리스크나 단일 시장 충격에도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미국 비중이 무려 72.5%에 달한다. 전체 매출의 4분의 3이 한 국가에서 발생한 셈이다. 그 외 지역은 중국 15.3%, 아시아(중국 제외) 7.1%, 유럽 2.5%, 국내는 2.5%로 매우 제한적이다. 수치상으로 '미국 의존도'가 매우 높은 수출 특화형 반도체 기업의 전형이다. 양사의 지역별 매출 추이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미국 매출 비중이 상승한 배경에는 AI 서버 수요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의 확대가 자리잡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NVIDIA, AMD, Google 등)을 고객으로 둔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대폭 확대하며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실제로 전 분기 대비 미국향 매출은 배 가까이 급증했고, 전체 비중 역시 50.8%에서 72.5%로 21.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1분기 실적 반등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중국은 양사 모두 부진을 겪었다. 삼성전자는 중국 비중이 전기 31.1%에서 23.3%, 이번 분기엔 16.3%까지 떨어졌고, SK하이닉스 역시 32.9%에서 15.3%로 반토막 났다. 미중 기술 갈등, 현지 수요 위축, 수출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다만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낮아 타격이 제한적이었던 반면, 하이닉스는 중국 매출 급감에 따른 공백이 컸다. 유럽 시장 역시 양사의 전략 차이를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유럽에서 약 10% 수준의 안정적인 매출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가전, 스마트폰, TV 등 세트 제품을 중심으로 유럽 내 브랜드 영향력과 공급망을 기반으로 한 구조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유럽 매출 비중은 2.5%에 그쳐 사실상 미개척 시장에 가깝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북미·중국·유럽·아시아 전역에 걸쳐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놓은 반면, SK하이닉스는 여전히 고객 집중형 수출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결국 양사의 매출 지도는 각각의 전략적 성격을 반영한다. 삼성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글로벌 생산기지 및 유통망, 전자제품·부품·전장 등 사업군의 다양성이 시너지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급격한 시장 변화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단일 제품군 중심의 구조이지만, 특정 고부가 시장에서의 지배력 확대를 통해 한계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이번 미국향 매출 확대는 단기 실적 반등의 동력이 되었지만, 지속성 측면에서는 시장과 고객의 편중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AI, 서버, 자율주행 등 차세대 기술 수요가 반도체 산업의 성장 엔진으로 자리잡으면서 양사 모두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HBM3, DDR5 등 고성능 메모리에서 업계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으며, 삼성전자 역시 비메모리와 파운드리 부문을 중심으로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구조적 안정성을 어떻게 수익성으로 전환할지, SK하이닉스는 급성장 속에서 시장과 고객 다변화를 어떻게 이룰지가 관건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서버용 HBM 수요가 이어지면서 SK하이닉스의 미국 집중도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이라며 “반면 삼성은 파운드리 수주 확대만 가능하다면 통해 북미·아시아 매출 균형을 더욱 공고히 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HD한국조선해양, 암모니아 누출 가스 100% 제거·처리수 재활용 기술 ‘하이클리어스’ 실증 착수

HD한국조선해양이 암모니아 누출 가스를 제거하고 처리수를 전량 재활용 할 수 있는 기술 실증에 착수하며 암모니아 추진선 상용화에 본격 나섰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전북 군산 소재 한국선급 그린쉽 기자재 인증 센터에서 HMM과 한국선급(KR), 한국해양대학교와 암모니아 처리 통합 기술 실증을 위한 공동 개발 협약식(JDP)을 가졌다고 16일 밝혔다. 암모니아 추진선은 무탄소 친환경 선박으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암모니아는 독성이 강해 누출 시 선원의 안전은 물론 해양 생태계에도 피해를 줄 수 있어, 이를 안전하고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HD한국조선해양이 이번 실증에 나선 '하이클리어스(Hi-CLEARS, Hyundai integrated Clean Liquid basEd Ammonia Release mitigation system with SCR)'는 운항 중 누출될 수 있는 암모니아 가스를 회수하고, 그 과정에서 생성된 처리수를 배기 가스 정화에 재활용함으로써 선박 내에서 유해 물질을 100% 처리하는 친환경 순환 기술이다. 하이클리어스는 경제성과 안전성, 친환경성 측면 모두에서 암모니아 추진선의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물을 활용한 암모니아 처리장치(ARMS, Ammonia Release Mitigation System)를 통해 공기 중에 기화된 암모니아를 신속하게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때 사용된 처리수를 다시 선택적 촉매환원장치(SCR, Selective Catalytic Reduction)로 보내 엔진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을 저감하는 데 재활용하는 선순환적 방식이다. 이번 실증은 HD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고압 직분사 방식의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과 연계해 진행되며, 실제 운항 환경에서 하이클리어스 솔루션의 적용 가능성과 성능을 함께 검증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국선급(KR)과 공동 연구를 통해 관련 선급 규정 개발도 병행할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1년부터 암모니아 추진선의 안전기술 개발을 이어왔으며, 연구개발(R&D)에도 집중 투자해 축적된 핵심기술을 특허로 보호 중이다. 지난해에는 '하이클리어스'의 기본 성능 검증을 완료한 바 있다. 박상민 HD한국조선해양 그린에너지연구랩 부문장은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암모니아 추진선에서 '하이클리어스'는 안전성과 환경 규제 대응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핵심 솔루션으로, 글로벌 수주 경쟁력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6월 '포시도니아 2024'에서 암모니아 연료전지 기반 무탄소 전기추진시스템과 발전용 엔진 대체 기술을 적용한 암모니아 추진선에 대해 영국 로이드선급(LR)과 미국선급(ABS)로부터 기본 인증(AIP)을 획득한 바 있다. 또한 HD현대미포는 세계 최초로 중형 암모니아 추진선을 수주해, 지난해 12월 건조에 착수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내년까지 주파수 재할당…예측 불가능성이 변수

통신 3사의 3·4세대 이동통신(3G·LTE) 주파수 재할당이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가운데 대가산정 기준의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재량에 따라 매번 산식이 다르게 책정돼 예측 불확실성이 커 투자 여력이 부족해질 수 있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다음달 중 3·4세대 이동통신(3G·LTE) 주파수 대역 총 370메가헤르츠(㎒)에 대한 재할당 혹은 회수 여부를 결정한다. 재할당은 주파수 이용권을 다시 부여하는 절차다. 정부가 주파수 할당 대가를 산정하면, 통신 3사가 그에 준하는 비용을 부담하고 일정 기간 동안 해당 주파수 대역을 이용하는 구조다. LTE 95㎒폭은 내년 6월, 3G 20㎒폭·LTE 255㎒폭 등 275㎒은 12월 이용 기간이 만료된다. 재할당대가는 연말 확정할 예정이다. 대가산정 기준·방식을 놓고 정부·업계 간 기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예측 가능한 산정방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행법상 과거 경매가를 기준으로 예상 매출액·수요·경제적 가치를 고려해 산정하는 '벤치마크' 방식을 적용 중인데, 추정치에 의존하고 있어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가치에 대한 산정방식이 일관적이지 않고, 세부 방식은 비공개라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다. 과거 주파수 재할당 사례를 살펴보면, 2011년엔 법정산식(주파수 예상·실제매출 3%)만으로 대가를 산정했지만 2016년엔 과거 경매가를 더해 평균값을 냈다. 2021년엔 과거 경매가에 5G 기지국 구축 투자량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할인가를 적용했다. 결론적으로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매번 산정 기준이 달라지는 탓에 변동폭이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통신사 입장에선 불확실성이 높아져 신기술·보안 등에 대한 장기 투자 계획을 수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권오상 디지털미래연구소장은 최근 진행된 한국전파정책학회 정책토론회에서 “최근 SKT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정보 해킹 사고로 보안 투자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재할당대가를 예측할 수 없는 구조다 보니 보안 등 다른 사업 투자 계획을 세우는 데 영향이 가는 상황"이라며 “절차·기준의 명확성을 확보해 예측가능한 대가산정 기준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곽정호 호서대 교수도 “재할당 때마다 산정 기준 차이가 있고 세부 내용은 비공개여서 갈등이 반복되는 상황"이라며 “전파법 시행령 별표 산식에 적용되는 예상 매출액도 불확실성이 존재해 실제 매출액을 반영한 산식 기반으로 명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해외 주요 국가의 경우 별도의 재할당대가를 부과하지 않거나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대가를 산정하고 있어 이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은 최초 면허 할당 이후 일정 수준 이상 서비스를 제공했을 경우 별도 대가 없이 주파수를 재할당한다. 일본의 경우 64개 국가의 주파수 경매 데이터를 수집한 후, 주파수 대역의 특성을 분석해 국가 경제 상황에 맞춰 보정한다. 이 때 할당(면허) 기간과 공동 사용 여부, 경제 규모(GDP) 등이 대가산정 기준에 포함된다. 법적 명확성과 유연성 간 균형을 맞추는 작업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명확한 기준은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만, 기술 발전·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 비용 등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정책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실제 2021년 주파수 재할당 당시 상용화 초기였던 5G 사용 빈도가 낮다는 측면을 고려해 비용을 일부 줄인 바 있다. 박소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재할당과 초기 할당 사이의 중간지점을 찾는 게 중요한데, 향후 입법적 보완을 통해 산정 기준의 명확성을 어느 정도 확보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개정 법령을 신규 할당 주파수부터 적용할지, 기존 입찰한 주파수의 경우 일정 기간 경과를 주며 유연하게 적용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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