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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드라이브’ 삼성중공업, 작년 영업익 5027억원…내년엔 ‘2배’

삼성중공업이 액화 천연 가스(LNG) 운반선과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확대, 선박 임대·연료 공급 사업을 추가하는 등 수익 모델을 다변화한 결과 작년 502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에는 셔틀 탱커·LNG선·해상 부유식 액화 설비(FLNG) 수주를 통해 98억달러 수주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매년 매출과 영업이익도 지속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9조9030억원, 영업이익은 5027억원을 기록했다. 젼년 대비 매출은 23.6%, 영업이익은 115.4% 증가했다. 1555억원 당기순손실을 봤던 2023년과는 달리 작년에는 538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액화 천연 가스(LNG) 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중심의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확대가 이끌어냈다. 또한 작년 3월 사업 목적에 선박 임대업과 선박 연료 공급을 신규 추가하며 수익 모델을 다변화했다. 이를 통해 LNG선 장기 운항 계약 증가에 대응할 수 있고, 기존 조선소 기반 'LNG 벙커링' 시장 진출 가능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투자 집행을 통한 자산 취득으로 임대 계약이 성사되면 이에 따른 일정 수준의 수익이 발생할 것이고, 한국형 화물창 개발 등 연구·개발(R&D) 성과 실선 도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LNG 운반선·추진선 수주 확대에 따라 건조 중인 선박에 시운전용 연료를 공급하고, 이후 잔여 LNG를 저장할 수 있는 다목적 시운전 지원선을 운용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조선소 운영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 효과도 삼성중공업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사용권 자산 역시 대폭 늘어났다. 1744억원에서 2592억원으로 48.6% 가량 늘었다. 이와 동시에 계약 변경과 리스 해지 등으로 감소한 사용권 자산은 75억원으로 전년 대비 40.99% 줄었다. 유형 자산에 대한 감가상각도 7.07% 늘어난 185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삼성중공업의 올해 LNG선 사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행정부의 출범에 따라 추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 자유 무역 협정(FTA) 체결 국가에 대한 수출 승인이 재개됨에 따라 신규 최종 투자 결정(FID)가 증가해 발주 물량의 선가가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환경에 관한 국제 규정 시행에 따라 선박 해체도 증가하고 있어 노후선 교체 발주 수요도 신 조선 발주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 외에도 올해에는 FLNG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전망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상반기 셔틀 탱커·하반기 LNG선·FLNG 수주로 연간 수주 목표인 98억달러를 달성할 것"이라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아이스클래스 셔틀 탱커도 인도 경험을 보유해 수주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삼성중공업이 연내 FLNG 2기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며 올 1분기 매출은 2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136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1%, 75.8%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 금융 정보 업체 에프엔 가이드는 삼성중공업의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25년 10조9235억원·7406억원 △2026년 12조3399억원·1조954억원 △2027년 12조9185억원·1조3345억원으로 해마다 늘어날 것이라는 추산치를 내놨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카카오 노조 “다음 분사는 사실상 매각 수순” 주장…단식농성 돌입

카카오가 최근 포털 다음(DAUM) 분사 계획을 공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용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체적인 방향은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권고사직과 매각을 염두한 결정이란 것이다. 카카오 노동조합인 전국화섬식품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19일 오전 경기 성남시 판교IT밸리에 위치한 카카오 아지트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콘텐츠 사내독립기업(CIC) 분사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와 함께 오는 26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 전까지 임금및단체협상(임단협) 교섭에 진전이 없을 경우 일괄 결렬을 선언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13일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콘텐츠CIC 직원들에게 분사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합병한 지 11년 만이다. 사측은 공시를 통해 “그룹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다음의 경쟁력 강화와 신속하고 독자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는 분사 계획에 대해서만 공유된 단계로,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향후 매각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가 현재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을 제외한 비핵심 사업 부문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카카오의 계열사는 144개에서 122개로 줄었다. 그동안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독립 법인으로 분사한 후 지분 매각을 추진했던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도 다음 매각설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2017년 분사한 카카오모빌리티와 2019년 분사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대표적이다. 이 중 카카오엔터프의 경우, 2019년 설립 이후 한 번도 영업이익을 기록하지 못하며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이 사이 수 차례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임직원 수가 1200명에서 500명으로 줄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무분별한 사업 확장 부담과 피해가 직원들의 몫으로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근본 해법은 제시하지 않은 채 분사·매각의 형태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치문 카카오엔터프 노동조합원은 “본사에서 제공하는 복지가 분사 이후엔 쟁취 대상이 됐고, 임금 인상·성과급 또한 본사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며 “3년 내 최고 대우를 해주겠다던 약속과는 달리 회사 상황은 더 어려워졌고, 일부 리더들은 본사로 돌아갔지만 직원들은 구조조정이나 희망퇴직을 택해야 했다"고 말했다. 특히 분사가 추진될 경우, 적지 않은 직원들이 고용불안에 직면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다음 서비스 관련 인력은 300명이 넘고, 유관업무 담당자와 계열 법인 내 직접 관련 대상자를 포함하면 최소 800명 이상이다. 간접적인 업무 관련 담당자들을 포함하면 약 1000명 정도인데, 콘텐츠CIC 소속 직원들을 제외하면 선택권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들이 주로 근무하는 제주 지역에서의 사업 철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서승욱 지회장은 “경영진이 콘텐츠CIC 분사를 발표하며 지분 매각도 감안하고 있다고 밝혔기에 이번 결정은 사실상 매각과 다를 바 없다"며 “회사는 대부분 계열사의 분사와 매각을 사모펀드를 통해 진행했다. 그렇기에 어떤 방식으로도 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단협 교착상태에 대한 규탄도 이어졌다. 현재 11개 법인에서 임금교섭을 진행 중인 가운데 사측이 성과급 교섭을 거부하면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성과급 규모조차 공개하지 않고, 정보공개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지급키도 했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지난해 200여명 가까이 희망퇴직을 단행한 카카오VX의 경우 최근 또 추가적인 권고사직과 전 직원 연봉 동결을 통보했다고도 밝혔다. 올해 연봉 동결을 제시한 건 공동체 중 최초인데, 이후 추가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카카오가 판교IT밸리에서 가장 먼저 교섭이 체결되는 기업이었음을 감안하면, 정신아 대표 취임 이후 노사 협상 기조가 바뀐 것으로 노조는 보고 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임단협 과정에서도 진통을 겪었다. 임금협상에 대한 노사 입장차가 조율되지 않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지만, 지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며 노사갈등이 장기화됐다. 지난해 11월 주1회 재택근무 등 내용이 담긴 잠정 합의안이 통과되며 일단락됐다. 카카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2023년 1억100만원에서 2024년 1억200만원으로 100만원 인상됐다. 임원 보수액이 20~30억원대를 상회하는 반면, 직원들의 평균 보수액은 소폭 상승에 그친 모습이다. 서 지회장은 “지난해 포털업계 보수 1위는 홍은택 카카오 전 대표로 30억원이 넘는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전 대표는 상반기에만 22억원을 수령했다"며 “경영진은 '회사의 위기'를 교섭 장기화의 이유로 말하지만, 그 위기가 모두의 위기인지는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정기 주총 전까지 내부 농성을 진행한 후, 사측으로부터 답변이 없을 경우 9개 법인의 임단협을 일괄 결렬, 대규모 단체행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서 지회장은 사옥 3층에 천막을 설치하고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 측은 “콘텐츠CIC 분사는 이제 막 준비를 시작한 단계로, 분사 법인으로의 이동에 대한 선택권은 각 크루에게 있다"며 “개별 크루의 의사를 존중할 것이며, 앞으로도 크루유니언을 포함한 임직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최선의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현대차, 투자 기업가치 27조원 돌파…로보틱스·자율주행·AAM 집중투자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미래항공 모빌리티(AAM) 관련 투자와 연구·개발(R&D) 담당 계열사에 1조원이 넘는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현대자동차가 지분을 보유한 종속기업과 공동·관계기업의 가치가 27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차의 종속기업과 공동·관계기업의 장부금액은 각각 12조1980억원과 15조5140억원으로 합계 27조71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3년 말 26조116억원 대비 6.54% 늘어난 규모다. 장부금액은 기업이 자산·부채·자본 등을 취득한 시점을 기준으로 감가상각 및 대손충당금, 손상차손 등을 반영해 조정한 회계상 가치를 의미한다. 통상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금이 늘어나거나 이익잉여금이 적립되거나 자산 재평가 등을 거칠 때 장부금액이 변동하게 된다. 특히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투자와 R&D를 담당하는 계열사의 기업 가치가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우선 HMG글로벌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말 2조3205억원으로 2023년 말 1조4978억원에서 1년 만에 54.93%(8227억원) 급증했다. HMG글로벌은 미국 신사업 투자·관리 지주회사로 산하에 현대차그룹 자회사이자 미국 로보틱스 공학 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을 산하에 거느리고 있다. 같은 기간 모셔널도 1조2944억원에서 1조9551억원으로 기업가치가 51.04%(6607억원) 급증했다. 모셔널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자율주행 업체 앱티브(Aptiv)와 지난 2020년 합작 설립한 기업이다. 최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무인 로보택시 사업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기업가치 상승폭으로는 슈퍼널이 눈에 띈다. 슈퍼널의 기업가치는 5207억원에서 8377억원으로 60.88%(3170억원) 급증했다. 수퍼널은 지난 2021년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설립한 AAM 기업이다. 이 같은 기업가치 급등은 현대차가 해당 계열사에 지난해만 1조원이 넘는 유상증자를 단행한 결과다. 지난해 현대차는 HMG글로벌과 슈퍼널에 각각 8227억원과 3170억원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했다. 모셔널에도 3416억원의 증자를 진행했으며, 공동투자한 앱티브로부터 3191억원 규모의 지분을 취득했다. 이들 3개 계열사에 대한 유상증자만 1조4813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현대차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이끌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10월 정의선 회장이 취임한 이후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를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단순한 자동차 제조업에서 벗어나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솔루션 전반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이후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이끌기 위해서 '테스트베드'로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도 운영하고 있다. HMGICS는 지난해 11월 축구장 13개(약 9만㎡) 크기의 대규모 시설로 완공됐다. 현재 전기차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을 비롯해 자율주행 로보택시 등을 생산하고 있다. HMGICS에서 개발 실증을 마친 미래 모빌리티 관련 기술들은 현대차그룹 생산 거점에 적용될 예정이다. 정 회장은 HMGICS 완공 당시 타운홀 미팅을 열고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할 오픈 이노베이션 허브인 HMGICS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이끌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기술을 지속적으로 탐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에 영향을 받아 현대차가 미래 모빌리티 투자와 R&D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들 계열사가 향후 사업 수익을 올린다면 현대차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승승장구하는 BYD…테슬라, 트럼프만 바라볼 수 없다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던 테슬라가 최근 판매량 감소와 성장 둔화를 겪으며 전환점을 맞이했다. 최근엔 일론 머스크 CEO에 대한 여론 악화, 경쟁 업체 BYD의 상승세 등 악재가 겹치며 주가도 연일 하락하고 있다. 이에 테슬라는 보급형 모델 출시, 소프트웨어 개발 고도화, 생산 효율성 개선에 주력하며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19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 테슬라는 주력 모델인 모델 3와 모델 Y의 판매량이 감소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9만1000대를 판매했다. 특히 유럽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45.9%, 북미에서는 2.1% 감소하며 주요 시장에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판매량이 감소하니 테슬라의 주가도 폭락하고 있다. 지난 18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4.24% 하락한 227.92달러에 거래됐다. 전날에도 4.79%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모델 판매 감소뿐만 아니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활동에 반발한 일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부상으로 인한 테슬라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와 달리 중국 기업들은 상승세를 보였다. BYD는 25만8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37.9%의 성장률과 함께 1위를 기록했다. BYD는 올해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수성을 목표로 약 600만대의 판매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특히 BYD는 지난 17일 5분 충전으로 400㎞를 주행할 수 있는 '슈퍼 e-플랫폼'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판매량에 더불어 기술력까지 앞서나가고 있는 것이다. BYD에 따르면 세계 최초로 양산 승용차에 1000V 고전압과 1000kW 충전 전력을 제공하는 새 배터리·충전시스템은 15분 충전으로 주행거리 275㎞를 제공하는 테슬라 슈퍼차저보다 충전 속도가 훨씬 더 빠르고 긴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BYD는 슈퍼 e-플랫폼이 적용된 차량을 내달부터 판매할 예정이며 중국 전역에 초급속 충전소 4천개 이상을 설치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BYD는 유럽, 동남아 주요 거점에서 현지 생산을 확대해, 각국의 관세 및 보조금 정책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BYD는 유럽과 동남아 시장서는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술력을 내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러한 전략은 단순한 판매 확대를 넘어 전기차 생태계 전반에서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2위를 기록한 지리 그룹은 전년 동기 대비 58.5% 증가한 15만2000대를 판매하며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최근 스타위시 모델이 좋은 반응을 얻은데 이어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 하이브리드 전용 브랜드 갤럭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링크앤코 등 다양한 브랜드를 운영하며, 폭넓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있다. 반면, 테슬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과 신모델 부재로 인해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다. 주력 모델인 모델 3와 모델 Y의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테슬라는 2025년 상반기 보급형 전기차 '모델Q'를 출시해 시장 점유율 회복을 노리고 있지만, 이미 경쟁 업체들이 저가형 전기차를 적극적으로 공급하고 있어 시장 반응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테슬라는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 및 새로운 수익 모델 모색에 집중하고 있다. 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 개발을 고도화하고 구독형 서비스 확대를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을 시도 중이다. 특히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호의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 분야의 전망은 밝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어 테슬라는 텍사스 기가팩토리의 생산 효율성 개선과 멕시코 공장 신설을 통해 원가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SNE리서치는 “전기차 제조사들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역별 규제, 보조금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라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반 수익 모델 확대 등 단순한 차량 판매를 넘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기술 투자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마라톤 같은 AAM 산업, 장기 전략·계획 수립 필요”

AAM(Advanced Air Mobility) 산업의 장기적 전략과 안전성 확보의 중요성을 논의하는 장이 열렸다. 이대성 전 항공안전기술원(KIAST) 원장은 고위험 산업군으로 분류되는 AAM이 투자 회수까지 상당한 시간을 요하는 만큼 정부와 민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19일 한국우주항공산업진흥협회(KAIA)는 이날 오전 7시 30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소재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서울외신기자클럽홈에서 제10회 우주항공 리더 조찬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현장에서 이 전 원장은 “AAM 산업은 단거리 질주가 아니라 장기적인 마라톤과 같다"며 “국내 AAM 시장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전략과 명확한 로드맵 수립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AAM 시장은 오는 2050년까지 최대 9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AAM 산업의 특성상 개발에서 상용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투자 회수 시점은 2030년 이후로 예상된다. 현재 AAM 업계는 스타트업 중심으로 2025~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며, 보잉과 에어버스 등 대형 항공기 제조사들은 2028~2030년을 목표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AAM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전성이 확보돼야 하고, 기본적으로 항공기 개발이 전제돼야 가능한 사업이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고위험 사업군이라는 전언이다. 투자 회수 시점도 길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는 “AAM의 핵심 요소는 △인증 △설계 △운영 규정 △서비스 제공자로 나뉘며, 특히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안전성과 경제성의 최적화가 필수적"이라며 “현재 미국과 중국은 공격적으로 시장을 선점하려 하고 있으며, 유럽은 기술 개발과 자금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주요 항공 당국이 AAM에 대한 공통적 정의와 분류 체계를 확립하지 못한 상태"라며 “각국의 법 체계와 산업 여건에 따라 개별적으로 제도를 도입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AAM을 '파워드 리프트(Powered Lift)'로 분류하며 인증 적용 기준을 마련했다. AAM 운항은 도심 환경 정책과 여건에 따라 제한이 불가피하며, 별도의 소음 규제 마련이 필수적이다. 때문에 AAM이 대중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초기 상용화를 위한 조종사·운영 자격 체계를 조기에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평가다. 이 전 원장은 “AAM 산업은 단순한 모빌리티 혁신을 넘어, 한국 항공 산업이 민수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회"라며 “그러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산업 성장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에 입각한 기술과 부품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설파했다. 한국이 글로벌 AAM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제언도 담겼다. 이 전 원장은 “국토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방위사업청 등 관련 부처들이 일관된 정책을 추진하고, 연구·개발(R&D) 투자·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특히 한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배터리 기술과 복합소재 부품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현행 고정익기는 수많은 사고 사례를 거쳐 제작사 불문 거의 비슷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AAM은 새로운 폼팩터인 만큼 산업 표준 디자인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이 전 원장은 “지역별 인증 체계는 결국 대동소이하게 정리가 돼 간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올해 가시적인 M&A 성과 낼 것”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M&A) 추진이 중요하지만 그동안 성과는 주주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올해는 유의미한 M&A를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습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펼쳐진 삼성전자 제5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 말이다. 한 부회장은 회사 미래 성장 전략에 대해 묻는 한 주주의 질문에 “새로운 기술 역량 확보는 글로벌 시대 지속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부회장은 “반도체 분야는 독점 논란 등으로 M&A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며 “관련 조직을 갖추고 다각적인 노력을 지속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총장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질타·격려가 쏟아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사즉생(死卽生)' 각오를 공유한 만큼 주주들도 회사의 경영의지에 힘을 실어줬다. 주총장은 입구부터 북적였다. 갤럭시 S25 시리즈 기기, 마이크로 LED 등 프리미엄 TV, 하만 오디오 기기 등이 전시된 영향이다. 인공지능(AI) 집사 역할을 하는 '볼리(Ballie)'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개'가 특히 인기를 끌었다. 한쪽 벽면에는 대형 디스플레이가 마련돼 있었다. 주주들은 갤럭시 탭을 활용해 응원 메시지를 남기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주총은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펼쳐졌다. 글로벌 관세 전쟁, 국내 정치 불안, 치열해지는 신기술 경쟁 등 회사가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의사봉을 잡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안건별로 질의응답을 받았다. 사회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온라인으로 어떤 질문이 왔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1호 재무제표 승인과 2호 이사 선임 안건을 보고하고 질의응답을 받는데만 1시간10분 가량이 소요됐을 정도다. 참석자들은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한 주주가 “경쟁사 대비 임금격차가 나고 있고 글로벌 인력 유치를 위한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하자 한 부회장은 “우수인재 유출 방지를 위한 노력을 많이 기울이고 있지만 해당 의견을 경영에 반영할 수 있도록 의논하겠다"고 답했다. 주가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자 한 부회장은 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했다. 그는 “변화하는 AI 반도체 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스마트폰·TV·가전 등은 압도적인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경쟁력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전영현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등에 반대표를 던졌는데 그 의중을 파악했는지, 여성 사내이사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데 인재 육성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등을 묻는 이도 있었다. 주총은 1시간30분 가량 펼쳐졌다. 안건을 통합해 두 차례에 걸쳐 전자표결을 진행한 덕분에 진행이 비교적 빨랐다.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4인(김준성, 허은녕, 유명희, 이혁재) 선임 △사내이사 3인(전영현, 노태문, 송재혁)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2인(신제윤, 유명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총회장 실황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수어·통역 서비스도 제공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 종료 이후 '주주와의 대화' 순서를 따로 마련해 약 1시간10분 동안 사업전략을 공유했다. 한 부회장이 디바이스경험(DX)부문, 전영현 부회장이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경영 계획을 소개했다. 전 부회장은 반도체 업황 관련한 질문에 “하반기에는 수요회복에 따라 균형이 잡힐 것"이라며 “지난해 고대역폭메모리(HBM)3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HBM4 등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신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대한 대응법에 대해서는 “삼성전자는 고부가가치 시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DDR4 등 범용 제품은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주주들이 파운드리 사업에 대해 걱정하자 한지만 파운드리사업부장은 “파운드리는 수주 사업으로 2~3년 뒤에야 매출이 나온다"며 “65나노부터 2나노까지 다양한 공정을 확보하고 있고 수주와 고객을 최적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태문 MX사업부장은 스마트폰 경쟁력이 궁금하다는 질문에 “전용 플랫폼을 구축하고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등 AI 리더십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앞으로는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도 폭넓게 활용해 나갈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반도체특별법과 주 52시간근무제 예외 적용 등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한 주주가 정부·국회 동향에 묻자 전 부회장은 “반도체 산업은 국내 업체들끼리 경쟁이 아니라 국가간 패권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위기에 직면했는데 기술적인 개발 난이도도 증가해 집중근무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주 52시간 규제 등으로 개발 일정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게 현재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젠슨 황 “AI 발달로 컴퓨팅 능력 100배 더 필요해”

젠슨 황 엔비디아 NVIDIA CEO가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사고하고 결정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서 과거 대비 100배에 이르는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며 새로운 AI 가속기와 운영 시스템, 운영체제 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9일 새벽 엔비디아의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키노트에서 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AI가 단순한 검색 도구에서 벗어나, 맥락을 이해하고 추론하며 행동하는 '에이전트(Agent)'로 진화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컴퓨팅 산업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젠슨 황은 “AI는 더 이상 정해진 데이터를 단순히 불러오는 역할에 머물지 않는다"며 “이제는 AI가 직접 데이터를 생성하고 활용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가 이러한 방식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최소 100배 이상의 연산량이 필요하며, 이는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엄청난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엔비디아는 새로운 AI 가속기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를 공개했다. 블랙웰 아키텍처는 이전 세대 대비 최대 25배 높은 연산 성능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 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젠슨 황 CEO는 블랙웰 GPU 아키텍처의 로드맵을 공개하면서, '블랙웰 울트라(Blackwell Ultra)가 2026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블랙웰 울트라는 기존 블랙웰의 성능을 더욱 향상시킨 버전으로, 베라 루빈(Vera Rubin) 아키텍처가 출시되기 전까지 최고 성능을 제공하는 GPU가 될 예정이다. 늘어나는 AI 연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필요한 새로운 운영체계도 제안했다. AI가 보다 정밀한 답변을 생성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훨씬 많은 연산을 수행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데이터센터의 운영체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엔비디아는 AI 운영체제 '다이너모(Dynamo)'를 도입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다이너모는 AI가 학습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연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젠슨 황은 “이제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저장 공간이 아니라, AI가 직접 데이터를 생성하고 처리하는 'AI 공장(AI Factory)'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즉, 기존 데이터센터는 미리 준비된 정보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불러오는 방식이었지만, AI 팩토리는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는 공간이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AI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AI 모델이 점점 커지고 복잡해지면서 이를 운영하는 데 드는 연산 비용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젠슨 황 역시 “지난해 AI 모델을 운영하기 위해 예상했던 연산량보다 실제 필요했던 연산량이 100배 이상 많았다"고 밝혔다. 즉, AI의 발전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 인프라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결국, AI 모델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더 많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거나, 기존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엔비디아가 제시한 '에이전틱 AI'가 실제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현재 AI는 특정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는 강점을 보이지만, 완전한 '자율적 사고'를 구현하기에는 여전히 많은 한계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AI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새로운 정보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결론을 도출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의료나 금융 같은 신뢰성이 중요한 산업에서는 쉽게 도입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는 '블랙웰-다이너모' 조합이 AI의 학습·추론 과정을 보다 정교하게 최적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AI의 '추론 능력'이 인간 수준에 근접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의 이번 발표는 AI 인프라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AI 모델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고도화됨에 따라, 기존의 데이터센터 구조로는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으며, 엔비디아가 제시한 'AI 팩토리' 개념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게 이번 키노트를 접한 업계의 반응이다. 젠슨 황은 “AI의 발전은 이제 막 시작됐으며, 엔비디아는 이를 실현할 핵심 기술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SK하이닉스, 세계 최초 HBM4 12단 샘플 공급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용 초고성능 D램 신제품인 HBM4 12단 샘플을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들에 제공했다고 19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을 이끌어온 기술 경쟁력과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당초 계획보다 조기에 HBM4 12단 샘플을 출하해 고객사들과 인증 절차를 시작한다"며 “양산 준비 또한 하반기 내로 마무리해,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샘플로 제공한 HBM4 12단 제품은 AI 메모리가 갖춰야 할 세계 최고 수준의 속도를 갖췄다. 12단 기준으로 용량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선 이 제품은 처음으로 초당 2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대역폭을 구현했다. 이는 FHD(Full-HD)급 영화(5GB = 5기가바이트) 400편 이상 분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으로, 전 세대(HBM3E) 대비 60% 이상 빨라졌다. 아울러 회사는 앞선 세대를 통해 경쟁력이 입증된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을 적용해 HBM 12단 기준 최고 용량인 36GB를 구현했다. 이 공정을 통해 칩의 휨 현상을 제어하고, 방열 성능도 높여 제품의 안정성을 극대화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HBM3를 시작으로 2024년 HBM3E 8단, 12단도 업계 최초 양산에 연이어 성공하는 등 HBM 제품의 적기 개발과 공급을 통해 AI 메모리 시장 리더십을 이어왔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 Infra(인프라) 사장(CMO)은 “당사는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꾸준히 기술 한계를 극복하며 AI 생태계 혁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며 “업계 최대 HBM 공급 경험에 기반해 앞으로 성능 검증과 양산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MBK의 홈플러스 ‘자산 먹튀’ 의혹 국회서 폭발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의 홈플러스 경영 방식이 국회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18일 개최한 긴급 현안 질의에서 의원들은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대규모 자산 매각과 기업 회생 절차 신청을 통해 단기 이익을 극대화하려 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특히 김병주 MBK 회장의 국회 불출석이 논란을 키우는 가운데, 의원들은 청문회 개최와 강력한 법적 조치를 요구하며 사모펀드 규제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정무위에서는 홈플러스가 자산 매각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시도한 것인지, 아니면 MBK가 투자 이익 극대화를 위해 '먹튀'를 시도한 것인지에 대한 공방이 치열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K가 홈플러스 인수 후 15개 점포를 매각하고 1조8600억원을 확보했지만, 이 자금이 경영 정상화에 사용되지 않고 MBK의 투자금 회수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광일 MBK 부회장은 “매각 대금은 부채 상환뿐 아니라 운영 자금에도 활용됐다"고 해명했으나, 의원들은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특히,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홈플러스 인수 당시 MBK가 7조2000억원 중 5조원을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받았고, 이후 인수 2년 내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홈플러스의 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회생 신청을 한 것은 배임 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을 이유로 갑작스럽게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한 것을 두고도 강한 의혹이 제기됐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를 준비한 기간이 불과 4일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회생 신청 서류를 준비하는 데는 최소 1~3개월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를 준비한 시기가 3·1절 연휴기간이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내가 회생 담당 판사였다"며 “연휴기간안에 필요한 서류가 발급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신장식 의원도 “홈플러스가 회생 신청을 하기 직전 단기 채권을 대규모로 발행한 것은 투자자 기망 행위"라며 “회생 신청 당일 법원이 1시간 만에 결정을 내린 것도 이례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광일 부회장은 “부도를 막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했으나, 의원들은 “사전 계획된 회생 신청 가능성이 크다"며 의혹을 거두지 않았다. 강훈식 의원은 “신용등급이 A3에서 A3 마이너스로 하락한 기업 중 단 하루 만에 회생을 신청한 사례가 있느냐"고 신영증권 금정호 사장에게 질문했고, 금 사장은 “이런 사례는 거의 없다"고 답변하며 홈플러스 회생 신청의 비정상성을 시사했다. 홈플러스의 부실 경영과 대규모 인력 감축 문제도 집중 질의 대상이 됐다. 강훈식 의원은 “2015년 홈플러스 인수 당시 직원 수가 2만4000명이었으나, 현재 2만명 수준으로 줄었고 간접 고용까지 포함하면 1만명 이상이 감축됐다"며 “MBK가 구조 조정을 통해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광일 부회장은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지 못했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또 MBK가 인수한 기업들의 경영 실패 사례도 거론됐다. 강훈식 의원은 “MBK가 ING생명, 롯데카드, 네파, BHC 등 여러 기업을 인수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알짜 자산을 매각하거나 구조 조정을 단행한 후 매각을 추진해왔다"며 “결국 노동자와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병주 MBK 회장의 국회 불출석은 의원들의 공분을 샀다. 유영화 국민의힘 의원은 “김 회장이 정무위원회의 증인 출석 요구를 받은 뒤 이틀 만에 해외 출장을 계획하고 국회 소환을 피했다"며 “이는 국회를 경시하는 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훈식 의원도 “MBK는 토종 사모펀드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국회에는 출석하지 않는다"며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질타했다. 김 회장이 미국 시민권자라는 점이 다시 부각되며 '검은 머리 외국인' 논란도 재점화됐다. 민병덕 의원은 “김병주 회장은 MBK의 실질적 오너이며, 그가 해외 자본과 연계해 기업을 인수한 후 대규모 이익을 챙긴 후 떠나는 것은 국부 유출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의원들은 “김 회장이 국회에 출석할 때까지 청문회를 개최하고, 필요하면 국정조사까지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의 차입매수(LBO) 방식과 회생 신청 절차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현정 의원은 “MBK처럼 기업을 인수한 후 피인수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경영하는 방식은 결국 기업을 위험에 빠뜨린다"며 “차입매수 방식의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사모펀드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도 대형 유통업체의 불공정 행위를 감시하고, 협력업체와 납품업체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홈플러스 쓰러질 때 MBK는 ‘페라리’ 수집”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가운데, 김광일 MBK 부회장이 다수의 슈퍼카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공개된 김 부회장의 차량 목록은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선 초고가의 슈퍼카 컬렉션으로, 홈플러스 사태로 피해를 입은 협력업체와 직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홈플러스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김광일 부회장이 보유한 슈퍼카 사진을 공개하며 강하게 질타했다. 유 의원은 “이 차량이 김 부회장의 자택 주차장에 있는 것이 맞느냐"고 추궁했고, 김 부회장은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페라리 296 GTB(약 4억원), 페라리 812 컴페티치오네(약 6억원), 페라리 푸로산게(약 5억원) 등 고가의 스포츠카 3대가 김 부회장의 자택 주차장에 주차된 모습이 담겼다. 이에 유 의원은 추가적으로 “총 27대가 더 있다"며 “이 차량들이 성수동 포레스트 아파트와 하남에 건설 중인 전용 주차장에 보관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부회장은 10여대 수준이며 차량들의 등록 명의가 캐피탈(할부금융사)이라고 해명했지만, 유 의원은 “이 차량들이 단순한 개인 소유인지, 아니면 다른 용도로 활용된 것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의 핵심은 홈플러스의 경영난과 대조되는 MBK 고위층의 사치스러운 생활이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지속적으로 점포를 매각하고 세일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이를 통해 MBK 측은 상당한 이익을 남겼지만, 정작 홈플러스는 경쟁력 약화로 매출 부진을 겪고 결국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협력업체들의 대금 지급이 지연되고, 직원들은 고용 불안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김 부회장의 슈퍼카 논란이 불거지며 여론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 김광일 부회장의 슈퍼카 구매 자금 출처와 명의 문제에 대해 불법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직원들은 구조조정과 임금 삭감을 걱정하는데, 경영진은 수십억 원대 슈퍼카를 굴린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노했다. 정치권에서도 “기업이 어려울 때 책임을 져야 할 경영진이 도덕적 해이를 보이고 있다"며 MBK의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이번 정무위 회의에 불출석한 것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MBK 측은 “김 회장이 해외에 체류 중"이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의원들은 “책임 회피"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에서는 김 회장에 대한 추가 소환과 MBK의 자금 흐름 조사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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